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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 왕비의 모든 챕터: 챕터 721 - 챕터 730

3041 챕터

제 721화

잉꼬같은 우문호 부부, 이상한 장인 부부이 말이 한동안 원경릉의 귓가를 맴돌았다. 원경릉은 줄곧 우문호에게 이 말이 무슨 뜻인지 물어보고 싶었지만 무슨 말부터 해야 할지 즉, 어떻게 물어보면 좋을지 모르겠다.“왜 그래?” 원경릉이 갑자기 멍한 것을 보고 우문호가 물었다.원경릉은 쭈뼛쭈뼛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지만 막상 입이 떨어지지 않아서 그저 웃기만 할 뿐, “아니야, 그냥 왕야가 어의 얘기를 하길래 조어의가 긴장한 모습이 생각나서 웃었던 거야.”“넌 그게 웃겨? 조어의는 당장이라도 울겠더라.” 우문호가 말했다.원경릉이 진지하게 말했다. “사실 다들 진짜 이렇게 긴장할 필요 없다니까, 나도 긴장된다고. 세 쌍둥이 사실 별거 아니야, 조심만 하면 돼.”우문호는 원경릉이 대수롭지 않게 얘기하는 것을 보며, 하긴 원경릉은 위로를 하는 입장이지 언제 위로는 받았던 적이 있었나?그래도 역시 원경릉에게 그렇게 큰 부담을 주지 말아야겠다.우문호는 일부러 안도의 숨을 내쉬며 “그럼 됐네, 네가 걱정하지 않으니까 나도 걱정 안해.”어의가 이 시기에는 많이 걸어야 한다고 해서 우문호는 원경릉의 손을 끌고 밖으로 나갔다.밖이 춥다고 우문호가 원경릉을 뚱뚱한 펭귄처럼 꽁꽁 싸매는 바람에 걷는 것도 힘들 지경이다.우문호가 뜬금없이 뒷북을 치며 “그러고보니 우리 장인 어르신은?”이렇게 여러 번 왔는데 거의 한번도 만난적이 없다는 걸 이제야 알다니.“문상하러 가셨어.” 원경릉이 말했다.“누가 돌아가셨어?” 우문호는 정후부에서 친척의 장례가 있는 분위기를 전혀 느낄 수 없었다.원경릉이 잠깐 생각하더니, “표면적으론 큰 이모와 큰 이모부가 돌아가셨다는데, 기억이 없어.”우문호가 복도에서 얼른 숨는 황색 옷을 입은 여인을 쳐다보고, “큰이모? 그럼 장모님은 안 가셔?”“첩인 주씨 부인을 데리고 가셨어.”우문호가 어이없어서, “큰이모가 돌아가셨는데, 친동생인 장모님이 안가시고, 장인 어르신은 첩을 데리고 정실 부인의 큰 언니 문상을 갔다고? 무슨 집구석이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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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22화

위왕비 소식안타깝게도 황씨가 원경릉 부부 쪽까지 가기도 전에 우문호가 원경릉을 이끌고 돌아 가버렸다.황씨는 걸음을 멈추고 심하게 실망했다.아니 황씨가 가고 있었던 걸 못 본 거야? 몸집도 이렇게 크고 눈에 띄는 색 옷을 입었는데 안 보이는게 더 어려운 거 아닌가? 진짜 눈이 멀었네.황씨는 씩씩거리며 원경릉 부부의 뒷모습을 보며 순간 쫓아가야 할지 말지 고민했다.그때 빠른 걸음으로 부부가 다시 오더니 원경릉은 고개도 돌리지 않고 작은 목소리: “따라 오시겠어요? 뒤를 밟으신 거예요?”“발자국 소리를 못 들었으니 뒤를 밟으신 건 아닐 거야.” 우문호가 저음으로 말했다.원경릉이 ‘어머’하더니, “요즘 제가 귀가 어두워졌지 뭐예요, 진짜 임신하면 삼 년은 바보가 된다더니.”우문호가 느긋하게: “약간 바보스러우니까 얼마나 좋아, 넌 좀 더 바보스러워야 해. 너무 똑똑하면 다루기 힘들다니까.”“아직도 나를 다루려고?” 원경릉이 눈을 흘겼다.우문호가 얼른: “아닙니다, 제가 어찌 감히, 입버릇이 튀어나와 버렸네요, 아내님 고정하세요.”“맞다, 진북후는 도착했나?” 원경릉이 갑자기 그 일을 떠올렸다.우문호가: “모레일걸. 나도 들은 거야. 신경 안 써서.”진북후의 입성을 계속 주목하고 있으라고 사람을 시켰을 뿐이다.큰 적을 앞에 두고 있을 때처럼.원경릉이: “그래, 나귀빈 사건은 재상께서 어서 해결하셨으면 좋겠다.”나귀빈 얘기를 꺼내자 우문호는 여전히 좀 갑갑한 기분이 들며, “지금 난 아무 쓸모없는 쓰레기같아.”원경릉이 돌아서 우문호를 껴안고, “불쌍한 왕야, 나때문에. 원래 경조부에서 처리하면 될 일인데, 만약 내가 후궁 건을 반대하지 않았으면 왕야가 아바마마께 쫓겨날 일도 없었을 텐데.”“너랑 무슨 상관인이야? 원래 정직상태로 조사하는 거였어.” 우문호는 이렇게 말하면서도, 원경릉이 측은하게 여기는 게 기뻐서 억울한 표정을 짓는다.두사람이 잠시 서로 끌어안고 있을 때 조어의의 목소리가 저쪽에서, “왕야, 절제하세요, 절제!”원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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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23화

위왕비 진찰손왕비가 열 받아서 말했다. “아니, 위왕비는 어쩜 그렇게 바보 같아요? 어휴, 셋째도 자기가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모르나 봐요. 이유는 모르겠지만 고지(故知)가 미끄러져서 유산기운이 있다며, 어젯밤에 셋째는 계속 고지 곁을 지키느라, 세상에 위왕비 생사에는 신경도 안 쓰고 보러 가지도 않았다고 해요. 위왕비 혼자 고통을 참고 있어요.”다리가 부러진 고통을 생각하니 마음의 빗장이 풀어졌다.게다가 의원들도 마땅히 효과가 좋은 진통제가 없고, 한약의 진통 효과는 조금씩 천천히 들기 때문에, 다리가 부러진 사람 입장에선 확실히 힘들고 고통스럽다.손왕비가 원경릉에게 간절한 목소리로: “통증을 멈추게 할 수 있죠? 가서 좀 봐줘요.”원경릉이 고개를 끄덕이며, “네, 그럼 같이 가요.”기왕비가 원경릉을 흘겨보더니, “초왕비는 어쩜 쓸데없는 일도 그렇게 잘 해요? 그건 다른 집 부부 사이 일이예요.”원경릉이 퉁명스럽게 말했다. “그 집 부부 사정을 물어보러 가는게 아니라 위왕비 다리 상처를 보고 통증을 멎게 해주고 싶을 뿐이예요.”기왕비가 구시렁거리며 “그때 나를 치료해 달라고 할 때는 그렇게 애를 쓰게 만들더니, 이번엔 아주 알아서 찾아가네요.”원경릉이 웃으며 말했다. “위왕비는 저를 해친 적이 없거든요.”기왕비는 씩씩거릴 뿐 아무 말이 없다.정오를 알리는 종이 울리자 우문호는 사람을 시켜 원경릉에게 오늘은 못 온다고 알렸다. 황제폐하께서 기왕이 만조백관을 이끌고 성문에서 진북후가 입성하는 것을 맞이하라는 어명을 내리셨기 때문이다.원경릉은 약상자를 들고 손왕비와 마차에 오르는데 기왕비가 의외로 같이 가자고 해서 손왕비는 뜻밖이라며 놀랐다.손왕비가 담담하게 답했다. “가도 좋은데, 기왕비는 가서 가급적 입을 다물고, 위왕비에게는 말 걸지 마세요.”기왕비가 눈을 희번덕거리며, “내가 밥 먹고 할 짓이 없어서 헛소리 할까 봐요? 전 원래 좋은 사람이예요.”그런데 사실이 그렇다.기왕비는 원래 표면적으로 아주 좋은 사람으로, 좋은 말도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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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24화

누가 위왕비를 밀었나?다리는 이미 싸매서 고정돼 있었지만 골절이 있어 아마 골절통때문에 아픈 것일 것이다.손도 상처가 있는데 위왕비 말이 뛰어 내릴 때 무의식적으로 머리를 감쌌지만 충격이 너무 커서 이마에 상처가 났다고 했다.원경릉이 위왕비에게 진통주사를 놓고 복용할 약을 몇 알 처방해주었는데, 주사를 놓을 때 원경릉이 전에 줬던 약을 베개 밑에 두고 안 먹은 걸 발견했다.위왕비 자신도 들킨 걸 알고 곁눈질 하더니 난감해 하며: “그게…… 나중에 어의가 처방한 신경안정제를 복용해서, 서로 상충될 까봐 지어 주신 약은 안 먹었어요.”원경릉이 미소를 지으며: “괜찮아요, 가지고 계세요.”진통주사를 놓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위왕비가 의아하게 여기며: “진짜 별로 아프지 않네요.”방금 위왕비는 주사를 맞는 것에 상당한 거부감이 있었던 것이, 위왕비는 침이나 뜸을 싫어했다.게다가 이 침은 크고 안에 물도 있다.손왕비는 그제서야 안도하며 잔소리하길: “이거 봐요, 아직도 사람을 못 믿는 다니까요.”손왕비는 잔소리를 하다가 갑자기 눈가가 붉어지더니, “도대체 어떻게 된 거예요? 손목 긋는 거로도 모자라서 다락집에서 뛰어 내린 거예요? 절 놀라게 해서 죽일 작정인 건가요?”위왕비가 멍하게, “최근 환각을 자꾸 봐요, 저도 왜 그런지 모르겠어요, 원래는 그냥 나가서 바람을 쐬며 정신을 차리려고 했을 뿐인데, 어떻게 된 건지, 환각이 생기더니 뒤에 누가 미는 게 느껴지고 내가 아래로 뛰어내렸지 뭐예요.”손왕비가 대경실색하며 연달아 묻는데: “누가 위왕비를 밀었어요? 누구죠? 본 사람 있어요? 위왕비는 스스로 다락에 올라간 거예요? 어디 다락이에요? 다락에서 어떻게 뛰어내릴 수가 있었죠?”위왕비가 고개를 저으며, “진짜 누가 민 게 아니라, 환각이었어요, 사실 저 매번 손목을 그을 때마다 환각을 보곤 하거든요. 그 뒤로 저도 제가 뭘 하지는 모르겠더니 깨나고 보니 이미 자살시도를 했더라고요.”손왕비가 이상하게 여기며, “어떻게 그런 일이 있죠? 어젯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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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25화

위왕비가 떨어진 다락“초왕비도 누가 민 거 같아요?”초왕비가 말이 없는 것을 보고 손왕비가 흠칫하며 물었다.원경릉이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음, 저는 기왕비의 의견에 찬성해요. 제가 그 다락에 가봐도 되나요?”“그럼요, 그런데 초왕비는 조심하셔야 해요.” 위왕비의 얼굴이 갈수록 창백해 지며 시녀 하나를 불러 원경릉을 네모칸 다락으로 모셔가라고 했다.왕비 셋이 모두 가고 만아와 사식이도 자연스럽게 따라갔다.네모칸 다락은 높은 편은 아니어서 눈대중으로 높아봐야 두 장(6m, 1丈이 약 3m)남짓으로 일반 1층보다 한 층 정도 더 있는 높이다.네모칸 아래는 사실 일종의 정자로 남북 양면에 벽돌로 담이 쳐져 있으며 동쪽과 서쪽엔 두 개의 큰 대들보가 서있어 이층을 받치고 있다.계단은 안에서 올라가게 되어 있고 휘장이 양쪽으로 갈라지는 방식으로 목재로 된 계단은 견고하고 중후해서 걸을 때 삐걱거리는 소리가 나지 않았다.2층으로 올라가니 그곳은 다락으로 안에 방이 하나 있기 때문에 현대의 건축 구조로 봤을 땐 다락 바깥에 발코니를 설치한 모습으로 발코니에 앉아 바깥 경치를 볼 수 있다.난간은 낮아서 대략 8cm 정도로 위험한 편이라고 할 수 있다.원경릉은 밖을 쓱 한 번 보고 안으로 다시 돌아가 보니 팔선교자상에 의자 몇 개가 놓여 있다.원경릉은 발코니 반대쪽 의자 팔걸이에 손을 내려 놓았다. 이 의자 삐뚤어졌다.모든 물건이 꽤 정리정돈이 잘 되어 있는데 유독 이 의자만 삐뚤어져 있다.마치 누군가 부딪혀서 의자가 비뚤어졌는데 급하게 자리를 뜨느라 바로 잡아 놓지 못한 것 같다.원경릉이 갑자기 손왕비에게, “듣자 하니 고지가 어젯밤 유산기가 있었다 던데 떨어져서 그런 건아이고요?”“모르겠어요.” 손왕비가 한탄하듯 말했다.원경릉이 미소를 지으며, “어쨌든 고지가 위왕 전하의 아이를 임신하고 있는데, 유산기라면 우리가 병문안을 가는 게 낫지 않을까요?”손왕비가 눈을 부릅뜨고, “아직도 고지한테 문병을 가고 싶은 마음이 들어요? 나는 고지가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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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26화

고지를 찾아간 왕비들온고각 안에서 시중 드는 사람은 어림잡아도 열 몇명은 돼 보이는 게 왕비의 방과 비교하니, 비슷한 수준은 커녕 한참 더 많다.원경릉 등 사람이 들어가자 누가 바로 안으로 들어가 보고하려 했다.원경릉이 가는 길을 막고: “첩이 유산기가 있다니 맞으러 나올 필요 없이 우리가 들어가면 돼.”한 어멈이: “왕비마마, 고지부인은 첩이 아니십니다.”“부인?” 손왕비가 차갑게 비웃으며, “언제 부인이 되셨나 그래? 셋째도 참 너무 하네, 첩을 들이는 큰 일에 형수인 나와 상의 한마디 없을 수가 있나. 그리고 부인과 첩이 무슨 차이야? 후궁도 아내 축에 못 드는데.”손왕비의 말을 듣고 어멈이 나서서 방자하게 굴지는 못해도 눈을 흘기며: “왕야는 어쩌면 고지부인과의 사적인 관계를 외부 사람에게 알릴 필요 못 느끼셨나 봅니다.”“너……” 손왕비가 열 받아 손부터 올라가며, “네 이 년, 어디서 함부로 입을 놀리느냐.”기왕비가 덤덤하게 손왕비를 막으며, “손왕비마마 역정 내실 게 뭐 있습니까? 어멈 말이 맞네요, 고지 부인이던 첩이던 어차피 외부사람인 것을, 우리 황실 사람이 아니지 않습니까?”어멈이 고개를 들어 기왕비를 째려보려다 기왕비의 안색은 창백하나 냉정하고 엄숙한 태도를 보고 감히 말을 꺼내지 못한다.어멈이 다시 원경릉을 보니 배가 불렀는데도 귀티가 흐르고 초왕비라는 사실도 알고 있어 이 사람은 인상이 좋다는 생각에: “초왕비 마마, 고지부인 몸이 약하셔서 왕비마마께서 좀 봐 주시기를 청합니다.”어라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원경릉이 차갑게: “내가 왜 봐줘야 하지? 외부 사람에 불과한데.”어멈이 당황해서 원경릉의 냉정한 얼굴을 보고 다시 말을 꺼내지 못한 채, 세 사람을 데리고 들어갔다.고지는 이미 침대에서 일어나 침대 곁에 점잖게 서서 예를 갖추며, “고지, 왕비마마를 뵙습니다.”고지는 긴 머리를 늘어뜨리고 배는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에 발엔 흰색 실내화를 신고 폭이 넓은 옷으로 편하게 몸을 감싸고 있어 한층 약하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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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27화

위왕비 추락 사건의 진실“어떻게 유산기가 있는 거예요?” 원경릉이 물었다.고지는 입꼬리에 경련을 일으키며 억지 웃음을 웃으려 했으나 마음 같지 않게 굳어버렸다.“덜렁거리며 걷다가 넘어져서 왕비마마를 심려케 했네요.”원경릉이말했다. “당신 걱정 안 해요, 나한테 복부 좀 보여 줄 수 있어요?”고지는 고개를 들고 경악스런 표정으로, “뭐라고요?”“배를 부딪힌 게 아닌지 알고 싶어서요.” 원경릉이 말했다.고지가 난감해 하며, “그렇든 아니든 무슨 상관이죠? 왕비마마 이건 신첩을 모욕하는 겁니다.”“모욕이라니요, 위왕비가 사람에게 떠밀려서 다락에서 떨어졌고, 전 당신이 범인인지 아닌지 알고 싶은 겁니다. 한 번 보여줘요. 만약 당신이 아니면 당신에게 사과하죠” 원경릉이 말했다.고지가 버럭 화를 내며, “왕비마마 이건 아니죠. 증거가 있어야 조사할 수 있는 거 아닌가요? 만약 아무 근거도 없이 신첩이 왕비마마를 밀었다고 하신 것도 모자라 신첩의 배를 검사하시겠다니, 이게 무슨 행패입니까?”원경릉이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다. “맞아 이건 이런 행패야. 사식아, 만아야, 가서 그녀의 복부나 옆구리 부분에 멍이 들었는지 확인해 보아라.”“너무 하십니다.” 어멈이 막무가내로 막아 서고 뒤에는 분노가 끓어올라 눈물을 떨구는 고지가 보인다. 어멈이 원경릉에게 말했다. “왕야께서 누구도 고지 부인이 가만히 요양하는 것을 방해해서는 안된다고 하셨습니다. 왕비마마 나가주세요.”사식이가 한 손으로 어멈을 밀치고 쩌렁쩌렁한 소리로 소리쳤다. “네가 뭔 데 감히 왕비마마의 명령을 가로막아? 목숨이 몇 개나 되는 줄 알아?”만아가 바로 고지에게 걸어가자 원경릉은 고지의 멍을 확인하고 싶다는 눈빛을 보내며 말했다. “만아야, 조심해. 그녀는 무술도 할 줄 알고, 심지어 네 환술도 알고 있어.”만아가 듣고 한 손으로 그녀의 눈을 가리고, 다른 한 손으로 그녀의 팔목을 잡고 그대로 침대에 눕혔다.사식이가 얼른 앞으로 다가왔다. 느슨한 옷 매무새를 하고 앙탈부리는 고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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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28화

죄를 시인한 고지고지는 울며 몸부림을 치고 힘껏 몸을 뒤로 빼며, “초왕비마마, 절 놔주세요. 마마께서 잡아당긴 손목이 너무 아파요, 아야, 너무 아파.”고지가 하도 구슬프게 울어서 밖에 있는 사람이 모르고 들으면 원경릉이 고지를 때린 줄 알겠다. 몸종들이 안달이 나서 어쩔 줄 몰라 하며 원경릉을 말리려 하자 사식이와 만아가 원경릉 앞에 서서 소리쳤다. “누구든 감히 왕비마마의 털끝 하나라도 건드리면 그년의 손모가지를 분질러 놓을 테다.”고지가 울며 말했다. “초왕비마마, 귀하신 신분으로 어찌 신첩과 다투십니까? 신첩이 잘못했습니다. 마마께서 신첩이 위왕비마마를 밀었다고 하니 신첩이 그런 것이겠지요. 신첩은 변명하지 않겠습니다.”기왕비가 얼굴색도 변하지 않고 앉아 있고, 반대로 손왕비는 나와서 한 대 칠 기세다. 이 거짓말쟁이 년.원경릉이 고지를 노려보며 울어서 콧물이 나올 지경이 되자 비로소 천천히 고지를 놓아주더니 만아에게: “청동거울을 가져오너라.”만아는 원경릉의 의도를 모르지만 하여간 가서 큰 청동거울을 가져왔다. 원경릉이 물러나 느긋하게 옷 매무새를 고치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녀에게 자기 모습을 보여줘라.”만아가 큰 청동거울을 고지 얼굴 앞으로 밀자, 고지는 순간 울음을 멈추고 난감하다는 듯 뒤로 물러났지만 청동거울이 상당히 커서 고지가 뒤로 갔어도 거울에 비친 눈가가 벌겋고 콧물이 흐르고 머리를 산발한 여인을 볼 수 있었다.고지는 숨고 싶지만 숨을 데가 없고 분노의 눈빛으로 원경릉을 쏘아보며, “초왕비마마는 제가 자신의 용모가 사람 같지 않다는 것을 알기를 바라셨습니까? 그저 외모만 보다니 정말 천박하네요.”원경릉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네가 거울에서 본 모습은 네 외모가 아니라 오히려 네 마음이야. 추하지? 네 스스로도 보기 싫지? 고지야, 네가 한 짓을 가지고, 널 짐승이라고 욕하면 짐승한테 모욕이야.”고지가 주먹을 꼭 쥐고 눈 밑이 바르르 떨리는데 억울해서 어쩔 줄 몰라 하며, “왜 절 괴롭히세요? 위왕비에게 불공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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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29화

위왕비 사건, 손왕비가 나서라고지는 가볍게 한숨을 쉬더니 배를 만지고 고개를 들어 어멈을 보더니 붉어진 눈으로, “어멈, 사실대로 말해봐, 내가 왕비한테 미안한 거 맞지?”어멈은 고지가 지금 총애를 받는 줄 알고 비위를 맞추는 것만 생각해서: “부인, 미안하고 아니고 하는 게 어디 있겠어요? 왕야 같은 멋진 남자를 어느 여자가 보고 안 반하겠습니까? 게다가 왕야도 정말 부인을 좋아하시고요.”어멈은 고지가 말이 없는 것을 보고 계속해서 말했다. “그리고, 왕비 자신도 잘 모르나 본데 사실 왕비는 정비니 부인이 아들을 낳는다고 해도 왕비를 어머니라고 부르게 되지요. 명분상 같은 위왕 전하의 아들이나, 왕비 자신이 임신하고 유산한 아이보다 살아있는 부인 아기가 훨씬 낫지요.”고지는 이 말을 듣고 몸서리를 치며: “내가 낳은 아들을 어떻게 다른 사람을 엄마로 알게 할 수가 있어?”어멈이 당황해서, “부인, 이것도 어쩔 수 없는 것입니다.”고지는 잠자코 있는데 속이 쓰렸다.그래, 고지가 또 총애를 입는다 해도 경국 명분이 없잖아.앞으로 아이가 태어나면 왕비를 어머니라고 불러야 한다.고지는 잠시 수심에 잠겼다가 다시 원경릉의 말을 떠올리고 더욱 마음이 힘들어졌다.원경릉과 왕비들이 나가자 손왕비가물었다 “내일 진짜 입궁해서 태후마마께 이 일을 보고할거야?”원경릉이 웃으며 답했다 “제가 입궁하는 건 아니고, 둘째 형님 당신이요.”“내가?” 손왕비 놀랐다.“맞아요, 전 지금 입궁할 수 없으니 내일 궁에 가셔서 태후마마께 말씀해 주세요. 위왕이 강제로 일반 백성의 딸을 위왕부에 남게 했는데 그 여자는 원래 원하지 않았다고 말이예요. 태후마마께서 어찌 하시는 지 보세요.”손왕비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그년이 안 원하긴요? 내가 보긴 아주 여기 있고 싶어 안달이던데.”“고지 마음 속에 희망 여부는 신경 쓰지 말자구요. 오늘 자기 입으로 원하지 않았다고 했잖아요. 이 말은 우리 셋과 사식이가 안에서 같이 직접 들었으니 고지도 발뺌하기 힘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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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30화

손왕비와 기왕비의 말다툼손왕비는 그제서야 ’응’하더니 조금 있다가 걱정스럽게 말했다. “하지만 셋째가 오늘밤 돌아와서 위왕비를 괴롭힐 수도 있잖아요.”원경릉이: “안심하셔도 돼요, 위왕비마마는 그렇게 쉽게 당할 사람 아니에요.”“쉽게 당하지 않는다고? 몇 번이나 죽을 기회를 넘겼다고.” 손왕비가 씩씩거리며 말했다.원경릉이 웃기만 할 뿐 말이 없다.위왕비가 있는 곳에 돌아가자마자 손왕비는 한시도 지체할 여유가 없는 듯 얼른 온고각의 일을 얘기하며 고지가 얼마나 가련한 척을 해댔는지, 얼마나 뻔뻔한 지 알렸다.위왕비가 다 듣고 나서 미소를 띠고, “뭘 신경 쓰고 그래요?”“그 여자한테는 전혀 신경 안 써요, 남자를 뺏길 거 같아서 그러지요.” 손왕비 자신의 능력이 부족하다며 발을 굴렀다.“제 것이면 못 가져갈 거고, 제 것이 아니어도 소중하지 않습니다.” 위왕비가 담담하게 말했다.손왕비는 사실 위왕비에게 뭐라고 말해줘야 할지 몰라 걱정스런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오늘밤 셋째가 돌아오면 뭔가 위왕비를 힘들게 할 수도 있어요, 모든 걸 다 저한테 떠넘기세요, 제가 둘째 형수니 함부로 못할 겁니다.”위왕비가 가볍게 입술을 깨물었다가 놓으니 입술에서 한줄기 붉은 피가 스며 나와 옅은 미소를 띠고, “걱정 마세요, 제가 잘 상대할 수 있어요.”위왕비는 원경릉을 보고 감사를 가득 담아, “모든 재주를 가진 분께 신세를 지니, 위급할 때 달려와 도우신 은혜 잊지 않으리, 초왕비 고마워요.”원경릉이 보니 위왕비의 눈 밑이 맑고 예전만큼 우울증이 심하지 않아 마음속으로 안도하며 답했다. “감사하실 것까지 없어요, 저희도 마마가 쉬시는 걸 방해한 걸요. 진통제 몇 알 더 드릴 게요. 많이 아프시면 드세요, 그리고 지난 번에 드린 건 여전히 잠이 안 올 때 한 알 드시면 됩니다.”위왕비가 이번엔 진심을 담아 말했다. “기억할 게요, 고마워요.”원경릉이 약 상자를 열자 손왕비가 다가와 의혹의 눈빛으로 말했다. “이 상자는 어의 거랑 다르네요, 안에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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