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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 왕비의 모든 챕터: 챕터 441 - 챕터 450

3039 챕터

제 441화

기왕의 거센 주먹에 우문호의 얼굴이 부어올랐다. 하지만 그는 기왕의 코와 다리를 때렸기에 사실 겉으로 보기에는 우문호가 기왕보다 더 많이 맞은 것처럼 보였다.가장 중요한 것은 명원제가 기왕이 우문호를 때리는 모습을 직접 보았다는 것이다.명원제의 무서운 눈빛이 기왕을 향하자 우문호는 뻘쭘한 표정으로 머리를 긁적였다.“부황! 소인의 잘못입니다. 소인이 즉시 여덟 동생의 사건을 조사하고 사건을 밝히고 그 후에 형님께 사죄하겠습니다!”우문호가 말했다.“너…… 너!” 기왕의 얼굴이 보라색으로 변했다. “네 죄를 인정하지 못할까!”우문호는 그의 두 손을 맞잡고 “형님, 제가 잘못했습니다. 제가 맞받아치지 말았어야 했는데!”라고 말하며 무릎을 꿇었다.기왕은 우문호의 두꺼운 낯짝이 이렇게 두꺼운지 몰랐다. 기왕은 화가 나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가 잘못을 인정하고 사죄를 하는 태도는 좋았지만 사과를 하는 우문호의 묘한 눈빛이 아무래도 내키지 않았다.명원제는 우문호를 향해 걸어갔다.“아직도 여기서 무엇하느냐 빨리 가서 조사해!”“예! 알겠습니다!” 우문호가 일어섰다.기왕은 노발대발하며 “부황, 다섯째를 믿을 수 없습니다!”라고 말했다.“닥쳐!” 명원제는 분노로 얼굴이 검붉어졌다. “여기서 무릎 꿇고 있는다고 뭐가 밝혀지기라도 해?”기왕은 부황이 화를 내는 것을 보고 믿을 수 없어서 부황이 돌아서서 들어가는 뒷모습만 빤히 보았다.부황이 궁으로 들어가자 우문호도 몸을 돌려 떠났다. 우문호의 당당한 뒷모습을 보며 기왕은 이가 부득부득 갈렸다.‘네가 어떻게 구사를 구해줄지 두고 보겠어.’우문호가 기왕을 때린 것은 결코 순간적인 충동 때문이 아니었다. 그는 더이상 기왕을 참을 수 없었다.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아내인 원경릉이 여덟째의 목숨을 구하려고 하고 있고, 부황은 이런 중요한 시기에 벌을 내릴 수는 없었다. 그리고 며칠이 지나고 나니 부황의 화도 거의 사그라들었다. 기껏해야 무릎을 꿇고 사죄를 하면 될 일이었다. 우문호는 현비(贤妃)의 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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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42화

현비는 우문호를 노려보았다.“왜? 너는 모비가 아프기만을 기다렸느냐?”우문호는 그녀를 보며 “괜찮으십니까?”라고 말했다.“됐어, 잘 먹고 잘 잔다 뭐가 아프다는 것이야?” 현비는 그를 보며 “그래도 여덟째 상황은 어때? 왕비는 어떻고?”라고 물었다.“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그저 무사하길 바랄 뿐입니다.” 우문호가 말했다.현비는 고개를 끄덕이며 “황후는 좀 재수가 없지만…… 여덟째는 딱하네. 그는 어린아이에 불과하니까.”라고 말했다.모든 투쟁에 아이들이 희생돼서는 안된다.특히 여덟째는 누구에게도 위협되는 인물이 아니며 모든 이의 사랑을 받았다.“걱정 마세요. 괜찮을 겁니다.”우문호가 일어서며“아들은 먼저 가보겠습니다.”라고 말했다.이 사건은 분명히 조작되었다. 지금까지 의심스러운 것은 첫 번째 어전에서 시중을 드는 이태감이 모비가 불편하다며 자기를 데리고 왔고, 두 번째는 소빈……이 사건을 해결하려면 소빈을 먼저 불러 조사하는 게 빠를 것이다. 이태감은 사리에 밝은 사람이라 경계심이 심하고 방비를 잘한다. 두 사람을 조사를 시작하면 진실이 밝혀질 것이고, 진실이 밝혀지면 부황의 체면은 바닥에 떨어질 것이다.그는 먼저 덕상궁(德尚宫)의 주인인 덕비마마를 찾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이 섰다. 그녀는 이 사건에 대해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덕상궁을 찾아가면 소빈은 경각성을 가질 것이다. 무엇보다 바깥에서의 이 일이 덕상궁과 관련이 있는 것이 아닐까 추측하게 됐다.그는 희상궁이 생각났다. 희상궁이 건곤전에 있을 때부터 지금까지 희상궁과 덕비마마는 최근까지 왕래가 있었으므로 만약 희상궁이 덕비에게 물어본다면 아무도 의심하지 않을 것이다. 이런 생각이 떠오르자 우문호는 희상궁을 찾아갔다.희상궁은 놀라긴 했지만 동요하지 않았다.“왕야께서 계획하셨다면 따르겠습니다. 덕비마마를 쇤네가 한번 알아보겠습니다.”희상궁이 덕상궁(德尚宫)에 도착하자 소빈은 정전에서 덕비마마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 자리에는 덕상궁의 예빈(丽嫔)이 있었다.그들은 희상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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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43화

“잘 지냅니다. 감사합니다. 쇤네 모든 게 순조롭습니다.”희상궁이 웃으며 말했다.예빈(丽嫔)과 소빈(苏嫔)이 덕비(德妃)와 희상궁이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보고 일어섰다.희상궁은 일어나서 두 사람에게 인사를 했다.“두 분은 안녕히 가세요.”예빈이 웃어 보였고, 소빈은 바로 떠났다.희상궁은 두 사람이 문을 나서는 것을 보고 얼굴에 웃음기가 사라졌다.희상궁은 조용한 목소리로 “덕비 마마, 쇤네가 마마께는 꼭 말씀을 드려야 할 게 있으니 여기에 있는 모든 사람을 내보내주십시오.”라고 말했다.덕비는 엄숙한 표정으로 옆에 있던 상궁들에게 모두 나가있으라고 명령했다.그녀의 명령을 받고 모든 상궁이 나갔고 문은 굳게 닫혔다.덕비는 희상궁을 보며 “본궁은 희상궁이 바쁘다는 것을 압니다. 중요한 일이 아니라면 덕상궁까지 오지 않았을 텐데, 무슨 일이십니까?”라고 물었다.“희상궁, 그렇게 말씀하시지 마세요. 쇤네는 그저 마마님의 휴식을 방해하고 싶지 않았을 뿐입니다.”“본궁은 상궁님의 은혜를 기억하고 있습니다. 본궁은 늘 상궁님이 오시길 기다립니다.”덕비는 몇 년 동안 자식이 없었지만 황상의 총애를 받았고, 자연스럽게 궁 안의 많은 여인들의 질투를 받았다. 하지만 태상황의 최측근인 희상궁이 덕상궁에 자주 와서 덕비를 만났다. 그렇기에 희상궁의 눈밖에 나지 않기 위해 자연히 못된 꿍꿍이를 품은 사람들이 덕상궁에 오지 않았다희상궁은 덕비를 바라보았다.“덕비마마 몇 년 동안 쉽지 않으셨을 겁니다. 쇤네는 일말의 의심도 하지 않습니다. 쇤네는 마마님이 결백하다고 믿습니다. 궁 사람들도 마찬가지일 텐데…… 혹시 덕상궁에 무슨 일이 생겼다는 것을 모르십니까?”희상궁의 말을 듣고 덕비는 깜짝 놀랐다.“상궁님,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났습니까? 혹시 덕상궁의 여인들이 밖에서 일을 저질렀습니까? 설마…… 황후를 다치게 했습니까?”희상궁은 한숨을 쉬었다. “이 일이 작은 일이라면, 쇤네가 마마님까지 찾아오지 않았을 겁니다.”“팔황자가 사고가 났을 때, 구사 대인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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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44화

덕비는 가서 상궁에게 소빈을 데리고 오라고 했다.덕상궁(德尚宫)의 대문은 굳게 닫혀 있었고 소빈은 궁 안에 무릎을 꿇은 채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덕비는 그녀를 보고 화가 치밀었다. ‘평소에 영리하고 사리분별이 빠른 소빈이 어떻게 이런 잘못을 저지를 수 있었단 말인가.’덕비는 가까스로 화를 참았다. “그 사람은 누구야?”소빈은 고집 있는 얼굴을 치켜들었다. 그녀의 아름다운 눈엔 눈물이 그렁그렁했다.“마마님 그냥 죽여주십시오.”“네가 죽으면 다 해결이 되느냐! 이 일 때문에 우리 가문까지 위험해졌어! 네 부형들도 2년만 있으면 귀경할 텐데 네가 그 앞길을 막는 것이야?” 덕비가 분노했다.“소첩이 자백한다고 어쩔 수 없습니다. 부형들에게는 미안하지만 돌이킬 수 없게 되었으니…… 그냥 죽여 주십시오.”“후회하기는 늦었다! 너는 황상께 부형들을 위해서라도 이 사건을 바른대로 실토하거라!”“황상께 용서를 빌어도 소용이 없을 것 같습니다. 마마 소첩께서 여태까지 가르침을 주고 사랑해 주셨는데 소첩이 죄를 지었습니다.” 소빈은 눈물을 줄줄 흘렸다. 덕비는 화가 나면서도 안타까운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이 둘은 오래 알고 지냈고, 오랜 기간 한집에서 살았다. 덕비도 소빈이 신경 쓰이고 마음이 아팠다.하지만 덕비는 소빈이 아무리 무릎을 꿇고 빌어도 이미 운명은 결정되었다고 생각했다.“너의 죄로 궁중을 혼란에 빠뜨렸으니 네 죽음을 달게 받아라. 너의 내연남도 어서 불거라! 그렇게 하면 네 가족과 친척들에게는 살길이 있을 것이야! 스스로 잘 생각해 보거라.” 덕비가 소빈에게 충고했다.소빈 주변의 남자들의 수는 제한적이기에 조금만 공을 들이면 반드시 알아낼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덕비는 그녀가 자백하여 벌을 조금이라도 적게 받기를 바랐다.그 순간 덕상궁의 집사궁녀가 들어와 덕비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그녀의 말을 들은 덕비는 고개를 끄덕였다. 말을 전한 궁녀는 밖으로 나왔다.소빈은 당황한 표정으로 덕비를 쳐다보았다.“사실은 언제나 드러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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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45화

“자네가 연기를 이렇게 잘하는지는 몰랐네.” 덕비는 눈에 불꽃이 일었다.“마마, 모든 것이 사실입니다. 초왕이 아니라면 왜 구사가 나서서 죄를 뒤집어쓰려고 하겠습니까?”소빈은 울면서 억울하다는 표정을 지었다.소빈의 말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지만 덕비는 소빈을 믿지 않았다. 덕비는 소빈이 한 말이 밖으로 퍼지게 해서는 안 되며, 만약 이 소식이 밖으로 퍼진다면 다섯째에게 큰 누를 끼칠 것을 알았다.잠시 후 덕비는 차가운 목소리로 하인을 불렀다.“밖에 아무도 없느냐!”그러자 문이 열리며 상궁이 들어왔다.“마마님 분부하시지요.”“소빈을 궁전으로 데려가 입을 틀어막아라! 한 마디 말도 하게 해서는 안 돼!”상궁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주머니에서 천 조각을 꺼내 소빈의 입속에 집어넣었다.“소빈마마 이리 오세요.”소빈은 황급히 끌려나갔다.덕비는 이 모습을 보며 한시라도 빨리 다섯째를 만나야 한다고 생각했다.“여보게! 본궁이 태아에게 좋은 약을 몇 알 가지고 있다고 초왕을 이리로 부르게.”“예!” 하인이 명을 받고 나갔다.우문호는 당일에 근무했던 금군의 명단을 조사하던 중 덕비가 그를 만나고 싶어 한다는 말을 듣고 덕상궁으로 찾아갔다.우문호가 덕상궁에 도착하자 덕비는 그에게 문을 닫으라고 했다.“덕모비, 어떠십니까? 그녀가 자백을 했습니까?”덕비는 그를 빤히 보았다. 우문호는 그녀가 어릴 적부터 키웠던 아이로 결코 이런 불미스러운 행동을 할 사람이 아니었다. “앉아서 본궁의 말을 잘 들어라.” 덕비가 말했다.우문호는 엄숙한 그녀의 표정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소빈이 자백을 했다. 그 계집이 내연남이 초왕이라고 했어.”“예상대로군요.”우문호는 고개를 끄덕였다.덕비는 넋이 나간 표정으로 그를 보았다. “소빈이 그렇게 말할 줄 알았느냐?”“덕모비, 소인은 당일에 어서방에서 나온 후 모비의 몸이 편찮다는 말을 이태감에게 전해 들었습니다. 그 말을 듣고 명화전 쪽으로 향하던 와중에 우연히 구사가 소빈의 내연남을 보게 됐고 옆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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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46화

덕비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럼 팔황자가 그 남자의 얼굴을 보았다는 것이냐?”“제 예상은 그렇습니다.” 우문호는 고개를 저으며 “현재 상황이 낙관적이지 않습니다. 부황께서는 이 사건을 빨리 해결하라고 하셨고 만약 소인이 증거를 찾지 못한다면 또는 여덟째가 깨어나지 못한다면 소빈이 거짓을 고할 것입니다.”라고 말했다.“그럼 어떻게 해야 하지?” 덕비가 물었다.“음…… 방법이 있긴 한데…… 좀 더 조사를 해봐야 합니다.”“그럼 빨리 가보거라 본궁은 그놈이 누구인지 주시하겠다. 그리고 소빈은 걱정 마라. 입도 뻥긋하지 못하게 할 테니.”우문호는 고개를 저었다. “덕모비, 시간을 지체할 필요 없습니다. 소빈이 발설한 마당에 부황이 이 일을 아는 것은 시간문제입니다.” 우문호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갑자기 눈빛이 바뀌더니 덕비를 보고 말했다.“만약에 누군가가 부황에게 이 일을 고한다면 그 사람은 분명 명화전 부근에서 순찰을 하고 있었던 금군이어야 논리에 맞습니다. 그러나 현장을 실제로 본 사람은 그 남자를 제외하고는 아무도 없습니다."덕비는 그의 말을 듣고 그를 빤히 보았다. “네 말은 그 간부(奸夫)가 이 일을 황상에게 고할 것이라는 게냐?”“예, 분명 그가 직접 고할 것입니다. 그날 간부는 소빈과 함께 명화전에서 나를 해치기 위해 계획을 세웠을 겁니다. 하지만 그 자리에 구사가 나타나면서 계획이 틀어졌고 그들의 계획이 혼란에 빠진 겁니다. 심지어 이 사건을 조사하는 책임자도 저이기에 범인을 저로 몰아가려면 분명 누군가가 부황에게 범인이 초왕이라고 고해야 합니다. 아마 사건이 벌어진 후 소빈은 이 연극을 하기 위해 분명 그 간부와 만나서 얘기를 했을 겁니다. 덕모비, 즉시 사람을 시켜서 사건 후에 소빈이 누구를 만났는지 알아보게 하십시오. 여기 당일에 당직을 했던 금군 명단을 가져왔습니다.”우문호는 옷소매에서 둘둘 말린 명단을 덕비에게 꺼내주었다.덕비마마는 명단을 넘겨받아 자세히 보았다. ‘오숙화(吳叔化)……?’그녀는 이 이름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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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47화

“덕모비, 이 일은 그리 간단하지 않습니다. 소빈이 아무리 어리석더라도 한 남자를 위해서 자신의 가족들을 희생하지는 않을 겁니다. 덕모비께서는 제 통지를 기다리십시오. 만약 오숙화가 황제께 가서 이를 고한다면 그때 덕모비께서 소빈에게 자결하라고 하십시오. 당신이 내린 명령이라고 사람들이 알아서는 안됩니다. 덕모비는 이후에 소빈이 범행을 자백했고, 수치심에 자살했다고 하십시오. 그녀를 절대 부황에게 보내시면 안 됩니다.”덕비는 인상을 쓰며 “다섯째, 만약 내가 네가 말한 대로 한다면 오히려 너는 오숙화와 함께 혐의를 벗을 수 없을 것이야.”라고 말했다.“덕모비, 절대 잊지 마십시오. 아마 부황께서는 오숙화의 말을 듣고 구사를 부를 겁니다. 그렇게 되면 구사가 자신이 본 그대로를 얘기하고, 사건의 진상을 밝힐 것입니다. 그때 구사가 오숙화가 범인인 것을 말하면 됩니다. 부황께서 구사에게 왜 사건의 진실을 지금에서야 말하냐고 물으신다면 황제의 첩인 소빈과 다른 사내가 밀회를 했으니 이는 곧 황제의 명예가 손실되고 체면을 깎는 일이니 신중했다고 하면 됩니다.”“약간 억지스러움이 있구나. 본궁 생각엔 그렇게 한다고 너와 구사가 혐의를 완전히 벗을 수는 없을 듯싶다.”우문호는 그녀가 이해할 수 있도록 자세하게 설명했다. 우문호는 사람을 시켜 이태감이 왜 그를 명화전으로 안내했는지, 이태감이 오숙화와 마찬가지로 이 일에 혐의가 있는지 냉정언을 시켜 조사하라고 했다. 냉정언은 부황의 심복으로서 부황은 그를 신뢰하고 있었고, 냉정언은 사건 판단이 빠르고 증거를 잘 찾는 것으로 유명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여덟째의 회복이다. 그가 깨어나기만 한다면 이 사건은 바로 해결될 것이다.하지만 우문호는 부황이 사건을 이해하는데 시간이 필요하기에 오숙화가 부황을 찾아가 사건을 고하고 부황이 분노하여 우문호의 설명조차 들으려고 하지 않으면 어쩌나 걱정이 되었다.“덕모비는 제가 당부드린 대로만 하십시오. 저는 물러가겠습니다. 오숙화 쪽에서 무슨 일이 생기면 사람을 시켜 덕모비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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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48화

소빈은 얼굴이 굳고 입술이 떨렸다. 그녀는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덕비마마를 바라보았다.“능지처참이요?”덕비는 그녀를 바라보며 온화한 표정으로 한숨을 내쉬었다.“본궁도 여자다. 네 마음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본궁은 너를 데리고 황상을 만나야겠다. 황상을 뵙고 사실을 고하거라 황상에게 용서를 구하고 죄를 달게 받거라.”이 말을 들은 소빈은 바닥에 엎으린 채 심장을 부여잡았다.“소빈을 일으켜 어서방으로 데리고 가거라!” 덕비가 명령했다.어서방에는 명원제가 바닥에 꿇어앉은 사람을 노려보고 있었다. 화가 난 그의 얼굴은 일그러졌고 눈꺼풀이 파르르 떨렸다.“그게 사실이냐?” 명원제는 목소리는 음침하고 차가웠다.“소인의 말은 모두 사실입니다. 지금 황상께 이렇게 죄를 고합니다. 소인이 황상의 명예에 영향을 끼칠까 두려워서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하나 줄곧 고민했습니다.” 바닥에 납작 엎드린 오숙화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이 말을 들은 목여태감이 너무 놀라 벌벌떨며 한 마디도 하지 못했다.“네가 본 사람이 초왕이 확실한가?” 명원제가 물었다.“소인이 직접 보았습니다. 초왕이 태감을 참수할 때 소인이 바로 통천각(通天阁)을 순찰하고 있었습니다. 당시 명화전의 상황은 초왕이 소태감을 죽이고 팔황제도 공격했습니다. 팔황자가 정면에서 들어오는 칼을 손으로 막았습니다. 그러자 초왕이 담벼락을 넘어 도망쳤고, 소빈마마의 소매가 벽에 걸려 찢어졌습니다. 그리고 구사가 사건 현장에 왔고 바닥에 떨어진 칼을 집어 들고 도망가려고 할 때 금군들이 달려왔습니다. 곧바로 초왕이 다시 돌아와 팔황자를 안아들었고 금군은 이 상황을 보고 범인이 구사라고 오해한 겁니다. 구사는 초왕을 대신해서 죄를 뒤집어쓴 겁니다.”같은 시각 어서방 문 앞.오숙화가 명원제를 만나려 한다는 소식을 듣고 우문호는 밖에서 부황의 부름을 기다렸다.우문호는 덕비가 자신이 당부한 대로 소빈을 자결시켰을 줄 알았다. 그래서 그는 오매불망 소빈의 사망 소식을 기다렸다. “왕야, 황상께서 들어오시라고 합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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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49화

우문호는 어찌할 도리가 없다는 표정으로 오숙화를 힐끗 보았다. 오숙화는 바닥에 엎드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오숙화의 눈알은 재빠르게 굴러갔다.덕비가 소빈을 데리고 들어오자마자 바로 무릎을 꿇었다.“폐하! 신첩이 관리 부족으로 소빈을 이지경까지 만들었습니다. 신첩이 죄를 지었습니다!”소빈은 머리를 조아리고 있는 오숙화를 보고 자신도 무릎을 꿇고 바닥에 납작 엎드렸다.“폐하, 신첩이 몸 관리를 잘 못하여…… 더럽혀졌습니다. 이 죄는 신첩이 죽어서도 속죄하겠습니다.”덕비는 자신의 귀를 믿을 수 없다는 듯 놀란 눈으로 소빈을 쳐다보았다.오숙화는 소빈의 말을 가로챘다.“황상! 소빈 마마가 초왕에게 모욕을 당했는지는 소인이 잘 보지 못했습니다. 소빈이 원해서 자발적으로 응한 것인지, 초왕의 강요에 의한 것인지 알 수 없습니다.”땅에 엎으려 있던 소빈이 오숙화의 말을 듣고 심장을 부여잡고 비통하게 말했다.“폐하! 소첩은 원치 않았습니다. 초왕의 강요로 일어난 것입니다! 소첩은 초왕의 힘에 저항할 수 없었습니다. 폐하께서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십시오!”덕비는 두 사람의 뻔뻔한 연극을 보고 혀를 내둘렀다.“폐하! 이 둘의 말을 모두 거짓입니다! 소빈이 간통을 저지른 간부(奸夫)는 바로 저 오숙화입니다! 둘이 짜고 초왕을 모함하고 있습니다!”덕비와 소빈 그리고 오숙화의 총체적 난국의 상황을 보고 있자 우문호는 한숨이 절로 나왔다. 명원제는 격노하여 탁자를 내리쳤다.“다 입 다물어!”소빈과 덕비가 명원제의 호통에 깜짝 놀라 입을 다물었다.명원제는 우문호를 보며 “저 둘의 말이 사실인가?” 라고 물었다.우문호는 자신이 어떠한 말을 해도 황제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것을 알았다.“사실이 아닙니다. 소자는 그날 소빈을 본 적이 없나이다.”명원제는 그의 말에 콧방귀를 뀌고 덕비를 쳐다보았다.“너는 무슨 증거로 저 여자의 간부가 오숙화라고 단정하는 것이지?”덕비는 입이 열 개라도 그 사실을 우문호에게 들었다고 말할 수 없었다.그녀는 소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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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50화

명원제가 소빈을 쳐다보았다.“사실을 말해라. 그날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소빈은 울먹거리며 벌벌 떨었다.“왜 우는 것이야? 사실대로 말하라고!”겁에 질린 소빈이 입을 열었다.“그날 소첩이…… 홀로 산책을 하다 보니 명화전에 다다랐습니다. 그러자 어떤 사람이 저를 끌고 명화전으로 들어갔습니다. 소첩은 너무 놀라서 그 사람이 누구인지 확인하지 못했고, 정신을 차리고 보니 소첩의 옷이 벗겨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누군가가 ‘다섯째 형님!’이라고 부르는 소리에 정신을 차리게 됐습니다. 그러고 보니 제 눈앞에는 초왕이 있었습니다. 누군가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놀란 초왕은 칼을 꺼내 소태감을 살해했고 연이어 팔황자에게도 칼을 휘둘렀습니다. 그리고 소첩을 끌어 담장 밖으로 갔습니다.”“만약 네 말대로 내가 너를 강제로 탐했다면 본왕이 너까지 죽여야 하지 않겠어?”우문호가 그녀의 말에 냉정하게 받아졌다.이 말을 듣고 소빈은 넋이 나간 듯 무의식적으로 오숙화를 바라보았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명원제도 반사적으로 소빈과 오숙화를 번갈아 보았다.명원제는 무언가 이상하게 흘러가고 있다는 점을 간파하고 내막을 파헤쳐야겠다고 생각했다.‘다섯째가 아무리 간이 크다고 해도 이런 일을 저지를 사람은 못된다.’명원제는 한참 생각에 빠졌다.“소빈을 덕상궁으로 데리고 가서 한 발짝도 나오지 못하게 하고 초왕을 암실로 데려가 조사하거라! 그리 오숙화도 함께 데리고 가거라!” 명원제가 소리쳤다.우문호는 부황의 명령을 듣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부황이 이렇게 냉정하게 명을 내릴 수 있었다는 것은 부황의 마음속에도 소빈과 오숙화를 향한 의심이 생겼다는 것이다.소빈은 마음속으로 ‘살았다’를 외쳤다. 그녀의 머릿속에는 어떻게 하면 이 사건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살아남을까. 그 생각뿐이었다.‘이제 모든 것은 여덟째에게 달렸네.’현장의 목격자들이 모두 초왕을 보았다고 말했고 심지어 구사도 소빈의 간부를 초왕이라고 오해해 죄를 뒤집어썼다. 여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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