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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70화

“위왕은 지금 어디에 있어?”원경릉이 물었다.

“아직 정후부에 계십니다. 어찌나 고집이 센지, 구사도 끌고 갈 수가 없다고 했습니다.”사식이가 한숨을 쉬었다.

“구사도 어쩔 수 없다고?” 원경릉이 놀랐다.

사식이는 고개를 저었다.

“위왕이 구사의 장검을 빼앗아 휘두르는 마당에 구사도 어찌할 방법이 없었습니다. 상황을 지켜보다가 안되겠다 싶어서 제가 바로 왕비께 이 소식을 전하러 왔습니다.”

*

마차가 정후부에 도착하자 사식이와 만아는 원경릉을 부축해서 안으로 들어갔다.

정화군주가 있던 정원은 난장판이 되어있었고, 사람들이 입구를 지키고 서있었다. 밖이 소란스럽자 노마님과 원륜문까지 나와있었다.

위왕은 손에 구사의 장검을 쥐고 회화나무 아래에 서있었다.

그의 안색은 창백했으며 눈밑이 시커멓고 목에는 핏발이 서있었다.

그는 마치 오랜 시간 잠을 자지 못한 사람처럼 피곤해 보였으면서도 언제라도 폭발할지 모르는 시한폭탄처럼 공포가 느껴졌다.

구사는 위왕에게 다가가지도 못하고 당황스러운 눈빛으로 원경릉을 보았다.

정원에 많은 사람이 있었지만, 모두들 숨죽이고 위왕을 지켜보았다.

원경릉이 들어오자 사람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위왕은 고개를 들어 원경릉을 보았다.

그 모습이 얼마나 무서운지 사람들이 다들 무슨 일이 일어나는 게 아닐까 조마조마한 표정으로 그 둘을 번갈아 보았다.

불안해진 원륜문이 달려와 원경릉의 앞을 가로막더니 그녀의 어깨를 감쌌다.

“위왕! 검을 내려놓으세요!” 원경릉이 소리를 질렀다.

“네가 저 여자에게 그렇게 말하라고 시켰지? 나에게 죄책감을 심어주려고! 꿈깨라 죄책감은커녕 난 내가 한 모든 행동에 대해 떳떳해!” 위왕이 검을 들어 원경릉이 걸어오는 방향을 가리켰다.

“지금 그게 뭐가 중요하죠?” 원경릉이 가볍게 원륜문을 밀치고 천천히 걸어 나와 뒷짐을 졌다.

“뭐라고?”

“지금 와서 그녀가 당신을 사랑했는지 아닌지 그게 뭐가 중요하죠? 설령 그녀가 당신을 사랑한 적 없다고 해도, 강제 혼인이라고 해도, 그게 뭐가 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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