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 783화

Penulis: 유애
호소장군의 명쾌한 답

그런데 호소장군은 덤덤하게, “폐하께 시집 보내는 게 어때 서요? 그게 강연이가 마음속으로 바라마지 않는 일이고 폐하도 노친네는 아니잖아요, 아직 젊고 독보적으로 귀티 나고 위엄이 넘치고 보기엔 30대 정도로 밖에 안 보여요.”

“애비가 고작 황제보다 한 살 어려.” 진북후 성을 냈다.

호소장군이 흠칫 하며, 아버지를 자세히 보고 쯧쯧 혀를 차며: “정말 입니까? 맙소사, 아버지는 60은 되 보이는데 어떻게 폐하와 한 살차이밖에 안 나죠, 열 몇 살은 더 들어 보이는데?”

“진북의 바람이 심하고 아비는 나라를 위해 고심하다 젊은 나이에 이렇게 된 것이지.” 진북후가 펄쩍 뛰었다.

비록 남자는 외모를 중시하지 않지만 영웅의 기개는 늙지 않아서, 진북후는 40이 넘었어도 마음도 있고 힘도 있고 처첩을 얼마든지 거느리는데 문제가 되지 않는다.

“폐하께서도 매일 국사로 여념이 없으실 텐데요? 이건 아무래도 바탕의 문제 같지 말입니다.” 노소장군이 갑자기 근심스런 얼굴로 뚫어지게 진북후를 보며, “아버지, 소자 아버지의 친아들입니까?”

“너 지금 무슨 소리야?” 진북후가 손바닥을 허공에 내리쳤으나 부딪히는 게 없고, “너와 네 동생은 나와 네 어미의 소생이지.”

“그게 슬픈 겁니다. 앞으로 제가 아버지 닮을 까봐 격정이에요, 사십에 60살같이 겉늙어 버리다니.”

진북후가 열 받아서 흥 콧방귀를 뀌고 말았다. 아들과 입씨름은 됐다. 부자가 예전엔 서로 죽이 잘 맞아서 이렇게 농담처럼 주고받았지만 오늘은 너무 고민이 돼서 그럴 마음이 들지 않았다.

호소장군도 진지하게: “아버지 근심하실 게 뭐가 있습니까? 비가 되는 게 나쁠 게 뭐가 있어요? 동생의 성격과 무공을 봐선 궁에서 누가 동생을 괴롭힐 수 있겠습니까? 폐하는 아버지때문에 라도 동생을 함부로 대하지 못하지만, 그 애송이 녀석은 젊은 혈기를 부리고 동생의 거친 성격에 경솔할 게 분명하니 둘이 같이 지내면 하루가 멀다 하고 싸워 대서 도리어 아버지가 걱정하지 않을 날이 없을 겁니다.”

진북후가
Lanjutkan membaca buku ini secara gratis
Pindai kode untuk mengunduh Aplikasi
Bab Terkunci

Bab terkait

  • 명의 왕비   제 784화

    원경릉을 찾아온 호강연목여태감 찻물을 가지고 들어왔다가 다시 물러났다.명원제가 차를 한 모금 마시고: “그럼 자네는 영애의 혼사에 대해 바라는 게 있는가?”진북후는 침을 꿀꺽 삼키고 명원제의 얼굴을 봤다.저 얼굴엔 왜 주름이 별로 없지? 이목구비가 어떻게 저렇게 잘 생겼어? 친왕이 전부 황제를 닮았으니 하나하나 재주가 뛰어나고 단정한 거군, 진북후가 젊은 시절에 황제를 본 적이 있는데 경성에서도 1,2위를 다툴 정도로 잘 생긴 얼굴이었다.진짜 사람 나름이고, 압도적이다.“응?” 명원제가 차가운 눈빛을 반짝이며 날카롭게, “왜 멍하니 있어?”진북후는 얼른 정색하며, 오늘 반드시 이 일을 정리해야 하는 걸 알았기에 탄식하며: “사실 신이 딸의 생각을 오해했습니다. 딸은 초왕 전하에게 시집가고 싶은 게 아니었습니다.”“어? 그럼 누구와 혼인하고 싶다는 건가? 누가 마음에 들었지?” 명원제가 마음이 크게 놓이며, 보아하니 진북후의 본심은 원씨나 다섯째를 괴롭히고 싶었던 게 아니었구나. 그냥 딸바보 였군.진북후는 한동안 우물쭈물거리며, 명원제가 기다리다 열이 받을 즈음에 비로소 모기만한 소리로: “딸이 입궁하여 폐하의 시중을 들고자 합니다!”명원제가 진북후 얼굴에 차 한 모금을 뿜고 말았다.진북후가 가볍게 닦아 내더니 또박또박: “폐하 크신 은혜 감사하옵니다!”진북후는 마지막으로 깊고 부드러운 눈으로 사위를 한 번 쳐다보고 물러났다.진북후가 입궁해서 큰 일을 치르는 그때, 호강연은 할머니와 초왕부에 가서 초왕비에게 구해준 은혜에 답례하고 있었다.초왕부에서 불법으로 이틀을 머물고 있던 원경릉은 결코 호씨 집안의 아가씨가 직접 쳐들어 오리라고 상상도 못했다.만아가 잘못 듣고 호 아가씨가 온다고 하는 게 아닌지 생각할 정도였다.원경릉이 초스피드로 화장을 하는데 각종 연지분을 얼굴에 찍어 바르려고 섞었지만 사실 바르지 않아도 그럭저럭 괜찮고 또 씻을 생각하니 귀찮았다.옆에서 엎드려 쉬고 있던 남의 매 대신 맞아주는 우문호가: “안 바르는 게 더

  • 명의 왕비   제 785화

    이상한 호강연원경릉이 호강연을 보니 말할 수 없은 이상하고 어색한 마음이 들었다.호강연의 눈은……태후의 눈빛과 비슷하게 다정하고 자애로웠다.“고마워요.” 원경릉은 이렇게 말할 수 밖에 없는 것이 도대체 무슨 생각인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호강연이: “임신에 도움이 되는 약을 가져왔어요, 아이에게 줄 작은 장난감도 준비했고요, 좋아하셨으면 좋겠네요.”호강연이 말을 하며 일어나 직접 가져온 선물을 깠다.원경릉이 보니 귀한 보약에 장난감까지, 원경릉이 약간 놀란 건 딸랑이와 천으로 만든 공을 제외하고 나머지 장난감은 모두 무기였다.진 채찍, 비수, 암기가 들어있는 상자, 피리, 그런데 이 피리는 은밀한 기관을 감춘 것 같다.과연 호강연이 피리를 들고 3번째 구멍을 막고 ‘삐’불자 은침이 날아가 문짝에 딱 꽂혔다.원경릉이 입을 딱 벌리고 아무 말도 못했다.“별로 예요?” 호강연이 말했다.“좋아요, 좋아해요.” 원경릉이 정신을 차리고 그녀를 보니, 또 자상한 어머니처럼 바라보는데 온화함이 눈에서 뚝뚝 흘렀다.다음 상황은 더 갈피를 잡을 수가 없었다.호강연이 노마님 역에 완전 몰입한듯 연기하며 원경릉의 손을 잡고 이걸 주의해라, 저걸 주의해라, 이걸 먹어라, 저거 먹으면 안된다. 원경릉은 마치 말 잘 듣는 착한 학생처럼 원래 뽐냈던 고자세가 다 움츠러들며 쉴 새 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네, 알겠어요 하고 있다.그 사이 희상궁이 약과를 가져와서 여러 접시에 나눠 손님께 권하는데, 원경릉이 산사약과를 집자 호강연이 원경릉의 손목을 잡으며 잔소리하길: “임산부는 산사를 먹으면 안돼요?”의사인 원경릉이 영문을 몰라서: “왜요?”“산사에는 막힌 기를 뚫고 어혈을 푸는 효능이 있어 임산부에게는 맞지 않아요.” 호강연이 눈살을 찌푸리며, “이런 상식도 몰랐어요? 이거 사람을 오라고 해서 시중을 들게 해야겠어요. 왕비마마께서 이러시면 제가 안심이 안돼요.”원경릉이 거의 두려운 눈빛으로 호강연을 보고 다시 희상궁을 봤다.희상궁도 갈피를 못 잡는 건 마찬가

  • 명의 왕비   제 786화

    염탐꾼 희상궁원경릉이 왕야에게 돌아가, 호강연의 오늘 일거수일투족을 전부 얘기했다.그리고 조심스러우면서도 대담한 추측을 내놓았는데, “호아가씨가 설마 아바마마께 반한 건 아니겠지? 난 왜 그녀에게서 어르신 말투가 느껴졌지? 게다가 호아가씨가 오늘이 아니면 나에게 절하기 어렵다고 했어, 그럴 가능성은 없을까?”우문호가 다 듣고, 기분이 나쁘고 질투의 눈빛은 감추기 어려워, “무슨 눈빛이라고? 나는 마음에 안 들면서 아바마마 그 꼰대가 좋다고, 멋진 남자를 만난 적이 없군, 남자 보는 눈이 없네.”원경릉이 눈살을 찌푸리며, “아쉬워? 가서 얘기해 줄까?”우문호가 손을 내저으며, “됐어, 옆구리 찔러서 절 받기 싫어, 호아가씨에게 살 길을 열어준 셈 치지.”원경릉이 침대에 앉아: “이건 그냥 내 추측이야. 사실은 아니고 그냥, 난 원래 호아가씨가 교만하고 제멋대로 일거라고 생각했거든, 오늘 만나보니 그렇지 않았어, 겉모습만 보고 떠도는 소문은 가짜구나 싶어.”“호아가씨는 어릴 때부터 진북에서 자랐어, 소문이 경성까지 들어오는데 천리길이 떨어졌으니 차이가 나도 이상할 건 없지.” 우문호는 오히려 그럴 가능성이 높다며 마음 속으로 자기도 모르게 좋아했다.“안되겠어, 희상궁을 시켜 좀 알아보라고 해야지.” 원경릉이 말했다.우문호는 원경릉이 나가는 것을 보고 기분이 좋아져서 노래를 흥얼거렸다.희상궁이 우문호의 명패를 들고 입궁했는데, 명목은 태상황에게 초왕비의 상태를 보고해야 한다는 것이었다.태상황 쪽은 별다른 정보를 탐문하지 않았다.희상궁은 목여태감을 찾아갔다.목여태감이 희상궁을 한쪽으로 끌고가서 목소리를 낮춰: “모르겠어요, 오늘 진북후가 가고 폐하께서 계속 안 나오시고 내가 들어가서 시중들며 보니 안색이 아주 어둡고 때때로 고함소리가 들리는데 고함소리가 애처롭고, 때때로 물건을 던지는데 상소문이고 벼루고 전부 던져서 콰당콰당 하는데, 심지어 냉정언 대인이 왔는데도 보지 않으시고 누구한테 화를 내시는 건지 모르겠어요.”“진북후가 뭐라고 했는데

  • 명의 왕비   제 787화

    호강연의 결심희상궁은 굳게 마음을 먹고 출궁했다.이 때 명원제는 목여태감에게 들어오라고 하더니 어두운 낯빛으로: “방금 널 불렀는데 어째서 자리에 없었느냐? 어딜 갔었어?”목여태감이 지금은 폐하의 심기를 건드려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에 사실대로 고하며, “폐하께 아룁니다. 희상궁이 입궁하여 문안하기로 소인이 감히 들어오라 하지는 못하고 밖에서 몇 마디 나누었고, 희상궁이 폐하의 안부를 여쭈었습니다.”명원제의 눈이 음흉해 지며, “희상궁이 문안을? 궁에 들어가서 상황을 살펴보라는 사주를 받았나 보지?”명원제는 생각하면 생각할 수록 답답한 게, 원래는 다섯째의 후궁이 될 사람이 지금 자신의 비가 되려 하다니 참으로 돌고 돌아 명원제가 다섯째의 짐을 져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목여태감이 사실대로 말할 엄두를 못 내고 대신 은근히: “하지만 희상궁은 다른 것을 물었습니다, 입궁해서 태상황 폐하께 왕비마마의 상태를 보고하는 김에 와서 문안 드리는 거라 했습니다.”명원제가 짜증을 내며: “나가, 썩 꺼져!”목여태감이 허리를 숙이고 물러나와 크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명원제는 아직 흔들리고 있는 휘장을 보는 미간에 내 천(川)자가 깊이 패인다.명원제는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는 것이 그 꼬맹이 녀석이 왜 궁에 들어오려고 하는 걸까? 자신을 하찮게 여기는 것은 아닌 게 확실한 게, 외모로 보나 능력으로 보나 명원제가 어디 가서 뒤지는 사람은 아니다.하지만 분명한 건 그 꼬맹이에겐 더 나은 선택이 있다는 사실이다.이리 저리 생각해 봐도 그 녀석이 바보 멍청이 같고 명원제 자신의 마음을 모르겠다. 그래서 직접 호강연과 얘기해 보기로 했다. 선배로서 황제라는 신분으로 인생에는 선택할 수 있는 많은 길이 있고, 아버지와 집안 사람을 걱정시켜서는 안되며 가장 중요한 건 황제를 근심하고 번뇌하게 해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똑똑히 알려주리라.명원제는 어명을 내려 호강연에게 들라 했다.호강연이 어명을 듣고 족히 10초는 멍하니 있었다.호강연의 얼굴이 조금씩 발그스레해

  • 명의 왕비   제 788화

    호강연과 황제의 만남호강연은 대략 향 하나가 탈 정도 시간을 마음을 다잡는데 보내고 겨우 마차에 올랐다.입궁하는 길 따그닥따그닥 말굽소리보다 쿵쿵거리는 그녀의 심장 뛰는 소리가 더 컸다.호강연은 손수건을 꼭 쥐고 최대한 즐거운 상상을 하며 마음을 가볍게 하고 싶었지만 머리 속에 뭐가 생각 날 리가 있나? 온통 잘생기고 위엄 넘치는 그 얼굴로 가득하다.호강연은 상궁의 믿음직한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한숨을 내쉬며: “상궁, 내 인생에 가장 중요한 사건이야, 내 나약함으로 망쳐버릴 수는 없어.”상궁이 가볍게 호강연의 어깨를 토닥이며, “그렇다면 아가씨 조금만 더 용기를 내세요. 폐하께 아가씨 마음속의 얘기를 하게요.”호강연은 자신의 손가락을 꽉 쥐고, 더 꽉 쥐었다. 그렇다, 지금 그녀에게 필요한 것은 용기다.자신의 미래는 자신이 쟁취하는 것이다.두툼한 노란 벽돌담에 금빛 찬란한 유리 기와, 부귀와 권위가 흘러 넘치는 짙은 붉은색 궁문, 돌계단을 밟을 때 호강연은 자신의 어릴 때 꾸었던 꿈에 한발짝 다가서고 있음을 느꼈다.그녀의 마음은 어느새 굳건해 지기 시작했다.호강연은 어서방 문 앞에 다다르자 다시 한번 깊이 숨을 들이쉬고, 고개를 들고 목여태감을 따라 안으로 들어갔다.호강연이 사뿐사뿐 반짝거리는 하얀 돌판을 걸어가는데, 신발코에 진주가 치마 끝에 가려 보였다 가려졌다 하며 한걸음 한걸음 9년간 사모하던 사람에게로 다가갔다.걸음을 멈추고 꿇어 앉아, “호강연 폐하를 뵙습니다.”명원제는 낮게 꿇은 자세를 보고 마음이 안돼서 흘끔 보고: “됐다. 일어나거라.”“감사합니다. 폐하!” 호강연이 손수건을 쥐고 일어나 손을 가지런히 했지만 황제를 보고 고개를 들지 않았다.명원제가 목소리를 가다듬고 이 꼬맹이와 얘기하는 게 태상황과 얘기하는 것보다 스트레스가 크다고 생각하며, “네 아버지가 네 결혼 문제로 오늘 입궁했었다. 짐이 생각하기에 네 아버지가 노고가 크고, 너도 어릴 때부터 자라는 것을 봐온 지……”호강연이 갑자기 고개를 들고 부리부리

  • 명의 왕비   제 789화

    명원제와 호강연의 대결호강연이 어디 가라고 한다고 갈 사람이야? OK를 못 받으면 갈 리가 없는 게, 호강연은 두 번 다시 속마음을 그에게 고백할 용기를 내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그래서 그녀는 천천히 앞으로 나가 명원제에게, “천하의 남자 중에 당신을 제외하고 마음에 드는 사람은 하나도 없으니 저를 위해 남편감을 고르느라 애쓸 필요 없으세요. 만약 제가 마음에 들지 않으시면 전 오늘 여기서 죽는 한이 있어도 제 인생을 당신들이 마음대로 하게 내버려 두지 않을 겁니다. 제가 아무것도 모른다고 말씀하시며 입궁은 다시는 되돌아갈 수 없는 길이라고 하셨는데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그건 제가 선택한 길입니다. 만약 제가 일생 좋아할 리 없는 사람과 결혼시키시는 것도 돌아올 수 없는 길인 것은 마찬가지 입니다. 하지만 다른 점은 그 길은 당신들이 선택하신 길로 전 당신들을 원망하겠지요 제가 죽을 때 까지요.”명원제가 낭패라는 눈빛으로 살짝 언성을 높이며: “평생 좋아할 리가 없다니 무슨 소리냐? 시집을 가면 자연스럽게 좋아하는 법으로 천하의 여자들이 다 이러한데, 그들은 그러면 결혼전부터 좋아했다는 말이냐?”호강연이 갑자기: “다른 여자들은 시집가기 전에 마음속으로 좋아하는 사람이 없으니 당연히 남편과 시간을 보낼 수록 정이 싹트겠지요, 설사 정이 없어도 이미 하나로 묶였으니 어쩔 수 없죠. 그걸 그럭저럭 버틴다고 하는 겁니다. 하지만 저는 그렇게 버틸 수 없어요. 왜냐면 저는 좋아하는 사람이 있고 15살 시집갈 나이가 되자 진북에선 끊임없이 혼담이 있었지만 전 다 싫다고 했습니다. 진북에 좋은 남자가 없어서가 결코 아닙니다. 제가 마음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제 마음엔 다른 사람이 있었으니까요. 폐하 아시겠어요?”명원제가 화를 내며: “너랑 얘기하는 건 쇠 귀에 경읽기야. 말이 안 통해. 너랑은 됐으니 짐이 네 아버지를 불러 얘기하마, 너의 인륜지 대사는 네 아버지가 주도하는 게 맞지.”호강연이 단호하게: “제 결혼은 제가 주도적으로 합니다. 제 인생이니까요

  • 명의 왕비   제 790화

    호강연의 결혼을 앞둔 진북후천벌을 받을 지고!진북후는 딸이 기쁜 소식을 전하고는 팔짝팔짝 뛰어 방으로 돌아가는 것을 보고 슬픔으로 가슴이 메였다.진북후는 산을 내려온 맹호같이 기세가 등등하고 위엄이 넘쳤는데 어쩌다가 발이 걸려 제대로 도랑에 빠지고 말았다.체면이 땅에 떨어진 건 말할 것도 없고 온 힘을 다해 만들어낸 위세가 헛것이 되었다.명원제의 어명이 늦게 도착해 다음날에야 진북후 저택에 도달했다.비에 봉했으나 봉호도 만들기 귀찮았는지 호비(扈妃)라고 한 게 아무리 봐도 대충한 것 같다.하지만 호강연은 좋아서 어쩔 줄 모르고 호비가 제일 듣기 좋다고 했다.진북후는 딸이 기뻐하는 것을 보고 불쾌한 마음을 다스리며 중얼거리길: “황후가 되는 것도 아닌데 뭐가 그렇게 좋아?”호강연이: “그대는 물고기가 아니거늘, 어찌 물고기의 즐거움을 알리요?”진북후가 한숨을 쉬며, “그대는 물고기가 아니거늘, 어찌 물고기의 고통을 알겠느냐? 앞으로 알게 될 게다. 후궁 마마들이 널 못 잡아먹어서 안달일 게 분명하고, 네가 황제에게서 멀리 있어야 비로소 삶이 편할 거다.”“아버지, 설마 폐하에게 황후를 폐위하라고 압력을 넣으실 건 아니죠? 당초에 제가 초왕에게 시집을 가게 됐어도 초왕비에게 양보해야 하는 건 마찬가지예요.”진북후가 썩은 낯빛으로, “애비가 덤벙거리긴 해도 바보는 아니다. 초왕비와 황후가 어떻게 같아? 주씨 집안과 정후부가 같으냐? 정후에겐 미운 털이 박힐 수 있지만, 감히 주재상에겐 밉보일 수 없어.”호강연이 웃으며: ‘아버지도 겁나는 사람이 있으세요? 황제도 두려워하지 않으시는 줄 알았는데?”진북후가 느릿느릿 걸어가 앉으며, “웃는 호랑이라는 게 있는데 말이야, 평소엔 잘 참고 받아주지, 네가 어쩌다가 그 사람 앞에서 방귀를 뀌어도 너한테 아무 말도 하지 않아. 심지어 어쩌다가 네가 농담삼아 빈정거려도 말이지. 하지만 분수를 알아야 해. 능력만큼 방귀도 뀌는 거지. 내가 초왕비 자리를 요구한다면, 좋다! 하지만 황후의 자리를 요구한다면

  • 명의 왕비   제 791화

    호비의 입궁을 대하는 비빈의 태도“넌 체면도 없냐!” 진북후는 즉시 얼굴이 굳어지며 호통을 쳤다.호강연이 웃으며 도망쳤다.비로 봉한다는 교지가 내린 뒤라 후궁에선 분명 다 알고 있을 것이다.황후가 제일 먼저 어안이 벙벙했다.이 일은 황제가 언급하는 걸 들어본 적도 없었던 일로 비를 책봉하는 것과 같이 중대한 사안을 황제가 황후인 자신과 일언반구조차 않은 것이다.황후는 분통이 터져서 죽을 지경이다.하지만 열 받은 건 자기 뿐이고, 후궁들은 전부 와서 어떻게 된 건지 묻는 행간에, 황후가 지나치게 은밀하게 일을 꾸민다는 말투다. 하긴 후궁들에게 먼저 소식을 알리지 않았으니 할 말은 없다.황후는 단정한 얼굴빛을 꾸미고 듣기 좋은 말로 후궁에 5년간이나 비를 뽑지 않았고, 5년전에 뽑은 3명이 입궁한 뒤 소빈이 죽었으니 엄격하게 말하면 후궁에 오랫동안 새사람이 들어오지 않은 것이 아니냐. 새로운 피로 수혈할 필요가 어쩌고. 후궁들은 상당히 언짢아서 누가 새사람이 필요한데? 당신이나 새 피로 수혈하시지, 후궁들은 긴 세월에 걸쳐, 모두의 얼굴에 주름이 지고서야 비로소 공평해졌나 싶은데 뜬금없이 팽팽하고 윤기나는 소녀가 나타난다는데 늙은 사람들이 어디 상대가 되겠어?황후는 속에 천불이 나지만 얼굴은 여전히 미소를 띠고, “입궁한 뒤엔 다 자매가 되니 앞으로 같이 화목하게 지내며 폐하를 잘 모십시다. 자아, 가보세요.”황후가 이렇게 말하니 마마들도 어쩔 수 없이 일어나 자리를 떴다.황후가 마지막 한줄기까지 미소를 유지하다가, 마마들이 모두 문을 나가자 폭발하며 험한 말이 쏟아지는데, “폐하께서 이번엔 단단히 잘못 하셨어, 어찌 나에게 먼저 귀띔조차 안 할 수가 있어.”궁인들은 위로를 하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에 진북후에서 진북군까지 얘기가 이어지고 다시 황제가 어쩔 수 없었음을 언급하니 황후의 분노도 어느 정도 잠재워 졌다.황후도 사실 감히 황제를 찾아갈 엄두를 낼 수 없는 게 나귀빈 사건 판결이 뒤집어진 이후 황후의 마음이 계속 허했다.당초에

Bab terbaru

  • 명의 왕비   제3377화

    잔뜩 긴장한 채로 앞으로 몸을 반쯤 내밀고 있었던 주 지부는 우렁찬 상대의 목소리에 깜짝 놀라, 중심을 잃은 듯 비틀거렸다. 그는 이내 팔을 뻗어 망루의 기둥을 붙잡으려 했지만, 허공에서 멈추고 말았고, 그대로 몸이 앞으로 쏠려 떨어져버리고 말았다. 그런데 그때, 누군가가 말에서 빠르게 날아올라, 믿기 힘들 정도로 빠른 속도로 그에게 달려갔다. 상대는 멀리 떨어진 곳에서, 주 지부가 바닥에 떨어지기도 전에 그를 안고 빙 돌아서 바닥에 착지했다.주 지부는 깜짝 놀라서 그만 정신이 혼미해졌다. 그를 구해준 사람은 반짝거리는 눈망울에, 품위 있는 모습의 젊고 잘생긴 사내였다. 주 지부는 그를 황제의 호위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거의 죽을 뻔한 고비를 넘겼기에, 안도의 한숨을 내쉴 새도 없이 그에게 예를 올렸다.“대인,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그때 말들이 빠르게 다가오고 있었는데, 서일이 먼저 말에서 내려, 다급히 다가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괜찮으십니까?”우문호도 매우 놀란 듯했다. 조금만 늦었다면, 주 지부는 정말 죽을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가슴을 가볍게 두드리며 숨을 들이쉬었다.“괜찮다.”그러고는 주 지부를 보며 물었다.“자네는 누구요?”주 지부는 마차에서 내리는 사람들을 보며, 누가 황제인지 추측했다.황제는 올해 마흔에 가까운 나이로 알려져 있었기에 위엄이 넘쳐 보일 것이었다. 그는 일행 중, 냉 수보와 홍엽을 만난 적 있었기에, 거친 모습을 한 이 인물은 아마도 호위로 추측된다. “묻지 않았소? 자네는 누구요? 어찌 죽으려고 하는 것이오?”서일은 그가 멍한 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보자, 큰 소리로 다시 물었다.주 지부는 울 지경이었다. 냉 수보가 그를 보고 있으니, 예를 올려야 하지만, 황제도 자리에 있으니, 바로 냉 수보에게 예를 올릴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대체 누가 황제란 말인가?그는 황제가 누구인지 알아볼 수 없어, 결국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렸다. 그러고는 그들에게만 들릴 정도로 낮은 목소

  • 명의 왕비   제3376화

    원경릉의 말은 그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주었고, 자리에 있던 관리들은 기쁨과 동시에 두려움에 휩싸였다. 이 대인은 땅에 엎드려 온몸을 바르르 떨고 있었다. 그는 살아생전에 자신이 황제를 만날 수 있다는 생각은 단 한번도 해본 적이 없었다.평소 차분하고 신중한 주 지부도, 그도 감정이 격해져 아무 말도 할 수 없었고, 눈가에는 눈물이 가득했다.황후를 만난 것만으로도 큰 영광이라 생각했는데, 황제까지 오신다는 소식에 그의 마음은 흥분으로 가득 차기 시작했다.원경릉은 평생을 경성에서 다섯째와 함께 있었기에, 그녀는 그저 그가 온다는 사실을 간단히 전했을 뿐이었는데 말이다. 그녀는 다들 걱정 없이 역병을 치료하고, 언제나 황제가 그들의 뒤를 든든히 지켜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들의 반응을 보니, 황제가 직접 오는 것이, 지방 관리들에게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깨달았다.원경릉이 급히 말을 덧붙였다.“폐하게서는 그저 역병 때문에 온 것이니, 모두 각자 맡은 일에만 최선을 다하면 되네.”“예, 예, 마마의 명을 따르겠습니다.”주 지부가 눈물을 닦으며 답했다.그렇게 관아와 의서가 협력하여, 오계부를 조사하기 시작했다.원 할머니는 역병을 치료할 수 있는 처방을 몇 가지 내렸다. 경증 환자는 약차를 계속 마시고, 증상이 악화하거나 중증 환자는 그녀의 처방을 사용하도록 했다.전에 이미 근처 주부에 연락해 약을 보내라 명했고, 오계부에서 구비한 약까지 있으니, 이번 역병을 대처할 수 있었다.오계부 의서는 이번 역병을 과거의 역병과 동일하게 생각하고, 소홀히 한 것 외에는 준비가 충분했다.원경릉은 황제 일행이 저녁 무렵 오계부에 도착할 것이라 예상했다.주 지부는 원래 여러 관리와 함께 황제를 맞이할 예정이었지만, 원경릉이 이를 단호히 거부했다. 그녀는 황제가 미복 순행 중이니, 과하게 맞이하여 백성들에게 알리지 말라고 했다.그 말에 주 지부는 당황했다.황제가 오계부에 도착했는데, 아무도 맞이하지 않는다니, 어찌 그럴 수 있다는 말인가?그러나 그는 황

  • 명의 왕비   제3375화

    약을 쓰자, 주 지부의 열이 단번에 내려갔다.열이 내려가니 정신이 맑아져, 그는 그제서야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그는 애써 자리에서 일어나 황후마마에게 예를 올리겠다고 고집 피웠다.원경릉은 그에게 누워 있으라고 말한 후, 역병에 관해 이야기하며 주 지부에게 이를 중시할 것을 당부했다.주 지부는 이를 듣고 깜짝 놀라 말했다.“소신은 매일 의서에 사람을 보내, 역병의 상황을 보고받고 있사옵니다. 매일 보고된 상황은 그다지 심각하지 않았습니다. 비록 역병이 발생했지만, 작년과 비슷한 정도였고, 약재도 충분한데, 어찌 이렇게 심각해진 것입니까?”“매년 역병이 발생했으나, 대대적으로 퍼지지 않아,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았기 때문이네.”원경릉이 답했다.“의서의 이 대인을 불러, 상황을 확인하겠습니다.”주 지부는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했다.“어제 이미 그를 찾아가, 환자 수와 사망자 수를 조사하라 명했네. 하지만 그는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 모를 것이네. 자네가 사람을 보내, 관아에 와서 상황을 보고하도록 하게.”“예!”주 지부는 곧바로 사람을 보냈다.푸른 옷을 입은 남자는 관아에서 일하는 관리였기에, 그는 반 시진도 채 되지 않아, 관아 내에서 병에 걸린 자가 얼마나 되는지 통계해냈다.관아 내에서 역병 증상을 보인 사람은 총 열여덟 명이었고, 그중 두 명은 병세가 심각하여 이미 집에서 쉬고 있는 상태였다. 주 지부는 관아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병에 걸린 줄 몰랐고, 관리의 보고를 들은 후, 큰 충격을 받았다.의서의 이 대인은 하루 종일 쉬지도 않고, 바삐 움직였다. 서관 대인이 직접 오셨으니, 어떻게든 시키는 일을 완성해내야 했다.그는 사실 역병이 그다지 심각하지 않고, 그저 작년과 비슷하다고 여겼었다.하지만 여러 지역과 의원을 돌아보고 나서야, 이번 역병이 그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것을 깨달았다!처음엔 그저 서관 대인에게 보고만 하려고 했지만, 병세가 심각해지자 그도 조급해지기 시작했다.하지만 짧은 시간 안에 인원수를 통계하

  • 명의 왕비   제3374화

    다음 날 아침이 되어서도, 다섯째 일행은 여전히 도착하지 않았다.그래서 원경릉과 할머니는 다른 의관을 더 둘러보기로 하고, 몇 군데 더 돌아본 뒤 관아에도 갈 계획을 했다.그런데 한 의관에 들어서자마자, 푸른 옷을 입은 중년 남자가 다급히 뛰어오며 말을 걸었다. “수 의원, 대인께서 병세가 위중합니다. 어서 봐주셔야 합니다.”의원은 그 말을 듣자마자, 약상자를 집어 들고 다른 환자들을 그냥 남겨둔 채, 푸른 옷의 중년 남자와 함께 나가려 했다.원경릉이 그를 막아 세우며 말했다.“의관에 있는 환자들을 돌봐야 하지 않소? 우리 할머님께서도 의원이니, 지부 대인의 병은 할머님께서 봐 드릴 것이오.”푸른 옷의 사내는 초조한 듯 원경릉을 향해 소리쳤다.“말도 안 되는 소리 마시오!““대인의 병세가 급박한데, 혹여라도 지체되면 당신들이 책임질 수나 있겠소?”바로 그때, 원 할머니가 호패를 꺼내, 그의 눈앞에 들이밀며 단호하게 말했다.“길을 안내하거라!”조급한 표정을 짓던 푸른 옷의 사내는 호패를 보자마자 표정이 얼어붙었다. 이내 정신을 차린 그는 곧장 허리를 굽혀 예를 올리며 말했다.“서관 대인께서 오셨을 줄은 몰랐습니다. 무례를 범해 송구하옵니다.”“그만 사과하고 길 안내나 하시오.”원경릉이 말했다.“예, 예!”사내는 급히 물러서서, 예를 갖춰서 길을 가리켰다.“마차가 밖에서 대기 중입니다. 서관 대인, 이쪽으로 오시지요.”원경릉은 할머니를 부축해 마차에 올랐고, 곧장 관아로 향했다.지부 대인은 따로 사저가 없어 관아의 뒷마당에서 거주 중이었다. 혼자 지내는 데다 관아가 워낙 가까워 편리했기 때문이다.관아에 도착하자마자, 그들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안으로 들어갔다.주 지부는 병세가 꽤 심각해져 있었다. 그는 어지럼증과 흉통에 시달려, 침대에 누운 채 말을 꺼낼 힘도 없었다.원경릉은 직접 치료에 나섰고, 약상자를 열어 체온 측정기와 청진기를 꺼냈다.푸른 옷의 사내가 의아해하며 물었다.“아가씨께서도 의원이십니까?”그러자 곁에 서

  • 명의 왕비   제3373화

    이 대인이 원경릉에게 의학을 잘 모른다고 반박할 틈도 없이, 원 할머니가 먼저 입을 열었다. "말대로 하게. 하루만 줄 테니, 그 안에 역병에 관한 모든 자료를 가져오게. 사망자 수도 포함되어야 하네." 이 말까지 듣자, 이 대인은 더 이상 반박할 수 없었다. 비록 조사가 필요 없다고 생각하긴 했지만, 서관 대인이 멀리서 오계부까지 왔으니, 시키는 일은 해야지 대인의 마음에 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결국 사람들을 보내 조사를 명한 후, 이 대인은 거처를 마련해 드리겠다고 했다. 하지만 원경릉이 말했다. "괜찮습니다. 의서에 의원이 많지 않으니, 대인도 바쁘실 텐데요. 저희가 직접 오계부를 돌아보겠습니다." 이 대인은 그녀가 원 할머니의 힘을 빌려 위세를 부린다고 생각해, 대꾸도 하고 싶지 않았다. 그는 그녀의 말에 답도 하지 않고, 원 할머니에게 예를 올렸다. "어르신께서 머무실 계획이 있으시면, 부디 저에게 알려주시기를 바랍니다. 오늘 밤 대인을 잘 대접하라, 명을 내리겠습니다." "그럴 필요 없네. 일이나 보게." 원 할머니는 말을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나 원경릉에게 말했다. "먼저 좀 돌아보다, 객사를 찾아 머물자꾸나." "예!" 두 사람은 역병을 조사하기 위해 다급히 이곳을 찾아왔기에, 먼저 각지의 의원을 직접 돌아보려 했다. 아마 다섯째 일행은 빨라야 내일이나 모레쯤 도착할 것이었다. 두 사람이 의서를 나서자, 이 대인은 뒤따라 나오려다 원 할머니의 날카로운 눈빛에 움찔하며 발길을 멈췄다. 두 사람은 오계부의 거리로 향했다. 거리가 꽤 번화했고, 사람들도 제법 많아, 대낮에는 조금 붐볐다. 그들은 곧장 의원으로 향했다. 의원 앞에는 약차가 많이 진열되어 있었지만, 환자는 얼마 없었다. 겉보기엔 역병이 퍼졌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원경릉은 안으로 들어가 의원에게 상황을 물었다. 그러자 의원은 요즘 들어 약차가 잘 팔리고 있고, 하루에 천 봉지가 넘게 팔린다고 답했다. 하지만 그도 역병

  • 명의 왕비   제3372화

    늦게 출발한 원경릉은 신속하게 오계부로 향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오계부 근처 주현에 도착하자마자, 할머니가 현지 혜민서로 가야 한다며 잠깐 멈추자고 했다. 그러고는 혜민서에 오계부로 약을 공급할 준비를 하게 했고, 명을 받으면 바로 오계부로 보낼 수 있도록 미리 준비를 당부했다. 혜민서 산하의 의료기관들은 지난 몇 년간 개혁을 통해 뚜렷한 성과를 거두었고, 지역 간의 연결도 긴밀해졌다. 특히 역병을 상대하는 체계가 가동되면 상부에서는 전력을 다해 의원과 약을 지원해줄 수 있었다. 신신당부한 뒤에야 원경릉과 할머니는 오계부로 재빨리 향했다. 곧이어 오계부에 도착했는데, 우문호 일행은 아직 도착하지 않은 상태였다. 오계부는 인구가 500만 명에 이르는 곳으로, 두 개의 주부가 통합된 지역이었다. 열대에 있어, 경작지가 많고 산이 많아 농업을 위주로 삼고 있었다. 그래서 조정은 이곳을 서부의 주요 곡창지대로 삼고 있었던 것이었다. 농업이 발달한 지역은 상대적으로 경제도 번화했고, 현지 백성들은 벼 외에도 감, 자두, 리치 등을 대량으로 재배하고 있었다. 리치는 신선할 때 먹을 수도 있고, 말려서 건과로 만들어 팔 수도 있기에, 어느 정도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었다. 오계부는 백월국과 인접해 있었는데, 백월국은 북당의 속국으로 사이가 우호적이며 경제 교류도 활발했다. 이는 양국의 번영을 촉진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오계부의 지부는 장씨 성을 가진 오계부 출신이었다. 장 지부는 훌륭한 관리이며 지역 백성들로부터 존경받고 있었다. 원경릉과 원 할머니는 오계부에 도착하자마자, 곧바로 지역 혜민서를 찾았다. 할머니는 혜민서의 서관(署館) 신분을 밝혔다. 그녀는 북당 각 주부의 의서를 총괄하는 인물이고, 총책임자이기도 했다. 혜민서의 이 의원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두 사람을 안으로 청한 후, 바로 예를 올렸는데, 마치 신선이라도 본 것처럼 목소리까지 떨고 있었다. "소인은 이자옥이라 합니다. 어르신께서 친히 오신 줄도

  • 명의 왕비   제3371화

    그녀는 일단 깊이 생각하지 않기로 하고, 냉 대인이 자세한 상황을 묻는 사이에 제 대인의 피를 뽑았다. 약상자는 기능이 꽤 다양하기에, 바이러스 검사도 문제없었고, 안에는 양여혜가 준 소형 현미경도 있었다. 하지만 바이러스 관찰이나 세균 배양에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지체할 수 없었다. 그녀는 다른 사람들이 먼저 오계부로 향하고, 그녀는 이곳에 남아 제 대인을 치료하고 검사 결과를 기다리기로 했다. 그러면 바이러스든, 세균 감염이든, 결과가 나와야 제대로 된 치료 방안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미색이 말했다. "저도 이곳에 함께 남겠습니다. 제가 환자를 돌보는 것 정도는 도울 수 있지 않겠습니까?" "괜찮으니 먼저 가거라. 어쩌면 내가 더 일찍 도착할 수도 있으니깐." 원경릉이 말했다. 그녀는 혼자 빠르게 움직일 수 있었지만, 미색까지 데리고 가는 건 무리였다. "우리가 먼저 출발하는데, 어찌 더 일찍 도착할 수 있다는 것입니까?" 미색이 의아해하며 물었다. "가능한 일이다. 원 선생은 늘 기적을 만들어내니." 우문호가 말했다. 그는 더 이상 설명하지 않고, 원경릉에게 다가가 조심하라고 몇 마디 당부했다. "알았소. 지체하지 말고, 어서 떠나시오. 오계부에 도착하면 곧바로 관아를 찾아가, 의원의 빠른 대처를 명하라 하시오. 만약 내가 먼저 도착한다면, 내가 관아를 찾아가겠소." "알겠소. 그럼, 먼저 가겠소!" 우문호는 그녀와 입을 맞추고 싶었지만, 보는 이가 많으니 그저 참을 수밖에 없었다. 서일은 황후를 홀로 두고 가는 것이 걱정되어, 우문호를 따라나서며 계속 물었다. "정말 황후를 이곳에 혼자 남겨도 되는 것입니까?" "그럼, 네가 남을 것이냐?" 우문호가 그를 흘겨보며 말했다. "너도 원 선생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알고 있지 않느냐?" 회왕 부부도 걱정은 되었지만, 다섯째의 여유로운 모습에 자신이 있을 것이라 믿었다. 다섯째 부부는 늘 비밀이 많은 사람들이라, 그들은 더 이상 신경

  • 명의 왕비   제3370화

    원경릉은 밖으로 나가, 오계부에 역병이 생긴 것 같다고 전했다. 오계부는 서쪽에 자리 잡고 있어, 기후가 더운 탓에 가끔 역병이 생기긴 했었지만 백성들은 고뿔 치료에 쓰이는 약초로 끓인 차를 즐겨 마시기에, 대규모로 역병이 돈 적은 없었다. 냉 대인이 말했다. "오계부에서는 이 상황을 조정에 알리지 않았습니다. 비록 해마다 역병이 생기긴 하지만, 빠르게 통제해 왔으니, 이번에도 예전과 같은 상황이지 않겠습니까?" 원경릉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런데 이번엔 더 심각할 수도 있습니다. 제 대인의 형도 역병으로 돌아가셨고, 그와 가까이 지낸 사람들도 병에 걸렸습니다. 이렇게 관아에만 역병에 걸린 자들이 많으니, 예전보다 더 심각할 것 같습니다." "그래도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지 않습니까? 해마다 역병이 생겼으니, 그에 대한 대응책도 이미 있을 것입니다." 원경릉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해마다 역병이 생겼지만, 대대적으로 유행하지 않았기에, 현지 관리들이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겨 쉽게 통제될 것이라 생각하고, 방심할 수도 있으니깐요." 우문호가 물었다. "원 선생, 역병을 어떻게 통제해야 한다고 생각하오?" "역병 상황이 안 좋을 것이라 추측할 뿐, 정말 오계부의 상황이 어떠한지는 아직 모르네. 제 대인은 여전히 고열에 시달리고 있어, 수액을 맞히고 해열제를 먹였소. 냉 대인과 함께 들어가 상황을 자세히 물어봐야겠소. 하지만 꼭 마스크를 끼고, 병을 막아야 하오." 원경릉은 유행성 독감이나 변이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일 것이라 의심하고 있었다. 그녀가 살던 세계에서는 A형 독감의 대규모 변이가 십수 년마다 한 번씩 발생했는데, 그런 변이 독감은 현대에서도 의료 체계에 큰 부담이 되곤 했다. 그러니 지금 이곳에서는 더 말할 것도 없었다. 만약 역병이 다시 시작한다면, 가능한 한 빨리 통제해야만 했다. 원경릉의 말을 우문호와 냉 대인은 그렇게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도

  • 명의 왕비   제3369화

    원경릉은 청진기를 꺼내 그의 폐를 확인해 보았는데, 남녀가 가까이 접촉하는 것이 예의에 어긋난다고 생각한 제 대인은 이내 손을 뻗어 그녀를 막으려 했다. 하지만 병세가 심해 아픈 데다가, 마스크를 쓰고 있어도 묘한 위압감을 풍기는 의원의 단호한 눈빛과 기운에 그만 압도당하고 말았다. 원경릉은 앞쪽을 청진한 뒤, 그에게 옆으로 돌라고 한 다음에 꼼꼼히 살피고 미간을 살짝 찡그렸다. "며칠을 아프신 것입니까?" 제 대인은 꽉 막힌 코 때문에 콧소리를 내며 천천히 몸을 돌리고 답했다. "며칠 사이의 일입니다. 오계부를 떠날 때도 멀쩡했는데, 밤새 달리고, 말을 오래 타다 보니 고뿔에 걸렸나 봅니다." "기침 말고, 가슴 통증도 있습니까?" "예. 이곳이 아픕니다!" 제 대인은 가슴 근처를 손으로 누르며 말했다가, 숨쉬기가 어려운 듯 손바닥을 움직이며 한숨을 내쉬었다. "여기도 아프고, 온몸 뼈마디도 다 아픕니다." 그러자 원경릉은 더 자세히 증상을 확인한 뒤 말했다. "약을 준비할게요. 수액을 좀 맞으셔야 할 것 같습니다." "수액이요?" 제 대인은 멍하니 원경릉을 바라보았다. "예. 질문은 하지 마시고, 그저 치료에 협조만 해주십시오. 병세가 꽤 심각한 편입니다." 원경릉은 제 대인이 폐렴이라 확신했고, 중증 폐렴일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제 대인은 병이 심하다는 말에 초조한 표정을 지으며 다급히 말했다. "의원 나리, 제발 최선을 다해 치료해 주십시오… 저에게는 아직 모셔야 할 노모가 있습니다. 지난달 병으로 형님께서 세상을 떠난 터라, 형님의 자식들도 제가 돌봐야 하니, 절대 이대로 목숨을 잃을 수는 없습니다." 원경릉이 답했다. "최선을 다할 테니, 걱정하지 마시고 치료에만 집중하시지요!" 제 대인은 감동을 받은 듯 감사 인사를 올렸다. "정말… 감사합니다." 원경릉은 곧바로 약을 지어 수액을 준비했다. 수액을 맞는 동안, 제 대인은 여전히 놀란 모습을 하고 있었다.

Jelajahi dan baca novel bagus secara gratis
Akses gratis ke berbagai novel bagus di aplikasi GoodNovel. Unduh buku yang kamu suka dan baca di mana saja & kapan saja.
Baca buku gratis di Aplikasi
Pindai kode untuk membaca di Aplikasi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