공유

제215화

작가: 완경음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0-29 19:42:56
소서가 떠난 뒤, 소유는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저는 왕비 마마께서 남경의 일을 알 정도로 실력이 대단하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래서 어쩌면 진 태위를 도와 일을 해결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그 말에 부진환은 다시 한번 멈칫했다.

그의 눈동자에는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었다. 그는 목소리를 낮추면서 서늘한 음성으로 말했다.

“만약… 누군가 그녀에게 남경의 일을 얘기해준 것이라면?”

소유는 깜짝 놀랐다.

“다른 사람 말입니까? 저희도 방금 안 소식인데 누가 저희보다 더 빨리 이 소식을 알 수 있다는 말입니까?”

“궁.”

부진환은 계속해 붓을 놀렸다. 내리뜨린 그의 시선에는 깊이를 알 수 없는 한기가 감돌고 있었다.

소유는 그의 말에 경악했다.

그의 말대로 이러한 소식은 맨 처음 궁으로 전해지니 궁에서 가장 먼저 알 것이었다.

그리고 오황자는 최근 며칠간 계속 입궁했었다.

그러니 어쩌면 오황자가 왕비에게 알려준 걸지도 몰랐다.

낙월영은 낙청연이 진씨 일가의 마차를 타고 위신 있게 돌아왔다는 걸 전해 듣고는 화가 나다 못해 온몸을 벌벌 떨었다.

겨우 화를 억눌러 물건을 부서뜨리지는 않았지만 그 대신에 가위를 들어 정원에 있는 꽃과 풀들을 사정없이 잘랐다.

“낙청연! 천한 것!”

낙청연이 기대는 권세가들이 많아질수록 낙월영은 마음이 다급해졌다. 그녀를 막고 싶었지만 얼굴을 치료하지 못해 밖에 나갈 수조차 없었다.

그러나 이번 일로 그녀는 더는 기다릴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

낙월영은 옷을 갈아입고 면사포를 쓴 다음 저택을 나섰다.

“둘째 아씨, 어디 가십니까?”

장미가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

“집에 가서 물건 좀 가져올 테니 넌 따라오지 않아도 된다.”

낙월영은 고개도 돌리지 않고 결연히 떠났다.

이번엔 꼭 일을 신속히 처리해버려 절대 낙청연에게 승승장구할 기회를 주지 않을 생각이었다.

낙청연은 이틀의 시간을 이용해 정교한 영롱구(玲瓏球) 장식품을 만들었는데 그 안에는 작은 사람이 그려진 그림이 있었고 뒷면에는 부문이 적혀있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216화

    분위기가 삽시에 어색해졌다. 낙청연은 부운주가 아직도 기억하지 못한 건지 자신을 청연이라고 부르고 또 하필 부운주가 그걸 들었다는 것에 어이가 없었다.역시나, 부진환은 몸을 돌리면서 한없이 서늘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봤다.그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인제 보니 다섯째 너는 낙청연이 어떤 사람인지 기억하지 못했나 보구나.”“본왕이 기억하게 해주랴?”그 말에 부운주는 두려운 기색을 드러내더니 고개를 숙이며 해명했다.“최근 초상화를 한 폭 그렸는데 어쩐지 마음에 들지 않아 형수님께 물으러 온 것입니다. 마음이 급한 바람에 호칭을 잘못 불렀습니다. 부디 너그러이 용서해주시길 바랍니다, 형님.”그 말을 들은 낙청연은 부운주의 손에 들린 초상화를 발견했고, 고개를 숙인 부진환도 그것을 발견했다.그는 초상화를 가로채면서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모르는 게 있다면 본왕에게 물어보거라.”부진환은 그 말과 함께 화폭을 펼쳤고 그림을 보는 순간 부진환의 동공이 떨렸다.초상화 안에 있는 여인은 살집이 있는 편이었고 붉은색 혼례복을 입고 있었는데 고개를 돌려서 보이는 얼굴 반쪽이 낙청연과 제법 닮아있었다.그 순간 부진환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다.갑자기 어두워진 부진환의 안색을 확인한 낙청연은 화폭에 뭐가 그려져 있길래 부진환이 이토록 큰 반응을 보이는지 의아해하고 있었다.그에게 가까이 다가가 화폭을 보려는데 부진환이 돌연 화폭을 거두면서 눈에 살기를 띠었고 냉기가 감도는 목소리로 말했다.“본왕이 보기에는 아주 놀라울 정도로 잘 그린 것 같구나.”“본왕이 이것이 누구인지를 몰라볼까 두려워서 그러는 것이냐?”찌직—부진환의 차가운 손가락이 가차 없이 화폭을 찢었고 부운주는 창백해진 얼굴로 놀란 듯 소리를 질렀다.“형님!”부운주는 바닥에 털썩 꿇어앉았다.“형님, 찢지 말아 주십시오!”부진환은 가차 없이 혼신의 힘을 다해 그림을 찢었다.낙청연은 그것이 마음 아파 부진환을 말리려 했다.“그림일 뿐인데 이렇게 화를 내실 필요가 있으십니까?”그림이 뭐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217화

    부진환은 심각하게 화가 난 상태로 발길질했고 그의 발밑에 깔려있던 것은 그의 발길질과 함께 저 멀리 날아갔다.나뭇조각과 빨간 술(穗子: 가마·기·띠·끈이나 여자의 옷 따위에 장식으로 다는 여러 가닥의 실), 줄이 함께 날아갔고 주울 수조차 없을 정도로 완벽하게 산산조각이 나 있었다.부스러기들이 낙청연의 얼굴을 스쳐 지나가는 바람에 얼굴에서 피가 났다.그녀의 나비 날개와도 같은 속눈썹 아래에는 노여움이 가득 담긴 눈동자가 있었다. 낙청연은 주먹을 꽉 쥐더니 씩씩거리면서 몸을 일으켰다.“왕야, 저와 오황자가 사통한다고 의심하는 것이면 차라리 수세를 써주세요. 대체 왜 이러시는 겁니까?”부진환은 더없이 싸늘한 얼굴로 몸을 약간 숙이며 낙청연에게 가까이 다가갔다.곧이어 음산한 목소리가 낙청연의 귓가에 울려 퍼졌다.“그렇게 쉽게 떠날 생각이었느냐? 꿈 깨거라.”말을 마친 부진환은 단호히 몸을 돌려 떠났고 낙청연은 주먹을 꽉 쥐었다. 가슴 깊숙이 차오른 분노가 당장이라도 터져 나올 것 같았다. 처참히 부서진 영롱구를 보는 낙청연은 마음이 칼로 에는 듯 아팠다.부진환에게 밟힌 것은 영롱구가 아니라 그녀의 자존심이었다.낙청연이 허리를 숙여 술을 주우려고 할 때 뼈마디가 분명한 손이 먼저 술을 주워 그녀에게 건넸다.고개를 들어보니 오황자의 미안함 가득한 얼굴이 보였다.“저 때문에 곤욕을 치르셨군요.”부운주는 가슴 아픈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고 낙청연은 술을 건네받으면서 그를 위로했다.“그대 탓이 아닙니다.”“왕야는 원래도 감정 기복이 심하신 분이라 언제 역정을 내실지 모릅니다. 이미 익숙한 일인걸요.”낙청연은 눈동자에 담겨있던 노여움을 거두면서 평온하게 대꾸했다.그러나 오황자는 여전히 자책하고 있었다.“이건 어디서 산 것입니까? 제가 배상해드리겠습니다.”“제가 직접 만든 것이라 배상해줄 필요는 없습니다. 값어치가 없거든요.”낙청연은 돌돌 말린 작은 사람이 그려진 그림을 주워들었다.종이는 밟혀 꾸깃꾸깃해졌고 뒤에 적힌 부문도 더러워져 쓸 수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218화

    “하지만 고 신의를 조심해야 한다. 고 신의가 남각에 있다면 가지 말거라.”온계람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곧장 그를 따라갔다.낙청연은 자신의 처소로 돌아온 뒤 다시 영롱구를 만들기 시작했다.잠시 뒤 온계람이 돌아와서 말했다.“보았습니다.”“그 그림은 은공을 그린 것 같았습니다.”그 말에 낙청연의 손이 흠칫 떨렸다.자신의 초상화를 그리다니? 부진환이 그런 얘기를 한 이유가 있었다.낙청연이 놀라움에 빠져있는 와중에 온계람이 말을 이어갔다.“그리고 오황자께서는 찢어진 그림을 맞추면서 은공을 좋아한다고 중얼거렸습니다.”낙청연은 완전히 굳어버렸다.부운주가 진짜 낙청연을 좋아한다니…어쩐지 부운주가 그녀에게 그렇게 잘해주면서 세심하게 챙겨준다고 생각했는데, 아마도 낙청연이 부운주에게 시집오기 전부터 그녀를 좋아한 듯했다.동병상련이라고 두 사람은 서로를 막역한 친구라고 여겼을 것이다. 그러나 당시 낙청연의 마음은 온통 부진환뿐이었으니 부운주가 그녀를 좋아한다는 걸 눈치채지 못했을 것이다.온계람이 계속해 말했다.“오황자도 참으로 일편단심인 듯합니다. 섭정왕보다는 성격이 훨씬 좋을 테지요.”낙청연은 부진환의 암울한 표정을 떠올리고는 저도 모르게 미간을 구겼다. 어쩐지 짜증이 났다.“왕야 얘기는 꺼내지 말거라.”“그와 갈라설 수 있었다면 내가 이런 일을 당했을 리도 없지!”하지만 부진환의 태도를 봐서는 수세를 써주지 않을 것 같았다.온계람은 입을 다물었다. 그녀가 도와줄 수 있는 게 아니었으니 말이다.—처소로 돌아온 부진환은 무척 화가 나 있었다.처음에는 그래도 자중하는 것 같았는데 지금의 두 사람은 아주 대놓고 왕부에서 왕래하고 있었다.낙청연은 자신에게 시집오면서 첫째로는 부운주와 자주 접촉할 수 있고 둘째로는 자신의 옆에서 첩자 노릇을 할 수 있으며 셋째로는 아내가 바람이 났다는 소문까지 나돌게 만들 수 있었다.이렇게 간사한 짓을 벌이다니!화가 치밀어오른 부진환은 살기등등한 기세로 검술을 연마하기 시작했다.소서는 처마 밑에서 그런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219화

    “독장산의 동굴에서 보름을 갇혀있었다고 합니다. 다행히도 목숨은 건졌지만 아직 치료를 받고 있는 중입니다.”낙청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진 태위와 함께 내원으로 향했다.진 태위는 무거운 어조로 말했다.“그런데 백리가…”낙청연은 순간 불길한 기분이 들었다.진 태위를 따라서 방 안으로 들어가니 침대 위에 있는 창백한 사람이 보였다. 그는 침상맡에 몸을 기대고 있었는데 흰 천으로 눈을 감고 있었다.그 장면에 낙청연은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진 태위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백리도 정신을 차렸지만 안타깝게도… 눈을 잃었습니다.”진 태위는 그제야 낙청연이 말한 대가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깨달았다.눈을 잃다니.낙청연은 의아한 얼굴로 다급히 그에게로 걸어가 진백리와 얘기를 나눴다.“제가 살펴보겠습니다.”낙청연은 진백리의 눈에 감긴 흰 천을 풀어보았다. 그의 동공은 마치 짙은 안개가 낀 것처럼 회색빛을 띠고 있었다.낙청연은 그의 앞에서 손을 흔들어 보았다.“정말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까?”진백리는 고개를 저었다.“보이지 않습니다.”진 태위는 마음 아픈 듯이 그를 보며 말했다.“아직 태의를 부르지는 않고 먼저 왕비를 불렀는데 혹시 치료할 방법이 있습니까?”인과관계가 있는 일이라 진 태위는 즉시 태의를 부르지 않았고 낙청연에게 희망을 걸었다.낙청연은 진백리의 맥을 짚으면서 심각한 얼굴로 말했다.“치료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최선을 다해보겠습니다.”진 태위는 팔을 들며 예를 갖췄다.“고맙습니다, 왕비 마마!”바로 그때, 구석에서 구슬피 울고 있는 온계람 때문에 방 안에 한기가 감돌면서 진백리의 머리카락이 바람에 흩날렸다. 그는 긴장되면서도 기대에 부푼 마음을 안고 고개를 돌렸다.“아버지, 왕비와 단둘이 얘기를 나누고 싶습니다.”진 태위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몸을 돌려 방에서 나갔다.방문이 닫히는 순간, 진백리는 다급히 입을 열었다.“왕비 마마, 계람미인도를 가져온 것입니까?”낙청연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그녀는 이내 심각한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220화

    “방금… 느껴진 것 같습니다!”“그들이 이곳에 있는 것입니까?”낙청연이 대답했다.“네. 그들은 바로 진 공자의 곁에 있습니다.”진백리는 너무 기쁜 나머지 눈물을 흘렸다.그의 떨리는 목소리를 듣고 있던 낙청연도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녀는 몸을 일으키면서 방을 나갔다. 세 사람에게 그들만의 시간을 주고 싶었다.진백리는 비록 보지는 못하지만 느낄 수 있었다.낙청연은 매우 안타까웠다. 오늘 그들 가족이 한데 모일 수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일이 이렇게 될 줄은 예상치 못했다.정원을 나오자 몰래 눈물을 훔치고 있는 진 태위의 뒷모습이 보였다.“태위 대감.”낙청연이 그를 부르자 그는 얼른 눈물을 닦으면서 몸을 돌렸다.“왕비 마마.”“전 최선을 다해 진 공자를 치료할 것입니다. 그러니 너무 슬퍼 마세요. 적어도 살아있지 않습니까?”낙청연은 그를 위로하며 말했고 진 태위는 고개를 끄덕였다.“정말 고맙습니다, 왕비 마마. 은 천 냥은 하인에게 일러 준비해두라고 했습니다.”“급하지 않습니다. 우선 처방부터 내리고 진 공자께 침을 놔드리겠습니다.”뒤이어 낙청연은 처방을 내리러 갔다.진백리와 그의 처자식에게 함께할 시간을 충분히 준 다음 낙청연은 그의 눈을 고쳐주기 위해 방 안으로 들어가 그에게 침을 놔주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효과가 나타났다.끝나고 나서 진 태위는 그녀에게 은표를 주었고 마차를 보내 그녀를 저택까지 바래다주었다.온계람은 더는 그녀와 함께하지 않고 태위부에 남았다.마차에 앉은 낙청연의 머릿속은 진백리의 눈에 관한 일로 가득찼다. 그녀는 그가 시력을 잃은 것이 너무도 안타까웠고 그래서 꼭 진백리를 낫게 해서 그가 처자식을 볼 수 있었으면 했다.돌아간 뒤 제대로 연구에 몰두해야 할 듯했다.그렇게 생각에 빠져 있는데 마차가 저잣거리를 지날 때 누군가 큰 목소리로 말하는 것이 들렸다.“거기 서거라!”“저 부도를 지키지 않은 사람을 잡으시오!”한 무리의 사람이 몰려들자 말이 놀랐는지 펄쩍 뛰어오르면서 소리를 냈고, 마차는 옆에 있던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221화

    “움직이거라!”낙청연은 죽을힘을 다해 버둥거렸지만 전혀 소용이 없었다. 그들은 밧줄로 낙청연의 손을 묶었고 입안에는 낡은 천 쪼가리를 물린 채 낙청연을 억지로 끌고 가고 있었다.낙청연은 극도로 화가 났다. 멀건 대낮에, 그것도 저잣거리에서 이렇게 대놓고 사람을 묶어서 납치하려 하다니, 법도라고는 없었다.적어도 백여 명은 될 듯한 사람들이 갑자기 저잣거리에 나타나 거리를 가득 메우자 많은 사람들이 구경하기 위해 몰려들었다. 그러나 그들은 어떻게 된 일인지 알지 못했다.“무슨 일이 일어났길래 이렇게 소란스러운 것이오? 산적들도 아니고 말이오!”“부도를 지키지 않은 여인을 쫓고 있다고 들었소. 첩인데 시동생과 사통했다고 지금 강에 빠뜨리려고 하는 게 아니겠소?”“그렇구먼. 쌤통이오.”“우리도 얼른 가서 구경이나 해보세.”사람들은 수군덕거리기 바빴지 낙청연을 구하려는 자는 없었다.마부는 급한 마음에 발을 동동 굴렀다. 마차는 망가졌고 말도 움직이려 하지 않으니 어쩔 수 없이 급하게 태위부로 달려가 이 소식을 전해야 했다.—낙청연이 태위부로 향한 지 반 시진이 지나서야 부진환은 소서에게서 그 얘기를 전해 들었다.“왕야, 진천리를 정말 찾은 듯합니다. 조금 전 태위부에서 왕비 마마를 모셔갔습니다.”부진환은 그의 말에 의아한 얼굴로 대꾸했다.“진짜 찾았다는 말이냐?”낙청연에게 그렇게 대단한 실력이 있었다니?“본왕도 가봐야겠다.”부진환은 미간을 잔뜩 구기며 성큼성큼 밖으로 나갔고 말을 타고 태위부로 향했다.아무리 생각해도 믿기 힘들었다. 낙청연의 실력이 그렇게 대단한가? 천리 밖에서 벌어진 일들도 이렇게 정확히 알 수 있다니?그는 태위부로 가서 직접 알아볼 셈이었다.저잣거리에 들어서니 거리에 사람들이 가득했고 무척이나 떠들썩했다. 말을 타고 지나갈 수 없는 상태라 부진환은 어쩔 수 없이 방향을 돌려 다른 길로 돌아가야 했다.사람들에게 끌려가던 낙청연은 부진환의 뒷모습을 발견하고는 다급히 그를 불러서 멈춰 세우려고 했지만 제대로 된 소리를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222화

    마부는 비틀거리며 안으로 뛰어 들어와 외쳤다.“큰일입니다! 백성들이 왕비 마마를 억지로 끌고 갔습니다!”그 말에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깜짝 놀랐고 진 태위는 미간을 구겼다.“뭐라고? 백성들이 끌고 갔다니? 멀건 대낮에 어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다는 말이냐?”마부는 초조한 얼굴로 말했다.“진짜입니다! 그들이 사람을 잘못 알아보고 왕비 마마를 잡아갔습니다. 왕비 마마를 강물에 빠뜨리겠다고 했습니다.”그 말을 듣는 순간 부진환의 머릿속에 사람이 가득 몰려있던 거리가 문득 떠올랐다. 그곳에는 사람들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었다.그는 순간 안색이 달라지면서 태위부 대문을 박차고 나갔다.—낙청연은 사람들에게 잡혀 강가까지 끌려온 상태였고 그곳에는 구경하러 몰려든 사람들이 잔뜩 있었다.“천박하긴! 어찌 시동생과 사통한다는 말이냐? 오늘 그 대가를 톡톡히 치러야 할 것이다.”남자는 그녀를 모욕하면서 그녀의 몸에 밧줄을 둘렀다.낙청연은 사나운 기세로 말했다.“나는 섭정왕비다! 감히 날 잡다니, 결과가 어떨지 생각해 보았느냐? 대체 누가 너희를 보낸 것이냐? 목숨이 아깝지 않으냐?”낙청연은 그들이 사람을 잘못 알아봤을 리가 없다고 확신했다. 분명 누군가 시킨 일일 것이다.감히 멀건 대낮에 사람들 다 있는 곳에서 사람을 잡다니, 간이 배밖으로 나온 것이 틀림없었다.그러나 그 사내는 콧방귀를 뀌면서 주위 사람들에게 큰 소리로 말했다.“당신들은 이 사람이 섭정왕비 같소? 섭정왕비가 어찌 이렇게 생겼단 말이오? 돼지처럼 살쪘는데!”사내는 거리낌 없이 비웃었고 구경하던 사람들도 그를 따라 웃기 시작했다.“그건 불가능하오! 이런 외모를 하고 어떻게 섭정왕비가 될 수 있다는 말이오? 꿈이라도 꾼 것이오?”“그러게나 말이오. 그럴 리가 없지.”또렷이 들려오는 사람들의 비웃는 소리는 칼날이 되어 낙청연의 몸을 마구 찔렀다. 그들의 비아냥거리는 어조와 눈빛은 낙청연의 화를 끊임없이 돋웠다.사내는 머리를 젖히며 큰소리로 웃었다.“들었느냐? 다들 눈이 제대로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223화

    그 말에 부진환은 불길한 기분이 들어 곧바로 강가로 향했다.아득하게 펼쳐진 강, 세차게 흐르는 강물과 물결까지, 그 어느 곳에서도 사람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부진환은 당장이라도 심장이 튀어나올 것 같았다.천리 밖에 있는 진천리도 구할 수 있는데 설마 자기 자신을 구하지 못하는 건 아니겠지?그러나 그는 생각하지도 않고 풍덩 강 안으로 뛰어들었다.뒤늦게 도착한 소서는 왕야가 강 안으로 뛰어드는 걸 보고는 얼굴이 창백하게 질려서 급히 그곳으로 뛰어갔다.“왕야!”부진환이 강에 뛰어들다니?구경꾼들은 놀랐다.“왕야라니? 진짜 섭정왕인가? 그럼 아까 강물에 빠진 그 사람이 진짜 섭정왕비이고?”“설마 다른 사람을 강에 빠뜨린 건가?”“세상에나.”사람들은 새된 소리를 냈다.—낙청연은 이미 강물을 많이 마신 상태였고 손목을 묶은 밧줄은 풀었으나 발에 묶인 밧줄은 풀지 못했다.그러나 그녀는 더 이상 숨을 참지 못할 것 같았다.머리 위에 있는 광선이 점점 더 아득해져 갔고 마치 심연에 빠진 듯 부단히 아래로 가라앉았다.시간이 없었다.그녀는 무거운 돌덩이를 끌고 젖 먹던 힘까지 다해 위로 헤엄치려 했으나 뭍으로 오르는 길은 멀었고 빛에 닿는 것은 너무도 어려웠다.그녀는 온 힘을 다해 한참 동안 헤엄쳤으나 수면 위로 떠 오르지 못했다.몇 번이나 사레가 들리면서 물을 삼키게 됐고 이제는 힘마저 다 빠졌다.죽을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이 그녀를 집어삼켰다.낙청연이 의식을 잃으려는 순간, 머리 위로 내려앉은 빛 사이로 누군가 그녀를 향해 미친 듯이 헤엄치고 있는 게 보였다.누구지?문득 정신이 든 낙청연은 강렬한 생존 의지에 기대어 다시 한번 힘겹게 손을 뻗으며 위로 헤엄치려 했다. 그녀는 온몸의 힘을 다해 헤엄쳤고 결국 그 힘 있는 팔뚝을 잡게 됐다.부진환은 낙청연의 팔을 잡았으나 낙청연은 바로 그 순간 완전히 의식을 잃어버렸고 그로 인해 육중한 몸이 계속 가라앉았다.부진환은 낙청연의 뺨을 두드렸으나 낙청연은 아무런 반응도 없었고 입에서는 거품이

최신 챕터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3105화

    “그럼, 동하국을 공격하려는 계획을 늦추려는 것이오? 그 여인을 상대로 우리는 이길 수 있을지 모를 일이오.”부진환이 사색에 잠긴 그때, 갑자기 옆에 누군가 걸어와 당당하게 말했다.“얼마나 대단한지 내가 한 번 만나보겠소.”걸어온 사람은 초경과 송천초였다.“방금 말한 그 사람이 정말 보통 사람의 실력을 뛰어넘었다면 나밖에 상대할 사람이 없을 것이오.”“불필요한 희생을 피하려면 나한테 지도를 주시오. 내가 만나보고 오겠소.”“그 여인을 해결한 후 다시 동하국을 공격해도 늦지 않았소.”그의 말을 듣고 부진환은 곰곰이 생각하다 지도를 건네주었다.“좋소. 가서 상황을 알아보고 상대의 실력을 파악하시오.”“어찌 됐든 동하국의 땅이니, 무슨 위험이 있을지 모르오. 꼭 조심하시오.”초경은 지도를 건네받았다.“좋소. 지금 바로 출발하겠소.”초경은 지도를 품에 넣으며 몸을 돌려 송천초를 바라보며 낮은 소리로 말했다.“곧 돌아올 것이오.”송천초가 고개를 끄덕였다.“조심하십시오.”그리고 초경은 동하국으로 떠났다.그의 속도로 반나절도 걸리지 않아 바다에 있는 그 나라를 찾았다. 비교적 큰 섬을 찾으면 되는 일이니 어려운 것 없었다.바다에서 나타난 그를 보고 동하국 병사들은 깜짝 놀라 적의 기습이라고 큰 소리로 외쳤다.다들 모여들어 해안가에 칼을 겨누었지만 가까이 온 사람이 초경 한 명인 것을 보고 외쳤다.“감히 이곳에 혼자 오다니!”“당장 생포하거라!”병사들이 그를 에워쌌지만, 초경이 소매를 휘두르자 다들 멀리 날아갔다.동하국 사람들은 깜짝 놀라 더 이상 그를 얕보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은 여전히 초경의 상대가 아니었다.압도적인 초경의 힘 앞에서 그들은 조금도 반항할 힘이 없었다.그렇게 초경은 동하국 왕궁까지 쳐들어갔다.아무도 그를 막을 수 없자, 누군가 다급히 소리쳤다.“약사를 부르거라! 어서 약사를 부르거라!”기세등등하게 쳐들어온 적을 보고 동하국은 대량의 병사를 보내 그가 궁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막으려 헀다.동하국 왕은 이미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3104화

    부소는 잠깐 멈칫했다.옥교는 슬픈 표정으로 눈물을 닦으며 방을 나섰다.부소는 미간을 찌푸리고 침대 위에 누워 있는 부원뢰를 보다 이불을 덮어 주고 방을 나갔다.방을 나가자마자 부소는 의원 일꾼에게 돈을 주며 술과 음식을 준비하라 했다.옥교는 이해하지 못했다.“어찌 정말...”부소는 난감한 듯 입을 열었다.“아마도 괜찮을 것이오.”“폐부를 다쳐 약으로 치료도 못 하는 상황에 어찌 기운이 가득한 말투로 말한다는 말이오?”“의원에게 물어야겠소.”옥교는 깜짝 놀라 그의 뒤를 따랐다.부소는 의원을 찾아 다시 물으려 했지만, 의원은 그의 눈빛을 피하며 핑계를 쓰고 그를 피하려 했다.그럴수록 부소는 의원을 보내지 않았다.결국 의원이 식은땀을 뻘뻘 흘리며 말했다.“아버님이 그렇게 말하라 협박했소. 내가 허락하지 않으면, 귀신을 풀어서 나를 잡아먹겠다고 했소.”“정말 어쩔 수 없이 거짓말을 했네.”“그는 내상을 입었지만 치명적이진 않아 약을 먹고 한 달 정도 조리하면 완쾌할 수 있소.”그 말을 듣고 옥교는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눈물을 닦기도 전에 다급히 물었다.“정말입니까? 괜찮으신 겁니까?”의원이 고개를 끄덕였다.“사실이오!”“이번에는 절대 거짓말을 하지 않았네.”부소는 그 말을 듣고 미간을 찌푸리고 화가 치밀어 오른 표정을 지었다.“이 늙은이가 감히 나를 놀리다니!”부소는 화가 치밀어 올라 뒷마당으로 걸어갔다. 옥교는 그가 부원뢰를 찾아가 싸울까 봐 얼른 그를 붙잡고 설득했다.“아버님을 푹 쉬게 하시오. 몸이 괜찮은 것도 좋은 일 아니오? 괜히 놀란 일이니, 걱정하지 마시오!”부소는 여전히 화가 났다.“누가 이렇게 자신을 저주하는 것이오?”비록 말은 그렇게 내뱉었지만 적어도 아버지가 살아 계시니, 부소도 마음이 조금 놓였다.“참, 동하국의 위치를 탐사한 대오의 사상자가 심각한 터라 돌보러 가겠소. 아버지를 잘 챙겨주시오.”옥교가 고개를 끄덕였다.“좋소. 어서 가보시오. 아버님은 내가 돌보겠소.”-부소는 바로 막사로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3103화

    부소는 깜짝 놀라 다급히 부원뢰를 업으려 했다.“아버지를 데리고 도성에 가서 의술이 더 뛰어난 의원을 찾겠습니다!”“분명 방법이 있을 것입니다!”부원뢰는 부소의 손을 잡아당겼다.“콜록... 내 몸은 내가 잘 알고 있다. 난 시일이 얼마 남지 않았다.”“사람은 결국 죽을 테니, 그렇게 걱정하지 말거라.”부원뢰는 힘없이 말하며 그를 위로하려 억지 미소를 지으며 부소의 손등을 두드렸다.“어떻게 이럴 수가...”부소는 이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부원뢰는 길게 한숨을 쉬었다.“나도 생각지 못했다.”“네가 장가를 가고 아이를 낳는 것도 보지 못했는데, 아쉬움을 품고 가야 할 것 같구나.”말을 마치고 그는 옆에서 눈시울을 붉히고 있는 옥교를 보며 그녀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아가씨, 하나만 묻겠네. 부소가 마음에 드느냐?”옥교는 멈칫하다 저도 몰래 고개를 돌려 부소를 바라보았다.부원뢰가 말했다.“너에게 물은 것이니, 부소를 보지 말거라.”“내가 곧 죽는다고 해서 듣기 좋은 말로 위로하려 하지 말거라. 난 그저 사실을 듣고 싶을 뿐이다.”옥교는 조금 쑥스러웠지만 그래도 솔직하게 고개를 끄덕였다.부원뢰는 그녀의 손을 잡고 품에서 피로 물든 옥팔찌 하나를 꺼내 꼼꼼히 닦은 후 옥교에게 건네주었다.“이 팔찌는 부소 어머니의 혼수다. 이번에 이곳으로 온 것도 부소 어머니의 임무를 받고 온 것이다. 네가 참 마음에 드는구나. 앞으로 두 사람이 함께 있든 아니든 이 팔찌를 받기를 바란다.”“내 소원을 들어준다고 생각하거라. 그렇지 않으면 죽어서도 부소 어머니의 임무를 완수하지 못한 것이 한이 될 것이다.”옥교는 그 말을 듣고 놀라기도 했고 난처하기도 했다.그녀는 부소의 마음도 모르는데 어떻게 며느리의 신분을 의미하는 받을 수 있겠는가.게다가 이 옥팔찌는 너무도 귀하다.부소도 그녀가 난처한 것을 알고 말했다.“그냥 받으시오.”옥교는 그제야 팔찌를 받았다.그녀는 나중에 부소에게 돌려주기로 생각했다. 그녀는 부소가 아버지의 아쉬움을 달래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3102화

    눈시울을 붉히고 눈물이 그렁그렁한 송천초의 모습을 보며 초경은 마음이 아프면서도 못내 기뻤다.그는 참지 못하고 고개를 숙여 그녀의 입술에 뽀뽀했다.그는 작은 소리로 말했다.“가치가 있다고 하면 가치가 있는 것이오!”초경은 별처럼 반짝이는 눈동자로 그녀를 부드럽게 바라보았다. 그의 확고한 눈빛에 송천초는 저도 몰래 팔을 들어 그의 목을 휘감고 더욱 적극적인 대답을 했다....송천초는 날이 밝자마자 깨어났다.그녀는 옆에 누워 있는 초경을 보고 참지 못하고 손을 뻗어 그의 얼굴을 어루만지며 그에게서 시선을 돌리려 하지 않았다.“뭘 그렇게 보는 것이오? 그렇게 좋소?”갑자기 눈을 뜬 초경이 입꼬리를 올렸다.“깨어나셨습니까?”“본디 잠이 많지 않소.”초경은 말하면서 얼굴을 쓰다듬고 있던 송천초의 손을 잡고 잡아당겼다.“왜 그러시오? 아침부터 왜 그리 걱정이 많은 것이오?”“다음 생에 당신처럼 잘해 주는 사람을 다시 만날 수 없을 것 같습니다.”송천초는 그의 손을 꼭 잡고 진지하게 그를 바라보았다.“다음 생에 꼭 일찍 저를 찾아오십시오.”“다음 생이 지나도 마찬가지입니다.”초경은 그녀의 말에 웃음을 터트리고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좋소. 다음 생에도 앞으로도 꼭 일찍 찾아 지켜줄 것이오.”“평생 지켜줄 것이오.”그 말을 듣고 송천초가 진지하게 말했다.“그럼, 수명도 아껴야지 않겠습니까? 수명이 줄면 어찌 저를 평생 지켜줄 수 있습니까?”초경은 멈칫하다 마음이 따뜻해져 그녀를 꼭 안았다.“좋소. 자네의 말을 듣고 소중히 아끼겠소.”“하지만 동하국을 없애는 일은 이미 부진환에게 승낙했으니, 약속을 어길 순 없지 않소?”“걱정하지 마시오. 이 일은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오.”“앞으로 뭐든 자네의 말을 듣고 수명을 소중히 여기며 평생 당신을 지켜줄 것이오.”송천초도 그를 꼭 껴안았다.“좋습니다.”-며칠 후, 이한도 쪽에서 고강해를 미끼로 삼아 그를 구하려는 사람을 몇 명 잡았다.심문하자, 그들은 모두 왕자를 구하러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3101화

    막사로 돌아간 후 부진환은 계획을 짜기 시작했다. 그는 고강해를 미끼로 삼으려고 이한도로 데려갔다.그리고 동하국에 소식을 전해 투항을 권했다.3일도 지나지 않아 동하국 선박이 이한도 부근에 와서 고강해가 정말 이한도에 있는지 알아보려 했다.그와 동시에 송천초와 초경도 청주를 찾아왔다.부진환은 소식을 듣고 직접 맞이하러 가서 열정적으로 접대했다.세 사람은 정원에 술과 안주를 준비했다.부진환은 술을 따르고 말했다.“여제께서 두 사람이 올 것이라 편지를 보냈는데 이렇게 빨리 올 줄은 몰랐소. 왜 며칠 더 놀다 오지 않은 것이오?”송천초가 눈썹을 치켜올렸다.“이젠 여제라 부르는 것입니까? 괜히 낯설어 보이십니다.”부진환은 멈칫하다 웃으며 답했다.“보는 눈도 많은데 마음대로 여제의 이름을 부르는 것이 예의가 아니지 않소. 이미 여제라 부르는 것이 익숙하오.”“하긴 여국의 부 태사시니, 여제께 무례를 범하며 안 되시지요. 이렇게 빨리 여국으로 오실 줄 몰랐습니다. 부 태사 같은 분은 정말 흔치 않습니다.”“자, 제가 한 잔 드리지요!”송천초는 술잔을 들고 단숨에 다 마셨고 부진환도 잔을 들어 술을 마셨다.두 사람은 전쟁에 대해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지만, 초경이 마음이 급한 듯 먼저 입을 열었다.“동하국과의 전쟁은 어떻게 되었소?”“동하국 위치는 알아낸 것이오? 내가 가서 그들을 죽일 것이오.”“절대 늦어서는 안 되오.”부진환은 살짝 당황했다.“그리 조급해하는 것이오?”초경은 천천히 음식을 먹으며 물었다.“빨리 없애는 것이 좋지 않소?”“일찍 끝내야 천초가 매일 같이 걱정을 하지 않을 것이오.”부진환이 웃으며 답했다.“동하국의 위치는 이미 사람을 보내 알아보고 있소. 아마 곧 소식이 있을 것이오.”“하지만 자네는 이제 보통 사람이 아니오. 나라 사이의 전쟁에 끼어들면 수위에 영향을 끼치지 않겠소?”사실 이 일은 초경이 나설 일이 아니다.평소 송천초를 지키기 위해 사람을 몇 명 죽이는 것은 괜찮지만, 나라 사이의 전쟁은 결코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3100화

    고강해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렇소. 그들이 원하는 것은 열쇠요.”“하지만 다들 열쇠가 가짜라는 것을 모르고 있소.”부진환은 곰곰이 생각하다 또 좋은 계획이 떠올랐다.그가 물었다.“당신을 대신한 형제들과 고옥서 남매를 제외하고 몇 명의 성인 형제자매가 있는 것이오?”고강해는 생각하다 답했다.“아홉 명이 더 있소.”이 숫자에 부진환은 살짝 놀랐다.동하국 왕의 자식이 이렇게 많은 줄 몰랐다.“아홉 명 전부 동하국에 있는 것이오? 왜 나타나지 않는 것이오?”고강해가 답했다.“우리는 서로 싸우는 사이라 아무도 서로 굴복하고 지휘받는 것을 원하지 않소.”“그래서 따로 병사를 통솔하고 있소. 그래야 공로를 세워도 다른 사람과 나눌 필요가 없소.”“내가 잡히자, 고옥서가 오지 않았는가?”부진환은 그 말을 듣고 가볍게 웃었다.“그렇게 서로 싸우면서 뿔뿔이 흩어져 어찌 여국을 상대하려는 것이오?”고강해가 말했다.“우리에게는 약사가 있소. 그녀가 얼마나 대단한지 자네는 모르오.”“여국의 풍수사가 강하다고 하지만, 그녀의 손가락 하나에도 비길 수 없소.”그 말을 듣고 부진환이 물었다.“전쟁을 오랫동안 했는데, 그 대단하다는 약사는 왜 아직도 나타나지 않는 것이오?”“정말 궁지에 몰리지 않은 이상 약사는 동하국을 떠나지 않을 것이오.”“약사는 스무살에 동하국으로 왔고 이미 3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소. 하지만 약사는 아직도 스무살 때의 얼굴을 유지하고 있소. 어찌 비긴다는 말이오?”“약사는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여국을 평정할 수 있소.”비록 부진환은 이런 허풍을 믿지 않지만 그렇다고 섣불리 적을 얕볼 순 없다.“약사가 그렇게 대단하면 어찌 이렇게 많은 동하국 사람의 희생이 필요하오? 어차피 약사는 동하국 사람이 아니니, 동하국을 위해 목숨을 바치지 않을 것이오.”부진환이 단번에 중점을 꼬집어 말하자 고강해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부진환이 말을 이었다.“게다가 당신이 잡혀도 아무도 구하지 않을 것이오.”“형제자매들은 자네가 죽기를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3099화

    “왜 계속 당신을 남겨두었는지 알고 있소?”부진환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고강해는 고개를 떨구고 힘없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동하국 왕자이기 때문에 남겨 두면 반드시 쓸모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소.”“하지만 동하국 사람이 당신을 죽이려 할 줄은 생각지 못했소.”고강해는 그 말을 듣고 천천히 고개를 들어 올렸다.“무슨 말이 하고 싶은 것이오?”“자네는 이젠 아무런 가치가 없소.”고강해는 자신의 처지를 비웃듯 입꼬리를 올리고 답했다.“사실 난 잡힌 순간부터 아무런 가치도 없었소.”“동하국에는 황자가 많으니, 나 하나 없다고 문제 될 것 없소.”“하지만 그들이 그렇게 나를 죽이려 할 줄은 몰랐소. 도망가는 와중에도 나를 쏘려고 했소.”“하지만 우리는 형제 사이의 정이 없었소. 그저 경쟁과 싸움뿐이었소.”부진환은 그가 많은 말을 하자, 계속 물었다.“그저 싸우는 사이라면 어찌 자네를 그렇게 미워하는 것이오? 구하지 않는 것도 망정이지, 왜 죽이려 하는 것이오?”고강해가 답했다.“그들은 나한테서 무언가를 얻으려 하오.”“만약 그것을 얻는다면 새로운 왕자가 될 수 있소.”부진환은 그에게 시선을 돌렸다. 고옥서가 고옥언을 구할 때, 그는 옆 방에서 그들의 대화를 듣고 있었고 고강해 시체에서 뭔가를 갖고 가겠다는 것을 들었다.“그게 무엇이오?”고강해는 대답하지 않고 느릿느릿 말을 이었다.“우리 동하국에는 존경받는 약사가 있소.”“하지만 과거 그녀는 동하국의 제압을 받던 일반 의원이었소. 독을 만들 줄 알기에 우리의 핍박을 받고 독을 만들었소.”“그녀는 여국인이지만 진법으로 인해 밖으로 나와 다시는 돌아가지 못했소. 그렇게 떠돌다 그녀는 동하국으로 왔고 늘 여국으로 돌아가고 싶어 했소.”“그녀의 계획은 줄곧 실패했고 그녀는 마지막으로 홀로 바다에 갔소. 그날 그녀는 파도 때문에 배가 뒤집혔지만, 마침 바다 밑에서 보물을 발견했소.”“오래된 침몰선이 해저에서 거대한 궁전이 된 듯한 모습이었고, 그녀는 그 안에서 많은 보물을 얻었고 특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3098화

    고강해는 절망에 휩싸여 눈을 감고 죽음을 맞이했다.하지만 이때, 옆에서 화살이 날아가 정확히 고옥서가 쏜 화살을 떨구었다.고옥서는 그 모습을 보고 화를 내며 활을 내던지고 재빨리 마차를 이끌고 그곳을 떠났다.이내 그 마차는 사람들의 시선에서 벗어났다.병사들도 신속히 그들의 뒤를 쫓았고 성문에 걸린 고강해도 내려져 감옥으로 데려갔다.고옥서와 고옥언은 바닷가로 도망쳐 작은 배를 찾아 먼저 숨을 곳을 찾기로 했다.하지만 너무 빨리 쫓아온 병사들 때문에 두 사람은 숨을 곳 없이 훤히 모습을 드러냈다.두 사람은 힘껏 노를 저어 떠나려 했다.바다에서 힘에 부쳐 곧 쫓기려는 그때, 눈앞에 동하국의 배 한 척이 나타났다.그리고 배 위에는 동하국 깃발이 달려 있었다. 고옥서는 미리 계획한 배가 마침 인근에 왔다고 추측했다.두 사람은 지푸라기라도 본 듯이 배 위에 있는 사람에게 인사를 했고 곧 배에 올랐다.“어서 돌아가거라! 병사가 쫓아왔다!”고옥서가 다급히 명을 내렸다.하지만 배는 바다에 멈춰 꼼짝도 하지 않았다.고옥서는 눈살을 찌푸리고 배 위의 사람들을 바라보았다.“무엇들 하는 게냐? 귀가 먹은 것이냐?”비록 배 위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동하국 병사였지만 이상하게 제자리에 서서 움직이지 않았고 그녀의 말도 신경 쓰지 않았다.고옥서는 병사들이 곧 쫓아올 것 같아 조바심을 내며 그들에게 한바탕 욕설을 퍼부었다.하지만 그들은 여전히 제자리에 서서 움직이지도 않고 말도 하지 않았으며 배도 움직이지 않았다.고옥서는 어딘가 잘못됐다는 것을 느끼고 고옥언을 끌고 배에서 뛰어내리려 했다.하지만 그때, 선실에서 청주군 병사들이 뛰어나와 단번에 그들을 포위했다.배에서 뛰어 내리려 해도 이젠 뛸 수 없었다.그리고 추격하던 병사들도 가까이 도착해 그들의 배를 겹겹이 에워쌌다. 그리고 배 위에는 부소가 서 있었다!그녀는 놀란 나머지 절망스러웠다. 고옥서는 화를 내며 동하국 사람을 붙잡았다.“적들을 도와 우리에게 함정을 파놓은 것이냐?”상대는 울먹이는 말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3097화

    결국 다들 시선을 부소에게로 옮겼다.부소는 멍하니 자기를 가리키며 물었다.“나한테 가라는 것이오?”“그것도 아니지 않소?”부진환이 말했다.“주락과 계진 둘 다 싸늘한 표정을 짓고 있는데, 미인계에 넘어가게 생겼소?”“자네의 연기가 비슷할 것 같소.”부소가 다급히 말했다.“다른 사람을 찾으면 되지 않소?”“다른 사람은 마음이 놓이지 않소.”부소는 한참 고민하다 잔에 담긴 차를 단숨에 다 마셨다.“가면 될 것 아니오!”“좋은 소식 기다리시오!”부소는 말을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부진환이 그를 불러 세웠다.“오늘 이미 심문을 받았으니, 지금 가는 것은 너무 티가 날 것이오. 급할 것 없이, 내일 다시 가시오.”-다음 날 저녁.부소는 부진환이 말한 대로 고옥서를 심문하러 갔다.부 태사가 오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고옥서는 전쟁 때문에 그가 오지 못했다고 생각했다.역시 부진환의 추측대로 고옥서의 계략 중 하나가 바로 미인계였다.부 태사에게는 통하지 않았지만, 부소는 다르다.한바탕 유혹하고 난 후, 고옥서는 기회를 잡아 부소와 단둘이 있게 되었다. 그녀는 고옥언이 갇힌 위치를 알아내고 부소가 방심한 틈을 타서 독 가루를 뿌려 그를 쓰러트렸고 감옥 문 열쇠를 훔쳐냈다.그리고 그녀는 독으로 감옥을 지키고 있던 옥졸을 쓰러트리고 고옥언이 갇힏 곳을 찾아 고옥언을 구출했다.“누나!”고옥언은 감격에 겨웠다.“어찌 온 것입니까? 동하국이 청주성을 뚫은 것입니까?”고옥서는 사방을 경계하며 말했다.“아니다. 홀로 너를 구하려 들어온 것이다.”“일단 이곳을 떠날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두 사람은 조용히 감옥을 떠나려 했다. 하지만 감옥 끝에 있는 철문을 보고 고옥언이 발걸음을 멈추었다.“누나. 고강해가 저곳에 갇혀 있는 것 같습니다.”“데리고 가실 겁니까?”고옥서는 바로 거절했다.“안 된다. 너무 위험한 상황이라, 우리도 나갈 수 있을지 모른다.”“누나. 저는 그저 고강해가 지니고 있는 열쇠를 말한 것입니다.”그 말을 듣고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