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명의 왕비: Chapter 411 - Chapter 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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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11화

주명취가 주명양의 어깨를 내리누르며 목소리를 낮추고 엄숙한 표정으로 말했다.“이렇게 중요한 시기에 조부를 화나게 하지 마. 경고하는데 조모께서 실언한 것은 말 한마디 잘못했기 때문이야. 부부의 연도 단칼에 내치시는 분이다. 너라고 다를 것은 없어. 조부께서 화가 나시면 너를 아무 데나 팔아넘겨버릴 수도 있으니 넌 그냥 지금 이것도 감사하다 생각하고 혼인에 만족해라.”주명양은 창백한 얼굴로 고개를 저으며 주명취를 보았다.“나는 믿지 않아…… 믿을 수 없어!”“그때 내가 주부로 돌아왔을 때, 네가 초왕의 첩으로 갈 거라고 했던 거 기억나? 그때 네가 내 속이 훤히 들여다 보인다고 했었지. 하지만 나는 조부의 마음을 알 수 없었어. 제왕은 조부의 외손이기에 조부는 분명 그를 태자로 책봉되게 도울 것이야. 하지만 지금 제왕이 쓸모 없어졌지, 조부도 제왕을 도울 방법이 없어. 그럼 조부가 누구를 선택할 것 같아?”“누구?” 주명양이 물었다.“기왕!” 주명취는 웃으며 “정말 웃기지. 내가 사람을 잘 못 골랐어. 적자니까 조부가 조금만 밀어주면 태자가 될 줄 알았는데…… 지금 기왕이 공을 세우고 조정으로 돌아왔으니 황상께서는 친히 황색 두루마리까지 하사할 모양이야. 기왕이 장자이기도 하고, 기왕비도 병상에 있으니 넌 적어도 정비 자리는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되겠네.”라고 말했다.주명양은 서서히 정신이 들었다.“그럼 초왕은? 조부께서는 초왕을 눈여겨 보시는 게 아니었어?”“초왕의 모비인 현비와 태부는 모두 소씨 가문인데? 조부는 평생 소씨 가문과 모순이 있었어. 조부가 초왕을 태자로 세워 소씨 가문을 도와줄 것 같아?” 주명취가 말했다.이 말을 듣고 주명양은 주명취를 노려보았다.“그래서 언니는 애당초 이걸 알고 정후가 원경릉을 도와 공주부에서 그런 일을 벌일 수 있게 설계한 거야?”“적어도 내 생각에 잘못은 없지. 내가 초왕이랑 결혼한다면 태자비 자리는 멀어질 가능성이 있으니까.”“잠깐만 나 이해가 잘 안되는데, 조부께서는 왜 노력하지 않으셨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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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12화

우문호는 오늘 원경릉이 주명양 때문에 화가 나서 태기를 일으켰다는 소식을 듣고 크게 분노하였다. 어렵사리 원판에게 태아가 안정적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진단을 받았는데 주명양 때문에 큰일이 날 뻔하다니. 아마도 남은 석 달은 가만히 누워만 있어야 할 것이다.우문호는 왕부의 사람들과 말을 모아 주명양의 사지를 묶어 능지처참을 하고 싶은 심정이었다.그가 주먹을 쥐고 분노에 떨고 있을 때 탕양이 급히 뛰어왔다.“왕야, 주수보가 주씨댁 둘째 아가씨를 데리고 와서 사죄를 합니다.”우문호는 원경릉과 믿을 수 없다는 듯 눈을 마주쳤다.최근 몇 년간 주씨 가문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미움을 샀는지 모른다. 하지만 매번 주씨 가문은 고개를 더 빳빳하게 들고 비아냥거릴 뿐 사과를 한 적이 없었다. 틀림없이 무슨 목적이 있는 게 분명하다. 탕양의 말을 들은 문호가 차가운 표정으로 비아냥거렸다.“마침 잘 왔네. 본왕이 직접 가려고 했는데 주수보가 손을 뻗어 하늘을 가리면 하늘이 가려진다고 하던데 어디 한번 보자고!”원경릉은 우문호의 손을 잡고 걱정하듯 “너무 흥분하지 마. 한번 흥분하면 걷잡을 수 없게 된다.”라고 말했다.주씨 가문이 활개를 치고 다녀도 황실에서 제지할 친왕이 없으니 정말 난처한 국면이다.“걱정 마. 나는 주명양의 잘못을 따지고들 생각없다. 본왕이 보아하니 조만간 팔자를 꼬아 단명할 것 같으니, 내 손을 더럽힐 이유는 없을 듯 싶어.” 우문호가 원경릉을 보고 말했다.원경릉은 그를 바라보며 진지하게 말했다.“아니, 주수보에게 미움을 살 필요는 없어. 그냥 주명양만 한번 호되게 혼내면 돼. 우리가 주수보를 흔든다고 해서 흔들릴 사람도 아니야.”“알겠어 알겠다고!” 우문호가 탄복했다.우문호가 밖으로 나오자 주수보와 주명양은 이미 대청에 들어와 있었다. 주명양은 서있었고 주수보는 앉아서 차를 마시고 있었다.우문호가 걸어오는 것을 본 주수보는 일어나서 겸손하면서도 위엄 있는 표정으로 그의 두 손을 맞잡았다.“소인, 왕야를 뵙습니다!”아무리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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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13화

주명양은 우문호의 무시하는 태도에 모욕감을 느껴 참지 못하고 고개를 들었다.“왕야, 어린 소녀가 무례한 짓을 한 것은 사실이나. 그 이유가 있으니 왕야께서 듣고 판단하십시오.”주수보는 차가운 눈빛으로 주명양을 보았다. 주명양은 조부가 화를 낼 것임을 알았지만, 우문호가 자신을 무시하는 태도는 참을 수 없었다.“왕야, 초왕비께서 먼저 제 언니를 모욕하는 말을 했고, 소녀가 이를 참지 못해서 언니를 대신해 몇 마디 한 것입니다. 잘못은 했지만, 먼저 모욕을 한 것은 초왕비입니다.”그녀는 자신의 언니가 먼저 변심하여 초왕에게 시집가려고 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주명양은 초왕이 어리석고 단순하기에 지금도 주명취를 매우 사랑하고 있을 테니, 그가 이 말을 듣고 분노해 원경릉을 꾸짖을 것이라고 생각했다.우문호는 이 말을 듣고 기가 막혀 즉시 밖을 보며 소리쳤다.“희상궁을 들라 하라!”주수보는 주명양을 꾸짖으려고 했지만, 우문호가 희상궁을 부르는 바람에 입을 다물고 천천히 차를 마셨다. 잠시 후 희상궁이 들어왔다.주수보가 고개를 들어 희상궁을 바라보니 얼굴이 수척하고 광채가 나지 않았다. 그가 잠시 일어나 그녀를 보고 고개를 끄덕이자 희상궁도 예의를 차려 그에게 인사를 한 후 천천히 앉았다.주명양은 조부가 희상궁에게 깍듯이 예의를 차리는 것을 보고 얼굴이 창백해졌다. “희상궁, 오늘 현장에 있었지요? 초왕비가 어떤 언행으로 제왕비를 모욕했는지 말해보세요.”우문호가 희상궁을 보고 말했다.그러자 희상궁은 주명양을 차갑게 노려보며 “태후 전 밖에서 기다리던 때, 둘째 아가씨가 이미 초왕비를 모욕하는 말을 했습니다. 그래서 원 후궁(袁侧妃)께서 훈계를 몇 마디 하고 말을 멈추었는데, 그 후에 함께 궁을 나오다가 제왕비와 둘째 아가씨를 만났습니다. 제왕비는 둘째 아가씨를 대신해 왕비에게 사과를 했고, 동서 두 사람이 상투적인 말을 몇 마디 했습니다. 하지만 누가 누구를 모욕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옆에 있던 둘째 아가씨가 갑자기 더러운 수단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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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14화

우문호는 주수보를 바라보며 진심으로 이렇게 말했다.“재상 노여움을 가라앉히십시오. 본왕이 이 일로 더 이상 추궁하지 않겠습니다.”얼굴에 크게 상처가 났고 거기에 물에 젖었으니 그 고운 피부는 틀림없이 붉은 물집이 생길 것이다. 물집이 생기면 적어도 1년에서 2년은 흉터가 사라지지 않을 테니. 아직 혼인도 하지 않은 여자에게 이만한 벌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까짓것 용서하지’주수보는 고개를 끄덕이며 “왕야께 폐를 끼쳤습니다.”라고 말했다.우문호는 그를 보며 “어느 집이든 배은망덕한 자손 하나씩은 다 있습니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주수보는 고개를 돌려 희상궁을 보며 “왕비는 어떠십니까?”라고 물었다.희상궁은 “어의에게 치료를 받았으며 며칠 동안은 침상에만 누워있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큰 문제는 없습니다.”라고 답했다.“그럼 됐습니다!” 주수보가 손을 들어 시녀를 불렀다. 그녀의 두 손에 비단으로 덮인 무언가가 있었다. 그는 시녀에게 비단을 걷고 안에 상자를 꺼내게 했다. “여기에는 약이 있습니다. 이것은 여성들이 자손을 낳을 때 먹는 것입니다. 왕야께서 받아주십시오.”희상궁이 상자를 열자 안에 들어 있는 거북이로 만들어진 상자가 들어 있었다. 그 상자마저 열어보니 집안에 맑은 향기가 가득해졌다. “태아를 지키는 환?” 희상궁이 놀라서 물었다.“뭐라고요?” 우문호도 약 냄새를 맡고 물었다.“이것은 태아를 보호하는 약으로 부정방(傅淸芳)에서 만들어진 것입니다. 이것을 먹으면 태기가 잡히고 안정이 되며, 출산을 할 때도 어려움을 겪지 않고 순산할 수 있는 약입니다.” 희상궁이 설명했다.희상궁은 주수보를 보며 “이 약을 구하기 쉽지 않았을 텐데……”라고 말했다.“황후께서 임신을 하셨을 때, 몇 알을 받았습니다. 특별히 한 알을 왕비에게 드립니다. 세자가 무사히 태어나길 기원하겠습니다.” 주수보가 말했다.우문호는 이 약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몰랐지만, 희상궁의 감동한 표정을 보고는 분명 좋은 약이 맞을 것이라는 확신이 생겼다.이 약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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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15화

탕양은 상자의 약을 받아들고는 자세히 보았다.“소인 잘 모르겠습니다. 소인은 무우환(无忧丸)을 듣기만 했지 실제로 본 적은 없습니다.”우문호는 탕양의 말을 듣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럼 원판 어른과 조어의를 불러서 물어봐야겠군.”원판과 조어의가 함께 와서 무우환을 보며 자세히 분석했다.원판은 뜨거운 물을 한 사발 가져와 칼로 무우환을 조금 긁은 후 물에 고루 섞은 후 천천히 한 모금 마신 후 조어의에게 주었다. 조어의도 입에 머금고 천천히 약의 맛을 분별했다.잠시후 두 사람이 함께 고개를 끄덕이며 “무우환!”이라고 말했다.지켜보던 우문호와 희상궁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왕야! 이 약을 당장 왕비께 드시게 하는 게 좋겠습니다!” 원판이 말했다.우문호는 정신이 번쩍 드는 느낌을 받았다.“좋습니다. 그럼 왕비에게 주세요.”원경릉은 주수보가 보내온 약이라는 말을 듣고 먹지 않으려고 했지만 원판과 조어의 그리고 희상궁까지 강력하게 추천하는 무우환이라 먹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우문호는 매우 긴장하며 그녀를 지켜보았다. 그녀가 약을 삼키고 난 후 우문호는 그녀에게 무슨 느낌이 있는지 물었다. 원경릉은 약을 복용한 후, 가슴의 답답함이 완전히 사라지는 기분이 들었다. 그 외에는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정신이 맑아지네 우울한 기분도 사라지는 것 같고.”원경릉이 말했다.우문호는 황급히 어의를 불러 진맥했다.어의는 웃으며 “왕야, 이 약이 만병통치약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복용하자마자 효과가 바로 나타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좋은 약이니 기회가 된다면 하나 더 비축해두는 것이 좋습니다.”라고 말했다.“이 약이 대주의 용태후에게만 있는 것인가?” 우문호가 물었다.“예. 이 약은 대량으로 정제하지 않습니다. 아마 태보환(太保丸)은 여분은 충분히 있겠지만, 용태후의 무우환은 분명 소량만이 남았을 겁니다.” 조어의가 말했다.우문호는 잠시 생각에 빠졌다. “탕양. 지금 문방사보를 준비해 주시오. 본왕이 정정(靖廷)에게 편지를 보내 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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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16화

우문호는 기뻐하며 원경릉을 보았다.“어때? 잘 썼어?”원경릉은 그를 보며 “둘이 이전에 주고받았던 편지들은 그대로 있어?”라고 물었다.“다 있지.”“그럼 보여줘.”우문호는 탕양을 시켜 이전의 편지들을 가져오라고 했다. 원경릉은 그들의 편지를 보기 전에는 혹시 우문호의 일방적인 착각은 아닐까 생각했다. 하지만 두 사람이 주고받은 편지를 읽어보니 이 두 사람은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이라는 것이 느껴졌다.“대장군 장가는 갔어?” 원경릉이 물었다.“응.”“애는 낳았어?”“아직 장가든지 얼마 안 됐어.”“그의 부인이 너희 둘의 편지를 보면 억장이 무너지겠네.” 원경릉은 편지를 내려놓았다.우문호는 눈을 부릅뜨고 “뭐라는 거야? 우리는 친구야!”라고 말했다.원경릉은 깔깔 웃으며 “대단한 사랑 납셨다.”라고 말했다.두 사람의 편지를 보고 나니 우문호가 대장군이 무우환을 줄 것이라고 확신한 이유를 알게 됐다.약을 먹고 난 이틀 후, 어의가 원경릉을 진맥하더니 뱃속의 태아가 안정되었다고 진단했다.우문호는 어의를 문밖으로 데리고 나가며 엄숙하게 말했다.“안정이 됐다는 게 무슨 뜻이죠?”조어의는 무슨 그의 물음의 의미를 몰라 눈을 깜빡거리며 “그냥 안정이 됐다는 건데…….”라고 말했다.“그럼 적당한 운동은 해도 된다는 겁니까? 예를 들어 산책이나……뭐 다른 운동 같은……”조어의는 웃으며 “왕야 안절부절 마시고, 한 달만 더 기다리세요. 소인이 때가 되면 다시 답을 드리겠습니다.”라고 말했다.우문호는 싸늘한 표정을 지으며 잡았던 어의의 소매를 뿌리치고 들어갔다.원경릉의 태아가 안정됐다는 소식과 동시에 주명양이 기왕의 후궁으로 시집간다는 소식이 들려왔다.이 소식을 들은 원경릉은 “기왕? 우여곡절이 많겠네……”라고 말했다.우문호는 무관심한 표정으로 담담하게 “그 여자가 누구랑 혼인을 하든 내 알바는 아니다.”라고 말했다.“그런데 기왕의 후궁이 죽은 지 얼마 안 됐는데, 바로 후궁을 맞아도 되는 거야?” 원경릉이 물었다.“안 될 건 또 뭐야.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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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17화

원경릉은 심리적 그림자라는 것이 낙관적인 사람에게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원경릉은 우문호의 말에 괜히 수치스러워졌다. 희상궁은 손님이 온다는 소식을 듣고 분주하게 음식을 준비했다. 매번 궁안에서 쓰고 남은 고기가 많다는 사실을 안 희상궁은 고기 말고 다른 야채들을 구비해 몇 가지 요리를 더 추가하라고 했다.이튿날 아침 원경릉은 단정하게 차려입고 원부인과 원후궁을 기다렸다. 원경릉은 그 둘이 점심때쯤 올 것이라고 예상하고 분주하게 아침을 먹으려고 했다. 아침을 다 먹었을 때 하인이 찾아왔다.“왕비님 워후궁이 원대장군부의 사람들을 데리고 찾아왔습니다.”“이렇게나 빨리? 그럼 편청으로 모시거라 나도 채비를 해 금방 편청으로 가겠다.”본관은 비교적 딱딱하고 엄숙한 느낌이기에 우문호가 사람을 접견할 때 많이 썼고, 부녀자들은 대부분 편청에서 화담을 나눴다. 원경릉의 말을 듣고 하인은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편청에 자리가 부족할 것 같습니다만……”하인의 말을 듣고 원경릉은 깜짝 놀랐다. “몇 명이나 왔는데?”그러자 하인은 “적어도 스무 명에서 서른 명은 온 것 같습니다. 어쩌면 그 이상일 수도 있고요.”라고 말했다. 이 말을 들은 원경릉은 아연실색했다.원후궁은 원부인만 데리고 온다고 하지 않았는가? 수십 명이나 되는 사람들을 데리고 온 이유가 뭐야?희상궁은 이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란 목소리로 “당장 사람을 시켜 음식을 더 준비하라고 하거라! 고기도 사야 하고! 내가 적어주는 것을 모두 준비하거라!”라고 말했다.원경릉은 전상궁과 녹주를 데리고 그들을 맞이하러 갔다.복도에 막 다다르자 본관에서 몇 차례 큰 웃음소리가 들려왔지만 그 외에 다른 시끄러운 소리는 없었다.그녀는 수많은 사람들이 모였는데 이렇게 조용하다고?라고 생각했다.“초왕비 언니!” 어디선가 갑자기 그림자가 휙 다가왔다. 한 손으로 원경릉의 팔을 잡은 여인은 아름다운 얼굴에 붉은 입술 긴 속눈썹이 매력적이었으며 맑고 큰 눈으로 원경릉을 바라보며 기쁜 듯한 표정을 지었다.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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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18화

한 부인이 일어나 원경릉에게 절을 하였다. “소첩은 왕비께서 목숨을 구해주신 은혜를 잊지 않겠습니다!”원경릉은 그날 손에 화상을 입은 부인이 생각이 났다. “부인, 은혜라니요. 너무 과합니다. 그나저나 손은 괜찮으십니까?”“괜찮습니다.” 원부인은 다소 격동된 목소리로 말했다. 둘의 대화가 끝나자 사람들이 기다렸다는 듯 자기소개를 하기 시작했다. 많은 사람들이 한번에 소개를 하자 원경릉은 얼굴이 뻐근할 정도로 미소를 유지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너무 많아서 몇 사람 기억하지 못했다. 여하튼 원부인과 워후궁 그리고 외사촌 아가씨, 외사촌 이모 같은 사람이었다는 것만 대충 기억했다.원경릉은 사람들이 걸을 때 기세가 충만하고 발걸음이 씩씩한 것이 모두 무공을 했던 사람 같았다.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옆에 있던 전상궁에게 “원가의 여성들은 모두 무예를 익힙니까?”라고 물었다. “다들 무예 고수입니다.” 전상궁이 조용히 속삭였다.이 말을 들은 원경릉은 순간 경건해졌다. 원경릉은 무리 안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을 보았다. 적으면 일곱 여덟 살부터 많으면 열다섯 안팎의 아이들이었다. 그들 모두 비슷하게 생긴 것이 귀여웠다.자기소개가 끝난 후, 그들은 준비한 선물을 꺼냈다. 각양각색의 선물을 보니 원경릉은 놀라 혀를 내둘렀다.본관 중앙에 큰 무기와 장검, 화살, 대도, 도끼 등이 꺼내졌다. “이 검은 소인이 사람을 시켜 서역에서 제조한 것입니다. 순 강철로 만든 것인데 쇳덩어리를 잘라도 진흙처럼 산산조각이 납니다! 왕비께서도 한번 휘둘러 보시지요!” 노부인이 보물을 내놓으며 말했다.“조모, 왕비님은 임신해서 큰 동작을 하면 안됩니다.” 원용의가 말했다.노부인은 “오! 늙은이가 결례를 범했구먼.” 이라며 원경릉에게 사과를 했다.원경릉은 손을 저으며 어색하게 웃었다.“제가 몸이 이래서 다음에 한번 휘둘러보겠습니다.”“그럼 내가 해볼게요!” 원가의 작은 소녀가 단상에 올라왔다. 소녀는 한 손에는 검을 한 손에 검을 쥔 채 눈을 가늘게 뜨고 진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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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19화

노부인은 빙그레 웃으며 “임신을 하면 화장실에 자주 갑니다.”라고 말했다.원경릉은 녹주와 기라를 보고 손짓했다.“이리 와서 부축해 줘. 내가 다리가 후들거려서… 아니 오래 앉아있었더니 혈이 돌지 않아 저린 것 같다.”녹주와 기라는 그녀를 부축해 화장실로 향했다. 원경릉은 문 앞을 나온 뒤 재빨리 벽에 등을 기대고 섰다. 그녀는 놀란 가슴을 부여잡고 심호흡을 했다.“깜짝 놀랐네 진짜!”하마터면 화살이 그녀의 머리를 관통했을 생각을 하니 그녀는 온몸에 소름이 끼쳤다. 그녀는 마침내 우문호가 주명취와 원용의가 싸우면 주명취가 이길 수 없다고 한지 알게 되었다. 제왕이 원용의를 업신여긴다면 방금 같은 무공 고수들이 나서서 제왕의 목숨을 앗아갈 수도 있다.‘제왕 참 불쌍하다.’원경릉은 마음을 가다듬고 머리를 다시 빗어 올리자 본관 안에 있던 소녀가 비녀를 들고 왔다.“왕비님 여기 비녀요!”원경릉은 웃으며 “너 줄게.”라고 했다.소녀는 감동받은 눈빛으로 “정말요?”라고 물었다.“응. 마음에 드니?” 원경릉이 물었다. 그녀는 비녀를 받을 수 없었다. 만약에 이 비녀를 가지고 있다면 볼 때마다 화살 꽂힌 비녀가 생각나 몸에 소름이 돋을 것 같았다.“네! 정말 마음에 듭니다!” 소녀는 비녀를 가슴에 품고 울먹였다.원경릉은 그녀를 보며 왜 자신처럼 타락한 왕비를 이렇게 소중하게 아끼고 좋아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심지어 온 집안사람들이 원경릉을 보러 오다니? 그리고 무공을 하는 집안에서 아끼는 무기들을 내어주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다.본관으로 돌아가자 원노부인은 안색을 가다듬고 원경릉을 바라보았다.“왕비님, 늙은이가 무리한 부탁을 하나만 해도 되겠습니까?”노부인은 화살을 쏘는 소녀를 보며 탄식하듯 입을 열었다.“우리 원씨 집안의 아가씨들이 난폭하고 괴팍하기 짝이 없습니다. 이런 망나니 같은 아이들을 도대체 어떻게 교육을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하나같이 예쁘장하게는 생겼지만 성격이 우악스럽고 제멋대로라 이 아이들의 혼사만 생각하면 앞이 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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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20화

화살을 가지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던 작은 소녀가 무릎을 꿇고 말했다.“왕비님 저를 거두어주십시오! 사식이는 왕비의 가르침을 따르고, 왕비를 보호하겠습니다!”그 말을 들은 원경릉은 마음이 흔들렸다.현재 우문호가 서일을 그녀의 옆에 배치했지만, 서일은 남자여서 그녀와 같이 이동할 수 있는 공간에 제한이 있었다. 예를 들어 여자들 모임 같은 것은 밖에서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그런데 사식이는 달랐다. 사식이는 아무 데나 데리고 다닐 수 있었다. 하지만 사식이는 원씨 집안의 처녀인데 무슨 명목으로 왕실에 남게 할 수 있을까? 밖에 사람들이 사식이를 보고 이러쿵저러쿵 떠들지 않을까?“왕비님은 임신 중이시니 고민되는 일은 일체 생각도 마십시오. 만약 사식이가 필요하다면 쓰시면 됩니다. 몇 개월 정도 왕부에 머물게 하는 것도 괜찮지 않겠습니까?”희상궁이 말했다.희상궁의 말을 듣고 원경릉은 고개를 끄덕였다.“사식아 이렇게 된 마당에 내 옆에서 지내거라. 가끔 이야기도 하고 내 기분에 장단도 맞춰주거라.”“예! 왕비님 감사합니다.” 사식이는 감동해서 눈물이 터질 것 같았다.사식이는 원씨 집안의 다른 소녀들의 부러움과 시기의 눈빛을 받으면 한쪽으로 물러섰다. 이른 본 원용의는 사식이를 보고 머리가 아팠다.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이렇게 빨리 시집을 가지 않았을 텐데……’모두들 앉아서 한참을 떠들다 보니 시간이 정말 빨리 지나가서 점심을 먹을 때가 되었다.원경릉은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으니 통제가 안 되고 힘들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들이 들려주는 시대의 재미있는 이야기와 생동감 넘치는 표현력에 한바탕 웃음을 터뜨렸다.마지막으로 그녀는 그들이 너무 부러웠다. 서로 존중하고 아끼는 막연한 사이가 정말 행복해 보였다.그녀는 이들과 있으니 마치 현대의 자신의 집으로 온 기분이 들었다. 현대에서 설날이 되면 그녀는 삼삼오오 가족들과 맛있는 것도 먹고 즐겁게 대화도 나누었다.식사 후, 원노부인이 가족들과 작별을 고할 때, 뜻밖에도 원경릉은 아쉬워 눈물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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