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맨스 / 명의 왕비 / 챕터 401 - 챕터 410

명의 왕비의 모든 챕터: 챕터 401 - 챕터 410

3038 챕터

제 401화

사랑하는데 어떻게 후궁을?제왕은 주명취를 사랑하는데 왜 후궁과의 결혼을 반대하지 않을까?원경릉은 줄곧 주명취에 대한 제왕의 사랑이 수도 경성에서 최고라고 생각해 왔다. 그런데 이런 사랑도 결국 제삼자를 받아들여야만 하다니.원경릉은 여기 더 있을 수 없다는 생각에 손왕비에게: “저 좀 불편해서, 돌아가게요.”“이렇게 일찍 돌아간다고?” 손왕비가 어리둥절해서 원경릉의 마음을 헤아리며, “제왕비가 안타까워서 그러는 거지? 그럴 필요 없어. 제왕비는 시켜서 하는 거지만 오늘 기분이 좋아, 믿을 수 있겠어?”원경릉이 손왕비에게, “어째서 기쁠 수가 있죠?”손왕비가 냉랭하게 웃으며, “원 대장군은 계속 중립의 위치로 어떤 친왕에게도 아부하지 않았는데 이제 제왕이 원 대장군의 손녀와 결혼했으니 원 대장군은 제왕 쪽에 서지 않을 수 없게 됐지. 제왕비가 안 기쁠 수 있겠어? 제왕비는 자신에 대한 제왕의 마음이 변하지 않을 걸 잘 알아. 후궁은 장식품에 불과한 거지, 후궁을 맞은 덕에 자신을 태자비로 등극시킬 유력한 조력자를 얻은 셈이 되는 거야. 그러니 제왕비 생각에 마음 아파하지 말고 차라리 원용의를 불쌍히 여겨줘.”원경릉은 후궁을 맞는 것이 태자의 지위와 결부되어 있을 줄 생각치 못했다. 캘 수록 뒤가 구려지는 곳이니 여기 더욱 더 머무르고 싶지 않다.“전 누굴 생각해 아파하는 게 아니라, 그저 여긴 너무 암담해서 돌아가고 싶은 거예요.” 원경릉이 녹주를 불러, “서일에게 마차를 준비시켜라, 나는 먼저 초왕부로 돌아가야겠다.”녹주가 긴장해서: “왕비마마 어디가 불편하십니까?”“아니……”라는 말이 입밖으로 나오는 걸 가까스로 참고 이마를 짚으며: “약간 불편하긴 하지만 왕야께 말씀 드릴 정도는 아니야, 서일을 시켜 날 먼저 데려다 주면 돼.”왕비가 불편하시다는데 왕야께 말씀 드리지 않을 수 없다.우문호는 원경릉이 불편하다는 얘기를 듣고 거의 탁자를 날려버릴 기세로 자리에 있던 다른 사람의 이목은 신경 쓰지 않고 바람같이 달려나갔다.잠시 후 초왕이
더 보기

제 402화

원용의의 첫날밤제왕부의 연회가 끝나고 제왕은 신방으로 갔다.제왕은 붉은 덮개를 젖히고 신방에 있던 사람들을 모두 물린 후 원용의의 동그란 얼굴을 향해: “너랑 할 말이 좀 있다.”원용의는 눈을 깜박이며 목을 돌리며 풀더니, “왕야, 말씀하세요.”제왕이: “오늘밤, 난 여기 남아 밤을 보내지 않을 것이다.”원용의는 가슴에 손을 얹고 크게 안도의 숨을 내쉬며, 혀를 내밀고: “진짜 너무 잘됐어요.”제왕이 어리둥절해서, “너…… 슬프지 않아?”원용의가 일어나서 머리에 쓴 쪽두리를 벗어 던지고 탁자로 가서 앉더니 냠냠 맛있게 먹으며, “배고파 죽을 뻔 했어요. 오늘 아침 일찍 단장할 때 수제비 조금 먹은 거 빼고, 하루 종일 지금까지 아무것도 못 먹어서 배가 등가죽에 찰싹 붙었거든요.”제왕이 그녀를 보니 정말 조금도 슬퍼하거나 괴로워하는 기색이 없는 것을 보고 비로소 안심하며, “그럼 너는 먹어, 난 먼저 갈게.”“기다려요.” 원용의가 젓가락을 내려놓으며 말했다.제왕은 덜컥 마음이 내려 앉았다. 그렇게 쉽게 보내줄 리가 없지. 얼굴이 점차 침울해 졌다.원용의가 제왕에게 비위를 맞추는 표정으로, “초왕비와 친해요?”제왕이 눈살을 찌푸리며, “뭐 그렇지, 왜?”“그럼 초왕부 가실 때 저 데리고 가실 수 있어요?” 원용의가 애원하듯 쳐다본다.“초왕부에 가서 뭐하게?” 제왕의 의심스럽다는 듯 물었다.“초왕비랑 얘기 하게요.”제왕은 그녀를 보며 마음속으로 ‘이 여자 진짜 교활하군, 뒷걸음치는 척하며 앞으로 나가다니. 원용의와 단독으로 외출하면 자연스럽게 같이 있을 시간이 많을 수밖에 없잖아.”이거 만만치 않은 상대다.제왕은 평소처럼: “다음에 갈 때 너에게 말해주마.”“내일 가요?”“안가!”원용의가 고민하며, “그럼 모레?”제왕이: “모레는 처가에 인사하러 가는 날이 아니냐?”“글피는?” 원용의가 또 캐묻는다.제왕이 쌀쌀맞게 홱 소매를 뿌리치고 나가며, “떽떽거리지 마라, 먹는 모습이 흉하구나.”원용의는 당황스럽다. 먹는 모습이
더 보기

제 403화

태후전 앞에서 만난 네 사람희상궁, 녹주, 서일이 같이 입궁했다.오늘 친왕비가 입궁해서 문안을 드리는 것 외에도 봉호를 받은 여인들도 부름을 받아 입궁했다.원경릉은 궁중의 사정을 잘 몰라서 궁에서 뭔가 큰 계획을 준비하고 있는 것은 모르지만 순수하고 파릇파릇한 아가씨를 보자 가슴이 두근거렸다.태후의 침전밖에서 기다리는 데 주명취가 원용의와 주명양을 데리고 오는 것이 보였다.주명취는 붉은색 비단의상을 입었는데 다소 고루하지만 법도를 정확히 따른 것으로 원경릉이 자세히 뜯어 보니 친왕비의 조례 관복이다.주명양은 여의무늬 흰 주름치마에 목에 진홍색의 산호 목걸이를 걸었는데 알알이 불꽃처럼 빛나서 이목을 끌었다.마치 주명양의 얼굴 같고, 복숭아나 자두처럼 요염하게 아름답다.이와 달리 원용의는 다소 통통 튀게 황색과 녹색을 섞어 입고, 머리는 하나로 틀어 올려 방울 소리가 나는 비녀를 꽂았는데 이런 복장은 결혼한 여지 같기보다는 과년하도록 시집가지 않은 소녀 같다.원용의는 원경릉을 보더니 눈빛을 반짝이며 폴짝 뛰어왔다. 고지식하면서도 열렬하게 원경릉을 바라보며, “초왕비 언니, 언니도 계시네요.”원경릉이 미소를 띠고 동글동글한 얼굴을 봤다. 샤오란 사건 직후라 원경릉은 귀여운 동그란 얼굴에 약간 거부감이 들어서 조금 냉담하게, “그래요, 원후궁 안녕하세요.”하지만 원용의는 조금도 화를 내지 않고 배실 배실 웃으며: “초왕비 언니 안녕하세요.”언니, 언니 하는 건 뭔가 부탁할 일이 있어서 일 가능성이 높다. 원경릉은 여전히 일정한 거리를 유지 하고 있다.주명양은 차갑게: “아는 얼굴이라고 쌀쌀맞게 구는데 들러 붙는 꼴이라니, 부끄러움을 모르네. 초왕비 눈에 들기나 하겠어요? 초왕비께선 지금 황실의 총애를 한 몸에 받고 있어서 눈이 이마에 가서 붙었을 텐데.”원경릉은 대꾸하지 않았다. 주명양의 말발이 날카로워서 적수가 아니라고 판단했으므로 대답하지 않는 게 최선이다. 원용의는 받은 적 없는 모욕을 겪었지만 원경릉이 나서서 간섭할 수는 없다. 원
더 보기

제 404화

태후와 현비의 관심, 원용의의 어머니두사람이 목여 태감 앞에서 한바탕 연극을 한 그 날 이후로 한동안 후궁을 맞아들이라는 어명이 없었다.원경릉은 다행히 이 일은 끝났구나 싶었는데, 눈 앞에 이 많은 사람들 앞에서 들춰질 줄 몰랐다. 황제 폐하께서 어명을 내릴 생각이 없어도, 주명양의 말이 입밖으로 나온 이상 만약 결혼이 이뤄지지 않으면 주씨 집안의 체면이 땅에 떨어진다.주씨 집안이 체면을 구기려 들까?원용의가 회한의 얼굴로 주명양을 쳐다봤다. 원래 초왕도 후궁을 들인다고? 미리 알아봤으면 초왕에게 시집갈 걸, 그럼 초왕비 언니 동생이 되는 건데.희상궁은 숨죽이고 원경릉을 부축하며, 행여 주명양의 말로 원경릉이 실태를 범할까 걱정했다.주명양은 음험하게 원경릉을 보며 답을 기다렸다.원경릉은 침착하게: “나랑 그대는 절대 자매가 될 수 없습니다.”주명양도 이 말의 의미를 눈치 챘고, 주명양이 알아 들었다는 걸 원경릉도 알았다.말 나온 이상, 너에게 주재상이 있으면 나에겐 태상황이 있으니 우리 한번 끝까지 가보자.주명양이 냉소를 지으며, “인연이란 것이 참으로 사람 맘대로 되지 않더군요.”“인연 같은 소리 하고 자빠졌네!” 원용의가 나섰다. 초왕비 언니는 주명양을 데려올 생각이 없으니 의리 있게, “네가 초왕 후궁이 되려면 정말 누군가의 결정이 필요한데, 초왕비 언니가 허락하지 않는 다니 넌 갈 수 없어. 네가 홀딱 벗고 가서 초왕을 꼬셔도 안돼. 초왕은 너 같은 걸레 안 좋아하거든.”주명양이 쌀쌀맞게 몸을 돌리며 원용의와 얘기할 가치가 없다는 뜻을 표시했다.주명취는 전혀 도울 수 없었는데, 어쩌면 도울 생각이 없었을 수도 있다. 그저 냉정하게 수수방관할 뿐이다.원용의가 원경릉에게 고민스런 표정으로: “초왕비 언니, 제 말이 너무 막 나간 거예요?”원경릉이 원용의에게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그래, 하지만……내 속마음도 그래.”동그란 얼굴이 순간 찬란하게 한 송이 꽃으로 피어나 화사하게 빛났다.같이 들어가 태후 마마께 인사를 드리는데
더 보기

제 405화

태상황을 만나러원경릉은 문득 어떤 부인이 있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부인은 양부인 예친왕비와 일행으로 부인은 손을 다쳐서 원경릉이 지혈해 줬다.“네 엄마가 손을 다치셨던 분이야?” 원경릉이 물었다.“맞아요. 맞아요!” 원용의는 원경릉이 생각해 낸 것에 더욱 감동해서 하염없이 그녀를 바라보며, “왕비 언니, 우리 엄마 좀 만나주실 수 있어요?”원경릉이 미소를 지으며: “좋아, 그럼 내일 네가 부인을 모시고 오렴, 난 초왕부에서 기다리도록 할게.”“잘됐다. 너무 잘됐다!” 원용의가 감동해서 말을 잇지 못한다.원경릉은 다시 한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만약 말한다면 원용의는 정말 그렇게 단순한 사람이 아니라 복잡한 사람임이 분명하다.이 시국에는 모두 가면을 쓰고 있으니, 원경릉도 조심하는 게 상책이고, 이 원부인을 한 번 오시라고 하는 게 앞으로 적당하게 거리를 두고 지내기 편하다.원용의는 펄쩍펄쩍 뛰며 좋아라 가고 마침 제왕도 입궁해 태상황 폐하께 문안하러 가는 길에 원용의와 얼굴이 마주쳤다. 원용의는 폴짝폴짝 뛰어올라 바로 제왕을 끌어 안고 ‘쪽쪽’하고 뽀뽀하더니 발그레한 얼굴이 아름답고 요염한 한 떨기 꽃처럼, 허리를 굽히고 예를 취하며: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왕야께서 초왕비 언니에게 저에 대해 잘 말씀해 주신 게 틀림없어요.”말을 마치고 또 폴짝폴짝 뛰어 간다.제왕은 전기 충격을 받은 사람 같다.그 자리에 멍하니 한참을 서서 한 걸음도 꼼짝할 수 없었다.“무엄하다!” 한참 있다가 제왕은 겨우 반응이 터져서 고개를 돌려 분개하며 소리쳤으나, 원용의는 애진작에 즐거운 새처럼 훨훨 날아가고 없다.원경릉과 희상궁, 녹주도 이 상황을 목격했다.녹주가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제왕 전하 얼굴이 엄청 빨간 데요.”원경릉은 화가 난 건지 아니면 부끄러운 건지 알 수 없는 빨간 얼굴의 제왕을 보니, 빨게도 진짜 농익어서 곧 터질 것 같은 토마토같이 빨갛다.제왕이 입으론 꿍얼꿍얼 욕을 하면서도 눈빛은 당황스러움과 미혹되었음을 감
더 보기

제 406화

그러나 원경릉은 궁금했다. 태상황은 이런 괴상한 물건들을 왜 이렇게 많이 가지고 있는 걸까?이런 영사초(靈蛇草)는 그녀는 듣도 보도 못했다.그녀는 뒤뜰에 영사초 이외에도 괴상한 식물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녀는 천천히 아름다운 꽃들이 피어있는 정원으로 들어갔다.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손을 뻗어 꽃을 만지려고 했다. “만지면 안 됩니다!” 희상궁이 다급히 소리쳤다.원경릉은 깜짝 놀라 고개를 돌려 희상궁을 보았다.“왜 그러십니까?”“그건 식인화입니다.” 희상궁이 창백한 얼굴로 대답했다.원경릉은 식인화의 진면목을 본 적은 없지만 책이나 텔레비전에서 식인화를 본 적이 있는데 이런 모습이 아니었다. 이 꽃은 보기에는 장미꽃으로 보이지만 장미처럼 복잡한 꽃잎이 없고 여섯 개의 꽃잎으로 나뉘여져 하나의 소용돌이를 이루고 있으며 그 속에는 여러 노란색 꽃술이 나있었다.희상궁은 원경릉이 믿지 않는 듯한 표정을 하자, 땅에 떨어진 나뭇가지를 식인화에 갖다 대었다. 나뭇가지가 닿자마자 “찍”하는 소리와 함께 가지가 갈라지고, 꽃잎이 빠르게 닫혔다 열렸다. “이런 걸 어디서 났습니까?” 원경릉이 놀라서 물었다.“소요공이 보냈습니다.” 희상궁이 답했다.소요공이라는 말을 이곳에 와서 열 번도 넘게 들었다. 그녀는 매번 소요공이라는 이름을 들으며 꼭 한번 그를 만나고 싶었다.건곤전을 떠날 때 공교롭게도 주명취와 주명양 자매를 만났다. 원용의는 그들과 같이 있지 않았다. 주씨 자매는 태후 궁에서 나오는 듯 했다. 원경릉은 그들을 본 척도 하지 않고 그냥 지나가려고 작심했다. “초왕비 잠깐만요” 주명취가 원경릉을 불렀다. 원경릉은 고개를 돌리며 “제왕비 무슨 일이죠?”라고 물었다. 주명취는 걸어와 사과를 하려는 듯 “둘째 동생이 원래 입이 방정이지만, 전혀 악의는 없습니다. 초왕비께서 그녀를 좀 이해해 주십시오.”라고 말했다.“예. 그렇게 하죠” 주명양이 악의가 없다고? 말도 안 된다.주명취는 원경릉의 대답을 듣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그럼 잘
더 보기

제 407화

원경릉은 주명양이 일부러 자신을 자극하는 말을 해서 그녀의 몸을 상하게 하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의학 박사인 원경릉이 초등학교도 다니지 않은 이런 소녀와 말다툼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그러나 그녀는 치미는 분노를 참을 수 없었다. 그녀는 희상궁의 손을 잡고, 자신이 화를 내다가 쓰려져도 그녀가 자신을 붙잡을 수 있게 가까이 섰다. “초왕부와 혼인을 하고 싶은 건지 아니면 그저 내 화를 돋우려는 건지 모르겠지만 목적이 무엇이든 나는 상관하지 않습니다. 단언컨대 어떤 여인이든 초왕부로 들어오거나 우문호에게 접근하려면 내 허락을 받아야 하는 게 맞죠? 저는 결코 한 발짝도 다가오지 못하게 할 겁니다.”원경릉이 말을 마치고 배에서 살짝 복통을 느꼈다. 그녀가 몸을 돌리자 주명양이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한 발짝도 다가오지 못하게 한답니다! 그 허락을 하는 사람이 죽게 되면 그런 권리도 사라지죠!”이 말을 들은 원경릉은 분노가 치밀어 올라서 가던 길을 멈추고 휙 돌아서더니 그대로 그녀의 뺨을 때리려고 했다. 그러자 희상궁이 그녀를 막아서며 뒤를 돌아 주명양을 보았다.“둘째 아가씨, 그런 악랄한 말을 삼가세요. 바람에도 혀가 날아간다는 말이 있습니다. 조심하세요.”주명양은 구시렁거렸고, 주명취는 희상궁에게 “상궁, 초왕비를 잘 모시고 가십시오. 오늘 일에 대해서는 제가 꼭 찾아뵙고 사과드리겠습니다.”라고 말했다.“필요 없습니다!” 희상궁이 차갑게 말했다.원경릉의 이마에는 송골송골 땀이 맺혔다. 이렇게 추운 날 그녀가 땀을 흘리자 상궁은 마음속으로 왕비를 걱정하며 동시에 주명양의 입을 찢어버리고 싶었다.문 앞에 서있던 서일이 상궁이 왕비를 부축하는 것을 보고 놀라서 “무슨 일입니까?” 라고 물었다. “묻지 말고 왕비를 마차에 올리시게.”희상궁이 답했다.마차에 오르자 얼굴이 창백해진 원경릉이 숨을 헐떡였다. “긴장하지 마시고, 숨을 깊게 쉬세요. 괜찮아요. 금방 도착합니다.” 희상궁이 그녀를 위로했다.원경릉은 자기에게 큰 문제
더 보기

제 408화

주명양은 담담한 어조로 “저를 위해서요? 그렇다면 노비한테 그럴 필요 없습니다.”라고 말했다.주명취는 그녀의 말투가 마음에 들지 않아 더 이상 그녀와 말을 이어나가지 않았다. 두 자매는 궁을 나와 친정으로 향했다.주부(周府)에 도착했을 때 주명양은 주명취를 챙기지 않고 혼자 집안으로 휙 들어가 버렸다.주명취는 조모를 뵈러 갔다. 수보부인은 지난번 사고로 목소리를 잃었고 지금까지도 회복되지 않았다. 수보부인은 이 저택에서 자신에게 약을 썼을 수 있는 사람은 단 한 사람뿐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녀는 지금까지 재상의 부인으로서 분수를 잘 지켰고, 부부의 일생이 막바지에 다다른 이 시점에 그녀는 그가 얼마나 모진 사람인지 알고 있었다. 그는 자신이 아끼는 것을 위해서 자신의 육친도 배신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수보부인은 주명취가 오늘 궁에서 초왕비와 희상궁을 만났다는 소리를 듣고 한바탕 치를 떨며 주명취를 향해 고개를 저으며 그 여자를 가까이하지 말라고 손짓했다. 주명취는 “손녀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명양이 주의하지 않아 걱정입니다.”라고 말했다.수보부인은 천천히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저녁. 주수보가 주부로 돌아와 혼자 식사를 하려고 젓가락과 수저를 가져다 놓으라고 분부했다. 그러자 밖에서 사람이 들어와 “나리, 희상궁이라는 사람이 나리를 찾습니다!”라고 말했다.주수보는 고개를 들고 멍한 표정을 지었다“희상궁?”“예 맞습니다.” 하인이 말했다.주수보는 잠시 생각에 잠긴 듯싶더니 “들어오라고 하게.”라고 말했다.“예!” 하인이 명을 받고 밖으로 나갔다.주수보는 곁에서 시중을 드는 노관사를 보았다. “자네 생각엔 왜 희상궁이 날 찾아왔다고 생각하나?”노관사는 “소인이 감히 추측을 하겠습니까.”라고 말했다.주수보는 담담하게 “아마 초왕비 때문인 것 같네.”라고 말했다.그 말을 들은 노관사가 깜짝 놀랐다.하인이 희상궁을 데리고 들어와서는 몸을 굽혀 인사를 하고 물러갔다.주수보는 일어나서 상궁이 천천히 문턱을 넘어 들어오는
더 보기

제 409화

노관사가 몸을 굽히고 밖으로 나가니 방 안에는 주수보와 희상궁만 남았다.주수보는 앉아 그녀를 보며 “앉아서 얘기하게.”라고 말했다.희상궁은 고개를 저으며 마음의 생각을 정리한 듯 그를 보았다.“저번에 당신이 태상황에게 약을 넣으라고 하였고 당신 말대로 내가 행했으니, 우리 사이에 더 이상의 빚진 것은 없습니다.”주수보는 그것은 주명취의 뜻이지 자신의 뜻이 아니라고 해명하지도 사실 주수보도 사건이 벌어진 후에 이 일을 알게 됐다. “나한테 빚진 건 없지.”주수보가 말해다.희상궁은 슬픈 표정을 지으며 “모르겠네요.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어쨌든 다 끝났습니다.”라고 말했다.“그 말 하려고 여기까지 온 것이냐?” 주수보가 물었다.희상궁은 고개를 저으며 “왜 주명양을 초왕부로 시집을 보내려는 것입니까?” 라고 물었다.“그 일은 내 생각이 맞아. 내가 그렇게 하는 데는 뜻이 다 있다.” 주수보가 말했다.“초왕비의 의지에 반하는 행동을 할 수 있다는 말입니까? 초왕은 주명양을 후궁으로 맞이하려 하지 않고, 초왕비도 동의하지 않을 텐데 당신은 왜 남에게 어려운 일을 강요하려 합니까? 오늘 궁전에서 주명양이 왕비에게 불손한 말을 하여 왕비가 태기까지 일으켰습니다. 주부에서 몇 년 동안 세력을 유지하기 위해 무슨 짓을 했는지 저는 다 압니다. 만약 이 일로 초왕비가 아이를 잃었다고 해도 주씨 집안은 아무 별다른 타격을 입지 않겠죠. 하지만 명심하십시오. 항상 좋은 일만 일어나지는 않습니다. 좋은 일이 있으면 나쁜 일도 꼭 있죠.”만약 이 말을 희상궁이 아닌 다른 사람이 했다면 주수보는 크게 노했을 것이다. 하지만 희상궁의 진심 어린 표정에 이 말이 간곡한 충고라는 것을 느낀 주수보는 생각에 잠겼다.“최근 몇 년 동안 나는 방자했다는 것을 알아. 하지만 나는 나이가 점점 들수록 나는 점점 더 내성적이고 침착하게 행동했어. 이제 나는 세상에 모든 곳에 눈이 있다고 생각하네.” 주수보가 항변하듯 말했다.“하지만 당신의 자식들은 아닙니다. 그들은 당신을 등
더 보기

제 410화

주명양은 조부가 자신을 불렀다는 소리를 듣고 이상하다는 생각을 했고, 그녀는 조용히 하인을 불러 세워 물었다.“방금 왕비가 조부를 보고 갔습니까?”하인은 고개를 저으며 “아닙니다. 둘째 아가씨.”라고 말했다.주명양은 인간관계를 꿰뚫고 있어서 조부 곁에 시중을 드는 여러 사람에게 일찍부터 뇌물을 주고 관계를 다졌다. 만약 큰 언니가 조부를 찾아가지 않았다면 조부가 그녀를 불렀을 리가 없다. ‘혹시, 초왕과의 혼사 때문인가?’주명양은 편안한 마음으로 정원으로 나섰다.그녀가 정원 대문을 막 나서려는데 노관사가 다급하게 달려왔다.“둘째 아가씨, 나리께서 밖에서 무릎을 꿇고 있으라고 하셨습니다!”주명양은 놀라서 “무릎을 꿇고 있으라고? 왜?”라고 물었다.“나리께서 지금 화가 많이 나셨습니다. 둘째 아가씨께서는 아무 말 말고 무릎을 꿇고 계세요!”주명양은 조부가 화가 나면 얼마나 무서운지 잘 알고 있었기에 무릎을 꿇었다. 하지만 자신이 왜 이러고 있어야 하는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관사, 나한테만 말해줘. 내가 무슨 잘못을 했길래 이러고 있어야 해?”관사는 한숨을 내쉬며 “희상궁이 왔다 갔습니다. 둘째 아가씨께서는 왜 초왕비를 괴롭히신 겁니까”라고 말했다.주명양을 그 말을 듣고 즉시 바닥에서 일어났다. “조부를 뵙고 직접 말씀을 올려야겠다.”관사는 난처한 표정으로 “둘째 아가씨 그냥 무릎 꿇고 계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조부를 만나야겠어. 내가 해명할 수 있어.”‘고작 노비 주제에 조부에게 가서 말을 전하고 내 잘못이라고 단정을 해?’그러자 갑자기 찻잔 하나가 밖으로 날아와 바닥에 떨어져 산산조각이 났다. 그 파편운 온통 주명양의 몸에 튀었다.주명양을 놀라 급히 뒤로 물러서더니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렸다.노관사는 탄식하며 “둘째 아가씨 그냥 무릎을 꿇고 나리가 만나주실 때까지 기다리십시오.”주명양은 무릎을 꿇고 있지만 속으로는 불복하였다. 주명양의 부친과 모친이 이 소식을 듣고 조부를 만나 한참을 얘기하다가
더 보기
이전
1
...
3940414243
...
304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