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명의 왕비: Chapter 421 - Chapter 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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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21화

원경릉 사랑원경릉은 우문호에게 물을 따라주며 궁금하다는 듯: “사실 잘 모르겠어. 나랑 원부인이랑 딱 한 번 만난 인연이 전부인데 그 집안은 왜 나한테 그렇게 열정을 다하는 걸까?”우문호가 설명하길: “노마님이 무림 출신이라 며느리들도 무림 출신이 많지. 강호의 의협이시라 의를 가장 중시하는데 네가 성밖에서 한 일이 신분불문, 더럽고 추한 것도 가지리 않은데다 위험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을 살렸으니 노마님 집안 사람들은 당연히 존경할 수밖에.”“그게 존경까지 할 일이야?” 원경릉의 의아해하며, 그런 존경은 너무 자의적인 거 아닌가? 세상에 좋은 일 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그 집 사람들이 사람 볼 줄 알거든. 아이처럼 순수한 마음인지 아닌지, 딱 봐서 아는 거지. 네가 그날 한 행동은 오직 사람을 구하겠다는 의도가 순수하고, 어떤 공이나 이익도 목적으로 삼지 않았으니 당연히 존경할 만하다고 여긴 거야.”원경릉이 눈을 깜박이며, “지금 그 말은 왕야의 추측이야 아님 마음 속으로 나를 진짜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거야?”우문호는 원경릉을 향해 한숨을 쉬고 고개를 숙이더니, “주변 사람들이 눈이 삐었다니까. 널 제대로 안다고 말하지만 제대로 아는 건 나뿐이야. 넌 소심하고, 질투심 많고, 흉악한데다 결점이 산더미 같은 여자거든. 이런 여자를 내가 보배처럼 대하고 있으니, 내가 전생에 나라를 팔아먹은 게 틀림없어.”원경릉이 눈을 흘기며, “만약 맨 뒤에 두 문장이 없었으면, 왕야는 오늘 내 손에 죽을 뻔 했어.”우문호가 웃으며 물을 마시고 제대로 못 알아듣게, “사실 넌 정말 최고야.”원경릉이 일부러 못 들은 척, “뭐라고?”“내 말은 오늘 관아 음식이 정말 최고라고.” 우문호가 한 글자 씩 또박또박 말한다.원경릉이 우문호를 한 대 때리더니 웃으며: “왕야는 날 좀 칭찬해주면 어디가 덧나? 여자들은 다 칭찬에 약하다고.”“천박한 지고!” 우문호는 입만 살아서 나불대는 것을 싫어한다.“그래도 난 듣고 싶다고!” 원경릉이 미련 넘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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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22화

소요공을 만나러 가는 길원경릉은 줄곧 소요공에게 인사를 드리러 가고 싶었기에 사식이가 나가자마자: “짬을 봐서 우리 소요공한테 인사하러 다녀오자.”우문호는 상당히 거부반응을 보이며, “안가!”“이해가 안되네. 소요공처럼 좋은 분을 왕야는 왜 싫어 하는 거야?”우문호는 답답하게: “누가 싫어한데? 난 그냥 소요공을 만나고 싶지 않을 뿐이야.”“그러니까 왜 그러냐고?” 원경릉은 이해가 안 갔다.“너는 왜 꼭 소요공을 만나야 하는데?” 우문호도 이해가 안 갔다. 일 개 늙은이에 불과한 그런 망나니 영감이 뭐 볼 게 있다고?원경릉이: “물어보고 싶은 말이 있어서 그래. 중요한 거야.”“꼭 물어봐야 돼?”같은 곳에서 왔는지 역시 꼭 물어봐야 한다.그래서 원경릉은 확실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우문호는 어쩔 수 없다는 듯: “그래 그러자, 내일 휴가를 내고 사람을 시켜 우리가 간다고 명함첩을 보낼 게.” 원경릉은 우문호를 끌어안고 입을 맞춘 뒤 만면에 미소를 띠고, “고마워!”우문호는 순간 잘했다고 생각했다.다음날 이른 아침, 우무호는 일어나 옷을 입었다.우문호는 서일을 시켜 전투갑옷을 뒤져오게 했는데, 이 갑옷은 항상 첫번째 옷장에 들어 있어서 서일이 자주 닦아 놓고 군영에 갈 때만 입지만 경조부에 부임한 뒤로는 한번도 입은 적이 없다.원경릉은 호기심이 들어서: “국공부(國公府)에 가는데 평상복 입으면 돼잖아, 왜 전투 갑옷?”“있다가 군영에 다녀올 일이 있어서 그때 와서 옷 갈아입을 필요 없이 미리 입는 거야.” 우문호가 변명했다.“군영에 가서 뭐하게? 오늘 휴가 아니야?”우문호는 원경릉의 손을 끌고 가 화장대에 앞에 앉히고, “맞아, 휴가 받은 김에 동료들 만나려고.”동으로 된 거울에 원경릉의 동그랗고 매끄러운 얼굴과 딱 봐도 가슴이 방망이질 칠만큼 잘 생기고 기개가 넘치는 우문호가 뒤에 서있다. “우린 정말 하늘이 내린 천생연분이야.” 우문호가 웃으며 말했다.원경릉이 웃으며: “그래? 나 추녀 아니었어?” “못 생기긴 못 생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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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23화

소요공을 만나러 간 원경릉 부부소요공부에서는 어제 명함첩을 받고 소요공의 며느리 양부인은 벌써 맞이할 채비를 하고 있다가 마차가 도착하자 식솔을 거느리고 나왔다.“소인 왕야를 뵙습니다, 왕비를 뵙습니다!” 양부인은 미소를 가득 머금고 예를 취하자 다른 식솔들도 너나없이 예를 취했다.원경릉이 양부인을 보니 오늘 붉은색 어두운 구름무늬 비단 치마에 보랏빛 비녀를 머리에 꽂았는데 존귀한 분위기가 그날 성밖에서 봤을 때와 사뭇 다르고 손님을 각별히 존중하는 의미로 세심하게 화장을 했다.원경릉이 웃으며: “부인 절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양부인이 우문호가 갑옷을 입고 있는 것을 보고 웃음을 참지 못하고, “왕야, 이러질 거 까지야!”우문호가 꽁하게: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야 지요.”원경릉이 두사람을 보며, ‘무슨 뜻이야?’양부인은 웃으며 부부를 안으로 모시고 들어갔다. 소요공부는 커서 눈으로 대충 어림짐작해도 수천 평은 되 보이고 앞쪽 넓은 곳이 전부 화원이라 수많은 식물이 심어져 늦가을을 지나 초겨울을 맞은 지금도 몇몇 꽃이 아름답게 피어 있다.인공조경물이나 정자, 누각이 거의 없어서 생활하는 공간 외에 다른 휴게 건축물은 적고 기본적으로 빈 땅에 전부 화초와 채소가 심어져 있다.안으로 들어가는 길에 사람을 몇 보지 못했는데 우연히 마주친 두 세 사람도 빠른 걸음으로 복도로 걸어갔다.“부인, 이 저택은 참 개방적이네요.” 원경릉은 이런 설계가 좋다. 농장 같다.“그래요, 아버님이 이렇게 배치하시는 걸 좋아하세요. 뒤쪽은 돼지, 소, 말, 양, 닭, 원숭이, 뱀 등을 키운 답니다.” 양부인이 말했다.“어르신은 정말 고상하세요.” 원경릉이 칭찬했다.말하는 중에 거름을 지고 머리에 수건을 두른 노인이 뒤쪽 나무문에서 나오는 것이 보였다. 키가 크고 혈색은 까무잡잡하고 붉은데 머리와 눈썹은 굵고 검다. 거름을 메고 있는데도 어깨에 무거운 짐이라 고는 하나 없는 것처럼 걷는 게 가뿐……요염하다.노인은 이쪽으로 오지 않고 뒤쪽으로 돌아서 채소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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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24화

소요공과 우문호의 대화양부인이 일어나 웃음을 머금고: “아버님, 왕야와 왕비 마마 오셨어요.”원경릉이 듣고 자기도 모르게 깜짝 놀랐다. 이 거름지는 노인이 소요공이라고?원경릉은 허겁지겁 일어나 예를 취하며: “어르신을 뵙습니다.”소요공이 원경릉을 보고 짙은 눈썹을 움찔거리며 ‘허허’하고 웃더니, “왕비마마께서 늙은이에게 절이라니요, 법도에 맞지 않습니다. 어서 앉으세요.”원경릉이 겸손하게: “어르신이 윗사람인데 당연히 제가 인사를 드리는 게 맞지요.” 왕비라는 칭호는 별거 아니고 그저 신분이 존귀하다는 뜻일 뿐이다. 실력으로 따지면 소요공이 원경릉을 수차례는 따돌리고도 남으니 이 여우 같은 인간 앞에서 버르장머리 없이 굴면 안된다.“이 계집애는 사람 됨됨이가 됐구나.” 소요공이 칭찬하며 눈은 우문호를 향해 비웃으며, “다섯째 꼬맹아, 한동안 안 오더니 늙은이가 ‘딱콩’할까 봐 겁나던?” 우문호의 얼굴이 굳으며, “어르신은 젊은 후배들의 훌륭한 본보기가 아니십니까, 나이 들었다고 젊은 사람을 골리면 안됩니다.” 소요공이 앉으며 발을 작은 탁자 위에 올렸는데 거무튀튀한 발은 흙투성이로 밭을 가는 남자의 발이다. “나이 들었다고 젊은 사람 골려 주는 것으로 치면 태상황 폐하가 둘째가라면 서럽지. 넌 황조부한테 먼저 얘기하고 와.”우문호는 감히 답할 수 없었다.비록 말이 목구멍까지 치밀었지만 황조부께서 이 평범한 늙은이를 오만 방자하게 내버려 두셨으니 할말 없다.원경릉은 사실 혼자 소요공과 몇 마디 얘기를 나누고 싶었으나 마땅한 기회를 찾지 못했고 소요공의 관심은 우문호에게 쏠려 있다.잠시 얘기하고 소요공이 일어나며, “다섯째 꼬맹아, 나랑 서재 가자.”우문호가 마음을 진정하고 천천히 일어나 소요공을 따라 갔다.원경릉은 우문호가 형장에 끌려가는 죄인 꼴이라 우스워 죽겠다. 소요공은 꽤 친근한데 왜 무서워하지?소요공과 우문호가 안으로 들어가 향 하나 탈 정도 시간동안 이야기를 나누고 나와서 우문호는 나가서 처리할 일이 있다고 원경릉을 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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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25화

원경릉의 결심과 기왕의 돈줄우문호는 분개하면서도 실망한 목소리로 말했다. 원경릉은 우문호의 손을 잡고 작은 소리로: “기왕이 공을 세우고 돌아온 데다가 지금은 막 주씨 집안 딸을 후궁으로 맞았으니 정세가 잠시 변함없어야지. 그게 아니면 아바마마께서 기왕을 태자로 점 찍으신 걸지도.”수족을 잔인하게 죽인 사람을 황제 폐하는 왜 택하신 걸까? 원경릉은 이해할 수 없었다.우문호는 차갑게: “아바마마께서 기왕을 지키겠다고 한 이상, 난 기왕의 썩어 문드러진 속내를 공개적으로 드러내 고야 말겠어. 누가 태자가 되든 기왕은 안돼.”원경릉은 조금 걱정이 되어, “만약 아바마마께서 정말 기왕을 점 찍으셨으면 왕야가 그렇게 하는게 아바마마의 뜻과 상반돼서 겁이…..”우문호는 화난 얼굴로: “일이 이지경인데 겁 날게 뭐가 있어, 이 일을 아바마마께서 추궁하지 않으시면 기왕은 더욱 날뛸 거야. 바늘도둑이 소도둑 되는 법이라고. 아바마마 주변에 기왕이 심어 둔 눈이 없을 것 같아? 소요공이 상소를 올린 일을 기왕은 알고 있는 게 틀림없어. 요 며칠 기왕이 꼬리를 말고 조용히 있는 게 공을 세운 후에 오는 무기력인 줄 알았더니, 이 일 때문일줄 꿈에도 생각 못 했어.”우문호는 말을 마치고 원경릉을 보며 걱정스럽게, “내 유일한 걱정은 네 안위야. 만약 내가 정말 기왕과 전쟁을 선포하면, 기왕은 맨 먼저 네 목숨을 노릴 테니까.”“난 겁 안나. 고작해야 밖에 좀 덜 나갈 뿐 인걸. 어쨌든 초왕부에 자객을 보낼 순 없을 거잖아!”원경릉이 이렇게 참기만 하는 것도 방법은 아니다. 결국 언젠가 속아서 당하고 말 테니까.우문호는 심사숙고하며: “일단 완벽한 계책을 세워 보자.”우문호는 줄곧 안심이 되지 않았다. 원경릉과 아이는 그의 아킬레스건이다.원경릉은 우문호의 눈을 보고 진지하게: “난 왕야가 일을 크게 만들길 바라지 않지만, 일이 터지면 우리도 숨어 있을 순 없지. 숨는다고 숨어지는 것도 아니고, 우리가 반격을 안 한다고 우릴 가만 놔두겠어? 그럴 리 없지. 더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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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26화

입궁한 원경릉탕양을 파견하고 우문호는 인력배치를 시작해 야근으로 거의 새벽이 되어서야 초왕부로 돌아왔고, 원경릉은 일찌감치 잠이 들었다.우문호는 목욕 후 살금살금 자러 가서 고요하게 잠든 원경릉의 얼굴을 보며 뽀뽀하고 싶은 충동을 간신히 누르고 옆에 누워 잠을 청하지만, 잠이 안 온다.마음은 암울하다. 아바마마의 방식을 받아들이기 힘들다.우문호는 태자의 지위에 연연하지 않고 오직 기왕의 태도에만 관심이 있다.살해사건 때 우문호는 목숨을 잃을 뻔 한 건 물론이고 도리어 청부업자를 시켜 자해했다는 모함까지 받았다.이제 소요공이 증거를 찾았으나 아바마마는 뜻밖에도 모른 척 하고 있다.지난 세월 우문호의 마음 속엔 오직 조정, 아바마마만 있었고, 공로나 총애를 다투지 않았다. 마음을 다해 조정을 위해 일하고 아바마마의 근심을 덜어드리고자 했을 뿐이다. 그러나 그 결과는 받아들이기 상당히 어려운 것이다.마음은 암담함을 넘어 분노가 들어찼다.이번에 기왕의 잘못을 찾아내며 솔직히 불공평을 견딜 수 없었다.몸을 뒤척여 원경릉이 순수하게 잠든 모습을 보며 우문호는 마음속으로 조용히 탄식했다. 만약 아바마마께서 이렇게 하는 건 본인의 의도가 있겠지만 만약 자신이 계속 태자의 자리를 다투지 않는다면 아마도 원경릉 모자는 앞으로 덩달아 수모를 당할 것이다.마음이 슬그머니 확실해 져 갔다.다음날 아침 일찍 원경릉이 일어나기 전에 우문호는 또 나갔다.원경릉은 오늘 입궁해야 해서 우문호가 나간 지 얼마 되지 않아 희상궁이 와서 깨웠다.원경릉은 이미 차갑게 식은 이부자리를 만지며, “왕야는 어젯밤 안 들어 오셨어요?”희상궁이 원경릉을 부축해 일으키고 옷 시중으로 들며, “늦게 오셔서 새벽같이 또 나가셨어요.”“이렇게 일찍.” 원경릉은 사실 어젯밤 우문호를 기다리려고 했는데 너무 졸려서 조금만 눈을 붙인다는 게 죽은 듯이 잠들어 버렸다.“그러게요, 왕야께서 요즘 바쁘신 것 같아요.” 희상궁은 원경릉의 옷을 정리하고 녹주는 뜨거운 물을 대령했다.입을 헹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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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27화

태상황과 ‘노벤져스’ 두 어르신은 담뱃대를 내려 놓고 상선을 불러 가져가라고 했다.태상황이 원경릉에게: “앉아!”원경릉이 이리저리 살펴봐도 의자라곤 없는데 어디 앉으라는 거지?하지만 상선이 바로 의자 하나를 가져오게 시켜 마당에 놔뒀지만 원경릉이 앉으면 태상황보다 자기가 높아져서 앉아야 할지 말지 난감한 상황이다.마음속으로 중얼중얼, ‘저 셋은 왜 같이 모인 거야?’주재상이 물러나 걸어오다가 희상궁을 힐끔 보더니 급 비틀거린다. 그러다 ‘실수로’ 희상궁에 부딪혀 사과하면서 왠지 기뻐하며 갔다.원경릉은 자신의 눈을 믿을 수가 없다.잘못 본 게 아닌지 눈을 비볐다. 방금 그 ‘유치 뽕짝’한 행동의 주인공이 주재상이라고? 닮은 사람 아니고? 쌍둥이겠지 설마?주재상의 인상은 신중하고 준엄하며 함부로 말하거나 웃는 일이 없는데다 심지어 약간 흉악하기까지 하다.원경릉은 마음에 상당한 충격을 입었다. 이토록 오랜 기간 주씨 집안의 최고 당주를 경계해 왔건만, 뜻밖에 이런 ‘유치 뽕짝’한 행동을 할 줄이야.원경릉이 희상궁을 보니 눈을 내리깔고 얼굴엔 아무 표정도 없지만, 볼에 살짝 노을 빛이 감도는 게 나이가 들어도 자태가 우아하다.원경릉은 정신을 차리고 미간을 찌푸린 채 태상황에게 가서: “술 드셨어요? 얼마나 드신 거예요?”태상황이 조금 멋쩍은 듯, “입술에 조금 적신 정도지 뭐.”“입술에 살짝 적신 용안이 아니신 데요, 반 근은 드신 것처럼 보여요.” 원경릉이 대놓고 말했다.소요공이 ‘푸하하’웃으며, “반 근? 사람을 너무 얕잡아봤네.”원경릉이 더욱 심하게 눈살을 찌푸리며 어이가 없다는 듯: “어르신 병에는 술 드시면 안되는 거 아시죠?”태상황이 느릿느릿: “어의가 매일 한 모금은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고 활기차게 한다고 했어, 과인은 오랫동안 안 먹었으니 매일 한 모금 씩을 모아서 오늘 마신 거야.”태상황이 일어나다 휘청거리니 상선이 얼른 부축하며, “아이고, 너무 드셨어요.”“어렵게 셋이 모였잖아. 주가 놈은 오랫동안 과인과 마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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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28화

소요공의 대답과 탕양의 귀환원경릉은 고개를 돌려 소요공에게, “폐하께선 심장이 원래 안 좋으신데 오늘 술을 이렇게 많이 드셨으니 혈압이 급등할 수 밖 에요.”소요공이 원경릉의 약 상자를 보고 다시 원경릉의 귀에 걸린 청진기를 보고, 혈압계를 보더니 소요공의 눈에 이상한 빛이 번쩍 스쳤다.하지만 소요공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와서 앉으며 태상황에게: “그럼 앞으로 마시지 맙시다. 의원 말은 들어야 하거든.”태상황이 기분 나빠 하며, “내 일에 관여하지 마, 난 가서 잘 거야.”원경릉은 태상황이 술기운이 오른 것을 알고 얼른 상선에게 약을 주고, “드시고 주무시는 걸 확인하세요.”상선이 받아 들고, “명심하겠습니다!”태상황이 비틀비틀 들어가고 소요공과 원경릉이 건곤전에 남았다.원경릉이 화를 가라앉히고 정신을 차려보니 그제서야 오늘 소요공의 일을 물으려 했던 게 떠올라 약 상자를 끌어 와, “어르신, 이 약 상자에 물건을 보신 적이 있으신 가요?”소요공이 잠시 보더니, 천천히 고개를 저으며, “본 적 없어.”원경릉이 실망하며, “정말 본 적 없으세요?”소요공이 순간 멍한 표정이었으나 이내 고개를 저으며: ‘확실히 본 적이 없어.”원경릉은 자신이 잘못 짐작했다고 생각했다. 만약 소요공이 같은 시대에서 왔다면 동지를 만나서 기뻐해야 마땅하다. 적어도 자신과 같은 심정일 게 틀림없다. 절대로 시인하지 않을 리 없다.됐어, 시공을 초월하는 게 그렇게 흔하겠어?원경릉은 약 상자를 챙기고 태상황에게 혈압강하제를 며칠 치 처방해서 가지고 나가 상선에게 전해준 뒤 나갈 땐 소요공은 이미 가고 없었다.원경릉은 출궁하기로 했다. 궁은 분쟁이 끊이지 않는 곳이니 오래 머무르지 않는 편이 좋다.우문호는 연달에 며칠을 심하게 바빠서 일찍 나가 늦게 돌아오고 오자마자 골아 떨어졌다가 또 나갔다.마침내 이 날은 우문호가 일찍 귀가해서 희희낙락하면서 들어왔다.“뭐가 그렇게 좋아?” 원경릉이 물었다.우문호가 웃으며: “오늘 사건을 접수 했어.”원경릉이 웃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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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29화

기왕비에 대한 기왕의 속셈탕양이 웃으며 지혜롭게: “어쩌면, 이편이 더 쓰기 편할 지도요.” 우문호는 눈을 가늘게 뜨고, “이번 일은 기왕의 송곳니를 확실히 뽑기 전까지는 결코 그만두지 않을 것이다.”정강부 수재들이 상경해 고소장을 낸 사건은 다음날 아침 일찍 명원제도 알게 되어 벽력같이 진노했다. 그래서 우문호에게 각별히 엄중하게 조사할 것을 명하고, 일단 범죄의 증거가 확실하면 정강부 관원 중 연루된 사람이 몇 명이든, 일단 일률적으로 파직하고 죄의 경중에 따라 처벌하도록 했다.기왕도 조정의 아침 조례에 있었는데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퇴청할 때 기왕이 우문호를 쫓아왔다.“동생, 잠깐 기다려.”우문호가 멈춰서 고개를 돌려, “형, 부르셨습니까?”기왕이 웃음을 머금고 우문호의 어깨를 토닥이며, “아냐, 그냥 우리 형제가 같이 술 마신 지도 오래 됐잖아. 오늘밤 형이 좋은 술을 초왕부로 들고 갈테니, 한잔 신나게 마시는 거 어떠냐?”우문호는 소리 없이 뒤로 물러나며, “다음에 하죠, 최근 공무로 바빠 서요.”기왕이 손을 저으며 전혀 개의치 않는다는 듯: “정강부 일은 그 수재들이 호강에 겨워서 괜ㅎ한 일을 만든 거 같아. 나라면 저 수재들 정신이 번쩍 나게 곤장을 쳐서 고향으로 돌려보내고, 정강부 관아에서 잘 지켜보게 하겠어.”우문호가 웃는듯 마는듯, “형, 이 일은 아직 조사도 안 했는데, 수재들이 괜히 일을 만들었는지 아시는군요?”“나야 정강부에서 비적을 토벌했으니 막문이 비적토벌 비용 어쩌고를 거두지 않았다는 걸 분명히 알지.” 기왕이 말했다.“받고 안 받고는 조사하면 알겠지요.” 우문호가 말을 마치고 예를 취한 뒤, “저는 일이 있어서 함께 하지 못하겠습니다.”기왕이 슬픈 기색으로: “다섯째, 권할 때 안 마시면 벌주 마신다?”우문호가 얼음장 같은 눈빛으로, “권하는 술도 벌주도 다 안 마십니다.”기왕의 얼굴이 어두워지며, “우리 친왕들 중에 뒤에 구린 일 없는 사람이 어디 있어? 네가 들춰내면 반드시 누군가 네 구린 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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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30화

기왕비의 계략과 바람둥이 구사기왕비는 황당하고 혼란스럽기 그지없는 게, 큰 오빠는 지금 비록 호부에서 물러났지만 그 시절에 어떻게 집안을 일으켰는데, 황제 폐하의 조사가 들어오면 내막이 철저히 파헤쳐지고 뿌리가 뽑혀버릴 것임은 안 봐도 훤하다.그러나 기왕비의 마음 속엔 분노가 끓어올랐다. 친정에서 음으로 양으로 돈을 얼마나 대줬던가? 만약 친정의 지원이 없었으면 기왕에게 오늘이 있을 수 있었을까?비록 기왕이 다른 마음을 품고 있다는 것을 일찌감치 눈치챘지만 그래도 기왕은 여전히 자신을 의지한다고 생각해 왔다. 그런데 이제 주재상의 손녀를 후궁으로 맞아서 기왕비를 직접 버릴 생각이었다는 걸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참으로 토사구팽 이요 배은망덕한 인간의 표상이다.기왕비는 태생이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사람이라, 지금 미친듯이 분노해 얼굴에 경련이 일 정도지만 일말의 분노와 슬픈 눈빛조차 감추고 평소처럼, “왕야, 후궁을 아직 맞지 않으셨고 원경릉의 배속에 아이도 아들딸이 정해지지 않았으며 다른 여러가지 변수가 있으니 신첩이 전에도 왕야께 말씀드렸듯이 범사에 여지를 남기세요. 오늘도 이 말씀 올립니다. 왕야께서는 버린 바둑알로 여기시지만 치명적인 한 수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기왕이 담담하게: “내가 방금 한 말이, 이미 여지를 남긴 거야. 이번 사건의 죄는 너와 네 사촌동생에게 물을 것으니 난 널 대신해 빠져나올 방법을 생각하도록 하지.”기왕비는 작게 웃으며 거의 경멸하는 듯한 눈빛으로 기왕을 보고, “왕야, 이 잘못의 책임은 누구도 질 필요 없습니다. 우문호가 뭘 찾아낼 수 있을까요?”“그 녀석은 내가 잘 아는데 충분히 자신 없으면 가볍게 손을 댈 녀석이 절대 아니야.”기왕비는 악랄한 눈빛으로, “기왕 그렇게 된 것이라면 사건 하나로 초왕을 묶어버리죠, 정강부 일엔 신경 쓸 겨를도 없게.”기왕이 듣더니 눈을 가늘게 뜨고 기왕비에게, “왕비는 방법이 있어?”기왕비는 몇 번이고 기침을 하더니 호흡이 가빠지고 한동안 숨을 헐떡이다가 기왕을 똑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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