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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31화

헛탕친 우문호

원경릉이 말했다. “고지가 아이를 가졌으니 태후마마께서는 절대 그녀를 경성에서 떠나도록 하실 리 없습니다. 하지만 태후마마께서 위왕 전하를 각별히 사랑하시니, 자연히 위왕 전하의 명성을 더럽히지 않도록 고지에게 따로 장소를 마련해 주고 지켜 보실 겁니다. 아이를 낳은 후에 다시 생각하시겠지요.”

“위왕은 분명 싫어할 텐데요.” 기왕비가 말했다.

“싫으면 난동을 부리라고 하죠.”

기왕비가 코웃음을 치며, “이기적이기도 하지, 제가 눈치 못 챌 거 같습니까? 위왕이 난동을 피우면 초왕은 아바마마의 시선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심산이죠? 초왕비도 위왕비를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을 위해서 였네요.”

원경릉이 어깨를 으쓱하며, “우리가 위왕비를 위해 뭘 해줄 필요가 없어요. 본인이 이미 생각이 있던 걸요.”

“그걸 어떻게 알아요?” 기왕비가 화들짝 놀랐다. 음모나 계략은 기왕비가 훤히 꿰뚫어 보지만 위왕비의 생각은 기왕비도 알 수가 없었다.

전에 기왕비와 위왕비는 마주친 적이 많지 않아서 받은 인상은 그저 유약하고 부드러운 사람이라는 것 정도다.

“짐작한 거죠.” 원경릉은 기왕비와 오래 말을 주고받고 싶지 않았다. 기왕비는 추측하는데 달인으로 그녀와 말을 섞기 시작하면 끝이 없다. 완전 피곤.

기왕비가 말했다. “저는 위왕비가 아무 생각이 없어 보이던데, 그게 아니면 손목을 그을 필요도 없잖아요, 이번에 다락에서 떨어진 건 누가 밀어서라고 해도, 손목을 그은 건 다른 사람이 아니라 위왕비 자신인 걸요. 본인 마음이 약한 걸 다른 사람 탓할 순 없죠.”

“위왕비는 병이 있어요.” 원경릉이 참지 못하고 그만 한마디 하고 말았다.

“무슨 병이요?”

원경릉은 기왕비의 호기심이 왕성한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보고 고개를 젓고 어이없이 웃다가: “마음의 병이겠죠.”

기왕비가 구시렁거리며, “마음에 병 없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 황실의 며느리가 되면 행복은 없는 거라고요.”

기왕비가 얘기하다가 원경릉을 흘끔흘끔 보며, “초왕비는 뭐 예외 지만요.”

원경릉은 웃으며 기왕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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