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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27화

태상황과 ‘노벤져스’

두 어르신은 담뱃대를 내려 놓고 상선을 불러 가져가라고 했다.

태상황이 원경릉에게: “앉아!”

원경릉이 이리저리 살펴봐도 의자라곤 없는데 어디 앉으라는 거지?

하지만 상선이 바로 의자 하나를 가져오게 시켜 마당에 놔뒀지만 원경릉이 앉으면 태상황보다 자기가 높아져서 앉아야 할지 말지 난감한 상황이다.

마음속으로 중얼중얼, ‘저 셋은 왜 같이 모인 거야?’

주재상이 물러나 걸어오다가 희상궁을 힐끔 보더니 급 비틀거린다. 그러다 ‘실수로’ 희상궁에 부딪혀 사과하면서 왠지 기뻐하며 갔다.

원경릉은 자신의 눈을 믿을 수가 없다.

잘못 본 게 아닌지 눈을 비볐다. 방금 그 ‘유치 뽕짝’한 행동의 주인공이 주재상이라고? 닮은 사람 아니고? 쌍둥이겠지 설마?

주재상의 인상은 신중하고 준엄하며 함부로 말하거나 웃는 일이 없는데다 심지어 약간 흉악하기까지 하다.

원경릉은 마음에 상당한 충격을 입었다. 이토록 오랜 기간 주씨 집안의 최고 당주를 경계해 왔건만, 뜻밖에 이런 ‘유치 뽕짝’한 행동을 할 줄이야.

원경릉이 희상궁을 보니 눈을 내리깔고 얼굴엔 아무 표정도 없지만, 볼에 살짝 노을 빛이 감도는 게 나이가 들어도 자태가 우아하다.

원경릉은 정신을 차리고 미간을 찌푸린 채 태상황에게 가서: “술 드셨어요? 얼마나 드신 거예요?”

태상황이 조금 멋쩍은 듯, “입술에 조금 적신 정도지 뭐.”

“입술에 살짝 적신 용안이 아니신 데요, 반 근은 드신 것처럼 보여요.” 원경릉이 대놓고 말했다.

소요공이 ‘푸하하’웃으며, “반 근? 사람을 너무 얕잡아봤네.”

원경릉이 더욱 심하게 눈살을 찌푸리며 어이가 없다는 듯: “어르신 병에는 술 드시면 안되는 거 아시죠?”

태상황이 느릿느릿: “어의가 매일 한 모금은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고 활기차게 한다고 했어, 과인은 오랫동안 안 먹었으니 매일 한 모금 씩을 모아서 오늘 마신 거야.”

태상황이 일어나다 휘청거리니 상선이 얼른 부축하며, “아이고, 너무 드셨어요.”

“어렵게 셋이 모였잖아. 주가 놈은 오랫동안 과인과 마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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