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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23화

위왕비 진찰

손왕비가 열 받아서 말했다. “아니, 위왕비는 어쩜 그렇게 바보 같아요? 어휴, 셋째도 자기가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모르나 봐요. 이유는 모르겠지만 고지(故知)가 미끄러져서 유산기운이 있다며, 어젯밤에 셋째는 계속 고지 곁을 지키느라, 세상에 위왕비 생사에는 신경도 안 쓰고 보러 가지도 않았다고 해요. 위왕비 혼자 고통을 참고 있어요.”

다리가 부러진 고통을 생각하니 마음의 빗장이 풀어졌다.

게다가 의원들도 마땅히 효과가 좋은 진통제가 없고, 한약의 진통 효과는 조금씩 천천히 들기 때문에, 다리가 부러진 사람 입장에선 확실히 힘들고 고통스럽다.

손왕비가 원경릉에게 간절한 목소리로: “통증을 멈추게 할 수 있죠? 가서 좀 봐줘요.”

원경릉이 고개를 끄덕이며, “네, 그럼 같이 가요.”

기왕비가 원경릉을 흘겨보더니, “초왕비는 어쩜 쓸데없는 일도 그렇게 잘 해요? 그건 다른 집 부부 사이 일이예요.”

원경릉이 퉁명스럽게 말했다. “그 집 부부 사정을 물어보러 가는게 아니라 위왕비 다리 상처를 보고 통증을 멎게 해주고 싶을 뿐이예요.”

기왕비가 구시렁거리며 “그때 나를 치료해 달라고 할 때는 그렇게 애를 쓰게 만들더니, 이번엔 아주 알아서 찾아가네요.”

원경릉이 웃으며 말했다. “위왕비는 저를 해친 적이 없거든요.”

기왕비는 씩씩거릴 뿐 아무 말이 없다.

정오를 알리는 종이 울리자 우문호는 사람을 시켜 원경릉에게 오늘은 못 온다고 알렸다. 황제폐하께서 기왕이 만조백관을 이끌고 성문에서 진북후가 입성하는 것을 맞이하라는 어명을 내리셨기 때문이다.

원경릉은 약상자를 들고 손왕비와 마차에 오르는데 기왕비가 의외로 같이 가자고 해서 손왕비는 뜻밖이라며 놀랐다.

손왕비가 담담하게 답했다. “가도 좋은데, 기왕비는 가서 가급적 입을 다물고, 위왕비에게는 말 걸지 마세요.”

기왕비가 눈을 희번덕거리며, “내가 밥 먹고 할 짓이 없어서 헛소리 할까 봐요? 전 원래 좋은 사람이예요.”

그런데 사실이 그렇다.

기왕비는 원래 표면적으로 아주 좋은 사람으로, 좋은 말도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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