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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38화

위왕비는 침착한 얼굴로 그의 말을 들었다. 위왕비의 입에서 고지의 이름이 나오는 순간에 그녀의 눈동자가 잠시 흔들렸지만, 그녀는 익숙하다는 듯 고개를 떨구었다.

그녀는 두 손으로 침상 위의 비단이불을 등 뒤에 대고 자리에 앉아 그를 바라보았다.

“마침 잘 왔어요. 내가 당신에게 할 말이 있었거든요. 거기 앉으세요.”

위왕은 평온한 위왕비의 얼굴을 보고 더욱 화가 났다.

그는 그녀의 멱살을 놓으며 천천히 침상 옆에 섰다.

“무슨 말이 하고 싶은데? 서서 듣겠다.”

위왕비는 자세를 가다듬고 자리에 앉아 그를 쳐다보았다.

“오늘 일로 불쾌했다는 건 일이 일어난 이후에 알았습니다. 그 점에 대해서는 사과를 드립니다. 왕야께서 번거로우시겠지만 제 사과를 고지에게도 전해주세요.”

“마음에도 없는 소리…… 가소롭구나. 너는 고지가 죽기만을 바라잖아? 어디서 착한 척이냐!”

“예. 왕야의 말이 맞아요. 전 그녀가 죽도록 밉습니다. 하지만 생각해보니 그 여자를 미워할 필요가 없겠더라고요. 그녀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뭔짓을 하든 무슨 상관입니까? 저 또한 그녀를 비난할 자격이 없죠. 이제 그녀를 미워하고 말 것도 없습니다.”

“초왕비가 나설 것이라는 걸 모르지는 않았잖아? 고의로 고지를 모욕하려고 한 게 아니라는 거짓말은 하지 마라. 뻔뻔하기가 하늘을 찌르는구나! 나중에 알았다고? 네가 말하고도 웃기지 않느냐?”

“그들이 고지를 찾으러 간다길래, 그들이 고지를 괴롭힐 걸 알았습니다.”

“근데도 왜 막지 않았어? 넌 어쩌면 그렇게 독한 것이야? 고지가 임신한 몸으로 초왕비 무리에게 모욕을 당하게 내버려 두다니!”위왕의 눈이 이글이글 타올랐다.

위왕비는 코웃음을 치며 위왕을 노려보았다.

“제가 왜 막아야 하죠? 내가 왜 그 여자를 보호해야 합니까? 나에겐 그럴 의무가 없어요.”

“초왕비가 왜 고지를 모욕하겠어? 다 너를 위해서 아니냐?”

위왕비는 어이가 없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탄식했다.

“네, 맞죠. 그래서 저는 그들에게 고맙습니다.”

“그게 무슨 억지논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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