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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 왕비의 모든 챕터: 챕터 741 - 챕터 750

3041 챕터

제 741화

손왕비의 말을 들은 태후는 머리끝까지 화가 치밀어 올랐다. “지금 당장 사람을 시켜 고지를 명월암으로 보내거라! 명월암에서 아이를 낳을 때까지 데리고 있다가 아이를 낳자마자 아이를 받고, 고지는 자유롭게 해 주거라! 그리고 위왕을 당장 입궁하라고 해라!”태후의 명령을 들은 손왕비는 위왕과 마주치기 싫어서 재빠르게 태후에게 인사를 하고 궁을 빠져나왔다. 그녀는 바로 정후부로 가서 태후의 결정을 원경릉에게 알렸다. 원경릉은 그 말을 듣고도 안도하지 못했다. 그녀의 마음속에는 시종일관 불길함 예감이 사라지지 않았다.그녀는 애써 마음을 다잡으며 고지가 집을 나가면 자연스레 위왕도 그녀의 뒤를 따라 나갈 테니 그 두 사람이 또다시 위왕비를 자극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해 다행으로 여겼다.엄마가 되고 나서야 엄마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다고, 원경릉은 자신의 배를 쓰다듬으며 당시 위왕비가 슬펐을 것을 생각하니 억장이 무너지는 것 같아 눈물이 주륵주륵 흘렀다. 원경릉은 엄마가 되고 나서야 알았다. 일평생 세상에서 제 목숨보다 소중한 것이 내 뱃속의 아이라는 것을……위왕비는 이성적인 사람이지만 아무리 이성적인 사람이라도 아이를 잃은 엄마라면 세상이 무너지는 듯한 슬픔에 죽을 만큼 아팠을 것이다. 게다가 그런 아이를 자신이 사랑하는 남편이 죽인 것이라니……지금 위왕비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원경릉은 손왕비를 보았다.“손왕비님, 지금 가서 위왕비를 만나보고 위로의 말을 전하는 게 어떻습니까?” “좋아요. 안 그래도 한 번은 가봐야겠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지금 위왕도 입궁해서 위왕부에 없을 테니 지금 가면 딱 좋을 겁니다.”그들이 정후부를 나서려고 하자 우문호가 도착했다. 진북후는 아직 경도로 돌아오지 않았으며 아마 며칠은 더 걸릴 것 같았다. 손왕비와 원경릉이 위왕부로 간다고 하자 우문호도 그들과 동행했다. 방에 들어가자 침상에 돌아누운 위왕비의 뒷모습이 보였다. 그들이 들어가 헛기침 소리를 내자 위왕비가 고개를 돌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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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42화

원경릉은 위왕비의 손을 잡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마음에 담아두지 말고 우리에게 얘기해도 됩니다. 손왕비님과 둘이 얘기하고 싶다면 제가 자리를 비켜드리겠습니다.”원경릉의 말을 듣고 위왕비는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 “초왕비, 전 괜찮습니다. 감사합니다. 정말로 감사해요.”“제가 한 게 뭐 있다고 그러십니까. 아닙니다.” 원경릉이 말했다. “아뇨. 많이 도와주셨습니다. 따듯하게 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위왕비가 한숨을 내쉬며 원경릉의 손을 꼭 잡고는 “이제부터 제 걱정은 하지 마세요. 제 인생에 바닥을 쳤으니 이제 남은 것은 올라오는 것 뿐입니다. 전 괜찮을 겁니다.”라고 말했다.그녀의 말을 듣고 원경릉은 안심은커녕 걱정이 더 됐다. 하지만 위왕비의 얼굴을 보니 휴식이 더 필요한 것 같아서 손왕비와 함께 위왕부에서 나와 각자 집으로 돌아갔다. *정후부로 돌아온 원경릉이 계속해서 한숨을 내쉬자 우문호는 그녀에게 “내가 나중에 둘째 형님과 셋째 형님을 불러다가 얘기를 좀 해봐야겠어. 셋째 형님이 뭐 때문에 위왕비에 대해 오해를 하고 있는지 알아볼게.”라고 말했다.“오해를 하면 뭐 하고 해명을 하면 뭐 해? 이미 막장까지 갔는데 무슨 소용이 있겠어? 솔직히 말해서 아무리 자기가 기분 나쁘다고 해도 뱃속에 아이를 유산시킨 것은 절대 용서받을 수 없는 일이야.”우문호는 처음보는 원경릉의 진지한 표정에 깜짝 놀랐다.“나는 셋째랑 달라 아무리 화가 난다고 해도 절대 너와 아이를 다치게 하지는 않을 거야.”“그 말을 듣고 평소 같았으면 너의 볼에 뽀뽀라도 했겠지만, 지금은 그럴 기운이 없네. 지금 위왕비가 걱정돼서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아.”“너무 걱정하지 마. 태후께서 셋째 형님을 부르셨으니, 태후께서 알아서 하시겠지. 위왕도 궁에서 나올 때는 새 사람이 되어있을 거야. 셋째는 어릴 적부터 정모비의 말을 잘 들었으니까 말이야.”“내가 지금 걱정하는 것은 위왕이 그녀를 어떻게 할까 봐 걱정이 되는 게 아니야. 난 그냥 위왕비가 아무렇지 않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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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43화

“고지랑 초왕비가 어떻게 같은 급이라는 말이야?” 태후는 화가 나서 손바닥으로 위왕의 뺨을 때리고 위왕을 죽일 듯 노려보며“그 계집의 몸에 들어있는 아이와 초왕비의 아이가 어찌 같은 급이라는 것이야! 신원 확인이 된 초왕비와 정체불명의 어디서 굴러먹던 여자가 어찌 같을 수 있겠어?”라고 말했다.“결론은 황조모께서 고지의 출신이 마음에 안 드신다는 거죠?”“출신?”태후가 기가 찬다는 표정으로 위왕을 보며 “전에 정비 최씨가 그 계집의 목숨을 구해준 적이 있지? 그 은혜를 이 따위로 갚는 것이야?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그 계집이 아이를 낳는 순간 내쫓아 버릴 것이니 그렇게 알거라! 왕부에 들일 꿈도 꾸지 마!”라고 말했다.위왕은 태후의 말에 주먹을 불끈 쥐고 이를 부득부득 갈았지만, 한 입으로 두 말하는 황조모가 아니기에 내심 두려웠다. 하지만 황조모가 손주를 바라왔기에, 아이만 태어나면 황조모도 고지를 아이의 어미로 받아줄 것이라는 생각 했다. 그는 최씨가 바람을 핀 사실을 황조모에게 말하고 싶은 충동을 참았다. 지금 그가 최씨에 대해 뭐라고 말해도 황조모가 믿을 것 같지 않았다. 출궁 한 후, 그는 위왕부에 공급되는 은사탄(銀絲炭)을 끊고, 음식도 입에 풀칠할 정도만 제공했다. 그는 왜 사람들이 위왕비를 감싸고도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사람들이 그의 앞에서 위왕비를 싸고돌 때마다 그의 마음속에는 반감이 들었다. 위왕은 위왕부에 가서 오씨 어멈에게 차갑게 말했다. “이 정도면 먹고 살만 하잖아. 추우면 이불 더 꺼내서 덮으면 되고, 명이 길다면 죽지는 않겠지.”오씨 어멈은 냉혈한 위왕의 태도에 화가 나서 눈시울이 붉어졌다.“왕야 어떻게 이러실 수 있습니까? 정말 너무하십니다!”“난 이제 저 사람과 아무 관련이 없는 사람이다.” 위왕이 말했다.*다음날 손왕비가 위왕부로 왔다. “태후께서 며칠 후에 고지를 명월암으로 보내라고 명을 내렸답니다!”손왕비의 말에 위왕비가 멍하니 그녀를 보며 “왜 명월암으로 가라고 하셨을까요?”라고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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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44화

위왕부에 다녀온 이후 원경릉은 무슨 일이 생길 것 같아서 며칠 내내 마음이 조마조마했다. 진북후가 드디어 경도에 왔다는 소식이 들리자 이번에도 황제는 친왕과 백관들로 하여금 성문으로 진북후를 마중하라고 명령했다. 진북후의 방문으로 친왕들이 분주하자 위왕은 고지를 명월암으로 데려다줄 수 없었다. 고지가 명월암으로 가는 것이 하루 늦춰지자 위왕은 은근히 기뻤다. 원경릉도 친왕과 백관들이 성문으로 가서 진북후를 마중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녀의 마음속에 진북후는 마치 유니콘 같은 존재였다. 소문으로만 듣던 이름을 현실세계에서 보게 되다니, 원경릉은 긴장이 된 나머지 한동안 위왕비의 생각이 나지 않았다. *그 시각 위왕부.잠에서 일찍 깬 고지는 위왕이 나간 후 몸을 일으켜보려고 했지만 도저히 눈이 떠지지 않았다. 한참동안이나 물 먹은 솜처럼 축 늘어진 채 잠과의 사투를 벌였다. 고지는 속으로는 일어나야지 하면서도 자꾸만 정신이 몽롱해져 잠에서 깨어날 수 없었다. 잠깐 정신이 든 그녀는 귓가에 들리는 소음 때문에 자신이 마차 안에 누워있는 것은 아닌가? 자신이 꿈을 꾸는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 하지만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감기는 눈꺼풀 때문에 점점 깊은 잠이 들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고지는 피부로 느껴지는 한기에 몸을 부르르 떨며 잠에서 깼다.찬바람에 뼈가 시렸고 귓가에는 윙윙 바람 소리가 들렸다. “고지, 정신이 드는 게냐?” 나긋나긋한 목소리에 고지는 눈을 번쩍 뜨고 주위를 살폈다. “위왕비……?”고지는 깜짝 놀라 목소리가 떨렸다.순간 그녀는 자신이 공중에 매달려 있다는 것을 느끼고 바닥을 내려다보며 놀라서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그녀는 성벽에 묶여 있었고 발아래에는 군중들의 시끄러운 소리가 들렸으며 멀리 서는 진북후를 영접하는 무리가 성안으로 줄지어 들어가는 것이 보였다. 상황을 파악한 고지는 비명을 질렀다. “고지, 무서워할 필요 없어. 내가 왕야에게 이 소식을 전했으니 그가 금방 너를 구하러 올 것이야.”위왕비의 손에는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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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45화

위왕비가 한 손으로 치마를 살짝 들추니 다리에서 피가 나고 있었다. 그녀는 소매주머니에서 흰 천을 꺼내 다리에 단단히 묶었다. 고지는 담담한 위왕비의 행동에 두려움이 엄습했다. “왕야 저를 빨리 구해주세요!”고지의 말을 기다리기라도 했다는 듯 말 한 마리가 성문으로 달려들어왔다. 위왕은 말에서 내리자마자 엉덩이에 불이라도 붙은 듯 빠르게 고지가 있는 곳으로 올라갔다. “최씨 너 지금 뭐 하는 거야!” 그의 얼굴에는 분노가 가득했고 목에 핏대가 서있었다. 고지는 위왕을 보고 긴장이 풀렸는지 울기 시작했다. “왕야! 저를…… 구해주세요!”“고지야!” 위왕은 매달려있는 고지를 보고 고개를 휙 돌려 성난 눈으로 위왕비를 노려보았다. 위왕비는 치마를 툭툭 내리며 천천히 일어나 날뛰는 위왕을 보았다. “가까이 오지 마세요. 만약 조금이라도 다가온다면 저 여자 몸에 바로 불을 붙일 겁니다.”“최씨, 고지를 건들기만 해 봐! 본왕이 너를 가만두지 않을 것이야!”겨울바람이 세차게 불자 성벽을 이루는 돌 사이 구멍으로 바람이 나왔다. 바람소리가 마치 귀신들이 울부짖는 것 같아 간담이 서늘해졌다. “날 죽이든 살리든 전 상관없습니다. 마음대로 하세요.” 위왕비가 어깨를 으쓱했다. “최씨, 너 도대체 원하는 게 뭐야? 고지는 임신을 했다고!”위왕은 위왕비에게 말을 하며 조심스럽게 다가가려고 하다가 그녀의 비녀가 고지의 목을 가리키는 것을 보고 발걸음을 멈추었다. 위왕은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발만 동동 굴렀다. “왕비, 저를 풀어주세요. 제가 꼴 보기 싫으시다면 바로 떠나겠습니다. 제가 왕야 옆에 있는 게 싫으시다면 제가 왕야도 떠나겠습니다!”고지가 소리쳤다.위왕비는 고지의 창백한 얼굴을 보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 “고지야, 내가 물어볼 게 있는데 바로 대답하거라. 그렇지 않으면 바로 불을 붙여버릴 것이니까……”“예, 왕비님 물어보세요.”“위왕이 내 아이를 유산하게 했던거 혹시 너는 알고 있었느냐?”고지의 얼굴에는 당황한 기색이 스치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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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46화

“무슨 환술? 환술에 누가 능하다고?”위왕이 놀란 얼굴로 물었다. “환술…… 참 웃기죠? 저도 환술에 걸려봤지만, 그때도 저는 제가 사랑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정확히 알고 있었습니다.”위왕비의 가느다란 목소리가 바람에 일렁였다.“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위왕이 소리를 질렀다. 위왕비는 그의 말에 대꾸도 하지 않고 고지를 바라보았다.“고지야. 혹시 나한테 환술을 쓴 적이 있느냐?”고지는 눈물을 흘리며 “왕비, 없습니다. 제가 멍청하게 남의 남자를 넘본 것입니다. 미안합니다. 제발 저를 놓아주세요.”라고 말했다. “너는 멍청해서 내 남자를 넘본것이 아니다. 그리고 난 너와 위왕이 같이 살든 뭘 하든 상관없어…… 네가 멍청하다고? 너는 머리가 좋아. 처음에 내가 널 봤을 때 난 네가 그런 여우 같은 여자인 줄은 몰랐지, 내가 너에게 환술에 대해 물었을 때 네가 나에게 했던 말 기억나니?”위왕은 눈물을 흘리는 고지의 모습을 보고 격분하여 주머니에 있던 은 덩어리를 들어 위왕비에게 던졌고, 위왕비는 속수무책으로 위왕이 던진 은 덩어리에 맞아서 이마에 피가 줄줄 흘렀다. 그러나 그녀는 쓰러지지 않고 버텼다. 은덩어리가 땅에 떨어지자 밑에 있던 백성들이 너도 나도 할 것 없이 그것을 줍기 위해 달려들었다. 그 순간 위왕비의 비녀가 고지의 손등을 찔렀다. 뾰족한 것이 피부를 관통하자 피가 튀었고 고지는 비명을 지르며 위왕비를 노려보았다. 위왕비는 표정하나 변하지 않은 채 까만 눈으로 고지의 눈을 응시했다.고지의 손목에서 난 피가 위왕비의 얼굴에 튀었는데도 위왕비는 눈하나 깜빡하지 않았다. 위왕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는 듯 입을 떡 벌리고 위왕비에게 소리를 질렀다. “최씨, 네가 이렇게 악독한 사람인 줄 내가 꿈에도 몰랐구나! 본왕은 네가 인자하고 덕이 있는 사람으로 여겼어!”위왕의 말에 위왕비가 조소를 띄었다. “인자하고 덕이 있다고? 지난 몇 년간 전 그런 사람이었죠.”“쓸데없는 소리 말고 고지를 풀어주거라! 도대체 원하는 것이 뭐야!”위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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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47화

“최씨, 자기 손으로 닭 하나 못 잡을 것 같은 연약한 여인네들이 네 편이라 좋겠네?”위왕이 원경릉을 보며 비아냥거렸다. 그 말을 듣고 화가 난 원경릉이 빠른 걸음으로 위왕에게 다가가자 원경릉을 부축하던 만아가 “왕비, 조심하십시오.”라고 말했다. “위왕! 고지가 당신에게 환술을 썼다는 거, 위왕비가 다른 남자와 내통했다고 환술을 썼다는 거! 그걸 알고도 이런 태도를 보일 수 있겠습니까? 고지의 환술에 홀려서 자기 새끼를 죽이다니! 아비가 되어서 그게 할 짓입니까? 피해자인 척은 그만하세요! 여기서 가장 큰 피해를 본 사람은 저 벼랑 끝에 앉아있는 위왕비라고요!”“무슨 헛소리를 짓거리는 게야! 순진무구한 고지가 환술을 써서 본왕을 홀렸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지가 환술을 쓰지 않았다면, 위왕이 한순간에 이렇게 돌변했겠습니까? 당초 고지는 위왕비에게도 환술을 썼고, 미리 물색해 둔 남자를 그녀에게 붙였지만, 위왕비는 위왕에 대한 사랑이 강해서 그 환술을 이겨냈습니다. 하지만 당신은 고지의 환술에 홀려 위왕비가 다른 사람과 내통했다고 믿어버렸고, 위왕비에게 변명의 기회도 주지 않고 그녀의 아이를 죽이고 지금은 위왕비까지 죽이려 하잖아요!”“……”“우문위! 당신은 사람도 아닙니다!”“헛소리 그만해! 본왕은 너의 입에서 나오는 말은 한마디도 믿지 않을 것이야!”위왕과 말이 통하지 않자 원경릉은 고개를 돌려 위왕비를 보았다. “위왕비! 거기서 내려오세요! 일단 내려오셔서 이 문제를 해결합시다!”“초왕비, 여기까지 와줘서 고맙습니다…… 끝까지 내 편이 되어주어 정말 고마워요……”원경릉은 그녀의 절망적인 미소를 보고 눈시울이 붉어졌다. ‘저 여린 몸으로 얼마나 아팠을까. 혼자 얼마나 많은 밤을 눈물로 지새웠을까.’“이렇게 죽기에는 억울하지도 않습니까? 이런 버러지 만도 못한 사람들 때문에 목숨을 희생하는 것은 옳지 않아요! 가족들과 부모님을 생각해 보세요. 그들은 당신을 아직도 사랑합니다. 당신이 죽으면 남은 가족들이 얼마나 슬퍼할지 생각하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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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48화

백성들은 떨어지는 위왕비를 보고 재빨리 피했다.그 순간 흰 옷을 입은 사람이 나비처럼 날아올라 그녀가 바닥에 닿기 전에 바닥에 엎드려 자신의 몸으로 위왕비를 받았다. 잠시 후 누구 몸에서 나온 피인지 모를 검붉은 선혈이 땅 위에 퍼졌다.원경릉은 바닥에 퍼진 피를 보고 온몸이 얼어붙었다. 그녀는 소매에서 태상황이 하사한 어장을 꺼내 위왕에게 달려들었다. 위왕은 어장에 맞으면서도 떨어진 위왕비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하였다. 원경릉은 온 힘을 다해 그의 머리를 내리쳤고 위왕은 피를 흘리며 무릎을 꿇고 쓰러졌다. “왕야!” 고지가 깜짝 놀라 원경릉을 노려보았다.원경릉은 멈추지 않고 어장을 휘둘러 고지를 때렸다. 사실 원경릉은 그녀가 때리고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몰랐다. 그녀는 위왕비가 자신의 눈앞에서 자살을 했다는 충격에 혼란스러워 어장을 꺼내 휘두른 것이다. 만아가 그녀를 끌어당겨 자리를 옮기고서야 원경릉은 바닥에 앉아 숨을 헐떡이며 터질듯한 가슴을 부여잡았다. 그녀는 처음 겪는 일에 충격이 가시지 않는 듯 눈을 질끈 감고 관자놀이를 붙잡았다.‘위왕비가 잘못한 게 뭐지? 그녀에게 죄가 있다면 한 남자를 진심으로 사랑한 죄밖에 없을 것이다.’원경릉은 너무 슬퍼서 눈물이 나오지 않았다. “왕비께서 아직 숨이 붙어 있으십니다!” 아래에서 사식이의 외침이 들렸다. 원경릉은 그 소리를 듣고 자신이 임산부라는 사실도 잊은 채 벌떡 일어나 뛰어가려고 했다. 만아는 놀라서 그녀를 부축하며 함께 내려갔다. 원경릉은 백성들이 보지 않게 성벽을 내려가며 몰래 약상자를 꺼냈다. 약상자가 순식간에 커지는 것을 본 만아는 하마터면 놀라서 자빠질 뻔했다.위왕비의 몸은 사식이의 품에 안겨 있었고, 위왕비의 아래에 깔려있던 흰 옷을 입은 남자는 온몸이 피로 물든 채 위왕비의 머리를 손으로 감싸고 있었다. 그 남자는 피를 많이 흘려 얼굴이 창백해진 상태였음에도 불구하고 자신보다 위왕비를 더 신경 쓰고 있었다. 원경릉은 약상자를 내려놓고 재빨리 지혈침을 놓고 흰옷을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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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49화

“우문위, 너는 이 여인과 혼인을 했으면 끝까지 소중하게 여겼어야지! 이 여인은 모든 것을 포기하고 너를 선택했다고! 네가 감히 이 여인을 버리고 다른 여인에게 눈을 돌려?”“안청양(安青陽)!”위왕이 청양군을 보고 소리를 지르며 달려갔다.두 사람은 엎치락 뒤치락 우열을 가릴 수 없을 만큼 싸웠다.흰 옷을 입은 남자가 위왕의 방해를 막자 원경릉은 사내들과 함께 들것으로 위왕비를 데리고 정후부로 갔다. 위왕비는 원경릉이 초기 대처를 잘해서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다. 청양군의 도움으로 원경릉은 안전하게 위왕비를 옮기고 원경릉은 위왕비의 옷을 벗기고 자세하게 진찰을 시작했다. 다행스럽게도 원경릉이 생각했던 것만큼 심각한 수준은 아니었다. 위왕비는 정신을 잃었고 그 옆에 원경릉은 지쳐서 손하나 까딱할 수 없었다.손왕비가 위왕비와 원경릉을 보러 문안을 왔다가 조용히 위왕비를 상황을 살피고 원경릉에게 몇 마디를 했다. “위왕비가 살아있어 천만다행입니다.”손왕비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위왕비는 살고 싶었습니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위왕비가 연약하다고 생각할 텐데, 저는 그녀가 매우 강하다는 것을 잘 압니다. 그녀는 살려고 몸부림치고 있습니다.”“압니다. 위왕비가 고생했을 걸 생각하면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손왕비가 눈물을 흘리며 그녀의 손을 잡았다.원경릉은 만약 우문호가 위왕처럼 원경릉을 오해하고 다른 여자에게 미혹되어 앞을 제대로 보지 못한다면 자신은 살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최씨네 집안사람들도 정후부로 찾아왔다. 집안 어른과 최대인도 들어와 원경릉에게 무릎을 꿇고 위왕비를 구해 준 은혜에 감사를 표했다. 원경릉은 키가 190cm정도 되는 중년 남자가 슬픈 얼굴로 원경릉에게 절을 하자 그녀는 마음 한편이 무거워졌다. ‘위왕의 죄가 크다……’최대인께서 무릎을 꿇자 최씨 집안사람들이 자세를 고쳐 앉았고, 나이가 지긋한 노부인까지도 원경릉 앞에 무릎을 꿇어앉았다. 최씨 집안 사람들 틈으로 울음소리가 간간이 들려 나왔는데 그 소리가 어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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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50화

“모셔오거라!”원경릉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잠시 후, 온몸이 피투성이가 된 남자가 들어왔다. 원경릉은 들어오는 그 남자를 자세히 보았다. ‘풍채도 좋고 외모도 위왕보다 뛰어난 청양군을 놓치다니…… 위왕비도 참……’그의 눈동자가 깊고 풍겨오는 아우라가 어마어마한 남자였다. 원경릉은 청양군의 평판이 좋다는 서일의 말이 단박에 이해가 갔다.“초왕비를 뵙습니다!” 청양군이 말했다.“들어오세요. 청양군.” 원경릉이 고개를 숙이고 그를 맞이했다.청양군은 손을 저었다. “저도 집으로 돌아가 옷도 갈아입어야 하고 입궁도 해야 해서 앉아 있을 시간이 없습니다. 전 그저 위왕비의 상태를 묻고자 한 겁니다. 위왕비는 괜찮으십니까?”“위왕비께서는 목숨을 부지했습니다. 어쩌면 금방 좋아질지도 모르겠네요. 한 번 들어가서 보시겠습니까?”청양군의 눈빛이 반짝였지만 그는 고개를 저었다.“아닙니다. 괜찮다는 것만 알면 됩니다. 그럼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그는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인사를 하고 떠났다. ‘저렇게 생각이 깊은 남자를 놓치다니…… 복을 제대로 걷어찼구나.’사식이가 원경릉의 속마음을 읽었다는 듯 조용히 그녀의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위왕비께서 청양군과 혼인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원경릉은 쓴웃음을 지었다. “이 세상에 여자는 시집가면 끝이구나. 이 시대에 좋은 신랑감을 만나서 혼인을 하는 게 팔자를 고칠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게 딱 맞아.”그녀는 한숨을 내쉬며 “위왕비가 성벽에 앉아 있을 때, 위왕은 왜 그녀를 자극했을까요? 도무지 알 수가 없네요. 비록 오해 때문이라고 하지만 위왕비는 위왕이 한 때 사랑했던 여인이잖아요.”라고 말했다.“왕비, 고지의 환술법은 팔찌 방울이 아니라 눈에 있었습니다. 위왕비가 뛰어내리기 전에 고지가 눈으로 환술을 쓴 것이지요.”만아가 말했다.“눈? 어떻게 눈으로 환술을 쓴 거지?”원경릉은 의아한 표정으로 만아를 보았다.만아는 환술이 자신이 알고있던 신장 최면술과 같다고 여겼으나 지금 보니 차이가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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