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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45화

위왕비가 한 손으로 치마를 살짝 들추니 다리에서 피가 나고 있었다. 그녀는 소매주머니에서 흰 천을 꺼내 다리에 단단히 묶었다.

고지는 담담한 위왕비의 행동에 두려움이 엄습했다.

“왕야 저를 빨리 구해주세요!”

고지의 말을 기다리기라도 했다는 듯 말 한 마리가 성문으로 달려들어왔다.

위왕은 말에서 내리자마자 엉덩이에 불이라도 붙은 듯 빠르게 고지가 있는 곳으로 올라갔다.

“최씨 너 지금 뭐 하는 거야!” 그의 얼굴에는 분노가 가득했고 목에 핏대가 서있었다.

고지는 위왕을 보고 긴장이 풀렸는지 울기 시작했다.

“왕야! 저를…… 구해주세요!”

“고지야!” 위왕은 매달려있는 고지를 보고 고개를 휙 돌려 성난 눈으로 위왕비를 노려보았다.

위왕비는 치마를 툭툭 내리며 천천히 일어나 날뛰는 위왕을 보았다.

“가까이 오지 마세요. 만약 조금이라도 다가온다면 저 여자 몸에 바로 불을 붙일 겁니다.”

“최씨, 고지를 건들기만 해 봐! 본왕이 너를 가만두지 않을 것이야!”

겨울바람이 세차게 불자 성벽을 이루는 돌 사이 구멍으로 바람이 나왔다. 바람소리가 마치 귀신들이 울부짖는 것 같아 간담이 서늘해졌다.

“날 죽이든 살리든 전 상관없습니다. 마음대로 하세요.” 위왕비가 어깨를 으쓱했다.

“최씨, 너 도대체 원하는 게 뭐야? 고지는 임신을 했다고!”

위왕은 위왕비에게 말을 하며 조심스럽게 다가가려고 하다가 그녀의 비녀가 고지의 목을 가리키는 것을 보고 발걸음을 멈추었다. 위왕은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발만 동동 굴렀다.

“왕비, 저를 풀어주세요. 제가 꼴 보기 싫으시다면 바로 떠나겠습니다. 제가 왕야 옆에 있는 게 싫으시다면 제가 왕야도 떠나겠습니다!”고지가 소리쳤다.

위왕비는 고지의 창백한 얼굴을 보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

“고지야, 내가 물어볼 게 있는데 바로 대답하거라. 그렇지 않으면 바로 불을 붙여버릴 것이니까……”

“예, 왕비님 물어보세요.”

“위왕이 내 아이를 유산하게 했던거 혹시 너는 알고 있었느냐?”

고지의 얼굴에는 당황한 기색이 스치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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