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맨스 / 명의 왕비 / 챕터 701 - 챕터 710

명의 왕비의 모든 챕터: 챕터 701 - 챕터 710

3041 챕터

제 701화

나귀빈 독살 사건의 진실을 향해우문호가 원경릉의 이마에 키스하고 여전히 안심이 안 돼서 신신당부하며, “내일 기회를 봐서 여차하면 전에 네가 나한테 썼던 그거 꺼내, 마음 약해지지 말고.”원경릉이 웃음을 터트리며, “내가 왕야에게 뭘 써서 대적했던 적 없는데.”“없긴 왜 없어?” 우문호가 아주 뇌리에 박히도록 기억한다. 걸핏하면 주사를 놓고 한 번 맞으면 꼼짝 할 수 없었던 것을 말이다.“어서 가봐, 잔소리할 시간이 어디 있어.” 원경릉이 웃으며 말했다.우문호는 미련이 철철 넘치며, “그럼 간다아.”’“가 얼른 가.” 원경릉이 손을 휘저었다.우문호가 한숨을 쉬며, “무슨 파리 쫓는 거처럼, 내가 그렇게 싫어? 어휴, 결혼 잘못 했네!”원경릉이 자기도 모르게 피식 웃어버렸다.하지만 웃고 또 웃으며 머리속으로 구황자의 그 젊은데도 조숙한 얼굴이 떠올랐다.원경릉의 기억속에 가장 선명한 건 홍예문에 숨어서 몰래 고개를 내밀고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서야 발을 내딛는 구황자의 모습이다.구황자는 황자였지만 노비보다 못하게 지냈다.바라건 데 마지막 조사 결과가 나귀빈의 결백을 밝혀줄 수 있기를.하지만 사실 원경릉도 확신할 수 없는 것이 그녀는 당시 사건 정황이 어땠는지 모르고 상궁이 살던 방이 얼마만한 크기였는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 상궁은 분명 전에도 그렇게 화로를 피우고 잤을 게 분명한데? 전에는 아무 문제 없다가 그날만 일이 터졌다?여기에 생각이 미치자 원경릉은 희상궁을 불러서 물어봤다.희상궁이 나귀빈 사건을 듣고 한숨을 쉬며: “사실 나귀빈은 사람됨이 괜찮았습니다. 비록 무가 출신이라고 하나 검소하고 겸손해서 나귀빈이 그런 일을 저질렀다고 믿기 어려웠지요.”“나귀빈이 황제 폐하의 은총을 입었다고 하지 않았나, 후계자를 세우는데 선수를 차지하려고 황후를 독살하려고 했을까요?” 원경릉이 물었다.당연히 원경릉의 이 말은 떠도는 근거 없는 소문에 불과하지만 말이다.희상궁이 답했다. “사람이 죄를 짓고 죽은 뒤 자연히 안 좋은 소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4-10-29
더 보기

제 702화

니귀빈이 누명을 썼다?원경릉이 묻길 “그 상궁의 방은 창을 막았었을까?”희상궁이 답했다 “분명 그랬습니다.”“확실해요?” “당연하지요, 그 상궁 뿐 아니라 제 원래 방도 창문을 막았어요, 이 창이 문이 없는 거라 겨울에 바람이 쌩쌩 들어와서 얼마나 추운지.”“문이 없다고? 그럼 비가 오면 어떻게 해요?” 원경릉이 놀라서 말했다. 원경릉은 궁중 상궁들이 사는 방을 본 적이 없어서 어떻게 생겼는지 모른다.희상궁이 웃으며 답했다. “그럴 리 없어요, 창은 실지로 주먹 두개 간신히 드나들 구멍 정도에 작고 바깥은 복도에 창이 높아서 비가 들이칠 염려는 전혀 없어요.”원경릉이 의아해하며 물었다. “그거 참 이상해요, 만약 다른 사람들 창도 다 막혀 있었으면 겨울에 안에서 화로를 피우면 중독될 확률이 매우 높은데.”희상궁이 손을 내저으며, “왕비마마, 소인들이 감히 어디서 숯을 받겠어요? 주인께서 상으로 내려 주셔도 한달에 고작 한두 근(600g~1.2kg)에 불과한데 하룻밤에 아까워서 몇개 피우지도 못해요. 그런데 화로를 피우면 중독이 되나요? 그건 금시초문이네요.”원경릉이 이상하게 여기며 물었다 “숯이 없다고? 그런데 왜 그 상궁이 죽었을 때 방에 화로가 켜 있었다고 왕야께서 말씀하셨지?”“아마 황후께서 상으로 내려 주셨나 봅니다.” 희상궁이 잠시 생각하더니 답했다. “맞아요, 그 상궁이 죽었던 며칠간 특히 추웠던 기억이 나요, 그 상궁은 나이가 많아서 밤에 추위를 탔기 때문에 숯도 더 많이 넣곤 했지요.”원경릉이 사건의 다른 부분을 다시 묻자 희상궁이 전부 기억해냈고, 원경릉은 다 듣고 나니 점점 더 나귀빈의 죽음이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희상궁이 말을 마치고 원경릉에게 물었다. “어째서 갑자기 이렇게 오랜 옛날 얘기를 하시나요?”원경릉이 희상궁에게 작은 목소리로 답했다. “나귀빈은 아마도 누명을 쓴 것 같아요, 나귀빈은 황후를 해치려고 하지 않았거든요.”희상궁이 기겁하며, “누명이라고요?”“그래요, 그럴 가능성이 매우 높아요.”희상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4-10-29
더 보기

제 703화

숯으로 독살이 가능하다고?“사실입니까?” 우문호의 눈알이 튀어나오기 일보 직전이다.“진짜 그렇게 말했습니다.” 주지스님이 말했다.우문호가 주지 곁에 바짝 붙어 앉으며, “아뇨, 제 말은, 정말 사람을 죽일 수 있냐는 거지요?”“네, 안에 얼마나 오래 있었는지도 봐야 하고, 방 크기가 어느 정도인지, 공기순환 상황이 어떤 지도 봐야 합니다만.”우문호가: “방이 협소하고 밀폐된 상태였으며 하룻밤이었습니다.”주지스님이 합장하며, “아미타불, 만약 그렇다면 분명 중독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게다가 가능성이 상당히 높습니다.”“독이 어디서 생긴 겁니까? 무슨 독이죠?” 우문호가 갈피를 잡을 수가 없었다.주지스님이 애잔한 눈빛으로 우문호를 바라보며, 가련한 사람 같으니 화학에 일자무식이구나.주지스님이 네이버 위키백과 스타일로 과학을 설명하는데, “이렇게 되는 겁니다. 사람이 밀폐된 공간에서 숯을 태우면 타는 과정 중에 밀실의 산소를 소모하게 되지요, 그러다가 탄소와 산소가 불완전 연소해 일산화탄소로 결합합니다. 일산화탄소는 혈액에서 헤모글로빈과 결합력이 매우 높아, 헤모글로빈의 산소와 이산화탄소 교환 능력을 상실하게 만들죠. 그래서 거기에 노출된 사람은 일산화탄소 중독과 산소 부족으로 사망에 이르게 되는 것입니다.”주지스님이 설명을 마치고 온화한 얼굴로 우문호를 바라봤다. 이렇게 친절하게 설명했으니 왕야도 분명히 알아들었을 것이다.하지만 우문호는 동공이 커졌다가 작아졌다가 아무리 머리를 굴려봐도 역시 주지스님이 무슨 말을 했는지 알아 들을 수가 없다, “산소가 뭐라고요? 산소랑 무덤이 결합하면 중독이 된다는 건가요? 해모 무슨 빈? 비빈 마마입니까? 해모 왕인가요?”“헤모글로빈입니다.” 주지스님이 말했다.“혈액에 비빈 마마께서? 어느 분 혈액에 계신 겁니까?” 우문호의 정신세계가 붕괴하고 있다.주지스님이 우문호에게, “이 문제를 왕야께서는 왜 왕비마마께 묻지 않으셨습니까?”“왕비가 어떻게 알겠어요? 이건 전부 주지스님께서 말씀하신 게 아닙니까?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4-10-29
더 보기

제 704화

나귀빈 사건은 그에게 맡겨라?우문호가 주지스님께 같이 입궁하길 원하는지 묻자, 주지스님이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소승은 입궁하지 않고 이 상황을 설명하는 서신을 한 장 써드리지요, 그런데 왕야께서는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셔야 할 겁니다. 폐하께서는 나귀빈을 위해 사건을 뒤엎으려고 하지 않으실 수 있으니까요.”우문호가 어두운 눈빛으로, “저도 압니다, 하지만 어쨌든 시도는 해 봐야 지요. 아홉째 동생의 앞날이 달려 있고, 나귀빈 가문 전체의 목숨이 달려 있는 일이니까요, 나씨 집안 장정 대다수는 변방에 유배되어 고통당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5년 10년을 견뎌온 것만 해도 대단한데 만약 사건을 뒤엎지 못하면 그들은 평생 먼 타지에서 고생하다 비참하게 죽어갈 수밖에 없습니다.”주지스님의 눈이 형형하게 빛나며, “왕야, 그건 전부 남의 일인데 조급하실 일이 뭐가 있습니까?”우문호가 답했다 “두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저는 여전히 경조부 부윤으로 억울한 사건이 있으면 못 본채 할 수 없으며, 두번째 나장군이 다시 귀영위로 돌아와야 하기 때문입니다.”“귀영위가 어떻게 되었길래?” 주지스님이 물었다.“귀영위 안에는 겉으론 따르는 척 하며 속으론 아닌 사람이 있는데 그는 황조부를 존경하지 않습니다.”주지스님이 놀라며, “상상 외로 귀영위에 표리부동한 사람이 있다는 말입니까?”“권력욕이 있는 곳엔 어디나 아귀들이 따라다니지요.” 주지스님이 잠시 침묵하다가 고개를 들어 우문호를 향해 물었다. “그 사람은 누구입니까?”“적위명이 아닐까 합니다.”주지스님이 흠칫 놀라며, “그 사람이요?”우문호가 고개를 끄덕이며, “예, 그래서 저는 지금까지 황조부에게 보고 드리지 않았습니다.”“왕야께서 그리하신 것은 마땅히 할 일이었습니다!.” 주지스님의 얼굴색이 굳어지며, “지금 태상황 폐하께서 제일 의지하고 계신 것이 귀영위입니다. 만약 귀영위의 최고 지휘관이 배신했다고 태상황께 의심을 받거나 자신의 소문이 태상황 폐하 귀에 들어갔다는 걸 알면, 궁지에 몰린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4-10-29
더 보기

제 705화

지하감옥으로 간 주재상주재상이 다시 입을 열었다. “아 맞다, 왕야, 내일 왕비께서 명월암으로 가시니 왕야께서 괜히 따라 가셔서 사태를 곤란하게 만드시지 않는 게 최선입니다.”우문호가 의아한 듯 주재상에게: “그 일을 재상도 알고 계십니까?”주재상이 우문호의 어깨를 두드리는데 우문호가 키가 커서 두드리는데 좀 애를 먹고, “태상황과 본관 사이에 비밀은 없습니다. 이렇게 하지요, 제가 지하감옥에 가서 나장군을 한번 보고 오겠습니다. 앞으로 만약 그를 기용하려면 어쨌든 그가 건강해야만 하니까요.”우문호가 이 말을 듣고 내일 도대체 무슨 일이 발생할지 묻지 않고 예를 취한 뒤 자리를 떠났다.우문호는 정후부 대신 바로 초왕부로 돌아와 탕양과 상의했다.주재상은 우문호가 떠난 뒤 평상복으로 갈아입고 술병 두개를 들고 대리사(大理寺) 지하감옥으로 갔다.지하감옥은 컴컴하고 햇빛이 하나도 없다. 이곳의 옥졸은 여섯 시진(12시간)마다 교대하지만 나장군은 여기에 유배돼 온 것으로 7시진 이상 근무해야만 했다. 한 시진은 지하감옥 청소를 맡고 있기 때문이다.여기서 모든 사람들이 다 나장군을 괴롭히곤 한다.처음 간수장은 그래도 그가 대장군이었음을 존경해 여전히 예의 바르게 대했으나, 간수장이 승진해서 다른 곳으로 옮긴 뒤로 계속 새로운 사람들이 들어오면서,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엔 사람들은 나장군을 잡역부처럼 함부로 부려 댔다.이날도 분명 그는 이미 퇴근해도 되는데 범인 두사람이 새로 오는 바람에 적당한 곳에 배치해야 해서 간수장이 나장군에게 추가근무를 시켰다.나장군은 이미 며칠을 앓은 뒤라 몸이 매우 약해, 이날밤 간수장에게 사정해 조금만 일찍 갈 수 있게 해달라고 했지만 간수장에게 한바탕 야단만 맞았다.나장군은 무거운 발걸음을 이끌고 돌아가는데 밖에서 철문 소리가 들렸다.간수장이 자세히 보니 뜻밖에 감옥장이 머리가 온통 새하얀 노인을 데리고 들어오는데, 노인은 준엄하고 손에는 술병 두개를 들었으며 눈빛이 형형했다. 간수장은 오랜 세월 사헌부에서 잔뼈가 굵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4-10-29
더 보기

제 706화

주수보는 그의 모습을 보고 탄식했다. 그는 몹시 화가 나서 눈길도 주지 않고 그를 질책했다.“버러지 같은 놈, 이런 곳에 나장군(羅將軍)과 본관보고 앉으라는 말이냐?”간수장이 주수보가 이곳에 올 줄 어떻게 알았겠는가? 그는 울상으로 문 앞 작은 방을 청소했다. 탁자와 의자에 먼지를 모두 쓸고 닦고 나서야 고개를 숙여 들어갔다. 주수보는 나장군을 보며 “들어와 앉으시지요.”라고 말했다.나장군은 어두운 눈동자로 머뭇거리다가 말없이 들어왔다. 방으로 들어간 그는 앉지도 않고 조용히 주수보를 보았다. “볼 낯이 없네요. 재상께서 오지 않으셔도 됐습니다.”이 말을 들은 주수보는 옆에 있던 사람에게 문을 닫고 나가라고 명했다.“초왕이 나를 이리로 오게했습니다.”“초왕?”나장군은 고개를 쳐들고 고개를 갸우뚱했다.주수보는 손으로 아래를 가리키며 “앉으세요. 중요한 일이니 천천히 말씀을 드리겠습니다.”라고 말했다.나장군은 그가 자신을 모욕하러 온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자리에 앉았다.“죄를 지은 것에 대해서는 진심으로 사죄를 드립니다. 감히 독살을 하려고 하다니……”주수보는 그의 말을 끊고 “귀빈(貴嬪)이 억울하겠죠.”라고 말했다.나장군은 주수보의 말에 충격을 받은 듯 보였다. “천천히 말을 할 테니 잘 들으세요. 초왕이 조사한 바로는 당초에 황후 곁을 지키던 상궁 하나가 죽었고, 그 일은 사고로 귀빈과는 관련이 없다고 합니다.”주수보는 두개의 사발에 술을 따라서 나장군 앞에 밀었다.“사고라고요? 어떻게 사고죠? 독살이라면서요.” 나장군이 멍한 표정으로 말했다.“독 때문에 죽은 건 맞지요. 이거 보십시오. 호국사의 스님께서 쓰신 겁니다. 이 안에는 상궁이 왜 중독됐는지 설명이 나옵니다.” 주수보는 주머니 속에서 작은 편지를 꺼내 나장군에게 건넸다.“정말요? 정말 그렇다고요? 그렇기만 하다면 나씨 집안이 억울한 누명을 쓰지 않아도 되겠네요!” 나장군은 그것을 받아 들더니 눈빛을 반짝였다.주수보는 나장군의 손을 누르며 엄숙한 표정을 지었다.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4-10-29
더 보기

제 707화

원경릉은 그런 원용의가 신경이 쓰여 “무슨 일 있어?”라고 물었다.원용의는 원경릉의 물음에 대답을 하지 못하고 우물쭈물하다가 “왕비 언니……”라고 입을 열었다.원경릉은 그녀의 말을 끊고는 “왕비 언니라고 부르는 것은 좋지 않으니 차라리 원누이라고 부르거라.”라고 말했다. 원경릉은 왕비에게 언니라는 호칭이 이상하게 느껴졌다. “예 원누이, 우리 두 사람은 거의 같은 본관의 성(姓)을 가질 뻔했습니다.”원용의의 얼굴이 붉어졌다. “무슨 일이 있지? 왜 그래?” 원경릉이 웃었다.“예, 맞습니다.” 원용의의 붉어진 얼굴이 정상으로 돌아오더니 “제왕이 갑자기 경련을 일으키며 쓰러진 후에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정상으로 돌아왔습니다. 제가 그러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으니 제왕은 자신이 이상한 병에 걸렸다고 자기 목숨이 일 년밖에 남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왕비…… 아니 원누이, 혹시 이 증상을 듣고 병이 무엇인지 알 수 있습니까?”라고 물었다.“일 년의 시한부라고? 다섯째에게 그런 말을 못 들었는데……” 원경릉이 놀랐다.“아마 왕야께서는 모르실 겁니다. 제왕이 말하길 자신이 적자(嫡子)이기에 외부로 알려지면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 안 된다고, 황상과 황후께서만 알고 있다고 했습니다.”원용의의 말에 원경릉은 고개를 끄덕였다.“그것도 맞는 말이지. 제왕과 여덟째만 황상의 적자이니 만약 명이 짧다는 말이 조정에 퍼진다면 큰 영향을 주겠네. 하지만 이 때문에 제왕이 병을 숨기는 것은 이상해. 병에 걸렸는데도 제때 치료하지 않다니……. 황실에는 명의들이 많아. 제왕이 죽을 날을 받아놓고 기다리다니 말도 안 된다고.”“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달리 방법이 없습니다. 황상께서 그렇게 하라고 결정을 내렸다고 합니다. 제가 이리저리 생각을 해봤지만 뾰족한 수가 없어서 이렇게 원누이에게 자문을 구하는 겁니다.”옆에서 듣고 있던 사식이가 “원누이께서 제왕의 병이 무엇인지도 모르는데 치료가 되는 병인지 아닌지를 어떻게 압니까? 아니시면 다음에 한 번 진료를 보시겠습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4-10-29
더 보기

제 708화

원경릉은 원용의의 말을 듣고 그녀가 참 대단하다고 느껴졌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유유자적 여행을 떠날 결심을 하다니, 정말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인데 참 대단하구나.”“정말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사실 조모께서는 절대 안 된다고 하셨지만, 제가 원하는 일이고, 원누이께서도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확신이 생기네요!”“그래 하루라도 젊을 때 나가서 견문을 넓히는 것은 좋은 일이지.” 원경릉은 원용의의 결정을 응원했다.원용의는 그녀의 말에 용기를 얻었고 자신의 뜻대로 해야겠다는 결심을 굳혔다. 원경릉은 방금 자신이 내뱉은 말 한마디가 제왕의 미움을 살 것임을 당시에는 몰랐다. *마차는 명월암 쪽으로 가고 있었다. 날씨가 추워서 그런지 거리에는 사람이 보이지 않았고 바람이 불어 온통 나뭇잎들이 회오리치듯 날렸다. 원경릉은 마차의 장막을 걷어 밖을 보았다. 밖에는 몇몇 표국(鏢局)의 사람들이 화물을 싣고 지나갔다. 추운 겨울 분주하게 움직이는 사람들을 보니 무협 영화의 한 장면같이 보였다.명월암은 성 밖에 있으니 성문을 지나가야 했다. 시국이 좋아서 그런지 성문을 나가는 데도 별다른 검열이 없었다. 사식이도 머리를 내밀어 밖을 보았다. 추운 날씨에 탕양의 눈썹에 하얀 얼음이 맺힌 것을 본 사식이는 웃음이 터졌다. 탕양은 그런 사식이를 보고 웃으며 “겨울에 마차를 끌면 10년이나 늙는다니까!”라고 말했다. 그의 해맑은 표정에 마차 안에 있던 사람들 모두 함박웃음을 지었다.*명월암. 이곳은 십리정(十里亭) 근처에 위치해 있다.마차를 세운 후 산길을 굽이굽이 올라가야 하지만 그리 멀지 않아 금방 도착 할 수 있었다. 원경릉은 배가 많이 나와서 두 손으로 허리를 지지해야 오르막 길을 오를 수 있었다.다행히도 만아와 사식이가 그녀를 부축해주어 힘들지 않게 명월암에 도착했다.명월암의 암자 대문을 열고 들어서자 안쪽에서 비명소리가 들리며 난장판이 되어있었다. 비명소리를 들은 사식이와 만아는 즉시 원경릉의 앞을 막아 그녀를 보호했고 서일과 탕양이 뒤따라 들어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4-10-29
더 보기

제 709화

원경릉은 무릎을 꿇고 노부인의 상태를 확인했다. 호흡과 맥박이 멎은 것을 확인하자 고개를 돌려 만아와 사식이에게 “베개를 가지고 와서 빨리 노부인의 어깨를 받쳐!”라고 말했다.사식이는 “왕비, 이미…… 숨을 안 쉬는데……그럴 필요가……”라고 말했다.그런 사식이의 반응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원경릉은 “빨리!”라고 말했다.사식이는 옆에서 베개를 하나 가져와 노부인의 어깨를 받쳐주고는 어쩔 줄 모르는 표정으로 쪼그리고 앉았다.“목을 잘 받친 상태로 머리를 들어.”원경릉이 사식이에게 명령했다.사식이는 그녀의 분부에 따라 손으로 노부인의 목을 받쳐 기도가 열릴 수 있도록 머리를 들었다. 원경릉은 노부인에게 심폐소생술을 하기 시작했고 인공호흡도 했다. “감히 노부인의 옥체에 손을 대다니 무엄하구나!” 옆에서 누군가가 큰 소리로 원경릉을 호통쳤고, 많은 사람들은 노부인의 죽음을 믿기 힘들다는 듯 눈물만 뚝뚝 흘렸다. 비구니는 도둑을 잡으려고 밖으로 나왔지만 도둑은 이미 종적을 감춘 지 오래였다.탕양은 아수라장이 된 암사를 보고 화가 나서 “모두 입을 다무시오! 노부인의 목숨을 구하려고 하니 조용히 하시라고요! 어의가 알아서 잘할 테니, 다들 방해 마십시오!”라고 말했다.원경릉은 힘에 부치는 듯 탕양에게 손짓을 했다.“탕어른, 이쪽으로 오셔서 흉부를 압박하세요. 너무 빨라도 안되고 너무 느려도 안 됩니다.”탕양은 줄곧 원경릉의 동작을 지켜보고 있었기에 그녀의 말이 바로 이해가 갔다.원경릉은 탕양에게 심폐소생술을 맡기고 약상자를 열어 아드레날린을 꺼낸 후 만아에게 노부인의 기도가 열리게 인공호흡을 하라고 했다. 노부인이 쇼크를 일으켜 뇌손상 가능성이 있기에 사람을 시켜 밖에서 눈을 퍼다가 노부인의 머리를 덮게 했다.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원경릉의 지시가 어리둥절하고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그녀가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에 다들 영문도 모르고 그녀의 지시를 따를 수밖에 없었다.홀몸도 아닌 원경릉은 긴 시간 마차를 타고 이곳으로 오면서 체력이 이미 바닥이 난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4-10-29
더 보기

제 710화

비구니가 급히 들것을 준비하라고 사람들에게 말했고, 한숨을 돌린 원경릉은 일어나서 향을 피웠다. 그러자 회색 옷을 입은 나이가 지긋한 비구니가 원경릉 앞으로 나와 두 손을 모으고 합장을 했다.“아미타불. 당신은 부처님께서 보내신 보살입니다. 어서 안으로 들어와 쉬십시오.”원경릉은 정말로 피곤해서 두 눈이 감길 것 같았다. 노부인을 모시던 상궁은 놀란 표정으로 사식이에게 “저분께서 당신 집안의 부인이십니까?”라고 물었다.사식이는 웃으며 “예, 그렇습니다. 어서 가셔서 노부인을 잘 보살펴 주십시오.”라고 말했다.상궁은 탄식하며 “은혜를 베풀고도 보답을 바라지 않으시니 댁네 부인께서는 보살의 마음을 가졌군요.”라고 말했다.*원경릉은 몸도 녹일 겸 휴식을 취하기 위해 늙은 비구니의 안내를 받아 안으로 들어갔다.“저는 명월암의 주지입니다. 실례가 안 된다면 혹시 댁의 성씨가 어떻게 되십니까?”“부군은 다섯째로 스님께서는 저를 그냥 다섯째 부인이라고 부르시면 됩니다.”원경릉은 자신의 신분을 드러내지 않았다.탕양과 서일은 남자이기에 대전 밖으로 걸어 다닐 수 있었지만 뒤편 사랑방에는 들어갈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사람의 목숨이 달린 일이니 스님께서 노부인을 들것에 싣고 사랑방에 옮기도록 이번만 허락했다.서일과 탕양이 노부인을 내려놓고 떠나려고 할 때, 노부인이 손을 뻗어 서일의 손목을 잡았다. “나를 대신해서 댁네 부인께 감사의 말씀을 꼭 전해주세요. 괜찮다면 댁이 어디신지 알려주시지요…… 제가 감사를 표하고 싶어서요……”서일이 어쩔 줄 몰라 탕양을 바라보자 탕양이 웃으며 “노부인, 그럴 필요 없습니다. 인연이라면 나중에 만나게 되겠지요.”라고 말했다.노부인의 옆에 있던 상궁이 탕양에게 “방금 아까 누가 댁네 부인을 왕비라고 불렀던 것 같은데, 어떤 왕비이신지……”라고 말했다.탕양은 손을 저으며 “상궁께서 잘 못 들으셨습니다. 왕비가 아닙니다. 흠, 사내인 저희가 사랑방에 이렇게 오래 머무를 수 없으니 가보겠습니다. 노부인께서는 몸조리 잘하시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4-10-29
더 보기
이전
1
...
6970717273
...
305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