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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02화

원용의의 첫날밤

제왕부의 연회가 끝나고 제왕은 신방으로 갔다.

제왕은 붉은 덮개를 젖히고 신방에 있던 사람들을 모두 물린 후 원용의의 동그란 얼굴을 향해: “너랑 할 말이 좀 있다.”

원용의는 눈을 깜박이며 목을 돌리며 풀더니, “왕야, 말씀하세요.”

제왕이: “오늘밤, 난 여기 남아 밤을 보내지 않을 것이다.”

원용의는 가슴에 손을 얹고 크게 안도의 숨을 내쉬며, 혀를 내밀고: “진짜 너무 잘됐어요.”

제왕이 어리둥절해서, “너…… 슬프지 않아?”

원용의가 일어나서 머리에 쓴 쪽두리를 벗어 던지고 탁자로 가서 앉더니 냠냠 맛있게 먹으며, “배고파 죽을 뻔 했어요. 오늘 아침 일찍 단장할 때 수제비 조금 먹은 거 빼고, 하루 종일 지금까지 아무것도 못 먹어서 배가 등가죽에 찰싹 붙었거든요.”

제왕이 그녀를 보니 정말 조금도 슬퍼하거나 괴로워하는 기색이 없는 것을 보고 비로소 안심하며, “그럼 너는 먹어, 난 먼저 갈게.”

“기다려요.” 원용의가 젓가락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제왕은 덜컥 마음이 내려 앉았다. 그렇게 쉽게 보내줄 리가 없지. 얼굴이 점차 침울해 졌다.

원용의가 제왕에게 비위를 맞추는 표정으로, “초왕비와 친해요?”

제왕이 눈살을 찌푸리며, “뭐 그렇지, 왜?”

“그럼 초왕부 가실 때 저 데리고 가실 수 있어요?” 원용의가 애원하듯 쳐다본다.

“초왕부에 가서 뭐하게?” 제왕의 의심스럽다는 듯 물었다.

“초왕비랑 얘기 하게요.”

제왕은 그녀를 보며 마음속으로 ‘이 여자 진짜 교활하군, 뒷걸음치는 척하며 앞으로 나가다니. 원용의와 단독으로 외출하면 자연스럽게 같이 있을 시간이 많을 수밖에 없잖아.”

이거 만만치 않은 상대다.

제왕은 평소처럼: “다음에 갈 때 너에게 말해주마.”

“내일 가요?”

“안가!”

원용의가 고민하며, “그럼 모레?”

제왕이: “모레는 처가에 인사하러 가는 날이 아니냐?”

“글피는?” 원용의가 또 캐묻는다.

제왕이 쌀쌀맞게 홱 소매를 뿌리치고 나가며, “떽떽거리지 마라, 먹는 모습이 흉하구나.”

원용의는 당황스럽다. 먹는 모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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