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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 왕비의 모든 챕터: 챕터 761 - 챕터 770

3041 챕터

제 761화

나귀빈 사건을 다시 보다명원제가 웃으며, “자네가 주지와 말다툼할 게 뭐가 있어? 자네가 아무리 박학다식해도 주지를 당해낼 수 있을까?”“학식이 아니었습니다. 상식이었지요. 어제 날씨가 추워서 동자승에게 따듯하게 숯을 더 때라고 하니 글쎄 주지스님이 숯화로도 중독이 될 수 있다고 하지 뭡니까.”명원제가 웃으며, “숯화로가 중독을 시킨다고? 불가능한 것도 아니지. 누가 안에 독을 넣으면 중독 시킬 수도 있지 않은가?”냉정언이: “폐하도 그렇게 생각하시죠? 하지만 주지스님이 고집을 부리지 뭡니까. 좁은 방에 숯화로를 피워 두기만 하면 독을 타지 않아도 중독이 된다는 거예요. 문과 창문을 닫아서 공기흐름을 막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하더군요. 허나 신은 이 말을 인정할 수가 없습니다. 숯화로로 난방을 한 역사가 유구한데 어째서 그동안 죽은 사람을 못 봤습니까?”“그렇지.” 명원제가 눈에 띄게 건성으로, “어째서 숯화로를 피운 사람이 죽은 걸 못 봤지? 일반 백성 집에 온돌이 되는 집이 어디 있어? 전부 화로에 의지해서 난방을 하지.”냉정언이: “소신도 그렇게 반박했습니다.”“그런데 주지가 뭐라고 하던가?” 명원제가 찻잔을 내려놓고 냉정언을 쳐다봤다.냉정언이 피식 웃으며, “강조하기 시작하더군요, 방이 좁아야 하고, 공기가 유입돼서 순환하면 안된다고. 일반 백성들 집은 대부분 대류 구멍이 있는데다 문도 꽉 닫히지 않고 아무리 잘 닫아도 나무문은 밀폐되지 않는다 더군요. 주지 스님 말로 궁 안에 태감 궁녀가 사는 곳에 숯화로를 피우면 사람이 죽을 수도 있다고 했어요. 왜냐면 방이 좁고 창문은 막혀 있는데다 철문이니 진정한 밀폐공간으로 바람이 통하지 않는다고요.”명원제의 안색이 변하며, “주지가 그렇게 말했단 말이냐?”냉정언이 웃으며: ”하오나 폐하 믿으시면 안됩니다. 그건 절대로 불가능하니까요.”명원제의 표정이 이상하게 변하기 시작했다.냉정언이 간 뒤 황제는 목여태감을 불러 들여 몇 마디 분부를 내렸다.목여태감이 듣고 당황해서, “사형수를 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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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62화

나귀빈 무죄의 대가나귀반은 무죄였다.황제가 직접 자신의 당초 판결을 뒤엎어 나귀빈은 황후를 암살하려고 하지 않았으며 그 상궁은 숯을 피우다 죽었다는 것이다.이 판결이 궁중에 선포되자 조정대신은 한바탕 난리가 났다.황제가 이런 시기에 자신의 당초 오판을 시인하는 것이 다소 부적절한 것은 아닐까? 이런 중요한 시점에 진북후의 기세가 등등해 하늘을 찌르는데 말이다.하지만 명원제의 뜻은 북당에서는 단 한 건의 사건도 억울한 판결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것이었다.황제의 오판으로 나귀빈이 억울한 죽음을 당했고, 나씨 집안 사람을 거의 몰살시켜 집안을 산산조각 냈다. 그래서 황제는 자책하는 의미로 스스로에게 벌로 곤장 80대를 내렸다.기왕은 효심이 지극하여 어전에 무릎을 꿇고 아바마마의 고충을 나누겠다며 15대를 맞았다.안왕도 바로 나와 15대를 맞고,손왕도 비실비실 나와 15대를 맞고,예친왕도 같은 배에서 난 동생으로 역시 10대를 맞았다.사람들은 다들 우문호를 쳐다봤다.제왕과 회왕은 오지 않았고 여덟째와 아홉째는 어전에 나오지 않았다.우문호는 오늘 어전에서 나귀빈 사건을 다룬다는 것을 알고 아침 일찍 조정에 출사했다.하지만 이런 상황이 닥칠 거란 건 몰랐으며 우문호는 사실 맞을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 더 맞았다간 엉덩이가 남아 나지 않을 것이다.주재상이 우문호 앞에서 고개를 돌려 아무렇지도 않게 우문호를 흘끔 보고, “왕야 차례십니다.”우문호는 급한 나머지 목에 신물이 올라올 지경인데, “서두르지 말게, 내가 세 볼 테니.” 우문호가 손가락을 접으며 중얼거리길, “큰형이 15대, 둘째 형이 15대, 넷째 형이 15대, 황숙이 10대, 그러면 총 55대로 80대에서 55대를 빼면……”주재상이 호기롭게: “왕야, 아직 15대 남았습니다.”우문호는 머리가 복잡해서 얼굴이 아주 새하얘지는데 15대도 많다. 전에 아팠던 것도 아직 채 낫지 않았고 5대면 좋을 텐데, 우문호가 고개를 드니 아바마마가 엄숙한 눈빛으로 자신을 보고 있는 것이 위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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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63화

매를 맞고 돌아온 우문호우문호는 끌려서 들어갔다. 두 다리는 이미 설수 없었고, 아예 매를 맞아 죽었는지 하반신이 움직여지지 않아 금군이 반은 부축하고 반은 질질 끌다시피 데리고 들어갔다.정전 문 앞에 대신들이 보니 주재상은 상냥한 미소를 지으며 우문호가 끌려 갈 때 친절하게: “왕야 괜찮으십니까?”하고 묻기까지 했다.우문호가 이를 갈며: “안 죽었네, 재상의 큰 은혜 잊지 않겠네.”“기억하셔야죠, 당연히 기억하셔야죠. 오늘 이 일은 왕야께서 제일 큰 공을 세우셨습니다.” 재상이 눈을 가늘게 뜨고 웃으며 말했다.우문호가 순간 확 죽여버릴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힘이 없었다.명원제가 어명을 내려 모든 왕야는 약을 바른 뒤 왕부로 돌아가 쉬도록 했다.탕양이 우문호가 돌려 보내져 마차에 엎드린 것을 보고 화들짝 놀라서 이유를 묻는데 우문호가 증오가 가득한 말투로: “잘못은 아바마마께서 했는데, 왜 맞는 건 나야?”탕양이 가슴 아파서, “아이고, 우리 왕야, 왕야 엉덩이는 어째 이리 하루도 고생하지 않는 날이 없습니까? 왕비께서 아시면 또 얼마나 애가 타시겠어요.”“말하지 마.” 우문호가 몸을 일으키자 탕양이 부축하며 마차에서 내렸다.“아마 말하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왕야께서 오늘 하루 안 가셔도 왕비마마께서 애가 탈 걸요.” 탕양이 말했다.그 뿐 아니라, 탕양은 또: “게다가 서일의 주둥이도 다물게 못하지요, 제아무리 신신당부를 해도 왕비마마께서 한마디 추궁하시면 바로 열 테니까요.”우문호가 이를 악물고 고통을 참으며, “우선 이 일을 얘기하지 말고, 넌 좀 좋은 약을 찾아봐. 이 궁에 약은 도대체 뭐길래 화끈거리는 게 오히려 전보다 더 아파.”탕양이 우문호를 부축하고 들어가서 살펴보고는 이상하다는 듯: “어째서 갈은 생강을 발랐지요? 이러니 당연히 화끈거리고 아플 수 밖에 없지요.”“갈은 생강?” 우문호가 열이 뻗쳐서, “목여태감이 직접 내게 보내온 약인데 왜 갈은 생강이지? 다진 마늘도 바르지 왜? 날 잘 구워서 먹으면 되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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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64화

우문호가 맞은 걸 안 원경릉원경릉이 오늘 종일 우문호가 오지 않는 것에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은 게, 진북후가 돌아왔으니 우문호도 분명 조금 더 바빠졌을 것이기 때문이다.원경릉은 위왕비 상처를 치료해 주었다. 위왕비는 원래 이마에 상처가 있었는데 제대로 치료하지 못해 고름이 생기고 상처가 덧나며 처참한 상황이었다.의례태감이 정후부에 와서 성지를 전하고 합의 이혼을 허락하며 정화군주로 책봉하겠다는 말을 했다. 하지만 의례태감은 위왕이 직접 위왕비에게 사죄하라는 어명도 얘기했다.원경릉은 줄곧 위왕이 올 때를 걱정한 것이 위왕비를 자극하게 되지 않을까 해서였다.아마도 위왕은 이미 북군 군영에 도착했을 것이라며, 두사람이 만나지 않길 바라며 원경릉은 비로소 마음을 놨지만, 사람을 시켜 확인하지는 않은 것이 지엽적인 문제가 생길 까봐 였다.성벽에서의 순간은 원경릉에게 매우 큰 심리적 상처였으니, 정화군주는 말할 필요도 없다.정화군주의 상처는 점점 나아서 거의 집에 돌아갈 수 있을 정도였지만 정화군주는 정후부에 며칠 더 남고 싶어 해서 원경릉의 의사를 물었다.원경릉도 당연히 정화군주가 친정으로 돌아가면 집안사람들의 애처로워 하는 시선과 조심스런 태도를 맞닥뜨리게 될 것을 알고 최씨 집안 사람들에게 며칠 더 있어야 걸을 수 있다고 했다.최씨 집안은 요즘 원경릉이 말하는 대로 고스란히 믿어서 며칠 더 있어야 한다니 며칠 더 기다렸다.원경릉이 정화군주 처소에서 나와 형녕각으로 돌아오니 만아가 기상궁을 맞아들이는 게 보였다.기상궁의 얼굴색이 하얗게 질려 있고 거의 뛸 듯이 들어와 얼굴 근육이 경련하는 것이 상당히 긴장한 듯했다.“왕비마마,” 기상궁이 원경릉을 보고 예를 취하는 것도 잊고 다급하게: “왕야께서 궁에서 매를 맞으셨습니다. 지금 초왕부에서 상처를 치료하고 계세요.”기상궁은 마음이 급해서 그만 서두르지 말고 이 일은 잘 돌려서 말해야 한다는 탕양의 신신당부를 잊어버리고 왕비를 놀라게 하고 말았다.원경릉이 듣더니 과연 애가 타고 열이 뻗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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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65화

우문호를 찾아 달려간 원경릉원경릉은 그 자리에서 눈물을 흘리며, “이번엔 또 뭐 때문인데?”우문호가 손을 뻗어 원경릉을 불러 앉히고: “이번은 나 뿐만 아니고 다른 친왕에 예친왕 전하도 맞았어, 우린 다 잘못이 없지만 나귀빈의 사건이 처리되어 아바마마께서 자책의 의미로 80대를 맞기로 하셨는데 그건 안될 말이라며 우리가 나눠서 맞은 거야. 그나마 내가 제일 적게 맞은 셈이야.”“친왕 몇명이 맞았는데?” 원경릉이 우문호 곁에 앉아서 치료한 상처 위에 다시 또 난 상처를 보고 탕양에게 상처에 면보를 덮어 이불에 피가 묻지 않게 했다.원경릉은 화도 나고 가슴이 아프기도 해서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큰형, 둘째형, 넷째형, 그리고 황숙, 그리고 나까지 5명.” 우문호가 말했다.원경릉이 눈물을 닦으며, 탕양의 동작이 약간 거친 것을 보고 얼른 가서 도우면서도, 조심스럽게 바람을 부쳐 주며 묻는 것을 잊지 않고: “5명이 80대를 나눠 맞았는데 왜 왕야가 25대야? 어떻게 계산해도 이상해. 왕야 말로는 왕야가 제일 적게 맞았다며? 25대는 어떻게 해도 제일 적을 수는 없어.”우문호가 임기응변으로: “80대에 비해서는 작다는 뜻이었지”원경릉의 추궁 끝에 주재상에게 한 방 먹었다고 사실대로 말했다.원경릉은 진심으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다.이 일은 따질 데가 없는 것이 주재상이든 황제든 한 손가락으로 우문호 부부를 개미 죽이듯 눌러 죽일 수 있는 사람들이다.억울한 일을 당하는 건 당하는 거고, 당하기 싫어도 당해야 한다.금군이 원경릉이 돌아왔다는 것을 알고 안으로 들어와 원경릉에게 잠깐만 보고 돌아가야 한다고 했다. 성지를 어겨서는 안된다는 것이다.원경릉은 화가 머리끝까지 올랐는데 이 말을 듣고 악다구니를 하며, “가서 폐하께 알려요, 내 목을 자르면 그만이지 왜 내 남자를 때려서 이 꼴을 만들어 놓고, 내가 간호하는 것도 곁을 지키는 것도 안된다는 건가요?”원경릉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자신이 이렇게 악다구니를 하며 억지를 부리는 날이 올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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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66화

원경릉은 그럴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적어도 나귀빈은 억울한 누명을 벗게 되었고 나씨 집안사람들 모두 연좌제를 사면받았다. 우문호는 그녀의 손을 잡고 “울지 마. 난 괜찮으니까.”라고 말했다.원경릉은 쉰 목소리로 “그렇게 아프면 진통제라도 놔줄까?”라고 물었다.“그렇게 아픈 건 아니지만, 진통제가 있다면 맞는 것도 나쁘지 않겠네.”우문호가 주사를 놓아달라는 것은 확실히 아프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살갗이 찢기고 터졌을 텐데 어찌 아프지 않을 수 있겠는가.원경릉은 그에게 진통제와 소염제를 놓아 염증이 나지 않게 했다. 오늘 밤, 어찌 됐든 옥제께 미움을 사지 않기 위해서는 나갈 수 없었다. 원경릉은 저녁도 먹지 못했기에 국만 몇 술 먹고는 그릇을 치웠다. 우문호는 침상에 엎드려 음식을 먹었다. 그는 힘에 부쳐도 다른 이에게 먹여달라고는 하지 않았다. 하지만 점점 힘이 빠지는 팔꿈치 때문에 나중에는 그릇에 머리를 박고 돼지처럼 먹을 수밖에 없었다. 그 모습을 본 원경릉은 안쓰럽고 딱한 마음이 들어 고개를 돌려 눈물을 흘렸다. “이리 와 내가 먹여줄게.”우문호는 그런 원경릉의 마음을 알고 웃었다. “좋아, 먹여줘. 너 한 입 나 한 입 번갈아 먹자.”원경릉은 그의 입에 음식을 넣어주며 “난 배불러서 너 많이 먹어.”라고 말했다. “맛있다. 곤장을 맞을 만한 가치가 있었어! 그렇게 얻어맞고나니 이렇게 아름다운 여인이 내 옆에서 시중을 들잖아?” 우문호가 철없는 미소를 지으며 그녀를 보았다.“이게 그렇게도 좋아? 이 모양으로 어떻게 정후부로 날 보러 오겠어?”“다른 사람한테 부탁해서 데려다 달라고 하면 돼.” 우문호가 아픈 몸으로 꾸역꾸역 그녀가 주는 음식을 받아먹으며 “다른 데는 다 괜찮은데 목이랑 코가 막혀서 힘들어.”라고 말했다.원경릉은 밥을 먹은 후 사람을 불러 둥근 베개를 가져다 달라고 해서 그의 이마와 턱을 받쳤더니 그의 호흡이 한결 편안해졌다. 식사를 마친 후 구사가 들어와 시중을 들었다. “왕야도 참 바보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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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67화

구사는 ‘오’하는 소리를 내며 고개를 돌렸다. “왕비께서는 언제 돌아오셨습니까?”구사는 우문호만 신경 쓰느라고 왕비가 있다는 것을 보지 못했다. “아까부터 여기 계속 있었습니다.”원경릉이 힘없이 대답했다.원경릉은 나한 침상 가장자리를 붙들고 내려오더니 다급하게 물었다. “황상께서 내일 위왕을 데리고 정화군주에게 사과하라고 하셨다고요?”“예, 만약 위왕이 안 간다고 하면, 억지로 끌고 가야 하는데 그게 참 힘든 일이거든요.” 구사가 말했다.원경릉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황상께서도 어찌 그런 부탁을…… 그가 가기 싫다고 하면 안 가면 되지, 그렇게 끌고 가서 하는 사과가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사과 자체가 의식이지요. 황상께서는 부부 싸움이나 서로 원한을 품지 않도록 분명하게 따져야 한다고 했습니다.”원경릉은 침상에 앉아 구사를 바라보았다.“위왕이 가기 싫어할 텐데, 강요하지 마세요.”우문호는 그녀가 앉아 있는 것을 보고 그녀의 손을 잡아서 자신의 등에 올려놓았다.“경릉아 등이 가렵다. 날개 뼈 아래 좀 긁어줘…… 어 그래 거기!”원경릉은 우문호의 등을 긁어주며 구사에게 말했다. “정화군주의 정서가 안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제 생각엔 지금은 시기상조 같습니다. 추후에 사과를 해도 늦지 않을 텐데…… 그리고 사과 한 마디로 모든 게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구사, 황상께 말씀을 드려보는 게 어떻습니까?”원경릉의 말을 듣고 구사는 웃었다. “왕비님, 소인을 과대평가하시는 거 아닙니까? 황상께 제가 어찌 그런 말씀을 드리겠습니까…… 냉대인이라면 모를까.”“냉정언 대인?”“예.”원경릉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아니면, 냉대인을 여기로 오시라고 하는 건 어때?” 원경릉이 우문호를 보며 물었다.“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우문호가 물었다.“난 군주가 더 이상 충격을 받는 게 싫어. 목숨을 겨우 부지하고 마음이 좀 풀렸을 텐데…… 그녀는 정서장애가 있으니, 만나기 싫은 사람을 만나면 역효과가 날 거야.”그 말을 들은 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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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68화

원경릉은 냉정언의 선택이 독단적인 선택이라고 생각했다. “생사의 갈림길에서 겨우 살아 돌아온 그녀에게 어떻게 이럴 수 있습니까? 지금 위왕을 보면 위왕이 자신의 아이를 죽였다는 생각이 들 겁니다. 그녀 마음속에 자식을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은 어떻게 할 겁니까?”냉정언은 고개를 저으며 “왕비, 그건 왕비의 생각 아닙니까?”라고 말했다.그의 말에 의자 팔걸이에 걸친 그녀의 손목의 힘줄이 도드라졌다.“제 생각입니다. 저도 아이를 가진 엄마로서 누군가가 제 아이를 죽인 사람이 뻔뻔하게 찾아와 사과를 한다면…… 그건 저를 두 번 죽이는 일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저 같으면 내 아이를 죽인 원수를 두 번 다시는 보고 싶지 않을 것 같습니다.”냉정언은 격분하는 원경릉을 보고 그녀와 더 이상 얘기는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옆에 우문호를 보았다. “왕야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우문호는 냉정언의 질문에 놀랐다. 그가 여인의 마음을 어찌 이해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곧 세 아이의 아버지가 될 우문호는 원경릉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만약 우문호라면 자기의 자식을 죽인 원수에게 똑같이 죽음으로 복수할 것이다. 그러나 그는 정화군주가 셋째를 만나 한바탕 소란을 피우는 것도 좋은 일이라고 생각했다. 뺨을 때리거나 칼을 휘둘러도 그 모든 것은 셋째가 마땅히 받아야 할 죄라고 생각됐다. “부황께서 그렇게 명령을 내리셨다고 하니 그렇게 합시다. 정화군주가 위왕이 꼴도 보기 싫다고 한다면 셋째를 끌고 나가면 그만이지 않습니까?” 우문호가 냉정언을 보며 말했다.원경릉은 엄마가 되어보지도 않은 세 남자의 결정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렇다고 원경릉이 황제를 만나러 갈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그녀는 어쩔 수 없다는 듯 구사를 보며 “내일 위왕을 잘 지켜보세요. 만약 위왕이 그녀의 심기를 거슬리게 한다면 바로 기절시켜서 끌고 나오세요.”라고 말했다.“왕비 그 부분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구사가 말했다. “내일 제가 좀 일찍 가서 저도 그곳에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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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69화

고열이 계속되자 우문호는 정신이 오락가락했다. 만아는 원경릉 옆에서 수건 짜는 것을 도왔고, 서일은 우문호를 들어서 외풍이 들지 않는 곳으로 옮겼다. 겨우 물 한 모금을 마시고 링거를 맞은 우문호는 한참 후 고개를 들어 원경릉을 보았다. “경릉아, 나 못 참겠어.”온몸에 상처 투성이인 우문호는 화장실에 가는 것마저도 힘들었다. 서일이 요강을 들고 오자 우문호는 화를 내며 “그런 건 필요 없다! 본왕을 화장실로 옮겨줘.”라고 말했다.“안돼, 움직이면 많이 아플 거야. 오늘은 이거 쓰고 내일부터는 화장실로 데려다줄게.”원경릉이 말했다.우문호는 고집을 부리며 화장실로 가겠다고 했다. 화장실은 멀지 않은 곳에 있었지만, 한 걸음 걷기도 힘든 우문호에게는 무리였다. 서일은 요강을 들고 어쩔 수 없이 원경릉을 보았다. “왕비, 저와 탕대인이 부축해서 다녀오겠습니다.”원경릉은 만아를 시켜 탕양을 불러오라고 했다. 탕양과 서일은 우문호를 부축해서 나갔다가 잠시 후 들어왔다. 화장실에 다녀온 우문호는 아파서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눈꺼풀을 파르르 떨었다. 원경릉이 다시 체온을 재자 39.3도 해열제를 먹어도 체온이 잘 떨어지지 않았다. 그녀는 약을 추가했고 링거도 바꿨다. ‘체온이 너무 높은데……’원경릉은 원래 정후부로 돌아가려고 했으나 우문호의 고열이 계속되자 정후부로 돌아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녀는 사식이를 정후부로 보내서 무슨 일이 생기면 바로 전하라고 했다. 원경릉의 말에 사식이가 급히 정후부로 갔다. 점심쯤이 지나서야 우문호가 땀을 한 바가지를 흘리더니 열이 내리기 시작해다. 원경릉은 안도감에 자리에 주저앉았다. 그것도 잠시. 원경릉은 쉴 엄두도 내지 못하고 마차를 준비해 바로 정후부로 돌아가려고 했다. 그녀가 마차에 올라타기도 전에 저 멀리서 사식이가 급히 말을 타고 달려오는 것이 보였다. “원누이! 사고가 났습니다! 위왕이 정화군주를 때렸습니다!”그 말을 듣고 원경릉이 놀라서 쓰러질 뻔한 것을 만아가 붙잡았다. “어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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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70화

“위왕은 지금 어디에 있어?”원경릉이 물었다. “아직 정후부에 계십니다. 어찌나 고집이 센지, 구사도 끌고 갈 수가 없다고 했습니다.”사식이가 한숨을 쉬었다. “구사도 어쩔 수 없다고?” 원경릉이 놀랐다.사식이는 고개를 저었다. “위왕이 구사의 장검을 빼앗아 휘두르는 마당에 구사도 어찌할 방법이 없었습니다. 상황을 지켜보다가 안되겠다 싶어서 제가 바로 왕비께 이 소식을 전하러 왔습니다.”*마차가 정후부에 도착하자 사식이와 만아는 원경릉을 부축해서 안으로 들어갔다. 정화군주가 있던 정원은 난장판이 되어있었고, 사람들이 입구를 지키고 서있었다. 밖이 소란스럽자 노마님과 원륜문까지 나와있었다. 위왕은 손에 구사의 장검을 쥐고 회화나무 아래에 서있었다. 그의 안색은 창백했으며 눈밑이 시커멓고 목에는 핏발이 서있었다. 그는 마치 오랜 시간 잠을 자지 못한 사람처럼 피곤해 보였으면서도 언제라도 폭발할지 모르는 시한폭탄처럼 공포가 느껴졌다. 구사는 위왕에게 다가가지도 못하고 당황스러운 눈빛으로 원경릉을 보았다.정원에 많은 사람이 있었지만, 모두들 숨죽이고 위왕을 지켜보았다. 원경릉이 들어오자 사람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위왕은 고개를 들어 원경릉을 보았다. 그 모습이 얼마나 무서운지 사람들이 다들 무슨 일이 일어나는 게 아닐까 조마조마한 표정으로 그 둘을 번갈아 보았다. 불안해진 원륜문이 달려와 원경릉의 앞을 가로막더니 그녀의 어깨를 감쌌다. “위왕! 검을 내려놓으세요!” 원경릉이 소리를 질렀다. “네가 저 여자에게 그렇게 말하라고 시켰지? 나에게 죄책감을 심어주려고! 꿈깨라 죄책감은커녕 난 내가 한 모든 행동에 대해 떳떳해!” 위왕이 검을 들어 원경릉이 걸어오는 방향을 가리켰다. “지금 그게 뭐가 중요하죠?” 원경릉이 가볍게 원륜문을 밀치고 천천히 걸어 나와 뒷짐을 졌다. “뭐라고?”“지금 와서 그녀가 당신을 사랑했는지 아닌지 그게 뭐가 중요하죠? 설령 그녀가 당신을 사랑한 적 없다고 해도, 강제 혼인이라고 해도, 그게 뭐가 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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