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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72화

열이 내리자 우문호는 깊은 잠에 빠졌다. 단잠에 빠진 그의 코 고는 소리는 마치 피리처럼 가늘고 길게 울렸다. 원경릉은 그의 추한 모습을 감상할 겨를도 없이 비몽사몽한 얼굴로 침상에 올라가 누웠다.

잠시 후 누군가가 문을 두드리는 소리를 들은 원경릉은 침상에서 일어나 들어오라고 했다.

“왕비, 현비마마께서 오셨습니다.”만아가 말했다.

원경릉은 현비마마라는 말에 온몸에 소름이 쫙 돋았다.

‘현비마마라면 원주 원경릉을 싫어하는 시어머니?’

그녀는 조용히 침상으로 나와 조심스럽게 우문호에게 이불을 덮어주며 그의 볼에 입을 맞추었다.

“휙—” 순간 우문호의 손이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

“조용히 해. 나 자고 있잖아.” 우문호가 말했다.

“참나, 알겠어!” 원경릉은 그의 얼굴을 톡톡 치며 말했다.

그녀는 만아에게 자신의 옷매무새를 다듬어달라고 하고는 입가에 묻은 침자국을 닦았다.

현비마마는 출궁 할 때마다 화려하게 겉치레를 하기로 유명했다.

원경릉이 급히 밖으로 나오자 태감들과 궁녀들이 줄을 지어 서있었고, 원경릉이 나오는 것을 보고 하나같이 예의를 갖춰 인사를 했다.

원경릉은 고개를 숙여 인사를 받고는 치마를 잡고 다급히 본관으로 향했다.

“현비마마께서는 지금 천자의 수레에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사식이가 원경릉을 붙잡았다.

“본관이 아니라 천자의 수레에 계신다고?”원경릉은 현비의 허세에 기함을 토했다.

왕부에 오면서 궁인들과 태감을 대동하는 것도 모자라 천자의 수레를 타고 오다니.

원경릉은 속으로 현비의 허세를 욕했다.

‘역시 시어머니가 불편하고 싫은 건 현대나 지금이나 똑같구나…… 하기사 20여 년 동안 공을 들여 키운 아들을 맘에 들지도 않는 여인에게 장가 보냈으니 시어머니인 현비도 내가 마음에 들지는 않겠어……’

그녀는 과거나 현대나 고부관계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고 생각했다.

춥고 바람도 거센 겨울, 12명의 금군이 현비마마를 태운 수레 앞에 두 줄로 서있었다.

현비마마는 천자의 수레에 앉아있었고, 상궁이 초왕비가 나왔다고 하자 ‘응’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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