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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06화

주수보는 그의 모습을 보고 탄식했다. 그는 몹시 화가 나서 눈길도 주지 않고 그를 질책했다.

“버러지 같은 놈, 이런 곳에 나장군(羅將軍)과 본관보고 앉으라는 말이냐?”

간수장이 주수보가 이곳에 올 줄 어떻게 알았겠는가? 그는 울상으로 문 앞 작은 방을 청소했다. 탁자와 의자에 먼지를 모두 쓸고 닦고 나서야 고개를 숙여 들어갔다.

주수보는 나장군을 보며 “들어와 앉으시지요.”라고 말했다.

나장군은 어두운 눈동자로 머뭇거리다가 말없이 들어왔다.

방으로 들어간 그는 앉지도 않고 조용히 주수보를 보았다.

“볼 낯이 없네요. 재상께서 오지 않으셔도 됐습니다.”

이 말을 들은 주수보는 옆에 있던 사람에게 문을 닫고 나가라고 명했다.

“초왕이 나를 이리로 오게했습니다.”

“초왕?”나장군은 고개를 쳐들고 고개를 갸우뚱했다.

주수보는 손으로 아래를 가리키며 “앉으세요. 중요한 일이니 천천히 말씀을 드리겠습니다.”라고 말했다.

나장군은 그가 자신을 모욕하러 온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자리에 앉았다.

“죄를 지은 것에 대해서는 진심으로 사죄를 드립니다. 감히 독살을 하려고 하다니……”

주수보는 그의 말을 끊고 “귀빈(貴嬪)이 억울하겠죠.”라고 말했다.

나장군은 주수보의 말에 충격을 받은 듯 보였다.

“천천히 말을 할 테니 잘 들으세요. 초왕이 조사한 바로는 당초에 황후 곁을 지키던 상궁 하나가 죽었고, 그 일은 사고로 귀빈과는 관련이 없다고 합니다.”주수보는 두개의 사발에 술을 따라서 나장군 앞에 밀었다.

“사고라고요? 어떻게 사고죠? 독살이라면서요.” 나장군이 멍한 표정으로 말했다.

“독 때문에 죽은 건 맞지요. 이거 보십시오. 호국사의 스님께서 쓰신 겁니다. 이 안에는 상궁이 왜 중독됐는지 설명이 나옵니다.” 주수보는 주머니 속에서 작은 편지를 꺼내 나장군에게 건넸다.

“정말요? 정말 그렇다고요? 그렇기만 하다면 나씨 집안이 억울한 누명을 쓰지 않아도 되겠네요!” 나장군은 그것을 받아 들더니 눈빛을 반짝였다.

주수보는 나장군의 손을 누르며 엄숙한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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