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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71화

“정화군주 다들 나갔습니다. 이제 일어나시지요.”원경릉이 말했다.

원경릉의 말에 반응이라도 하는 듯 그녀의 속눈썹을 파르르 떨렸지만 그녀는 여전히 눈을 감고 있었다.

잠시 후 정화군주의 눈에서 눈물이 한 방울 흘렀다. 눈을 꼭 감은 정화군주는 입술을 씰룩거리며 흐르는 눈물을 참았다.

“이제 괜찮습니다. 아무도 당신을 해칠 수 없습니다. 이제 다 끝났습니다.”원경릉이 말했다.

누워있는 그녀는 몸이 들썩거릴 정도로 흐느꼈지만 눈을 뜨지 않았다.

원경릉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조용히 그녀의 옆에 앉아 눈물을 닦아주었다.

원경릉은 그녀가 탈진할까 걱정돼 수분을 보충할 수 있도록 수액을 놓아주고는 편하게 잠들 수 있게 했다.

수액을 다 놓은 원경릉은 밖으로 나와 한 사람만 방 안에 들어가고, 나머지는 밖에 있으라고 당부했다.

*

구사는 위왕을 왕부로 데리고 갔고, 정후부의 하인들은 그가 어지럽힌 정원을 치우고 있었다.

위왕이 정원에 있는 회화나무에 장검으로 상처를 내고, 꽃들도 모두 잘라버렸기에 정원은 엉망진창이 되었다.

원래대로라면 매화꽃이 예뻤을 정원에는 아무렇게 잘린 가지들과 아직 피지도 못한 꽃봉오리가 여기저기 바닥에 널브러져 있었다.

희상궁은 원경릉을 부축하며 “왕비, 안색이 좋지 않습니다. 눈 좀 붙이시지요.”라고 말했다.

원경릉은 고개를 저으며 “아닙니다. 왕부에 가야겠습니다. 왕야께서 또 열이 날 수도 있지 않습니까.”라고 말했다.

사식이는 이 상황에서도 자신의 몸보다는 왕야를 챙기는 원경릉이 안타까웠다.

“원누이, 어젯밤 한숨도 못 잤잖아요. 제가 왕부로 가서 왕야가 어떤지 살피겠습니다. 왕야께서 또 열이 나신다면 제가 이곳으로 오면 되지 않습니까?”

원경릉은 무거운 몸을 이끌며 “아니야. 쉬더라도 왕부에 가서 쉬어야지. 여기에는 정화군주께서 쉬고 계시니까 방해하면 안 돼.”라고 말했다.

희상궁과 사식이는 원경릉의 완강한 태도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원경릉은 왕부로 돌아가는 마차에서 잠시 눈을 붙였다.

왕부에 도착하자 사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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