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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36화

구황자(九皇子)가 고개를 떨구고 천천히 걸어나갔다.

원경릉은 이 결정적인 순간에 황후의 심기를 건드리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지만, 축 처진 어깨와 눈물을 글썽이는 모습이 원경릉의 심금을 울렸다.

그황자는 정말 형을 아끼고 있었다. 그렇기에 황후가 그를 싫어한다는 것을 알고도 안으로 들어간 것이다.

“사태가 심각합니다. 형제끼리는 피가 같을 수 있으니 한번 검사를 해보겠습니다.”원경릉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 말을 듣고 명원제가 원경릉을 쳐다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구황자는 돌아와서 원경릉을 바라보며 “수고하세요. 다섯째 형수님.”이라고 말했다.

그는 변성기가 막 지나서 그런지 목소리가 유난히 낮았다.

원경릉은 검사를 하고 조용히 결과를 기다렸다.

“됐다! 적합합니다!” 원경릉이 기쁜 목소리로 소리쳤다.

황후는 숨이 가빠지는 듯 내키지 않는 눈빛으로 구황자를 봤다.

“그럼 빨리 데리고 가지 않고 뭐 하느냐!” 명원제가 말했다.

원경릉은 구황자를 보며 “아홉째, 갑시다!”라고 말했다.

황자가 따라 들어가자 황후가 뒤따라 들어왔다.

구황자의 혈관에서 나온 피는 혈관을 통해 팔황자(八皇子)의 혈관으로 들어갔다.

원경릉은 명원제에게 “아홉째가 어려서 사람이 더 필요합니다. 부황께서 시위들을 불러주시면 제가 혈액 검사를 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이 말을 들은 황후는 내키지 않는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내 아들은 천자의 핏줄인데 어찌 다른 사람의 피를 쓴다는 것이야?”

원경릉은 명원제를 보며 작은 목소리로 “소인이 간곡하게 부탁드립니다. 목숨이 달린 문제이니 빨리 부탁드립니다.”라고 말했다.

그녀의 태도에 황후가 날카로운 목소리로 쏘아붙였다.

“다른 사람의 피로 내 아들을 살릴 수 있다고 장담하느냐!”

원경릉은 잠시 침묵하더니 “잘 모르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잘 모르면서 어떻게 황실의 혈통에 다른 이의 피를 섞을 수 있다는 것이야?” 황후는 분노했다.

“황후마마 이건 황실의 혈통에 관한 일이 아닙니다. 이건 그냥……”

“그럴 필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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