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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 왕비의 모든 챕터: 챕터 451 - 챕터 460

3039 챕터

제 451화

소빈의 생각소빈은 덕상궁으로 돌아와 바로 꿇어앉았다.덕비는 지쳤는지 의자에 앉아 소빈을 보며 실망과 통한에 가득 차서, “왜 그랬지? 초왕이 너랑 무슨 철천지원수를 졌다고? 도대체 누구의 사주를 받고 초왕을 음해하는 것이야?”소빈은 딱딱하게 고개를 가로 저으며, “마마, 저는 분명 왕야에게 능욕을 당했습니다.”덕비가 증오에 찬 목소리로: “그래? 얼마 전에 너는 여기 무릎을 꿇고 나한테 초왕과 간통을 했다고 했지, 네가 능욕을 당했다고 하지 않았어.”소빈이: “소첩의 그 말은 소첩이 능욕을 당했다는 말이었습니다.”덕비가 따귀를 때리는데 열이 뻗쳐서 따귀를 때리다가 자기가 도리어 실신할 뻔 했다.소빈이 따귀를 맞은 뺨을 만지며, “마마, 그래요. 전 가족을 연루 시킬 수 없었요. 못 합니다.”“넌 이제서야 가족이 연루 될 수 밖에 없다는 걸 알았느냐? 그러길래 당초에 왜 초왕과 사통을 했느냐?” 덕비가 분노하며 말했다.소빈이 쓴웃음을 지으며, “왜요? 왜 그랬겠습니까?”소빈은 고개를 들어 덕비를 보고 가시 돋친 말투로, “마마는 매일 거울을 보세요? 눈가에 주름이 보이시나요? 귀밑머리에 흰 머리카락 보이세요? 마마는 늙었어요. 그런데 황제 폐하는 왜 여전히 그렇게 총애하실 까요? 한 달 중에 무려 닷새는 마마를 불러 시침을 들게 하시죠. 만약 마마께 아들이 있었으면 황제 폐하의 총애도 끝일 텐데, 당신은 아무도 없어요. 황제 폐하가 왜 시침들 사람을 제가 아닌 마마를 택했는지 아세요? 전 젊고, 예쁘고, 매력적이기까지 한데. 초왕이 제가 이 궁에서 제일 예쁜 여인이라고 했어요. 그런데 왜 유독 황제 폐하만 저를 마음에 들어 하지 않죠? 벌써 일년이라고요, 황제 폐하는 제 이름을 일년이나 뒤집은 적이 없어요.”덕비는 이 말을 듣고 차갑게: “만약 내가 잘못 기억하는 게 아니라면, 당초에 여관(女官)을 뽑는 첫해에 넌 낙방이었어. 왜 둘째 해에 또 왔지? 여관을 뽑는 수녀 선발은 첫 해에 왔으면 다음해엔 오지 않는 법인데, 만약 네가 오지 않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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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52화

덕상궁으로 가는 원경릉희상궁은 쪼그리고 앉아 원경릉의 손을 잡고 그녀가 과도하게 흥분해 몸이 상하지 않도록 애썼다.“황제 폐하께서 왕야를 암실에 가두셨습니다.” 희상궁이 말했다.원경릉이 희상궁에게, “어.”이게 무슨 흥분할 일이라고?암실에 가는 게 뭐, 깜깜한 걸 무서워하지도 않는데.희상궁은 왕비가 지금 큰 일 앞에 신중하다고 느끼고 계속 말을 이어갔다: “그러하오니 왕비마마, 반드시 방법을 강구해 팔황자를 살려 내셔야 합니다. 지금 오직 왕야의 결백을 밝힐 수 있는 사람은, 팔황자 단 한 분으로 그 분만이 유일한 목격자입니다.”원경릉은 문맥을 알아듣고 한 손으로 희상궁의 손을 덥석 쥐고, “무슨 뜻이야? 암실은 어딘데? 왕야가 왜?”희상궁이: “암실은 궁에서 사건을 일으킨 내시나 궁인을 가둬 두는 곳입니다.”“왕야가 어쨌는데?” 원경릉이 긴장하며, “아바마마는 왜 왕야를 암실에 가둔 거야?”희상궁이 고개를 흔들며, “쇤네도 모릅니다. 쇤네가 방법을 찾아 덕상궁 쪽에 물어보겠습니다. 단지 지금 덕상궁에 내려진 금족령때문에 쇤네가 들어갈 수 없으니 뭔가 방법을 찾겠습니다.”“이 일이 덕상궁과 무슨 관련이지?” 원경릉은 어리둥절했다. 희상궁의 설명이 앞도 뒤도 없어서 원경릉은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모르겠다.희상궁이: “오늘 왕야께서 쇤네에게 덕상궁에 가서 덕비마마에게 소빈을 선처해 달라고…..”“잠깐, 소빈은 누구야? 왜 소빈을 선처해야 하는데? 소빈이랑 다섯째가 암실에 갇힌 게 무슨 관련이 있어? 팔황자랑은 또 무슨 관련인데? 유일한 목격자라니? 구사 사건이야? 구사가 시인 했어?” 원경릉은 정말 온통 오리무중이다. 그녀가 입궁한 뒤로 밖에 무슨 일이 생긴 거지?희상궁이 잠시 어리둥절해 하더니, 퍼뜩 왕비는 아직 아무것도 모른 다는 것을 생각해 냈다. 왕야는 왕비에게 사건에 대해 말을 기회가 없었을 것이다.희상궁이 일어나: “우선 쉬세요, 쇤네가 가서 시험해 보지요, 덕상궁에 들어갈 수 있을지 없을지.”원경릉이 일어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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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53화

사건의 전말을 알게 된 원경릉덕비가 방금 약을 발라서 실내가 온통 약 냄새로 가득한데 원경릉을 보자 덕비는 미안함에 원경릉의 손을 잡으며 탄식했다. “왕비, 내가 다섯째를 해쳤네. 좋은 마음으로 나쁜 일을 해 버렸어.”원경릉과 덕비는 잘 아는 사이가 아니지만 덕비의 이런 모습을 보니 자기도 모르게: “마마 일단 걱정 마세요. 도대체 무슨 일인가요?”덕비는 원경릉을 자리에 앉히고 희상궁에게 앞부분을 얘기하게 했는데 희상궁은 구사가 말한 것까지 원경릉에게 알렸다.말을 마치고 다시 강조하길, “구사는 오해였으며 소빈마마와 그렇고 그런 사람은 분명 왕야가 아니었습니다. 구사도 자신이 잘못 본 것을 알고 있습니다.”원경릉은 다 듣고 구사 이 똥멍청이가 어떻게 이정도까지 안목이 없는지 믿어지지 않아서, “구사가 진정 왕야와 소빈이 정을 통했는 줄? 소빈이라면 방금 밖에 그 여자 맞지? 왕야 눈에 안 차.”덕비와 희상궁은 모두 어안이 벙벙한 것이 아무도 이런 답을 예상하지 못했다.뒤에 덕비가 어서방에서 일어난 일을 전부 얘기하고, “소빈이 지금 입술을 깨물고 말하길 다섯째가 능욕 하고 소빈에게 약을 썼다는데, 폐하는 비록 바로 처분을 내리진 않으셨지만 다섯째와 오숙화(吳叔化)를 암실에 가두셨네.”“소빈의 말이 앞뒤가 맞질 않습니다. 처음엔 덕비마마께 왕야와 ‘간통’을 했다고 하더니, 뒤에 폐하 앞에서 입을 열 때는 약을 먹고 ‘강간’을 당했다고 하니 이건 분명 거짓말입니다.” 원경릉이 잠시 생각하더니, “하지만 제 생각에 크게 걱정할 필요 없을 듯 합니다. 아바마마께서 영민하시니 분명 허점을 발견하실 것이 틀림없습니다.”덕비가: “허점이 있어, 하지만 이 일은 금기야, 대대적으로 조사할 수 없으니 혐의를 벗을 수 없지. 폐하께서 허점을 발견하시더라도 소용없네. 다섯째에게 필요한 건 결백이야, 절대적인 결백.”원경릉은 덕비가 말한 것이 다 필요하다는 것을 안다. 만약 절대적으로 결백한 게 아니면 우문호는 황제 폐하의 마음 속에 박힌 가시 같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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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54화

우문호 구출 작전 시작원경릉은 정전을 나와 사람을 시켜 의자를 가져오게 하고 소빈 앞에 앉았다.소빈을 한동안 뚫어지게 바라보는데 소빈은 줄곧 고개를 숙이고 있다가 결국 원경릉이 노려보는 것에 당할 수 없어 비로소 평소처럼: “왕비마마, 말씀이 있으시면 하세요.”원경릉이: “덕비마마 말씀에 따르면 넌 자기가 예쁘다고 생각한다며?”소빈이 원경릉을 힐끔 보더니, 도발적으로, “제생각에는 왕비마마 보다는 예쁘네요.”“아바마마께서 왜 너를 사랑하지 않으시는지 알아?” 원경릉이 물었다.소빈이 싸늘하게 웃으며, “그 일은 왕비마마와 상관없어요. 왕비마마도 이런 질문 할 자격이 없지 않나요, 왕비마마는 초왕한테서 달아나시는 게 좋을 걸요. 후궁과 비빈을 멸시했으니 도망쳐도 소용없겠지만.”“넌 아바마마께서 그렇게 멍청해 보여? 누가 진짜고 누가 가짜인지 나도 알아 볼 수 있는데 아바마마께서 모르실까?” 원경릉이 미소를 띠고 최선을 다해 한 대 갈겨주고 싶은 마음을 꾹 눌렀다.“왕비께서 그렇게 확고하시면 여기 오실 필요가 없으시지요, 안심하고 기다리시면 되니까요.”“내가 여기 온 건 왕야를 암실에서 기다리게 할 수 없어서야.” 원경릉이 다시 웃고 고개를 돌려 소빈에게, “동시에 네 숨통을 끊어 놓기 위해서지.”소빈이 당황해서, “무슨 뜻이죠?”원경릉이 가볍게 탄식하며, “난 사실 이렇게 하고 싶지 않은데, 방법이 없었어.”원경릉은 소빈의 비녀를 뽑아 자신의 손목에 그으니 선혈이 순식간에 베어 나온다.소빈이 놀라 원경릉에게, “미쳤어요?”희상궁이 달려와, “왕비마마, 이게 어떻게 된 일입니까?”원경릉이 일어나 비틀거리며: “사람을 시켜 아바마마께 아뢰라, 소빈이 나를 모욕하는 말을 하고 비녀로 나를 해쳤다고.”소빈이 경악해서 일어나며, “너……네가 감히 나를 능멸해? 난 널 욕한 적도 상처 입힌 적도 없어.”원경릉이 냉소를 지으며, “왕야도 널 경멸한 적 없고, 사람을 죽인 적도 없지. 네 생각에 팔황자가 못 깨어날 거 같아? 팔황자는 너와 오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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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55화

소빈 사건에 대한 명원제의 생각희상궁은 원경릉의 상처를 싸매 주고 다시 부축하니 원경릉이 순순히 땅바닥에 꿇어 앉아, “태상황 폐하 도와 주셔서 감사합니다.”“너는, 황제를 협박해서 다섯째를 구했지만 황제의 심기를 건드렸어.” 태상황이 엄숙하게 말했다.“어쩔 수 없잖아요? 60대를 누가 견딜 수 있겠어요?” 원경릉이 볼 멘 소리로 말했다.태상황이 기분 상했다는 듯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이번 한 번이다. 다음은 없어. 앞으로 이런 일로 나를 방패로 삼아 내 청렴을 깨는 것은 용서치 않겠다.”금군이 이미 명원제에게 보고했는데, 소빈이 초왕부 왕비를 찔러 거의 혼절할 상태라 덕상궁에 머물지 못하고 건곤전으로 상처를 치료하러 갔다고 말이다.명원제가 눈살을 찌푸리며, “정말 소빈이 한 짓이냐?”원경릉이 덕상궁에는 왜 갔지? 청화전에서 쉬고 있으라고 하지 않았던가?“제가 안으로 들어가 물어보니 확실이 소빈이 한 짓으로 왕비께서 소빈에게 몇 마디 물으셨는데 소빈이 욕설을 하고 흥분해서 비녀를 빼 왕비를 찌르셨다고 합니다.” 금군이 말했다.명원제는 금군 얘기의 진위여부를 가리지 않았는데 다시 건곤전 사람이 와서 보고하기를 왕비가 놀라서 심하게 울고 어이의 불렀는데 아마 배가 불편한 듯 싶다고 했다.명원제는 머리가 터질 것 같아서 짜증을 내며: ‘목여, 가서 어찌 된 일인지 살펴 봐라.”목여태감은 명을 받들고 가서 돌아와 보고하길: “폐하께 아룁니다. 왕비께서 복통을 호소하시는 데 지금 조어의가 이미 와 있고 태상황 폐하께서 왕야를 부르는 편이 좋겠다고 하십니다.”명원제의 얼굴빛이 굳어지며, 냉랭하게: “초왕비가 갈수록 간이 커지는 구나.”필시 원경릉이 고의로 소빈를 자극해서 자신을 찌르게 만들었을 게 틀림없다.목여태감이 쓴웃음을 지으며: “사실 태상황 폐하도 왕비가 남편을 구하고자 하는 일념이었음을 아셨지만, 왕비의 배속에 황실의 용종이 크고 있으니, 지금은 하늘의 별이라도 따다 달라고 할 판인데, 못난 왕야는 말해 무엇 하느냐고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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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56화

매를 맞고 나온 우문호청화전 쪽에 원경릉이 없어서는 안되기에 우문호는 곤장을 얼른 다 맞고 부축을 받으며 나왔다.그냥 30대만 맞으면 그래도 맞을 만하다.어쨌든 곤장을 맞고 고통이 와도 며칠 생으로 고통을 견디면 된다.지금은 방금 30대를 맞은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다시 열 대를 더 맞으니 상처 위에 소금을 뿌리는 격이다.서일이 우문호를 부축할 때 우문호는 전신을 서일의 몸에 기대고 겨우 숨을 몰아 쉬며, “서일, 매를 맞는 게 정말 고통스럽구나. 왕비는 전에 곤장을 30대나 맞았는데 얼마나 끔찍했을까.”서일이 안간힘을 쓰며 우문호를 버티고 걸어 가며 거친 호흡으로, “맞아요, 끔찍했죠. 어느 쓰레기가 왕비를 때렸는지 원.”우문호가 ‘헐’하며, “내가 낫기만 해봐라 넌 죽었어.”서일이: “소인이 말한 건 형을 집행한 그 시위를 얘기한 겁니다.”우문호가 맞장구를 치며: “누군지 찾아내라, 무겁게 벌을 내려주마.”서일이 ‘에’하더니, 곧바로: “하지만 과연 대단하십니다. 왕야께서 명을 내리셨을 때 죽도록 때리라고 하셨잖아요. 지금 아프십니까? 하지만 왕비마마는 그 때 매를 다 맞고도 바로 입궁했고, 아무도 부축해 주지 않았는데 어떻게 버티셨을까요?”우문호는 마음이 산산이 부서지며 : ”넌 입 좀 닥쳐, 내 마음이 개에 물린 기분 되니까.”서일이 생각하기에 곤장을 맞았으면 맞았지 뭐가 대단하다고? 시위는 전쟁터가 본업인데 곤장 맞는게 두려울까 보냐? 칼과 창이 곤장 같은 거랑 어디 비길 수가 있어?건곤전에 돌아와 우문호가 부축을 받고 걸어오는 것을 보고 원경릉의 얼굴이 하얗게 질려서 눈물이 멈추지 않고 양쪽으로 줄줄 흘러내리며 달려오더니 가슴이 아파서: “아파?”우문호는 한 손으로 원경릉을 안고 탄식하며: “원 선생, 미안해!”원경릉의 마음이 무거워 지면서 세차게 우문호를 밀치며, “미안해? 아이고 맙소사, 너 정말 소빈한테 그랬어?”우문호는 원경릉이 밀치자 제대로 서지 못하다가 겨우 서일에 기대 서서, 원경릉을 흘겨 보며, “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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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57화

우문호를 암실에서 빼낸 댓가원경릉이 코를 훌쩍이며 코맹맹이 소리로: “차라리 내가 아팠으면, 왕야 말고 내가 벌을 받았으면 좋았을 걸.”우문호는 목구멍에 솜뭉치가 막힌 것처럼 말이 나오질 않았다. 이 말은 우문호가 할 말이었다.아내와 자식을 지키는 건 우문호의 책임이다.손을 뻗어 원경릉을 끌어 안고 원경릉의 눈물에 얼굴을 비비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걱정하지 마. 난 괜찮아.”원경릉이: “이렇게 한도 끝도 없이 일이 터지는 거 지긋지긋해.”우문호도 지긋지긋해서 미간을 찌푸리며: “그럼 자객을 구해서 큰 형을 단 칼에 해치워 버릴까?”원경릉이 한 손으로 우문호의 입을 틀어 막고 버럭 화를 내며: “미쳤어? 여기는 궁이야, 태상황 폐하가 계신 곳이라고 하지만, 태상황 폐하도 절대 왕야가 형제의 난을 일으키는 걸 윤허하실 리 없어.”이 건은 다음에 다시 얘기하기로 한다.원경릉은 계속 약을 바르고 우문호는 손등으로 턱을 괴고, “사실 이 사건은 원래 이렇게 복잡한 게 아니거든, 저들은 허점이 많아. 저들 계획이 임시로 이리저리 변하는 바람에 완전할 수가 없는 거지. 단지 덕비마마께서…… 어휴, 마마를 탓할 수도 없지. 마마도 나를 돕고 싶으셨던 거니까.”우문호는 고개를 돌려 원경릉을 보고, “맞다, 여덟째는 어때?”“수혈하고 많이 안정됐지만 그게 위험을 벗어났다는 뜻은 아니야. 지금은 그저 하느님이 보우하사 다시 내출혈이 없기를 바라는 수밖에.” 원경릉이 말했다.“오늘 의식이 돌아올 수 있을까?” 우문호가 물었다.원경릉이: “말하기 어렵네.”원경릉은 상당히 마음이 아팠다. 폐가 충격을 받아 손상되고, 검에 찔리는 이런 고통은 어린 아이가 감당할 수 있는 고통이 아니다.원경릉은 우문호에게 약을 발라 주고 홑옷을 덮어 주며, ‘우선 여기서 쉬어, 난 청화전으로 돌아 갈게. 왕야는 여기저기 돌아다니지 마, 사건 조사를 누가 이어받았는지 내가 물어볼 테니까.”“조심 해!” 우문호가 신신당부했다.원경릉이 나가니 목여태감이 밖에서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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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58화

소빈에게 독주를 내린 황제원경릉은 비록 소빈을 두둔하는 입장도 아니고 소빈의 생사는 전혀 관심이 없지만, 이 임무를 하고 싶지 않다. 자기 눈앞에서 숨이 끊어지는 것을 지켜 보기 싫은 게, 원경릉은 임산부로 이런 잔혹한 일을 보고 싶지 않은 것이다.“사건을 아직 명확하게 조사하지 않았는데 황제 폐하께서는 왜 소빈에게 사약을 내리시려 하십니까?” 원경릉이 물었다.목여태감이 작은 목소리로: “소빈에게 사약을 내리는 것은 태상황 폐하의 뜻입니다.”원경릉이 경악해서 목여태감에게, “태상황 폐하의 뜻이라고요?”원경릉은 단번에 알아차렸다. 왕비를 충동해서 왕비를 찌르고 어쩌고 하는 성지는, 이런 변명을 통해 소빈을 죽여 명화전에서의 모든 것을 덮을 심산이다.원경릉이: “가서 태상황 폐하를 뵙고 와서 어명을 받들겠네.”목여태감이: “좋습니다, 소인은 여기서 왕비마마를 기다리겠습니다.”원경릉은 빠른 걸음으로 갔다. 기왕 어르신 뜻이라면 다른 사람을 보내 형 집행을 감독하도록 한 황제 폐하의 결정을 바꿔 달라고 부탁드리러 가는 거다. 어르신이 원경릉을 예뻐 하니, 그녀가 잔혹한 일을 하도록 두지 않으실 게 틀림없다.어르신은 안에서 상선과 바둑을 두고 있었다.원경릉이 들어가 무릎을 꿇고 앉아서: “태상황 폐하, 도와 주세요.”어르신은 눈을 들어, “뭘 도와 달라는 거냐?”“소빈에게 사약을 내리는 것이 태상황 폐하의 뜻인가요? 그럼 황제 폐하께서 누구에게 가서 형 집행을 감독하라고 하셨는지 아십니까?” 원경릉이 억울하다는 듯 말했다.어르신이: “누굴 보냈는데?”원경릉이 거의 눈물이 터질 듯이, “저요, 아바마마께서 저더러 소빈이 독주를 마시는 것을 지켜보라고 하셨어요. 전 지금 복중에 아이를 가져서 이렇게 잔혹한 일을 볼 수 없어요.”어르신이 눈살을 찌푸리며, “결국 그 일이냐?”원경릉이 무릎걸음으로 한 발 나가서: “예, 목여태감이 밖에서 기다리고 있어요. 어서 저를 도와서 한 마디 해주세요.”어르신이 불만스럽게: “독주를 먹여? 내 뜻은 목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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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59화

소빈에게 내린 벌“그래도 죽을 죄는 아니잖아요.” 원경릉은 현대의 법률을 가지고 대화를 시도했다.태상황은 낮은 목소리로: “명화전에서 무슨 일이 있었든, 결론은 같겠지만 소빈은 그때 외간 남자와 같이 있었어. 일단 외간 남자와 정을 통했고, 다음으로 친왕이 자신을 능욕하고 모멸했다고 모함 했으니, 하나하나 드러나는 수 없는 음모와 계략은 별개로 쳐도 죽어 마땅한 죄다. 궁에 떠도는 귀신이 어디 한둘인 줄 아느냐, 사안이 작으면 못 본 척 넘어가도 이렇게 중차대한 일은 일벌백계로 다스리는 것이 마땅해.”원경릉이 침묵했다.소빈은 황제의 비빈으로 외간 남자와 사통하는 순간 이미 죽어 마땅하다. 어쩔 수 없다. 이 시대의 법률이 그렇다.여자에게 불공평하다.만약 현대라면 남편을 배신하고 바람을 피우다 들키면 고작해야 매를 맞거나 이혼하는 정도이고 극소수의 극단적인 케이스나 연예뉴스 헤드라인과 검색순위 1위에 오르는 정도다. 일례로 모 사업가와 연예인이 그렇다.원경릉은 물러나왔다.목여태감이 밖에서 기다리다가 원경릉을 보고 미소를 지으며: “왕비마마, 가셔도 되겠습니까?”원경릉이 목여태감 얼굴의 웃음을 보고 참을 수 없어: “태감, 우리는 지금 사람을 죽이러 가는 길이예요. 이게 웃을 일인가요?” 목여태감이 원경릉에게 의미심장하게: “왕비마마, 만약 황제 폐하께서 왕야를 믿지 않으셨으면 지금 죽는 사람은 누가 될까요?”원경릉이 순간 부르르 떨렸다.비록 황제가 우문호를 죽일 리 없지만 만약 황제가 다섯째를 믿지 않았다면, 비빈을 겁탈하고 궁중의 법도를 어지럽혔으니 다섯째는 차라리 죽는 것만 못하지 않을까?이런 상황에 원경릉은 무슨 자비가 어쩌고 하며 어리광이란 말인가?소빈은 덕상궁에 있다. 덕비는 아직 이 사실을 모른다.목여태감이 흰 비단을 받쳐든 궁녀를 데리고 가자 덕비의 안색이 번했다.그녀가 원경릉을 보자 원경릉이 작은 목소리로: “황제 폐하께서 저더러 형집행을 지켜보라 하셨습니다.”덕비가 원경릉의 손을 끌어 당기고 작게 탄식하며: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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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60화

소빈의 최후원경릉이 이 말을 듣고, 먼저 덕비를 봤다.내로라하는 어진 후궁의 몸으로 덕비가 받은 가정교육은 이런 충격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확실히 덕비는 마른 하늘에 날벼락을 맞은 것처럼 머리속이 새하얘졌다가 천천히 정신을 차리자, 손발이 마비될 정도로 화가 나서 소빈에게 손가락질을 하며 얼굴을 부들부들 떨고 겨우 뱉은 말이, “부끄러운 줄 모르고 지껄이는 구나!”소빈의 얼굴에 비현실적인 미소가 떠오르는데 마치 안개 속의 꽃 같아서 처량한 아름다움이 느껴졌다. 소빈은 덕비에게 계속: “덕비마마, 내가 부끄러움을 모른다고? 당신은 부끄러움을 아는 모양이지? 하지만 당신은 죽을 때 아무것도 남은 게 없을 걸, 은총은 허무한데 외모가 늙은 뒤엔 후회해도 소용없어.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뜨겁게 사랑했던 적이 있기나 했을까?”“그 입 다물지 못할까!” 덕비가 소빈에게 손가락질을 하며 얼굴이 새파래지도록 화가 나서, “어서 죽음을 받아들이거라.” 소빈이 느릿느릿 흰 비단으로 걸어가 손을 뻗어 만졌다.원경릉은 이 사람이 비록 나쁜 자지만 그녀의 선택이 만약 오숙화와의 사랑이었고 자신의 삶에 충실했던 것이었다면, 죽을 지 언정 아마 비장한 심정일 것이다.사는 법이 달랐다. 그 뿐이다.덕비의 안색이 얼음처럼 차가워지며 소빈에게 일말의 자비나 긍휼의 마음도 없어졌다. 그저 냉정하게 그녀가 흰 비단을 쥐는 동작을 보고 있다.원경릉도 그녀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목을 매고 자진할 것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어이없게도 소빈은 흰 비단을 안고 땅에 꿇어앉아 실성한듯 통곡하며, “덕비마마, 황제폐하께 소첩이 망령된 행동을 했으나 다시는 그러지 않을 테니 용서해 달라고 말씀드려 주세요. 저를 출궁시키시든 옥에 가두셔도 되니 제발 제 목숨만은 살려주세요.”원경릉은 이런 갑작스런 돌변을 감당하지 못하겠다.소빈은 방금까지 조금도 후회의 기색 없이 득의양양 하게 자신의 인생관을 떠벌리더니 갑자기 태도가 돌변했다. 소빈의 말에는 전혀 동조할 수 없지만 열정과 냉정을 오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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