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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명의 왕비: Chapter 1201 - Chapter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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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201화

회왕에게 미색을 중매하려는 원경릉발자국 소리를 듣고 회왕이 고개를 들어 원경릉을 보더니 얼른 일어나 예를 취하며, “다섯째 형수님 오셨습니까, 실례했습니다.” 원경릉이 미소 지으며, “책 보셨어요?”회왕이 책을 내려놓고, 웃으며, “시간 때우기 죠.”“무슨 책 보세요?” 원경릉과 사식이가 올라가서 돌 탁자 옆에 의자에 앉자 하인들이 차를 내 왔다.회왕이 부끄러워 하며 겸연쩍은 듯, “강호 견문록인데 성현의 글귀는 아닙니다.”원경릉이 눈을 반짝이며, “강호 견문록이요?”회왕도 앉아서 원경릉이 모르는 줄 알고 설명하며, “고수들의 이야기를 기록해 놓은 건데 진짜 재미있어요.”“재미있겠네요!” 원경릉이 회왕을 보고 본론에 들어가며, “여섯째 도련님, 올해 나이도 적지 않으시고, 전에 노비 마마께서 전하가 결혼해 아이를 낳는 것을 바라셨잖아요, 그땐 몸상태가 허락치를 않았지만. 지금 병도 괜찮아 지셨으니 인륜지 대사를 한 번 생각해 보시는 게 어떠세요?”회왕의 창백한 얼굴에 한줄기 발그스레한 기운이 감돌고 눈을 어디 둘지 몰라 하는 것이 마치 이 화제는 원경릉이 얘기하면 안 되는 것처럼 보였다.“그건 급하지 않습니다. 아바마마께서 알아서 하시겠지요.” 회왕이 작은 소리로 답하며 자기도 모르게 자세를 고쳐 앉더니 상당히 어색해 했다.원경릉은 아기 토끼 같은 이 남자와 패기가 넘치는 미색을 보면서 외유내강, 두 사람이 의외로 꽤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회왕은 미색처럼 박력이 넘치는 여자의 보호가 필요하고, 회왕부에도 억척스런 여주인이 필요하다. 그래야 사람들이 함부로 대하지 못할 것이니 말이다.원경릉은 아예 흉금을 터놓고 솔직하게, “사실대로 말하자면 오늘 제가 중매를 서려고 왔어요.”“아!” 회왕이 당황해서 천천히 고개를 들어 원경릉을 보며, “중매요? 다섯째 형수님, 어느 집 아가씨를 말씀하시는 지?”“명문세가의 금지옥엽은 아니고 거상 이리 나리의 동생으로, 두 분 만난 적이 있어요, 이름은 미색인데 회왕 전하가 초왕부에 왔을 때 문 앞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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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202화

회왕 중매원경릉은 바로 입궁해 황제를 찾아갔다.사식이가, “원 언니, 이시기에 입궁해서 폐하를 찾아 뵈면 분명 꾸지람을 하실 거예요.”원경릉이 자신의 볼을 두드리며, “괜찮아, 내가 얼굴이 두껍잖아, 꾸지람이 안 먹히지, 맘대로 꾸짖으시라고 해.”이런 중요한 시점에 황제를 찾아가는 건 혼나는 걸 자초하는 짓임을 알지만 미색이 중매인에게 내건 포상금이 엄청나고 이 일을 빨리 이루면 미색의 인맥을 원경릉이 쓸 수 있어, 잘하면 의대에서 가르칠 의사 선생님을 찾아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교수와 제자는 반드시 서로에게 자발적이어야 하기 때문에, 태자가 강력한 권력으로 밀어붙여서는 안 된다. 어쨌든 앞으로 학생이 나와서 병을 치료하고 사람을 구해야 하기때문에 만약 일부러 잘못 가르치기라도 하면 목숨을 해치기 때문이다.역시 입궁하자 원경릉이 자신의 신분과 위험을 생각치 않고 문둥산에 갔다고 명원제에게 한바탕 혼이 났다.원경릉이 착실하게 죄를 인정하는 태도로 몇 번이고 ‘제가 잘못했습니다. 다시는 그러지 않겠습니다. ’만 반복하는 바람에 명원제가 더 화를 내기도 민망했다.게다가 이번 분란은 적위명이 일으켰는데, 오히려 자신이 소란의 장본인이 되어 멋대로 직무를 이탈해 태자비를 모함한 죄로 대장군의 이름을 박탈당했다. 대장군에서 장군이 되었는데 ‘대’자가 하나 없는 게 천지차이 였다.그리고 만약 태자비를 구금한 죄목이 성립되었으면 적위명을 서민으로 강등하고 옥살이를 몇 년 시키고도 남았다.하지만 사실 갇힌 것은 태자비가 아니라 미색이어서 이 죄목은 성립하지 않았다.이와 같은 행동은 명원제의 의도대로인 셈으로 결국 넷째와의 힘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적씨 집안의 앞니부터 뽑아 놓은 것이다.명원제는 줄곧 고도의 이성을 발휘해 잘나가는 것으로 자만해 판단력이 흐려지는 일 따위 없었다. 그리고 안왕의 생각을 명원제는 처음부터 명확하게 간파하고 있었다.명원제도 원경릉과 다섯째는 마음대로 혼을 낸다는 걸 안다. 다섯째를 태자로 책봉한 이래 이 녀석이 이전보다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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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203화

미색을 회왕에게원경릉이, “혼수는 별로 안되요, 고작 은자 500만냥 정도.”“혼수로 500만냥?” 명원제는 하마터면 턱이 빠질 뻔 했다.원경릉이 계속, “당연하죠, 황실의 혼인이니 중요한 건 은자가 아니라 인품과 생김새가 중요하죠, 가장 중요한 건 이리 나리가 자선사업을 즐겨하고 틀림없이 조정이 하려는 민생건설을 돕고 싶을 겁니다.”명나라에 심만삼(沈萬三)이라는 거상이 있었는데 당시 황제 주원장(朱元璋)이 남경성(南京城)을 세우고자 해서 심만삼이 도성의 1/3을 축조하며 자신의 기반을 다지고 주원장과 혜택을 나누며 민생을 일으킬 조치를 취했다. 그러다가 심만삼은 뒤에 초심을 잃고 자만하여 감히 황제를 대신해 삼군을 포상하는 바람에 주원장의 역린을 건드렸다.이뒤로 조정과 민간의 합작 사례가 사라졌다. 원경릉은 그래서 이리 나리와 공동으로 사업을 하자는 제안을 하지 않았지만 마음 속으론 국영기업을 운영하는 중요성을 이해하고 있으며 더욱이 조정이 이렇게 가난할 때 선례를 시정하는 건 상황을 봐서 아니겠나.이런 건 원경릉이 말할 수도 물을 수도 없는 것이 정치에 간섭한다는 혐의를 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하지만 명원제는 이미 미색이 500만냥을 혼수로 가져온다는 얘기에 완전 놀라서 속으로 말로 할 수 없는 기분이 올라왔다. 황실의 공주가 시집을 가도 이렇게 혼수를 못해주는 구나, 북당의 빈부격차가 심각하구나, 한쪽은 돈이 차고 넘쳐서 썩어 나가는가 하면, 다른 한쪽은 가난해서 구걸하는 처지니 말이다.명원제는 구걸하는 황제다.명원제는 바로 답하지 못하고 심사숙고 하더니, “이 일은 우선 노비와 상의하고 얘기 하지.”원경릉이 이 말을 듣고 마음 속으로 이 일은 70~80%는 가능성이 있다는 희망이 생겼다.명원제가 문둥산 상황을 묻길래 원경릉이 사실대로, “상황이 잠시 제어가 되는 상태이나 낫게 하려면 계속 돈을 써야 합니다.”“낫게 한다고? 정말 낫게 할 수 있다는 말이냐?” 명원제가 물었다.“할 수 있습니다.” 원경릉은 한 마디로 별다른 보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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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204화

회왕의 배필은 누구?명원제가 간 뒤 노비는 마음에 근심이 쌓였다.노비는 황제가 이 결혼에 관심이 있다는 것을 알았는데, 그렇지 않으면 와서 자신에게 묻지 않고 직접 거절했을 것이기 때문이다.황제가 회왕을 상인의 여식과 혼인 시키려 하다니, 틀림없이 여러 사람에게 혼사를 물어봤지만 마땅한 상대가 없어 비로소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것이리라.회왕은 좋은 아내를 구할 수 없다는 말이야?마음이 괴로워 다음날 사람을 시켜 친정 동서들을 입궁 시켜 얘기를 나눴다.노비는 복도 없지, 친정 조카들은 전부 시집을 가서 겹사돈을 맺고 싶어도 안되는 상황이었다. 그나마 동서 둘은 노비의 오빠와 경성에 온지 오래 돼서 경성에서 이름이 통하는 사람으로 아는 사람이 많아서 동서들에게 신경을 좀 써 달라고 부탁했다.노비의 동서 둘이 하나는 조씨(刁氏), 하나는 오씨(伍氏)로 둘다 경성 사람이 아닌데 남편을 따라 경성에 와서 경성에 산지 오래 되었다.노비의 친정은 대단히 힘이 있는 가문은 아니었다. 힘만 있었어도 요 몇 년 이렇게 뜻대로 되지 않을 리가 없었다.노비가 회왕의 혼사를 얘기하자 조씨가 먼저, “마마, 소위 정숙한 여자를 아내로 맞는 데는 출신이 중요한 게 아니라 인품이 좋고, 성격이 좋고, 시어머니에게 효도하면 되지 않을까요.”오씨도, “맞아요, 사람이 평생을 살면서 뭘 바라나요? 뜻대로 순조롭고 평안하길 바라지 않습니까? 왕야는 큰 병을 앓으셔서 사람들이 가까이 하기 쉽지 않으니 만약 고관대작의 명문 귀족의 딸을 원하면 어려울 수도 있지만 요구사항을 조금만 낮춰 보세요, 어떤 지방관이 합당할지 보시고 결혼을 시키세요.”노비는 미간을 찌푸리며, 지방관의 딸은 고려할 필요도 없는 것이 명문세가를 빼면 근본을 알 수 없는데 어디 안심할 수 있어? 어쨌든 시집을 오면 방대한 회왕부를 꾸려 나가야 하는데 말이다.오씨가, “마마, 마침 제가 아는 여인이 있는데, 찬주(攅州) 지부의 딸로 올해 막 15살로 미모가 뛰어나고 성격도 좋은데다 아는 것도 많아서 찬주에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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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205화

자해공갈 태상황“태상황 폐하 쪽에서 어쩌면 약간……” 명원제가 머리를 굴려보더니 태상황의 비밀 금고가 떠올랐다.……저 늙은이는 최저 생계비 수준에서 발버둥치는 열악한 황제의 동아줄이다……건곤전.“몇 번이지?” 태상황이 작은 의자에 앉아 뻑뻑 담배를 피우며 상선에게 차갑게 물었다.상선이 조심스럽게 손가락 세 개를 들더니, “3번 입니다.” “며칠이지?”상선이 세 보더니, “한달 정도 될 걸요? 한 달 보름은 안 되고요.”태상황이 수염을 날리고 눈을 부라리며, “과인을 죽은 셈 치는 거 아냐?”상선이 얼른 다독거리며, “역정 내지 마세요, 아마 최근 많이 바빠서 일 겁니다. 잠시 폐하께 문안 드리는 것을 살피지 못했지만 마음에 걸리시면 내일 어명을 내리시지요.”태상황이 화가 잔뜩 나서, “바빠? 3번 입궁하면서 과인에게 오지 않다니, 한번 오는데 얼마나 힘이 든다고? 무슨 엄청난 일을 한다고? 그리고 방금 한 달을 안 왔다고 했지? 한 달이 한달 인줄 알아? 과인이 느끼기엔 못 되도 반년은 된 느낌이라고, 그래 이젠 주변에 도와줄 사람이 쌔고 쌔서 짐은 필요 없어졌으니 늙은이 상대할 필요 없다 이거지. 성지를 보내면 뭘 해, 그런 마음이면 성지를 가져가 봤자 무슨 소용이 있어? 몸만 오고 마음이 안 오는데, 과인은 그런 거 필요 없으니 앞으론 오지 말라고 해.”말을 마치고 한 발로 옆 의자를 걷어 찼는데 젠장, 헛발질이다. 열 받아서 뒤를 돌아 방금 앉았던 의자를 걷어찼더니 의자가 날아가서 문에 맞고 튀어서 다시 태상황의 종아리에 부딪히며 태상황은 앞으로 고꾸라지며, 상선이 잡으려고 했으나 놓치는 바람에 ‘꽈당’하며 백옥 마루에 넘어지고 말았다.상선이 놀라서 심장이 멎는 줄 알고 정신없이 태상황을 부축했는데, 이마가 부딪혀 피가 나는 것을 보고 목이 째져라, “이리 오너라, 어의를 불러라!”태상황이 부축을 받고 의자에 앉아 놀랍도록 어두침침한 얼굴로 이마를 만져보더니 손에 흥건히 피가 떨어지는데 냉랭하게, “어의를 부르지 마라!”“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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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206화

문안을 준비하는 원경릉목여태감이 초왕부에 왔을 때 우문호가 막 도착해 목여태감과 마주쳤다.만약 아무 일도 없으면 밤중에 목여태감이 올 리 없으니 우문호가 얼른, “태감, 무슨 일인가?”목여태감이 정신없이 마차에서 내려 달려가, “아이고, 왕야, 어쩌자고 이렇게 늦게까지 바쁘십니까, 그래도 시간을 내서 태상황 폐하께 문후 여쭈셔야 지요. 전하와 태자비 마마께서 얼마나 오래 문안인사를 안 오셨는지 아십니까?”우문호가 생각해보더니,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을 텐데, 지난번 입궁한 게……” 대략, 진짜 꽤 오래 되었다.목여태감이 발을 구르며, “태상황 폐하께서 역정을 내시다가 실수로 상처를 입으셨어요.”우문호가 흠칫 놀라며 얼른, “상처는 위중한가?”목여태감이, “위중한 걸로 치면 그렇게 위중한 건 아니지만, 들어가서 말씀드리겠습니다. 태자비 마마도 오시라고 하세요.”우문호는 그렇게 위중하지 않다는 말에 안심하고 빠른 걸음으로 들어가 원경릉을 본관으로 오라고 사람을 시켰다. 원경릉이 나오길 기다리며 우문호가, “태상황 폐하께서는 무엇때문에 역정을 내셨지? 어쩌다 자해까지 하시게 된 건가?”목여태감이 원경릉에게, “태자비 마마, 이번에 입궁하시면서 서둘러 왔다가 서둘러 가시느라 건곤전에 문안인사는 못 오셨지요?”방금 서일이 원경릉을 데리러 갔을 때 태상황이 다쳤다는 얘기에 원경릉이 이번에도 초조한 와 중에 목여태감의 질문을 듣고 어리둥절하다가, “확실히 못 가긴 했어, 급작스러워서 건너가보지 않았지.”목여태감이, “태상황 폐하께서 앙심을 품으셨어요, 오늘 입궁하시고도 건곤전에는 안 들르신 걸 알고 역정을 내시며, 상선 말로는 의자를 차서 넘어지며 머리를 다쳤다고 하더군요. 내일 시간이 나든 안 나든 무조건 가보세요. 황제 폐하께서 출궁해서 마마께 전한 일은 비밀로 하라고, 마마 스스로 태상황 폐하를 그리워해서 입궁해 문안 드리는 것으로 하라고, 아이들을 데리고 가는 게 역시 제일 좋고요.”원경릉은 부끄러움에 순간 얼굴이 확 달아오르며 지금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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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207화

태상황을 달래는 원경릉원경릉은 손을 뻗어 옆에 있는 찰떡이 얼굴을 만졌다. 사실 요즘 소홀히 한 게 어찌 태상황 뿐일까, 아이들도 소홀히 여겨 매일 아침 일찍 나갔다가 저녁 늦게 들어오고, 돌아오면 아이들은 모두 자고 있으니 원경릉과 우문호는 방에 가서 ‘씀벅’ 보고는 바로 갔다.생각해보니 확실히 후레자식이었다. 세번이나 입궁해서 태상황을 보러 갈 수 있었지만 시간을 너무 많이 뺏길 까봐 안 갔다.이번에 큰 일이 안 생겨서 다행이지 아니었으면 원경릉은 정말 평생을 두고 후회할 뻔했다.태상황은 어제 밤새 화를 내다가 한밤중에 겨우 잠이 들었는데 상처가 아파서 깊이 잠들지 못하고 날이 밝기도 전에 일어났지만 몸이 피곤해서 침대에서 일어나지 못했고, 황제는 조회 전에 와서 보고는 바로 갔다.태상황은 침대에서 게으름을 피우며 마음이 영 불쾌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밖에 아이들 울음소리가 들리는데 잘 들어보니 찰떡이 울음소리다.태상황이 놀라며, 입궁했나? 하더니 곧 경멸의 웃음을 띠고 ‘오랄 땐 안 오더니 누가 아쉬워할 까봐? 잠자는 거나 방해하지 마셔.’태상황은 한사코 안 일어났다.하지만 밖에 찰떡이 울음소리가 점점 커지며 예전처럼 숨 넘어가게 우는데 초조해서 듣고 있을 수가 없는데 ‘달래는 사람이 없나? 사람 다 죽었어?’ 태상황이 화가 나서 침대를 탁 치더니, “시중을 들어라!”의관을 정제하고 상선의 부축을 받으며 걸어 나오니 원경릉이 얼른 웃는 얼굴로 맞는데 태상황의 얼굴을 보더니 미소 띤 얼굴이 갑자기 굳어지면서 화들짝 놀라더니, “세상에, 황조부, 이마가 어떻게 된 거예요? 다치셨어요?”태상황이 차갑게 원경릉을 보고, “이렇게 아침 일찍 다들 데리고 과인의 잠을 방해하러 왔느냐? 누가 널 들여보냈어?”원경릉이 앞으로 나와 옆에 있던 상선을 엉덩이로 밀쳐내고 태상황의 팔을 잡고 꽃처럼 웃는 얼굴로, “제가 직접 황조부를 위해 과자도 좀 만들고, 인삼팔보 오리탕도 끓였어요. 마침 딱 맞게 기침하셨네요, 와서 제 솜씨 좀 봐주세요.”태상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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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208화

태상황과의 대화붕대를 풀어 상처가 드러나자 원경릉은 잠시 숨을 멈췄다. 상처가 상당히 깊어서 약상자를 곁에 두고 소독약을 꺼내 세밀하게 상처를 닦아낸 뒤 소독하고 약을 바른 뒤 다시 상처를 동여맸다.태상황은 움직이지 않고 원경릉이 처리하는 대로 눈을 내리깔고 조용히 품에 안겨 있는 찰떡이를 보다가, 가끔 고개를 들어 만두와 경단이를 한번씩 곁눈질했다. 두 분 꼬마 나리들께서는 찰떡이가 울고 불고 난리를 쳐도 여전히 꼬마돼지처럼 솔솔 단잠에 빠져 있다.태상화의 마음에 비로소 현실감이 들면서 어지럽고 시끄러운 건곤전이야말로 자신이 원하던 것이었다.상처를 잘 싸매고 원경릉은 찰떡이를 안아서 희상궁에게 준 뒤 태상황 앞에 무릎 꿇고 앉아 자신의 행동을 부끄러워하는 눈물을 흘리며, “황조부, 죄송해요, 제가 오랫동안 뵈러 오지 못했습니다. 잘못했어요.”태상황은 진작 마음이 풀렸지만 지금 원경릉이 꿇어 앉은 것을 보니 고집이 좀 남아서 씩씩거리며, “오랄 땐 안 오더니 누가 반갑데? 비켜 과인이 아침 먹는데 방해돼.”원경릉이 이 말을 듣고 얼른 일어나 열심히 아침 식사 시중을 들었다.비록 아침을 먹는 내내 태상황은 참깨 과자가 덜 부드럽네, 강낭콩 떡이 덜 다네, 인삼칠보 오리탕이 좀 쓰네 하면서도 적지 않게 먹더니 원경릉에게 탕 한그릇에 과자 두 개를 하사하기까지 했다.다 먹은 뒤 원경릉이 태상황을 부축하고 어화원을 산책하는데 유모들도 아가들을 안고 따라왔다.조손 두 사람이 조곤조곤 얘기하는데 원경릉이 최근 바빴던 일을 늘어놓았다. 태상황은 사실 다 아는 얘기지만 아무 말없이 듣고 있었다.걷다가 지쳐서 둘은 정자에 앉았는데, 원경릉은 내친 김에 회왕의 혼사를 거론하며 태상황의 의견을 듣기로 했다.태상황이 다 듣고 고개를 끄덕이며, “너랑 같이 문둥산에 가고자 한 걸 보면 따로 속셈이 있었거나 정말 선의가 있었거나 둘 중 하나일 거야, 하지만 어떤 쪽이던 용감하고 세속에 얽매인 사람은 아니다. 문둥산은 일반 사람들이 감히 가지 못하는데, 아직 시집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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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209화

날 죽이러 왔지?태상황이 원경릉에게 눈을 흘기며, “인간들이 다 이렇다니까, 별 것도 아닌데 요구하고 싶어하니 말이야. 라만이 소요공을 먼저 제자로 받아서 눈늑대 한 무리를 떼 주고, 늑대파는 회색 늑대를 얻었을 게 틀림없어.”원경릉은 미색이 그날 회색 늑대 어쩌고 했던 것 같아, “아마 그럴 거예요, 전 정말 생각도 못했어요, 늑대파가 소요공과 같은 사부를 모시는 문파라니, 그럼 말씀대로 별 문제 없겠네요.”태상황이, “그대론 별 문제 없지, 늑대파에는 3가지 살인의 규칙이 있는데, 현 천자와 태자는 죽이지 않는다, 여자와 아이는 죽이지 않는다, 단 고수 순위 100명 안에 들거나 남편과 아이를 버린 경우는 예외로 한다. 마지막으로 정치적 판도에 영향을 미치는 사람은 죽이지 않는다. 이게 늑대파가 설립되던 때 정해진 규칙으로 일단 규칙을 어기면 늑대파는 해산하는 거지.”원경릉이 태상황의 말을 곰곰이 곱씹어 보고 얼굴에 알듯 말듯 한 미소를 지으며, “고수 백명 안에 들거나 남편과 아이를 버린 경우란 말이죠?”태상황이, “흠, 분명 그렇지, 이 일은 운영(雲影)에게 물어봐도 돼, 운영도 알거든, 늑대파가 성립되던 날 운영도 초대를 받아서 참석했거든.”운영은 귀영위의 노장으로 전에 명을 받들어 원경릉을 보호한 적이 있으나 실수를 저질러 뒤에 나장군이 귀영위를 이어받고 다른 사람으로 교체했다.원경릉은 해괴한 웃음을 지으며, “됐어요, 알겠어요.”보아하니 이리 나리와 미색은 처음에 원경릉을 목적으로 왔다가 비록 끝내 손을 쓰진 않았지만 확실히 원경릉을 죽이려던 마음이 있었다.어쩐지 이리 나리가 전에 원경릉에게 어떻게 하면 우문호와 헤어질 거냐고 묻고 헤어지지 않겠다고 하자 이리 나리는 곧 무공을 가르쳐 준다고 하질 않나, 원경릉이 문둥산에 가기 시작했을 때 원경릉이 무공 수련을 안 한다고 성질을 부렸었던 것이다.정말 이리 나리를 난감하게 했구나, 위풍당당한 늑대파의 장문인과 대호법이 같이 출동해서 원경릉을 죽이러 오다니, 원경릉 일생을 통틀어 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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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210화

미색의 임기응변원경릉이 미색에게 평소처럼, “미색, 다 알아요, 감출 필요 없어요.”“감추는 거 아니예요, 우린 광명정대한 사람들인데 왜 태자비 마마를 죽이겠어요? 마마와 아무런 원한도 없는데 뜬금없이 무슨 말씀이세요?”“늑대파가 하는 일이 사람의 머리를 사고파는 일이잖아요? 누군가 은자를 줬겠죠.” 원경릉이 말했다.미색이 웃으며, “그게 이상한 거죠, 제아무리 마마께서 현 왕조의 태자비라, 마마의 머리가 몇 만 냥이라고 해도 자객 업계에선 천정부지의 가격일 텐데, 우리가 경성에 와서 써 재낀 돈만 해도 은자 이백만 냥이 넘어요. 어떤 바보가 은자 몇 만 냥을 벌겠다고 이백만 냥을 써요? 우리 늑대파는 바보를 키우지 않는데다 돈계산이 확실한 사람들이라고요, 늑대파 자객이 이렇게 많은데 마마의 목숨을 가져가겠다고 이리 나리와 제가 나설 필요가 있겠어요?”원경릉이 듣고 일리가 있다는 생각에, “그래서 이리 나리는 정말 태자 전하 때문에 오셨다? 나리는 진짜 동성애 취향이시고?”미색이 문 쪽을 보더니 원경릉 곁에 바짝 다가 앉아 목소리를 낮춰, “이리 나리의 지금 신분과 지위에서 이런 말 원래는 하면 안되는데 태자비 마마는 입이 무거우시니까 말씀드리는 거예요, 이리 나리는 확실히 여자는 안 좋아하시고, 직례에 계실 때도 잘 생긴 공자들이 시침을 들었죠.”원경릉이 의혹이 가득한 눈으로, “그렇다면 왜 또 태자 전하를 찾아 온 거예요? 정말 태자 전하와 같이 있으려고요?”미색이 고개를 흔들며, “아뇨, 나리는 태자 전하를 감상하세요, 태자 전하와 사귀고 싶으실 뿐이에요, 태자비 마마 안심하셔도 되는 게 나리는 마마의 위협이 못 돼요, 태자전하를 감상하시는 거라 자연스럽게 태자 전하의 행복을 바라시니, 두 분 관계를 해치실 리가 없어요.”원경릉은 미색의 말이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한 게, 그 말대로라면 우문호는 이리 나리의 아이돌 같은 존재로 나리가 이번에 경성에 온 건 아이돌 보러 온 거고, 그래서 은자 200만냥을 척 하고 내놓은 게 되는데 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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