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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 왕비의 모든 챕터: 챕터 301 - 챕터 310

3038 챕터

제 301화

구휼 배급소 상황원경병은 주명양의 적수가 못됐다. 두 사람의 시선이 교차하자 원경병은 이내 무너져서 시선을 피하며 씩씩거리길: “주씨 집안엔 멀쩡한 사람이 하나도 없네.”주씨 집안엔 멀쩡한 사람이 없는 것이 맞다. 하지만 그게 원경병이 주명양을 증오하는 이유는 아니었다.원경병이 주명양을 증오하는 이유는 주명양이 안하무인으로 사람을 무시해서다.그리고 주명양은 그럴 만한 미모와 집안이기도 하다.원경병은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주명양의 원하는 대로 거침없이 행동하는 모습을 질투했다.마침내 호빵이 도착했다.취사병이 큰 소리로, “죽을 나눠주겠습니다. 차례로 줄을 서세요.”아무도 줄을 서지 않았다.모든 사람이 일제히 따끈따끈하게 막 가져온 고기 호빵을 향해 달려들었다. 호빵은 김이 모락모락 나고 고기 냄새가 진동하는데, 며칠을 굶은 데다 아침부터 점심이 되도록 기다린 허기진 백성들이 줄이고 나발이고 설 리가 있겠는가?호빵을 하나라도 더 빼앗아서 위장에 집어넣기 바빴다.주명취가 사람들이 취사병의 말을 듣지 않는 것을 보고, 나와서 몇 마디 하며 백성을 위로하고자 했다.분명 주명취가 올 때 모두가 기뻐서 환호성을 질렀고 이것이 민심의 향방이며 백성들이 주명취를 존경하고 경애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당연히 주명취가 하는 말을 듣길 원할 것이다.주명취는 호빵 앞을 막아 서서 말을 하려고 하는데 떠밀려서 발이 삐끗하는 바람에 바닥에 쓰러졌다.“무엄하다!” 시위가 제왕비가 떠밀려서 쓰러진 것을 보고 황급히 달려와 제왕비를 민 사람을 한 손으로 끌어내고 끼어들어가는데 그 사람이 기우뚱하더니 뒤로 넘어지면서 찜기에 층층이 쌓인 호빵을 넘어뜨려 전부 바닥에 쏟아버렸다.“죽 배급을 잠시 멈춰. 죽 배급을 잠깐 멈추라고!” 시위가 취사병에게 소리치는데 이미 백성들이 한데 뒤죽박죽이 돼서 통제가 불가능했다.백성들은 배가 등가죽에 붙어 뭐 먹을 게 없나 눈이 등잔만한데, 호빵이 바닥에 떨어져 있고 배급도 잠시 중단한다는 소리에 참고 가만히 있을 사람이 어디 있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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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02화

위독한 홍등 군주와 사람을 구하는 둘순식간에 사방에서 비명이 터져 나왔다.수문장이 큰 소리로 호령하며 달려가, “어서, 어서 가서 도와라.”배급소가 무너진 것 자체는 심각하지 않지만, 거기엔 큰 솥 몇개에 뜨거운 죽이 있고 불도 아직 다 꺼진 상태가 아닌 게 문제였다.원경릉도 정신없이 같이 달려가며 손을 소매 안에 넣고 약상자를 꺼냈다.배급처 앞까지 달려와 약상자를 열어보니 대부분 지혈 거즈와 소독약, 몇 가지 응급약품이다.성문에는 사병 하나만 남겨두고 전부 와서 사람을 구했다.배급소 천막에 대략 오십 여명이 깔려 있는데 안으로 달려들어가고 싶었지만 못 들어간 사람들이 잠시 넋을 놓고 있다가 바로 수문장과 사람을 구하는 일에 참여했다.제일 먼저 구출해 낸 사람은 역시 주명취였다.왜냐면 소동이 일어날 때 주명취는 무의식 중에 달아나 배급소가 무너지던 순간 거의 바깥까지 도망쳐 나와서 한 발자국만 더 나오면 완전히 벗어날 참이었다.주명취의 상처는 심각하지 않고 그저 턱을 한 줄 크게 긁혔을 뿐이나 놀라서 넋이 나가 있었다.원경릉은 주명취에게 가서 지혈하고 소독해서 붕대를 감아주는 모든 동작이 2분 안에 다 끝냈지만, 주명취는 아직도 정신이 멍한 상태로 원경릉이 재빨리 다음 사람을 처치하는 것을 지켜봤다.처음 구해낸 사람은 대체로 경상이 많아서 병사들은 의원을 부르러 가고 경조부와 순찰 어사에게 알렸다.원경릉이 막 환자 한 명을 처치하자마자 수문장과 다른 병사 하나가 소녀 한 명을 들쳐 업고 오는데, 소녀는 전신이 피투성이로 머리와 손은 힘없이 늘어져 있고 숨은 곧 넘어 갈듯 깔딱거렸다.원경릉이 한 눈에 알아보고 벌떡 일어나, “어머, 홍등 군주예요. 죽었나요?”원경릉은 한 손으로 급히 겉옷을 벗어 바닥에 깔고 수문장에게: “어서 내려놓으세요.”수문장이 당황해 손발이 오그라드는데, 이 홍등 군주는 소요공이 불면 꺼질 세라 금지옥엽으로 아끼는 손녀였기 때문이다.홍등 군주는 발견 당시 그저 눈만 크게 뜰 수 있을 뿐 얼굴이 백지장처럼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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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03화

다친 주명양과 주명취우문호가 연속으로 안에서 사람을 몇 명 구출해 내고 배급처도 서둘러 치워지는 가운데 환자도 거의 처치가 끝나갔다.마지막으로 우문호가 한 사람을 안고 나왔는데 올리브색 옷이 찢어지고 더러워지고 머리가 풀어져 머리카락이 흐트러진 채로 얼굴을 덮고 있다.원래 그녀를 안고 나와 내려놓으면 그만이다.하지만 주 대부인이 깜짝 놀라 소리치며, “왕야, 이렇게 소녀를 안으시면 정절이 더럽혀집니다, 어서 내려놓으세요.”주 대부인은 상처를 입지 않은 유일한 행운의 소유자로, 배급소 천막에 깔린 사람은 전부 다쳤고 중상자도 몇이나 있는데 오직 그녀 혼자 털끝만큼도 다치지 않았다.주 대부인이 그저 평소처럼 말했으면 들은 사람도 많지 않고 모두 바빠서 신경도 쓰지 않았겠지만, 주 대부인도 지나치게 놀란 상태라 날카롭게 소리치는 바람에 모두의 주목을 끌고 말았다.원경릉도 쳐다 봤다.우문호의 머릿속에 ‘꽝’하고 일년 전 공주부에서의 장면이 갑자기 떠올랐다.우문호는 두 손에 힘이 빠지며 주명양이 그대로 우문호의 손에서 떨어져 내렸다.주명양은 죽은 듯 조금도 움직이지 않고 긴 머리만 바람에 날리며 아름답고도 창백한 얼굴을 드러냈다.우문호가 원경릉을 발견했는데, 그녀의 전신과 두 손과 얼굴에 피 칠갑을 하고 있다.우문호는 성큼성큼 걸어가 원경릉의 손에 무엇을 들고 있는지 신경도 쓰지 않고 끌어안으며, “어디 다쳤어? 심해?”원경릉은 고막이 터질 지경이다.“환자 치료하고 있어요, 내려 놔요!” 원경릉이 큰소리를 냈다.우문호는 그제서야 원경릉의 전신에 튄 것은 다른 사람의 피라는 것을 알아차리고 마음이 놓였다.: “어, 하던 일 계속해. 난 다른 일 처리해야 해서, 조심해야 되는 거 알지?”주 대부인이 달려와 우문호를 막고, “왕야, 아이 상처를 치료하게 의원을 불러줘요, 애가 혼절했어요.”마침 혜민서의 의원이 와서 우문호는 한 손으로 의원 한 명을 끌어와, “가서 주씨 가문의 둘째 아가씨 상처를 좀 봐 드려.”말을 마치고, 사라졌다.주명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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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04화

제왕비와 꼬마 거지원경릉이 꼬마 거지의 상처를 닦아내는데 와서, 촉새처럼 나불나불 자신을 방해하는 제왕을 보고 근엄한 얼굴로, “만약 제왕비가 걱정되면 어서 입궁해서 어의에게 보이세요.”“우선 그녀부터 좀 봐줘요, 배를 다쳤을까 걱정입니다.” 제왕은 걱정이 되는 지 뒤를 돌아 멍한 눈빛의 주명취를 쳐다본다.주명취는 지금처럼 이렇게 정신이 쏙 빠지는 상황을 겪어본 적이 없는 모양이다.그리고 솔직히 어디를 다쳤는지도 모르겠다.원경릉이 고개를 돌려 주명취를 보고 담담하게: “전 산부인과 전문의가 아니라 그쪽은 잘 몰라요, 저 방해하지 마세요.”주명취는 이제서야 정신이 돌아왔는지 냉랭하게 제왕을 흘깃 보고, “난 괜찮아요, 왕야 제발 다른 말씀 하지 마세요.”그러나 주명취의 머릿속에 문득 어떤 생각이 스치고 지나갔다.아바마마께서는 이번에 반드시 책임을 추궁하실 텐데 만약 자신이 임신 했다면?이번 달 달거리가 며칠이나 늦어졌고 지난 이틀 일부러 고모를 만나러 입궁해서 겸사겸사 어의에게 맥을 짚었다.어의 말이 회임일 수도 있으나 아닌 것도 같다고 했다. 날짜가 너무 밭아서 정확히 진단을 내리기 어려우니 며칠 있다가 다시 맥을 짚기로 했다.주명취의 호흡이 갑자기 빨라졌다.만약 정말 회임 했다면 아바마마는 결단코 그녀에게 죄를 묻지 않을 것이다.원경릉은 제왕 부부를 상관하지 않고 계속 꼬마 거지의 상처를 치료했다.꼬마 거지는 땅바닥에 누워 얼굴은 비록 아픈 표정이지만 만족하고 있었다.호빵 두개를 주워서 한 입에 하나씩 배속에 싹 쓸어 넣었기 때문이다.꼬마 거지는 이렇게 배가 불렀던 적이 없었다.“아프니?” 원경릉이 상처에서 나무 가시를 뽑아내니 옆에 뜨거운 죽에 덴 화상이 넓게 있다. 더럽고 찢어진 바짓가랑이를 들어올리자 허벅지부터 무릎까지 죽에 덴 화상이 보인다.화상은 매우 아프다.꼬마 거지는 고개를 흔들고 호기심과 두려움의 눈빛으로 원경릉을 쳐다봤다.원경릉이 상처를 처치하고 화상연고를 바르기 시작했다.제왕이 이 장면을 보고 냉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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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05화

원경병과 구사의 재회꼬마 거지는 그제서야 그녀가 초왕비인 것을 알고 놀라서 달달 떨었다. 원경릉이 자가같은 거지를 위해 상처를 치료하다니, 어찌할 바를 몰라 몸을 잔뜩 웅크렸다.원경릉이 눈을 부라리며, “움직이지 마!”꼬마 거지는 돌멩이처럼 꼼짝 못하고 숨도 제대로 쉬지 못했다.거지는 감히 원경릉을 다시 쳐다보지 못하고, 어디에 눈을 둘지 몰라 허둥지둥하면서도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동을 느꼈다.“좋아,내일 초왕부에 와서 날 찾아, 다시 약을 줄 테니까.” 원경릉이 그 아이의 바짓가랑이를 내려주었지만 사실 그런다고 가려지지도 않을 만큼 낡았다.꼬마 거지는 떨리는 목소리로: “네, 고마……감사합니다 왕비마마.”원경릉은 녀석이 다시 오지 않을 것을 알고 약을 좀 더 쥐어 주며: ‘이 약은 하루에 한 번만 먹는 거야. 5일치고, 이 두 알은 해열제로 열이 난다고 느껴지면 바로 한 알 먹어. 알겠지?”빡빡 머리 꼬마는 천천히 손을 내밀었는데 까맣고 앙상한 손이 마른 가지 같다.원경릉은 약을 주고 다른 환자를 치료하러 갔다.치료를 마친 사람이 점점 많아지는 와중에 소요후부(逍遙侯府)에서 사람이 도착했고, 예친왕도 직접 왕비와 홍등 군주를 마중 나왔다.예친왕비는 다가와서 원경릉과 인사를 나누지 않았지만, 원경릉에게 미소를 띠고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가 홍등을 살려준 것에 감사했다.현장은 슬슬 통제가 가능한 상태로 바뀌어 갔다.우문호의 엄명으로 관련 없는 사람은 바로 철수했다.이 무관한 사람 속에 원경릉이 포함되었다.“나는……” 원경릉은 논리로 싸우려 했다.우문호는 직접 한 팔로 원경릉을 안아 마차에 태우고 원경병과 녹주에게: “왕비를 데리고 초왕부로 돌아가라, 물 마시고 밥 먹는 걸 지켜볼 것.”“아냐, 난 아직 갈 수……” 원경릉이 가리개를 젖혔다. 약상자에 아직 약이 있다. 중요한 건 이게 아닌가.“조용히 해!” 우문호가 가리개를 내렸다.“그래요 형부. 멋져요!” 원경병은 정말 두려웠다. 언니가 진짜 미쳐서 계속 안으로 뛰어 들어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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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06화

주명취를 감싸는 주재상원경병이 도대체 뭐라고? 구사는 자기가 뭐에 씌어서 원경병한테 반했을 뿐, 다행히 아직 어머니께 말씀 드리지 않았다.구사는 연약하고 어린 자신의 마음을 탓하며 툴툴거렸다.원경병은 어리둥절해서 이 사람 왜 이러지? ‘누구시냐’고 물어도 답이 없고, 화가 난 듯 가버리다니 왜? 물어보면 안되는 거였나?원경릉이 묻길: “구사 왜 그러지? 좀 화 나 보이는데.”원경병이 의아해하며, “구사? 저 사람이 구사야? 어전 시위국장인?”“부국장이지, 둘이 만난 적 있잖아. 전에 네가 초왕부에 왔을 때, 구사도 왔었는데.”원경병이 그제서야 생각이 났다. 확실히 만난적이 있다.하지만 당시는 마음이 혼란하고 초조해서 정신이 없었는데 어떻게 기억 하겠어?그나저나 이 사람도 속이 좁아 터진 게 고작 자기가 누군지 기억 좀 못했다고 성질까지 내고 그래?보아하니 남자들은 하나같이 똑같다. 자기가 대단한 줄 알고 모든 사람들이 다 자길 알아야 한다고 착각하니 말이다.마차가 초왕부에 돌아와 원경릉은 녹주와 상궁이 주시하는 가운데 밥을 먹고 잠을 잤다.초왕부의 용도는 돼지를 키우는 것으로, 원경릉은 지금 우문호가 키우는 금지옥돈이다.성밖의 일은 우문호가 기본 상황을 통제한 후 입궁해 명원제에게 보고했다.마침 주재상도 어서방에 있어 주명취가 거행한 죽 배급 행사에 문제가 일어났음을 듣고 안색이 대번에 바뀌었다.명원제가: “우선 다친 사람을 잘 처리하고 일의 진상을 분명히 조사해 도리대로 행하거라.”우문호가: “예.”우문호가 나가자 주재상도 따라 나왔다.“왕야!” 주재상과 우문호가 함께 걸으며,“재상께서 무슨 일이신지?” 우문호가 물었다.주재상이 가볍게 탄식하며, “이런 일이 생겨 저도 화가 납니다. 제왕비는 일을 어찌 이리 사리에 맞지 않게 처리하는지 원.”우문호가: “뜻밖에 통제가 어려웠습니다. 자비심으로 한 일이라도 준비에 만전을 기해야 했는데, 이번은 돌발 상황으로 주요 원인은 시간통제가 되지 않았기 때문인듯 합니다. 너무 이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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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07화

제왕부에 온 우문호그래서 주명취를 구명하는 외형을 취하지만 실은 제왕을 위해서다.주재상……은 제왕이 태자의 자리를 쟁탈하도록 지원하는 걸까?그런 속내가 있다고 해도 주재상이 자신의 외손을 돕는 것은 도의적으로 당연한 일이다.하지만 이렇게 일찍 입장을 드러내고 침착함을 잃은 건 주재상의 평소 모습이 아니다.게다가 아바마마의 면전에서 자신을 따라 나온 것과, 배신이란 이름으로 협박하는 건 급해서가 아닐까?우문호가 주재상에게: “재상께서는 안심하시지요. 이 일은 반드시 공평하게 해결될 것입니다.”말을 마치고 우문호는 예를 취하고 먼저 떠났다.일은 명확해 졌다. 길게 조사할 필요 없다.경조부 사람이 현장의 성문 수문장에게 물어서 알아냈고, 또 일부 백성을 뽑아 사정청취를 했으며, 예친왕비와 양부인이 모두 현장에 계셨기 때문에 전체 사정을 이해하는 데는 조금도 어려움이 없었다.마지막으로 주명취에게 가서 물어봐야 한다.우문호는 본래 직접 가고 싶지 않았지만 주명취의 신분이 제왕비고 제왕이 아내를 지나치게 싸고도는 애처가라 다른 사람을 보내면 몇 마디 묻지도 못하고 쫓겨날 게 뻔했다. 그래서 우문호는 서일을 데리고 직접 제왕부에 갔 다.제왕부에 도착하자 제왕이 직접 나와서 맞는데 얼굴에 걱정 근심이 가득하다.“명취가 돌아온 뒤로 계속 방에 틀어박혀 마음에 상처를 입었는지 울고만 있어요. 결국 자신이 백성들과 거지를 해쳤다고. 원래는 그들을 배불리 먹이고 싶었던 건데 결과적으로 그들을 다치고 고생시켰다며. 내가 아무리 권해도 명취가 말을 안 듣고 죄책감에 어쩔 줄 몰라 해요. 형 마침 잘 왔어요. 형 얘긴 들을 거예요. 내 대신 말 좀 해줘요.”서일이 두 사람의 뒤를 따라가며 제왕의 말을 듣고 피를 토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서일같이 머리가 좀 모자란 사람도 이 일의 책임이 얼마나 막중한지 알고 왕야가 조사하러 왔는데, 제왕은 고작 왕야에게 부탁하는 게 사고를 친 장본인을 위로하는 거라니.제왕, 당신은 도대체 단순한 건가요 아니면 멍청한 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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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08화

주명취를 사정 청취하는 우문호제왕은 목을 움츠리고 얼굴이 흙빛이 돼서, “형은 왜 그렇게 살벌하게 말해?”우문호는 인내심이 바닥나서, 호통치며: “갈 거야 말 거야?”“우선 냉정하게, 명취 놀라게 하지 말고!” 제왕이 작은 목소리로 말하면서도 천천히 앞으로 길을 안내했다.우문호는 심호흡을 하고 비로소 끓어오르는 분노를 삭였다.제왕이 다시: “전에 성문 밖에 사건때, 다섯째 형수가 명취를 호수에 민 적이 없고 오히려 명취가 형수를 밀어서 죽이려 했다고 누명을 씌웠어. 형, 돌아가서 형수한테 얘기 좀 해줘. 형수의 입장을 생각해서 그 일은 추궁하지 않는 거라고.”우문호는 큰 걸음으로 앞으로 가서 하인을 하나 불러 세워, “가서 제왕비에게 편청으로 오시라고 해라. 내가 제왕비에게 묻을 말이 있다고.”하인이 어쩔 줄 몰라 하며 제왕을 바라보자 제왕은 하는 수없이: “가거라!”하인은 명을 받들고 갔다.우문호는 제왕을 상관하지 않고 서일과 편청으로 가서 기다렸다.제왕이 따라 오면서 잊지 않고 하소연하며, “형, 이 일은 형이 잘 좀 처리해줘. 내가 명취를 감싸는데 형이 안 봐주면서, 형이 형수를 감싸는 건 사리에 안 맞지. 안 그래?”서일은 우문호의 얼굴이 완전 시커멓게 변한 것을 보고 참지 못하고: “왕야 말씀을 좀 삼가시지요. 우선 이 일을 처리하신 후 다시 말씀하시는 것은 어떠실 까요?”제왕은 서일을 힐끔 보니 서일이 제왕에게 경고하는 눈빛을 던지며 슬쩍 손가락으로 우문호를 가르쳤다.제왕은 그래도 역시 우문호를 경외하기에, 불만이지만 감히 다시 입을 놀리지는 않았다.편청에서 좀 기다리자 주명취가 시녀를 데리고 왔다.턱에 난 상처를 싸매고 비단 치마는 폭이 넓은데 허리는 꽉 조여서 여리여리 하고 여성스럽다.시녀가 부축해서 들어오는데 초췌한 표정에 눈가가 붉다.우문호를 보고 말을 잇지 못하고 눈가가 다시 붉어지더니 흐느끼며: “호오빠 왔어요?”우문호는 주명취를 보고, “상처는 좀 좋아졌어?”주명취는 조용히: “별일 아닌 걸요.”“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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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09화

명취를 대하는 우문호의 태도와 제왕의 긁어 부스럼우문호는 이해할 수 없어서, “기왕 죽 배급 날짜를 정했으면서 왜 좀더 일찍 호빵에 대해 계획을 세우지 않았지? 일시적인 결정이라 해도, 점포 몇 개만 찾아도 호빵 몇 백 개 정도는 점심까지 걸릴 필요 없는데다, 내가 현장을 보니 고작 호빵 찜기가 10개로 호빵은 다해서 150개인데 그 정도면 만드는데 한 시진도 걸리지 않아.”주명취가 당황해서, 눈물이 맺힌 눈동자로 조금 놀랐다는 듯이 우문호는 바라봤다.그녀의 마음 속이 슬픔과 분노로 뒤덮였다.우문호가 온 게 사정청취 때문일까? 아니면 그저 폐하의 명을 받고 몇 마디 물어보려는 것뿐일까?후자라면 애초에 이렇게 자세히 물을 필요가 없다.만약 전자라면…… 우문호는 정말 변했다.주명취는 손으로 이마를 짚으며 눈물을 뚝뚝 떨굴 듯이, “머리가 아파요, 이런 일은 아랫사람들이 하게 해서 호오빠, 그 사람들에게 물어 보세요, 저는 오늘 사실…… 마음이 아프고 괴로워요.”제왕이 얼른 말했다: “다섯째 형, 호빵은 일시적으로 떠오른 생각이라고 했고 일찍 결정한 것도 아니니 150개가 적당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아무도 그런 일이 일어날 거라고는 예상치 못 했어. 명취는 좋은 뜻에서 한 일이야.”우문호는 못난 제왕의 꼬라지를 보고 물어도 마땅한 답이 나오지 않을 것 같아: “그럼 알겠어, 구체적인 정황은 나도 이미 이해했으니 잘 쉬어라 나는 갈게.”주명취는 눈을 내리깔고 담담한 얼굴로 작게: “초왕 전하 살펴가세요.”이 초왕이란 말은 무정하고 냉담한 의미로 이전의 친절하던 호오빠가 전혀 아니란 소리다.우문호는 얼굴에 아무런 표정 없이 일어났고,제왕이 따라 나갔다.“형, 방금 말은 분명히 하는 게 좋겠어.”우문호는 긁어 부스럼을 만든다고 밖에 할 수 없는 제왕의 얼굴을 보고, “좋아, 네가 말하겠다고 하니 분명히 하자, 넌 어떻게 얘기하고 싶은데?”제왕이 불쾌한 얼굴로: “당초에 나한테 됐다고 했지만 형수는 전혀 반성하는 기미가 없어서 이 일은 그냥 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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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10화

제왕에게 화가 난 원경릉서일이 보니 우문호는 관아 방향을 향하고 있어 묻지 않을 수 없는데, “왕야, 초왕부로 돌아가지 않으십니까?”우문호가: “초왕부에 가서 뭐하게? 부인이 포악 떠는 걸 지켜보라고? 아냐, 난 왕비의 아름답고 우아한 면만 보고 싶구나.”여인이 사나워지면 흉포하다.서일이 의심스러워 하며, “왕비께서 정말 제왕 전하를 때리실 수 있겠습니까?”제왕은 다름아닌 황후의 아들로 왕비는 현비마마께도 감히 함부로 하지 못하거늘 어찌 황후마마께 밉보일 수 있을까?우문호는 원경릉이 절대 그러고도 남을 것이라고 믿었다.원경릉은 일곱째에게 분노가 끓어오르는 걸, 오랫동안 참고 참아 지금까지 버텨왔다.성밖에 사고 현장에서 원경릉이 일곱째를 매섭게 꾸짖는 것을 듣고, 만약 사람이 많고 환자 처치가 급하지 않았으면 원경릉은 더 잘했을 것이 틀림없다. 만약 오늘밤 일곱째가 초왕부에서 원경릉에게 호수 사건을 꺼내면…… ‘너 잘 걸렸다. 피맺힌 원한 맛 좀 봐라.’원경릉이 이 순간을 잘 참고 넘긴다면 우문호가 졌다고 해도 좋다.원경릉은 화를 잘 내는 성격은 아니지만 원칙성이 강해서 자신이 잘못했으면 반드시 진심으로 사과한다. 하지만 만약 자신이 잘못한 게 아닌데 상대방이 계속 강요하면 참지 못하고 성격 나온다.그때를 생각해보면 원경릉은 죽을 힘을 다해 우문호를 피가 날때까지 깨물었다.오늘 원경릉은 상당히 까칠한 상태이며, 이 사건으로 다친 사람이 너무 많고 분명 피할 수 있었던 사고기 때문이다.개다가 억지로 초왕부로 돌아가 쉬도록 했으니 기분이 상했는데 일곱째가 가서 건드리면 분명 좋을 게 없다. 우문호가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말을 달려 우다다다 관아로 향했다. 야근 당첨이다!원경릉은 오늘 정말 화가 났다.당시엔 부상자가 많고 사람을 구하느라 정신 없어 이 문제를 생각할 겨를이 전혀 없었다.하지만 초왕부로 돌아와 희상궁과 녹주가 지켜보는 가운데 자려고 누워 있으니 주명취가 이번 사건을 저질렀단 생각이 떠올라 속이 부글부글 끓었다.백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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