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 784화

Penulis: 유애
원경릉을 찾아온 호강연

목여태감 찻물을 가지고 들어왔다가 다시 물러났다.

명원제가 차를 한 모금 마시고: “그럼 자네는 영애의 혼사에 대해 바라는 게 있는가?”

진북후는 침을 꿀꺽 삼키고 명원제의 얼굴을 봤다.

저 얼굴엔 왜 주름이 별로 없지? 이목구비가 어떻게 저렇게 잘 생겼어? 친왕이 전부 황제를 닮았으니 하나하나 재주가 뛰어나고 단정한 거군, 진북후가 젊은 시절에 황제를 본 적이 있는데 경성에서도 1,2위를 다툴 정도로 잘 생긴 얼굴이었다.

진짜 사람 나름이고, 압도적이다.

“응?” 명원제가 차가운 눈빛을 반짝이며 날카롭게, “왜 멍하니 있어?”

진북후는 얼른 정색하며, 오늘 반드시 이 일을 정리해야 하는 걸 알았기에 탄식하며: “사실 신이 딸의 생각을 오해했습니다. 딸은 초왕 전하에게 시집가고 싶은 게 아니었습니다.”

“어? 그럼 누구와 혼인하고 싶다는 건가? 누가 마음에 들었지?” 명원제가 마음이 크게 놓이며, 보아하니 진북후의 본심은 원씨나 다섯째를 괴롭히고 싶었던 게 아니었구나. 그냥 딸바보 였군.

진북후는 한동안 우물쭈물거리며, 명원제가 기다리다 열이 받을 즈음에 비로소 모기만한 소리로: “딸이 입궁하여 폐하의 시중을 들고자 합니다!”

명원제가 진북후 얼굴에 차 한 모금을 뿜고 말았다.

진북후가 가볍게 닦아 내더니 또박또박: “폐하 크신 은혜 감사하옵니다!”

진북후는 마지막으로 깊고 부드러운 눈으로 사위를 한 번 쳐다보고 물러났다.

진북후가 입궁해서 큰 일을 치르는 그때, 호강연은 할머니와 초왕부에 가서 초왕비에게 구해준 은혜에 답례하고 있었다.

초왕부에서 불법으로 이틀을 머물고 있던 원경릉은 결코 호씨 집안의 아가씨가 직접 쳐들어 오리라고 상상도 못했다.

만아가 잘못 듣고 호 아가씨가 온다고 하는 게 아닌지 생각할 정도였다.

원경릉이 초스피드로 화장을 하는데 각종 연지분을 얼굴에 찍어 바르려고 섞었지만 사실 바르지 않아도 그럭저럭 괜찮고 또 씻을 생각하니 귀찮았다.

옆에서 엎드려 쉬고 있던 남의 매 대신 맞아주는 우문호가: “안 바르는 게 더
Bab Terkunci
Lanjutkan Membaca di GoodNovel
Pindai kode untuk mengunduh Aplikasi

Bab terkait

  • 명의 왕비   제 785화

    이상한 호강연원경릉이 호강연을 보니 말할 수 없은 이상하고 어색한 마음이 들었다.호강연의 눈은……태후의 눈빛과 비슷하게 다정하고 자애로웠다.“고마워요.” 원경릉은 이렇게 말할 수 밖에 없는 것이 도대체 무슨 생각인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호강연이: “임신에 도움이 되는 약을 가져왔어요, 아이에게 줄 작은 장난감도 준비했고요, 좋아하셨으면 좋겠네요.”호강연이 말을 하며 일어나 직접 가져온 선물을 깠다.원경릉이 보니 귀한 보약에 장난감까지, 원경릉이 약간 놀란 건 딸랑이와 천으로 만든 공을 제외하고 나머지 장난감은 모두 무기였다.진 채찍, 비수, 암기가 들어있는 상자, 피리, 그런데 이 피리는 은밀한 기관을 감춘 것 같다.과연 호강연이 피리를 들고 3번째 구멍을 막고 ‘삐’불자 은침이 날아가 문짝에 딱 꽂혔다.원경릉이 입을 딱 벌리고 아무 말도 못했다.“별로 예요?” 호강연이 말했다.“좋아요, 좋아해요.” 원경릉이 정신을 차리고 그녀를 보니, 또 자상한 어머니처럼 바라보는데 온화함이 눈에서 뚝뚝 흘렀다.다음 상황은 더 갈피를 잡을 수가 없었다.호강연이 노마님 역에 완전 몰입한듯 연기하며 원경릉의 손을 잡고 이걸 주의해라, 저걸 주의해라, 이걸 먹어라, 저거 먹으면 안된다. 원경릉은 마치 말 잘 듣는 착한 학생처럼 원래 뽐냈던 고자세가 다 움츠러들며 쉴 새 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네, 알겠어요 하고 있다.그 사이 희상궁이 약과를 가져와서 여러 접시에 나눠 손님께 권하는데, 원경릉이 산사약과를 집자 호강연이 원경릉의 손목을 잡으며 잔소리하길: “임산부는 산사를 먹으면 안돼요?”의사인 원경릉이 영문을 몰라서: “왜요?”“산사에는 막힌 기를 뚫고 어혈을 푸는 효능이 있어 임산부에게는 맞지 않아요.” 호강연이 눈살을 찌푸리며, “이런 상식도 몰랐어요? 이거 사람을 오라고 해서 시중을 들게 해야겠어요. 왕비마마께서 이러시면 제가 안심이 안돼요.”원경릉이 거의 두려운 눈빛으로 호강연을 보고 다시 희상궁을 봤다.희상궁도 갈피를 못 잡는 건 마찬가

  • 명의 왕비   제 786화

    염탐꾼 희상궁원경릉이 왕야에게 돌아가, 호강연의 오늘 일거수일투족을 전부 얘기했다.그리고 조심스러우면서도 대담한 추측을 내놓았는데, “호아가씨가 설마 아바마마께 반한 건 아니겠지? 난 왜 그녀에게서 어르신 말투가 느껴졌지? 게다가 호아가씨가 오늘이 아니면 나에게 절하기 어렵다고 했어, 그럴 가능성은 없을까?”우문호가 다 듣고, 기분이 나쁘고 질투의 눈빛은 감추기 어려워, “무슨 눈빛이라고? 나는 마음에 안 들면서 아바마마 그 꼰대가 좋다고, 멋진 남자를 만난 적이 없군, 남자 보는 눈이 없네.”원경릉이 눈살을 찌푸리며, “아쉬워? 가서 얘기해 줄까?”우문호가 손을 내저으며, “됐어, 옆구리 찔러서 절 받기 싫어, 호아가씨에게 살 길을 열어준 셈 치지.”원경릉이 침대에 앉아: “이건 그냥 내 추측이야. 사실은 아니고 그냥, 난 원래 호아가씨가 교만하고 제멋대로 일거라고 생각했거든, 오늘 만나보니 그렇지 않았어, 겉모습만 보고 떠도는 소문은 가짜구나 싶어.”“호아가씨는 어릴 때부터 진북에서 자랐어, 소문이 경성까지 들어오는데 천리길이 떨어졌으니 차이가 나도 이상할 건 없지.” 우문호는 오히려 그럴 가능성이 높다며 마음 속으로 자기도 모르게 좋아했다.“안되겠어, 희상궁을 시켜 좀 알아보라고 해야지.” 원경릉이 말했다.우문호는 원경릉이 나가는 것을 보고 기분이 좋아져서 노래를 흥얼거렸다.희상궁이 우문호의 명패를 들고 입궁했는데, 명목은 태상황에게 초왕비의 상태를 보고해야 한다는 것이었다.태상황 쪽은 별다른 정보를 탐문하지 않았다.희상궁은 목여태감을 찾아갔다.목여태감이 희상궁을 한쪽으로 끌고가서 목소리를 낮춰: “모르겠어요, 오늘 진북후가 가고 폐하께서 계속 안 나오시고 내가 들어가서 시중들며 보니 안색이 아주 어둡고 때때로 고함소리가 들리는데 고함소리가 애처롭고, 때때로 물건을 던지는데 상소문이고 벼루고 전부 던져서 콰당콰당 하는데, 심지어 냉정언 대인이 왔는데도 보지 않으시고 누구한테 화를 내시는 건지 모르겠어요.”“진북후가 뭐라고 했는데

  • 명의 왕비   제 787화

    호강연의 결심희상궁은 굳게 마음을 먹고 출궁했다.이 때 명원제는 목여태감에게 들어오라고 하더니 어두운 낯빛으로: “방금 널 불렀는데 어째서 자리에 없었느냐? 어딜 갔었어?”목여태감이 지금은 폐하의 심기를 건드려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에 사실대로 고하며, “폐하께 아룁니다. 희상궁이 입궁하여 문안하기로 소인이 감히 들어오라 하지는 못하고 밖에서 몇 마디 나누었고, 희상궁이 폐하의 안부를 여쭈었습니다.”명원제의 눈이 음흉해 지며, “희상궁이 문안을? 궁에 들어가서 상황을 살펴보라는 사주를 받았나 보지?”명원제는 생각하면 생각할 수록 답답한 게, 원래는 다섯째의 후궁이 될 사람이 지금 자신의 비가 되려 하다니 참으로 돌고 돌아 명원제가 다섯째의 짐을 져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목여태감이 사실대로 말할 엄두를 못 내고 대신 은근히: “하지만 희상궁은 다른 것을 물었습니다, 입궁해서 태상황 폐하께 왕비마마의 상태를 보고하는 김에 와서 문안 드리는 거라 했습니다.”명원제가 짜증을 내며: “나가, 썩 꺼져!”목여태감이 허리를 숙이고 물러나와 크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명원제는 아직 흔들리고 있는 휘장을 보는 미간에 내 천(川)자가 깊이 패인다.명원제는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는 것이 그 꼬맹이 녀석이 왜 궁에 들어오려고 하는 걸까? 자신을 하찮게 여기는 것은 아닌 게 확실한 게, 외모로 보나 능력으로 보나 명원제가 어디 가서 뒤지는 사람은 아니다.하지만 분명한 건 그 꼬맹이에겐 더 나은 선택이 있다는 사실이다.이리 저리 생각해 봐도 그 녀석이 바보 멍청이 같고 명원제 자신의 마음을 모르겠다. 그래서 직접 호강연과 얘기해 보기로 했다. 선배로서 황제라는 신분으로 인생에는 선택할 수 있는 많은 길이 있고, 아버지와 집안 사람을 걱정시켜서는 안되며 가장 중요한 건 황제를 근심하고 번뇌하게 해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똑똑히 알려주리라.명원제는 어명을 내려 호강연에게 들라 했다.호강연이 어명을 듣고 족히 10초는 멍하니 있었다.호강연의 얼굴이 조금씩 발그스레해

  • 명의 왕비   제 788화

    호강연과 황제의 만남호강연은 대략 향 하나가 탈 정도 시간을 마음을 다잡는데 보내고 겨우 마차에 올랐다.입궁하는 길 따그닥따그닥 말굽소리보다 쿵쿵거리는 그녀의 심장 뛰는 소리가 더 컸다.호강연은 손수건을 꼭 쥐고 최대한 즐거운 상상을 하며 마음을 가볍게 하고 싶었지만 머리 속에 뭐가 생각 날 리가 있나? 온통 잘생기고 위엄 넘치는 그 얼굴로 가득하다.호강연은 상궁의 믿음직한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한숨을 내쉬며: “상궁, 내 인생에 가장 중요한 사건이야, 내 나약함으로 망쳐버릴 수는 없어.”상궁이 가볍게 호강연의 어깨를 토닥이며, “그렇다면 아가씨 조금만 더 용기를 내세요. 폐하께 아가씨 마음속의 얘기를 하게요.”호강연은 자신의 손가락을 꽉 쥐고, 더 꽉 쥐었다. 그렇다, 지금 그녀에게 필요한 것은 용기다.자신의 미래는 자신이 쟁취하는 것이다.두툼한 노란 벽돌담에 금빛 찬란한 유리 기와, 부귀와 권위가 흘러 넘치는 짙은 붉은색 궁문, 돌계단을 밟을 때 호강연은 자신의 어릴 때 꾸었던 꿈에 한발짝 다가서고 있음을 느꼈다.그녀의 마음은 어느새 굳건해 지기 시작했다.호강연은 어서방 문 앞에 다다르자 다시 한번 깊이 숨을 들이쉬고, 고개를 들고 목여태감을 따라 안으로 들어갔다.호강연이 사뿐사뿐 반짝거리는 하얀 돌판을 걸어가는데, 신발코에 진주가 치마 끝에 가려 보였다 가려졌다 하며 한걸음 한걸음 9년간 사모하던 사람에게로 다가갔다.걸음을 멈추고 꿇어 앉아, “호강연 폐하를 뵙습니다.”명원제는 낮게 꿇은 자세를 보고 마음이 안돼서 흘끔 보고: “됐다. 일어나거라.”“감사합니다. 폐하!” 호강연이 손수건을 쥐고 일어나 손을 가지런히 했지만 황제를 보고 고개를 들지 않았다.명원제가 목소리를 가다듬고 이 꼬맹이와 얘기하는 게 태상황과 얘기하는 것보다 스트레스가 크다고 생각하며, “네 아버지가 네 결혼 문제로 오늘 입궁했었다. 짐이 생각하기에 네 아버지가 노고가 크고, 너도 어릴 때부터 자라는 것을 봐온 지……”호강연이 갑자기 고개를 들고 부리부리

  • 명의 왕비   제 789화

    명원제와 호강연의 대결호강연이 어디 가라고 한다고 갈 사람이야? OK를 못 받으면 갈 리가 없는 게, 호강연은 두 번 다시 속마음을 그에게 고백할 용기를 내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그래서 그녀는 천천히 앞으로 나가 명원제에게, “천하의 남자 중에 당신을 제외하고 마음에 드는 사람은 하나도 없으니 저를 위해 남편감을 고르느라 애쓸 필요 없으세요. 만약 제가 마음에 들지 않으시면 전 오늘 여기서 죽는 한이 있어도 제 인생을 당신들이 마음대로 하게 내버려 두지 않을 겁니다. 제가 아무것도 모른다고 말씀하시며 입궁은 다시는 되돌아갈 수 없는 길이라고 하셨는데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그건 제가 선택한 길입니다. 만약 제가 일생 좋아할 리 없는 사람과 결혼시키시는 것도 돌아올 수 없는 길인 것은 마찬가지 입니다. 하지만 다른 점은 그 길은 당신들이 선택하신 길로 전 당신들을 원망하겠지요 제가 죽을 때 까지요.”명원제가 낭패라는 눈빛으로 살짝 언성을 높이며: “평생 좋아할 리가 없다니 무슨 소리냐? 시집을 가면 자연스럽게 좋아하는 법으로 천하의 여자들이 다 이러한데, 그들은 그러면 결혼전부터 좋아했다는 말이냐?”호강연이 갑자기: “다른 여자들은 시집가기 전에 마음속으로 좋아하는 사람이 없으니 당연히 남편과 시간을 보낼 수록 정이 싹트겠지요, 설사 정이 없어도 이미 하나로 묶였으니 어쩔 수 없죠. 그걸 그럭저럭 버틴다고 하는 겁니다. 하지만 저는 그렇게 버틸 수 없어요. 왜냐면 저는 좋아하는 사람이 있고 15살 시집갈 나이가 되자 진북에선 끊임없이 혼담이 있었지만 전 다 싫다고 했습니다. 진북에 좋은 남자가 없어서가 결코 아닙니다. 제가 마음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제 마음엔 다른 사람이 있었으니까요. 폐하 아시겠어요?”명원제가 화를 내며: “너랑 얘기하는 건 쇠 귀에 경읽기야. 말이 안 통해. 너랑은 됐으니 짐이 네 아버지를 불러 얘기하마, 너의 인륜지 대사는 네 아버지가 주도하는 게 맞지.”호강연이 단호하게: “제 결혼은 제가 주도적으로 합니다. 제 인생이니까요

  • 명의 왕비   제 790화

    호강연의 결혼을 앞둔 진북후천벌을 받을 지고!진북후는 딸이 기쁜 소식을 전하고는 팔짝팔짝 뛰어 방으로 돌아가는 것을 보고 슬픔으로 가슴이 메였다.진북후는 산을 내려온 맹호같이 기세가 등등하고 위엄이 넘쳤는데 어쩌다가 발이 걸려 제대로 도랑에 빠지고 말았다.체면이 땅에 떨어진 건 말할 것도 없고 온 힘을 다해 만들어낸 위세가 헛것이 되었다.명원제의 어명이 늦게 도착해 다음날에야 진북후 저택에 도달했다.비에 봉했으나 봉호도 만들기 귀찮았는지 호비(扈妃)라고 한 게 아무리 봐도 대충한 것 같다.하지만 호강연은 좋아서 어쩔 줄 모르고 호비가 제일 듣기 좋다고 했다.진북후는 딸이 기뻐하는 것을 보고 불쾌한 마음을 다스리며 중얼거리길: “황후가 되는 것도 아닌데 뭐가 그렇게 좋아?”호강연이: “그대는 물고기가 아니거늘, 어찌 물고기의 즐거움을 알리요?”진북후가 한숨을 쉬며, “그대는 물고기가 아니거늘, 어찌 물고기의 고통을 알겠느냐? 앞으로 알게 될 게다. 후궁 마마들이 널 못 잡아먹어서 안달일 게 분명하고, 네가 황제에게서 멀리 있어야 비로소 삶이 편할 거다.”“아버지, 설마 폐하에게 황후를 폐위하라고 압력을 넣으실 건 아니죠? 당초에 제가 초왕에게 시집을 가게 됐어도 초왕비에게 양보해야 하는 건 마찬가지예요.”진북후가 썩은 낯빛으로, “애비가 덤벙거리긴 해도 바보는 아니다. 초왕비와 황후가 어떻게 같아? 주씨 집안과 정후부가 같으냐? 정후에겐 미운 털이 박힐 수 있지만, 감히 주재상에겐 밉보일 수 없어.”호강연이 웃으며: ‘아버지도 겁나는 사람이 있으세요? 황제도 두려워하지 않으시는 줄 알았는데?”진북후가 느릿느릿 걸어가 앉으며, “웃는 호랑이라는 게 있는데 말이야, 평소엔 잘 참고 받아주지, 네가 어쩌다가 그 사람 앞에서 방귀를 뀌어도 너한테 아무 말도 하지 않아. 심지어 어쩌다가 네가 농담삼아 빈정거려도 말이지. 하지만 분수를 알아야 해. 능력만큼 방귀도 뀌는 거지. 내가 초왕비 자리를 요구한다면, 좋다! 하지만 황후의 자리를 요구한다면

  • 명의 왕비   제 791화

    호비의 입궁을 대하는 비빈의 태도“넌 체면도 없냐!” 진북후는 즉시 얼굴이 굳어지며 호통을 쳤다.호강연이 웃으며 도망쳤다.비로 봉한다는 교지가 내린 뒤라 후궁에선 분명 다 알고 있을 것이다.황후가 제일 먼저 어안이 벙벙했다.이 일은 황제가 언급하는 걸 들어본 적도 없었던 일로 비를 책봉하는 것과 같이 중대한 사안을 황제가 황후인 자신과 일언반구조차 않은 것이다.황후는 분통이 터져서 죽을 지경이다.하지만 열 받은 건 자기 뿐이고, 후궁들은 전부 와서 어떻게 된 건지 묻는 행간에, 황후가 지나치게 은밀하게 일을 꾸민다는 말투다. 하긴 후궁들에게 먼저 소식을 알리지 않았으니 할 말은 없다.황후는 단정한 얼굴빛을 꾸미고 듣기 좋은 말로 후궁에 5년간이나 비를 뽑지 않았고, 5년전에 뽑은 3명이 입궁한 뒤 소빈이 죽었으니 엄격하게 말하면 후궁에 오랫동안 새사람이 들어오지 않은 것이 아니냐. 새로운 피로 수혈할 필요가 어쩌고. 후궁들은 상당히 언짢아서 누가 새사람이 필요한데? 당신이나 새 피로 수혈하시지, 후궁들은 긴 세월에 걸쳐, 모두의 얼굴에 주름이 지고서야 비로소 공평해졌나 싶은데 뜬금없이 팽팽하고 윤기나는 소녀가 나타난다는데 늙은 사람들이 어디 상대가 되겠어?황후는 속에 천불이 나지만 얼굴은 여전히 미소를 띠고, “입궁한 뒤엔 다 자매가 되니 앞으로 같이 화목하게 지내며 폐하를 잘 모십시다. 자아, 가보세요.”황후가 이렇게 말하니 마마들도 어쩔 수 없이 일어나 자리를 떴다.황후가 마지막 한줄기까지 미소를 유지하다가, 마마들이 모두 문을 나가자 폭발하며 험한 말이 쏟아지는데, “폐하께서 이번엔 단단히 잘못 하셨어, 어찌 나에게 먼저 귀띔조차 안 할 수가 있어.”궁인들은 위로를 하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에 진북후에서 진북군까지 얘기가 이어지고 다시 황제가 어쩔 수 없었음을 언급하니 황후의 분노도 어느 정도 잠재워 졌다.황후도 사실 감히 황제를 찾아갈 엄두를 낼 수 없는 게 나귀빈 사건 판결이 뒤집어진 이후 황후의 마음이 계속 허했다.당초에

  • 명의 왕비   제 792화

    안왕과 귀비의 계략아니다 됐다. 궁에서 보낸 세월이 얼만데 새 사람이 들어오는 걸 처음 보는 것도 아니고.현비는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호강연은 훌륭한 며느리감으로 만약 다섯째와 결혼했으면 그의 앞날에 얼마나 큰 도움이 됐을까?결국 황제 손에 거둬졌으나, 황제에게 아무 소용없잖아? 진짜 열 받아 죽겠네.그리고 다섯째도 뺐어 올 생각은 없고 내내 원씨만 싸고 돈다.원씨 배속의 아이가 남자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만약 군주면 다섯째를 어쩌면 좋아.궁중에서 가장 냉정한 건 귀비임에 틀림없다.안왕은 오늘도 아침 일찍 입궁해 귀비에게 문안하고 모자는 궁에서 한참 얘기를 나누었다.귀비가 벙글벙글 웃으며 아들에게: “이제 걱정 없지? 당초에 다섯째가 호강연과 혼인하나 싶어서 걱정했는데 걔가 황제의 후궁이 될 마음을 먹었을 줄 누가 알았어. 비빈마마가 된다고 하니 현비의 희망이 수포로 돌아가서 열 꽤나 받았겠지, 호강연이 돌아온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바로 불러들여 담소를 나누더라니. 무슨 생각인지 모르는 사람이 누가 있어?”안왕이 확실히 안심하며: “진북후가 예전부터 다섯째를 잘 봤고, 만약 다섯째가 호강연과 혼인하면 우리에겐 불리하지만 지금도 방심할 순 없습니다. 진북후 쪽이 움직이는 걸 먼저 확인해 봐야 해요. 그가 저를 밀던 그렇지 않던 다섯째 쪽으로만 가까이 가지만 않으면 됩니다.”귀비가 장의자 등받이에 반쯤 기대서, “진북후는 무장에 불과해서 머리가 단순하고, 원래 출신이 높지 않은데 지금 공을 세워 금의환향했으니 명문세가가 되려고 발버둥칠 게 분명해. 네 외할아버지께 진북후와 연락을 좀 취하라고 하려 무나. 좀더 공을 들여야 해, 그는 아직 우리 사람이 아닐 수도 있으니까.”안왕이 놀라는 기색으로, “어마마마는 제 마음을 꿰뚫어 보시는 군요.”귀비가 코웃음을 치며, “네 속마음을 내게 감출 수 있을 것 같으냐? 전에 내가 아팠을 때는 코빼기도 안 뵈더니 오늘 네 아바마마가 고 계집애를 비로 책봉했다고 하니 바로 오늘 걸 보고도 눈치 못 챌

Bab terbaru

  • 명의 왕비   제3151화

    탕양은 손을 뻗어 일곱째 아가씨의 손등을 살짝 눌렀다. “너무 조급해하지 마시지요. 말씀드렸잖습니까? 안내인도 있고, 지도도 있으니, 독산 어디든 원하시는 곳에 가실 수 있습니다. 사람을 써서 사전에 모든 위험을 제거해 드릴 겁니다. 아시겠지만 독산에 위험이 제거되면 관광지로 개발해 입장료를 받고 사람들을 들일 수 있습니다. 어떠십니까?”“관광지로 개발한다고요? 그거 참 기발한 생각이네요. 하지만 그렇다면 독산을 저 혼자 독점하는 것이 아니라는 뜻이겠군요?” 일곱째 아가씨는 냉소했다.“15년 동안은 아가씨께서 독점하시고, 그 후에는 수익의 3할을 가져가시는 겁니다!”일곱째 아가씨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개발, 물론 좋은 일이다. 좋은 곳, 좋은 경치는 세상 사람들에게 보여줘야 마땅하다. 게다가 그가 말한 것처럼 입장료를 받고 조정의 협력까지 더해진다면 꽤 많은 관광객들이 그곳으로 향할 것이다. 어쨌든 조정은 다섯 곳의 성지를 발전시키려 할 테니, 어떻게든 많은 사람들을 그곳으로 불러들이려 할 것이다.게다가 황제는 현재 나라를 다스리는 데 총력을 쏟고 있었다. 경제가 발전되고 북당이 점점 부유해지니 돈을 좀 들여서 놀러 다니는 사람들도 아주 많았고, 이는 장기적인 수익으로 이어질 것이다.그녀도 이제 은퇴 후의 삶을 생각해 봐야 했다. 독산은 정말 좋은 곳이고, 그녀의 꿈이 깃든 곳이다. 독산에서 여생을 보낸다니, 생각만 해도 설레었다.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것이 원 가문의 퇴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계약하죠!”이렇게 성급하게 5백만 냥짜리 거래를 결정하는 것은 평소 신중했던 일곱째 아가씨에게는 처음 있는 일이었다.하지만 부자에게 있어 자신의 꿈을 위해 한 번쯤 돈을 쓰는 것은 가치 있는 일이었다.“일곱째 아가씨께서는 역시 호탕하시군요! 과연 여장부십니다!” 탕양이 웃으며 말했다.일곱째 아가씨는 눈을 흘기며 말했다. “아첨은 그만 하시고, 말씀하시지요. 제 안내인은 어디 있나요? 제가 직접 한번 가 보고, 정말 독산 전체를 다

  • 명의 왕비   제3150화

    “어디 다녀오시는 길이에요?” 일곱째 아가씨가 물었다.“공부에서 오는 길입니다. 복지 시설 건립 건에 작은 문제가 생겼거든요. 지금은 다 처리했습니다.” “탕대인께서 나서셨으니, 안 될 일이 없겠죠.” 일곱째 아가씨는 탕양의 일 처리 능력을 인정하였다.그녀는 차 재료를 넣고 잠시 끓인 후, 탕 대인에게 따라 주며 말했다. “입술이 바싹 말라 다 트셨네요. 어서 드세요.” “그럼 잘 마시겠습니다!” 탕양은 차를 받아 들고 몇 번 불더니, 단숨에 마셔 버렸다. 차가 뜨거웠음에도 전혀 개의치 않았다. 정말 몹시 목이 말랐던 모양이다.그가 두 잔을 마시고 나서야 일곱째 아가씨가 물었다. “저를 찾으신 이유는 무엇인가요?”탕양은 찻잔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상단에서는 혹시 약도성 재건 사업에 참여할 생각을 해 보셨는지요? 안심하십시오, 손해 보실 일은 없을 겁니다.”“저는 민간 상단입니다. 어떻게 성 재건에 참여할 수 있겠습니까?” “황제 폐하께서 된다고 하셨으니, 분명 문제없을 겁니다.” 탕양이 말했다.일곱째 아가씨는 빙긋 웃으며 말했다. “탕 대인, 이런 좋은 일을 어쩌다 저희 상단이 맡게 된 것입니까? 혹시 대인께서 뒤에서 저희를 위해 힘써 주신 건 아니신지요? 어쨌든 호의는 정말 감사드립니다만, 은혜가 너무 커서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민간 상단이 약도성의 재건에 참여하려면 막대한 은화를 지출해야 하는데, 재건 이후 그녀의 상단에 돌아갈 이익은 아마 봉토 정도 일 것이다.약도성은 택란 공주의 영지이고, 철광이 많으며, 정세도 이미 안정되었으니 채굴은 시간문제이다.하지만 광산은 예로부터 조정의 소유였으니, 민간 상단에 봉해 줄 리가 없다. 그러니 설령 봉토를 내린다 해도 쓸모없는 산지나 몇 개 주어질 뿐일 것이다.일곱째 아가씨가 이 일을 엄청난 호재라고 말한 것은 탕양의 체면을 세워 주기 위함일 뿐, 사실 그녀는 가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일단 제 이야기를 들어보시겠습니까?” 탕양은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그녀를

  • 명의 왕비   제3149화

    홍엽이 조용하고도 냉정한 말투로 물었다. “공무를 보러 가는 것이냐?”“저는 원래 공사를 구분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공무를 보러 가는 것도 여행이라 할 수 있죠.”냉정언이 온화한 눈빛으로 냉명여를 바라보았다. “손자도 이제 다 컸으니, 함께 데리고 나가 바깥세상을 경험해 볼 때가 되었지.”냉명여가 고개를 들었다. 냉정한의 눈빛은 다시 싸늘하게 변했다.이 집안에서 냉정한은 엄격했으며, 홍엽은 편애를 받았다. 그렇기에 둘은 서로 보완이 되었다.“알겠습니다. 그럼 일단 짐부터 싸야겠네요. 얼마나 가 있는 겁니까?”홍엽이 기쁜 목소리로 물었다.“돌아오고 싶을 때 돌아오면 되니 일수는 생각할 필요 없다. 어쨌든 우문호는 항상 나에게 짐을 지우고 있었으니, 우리도 즐길 때가 되었지.”냉정언이 복수하듯 말했다.홍엽이 웃었다. “정말 그럴 만도 합니다.”그의 수양딸을 만나러 가는 길이니, 무척이나 기뻤다.홍엽이 우문호에게 품고 있는 가장 큰 불만은 자신과 수양딸 사이를 막고 있는 것이었다. 분명 자신의 수양딸임에도 우문호가 독점하고 있으니, 너무나도 과한 처사였다.황제가 된 사람들의 성격은 대체로 좋지 않았다.세 명의 사람과 한 마리의 원숭이가 조용히 성을 빠져나갔다. 흠차라고는 하지만 어떠한 허례허식도 없었다.그들이 떠난 뒤, 탕양도 약도성을 위해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탕양은 최근 몇 년 동안 바쁘게 일하며 많이 늙었고, 머리카락은 흰머리가 수북했다.그는 이전에 우문호의 최측근 신하였으며 지금은 우문호의 전반적인 심부름꾼이었다. 관직이 내려져 고용된 것이 아닌, 그저 유용한 사람으로써 투입된 것이었다. 그는 우문호에게 직접 보고를 올렸으며, 어떤 관청에서도 그를 관리할 수 없었다.근래 몇 년 동안 그는 병부에서 군사를 정리하고 호부에서 전국의 땅과 세금을 다루며 새로운 정책을 세우는 데 도움을 주었다. 또한 이부에서 심사에 참여하고 형부에서 중대 사건을 옆에서 다루었다.황후는 탕대인이 벽돌과도 같아 필요한 곳 어디에서든 쓰일 수

  • 명의 왕비   제3148화

    “좋은 생각이십니다. 가능한 빠를 수록 좋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조정의 은혜를 이어 갈 수도 있습니다.”냉정언은 그의 제안을 흔쾌히 받아 들였다.그리고 잠시 멈칫하고는 우문호를 바라 보았다.“그리고 공주님을 보살 피라는 말씀이시지요?”“역시 지혜로운 수보구나. 짐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다 꿰뚫어 보고 있어.”우문호가 미소를 지어 보였다.“폐하께서 공주님을 아끼시는 건 궁의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소인이 궁에 들어오기 전에 폐하께서 갔다 오실 줄 알았습니다.”“짐이 생각 해보았지. 지금 때에 약도성에 들리면 이득이야. 조정을 향한 백성의 믿음도 생기고, 결코 짐이 백성을 버리지 않았다는 뜻이 될 테니 말이야. 하지만 내가 조정을 떠나면 나에게 반심을 가진 자들이 모여서 내란을 일으킬 수 있어. 자네를 수보의 신분으로 보내는 게 제일 안전한 방법이네.”냉정언이 고개를 끄덕였다.“옳으신 말씀입니다. 사실 소인은 폐하께서 직접 가실 것 같아 설득을 해볼 생각이었습니다.”우문호는 애매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짐이 자식들 때문에 나랏일을 뒤로 미루는 사람으로 보이는가.”“공주님이라면 그럴지도 모르지요.”냉정언이 미소를 지어 보였다.“소인이 폐하를 너무 얕보았나 봅니다.”“짐도 구분은 할 줄 아네. 쉽게 위험 속에 몸을 던지는 사람이 아니야.”게다가 그는 집에서 제일 약한 사람이 아닌가. 냉정언이 답했다.“네, 알겠습니다. 홍엽 공자에게 일러 두겠습니다. 내일 출발 할 수 있게 말입니다.”“홍엽 공자도 가는 것인가?”우문호가 눈을 크게 떴다.“소인이 오랜만에 나가는 외출 입니다. 제 아들도 바깥 세상 한번 구경 시켜줘야 하지 않겠습니까.”우문호가 의미심장한 태도로 답했다.“그래, 명여도 데려가게. 사내 아이는 많이 둘러 보는 게 좋지.”“명어 그 아이는 홍엽 공자를 잘 따릅니다.”냉정언이 말했다.“그래, 네가 누굴 데려가든 상관없다.네가 가면 되는 것이니 말이다.”우문호는 허공에 손을 흔들었다.말을 끝나

  • 명의 왕비   제3147화

    하지만 새해의 기쁨도 초 닷새 날까지뿐이었다.초 엿샛날이 되자 각 부서들이 하나둘씩 출근하기 시작했다.우문호의 표정이 좋지 않다.출근 때문이 아니라 택란이 약도성에 다녀오겠다는 말 때문이다.약도성은 큰 화재 때문에 재건설을 했다.그녀는 직접 두 눈으로 봐야 마음이 놓일 것 같았다.게다가 형제들도 곧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원경릉은 우문호를 하룻 밤 내내 설득하기 바빴다.곧이어 우문호는 위왕과 안왕에게 임무를 주었다. 강북부에 도착하면 즉시 그에게 보고를 하라는 내용이었다.위왕과 안왕은 억울하기 그지없었다.왕의 위치에 오르니 사람도 변한다는 사실이 와닿았다.우문호는 한 사람씩 배웅을 해주었다.하지만 아이들은 반겨 하지 않았다.그들의 삼촌을 지켜줘야 할 뿐만 아니라 속도가 현저히 느려지기 때문이다.하지만 우문호는 자신의 결정을 굽히지 않았다.옆에 있던 서일도 같이 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그 이유는 출장 비용을 황후가 흔쾌히 내어 주기 때문이다.아이들이 또다시 다른 지역으로 떠난다.역란은 자신이 벌써 열 살이라며 강조했다.나이가 어떻게 되든 10년이라는 시간을 보낸 것은 사실이다.“역란아, 아바마마가 마음이 아프다.궁에 남아 나와 더 놀아주지 않겠어?”마차가 지나가고, 경단이 역란에게 물었다.“이만하면 됐습니다. 조금만 더 지내면 싫어하실 거예요.”역란이 혀를 내밀고는 장난스러운 표정을 지었다.“아이고, 이 녀석아.”경단은 역란의 말에 무언가를 깨달은 듯했다.‘적당한 거리가 아련함을 만든다.’마차가 천천히 성 밖을 나갔다.한편, 어서방 안.30분 전, 우문호가 냉정언에게 바둑을 두자고 불렀다.몇 판을 졌지만 우문호는 화도 내지 않고, 바둑판을 엎지도 않았다.다음 판이 또 시작되자 냉정언이 그를 말렸다.“폐하, 무슨 일이 있으시면 말씀을 하세요. 계속하셔도 저한테 질 뿐입니다.”“지지 않을 걸세!”우문호가 그를 노려 보았다.냉정언이 차를 한 입 들이켰다.“그래서 무슨 일 이십니까?”우문호의 인내심

  • 명의 왕비   제3146화

    “매화장에서 새해를 보내고 정월 초이틀에 돌아오마. 세뱃돈은 한 사람당 하나씩이니, 욕심은 부리면 안 되느니라!”원경릉이 종이에 적힌 글을 소리내어 읽었다.“매화장에 가셨다고? 혼자서 보낸다고 하시지 않았나?”우문호는 이상하다고 생각이 들었다.‘매화장에 무슨 볼거리라도 생긴 걸까? 우린 초대도 못 받았는데.’“어쩔 수 없지요, 그만 갑시다.”원경릉이 말했다.그들이 자신들의 세뱃돈을 꺼냈다.돌아가려던 찰나, 다른 부부들과 마주쳤다.미색부부, 손왕 부부와 공주 부부도 온 것이다.그들의 손엔 선물을 들고 있었다.우문호는 반대로 아무것도 들고 오지 않았다는 사실에 얼굴을 붉혔다.“다들 어디가신 겁니까?”미색이 성큼 들어와 그들에게 물었다.“매화장에 가셨어.”원경릉이 종이를 내보였다.곧이어 상자를 가리키며 말했다.“새뱃돈은 한 사람당 하나씩.”“너무 대충 준비 하셨네.”회왕은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다.매년 새해에는 시끌벅적하게 보냈기 때문이었다.그는 어젯 밤, 가족들과 시간을 보냈다.하지만 어딘가 부족한 마음이 들어 아침 일찍 찾아온 것이다.새해에 숙왕이 없으니 무언가 허전한 마음이 들었다.모두 실망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그저 멀뚱멀뚱하게 서로를 바라볼 뿐이다.‘새해에 집에 있으면 새해의 느낌이 없지 않은가.’이때, 우문호가 의견을 내놓았다.“매화장에 가보는 게 어떻겠습니까?”“좋아, 지금 출발 하자구나.”손왕이 서둘러 답했다.한편, 매화장 안.전 명원제는 답답하기 그지 없었다.그는 그저 혼자 조용히 새해를 맞이하고 싶었다.어제까지만 해도 모두 각자 새해를 보낸 다는 소식에 그는 기뻐했다.광대짓을 안 해도 된다는 생각에 해방감을 느낀 것이다.하지만 기쁨도 잠시 순식간에 사람들이 몰려와 매화장을 꽉 채웠다.무상황이 나타나 노인들끼리 같이 새해를 보내자고 제안을 한 것이다.그는 공간이 넓고, 옆으로 산이 있다는 이유로 매화장을 택했다. 전 명원제는 실망한 표정을 지었다.그도 노인이기 때문이다.그리하여

  • 명의 왕비   제3145화

    원경릉은 그의 말에 마음이 아팠다.얼마 전까지만 해도 생각도 하기 싫은 문제였다.형제들과 다르게 그는 노화세포를 전혀 피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이 사실을 그에게 말한 적은 없지만 우문호는 어느 정도 눈치를 채고 있었다.그도 자식들의 회복 능력을 보면서 알 수 있기 때문이다.하지만 원경릉에게 직접 말한 적은 없다.우문호는 그녀를 바라 보았다.부부라서 마음이 통한 것일까.그는 그녀의 마음을 대략 읽고 있었다.원경릉은 수술을 하고 나서 전혀 늙지 않았다.일부로 어두운 색깔의 옷을 입어도 여전히 젊어 보였다.반대로 우문호는 하얀 머리카락이 듬성듬성 나기 시작했다.어쩌면 국가의 일을 처리하느라 노화가 빠른 것일지도 모른다.하지만 그는 그의 나이에 맞는 모습으로 점차 변해갔다.아직 눈가에 주름도 없고, 늙어 보이지 않지만 그는 곧 자신에게 닥칠 일이라고 생각했다.원경릉에게 주사를 맞겠다고 한 것도 그저 한순간의 충동일 뿐이다.사실 그는 그녀가 늙지 않고, 죽지 않는 다면 그것만으로도 좋았다.하지만 몇십 년 뒤에 그녀의 인생에 자신이 사라진다는 사실이 마음에 걸렸다.생각하면 할수록 조급해질 수 밖에 없었다.그는 서둘러 생각을 접었다.'지금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같이 있는 시간을 즐겨야 한다.'요즘들어 우문호는 운명을 믿기 시작했다.원경릉이 자신에게 온 이유가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그 다음 날, 온 가족이 숙왕부에 도착했다.그들이 일찍 깨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대문이 닫혀 있었다.만두가 문을 두드렸다.아무런 대답이 없자 우문호가 바짝 긴장했다.“무슨 일 일어난 건 아니겠지?”“제가 들어가 보겠습니다!”곧이어 만두가 재빠르게 안으로 들어갔다.아들의 의외의 행동에 우문호가 깜짝 놀랐다.“만두가 언제 무술을 배운 거야?”원경릉은 무술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어제의 일이 떠올랐다.그리고 혹시 몰라 다르게 답했다.“저도 만두가 무술을 배웠을 줄은 몰랐습니다.”곧이어 만두가 안에서 문을 열었

  • 명의 왕비   제3144화

    “그래, 그래. 잘 된 일이야.”우문호가 기뻐했다.곧이어 손을 뻗어 딸의 이마를 어루만졌다.“내 딸이 그래도 제일 착하구나.”“아바마마, 편애하면 아니 되옵니다.”칠성은 우문호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편애라니? 그건 있을 수 없는 일이야.”그러고는 그의 그릇에 닭다리 하나를 올려 주었다.“자, 이건 칠성이거다.”“저희도 먹고 싶습니다!”옆에 있던 4명의 아들들이 우문호에게 그릇을 내밀었다.“닭다리는 딱 2개밖에 없구나. 칠성이에게 하나를 주었으니, 남은 하나는...”“아바마마! 저 주십시오.”택란이 그릇을 내밀었다.“어..”곧이어 원경릉도 그릇을 내밀었다.“저도 주십시오!”우문호는 한 손으로 닭다리를 잡은 채 자신의 앞에 놓인 그릇 6개를 바라보았다.잠시 고민하고는 원경릉의 그릇에 닭다리를 올렸다.“내 아내가 고생이 많지!”그리고 서둘러 닭 고기를 집어 다른 그릇에 올려 두었다. 그는 이마 위로 손을 올렸다.“내일 닭을 더 많이 잡으라고 해야겠구나, 한 사람에 닭다리 하나씩 먹을 수 있게 말이야.”그의 말이 끝나고 자리에는 웃음꽃이 피었다.그들은 서로를 바라보면서 웃어 보였다.좋은 아버지가 되기는 쉽지 않구나,라고 생각했다.만두가 미소를 지어 보였다.“아바마마, 저희가 장난 좀 친 것뿐입니다.마음에 두지 마십시오.게다가 여자라고는 어마마마와 여동생뿐입니다.저희 남자형제들이 양보하는 게 맞지요.”나머지 형제들이 고개를 끄덕였다.“맞습니다.”큰 형의 말에 어떻게 동생들이 토를 달 수 있겠는 가.그리고 동생들도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아바마마도 지켜 주셔야 합니다.아바마마가 저희 집안에서 제일 약한..”칠성은 닭다리를 뜯으면서 애매한 말을 내던졌다.그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다른 형제들이 반찬을 집어 그녀의 그릇에 두었다.만두가 입을 열었다.“그만 이야기하고 밥 먹어. 닭다리로도 부족한 거야?”칠성은 그의 말에 풀이 죽었다.그리고 고개를 숙이고 다시 닭다리를 뜯었다.우문호는 원경릉을 바

  • 명의 왕비   제3143화

    원경릉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안 된다. 술은 19세부터 마실 수 있는 법이다.”만두는 약간 실망한 듯 잔을 내려놓으며 말했다.“예. 말을 따르겠습니다.”기분이 좋아진 우문호는 팔꿈치로 원경릉을 살짝 찌르며 말했다.“한 모금만 주오. 아직 어른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어리다고 하기도 훨씬 지난 나이네. 집에서 한 모금 정도는 괜찮소. 밖에서는 안 마시면 되지.”경단과 찰떡도 원경릉을 바라보며 그녀가 고개를 끄덕이기만을 기다렸다.원경릉은 아이들이 모두 아빠와 함께 술을 마시고 싶어 하는 걸 보며, 오늘처럼 즐거운 날은 한 번쯤 허락해도 괜찮을 것 같았다. 그래서 그녀는 직접 아이들의 잔에 술을 따라주었다. 작은 잔에 술향이 은은하게 퍼졌고, 아이들은 금세 웃음을 터뜨렸다.세 아이는 자리에서 일어나 우문호를 향해 잔을 높이며 말했다.“아바마마, 아바마마께 한 잔 올리겠습니다!”우문호는 아이들의 풋풋함을 간직한 똑같은 얼굴을 바라보았다. 성인이 되려고 애쓰는 그들을 보며 그는 뿌듯함과 감동이 교차했다. 그는 아이들과 잔을 부딪치며 말했다.“그래, 부자끼리 한잔하자!”참으로 묘한 느낌이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품에 안겨 있던 작은 아이들이 지금은 그와 함께 잔을 부딪치고 있었다.현대에서 지내는 동안 아이들과 함께 있는 시간이 줄어들다 보니, 아이들이 어느 순간 훌쩍 커버린 듯한 착각이 들었다.은은한 촛불이 아이들의 기뻐하는 얼굴을 비췄다. 탁자 아래, 우문호는 원경릉의 손을 잡고 서로 미소를 주고받았다.아이들은 부모님에게 열심히 음식을 챙겨주었다. 환타가 원경릉의 손을 잡아당기며 말했다.“어마마마, 드시지요. 아바마마도 손잡지 마시고 어서 드십시오.”원경릉은 웃으며 말했다.“그래. 먹자, 다 같이 밥 먹자!”그녀는 그릇에 담긴 음식을 우문호의 그릇으로 조금 옮기며 말했다.“다 못 먹으니, 조금 먹어주시오.”우문호가 답했다.“그럼, 좋아하는 것만 먹고, 싫어하는 건 나한테 주시오.”그는 그릇을 내려놓고 새우를 까서 마늘장에 찍어

Pindai kode untuk membaca di Aplikasi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