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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80화

호강연은 진북후의 호출에 올 것이 왔구나 하고 달려왔다.

그녀는 난생처음 느껴보는 감정에 온몸이 덜덜 떨리고 식은땀이 났다.

“조모! 아버지!” 그녀는 예의를 갖춰 인사를 하고 조심스럽게 자리에 앉아 두 사람의 말을 기다렸다.

진북후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딸을 보았다.

‘내가 이런 예쁜 딸을 낳았다니, 딸이 이렇게 커서 혼인을 논할 나이가 됐다는 것이 정말 신기하구나…… 지금 이 순간 호연이의 어미가 있었으면 참 좋았겠어……’

진북후의 아내는 일찍이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다.

“강연아 자리에 앉거라. 부친과 조모가 너에게 긴히 할 말이 있다. 너의 의견을 물어볼 것이니 잘 생각하고 답하거라.”

“아버지, 말씀하세요.”호강연은 긴장한 표정으로 입술을 깨물었다.

“내가 네 아비로써 네 콧대가 얼마나 높은지 잘 알고 있다. 평민들 사이에서는 첩이라고 하지만 황실에서는 그것도 측비…… 후궁이라고 부른다. 그래서 말인데, 네 생각은 어떠냐?”

진북후는 딸에게 후궁 자리를 말하기 미안한 마음에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괜찮습니다.” 호강연이 흔쾌히 답했다.

“정말 괜찮다고?” 진북후는 믿기지 않는 듯한 표정으로 그녀를 보았다.

호강연은 고개를 들어 그를 보았다.

“자고로 혼인은 집안끼리 문제입니다. 제가 무슨 의견이 있겠습니까? 아버지 생각이 그러시다면 소녀도 따르겠습니다.”

진북후는 붉어진 딸의 얼굴을 보고 호강연이 우문호를 좋아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 네가 그렇다면 초왕비를 모시며 화목한 가정을 이루면 되겠구나.’

그는 호강연의 말에 웃었다.

“그래, 그럼 잘 됐구나. 내가 내일 입궁해 황상께 말씀드리겠다.”

호강연이 황제라는 말을 듣고 들고 있던 손수건을 움켜쥐었다.

“황상…… 황상께서는 무슨 뜻이셨습니까?”

“초왕이 임신까지 했으니 정비로 들일 수는 없고, 후궁으로 혼인을 허락하셨다.”

“뭐라고요? 초왕의 후궁이요?” 호강연이 벌떡 일어났다.

진북후는 부들부들 떠는 딸을 보고 놀란 표정을 지었다.

“왜? 후궁이라도 좋다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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