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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40화

사식이는 위왕부 옥상에서 귀를 기울여 내부상황을 파악했다. 사식이는 위왕이 나간 뒤 돌아오지 않자 원경릉이 있는 곳으로 돌아와 사실대로 말했다.

“위왕이 위왕비를 때렸습니다. 제가 내려가서 상황을 제지해봤자 소용이 없을 것 같아서 관여하지 않았습니다.”

이 말을 들은 원경릉은 한숨을 내쉬었다.

“위왕비를 다치게 한 것은 폭력보다 어쩌면 그의 말 때문이 아닌가 싶구나.”

“위왕비가 다른 남자와 바람을 펴서 아이를 낳다니요…… 말도 안 되는 얘기입니다.” 사식이가 말했다.

“아무래도 위왕이 오해를 하고 있는 모양이야. 어찌 되었든 지금 둘 사이가 이 지경에 이르렀으니, 아무리 오해라고 해도 그들은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겠지. 위왕은 어쩌면 자신의 자식일지도 모르는 뱃속의 아이를 죽였어.”

원경릉은 같은 엄마의 마음으로 뱃속의 자식을 잃는 것이 얼마나 끔찍한 일인지 상상할 수도 없었다. 그녀는 지금 이 순간 위왕비가 얼마나 큰 상처를 받았을지 걱정이 됐다.

위왕비는 위왕이 자신을 폐비시키겠다고 말을 했을 때보다 오늘이 더 충격적이었을 것이다.

원경릉은 위왕비가 걱정되어 밤새도록 뒤척였다. 그녀는 사건이 벌어진 위왕부에 위왕비를 혼자 두는 것이 신경이 쓰였다. 위왕비는 지금까지 한 번도 왕부내에서 말썽을 일으킨 적이 없는 착하고 얌전한 사람이다. 하지만 고지는 다르다.

위왕비가 자신을 그렇게 만든 고지와 함께 위왕부에서 지낸다는 것을 말도 안 된다. 그래서 원경릉은 만아를 손왕부에 보내 손왕비에게 이 사실을 태후께 전하라고 했다.

*

손왕비가 궁에 들어가 태후에게 문안인사를 하고는 눈물을 흘리며 무릎을 꿇었다.

“황조모께서 셋째 며느리를 도와주셔야 합니다!”

태후는 원래부터 셋째 며느리인 최씨를 가엾게 여기었으며 게다가 작년에 아이도 유산했으니 태후도 최씨가 이만저만 신경이 쓰이는 게 아니였다. 게다가 손왕비까지 입궁해 최씨의 억울함을 호소하니 태후는 얼빠진 셋째 위왕이 야속했다. 태후는 위왕이 부중에 다른 여인을 데리고 들어왔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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