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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44화

덕비는 가서 상궁에게 소빈을 데리고 오라고 했다.

덕상궁(德尚宫)의 대문은 굳게 닫혀 있었고 소빈은 궁 안에 무릎을 꿇은 채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덕비는 그녀를 보고 화가 치밀었다.

‘평소에 영리하고 사리분별이 빠른 소빈이 어떻게 이런 잘못을 저지를 수 있었단 말인가.’

덕비는 가까스로 화를 참았다.

“그 사람은 누구야?”

소빈은 고집 있는 얼굴을 치켜들었다. 그녀의 아름다운 눈엔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마마님 그냥 죽여주십시오.”

“네가 죽으면 다 해결이 되느냐! 이 일 때문에 우리 가문까지 위험해졌어! 네 부형들도 2년만 있으면 귀경할 텐데 네가 그 앞길을 막는 것이야?” 덕비가 분노했다.

“소첩이 자백한다고 어쩔 수 없습니다. 부형들에게는 미안하지만 돌이킬 수 없게 되었으니…… 그냥 죽여 주십시오.”

“후회하기는 늦었다! 너는 황상께 부형들을 위해서라도 이 사건을 바른대로 실토하거라!”

“황상께 용서를 빌어도 소용이 없을 것 같습니다. 마마 소첩께서 여태까지 가르침을 주고 사랑해 주셨는데 소첩이 죄를 지었습니다.”

소빈은 눈물을 줄줄 흘렸다. 덕비는 화가 나면서도 안타까운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이 둘은 오래 알고 지냈고, 오랜 기간 한집에서 살았다. 덕비도 소빈이 신경 쓰이고 마음이 아팠다.

하지만 덕비는 소빈이 아무리 무릎을 꿇고 빌어도 이미 운명은 결정되었다고 생각했다.

“너의 죄로 궁중을 혼란에 빠뜨렸으니 네 죽음을 달게 받아라. 너의 내연남도 어서 불거라! 그렇게 하면 네 가족과 친척들에게는 살길이 있을 것이야! 스스로 잘 생각해 보거라.”

덕비가 소빈에게 충고했다.

소빈 주변의 남자들의 수는 제한적이기에 조금만 공을 들이면 반드시 알아낼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덕비는 그녀가 자백하여 벌을 조금이라도 적게 받기를 바랐다.

그 순간 덕상궁의 집사궁녀가 들어와 덕비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그녀의 말을 들은 덕비는 고개를 끄덕였다. 말을 전한 궁녀는 밖으로 나왔다.

소빈은 당황한 표정으로 덕비를 쳐다보았다.

“사실은 언제나 드러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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