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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 왕비의 모든 챕터: 챕터 431 - 챕터 440

3038 챕터

제 431화

원경병과 구사“그렇다니까? 다른 사람이 못 들었으니 망정이지.” 원경병은 다시 고민하며 어찌할 바를 모르고, “그 사람이 나를 가지고 노는 건 아니겠지? 그 사람 어쩜 그렇게 못될 수가 있어? 난 그 사람 좋은 사람인 줄 알았는데.”“좋은 사람 아냐!” 원경릉이 웃으며 말했다.원경병이 ‘아’하고 눈가가 금방 붉어지면서, “그….그럼 그 사람이 나 가지고 논 거야?”원경병은 여전히 구사는 착한 사람이란 생각에 요 며칠간 전전반측했다. 자신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질문하던 구사를 떠올리면 심장이 목구멍 밖으로 튀어 나올 것만 같다.“구사가 좋은 사람은 아니지만, 널 가지고 놀거나 널 떠볼 사람으로는 안 보여.”원경병이 손목을 휘휘 흔들며 급하게: “그럼 빨리 분석해봐 언니, 그 사람은 도대체 무슨 뜻으로 그런 건데?”원경릉이 원경병의 손을 감싸며, “말해봐, 구사에 대한 네 감정은 어떤데? 만약 구사가 정말 구혼하면 그 사람한테 시집가고 싶어?”원경병이 고개를 돌려 주변을 둘러보고 아무도 없자 입술을 깨물고: “내가 바보도 아니고, 당연히 가고 싶지. 그 사람은 잘 생겼지 집안 좋지, 말도 얼마나 잘해, 게다가 무술도 잘하고 게다가 궁내 시위국 국장이고……”“부.국장이라니까!” 원경릉이 고쳐줬다.원경병이 언니에게 눈을 흘기며, “부가 뭐 어쨌다고? 그렇게 젊은데 부 시위국장인 것도 대단하지.”“네 형부보단 못하네.” 원경릉이 자랑했다.원경병이 얼굴색을 단정히 하고 오만한 표정으로 원경릉을 흘끔 보며, “그건 알 수 없지. 형부는 운이 좋아서 황실의 아들로 태어났잖아. 만약 구사랑 같은 출신으로 평범한 백성의 가문에……”원경릉은 어쩔 수 없이 원경병의 말을 끊을 수 밖에 없었다, “구사는 평범한 백성의 가문 출신이 아닌 걸. 너도 알지? 구사의 아버지는 진북후(鎮北侯)시고 어머니는 군주(郡主)셔.”원경병의 얼굴 색이 변하더니 눈초리가 서서히 어두워지며, “큰 언니, 내 생각에 그 사람이 날 가지고 놀았나 봐. 그 사람처럼 세도가 자제가 어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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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32화

구사가 팔황자를?큰 마님과 원경병은 저녁시간이 지나서야 돌아갔는데, 원래는 우문호가 돌아오길 기다리려고 했지만 우문호는 요 며칠 계속 바빠서 기다리지 않고 먼저 밥을 먹었다.날이 어둑어둑해 지자 큰 마님은 여전히 초왕부에서 밤을 보내고 싶어하지 않으셔서 원경릉은 서일을 시켜 모셔다 드릴 수 밖에 없었다.원경릉은 오늘 밤 우문호가 돌아오길 기다리고야 말겠다고 생각했다. 전에 며칠 밤이나 우문호를 기다리겠다고 맹세했지만 매번 기다리다 잠이 들었다.그래서 오늘 밤은 다바오를 안으로 데려와서 얘기를 나누다 보니 경성에 유기견이 몇 마리인지 까지 다 알게 되었다.하지만 여전히 졸리다.어렵사리 자시(밤 11시~1시 사이)까지 버텼는데 희상궁이 벌써 5번째 들어와서 재촉하길, “주무셔야 해요, 왕야께서 오늘밤 이렇게 일찍 오실 것 같지 않습니다.”원경릉이 몽롱한 상태로 침대에 기어올라가며, “알았어, 그럼 나 자면서 기다릴께.”희상궁이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웃고 왕비는 사실 졸려서 못 견디는 상황이었다. 해시(밤 9시~11시)도 되기 전부터 꾸벅거리며 눈꺼풀이 내려 앉았는데 억지로 기다린 게 대략 두 시진 즈음이다.희상궁이 나와서 원경릉에게 이불을 잘 덮어주고 불을 끄고 나가려는 찰나 우문호가 들어오는 것이 보여서 깜짝 놀라, “왕야!”원경릉이 이 소리를 듣고 화들짝 눈을 떴는데 정말 우문호가 돌아와 있다.하지만 그의 옷과 얼굴엔 온통 피로 물들어 있고 얼굴이 초췌하고 슬픔에 차 있다.원경릉이 마음에 짚이는 게 있어 얼른 침대에서 내려와, “세상에, 무슨 일이야? 다쳤어?”우문호가 원경릉의 손을 감싸고, 원경릉을 자리에 앉히더니 목이 메여서: ‘난 괜찮아, 내가 아니라 여덟째가, 여덟째가 사고를 당했어.” “여덟째?” 원경릉이 의아해 하다가 바로 팔황자 우문창(宇文暢)을 떠올렸다. 그는 황후의 적자로 제왕보다 한 살 어리며 왕자 서열 여덟번째다, “여덟째가 왜?”“구사가 여덟째를 다치게 했어.“ 우문호의 얼굴이 창백하다.“구사가?” 원경릉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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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33화

팔황자 사건“아바마마께서 사건을 내게 주셔서 지금 구사는 잠시 경조사 관아에 압송되어 있고, 난 그에게 뭐라고 물어봐야 할지 아직 모르겠어.” 우문호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원경릉이: “팔황자와 제왕은 한 살 남짓 차이인데 제왕은 일찌감치 친왕으로 봉해져서 친왕부를 하사 받고 나와 사는데 왜 팔황자는 지금까지 왕으로 봉해지지도 않고 친왕부도 안 받은 거야? 그리고 내 기억에 팔황자는 아직 결혼도 안 했지?”성년이 된 황자는 후궁에 머물 수 없다.우문호가: “아바마마께서 사실 이미 여덟째를 녹왕으로 봉하는 성지를 가지고 계시지만 여덟째는 머리가 좀 총명하지 못해서.”“총명하지 못해?”“그러니까….”우문호도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몰라, “여덟째는 어릴 때부터 다른 사람이랑 말하는 걸 싫어하고 괴팍한데다 글자도 모르고 그림만 좋아해서 어쩔 땐 종일 그림만 그려. 그런데 여덟째가 나랑 일곱째는 좋아해서 어릴 때부터 우리한테 들러붙곤 했지. 오늘 여덟째가 호흡조차 제대로 없는 모습을 보니 너무 두려운 생각이 들어.”원경릉이 증상을 들어보니 자폐증 같다.자폐증, 자폐 스펙트럼 장애는 자신의 세계가 있다. 하지만 IQ는 정상이고 일부는 정상인보다 IQ가 상당히 높기도 하지만 자신을 자신의 세계 안에 가둬 둔다.원경릉은 우문호의 손을 꼭 잡고, 조금은 창백하고 무력하게 위로하며, “너무 걱정하지 마. 괜찮을 거야.”“네가 구해 줄 수 있어?” 우문호가 원경릉을 바라봤다.원경릉이 약 상자를 꺼내 보니 약 상자 안에는 여전히 유산방지제 같은 게 있어 고개를 저으며, “미안해, 나도 방법이 없어.”우문호가 두 손으로 마른 세수를 하며,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우문호가 일어서며, “옷 갈아 입으러 왔어. 입궁해서 여덟째를 지켜야지.”“나도 같이 갈게.” 원경릉이 말했다.“아냐, 넌 자. 괜찮아.” 우문호가 원경릉을 꼭 끌어 안고, “넌 꼭 잘 있어야 해, 무슨 실수도 생겨선 안돼.”원경릉은 눈시울이 뜨거워지며, “알았어.”우문호는 가서 목욕하고 옷을 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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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34화

팔황자의 상태희상궁이 위로하며: “팔황자는 분명 괜찮으실 겁니다. 지나치게 생각하지 마시고 어서 주무세요.”원경릉은 다시 누울 수 밖에 없는 게 아니면 희상궁에게 잔소리를 계속 듣는다.머리속이 복잡해서 한참을 생각하다가 겨우 잠이 들었다.하지만 잠든 지 얼마 되지 않아 희상궁이 원경릉을 부르는 것을 들었다, “왕비마마, 어서 일어나세요. 궁에서 사람이 왔어요.”원경릉은 몽롱한 상태로 눈을 뜨고 궁에서 사람이 왔다는 말을 듣고 놀라서 얼른 일어나 한 손으로 상궁의 손을 잡고, “팔황자가……”희상궁은 원경릉의 입을 막고 작은 소리로: ‘쉬, 아무 말도 하지 마세요. 목여태감이 왔습니다. 황제폐하께서 어서 입궁하라고 하셨다는 군요.”원경릉의 얼굴색이 변하며, “팔황자의 상태가 좋지 못한 게 틀림없어.” 희상궁과 녹주가 들어와 옷 입는 것을 시중들며 간단히 하나로 머리를 틀어 올리고 날씨가 추우니 희상궁이 옷장에서 바람막이를 꺼내 원경릉에게 덮어주자 바로 길을 나섰다.목여태감은 밖에서 초조하게 기다리다가 원경릉이 나오는 것을 보고 바로: “왕비마마, 황제 폐하께서 어서 입궁하라고 하십니다.”원경릉이: “팔황자의 상황이 나쁜 것은 아닌가?”목여태감이 정중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습니다.”원경릉도 서둘러: “가자.”원경릉은 어젯밤 자기에게 약이 없음을 봤다. 약 상자 안에는 유산방지제 외에 감기약과 가벼운 외상 연고, 항생제 몇 알이 고작으로 중상을 입은 사람에겐 이건 거의 아무 효과도 없다.하늘이 밝아 오기도 전에 온 하늘은 짙푸른 색으로 하늘 끄트머리가 희끄무레한 것이 경성 전체가 고요하고 적막해서 약간 무섭기까지 하다.희상궁은 원경릉과 같이 가며 작은 목소리로: “왕비마마, 확신이 없을 땐, 절대로 치료 하시면 안됩니다. 만약 무슨 일이 생기면 황후마마는 일체의 책임을 전부 왕비께 돌리 것이 틀림없습니다.”원경릉은 무뚝뚝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알았어요.”그녀는 마음이 어지럽다.마음이 어지러운 원인은 이 일의 배후를 꿰뚫어볼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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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35화

팔황자에게 수혈을?그 소년은 얼굴이 맑고 깨끗해서 만약 얼굴색이 창백하고 호흡이 미약하지 않다면 마치 잠들어 있는 줄 알 정도다.팔황자의 입가에 검붉은 피를 닦은 흔적이 있는데 아마도 피를 토했을 것이다.조어의가 작은 소리로: “왕비마마, 팔황자는 먼저 심맥이 부서지고 그 다음에 심장에 자상을 입어 자금단을 드셨지만 상황이 매우 좋지 못합니다. 호흡이 갈수록 느려지세요.”몇 명의 어의가 속수무책으로 여기서 기다리고 있는데 이미 포기했음을 알 수 있다. 황제와 황후는 모두 밖에 있는데 여기서 숨이 끊어지면 부모가 자식을 앞서 보내는 꼴이 된다.원경릉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고 밖으로 나왔다.마차를 탈 때 이미 몰래 약 상자를 꺼내 바닥에 놓고 마차에서 내릴 때 약 상자를 들고 내렸다.지금 약 상자를 열어보니 새로운 약이 몇 개 보이는데 혈액응고제와 강심제다. 원경릉은 청진기를 꺼내 심장이 뛰는 것을 확인하고, 내출혈과 내상이 있어 혈흉이 형성되었기에 가슴에 흉곽천자를 통해 피를 배출하니 팔황자의 호흡이 다소 부드러워졌다.하지만 상황은 여전히 안 좋아서 팔황자는 외상 외에도 내상으로 인한 출혈이 있다. 지금은 팔황자가 피를 너무 많이 흘렸기 때문에 관건은 바로 수혈이다.하지만 수혈로 상황이 안정될지 여부는 알 수 없는 것이, 원경릉은 출혈이 이미 멈췄는지 여부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그녀는 밖으로 나가 명원제에게 수혈이 필요하다는 말을 꺼냈다.처음이 아니라 제왕도 이해했다.원경릉은 혈액형 검사지를 꺼내 확인하니 제왕은 맞지 않고, 자리에 있던 사왕야 우문위도 검사에 응했지만 여전히 맞지 않았다.기왕, 손왕 모두 같이 와서 해봤으나 검사 결과 원경릉은 여전히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황후가 참지 못하고, “넌 왜 계속 고개를 흔드느냐? 사람을 못 살게 구는 거 아니냐? 저들은 형제인데 어째서 맞지 않는 거야? 저들의 피를 같이 떨어뜨리면 서로 섞일 게 분명한데.”원경릉은 황후에게 설명할 방법이 없어, “마마, 제가 사람을 못 살게 구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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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36화

구황자(九皇子)가 고개를 떨구고 천천히 걸어나갔다. 원경릉은 이 결정적인 순간에 황후의 심기를 건드리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지만, 축 처진 어깨와 눈물을 글썽이는 모습이 원경릉의 심금을 울렸다. 그황자는 정말 형을 아끼고 있었다. 그렇기에 황후가 그를 싫어한다는 것을 알고도 안으로 들어간 것이다.“사태가 심각합니다. 형제끼리는 피가 같을 수 있으니 한번 검사를 해보겠습니다.”원경릉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그 말을 듣고 명원제가 원경릉을 쳐다보며 고개를 끄덕였다.구황자는 돌아와서 원경릉을 바라보며 “수고하세요. 다섯째 형수님.”이라고 말했다.그는 변성기가 막 지나서 그런지 목소리가 유난히 낮았다.원경릉은 검사를 하고 조용히 결과를 기다렸다. “됐다! 적합합니다!” 원경릉이 기쁜 목소리로 소리쳤다.황후는 숨이 가빠지는 듯 내키지 않는 눈빛으로 구황자를 봤다. “그럼 빨리 데리고 가지 않고 뭐 하느냐!” 명원제가 말했다.원경릉은 구황자를 보며 “아홉째, 갑시다!”라고 말했다.황자가 따라 들어가자 황후가 뒤따라 들어왔다. 구황자의 혈관에서 나온 피는 혈관을 통해 팔황자(八皇子)의 혈관으로 들어갔다. 원경릉은 명원제에게 “아홉째가 어려서 사람이 더 필요합니다. 부황께서 시위들을 불러주시면 제가 혈액 검사를 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이 말을 들은 황후는 내키지 않는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내 아들은 천자의 핏줄인데 어찌 다른 사람의 피를 쓴다는 것이야?”원경릉은 명원제를 보며 작은 목소리로 “소인이 간곡하게 부탁드립니다. 목숨이 달린 문제이니 빨리 부탁드립니다.”라고 말했다.그녀의 태도에 황후가 날카로운 목소리로 쏘아붙였다.“다른 사람의 피로 내 아들을 살릴 수 있다고 장담하느냐!”원경릉은 잠시 침묵하더니 “잘 모르겠습니다.”라고 말했다.“잘 모르면서 어떻게 황실의 혈통에 다른 이의 피를 섞을 수 있다는 것이야?” 황후는 분노했다.“황후마마 이건 황실의 혈통에 관한 일이 아닙니다. 이건 그냥……”“그럴 필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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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37화

태후와 태상황에게는 통지하지 않았지만 이 소식은 태상황의 귀에 금방 들어갈 것이고, 아마 태후만 이 소식을 모를 것이다.명원제는 우문호에게 구사를 심문하라고 명령하자 황후의 표정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그가 범인이다.”명원제는 차가운 눈빛으로 그녀를 노려보았다.원경릉은 잠시 밖으로 나와 편전에서 잠시 쉬었다.편전에 걸려있는 풍경화를 보며 그녀는 동심으로 돌아간 기분이 들었다. 그림 안에는 끝없이 넓은 들판의 풍경이 있었다. 그녀는 이 그림을 그린 사람은 사람이 아니라 신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그림들이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생동감이 있었다. 이런 그림을 그리다니 재능이 충만한 아이다.원경릉은 그가 왜 이런 사고를 당했는지, 구사가 왜 그에게 손찌검을 했는지, 혹시 구사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 그런 게 아닌지 머릿속이 복잡했다.많은 풍경화 가운데 그녀의 눈에 띈 것은 자화상이었다. 그 자화상 옆에는 작게 글씨가 적혀있었다.이 자화상에는 얼굴은 아주 길게 그려져 있으며 눈은 얼굴의 절반 정도 차지하게 크게 그려져 있었다. 둥근 눈에는 먹이 찍혀있었는데 그 모습이 약간 이상했다.‘좀 이상한데……’원경릉은 팔황자가 어떤 사람일지 상상을 했다.그러자 갑자기 제왕이 들어와 그녀의 옆에 서서 그림을 같이 바라보았다.“그의 눈이 좋지 않습니다. 그래서 눈을 크게 그리면 더 잘 볼 수 있다고 말했어요.” 제왕이 슬픈 목소리로 말했다.“눈이 나쁘다고요?”“네.”“왜죠?”원경릉이 물었다.제왕은 고개를 저었다.“누가 알겠습니까? 어의가 보니 모든 게 정상이라고 했는데, 그는 항상 많은 것들이 보이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아주 어릴 때부터 그렇게 말했습니다.”‘시력이 안 좋은가? 도대체 명화전(明华殿)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우문호는 경조부로 돌아가서 구사를 심문했다. 구사는 그의 물음에 대답하지 않았다.그는 그런 구사의 모습의 화가 나서 주먹을 휘저었다.“말해! 이 자식아! 진짜 죽고 싶은 거야?”구사는 입가에 흐르는 피를 닦고 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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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38화

구사는 정신이 멍해졌다.“제기랄,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본왕의 죄를 네가 뒤집어쓴다고? 무슨 소리야?”구사는 차가운 표정으로 그를 보았다.“왕비가 임신만 안 했어도…… 그렇지 않으면 내가 네 죄를 뒤집어쓰겠어?”구사는 한 손으로 우문호의 옷깃을 잡아당겨 그의 얼굴에 입술에 가득한 피를 뿜었다.“우문호! 네가 미쳤지? 네가 아무리 참지 못하더라도, 소빈(苏嫔)이 네 부황의 여인인 것을 알았어야지. 네 목숨이 몇 개라도 되는 거야? 여덟째가 그걸 봤다고, 그에게 손을 대? 여덟째는 네 동생이야! 정말 미치지 않고서야 그럴 수 있어?”우문호와 구사는 몸싸움을 했고, 그 도중에 탁자가 부서졌다. 지독한 몸싸움 끝에 구사의 얼굴에는 피가 묻었다. 우문호는 부서진 나무판자로 그를 때리려다가 넘어졌다.구사는 차가운 목소리로 “꼬숩다 꼬수워!” 소리쳤다.우문호는 아픈듯 자신의 머리를 만지며 구사를 노려보았다.“너…… 나랑 알고 지낸지 얼마나 됐지?”“알몸으로 엉덩이 씰룩거리며 걸을 때부터.” 구사가 말했다.“아직도 그렇게 나를 모르느냐?” 우문호는 제정신이 아니었다.“예전에는 안 이랬지…… 누가 알았겠어? 네가 그렇게 여색을 밝히는지?” 구사가 콧방귀를 뀌었다.“그래 그렇다고 치자. 근데 내가 무슨 죄를 지었다고 그래?” 우문호가 그를 보며 물었다.구사는 욕지거리를 했다.“내 처형이 될 사람을 생각해서? 만약 그녀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내 작은 사과는 울다 죽을 것이야.”“작은 사과가 뭔 개소리야?” 우문호가 눈살을 찌푸렸다.“개소리? 네가 하는 말이 개소리지.” 구사가 그를 보며 이를 갈았다.우문호는 의자에 걸 터 앉아 그를 보았다.“네가 직접 봤어? 내가 여덟째에게 손찌검을 하는걸?”구사가 물었다.“네가 검을 버리고 소빈을 데리고 가는 것을 봤지.” 우문호가 말했다.“그럴리가? 난 바로 들어왔어.”우문호는 비명 소리를 듣자마자 곧장 뛰어들어갔다.“내가 검을 버리고 도망갔는데 성 문안으로 들어올 수 있을까?“말장난을 하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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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39화

“궁중의 금위군(禁衛軍) 중에 어전 시위를 제외하고 모두 나와 같은 청색 비단옷을 입었어.” 우문호는 씩씩하게 말했다.“그렇네……”구사는 그를 물끄러미 쳐다봤다.“너는 머리가 어떻게 된 거야?” 우문호가 그를 노려봤다.“그럼 어떻게 해. 내 결백을 밝혀줘.” 구사가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했다.우문호는 뒷짐을 지고 천천히 방 안을 두 바퀴 돌았다. ‘이 멍청한 구사를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너는 일단 아무 말도 하지 마. 내가 부황께 말할게. 부황께서는 분명 화를 내겠지만…… 나는 너의 부친을 찾아가서 사정할게. 너는 이틀 동안 소빈(苏嫔)을 조사해 봐. 소빈은 그 사람이 누구인지 정확히 알고 있을 거야.”“그 여자가 미쳤다고 불게?” 구사가 말했다. “그리고 생각해 봐. 소빈에게 그 남자가 누구인지 말하라고 하면 순순히 말하겠어? 황제를 두고 바람을 피웠는데? 그걸 황제께서 받아들일 것 같아?”자신의 여인이 바람을 피웠다는 것을 알고 무너지지 않은 남자가 있을까. 그리고 소빈과 관련된 궁중의 사람들 소빈궁의 덕비마마까지 모두 재앙을 피하지 못할 것이다.우문호는 이 일을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이 일은 어쩌면 덕비마마(德妃娘娘)와 관련 있을 수 있었다. 덕비마마는 자식이 없어서 그런지 그가 어릴 때 그를 매우 예뻐하였다. 자식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부황의 여인으로서 줄곧 부황의 총애를 받았다. 그래서 이런 일이 일어나는 데는 덕비를 감시하지 않은 이유 때문이지 않을까.그렇다면 덕상궁(德尚宫)의 사람들을 비롯해 얼마나 많은 목숨이 희생되어야 하는가.이런 생각을 하지 우문호는 머리가 아팠다.“됐어. 우선 여기 있어. 먹을 건 충분하니까 당분간 여기서 지내.” 우문호가 말을 마치고 몸을 돌려 밖으로 나갔다.구사는 자기의 뺨을 세차게 세 대 갈기며 하늘을 보고 탄식했다. ‘멍청하다! 이런 일에 휘말리다니!’우문호는 먼저 구사의 부친을 찾아갔다. 구사의 부친은 이미 이 소식을 듣고 입궁하려고 했다가 팔황자의 생사가 확실하지 않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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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40화

구후작은 입궁하자마자 크게 울며 황상에게 용서를 빌었다. 그는 엎드려 명원제에게 이 사건을 확실하게 조사를 한 다음에 일을 처리해 달라고 했다.구후작은 명원제와 어릴 때부터 알고 지냈다. 바닥에 엎드린 후작을 보자 명원제는 마음이 약해졌다.우문호는 후작이 돌아간 후 다시 입궁해 구사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 말을 들은 황제는 크게 노했지만 구후작이 생각나서 더이상 말을 하지 않고 우문호에게 서둘러 조사를 해서 진범을 찾으라고 했다.명원제와 우문호의 대화를 들은 기왕은 담담하게 말했다.“구사는 부황님을 모시는 시위로 부황님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지. 그리고 그와 가장 깊은 사이는 다섯째인 너잖아. 만약 구사가 죄를 뒤집어쓰려고 했다면 분명 부황님 또는 너와 관련이 있을 텐데.”“형님의 말은 앞뒤가 맞지 않네요. 구사가 무슨 부황님을 감싸려고 합니까? 설마 형님은 부황께서 여덟째를 다치게 했다고 의심하는 겁니까? 생각을 좀 하고 말을 하시죠?”우문호가 차갑게 말했다.“다섯째야. 내 뜻을 오해나는 것 같구나. 네가 그렇게 생각한다면 나도 방법이 있다.” 기왕은 웃었다.둘의 싸움을 보자 명원제는 침울한 표정으로 두 사람을 번갈아 바라보았다.“여기서 말싸움하지 말고 나가거라!” 명원제가 소리쳤다.기왕의 안색이 안 좋아지더니 “부황, 소인이 할 말이 아직 남았습니다.”라고 말했다.“말해!” 명원제는 성가시다는 듯 그를 보았다.기왕은 앞으로 한걸음 나왔다.“부황. 명화전에서 태감이 죽는 것이 무슨 대수입니까? 여덟째가 다쳤습니다. 구사는 피가 떨어지는 장검을 들고 있었고 다섯째가 들어가 구사를 잡았습니다. 그 이외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럼 범인은 3명 중 한 명이며, 만약 구사가 아니라면 다섯째 아니면 팔황제 자신이 자살을 하려고 했다는 건데……”명원제는 그를 보고 고개를 갸웃거렸다.“명화전에 그들 셋 밖에 없는걸 어떻게 알았어? 네가 거기 있었어?”“소인의 추측일 뿐입니다……” 기왕은 명원제의 매서운 눈빛에 겁을 먹고 급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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