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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26화

입궁한 원경릉

탕양을 파견하고 우문호는 인력배치를 시작해 야근으로 거의 새벽이 되어서야 초왕부로 돌아왔고, 원경릉은 일찌감치 잠이 들었다.

우문호는 목욕 후 살금살금 자러 가서 고요하게 잠든 원경릉의 얼굴을 보며 뽀뽀하고 싶은 충동을 간신히 누르고 옆에 누워 잠을 청하지만, 잠이 안 온다.

마음은 암울하다. 아바마마의 방식을 받아들이기 힘들다.

우문호는 태자의 지위에 연연하지 않고 오직 기왕의 태도에만 관심이 있다.

살해사건 때 우문호는 목숨을 잃을 뻔 한 건 물론이고 도리어 청부업자를 시켜 자해했다는 모함까지 받았다.

이제 소요공이 증거를 찾았으나 아바마마는 뜻밖에도 모른 척 하고 있다.

지난 세월 우문호의 마음 속엔 오직 조정, 아바마마만 있었고, 공로나 총애를 다투지 않았다. 마음을 다해 조정을 위해 일하고 아바마마의 근심을 덜어드리고자 했을 뿐이다. 그러나 그 결과는 받아들이기 상당히 어려운 것이다.

마음은 암담함을 넘어 분노가 들어찼다.

이번에 기왕의 잘못을 찾아내며 솔직히 불공평을 견딜 수 없었다.

몸을 뒤척여 원경릉이 순수하게 잠든 모습을 보며 우문호는 마음속으로 조용히 탄식했다. 만약 아바마마께서 이렇게 하는 건 본인의 의도가 있겠지만 만약 자신이 계속 태자의 자리를 다투지 않는다면 아마도 원경릉 모자는 앞으로 덩달아 수모를 당할 것이다.

마음이 슬그머니 확실해 져 갔다.

다음날 아침 일찍 원경릉이 일어나기 전에 우문호는 또 나갔다.

원경릉은 오늘 입궁해야 해서 우문호가 나간 지 얼마 되지 않아 희상궁이 와서 깨웠다.

원경릉은 이미 차갑게 식은 이부자리를 만지며, “왕야는 어젯밤 안 들어 오셨어요?”

희상궁이 원경릉을 부축해 일으키고 옷 시중으로 들며, “늦게 오셔서 새벽같이 또 나가셨어요.”

“이렇게 일찍.” 원경릉은 사실 어젯밤 우문호를 기다리려고 했는데 너무 졸려서 조금만 눈을 붙인다는 게 죽은 듯이 잠들어 버렸다.

“그러게요, 왕야께서 요즘 바쁘신 것 같아요.” 희상궁은 원경릉의 옷을 정리하고 녹주는 뜨거운 물을 대령했다.

입을 헹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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