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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 왕비의 모든 챕터: 챕터 781 - 챕터 790

3041 챕터

제 781화

호강연의 충격 선언“아빠보다 어려요!” 호강연은 자신이 반한 남자를 나쁘게 말하는 걸 용서할 수 없었다. “그리고 아빠보다 잘 생겼어요!”“너……”진북후는 콧바람에 수염마저 홀랑 뒤집어져서, “나보다 어리든 잘 생겼든 무슨 상관이야? 어차피 중늙은인데, 올해 46이야, 넌 이제 고작 17이고, 너보다 무려 30살이나 더 많다고.”“29살이에요!” 호강연이 고쳐서 말했다.“29살이면 아버지벌 하고도 한참 남아, 할아버지도 될 수 있는 나이라고.” 진북후는 화가 나서 심근경색이 올 지경이다. “안돼, 그 얘기는 다시는 꺼내지도 마.”“황제 아니면 결혼 안 해요.” 호강연은 한마디를 살짝 던졌다.“혼인은 부모가 명하고 중매인이 말을 넣는 것이니, 네가 나설 생각 하지도 마라.”“누가 그래요?” 호강연이 한사코 부정했다.“네가 방금 그랬어.” 진북후는 있는 힘껏 탁자를 치고 두 눈을 왕방울만 하게 부릅뜨는데 안에 이글이글 불꽃이 타오른다.호강연도 탁자를 치고 눈을 부라리며, “전 그런 헛소리 지껄인 적 없거든요? 자기 인생은 자기가 주인이에요, 제가 누구한테 시집을 가든 제가 결정하는 거지, 아버지가 말한다고 끝이 아니에요, 어쨌든 폐하가 아니면 누구한테도 시집 안가요.”“이 망할 놈의 자식이!” 진북후가 손을 들어 따귀를 때리려고 했다.호강연은 자기 얼굴을 가까이 들이대며, “때려봐요, 때려봐. 그러면 바로 엄마 영전 앞에 목을 매고 다들 보게 할 테니까.”“네가 그럴 수 있을 것 같아?” 진북후가 거칠게 손을 내려놓았지만 말투는 상당히 약해졌다.“어디 해봐요 해봐, 내가 하나 못하나!” 호강연은 막 나가는 성격으로 아예 감출 마음이 없다.진북후는 발을 쿵쿵 구르며 어찌할 바를 몰라 호강연의 할머니에게 도움을 구하는데. “어머니, 뭐라고 좀 해주세요.”노마님도 상당히 놀라서 아무리 생각해도 답이 없는지라, “연이야, 어쩌다가 폐하께 시집을 가겠다는 생각을 한 것이냐? 잘 생기고 능력이 출중한 데다 마음씨도 빼어난 젊은 사람이 얼마나 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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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82화

당황한 진북후진북후는 자신의 딸을 보며 죽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이번에 경성에 돌아오며 그가 결심한 것은 호씨 집안이 당연히 누려야 할 영예를 쟁취하는 것이었다.진북후는 황제가 진북에서 자신이 거둔 업적을 중시하는 것을 알고 위풍당당하게 돌아와 오늘 궁에서도 전대미문으로 황제에게 억지를 부리는 간이 배밖에 나온 짓을 했으며, 비록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는 못했지만 계속 우기면 분명 이길 거란 것을 알고 있다.그래서 출궁해서 진북후부로 돌아오는 길에도 뜻만 있으면 반드시 이룰 것이란 생각에 가슴이 웅장했다.그런데 이게 웬 말이냐고. 발톱을 감춘 호랑이가, 발톱을 드러내고 몇 번 포효해보지도 못했는데 바로 자기 딸한테 한 방 먹어서 꼼짝 못하게 되었다.이게 뭐야? 진북후가 일부러 콧대 높은 분위기를 만들어서 황제가 애가 탔는데, 결국 황제가 호강연을 가지고 진북후의 애를 태우게 된 거 잖아?이건 진북후 인생에 찬물을 확 끼얹어 투지를 완전히 소멸시켜 버리는 것이다.진북후는 황제보다 고작 한 살 많은데, 황제의 장인이라니 이게 무슨 소리야?맙소사, 받아들일 수 없다.하지만 서럽게 울면서도 여전히 맹렬하게 타오르는 분노로 가득한 딸 얼굴을 생각하면 진북후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심지어 딸은 진북후에게 최후 통첩까지 했다. 만약 황제가 딸을 원하지 않으면 딸은 바로 출가해서 비구니가 될 것이다.이게 뭐야? 진북후가 딸을 황제에게 바치는 것도 모자라, 비굴하게 황제더러 자신의 딸을 데려가 달라고 애원하라는 거야? “안돼, 차라리 비구니가 되는 편이 입궁하는 것보다 나아.” 진북후가 매정하게 마음먹기로 했다.호강연은 결심했다는 듯 아버지에게: “결국 그러시다면 내일 절 명월암으로 데려가 주세요, 날 설득할 생각하지 마세요, 전 마음을 이미 정했으니까 아무도 설득 못해요.”말을 마치고 호강연은 눈물을 훔치며 돌아갔다.진북후는 멍하니 아무 생각도 못하고 노모를 바라봤다.노마님이 손을 놓는데 그녀라고 무슨 방법이 있을까? 어찌 되었든 호강연을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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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83화

호소장군의 명쾌한 답그런데 호소장군은 덤덤하게, “폐하께 시집 보내는 게 어때 서요? 그게 강연이가 마음속으로 바라마지 않는 일이고 폐하도 노친네는 아니잖아요, 아직 젊고 독보적으로 귀티 나고 위엄이 넘치고 보기엔 30대 정도로 밖에 안 보여요.”“애비가 고작 황제보다 한 살 어려.” 진북후 성을 냈다.호소장군이 흠칫 하며, 아버지를 자세히 보고 쯧쯧 혀를 차며: “정말 입니까? 맙소사, 아버지는 60은 되 보이는데 어떻게 폐하와 한 살차이밖에 안 나죠, 열 몇 살은 더 들어 보이는데?”“진북의 바람이 심하고 아비는 나라를 위해 고심하다 젊은 나이에 이렇게 된 것이지.” 진북후가 펄쩍 뛰었다.비록 남자는 외모를 중시하지 않지만 영웅의 기개는 늙지 않아서, 진북후는 40이 넘었어도 마음도 있고 힘도 있고 처첩을 얼마든지 거느리는데 문제가 되지 않는다. “폐하께서도 매일 국사로 여념이 없으실 텐데요? 이건 아무래도 바탕의 문제 같지 말입니다.” 노소장군이 갑자기 근심스런 얼굴로 뚫어지게 진북후를 보며, “아버지, 소자 아버지의 친아들입니까?”“너 지금 무슨 소리야?” 진북후가 손바닥을 허공에 내리쳤으나 부딪히는 게 없고, “너와 네 동생은 나와 네 어미의 소생이지.”“그게 슬픈 겁니다. 앞으로 제가 아버지 닮을 까봐 격정이에요, 사십에 60살같이 겉늙어 버리다니.”진북후가 열 받아서 흥 콧방귀를 뀌고 말았다. 아들과 입씨름은 됐다. 부자가 예전엔 서로 죽이 잘 맞아서 이렇게 농담처럼 주고받았지만 오늘은 너무 고민이 돼서 그럴 마음이 들지 않았다.호소장군도 진지하게: “아버지 근심하실 게 뭐가 있습니까? 비가 되는 게 나쁠 게 뭐가 있어요? 동생의 성격과 무공을 봐선 궁에서 누가 동생을 괴롭힐 수 있겠습니까? 폐하는 아버지때문에 라도 동생을 함부로 대하지 못하지만, 그 애송이 녀석은 젊은 혈기를 부리고 동생의 거친 성격에 경솔할 게 분명하니 둘이 같이 지내면 하루가 멀다 하고 싸워 대서 도리어 아버지가 걱정하지 않을 날이 없을 겁니다.”진북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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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84화

원경릉을 찾아온 호강연목여태감 찻물을 가지고 들어왔다가 다시 물러났다.명원제가 차를 한 모금 마시고: “그럼 자네는 영애의 혼사에 대해 바라는 게 있는가?”진북후는 침을 꿀꺽 삼키고 명원제의 얼굴을 봤다.저 얼굴엔 왜 주름이 별로 없지? 이목구비가 어떻게 저렇게 잘 생겼어? 친왕이 전부 황제를 닮았으니 하나하나 재주가 뛰어나고 단정한 거군, 진북후가 젊은 시절에 황제를 본 적이 있는데 경성에서도 1,2위를 다툴 정도로 잘 생긴 얼굴이었다.진짜 사람 나름이고, 압도적이다.“응?” 명원제가 차가운 눈빛을 반짝이며 날카롭게, “왜 멍하니 있어?”진북후는 얼른 정색하며, 오늘 반드시 이 일을 정리해야 하는 걸 알았기에 탄식하며: “사실 신이 딸의 생각을 오해했습니다. 딸은 초왕 전하에게 시집가고 싶은 게 아니었습니다.”“어? 그럼 누구와 혼인하고 싶다는 건가? 누가 마음에 들었지?” 명원제가 마음이 크게 놓이며, 보아하니 진북후의 본심은 원씨나 다섯째를 괴롭히고 싶었던 게 아니었구나. 그냥 딸바보 였군.진북후는 한동안 우물쭈물거리며, 명원제가 기다리다 열이 받을 즈음에 비로소 모기만한 소리로: “딸이 입궁하여 폐하의 시중을 들고자 합니다!”명원제가 진북후 얼굴에 차 한 모금을 뿜고 말았다.진북후가 가볍게 닦아 내더니 또박또박: “폐하 크신 은혜 감사하옵니다!”진북후는 마지막으로 깊고 부드러운 눈으로 사위를 한 번 쳐다보고 물러났다.진북후가 입궁해서 큰 일을 치르는 그때, 호강연은 할머니와 초왕부에 가서 초왕비에게 구해준 은혜에 답례하고 있었다.초왕부에서 불법으로 이틀을 머물고 있던 원경릉은 결코 호씨 집안의 아가씨가 직접 쳐들어 오리라고 상상도 못했다.만아가 잘못 듣고 호 아가씨가 온다고 하는 게 아닌지 생각할 정도였다.원경릉이 초스피드로 화장을 하는데 각종 연지분을 얼굴에 찍어 바르려고 섞었지만 사실 바르지 않아도 그럭저럭 괜찮고 또 씻을 생각하니 귀찮았다.옆에서 엎드려 쉬고 있던 남의 매 대신 맞아주는 우문호가: “안 바르는 게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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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85화

이상한 호강연원경릉이 호강연을 보니 말할 수 없은 이상하고 어색한 마음이 들었다.호강연의 눈은……태후의 눈빛과 비슷하게 다정하고 자애로웠다.“고마워요.” 원경릉은 이렇게 말할 수 밖에 없는 것이 도대체 무슨 생각인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호강연이: “임신에 도움이 되는 약을 가져왔어요, 아이에게 줄 작은 장난감도 준비했고요, 좋아하셨으면 좋겠네요.”호강연이 말을 하며 일어나 직접 가져온 선물을 깠다.원경릉이 보니 귀한 보약에 장난감까지, 원경릉이 약간 놀란 건 딸랑이와 천으로 만든 공을 제외하고 나머지 장난감은 모두 무기였다.진 채찍, 비수, 암기가 들어있는 상자, 피리, 그런데 이 피리는 은밀한 기관을 감춘 것 같다.과연 호강연이 피리를 들고 3번째 구멍을 막고 ‘삐’불자 은침이 날아가 문짝에 딱 꽂혔다.원경릉이 입을 딱 벌리고 아무 말도 못했다.“별로 예요?” 호강연이 말했다.“좋아요, 좋아해요.” 원경릉이 정신을 차리고 그녀를 보니, 또 자상한 어머니처럼 바라보는데 온화함이 눈에서 뚝뚝 흘렀다.다음 상황은 더 갈피를 잡을 수가 없었다.호강연이 노마님 역에 완전 몰입한듯 연기하며 원경릉의 손을 잡고 이걸 주의해라, 저걸 주의해라, 이걸 먹어라, 저거 먹으면 안된다. 원경릉은 마치 말 잘 듣는 착한 학생처럼 원래 뽐냈던 고자세가 다 움츠러들며 쉴 새 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네, 알겠어요 하고 있다.그 사이 희상궁이 약과를 가져와서 여러 접시에 나눠 손님께 권하는데, 원경릉이 산사약과를 집자 호강연이 원경릉의 손목을 잡으며 잔소리하길: “임산부는 산사를 먹으면 안돼요?”의사인 원경릉이 영문을 몰라서: “왜요?”“산사에는 막힌 기를 뚫고 어혈을 푸는 효능이 있어 임산부에게는 맞지 않아요.” 호강연이 눈살을 찌푸리며, “이런 상식도 몰랐어요? 이거 사람을 오라고 해서 시중을 들게 해야겠어요. 왕비마마께서 이러시면 제가 안심이 안돼요.”원경릉이 거의 두려운 눈빛으로 호강연을 보고 다시 희상궁을 봤다.희상궁도 갈피를 못 잡는 건 마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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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86화

염탐꾼 희상궁원경릉이 왕야에게 돌아가, 호강연의 오늘 일거수일투족을 전부 얘기했다.그리고 조심스러우면서도 대담한 추측을 내놓았는데, “호아가씨가 설마 아바마마께 반한 건 아니겠지? 난 왜 그녀에게서 어르신 말투가 느껴졌지? 게다가 호아가씨가 오늘이 아니면 나에게 절하기 어렵다고 했어, 그럴 가능성은 없을까?”우문호가 다 듣고, 기분이 나쁘고 질투의 눈빛은 감추기 어려워, “무슨 눈빛이라고? 나는 마음에 안 들면서 아바마마 그 꼰대가 좋다고, 멋진 남자를 만난 적이 없군, 남자 보는 눈이 없네.”원경릉이 눈살을 찌푸리며, “아쉬워? 가서 얘기해 줄까?”우문호가 손을 내저으며, “됐어, 옆구리 찔러서 절 받기 싫어, 호아가씨에게 살 길을 열어준 셈 치지.”원경릉이 침대에 앉아: “이건 그냥 내 추측이야. 사실은 아니고 그냥, 난 원래 호아가씨가 교만하고 제멋대로 일거라고 생각했거든, 오늘 만나보니 그렇지 않았어, 겉모습만 보고 떠도는 소문은 가짜구나 싶어.”“호아가씨는 어릴 때부터 진북에서 자랐어, 소문이 경성까지 들어오는데 천리길이 떨어졌으니 차이가 나도 이상할 건 없지.” 우문호는 오히려 그럴 가능성이 높다며 마음 속으로 자기도 모르게 좋아했다.“안되겠어, 희상궁을 시켜 좀 알아보라고 해야지.” 원경릉이 말했다.우문호는 원경릉이 나가는 것을 보고 기분이 좋아져서 노래를 흥얼거렸다.희상궁이 우문호의 명패를 들고 입궁했는데, 명목은 태상황에게 초왕비의 상태를 보고해야 한다는 것이었다.태상황 쪽은 별다른 정보를 탐문하지 않았다.희상궁은 목여태감을 찾아갔다.목여태감이 희상궁을 한쪽으로 끌고가서 목소리를 낮춰: “모르겠어요, 오늘 진북후가 가고 폐하께서 계속 안 나오시고 내가 들어가서 시중들며 보니 안색이 아주 어둡고 때때로 고함소리가 들리는데 고함소리가 애처롭고, 때때로 물건을 던지는데 상소문이고 벼루고 전부 던져서 콰당콰당 하는데, 심지어 냉정언 대인이 왔는데도 보지 않으시고 누구한테 화를 내시는 건지 모르겠어요.”“진북후가 뭐라고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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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87화

호강연의 결심희상궁은 굳게 마음을 먹고 출궁했다.이 때 명원제는 목여태감에게 들어오라고 하더니 어두운 낯빛으로: “방금 널 불렀는데 어째서 자리에 없었느냐? 어딜 갔었어?”목여태감이 지금은 폐하의 심기를 건드려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에 사실대로 고하며, “폐하께 아룁니다. 희상궁이 입궁하여 문안하기로 소인이 감히 들어오라 하지는 못하고 밖에서 몇 마디 나누었고, 희상궁이 폐하의 안부를 여쭈었습니다.”명원제의 눈이 음흉해 지며, “희상궁이 문안을? 궁에 들어가서 상황을 살펴보라는 사주를 받았나 보지?”명원제는 생각하면 생각할 수록 답답한 게, 원래는 다섯째의 후궁이 될 사람이 지금 자신의 비가 되려 하다니 참으로 돌고 돌아 명원제가 다섯째의 짐을 져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목여태감이 사실대로 말할 엄두를 못 내고 대신 은근히: “하지만 희상궁은 다른 것을 물었습니다, 입궁해서 태상황 폐하께 왕비마마의 상태를 보고하는 김에 와서 문안 드리는 거라 했습니다.”명원제가 짜증을 내며: “나가, 썩 꺼져!”목여태감이 허리를 숙이고 물러나와 크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명원제는 아직 흔들리고 있는 휘장을 보는 미간에 내 천(川)자가 깊이 패인다.명원제는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는 것이 그 꼬맹이 녀석이 왜 궁에 들어오려고 하는 걸까? 자신을 하찮게 여기는 것은 아닌 게 확실한 게, 외모로 보나 능력으로 보나 명원제가 어디 가서 뒤지는 사람은 아니다.하지만 분명한 건 그 꼬맹이에겐 더 나은 선택이 있다는 사실이다.이리 저리 생각해 봐도 그 녀석이 바보 멍청이 같고 명원제 자신의 마음을 모르겠다. 그래서 직접 호강연과 얘기해 보기로 했다. 선배로서 황제라는 신분으로 인생에는 선택할 수 있는 많은 길이 있고, 아버지와 집안 사람을 걱정시켜서는 안되며 가장 중요한 건 황제를 근심하고 번뇌하게 해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똑똑히 알려주리라.명원제는 어명을 내려 호강연에게 들라 했다.호강연이 어명을 듣고 족히 10초는 멍하니 있었다.호강연의 얼굴이 조금씩 발그스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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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88화

호강연과 황제의 만남호강연은 대략 향 하나가 탈 정도 시간을 마음을 다잡는데 보내고 겨우 마차에 올랐다.입궁하는 길 따그닥따그닥 말굽소리보다 쿵쿵거리는 그녀의 심장 뛰는 소리가 더 컸다.호강연은 손수건을 꼭 쥐고 최대한 즐거운 상상을 하며 마음을 가볍게 하고 싶었지만 머리 속에 뭐가 생각 날 리가 있나? 온통 잘생기고 위엄 넘치는 그 얼굴로 가득하다.호강연은 상궁의 믿음직한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한숨을 내쉬며: “상궁, 내 인생에 가장 중요한 사건이야, 내 나약함으로 망쳐버릴 수는 없어.”상궁이 가볍게 호강연의 어깨를 토닥이며, “그렇다면 아가씨 조금만 더 용기를 내세요. 폐하께 아가씨 마음속의 얘기를 하게요.”호강연은 자신의 손가락을 꽉 쥐고, 더 꽉 쥐었다. 그렇다, 지금 그녀에게 필요한 것은 용기다.자신의 미래는 자신이 쟁취하는 것이다.두툼한 노란 벽돌담에 금빛 찬란한 유리 기와, 부귀와 권위가 흘러 넘치는 짙은 붉은색 궁문, 돌계단을 밟을 때 호강연은 자신의 어릴 때 꾸었던 꿈에 한발짝 다가서고 있음을 느꼈다.그녀의 마음은 어느새 굳건해 지기 시작했다.호강연은 어서방 문 앞에 다다르자 다시 한번 깊이 숨을 들이쉬고, 고개를 들고 목여태감을 따라 안으로 들어갔다.호강연이 사뿐사뿐 반짝거리는 하얀 돌판을 걸어가는데, 신발코에 진주가 치마 끝에 가려 보였다 가려졌다 하며 한걸음 한걸음 9년간 사모하던 사람에게로 다가갔다.걸음을 멈추고 꿇어 앉아, “호강연 폐하를 뵙습니다.”명원제는 낮게 꿇은 자세를 보고 마음이 안돼서 흘끔 보고: “됐다. 일어나거라.”“감사합니다. 폐하!” 호강연이 손수건을 쥐고 일어나 손을 가지런히 했지만 황제를 보고 고개를 들지 않았다.명원제가 목소리를 가다듬고 이 꼬맹이와 얘기하는 게 태상황과 얘기하는 것보다 스트레스가 크다고 생각하며, “네 아버지가 네 결혼 문제로 오늘 입궁했었다. 짐이 생각하기에 네 아버지가 노고가 크고, 너도 어릴 때부터 자라는 것을 봐온 지……”호강연이 갑자기 고개를 들고 부리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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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89화

명원제와 호강연의 대결호강연이 어디 가라고 한다고 갈 사람이야? OK를 못 받으면 갈 리가 없는 게, 호강연은 두 번 다시 속마음을 그에게 고백할 용기를 내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그래서 그녀는 천천히 앞으로 나가 명원제에게, “천하의 남자 중에 당신을 제외하고 마음에 드는 사람은 하나도 없으니 저를 위해 남편감을 고르느라 애쓸 필요 없으세요. 만약 제가 마음에 들지 않으시면 전 오늘 여기서 죽는 한이 있어도 제 인생을 당신들이 마음대로 하게 내버려 두지 않을 겁니다. 제가 아무것도 모른다고 말씀하시며 입궁은 다시는 되돌아갈 수 없는 길이라고 하셨는데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그건 제가 선택한 길입니다. 만약 제가 일생 좋아할 리 없는 사람과 결혼시키시는 것도 돌아올 수 없는 길인 것은 마찬가지 입니다. 하지만 다른 점은 그 길은 당신들이 선택하신 길로 전 당신들을 원망하겠지요 제가 죽을 때 까지요.”명원제가 낭패라는 눈빛으로 살짝 언성을 높이며: “평생 좋아할 리가 없다니 무슨 소리냐? 시집을 가면 자연스럽게 좋아하는 법으로 천하의 여자들이 다 이러한데, 그들은 그러면 결혼전부터 좋아했다는 말이냐?”호강연이 갑자기: “다른 여자들은 시집가기 전에 마음속으로 좋아하는 사람이 없으니 당연히 남편과 시간을 보낼 수록 정이 싹트겠지요, 설사 정이 없어도 이미 하나로 묶였으니 어쩔 수 없죠. 그걸 그럭저럭 버틴다고 하는 겁니다. 하지만 저는 그렇게 버틸 수 없어요. 왜냐면 저는 좋아하는 사람이 있고 15살 시집갈 나이가 되자 진북에선 끊임없이 혼담이 있었지만 전 다 싫다고 했습니다. 진북에 좋은 남자가 없어서가 결코 아닙니다. 제가 마음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제 마음엔 다른 사람이 있었으니까요. 폐하 아시겠어요?”명원제가 화를 내며: “너랑 얘기하는 건 쇠 귀에 경읽기야. 말이 안 통해. 너랑은 됐으니 짐이 네 아버지를 불러 얘기하마, 너의 인륜지 대사는 네 아버지가 주도하는 게 맞지.”호강연이 단호하게: “제 결혼은 제가 주도적으로 합니다. 제 인생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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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90화

호강연의 결혼을 앞둔 진북후천벌을 받을 지고!진북후는 딸이 기쁜 소식을 전하고는 팔짝팔짝 뛰어 방으로 돌아가는 것을 보고 슬픔으로 가슴이 메였다.진북후는 산을 내려온 맹호같이 기세가 등등하고 위엄이 넘쳤는데 어쩌다가 발이 걸려 제대로 도랑에 빠지고 말았다.체면이 땅에 떨어진 건 말할 것도 없고 온 힘을 다해 만들어낸 위세가 헛것이 되었다.명원제의 어명이 늦게 도착해 다음날에야 진북후 저택에 도달했다.비에 봉했으나 봉호도 만들기 귀찮았는지 호비(扈妃)라고 한 게 아무리 봐도 대충한 것 같다.하지만 호강연은 좋아서 어쩔 줄 모르고 호비가 제일 듣기 좋다고 했다.진북후는 딸이 기뻐하는 것을 보고 불쾌한 마음을 다스리며 중얼거리길: “황후가 되는 것도 아닌데 뭐가 그렇게 좋아?”호강연이: “그대는 물고기가 아니거늘, 어찌 물고기의 즐거움을 알리요?”진북후가 한숨을 쉬며, “그대는 물고기가 아니거늘, 어찌 물고기의 고통을 알겠느냐? 앞으로 알게 될 게다. 후궁 마마들이 널 못 잡아먹어서 안달일 게 분명하고, 네가 황제에게서 멀리 있어야 비로소 삶이 편할 거다.”“아버지, 설마 폐하에게 황후를 폐위하라고 압력을 넣으실 건 아니죠? 당초에 제가 초왕에게 시집을 가게 됐어도 초왕비에게 양보해야 하는 건 마찬가지예요.”진북후가 썩은 낯빛으로, “애비가 덤벙거리긴 해도 바보는 아니다. 초왕비와 황후가 어떻게 같아? 주씨 집안과 정후부가 같으냐? 정후에겐 미운 털이 박힐 수 있지만, 감히 주재상에겐 밉보일 수 없어.”호강연이 웃으며: ‘아버지도 겁나는 사람이 있으세요? 황제도 두려워하지 않으시는 줄 알았는데?”진북후가 느릿느릿 걸어가 앉으며, “웃는 호랑이라는 게 있는데 말이야, 평소엔 잘 참고 받아주지, 네가 어쩌다가 그 사람 앞에서 방귀를 뀌어도 너한테 아무 말도 하지 않아. 심지어 어쩌다가 네가 농담삼아 빈정거려도 말이지. 하지만 분수를 알아야 해. 능력만큼 방귀도 뀌는 거지. 내가 초왕비 자리를 요구한다면, 좋다! 하지만 황후의 자리를 요구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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