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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50화

명원제가 소빈을 쳐다보았다.

“사실을 말해라. 그날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소빈은 울먹거리며 벌벌 떨었다.

“왜 우는 것이야? 사실대로 말하라고!”

겁에 질린 소빈이 입을 열었다.

“그날 소첩이…… 홀로 산책을 하다 보니 명화전에 다다랐습니다. 그러자 어떤 사람이 저를 끌고 명화전으로 들어갔습니다. 소첩은 너무 놀라서 그 사람이 누구인지 확인하지 못했고, 정신을 차리고 보니 소첩의 옷이 벗겨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누군가가 ‘다섯째 형님!’이라고 부르는 소리에 정신을 차리게 됐습니다. 그러고 보니 제 눈앞에는 초왕이 있었습니다. 누군가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놀란 초왕은 칼을 꺼내 소태감을 살해했고 연이어 팔황자에게도 칼을 휘둘렀습니다. 그리고 소첩을 끌어 담장 밖으로 갔습니다.”

“만약 네 말대로 내가 너를 강제로 탐했다면 본왕이 너까지 죽여야 하지 않겠어?”

우문호가 그녀의 말에 냉정하게 받아졌다.

이 말을 듣고 소빈은 넋이 나간 듯 무의식적으로 오숙화를 바라보았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명원제도 반사적으로 소빈과 오숙화를 번갈아 보았다.

명원제는 무언가 이상하게 흘러가고 있다는 점을 간파하고 내막을 파헤쳐야겠다고 생각했다.

‘다섯째가 아무리 간이 크다고 해도 이런 일을 저지를 사람은 못된다.’

명원제는 한참 생각에 빠졌다.

“소빈을 덕상궁으로 데리고 가서 한 발짝도 나오지 못하게 하고 초왕을 암실로 데려가 조사하거라! 그리 오숙화도 함께 데리고 가거라!” 명원제가 소리쳤다.

우문호는 부황의 명령을 듣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부황이 이렇게 냉정하게 명을 내릴 수 있었다는 것은 부황의 마음속에도 소빈과 오숙화를 향한 의심이 생겼다는 것이다.

소빈은 마음속으로 ‘살았다’를 외쳤다.

그녀의 머릿속에는 어떻게 하면 이 사건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살아남을까. 그 생각뿐이었다.

‘이제 모든 것은 여덟째에게 달렸네.’

현장의 목격자들이 모두 초왕을 보았다고 말했고 심지어 구사도 소빈의 간부를 초왕이라고 오해해 죄를 뒤집어썼다.

여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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