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명의 왕비: Chapter 311 - Chapter 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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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11화

원경릉을 찾아온 제왕“배웠지!”“누구한테 배웠어?” 원경병은 언니가 의술을 배운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없었고 게다가 그 의술도 이상야릇한 의술이다. 원경릉이 웃으며, 아무 말도 없다.“비밀스럽기도 하지!” 원경병은 물어도 답이 없을 걸 알기에 묻기도 귀찮다.다바오는 뛰어놀다가 원경릉 발 아래로 돌아와 엎드려 헥헥 거렸다.원경병은 한동안 아무 말 없이 있다가, “오늘 제왕 전하가 하는 말을 들으니 주명취가 임신했다며.”원경릉이 ‘응’하고, “임신했으면 임신한 거지.”“언니는 걱정 안돼?” 원경병이 고개를 옆으로 돌려 언니를 봤다.원경릉이 실소하며, “뭘 걱정해? 내가 애 아빠도 아닌데.”“제왕 전하는 황제의 적자잖아. 만약 주명취가 회임하면 제왕 전하가 거진 태자로 옹립되는 거나 다름 없지. 형부가 곧 황제 폐하의 눈에 띌 것 같았는데 아쉽다.” 원경병이 한숨을 쉬었다.“지금 태자가 되는 게 꼭 좋은 일만은 아닐지도 몰라. 표적이 될 테니까!”“누가 감히 제왕 전하를 건드리겠어? 제왕의 뒤엔 주씨 집안이 있는데.” 원경병이 비록 조정의 일은 잘 모르지만 주씨 집안의 위력에 대해선 알만큼 안다.원경릉이 고개를 끄덕이며, “하늘에 오르려면 우선 산 정상부터 오르려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지.”“언니, 언니는 태자비가 되고 싶지 않아? 태자비가 되면 앞으로 황후가 될 수 있다고.” 원경병이 말했다.‘황후란 말이지’, 원씨 집안 8대에 걸쳐 감히 이런 생각을 해본 사람이 없었다.정후는 고작 큰 딸을 초왕에게 시집 보내는데, 아버지가 가진 모든 인맥을 총동원할 정도다.막 목적을 달성했던 그 순간엔 아버지가 매일 콧노래를 부르며 좋아서 어쩔 줄 몰라 했다.만약 큰 딸이 태자비가 된다면, 아버지는 너무 기쁜 나머지 미칠 지로 모른다.녹주가 빠른 걸음으로 와서, “왕비마마, 제왕 전하께서 오셨습니다.”원경릉은 눈도 깜짝하지 않고, “왕야께서 아직 돌아오지 않으셨으니 내일 다시 오시라고 말씀드려라.”“제왕 전하께서 왕비마마를 찾아오셨다고 합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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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12화

제왕을 꾸짖는 원경릉올 때는 마음에 할 말이 있는 데다가, 와서 보니 원경릉이 오늘 사고현장의 포악한 모습이 아니라 한층 더 떳떳하게 말 할 수 있겠다.제왕은 원경릉의 죄상을 낱낱이 파헤치며 당당하게 말하고자 하는데 원경릉은 도리어 아무렇지도 않게: “일이 있으면 말씀하세요. 하지만 만약 호수에 빠뜨린 일이라면 입을 다물 걸 권해드립니다.”제왕은 원경릉의 죄상이 목구멍까지 치밀어 오르는데 당황해서 눈을 동그랗게 뜨고: “왜 말 할 수 없는 겁니까? 이 일은 아직 지나가질 않았고 형수는 반드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명취에게 사과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이 일을 아바마마 앞으로 들고 가 옳고 그름을 가려 달라 할 테니.”원경릉은 싸늘하게 웃으며, 제왕을 위 아래로 훑어 보더니, “이렇게 다 커 가지고 아직도 젖을 못 끊었나요? 무슨 일만 있으면 아바마마를 찾고, 어마마마를 찾고 왕비를 찾고, 전하는 머리가 없습니까?”제왕은 순간 화가 치밀어 올랐다. 이런 인신공격은 정말 도가 지나쳤고 원경릉이 자신에게 머리가 없다고 말한 게 한두번이 아니다.“난 엄연한 친왕으로 수차례의 모욕을 용납할 수 없소.” 제왕이 분노했다.원경릉이 앉으며 침착한 얼굴로, “저도 엄연한 친왕비이자 전하의 형수로, 여기서 무례하고 방자하게 구는 것을 용납할 수 없습니다.”제왕이 발을 구르며, “이걸 따지자고 온 게 아니라 호수에 빠뜨린 일을 오늘 반드시 답을 듣고 말 것이오, 그렇지 않으면……”원경릉이 싸늘하게 제왕의 말을 자르며, “그렇지 않으면 아바마마께 가서 고하겠다?”제왕은 다소 난감하면서도 화가 나서: “말꼬리를 잡고 나를 괴롭히지 마시오. 내가 전에는 다섯째 형 얼굴을 봐서 따지지 않았지만 오늘 성밖에서 명취를 물어뜯고 모함해 명취가 초왕비를 호수에 밀었다고 하는데, 명취는 마음이 착해서 개미 한 마리도 죽이지 못하거늘 어떻게 명취를 그 따위로 말 할 수 있지? 양심이 있는 것인가? 정말이지 말이 통하지 않는 인간이구나.”원경릉은 그저 웃고 말았다.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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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13화

제왕을 세차게 꾸짖는 원경릉원경릉이 일어나 소매 속을 뒤지더니, 싸늘하게 웃으며, “좋아요, 호수에 빠진 일에 대해 얘기하죠.”어장을 수중에서 펼쳐 몰래 단추를 누르자 마디마디가 곧게 펴진다.제왕이 지켜보고 한걸음 뒤로 물러서서, “무슨 짓이오? 감히 날 때리면, 바로 알리……”원경릉이 제왕의 머리와 얼굴을 정면으로 한대 후려 갈기니 분노가 극에 달해, “알려, 알리라고, 내가 그렇게 주의를 줬 건만 여전히 호수에 빠진 일을 들먹여요? 호수 사건의 진상은 바로 주명취가 나를 빠뜨리고 자기도 따라서 뛰어내린 거예요. 상식적으로 생각해봐요. 나는 수영을 못하는데 주명취 죽이겠다고 내 목숨을 버리겠어요? 제왕은 바보일지 몰라도 난 아녜요. 제왕은 뇌가 없지만 난 있거든요. 오늘 내가 아주 이 멍청한 녀석을 때려 죽여야 겠네, 주명취가 뭔데? 주명취는 주씨 집안이 나서서 뒤를 봐주니 상관없지만, 나는 죽고 싶어서 회왕부까지 가서 주명취를 죽이겠어요? 나랑 주명취가 무슨 철천지 원수라고? 나는 당신 보는 데서 주명취한테 맹세하라고 했는데 못 하더군요. 왜 못할까요? 주명취는 뒤가 켕기겠지만 난 당당해요. 만약 그날 내가 주명취를 해칠 마음이 눈곱 만큼이라도 있어서 그녀를 호수에 밀었으면 이 원경릉이 제 명에 못 죽고 죽어서 땅에 묻히지 못할 겁니다!”이 말은 방금 제왕을 질책하던 말 보다 더 흥분해서 이 짧은 말에 대 여섯 대는 때렸다.“죽여 버릴……” 제왕은 화가 나서 전신이 불타올랐지만 원경릉의 손에 어장이 있어 감히 다가가지 못하고, 그녀를 노려보며 이글거리는 눈으로 죽여버리겠다고 중얼거리고 있었다.제왕은 사실 원경릉이 감히 자기를 때릴 줄은 몰랐다.너무 해! 너무 야만적이야!원경릉이 어장을 들고 다가오자 제왕이 한 걸음 뒤로 물러서며 경계하는 눈빛으로, “다가오지 마, 뭐 하려고? 저리가, 어서 저리가!”“탕대인!” 원경릉이 문을 향해 외치는데, 밖에서 몇명이 안이 소란스러운 걸 지켜보고 있었다.탕양이 아무것도 모르고 들어와, “왕비마마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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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14화

제왕의 고민제왕은 원경릉의 뒷모습을 보며 여전히 분노인지 모욕감인지 모를 감정을 느꼈다.제왕은 가지 않고 다섯째 형이 돌아오길 기다리기로 했다. 형에게 일러 바쳐야 직성이 풀릴 것 같다.탕양이 사람을 시켜 차를 가져왔다가 제왕이 여전히 분통을 터트리며 있는 모습을 보고 자기도 모르게: “제왕 전하, 왕바마마께서 방금 하신 말씀은 참으로 금과옥조와 같으니 조금이라도 들어주세요, 왕비께서는 전하를 위해서 하신 말씀입니다.”“나를 위해서? 말도 안돼는 소리 마라!” 제왕이 ‘흥’코웃음을 치며, “형은 아직 안 돌아왔나?”탕양이 고개를 젓고 나갔다.제왕이 맑은 차를 한 모금 마셨으나 머릿속이 복잡해 차 맛을 전혀 모르겠다.이상한 느낌이 스멀스멀 퍼졌다.제왕은 원경릉의 말을 믿지 않는다. 한 마디도 믿을 수 없다.그런데 왜 명취는 맹세하지 않은 거지?원경릉과 다툴 필요조차 못 느꼈음에 틀림없다. 저런 포악하고 야만적인 여자와는 따지지 않는게 맞다.하지만 어딘가 석연치 않은 기분이 드는 건 왜 일까?명취가 제왕을 정말 단순히 이용만 하거나 속이는 걸까?그러나 명취는 제왕에게 잘한다. 부드럽고 현명하고 왕비가 갖추어야 할 모습 그 자체다.제왕은 결혼하고 1년간을 차례로 떠올려보았다. 제왕에 대한 주명취의 태도는 어느 하나 가릴 것 없이 완벽했다.아내가 할 일도 모두 해낼 뿐 아니라 조금의 부족함도 없었다.제왕은 그래도 불만이 있나?불만은 없다. 단지 주명취에게 조금만 더 열정이 있다면, 부드러운 눈빛 말고 각종 정서가 담긴 눈빛 예를 들면 화났을 땐 분노, 즐거울 땐 희열의 눈빛, 질투할 땐……질투? 주명취는 거의 질투하지 않았는데 어마마마가 후궁을 들이겠다는 얘기를 했을 때도 온화하고 현숙하게 듣고 있을 뿐이었다.제왕의 마음이 일순간에 혼란스러워졌다.우문호가 돌아와서 탕양으로부터 제왕이 기다리고 있고 왕비에게 맞았다는 얘기를 들었다.우문호는 이 말을 듣고 동정을 표시했지만 마음 속으론 ‘쌤통’이라고 생각했다.일곱째 이 녀석은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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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15화

주명취에 대한 진실을 말하는 우문호우문호가 잠시 어리둥절했다. 머리에 똥만 들었는 줄 알았는데, 한 대 맞더니 머리가 돌아가기 시작했나?우문호는 잠시 생각하더니, “결국 난 주명취와 결혼하지 않았을 거야, 핵심은 내가 아니라 주명취한테 있어.”“왜?” 제왕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주명취는 나한테 시집오지 않을 테니까.” 우문호가 담담하게 말했다.“왜?” 제왕은 여전히 이해되지 않았다. 둘은 처음부터 죽마고우였다.우문호가 웃으며 담담하게: “무슨 왜가 이렇게 많아?”제왕의 가슴이 철렁 내려 앉으며, “명취가 형한테 시집가고 싶지 않다니, 형이 나보다 태자로 책봉될 가능성이 낮기 때문인 거야?”우문호의 눈빛이 순간 예리 해지며, “그걸 왜 물어?”“못된 형수가 그렇게 말했어.” 제왕이 조금 상심한듯, 아니 실은 꽤 상심해서 말했다.“넌 그 말 믿어?” 우문호가 반문했다.제왕은 잠시 침묵하더니, “말도 안돼!”“말도 안되는 일을 넌 왜 고민하고 있어?”제왕은 침울한 모습으로, 자기도 모르겠다.나쁜 형수의 말은 당연히 믿을 게 못된다.형수의 말은 다 거짓말이다.“호수에 빠진 일에 대해 형은 나쁜 형수 말을 믿어?” 제왕이 다시 물었다.우문호는 조금 참을 수 없는 마음이 들었다. 단번에 이렇게 첨예하고 심각한 인격 문제를 한꺼번에 들이밀면 정말이지 어떻게 답해야 좋을지 모르겠다“형, 동생은 형이 진실을 말해 주길 원해.” 제왕이 심호흡을 하고, “어떤 충격이든 지금은 다 받아들일 수 있어.”우문호가 제왕에게,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믿어.”“왜?” 제왕의 마음이 뭔가로 갈가리 찢기는 듯 쓰리고 아팠다.우문호는 가볍게 한숨을 쉬고 제왕에게, “그날 일 아직 기억하니?”제왕이 고개를 끄덕이며, “기억해, 그때 우리가 달려갔을 때 명취는 의식을 잃고 나쁜 형수의 비녀에 찔려 있었지. 형수가 진짜 사람을 해치려고 마음 먹었다는 걸 딱 봐도 알 수 있었어.”“왜 사람을 해치려 했다고 생각해? 주명취를 이미 호수에 밀어 넣었는데, 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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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16화

우문호가 콧노래를 부르며 소월각(嘯月閣)으로 돌아왔다. 등불 아래에서 책을 보던 원경릉은 우문호의 콧노래 소리를 듣고는 고개를 들었다.“동생은 갔어?”원경릉이 물었다.“갔어!”우문호는 그녀의 손에 들린 책을 보고 “칠국지(七國志)? 이런 건 봐서 뭐해?”라고 물었다.원경릉은 책을 한쪽으로 밀며 “북당 이외에 어떤 나라가 있는지 알고 싶어.”라고 말했다.그녀는 몸을 일으켜 우문호가 외투를 벗는 것을 도왔다.“동생…… 괜찮아?”“많이 다친건 아닌 것 같은데, 적지 않게 충격받은 것 같아.”외투를 벗은 우문호가 원경릉을 끌어당겼다.“내가 참지 못하고 손이 먼저 나가버렸어.”원경릉이 말했다.“잘 때렸어. 맞아도 싸지. 괜히 신경 쓰지 마.” 우문호가 그녀를 위로했다. “신경 쓰는 거 아니야. 내가 한 행동에는 일말에 후회도 없어.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런 행동을 한 거지? 뇌가 없는 것도 아니고 말이야. 도저히 이해가 안가.”말을 마친 그녀가 갑자기 고개를 들어 그를 쳐다보았다. 그녀와 눈이 마주치자 우문호는 소름이 돋았다.“왜 그래?”우문호가 물었다.“내가 잊을 뻔했네. 실은 너랑 제왕이랑 별 차이 없잖아.”원경릉이 퉁명스럽게 말했다.“내가 걔랑 어떻게 같아?” 우문호가 열변을 토했다.“뭐가 달라? 너도 그 계집애한테 푹 빠졌었잖아!”원경릉은 속에서 천 불이 끓었다.우문호는 치솟은 그녀의 눈썹을 매만지며 진지한 표정으로 그녀를 보았다.“내가 그 여자한테 속아서 그랬다고 밖에 할 말이 없어. 정신을 차리고 보니 참 바보 같았다. 어릴 적 누구나 한 번쯤 저지르는 멍청한 일 하나쯤은 있잖아?”“언제 정신을 차린 건데?”원경릉이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그를 보며“혹시 회왕부에서 내가 물에 빠졌을 때야?”라고 물었다.우문호는 고개를 저으며 “아니 그보다 훨씬 전이야.”라고 말했다.“그럼 어떤 사건을 계기로 정신을 차린 거야?”“사건 때문이 아니야, 그저 느낌이 그랬다. 그녀가 일곱째와 혼인을 한다고 했을 때, 그녀는 가식이 아닌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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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17화

우문호는 원경릉의 옷을 입혀주고는 문쪽을 보며 화를 버럭 냈다.“안 꺼져?”문이 조심스럽게 열리더니 그 앞에는 손으로 눈을 가린 서일이 서있었다. 그는 조심스럽게 손가락 사이를 벌려 원경릉과 우문호가 모두 옷을 입고 있는 것을 확인하고서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서일은 화난 우문호의 모습을 보고 흠칫 놀라 몸이 굳었다.“무슨 일이야?” 우문호가 노발대발하며 그를 노려보았다.“왕야, 제왕님께 문제가 생겼습니다.” 서일은 정중하게 보고했다.원경릉은 놀라서 “제왕 금방 가지 않았어? 무슨 일이 생겼다는 거야?”라고 물었다.“암살시도가 있었다고 합니다.” 서일이 말했다.“암살?” 우문호의 눈동자가 흔들리며 “그는 지금 어떠한가?”라고 물었다.“많이 다치지는 않아서, 이미 제왕부로 돌아갔다고 합니다.”서일이 말했다.“자객은 잡았어?”우문호는 외투를 입으며 “말을 준비해라!”라고 외쳤다.“나랑 같이 가.”원경릉이 말했다.“아니야, 너무 늦었어. 넌 나오지 마. 제왕이 많이 다치지는 않았다고 하니, 내가 빨리 갔다가 올게.”우문호가 원경릉의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추며 말했다. 제왕은 왕부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암살을 당할 뻔했다.자객은 한 명뿐이었다. 당시 제왕의 옆엔 호위 무사 한 명과 마부 한 명이 있었다. 다행히 호위가 무술 실력이 좋아 자객을 물리쳤지만, 제왕은 부상을 입고 마차도 파손되었다. 제왕부의 마부가 초왕부로 들어와 마차를 빌려달라고 하자, 탕양과 서일이 제왕이 암살을 당할 뻔한 사실을 알고 급히 가서 상황을 살폈다. 탕양은 제왕의 상처 부위를 지혈한 뒤, 왕부로 데려다주었고, 서일은 이 사실을 우문호에게 보고했다.우문호는 말을 재촉해 제왕부로 갔다.그는 제왕이 많이 다치지 않은 것은 알았지만, 초왕부 근처에서 암살을 시도한 것을 미루어보아 자객이 초왕부를 모함하려는 것이 틀림없다고 생각했다.3개월 내에 연속으로 친왕 세명과 왕비 하나가 암살을 당할 뻔했다. 당초 그가 암살 위협을 당했을 때, 부황은 그가 스스로 자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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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18화

제왕은 울음 섞인 목소리로 “무슨 일이 있거든, 내 앞에서 말하거라. 내가 죽는다고 해도 나를 속이려고 하지 마라.”라고 말했다.주명취는 눈살을 찌푸리며 “무슨 헛소리십니까? 어의도 가벼운 상처라고 한 마당에……. 헛소리 그만하시고 어의 말 잘 듣고 치료 잘 받고 계세요. 제가 초왕님께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라고 말했다.제왕은 한순간에 바뀌는 주명취의 표정을 보고 문득 원경릉이 했던 말이 떠올라 만감이 교차해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주명취는 고작 저런 가벼운 찰과상으로 징징거리는 제왕을 보며 한심하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내가 이런 한심한 인간에게 시집을 오다니.’주명취는 우문호에게“왕야, 이리로.”라고 하며 자리를 옮겼다.우문호는 주명취를 따라 가며 뒤를 돌아 제왕을 보고 “금방 갔다가 올게.”라고 말했다.제왕은 고개를 끄덕이며 “알겠습니다.”라고 말했다.주명취와 우문호는 접객실로 들어갔다. 그녀는 안에 있던 모든 이들을 밖으로 내보내고 문을 닫으려고 했다.“문은 닫을 필요 없어.”우문호가 말했다. 주명취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그를 한번 슥 보더니 가시 돋친 목소리로 “왜? 내가 너를 덮치기라도 할까 봐? 예전에 원경릉이 공주부에서 너한테 했던 것처럼?”라고 말했다.우문호는 호포를 펄럭이며 자리에 앉았다.“생각도 참, 나는 그저 너도 나도 이미 혼인을 했으니 이런 불필요한 행동으로 오해를 만들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아서 그래.”우문호가 말했다.“오해?” 주명취가 차가운 표정으로 “언제부터 너랑 나의 사이가 오해가 된 거야? 원경릉을 사랑하다니, 너의 변한 마음 때문에 내가 얼마나 아픈 줄 알아?”라고 말했다.우문호는 눈살을 찌푸리며 “본왕에게 그렇게 말을 하는 저의가 뭐야? 이런 말이라면 본왕은 더 이상 할 말이 없다.”라고 말했다.“원경릉의 어떤 점이 네 마음을 움직인 거야? 너 그 여자가 얼마나 비겁하고 비열한지 알아?” 주명취는 밖에서 누가 자신의 말을 듣든 말든 제왕부의 모든 사람이 자신의 손아귀에 있었기 때문에 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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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19화

우문호는 주명취와 대화를 마치고 싶었다. 그는 안색이 점점 어두워지더니 담담한 눈빛으로 주명취를 보았다. “너는 본왕을 여기로 데리고 와서 무슨 말을 하고 싶었던 거야?”주명취는 그를 노려보더니 눈물을 흘렸다.“더 이상 할 말 없어. 그저 제왕이 초왕부 근처에서 암살을 당할 뻔했으니, 네가 이 사건에 연루될까 걱정돼서 그랬을 뿐인데……. 네가 날 그렇게 생각할지는 몰랐어. 넌 나를 슬프게 해. 가 봐. 이제 더 이상 제왕부에 오지 말아 줘.”우문호는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아니, 제왕부에는 와야지. 일곱째가 여기 있잖아.”라고 말했다.말을 마친 우문호는 뒷짐을 지고 밖으로 나갔다. 그의 우람한 뒷모습을 보니 적어도 150Kg은 되는 것 같았다. 주명취는 화가 나서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눈물을 닦았다. 눈물은 닦으면 닦을수록 더 많이 흘렀다. 그녀는 심장이 바늘에 찔린 듯 아팠다. 그녀는 우문호가 자신에게 저런 말을 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주명취는 줄곧 우문호가 자신을 제외하고 다른 여자를 마음에 담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왜 원경릉인 것이냐? 왜 그렇게 몰상식하고 혐오스럽기 짝이 없는 그런 여자를 택한 것일까? 그녀를 안지 얼마나 됐다고? 바보같이 그 여자를 믿다니!’“왕야! 방금 제왕비가 한 말이 너무 소름 끼칩니다.” 밖에서 그 둘의 대화를 들은 서일은 혀를 찼다.“닥쳐라!”우문호는 차갑게 소리쳤다.“예!” 서일이 다급히 입을 다물었다.우문호는 제왕을 찾아갔을 때, 그는 이미 상처를 다 치료한 상태였다. 탕양은 제왕의 옆을 지키다가 우문호가 들어오는 것을 보고 “소인이 물어봤습니다. 보아하니 상황이 어렵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제왕은 방금 전에 자신을 공격하던 자객의 모습이 떠올라 화가 치밀었다.“다섯째 형님, 자객을 반드시 찾아주셔야 합니다.”우문호는 자리에 앉아 그를 바라보았다. “안심해. 내가 조사해 볼 테니, 근데 지금은 좀 어때?”제왕은 괴로운 듯 “아픕니다!”라고 말했다.“고작 그 정도도 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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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20화

우문호는 서일의 머리를 두 대 쥐어박은 후에 말을 타고 왕부로 돌아왔다.원경릉은 안절부절못해 잠도 자지 않고 그가 오기를 기다렸다.녹주가 왕야가 돌아왔다고 하자마자 그녀가 밖으로 나와 그를 맞이했다.우문호는 오랜만에 밤중에 말을 타고 달리니 기분이 좋아져서, 탕양에게 제왕부의 정황을 묻지 않았다. 말에서 내린 우문호는 탕양을 집으로 불렀다.“얼마나 다쳤어? 심각해?”원경릉이 다급히 물었다.우문호는 그녀를 끌어당기며 “별로 심각하지 않던데, 두 군데 정도 작은 상처가 있었어. 검 끝에 찔린 것 같아.”라고 말했다.“망할 자객!” 원경릉은 마음이 놓였다. 그녀는 제왕이 걱정되기보다는, 제왕이 그녀에게 얻어맞은 후에 초왕부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암살을 당할 뻔한 것에 더 신경이 쓰였다.우문호는 탕양에게 “제왕부의 상황을 말해보거라.”라고 말했다.“왕야의 시위(侍衛)와 마부에게 물었더니, 검은 옷을 입고 얼굴을 가린 자객이 골목 어귀의 모퉁이에서 나타났는데, 무공이 그리 높지 않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마차가 뒤집히는 바람에 그 틈에 자객이 제왕을 공격했고 시위가 자객을 때리자 자객이 도망 갔다고 했습니다.” 탕양이 말했다.탕양의 말을 들은 원경릉은 이상함을 감지했다.“무공이 별로인데, 달리는 마차를 뒤집어 왕을 공격한다고? 제왕은 무공 실력이 좋잖아요? 그리고 시위는?”원경릉의 말이 끝나자 탕양과 우문호의 눈이 마주쳤다.“그래서?” 원경릉은 우문호를 보며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라고 물었다.“자객의 무공 실력이 좋지 않아 일곱째를 못 죽인 게 아니야. 자객은 일곱째에게 경상을 입혀 암살당할 뻔했다고 착각하게 만들어 사람들에게 일곱째와 성문의 일이 연결시키려고 했어. 성문 사건을 조사한 뒤 누군가 일부러 소란을 피운 것이라면? 이 모든 일은……”우문호가 말했다.“제왕비의 잘못도 아니고, 사고는 더욱 아닐거야. 누군가가 제왕부를 음해하려고 하는 거야.”원경릉이 답했다.우문호는 그녀의 말을 감상하는 듯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보다시피,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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