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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명의 왕비: Chapter 1151 - Chapter 1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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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151화

호비를 만나고 돌아오는 마차원경릉은 황제에게 수면제를 처방해 주고 우선 좀 푹 자도록 했는데, 명원제는 몸에 무슨 큰 병이 있는 게 아니라 마음의 병이기 때문이다.명원제는 화를 속으로 참았으니 한의학의 각도에서 보면 속이 타 들어 가고 가슴속의 화가 몸 안에서 여기저기 부딪히며 출구를 찾지 못하는 상태다.이런 건 약으로 보할 수 없는 것으로 명원제가 원하는 것이 이루어져 발산해 내면 바로 좋아진다.원경릉은 황제와 속얘기를 나누기 뭐해서 호비에게 가서 물어보라고 했더니 호비가 말을 끌어내자 명원제가 역정을 내며, “죽이고 싶은 사람을 죽일 수가 없는데 화병이 안 나고 배겨?”호비가 원경릉에게 전하자 원경릉이 힘없이 고개를 저으며, “그럼 방법이 없네요. 폐하도 못 죽이는 사람을 우리도 못 죽일 게 분명하니까요.”호비는 사랑하는 남자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칠 수 있는 사람으로 어금니를 꽉 깨물고, “내가 죽이고 싶어요.”원경릉이, “마마는 지금 회임 중이십니다, 툭하면 때린다 죽인다 하시면 태교에 좋지 않아요.”호비가 미간을 찌푸리며, “후궁이란 신분이 거추장스럽습니다, 만약 예전처럼 변경이면 누가 내 남자를 불쾌하게 만들었다간, 가만 안 두고 반드시 죽이거나 처리할 텐데.”원경릉은 성이 잔뜩 난 임산부를 보며, 호비의 얼굴에 목숨을 걸고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를 지키고야 말겠다는 결심을 느꼈다. 호비는 사랑을 위해서 모든 것을 뒤로 할 수 있는 사람으로 통쾌하게 사는 모습이 원경릉은 존경스럽다고 생각했다.호비가 원경릉에게, “태자는 참으로 앞뒤로 적의 공격을 받고 있네요. 외부인이 수를 쓰는 건 그렇다고 치지만 자신의 어마마마와 소씨 집안 가족도 그러니 말입니다. 사람들은 외척이 막강한 힘이라 던데, 태자의 외척은 막강하긴 막강한데 대항하는 힘이 막강할 줄이야.”원경릉도 순간 맥이 탁 풀렸다.궁문을 나오자 서일이 마차를 끌고 바깥에서 기다리고 있었다.우문호는 원경릉이 어디를 가든지 서일이 반드시 따라가도록 하고, 귀영위를 배치해 12시진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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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152화

이리 나리와 원경릉의 만남하지만 어떤 사람이 맹렬하게 달려와 한 팔로 여자 아이를 안고 몸을 앞으로 구르며 그대로 부딪혀 올 줄 어떻게 짐작이나 했을까. 말은 원래 억지로 멈추게 하면 앞 발굽을 들어 올렸다가 착지하며 멈추는데 그 사람이 여자 아이를 안고 자발적으로 굴러와서 마침 말발굽 아래로 굴러들어갔다.수십키로의 말이 관성을 따라 그 사람의 종아리뼈를 한 발로 밟자, 숨이 멎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서일이 두 손을 한꺼번에 입어 물고 눈과 코를 찡그린 채 놀란 상태로, 이 사람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냐? 사람을 구하면 구했지 왜 말발굽 아래로 굴러?밟히려고 환장했나?“공자!”“딸아!”사람들 속에서 두 여인이 달려 나왔는데 하나는 꼬마 여자 아이를 안고 놀라서 대성통곡을 하더니 허둥지둥 떠났다.다른 한 여자는 땅바닥에 사람을 구한 공자를 부축하고 긴장한 채 소리치는데, “괜찮아요? 사람을 구하더라도 자기 목숨은 생각해야하는 거 아닌가요? 얼마나 위험한데요.”원경릉은 서일이 사람을 친 줄 알고 사식이, 만아와 같이 내려서 얼른 다가가서, “괜찮……으……세상에!”원경릉이 남자의 얼굴을 보고 순간 놀라서 말이 나오지 않는데, 이 사람 어떻게 이렇게 잘 생겼지? 검은 머리카락에 먹 같은 눈썹, 복숭아꽃 같은 눈에 기개가 비범한 것이 딱 반안(潘安, 중국 최고의 미남)이 환생한 게 분명했다.깜짝 놀란 후 그를 부축하고 있는 여자를 다시 보니 빛나는 눈망울에 구름 같은 머리 결, 앵두 같은 입술에 하얀 치아가 드러나는 것이 경국지색이 따로 없네?원경릉이 놀란 건 말할 것도 없고 사식이와 만아도 놀라서 숨을 들이키고 사방에서 주위 사람들이 걸음을 멈추고 한동안 눈을 떼지 못하다가 마지못해 자리를 떴다.이렇듯 경악과 흠모의 순간 상당히 위화감이 드는 목소리가 들렸는데, 바로 서일이 경솔하게 변명하길, “제가 친 게 아니라 저 사람이 자기가 굴러왔어요.”아름다운 한 폭의 그림을 깨뜨리는 목소리에 원경릉이 고개를 돌려 노려보며 ‘안구정화’ 알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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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153화

마차에 친 이리 나리큰 길에서는 마차를 고용하기도 쉬워서 미색은 나리를 모시고 마차에 올라 앞에 가는 마차를 따라 갔다.미색이 즐겁게, “나리, 이렇게 순조로울 줄 몰랐어요. 한참 쩔쩔 맬 줄 알았는데.”이리 나리는 별로 즐겁지 않은 지 흥하고 두어 마디 하더니 눈을 감았다.미색이 웃으며, “나리 척 하지 마세요, 쟤들은 못 봐요, 전부 마차 탔는 걸요.”이리 나리의 왼쪽 다리를 차더니 ‘크크크’ 웃는데, 나리의 연기 정말 끝내줬다. 아까 앞으로 굴러 나와 말발굽 아래 깔릴 때 위치를 절묘하게 잡아서 마치 진짜 말발굽에 밟힌 것 같았다.이리 나리는 아파서 숨도 안 쉬어지는지 칼을 들고 찌를 듯한 모습으로 눈을 부라리며 미색에게, “살살해, 날 차서 죽일 셈이야?”미색이 놀라서 나리의 앞섶을 들춰 보더니 숨을 멈추고, “세상에, 진짜 밟혔어요?”흰 바지에 피가 점점 떨어져 있고 밟힌 자리의 뼈가 부러져서 작은 뼈 하나가 튀어나와 있다.“나리, 뭘 이렇게 목숨을 걸고 하세요?” 미색이 놀라서 물었다.이리 나리가 ‘윽’하고 고통을 참으며, “안 하면 안 했지, 할 바엔 조금의 허점도 용납하지 않는다.”정말 귀신이 곡할 노릇인 것이 그는 원래 여자 아이를 안고 앞으로 넘어질 생각이었는데 마침 그가 멈춘 자리를 말이 밟을 줄이야. 초왕부 마부는 반응이 왜 이리 느려 터졌어? 미리 계산 다 해서 말발굽이 떨어질 곳과 그가 넘어진 자리는 한 사람이 폭만큼 거리가 있어야 했는데, 늑대파의 누구든지 다 할 수 있는 이 정도 거리 유지를 왜 태자 신변의 시위는 못 하는 거지? 시위가 조금만 빨리 고삐를 조였어도 해 낼 수 있었다.그리고 마부가 충분히 반응할 만큼 시간을 계산해 줬는데 말이다.다른 마차에 서일이 마차를 몰며 사식이와 끝없이 다투는데, “넌 왜 못 봤어? 저 사람이 스스로 굴러왔다니까? 저 사람은 왜 옆으로 굴러가지 내 말발굽 아래로 굴러오냐고? 뭔가 냄새가 나, 분명 속셈이 있는 거야, 쟤들 데리고 가면 안된다니까.”사식이가 화를 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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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154화

탕양과 이리 나리초왕부로 돌아와 바로 조어의를 불러 아이를 구한 의인을 치료하게 했다.원래는 초왕부에 돌아오자마자 서일은 내력을 속속들이 캐물을 작정이었으나 탕양이 한 눈에 알아보고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나가 예를 취하며, “이리 나리 아니십니까? 이리 나리께서 경성에 오시면서 저에게 말씀도 안 하시고.”이리 나리는 고개를 들고 탕양을 보더니 흠칫 놀라며, “자네는?”“탕양입니다. 나리를 두 번 뵌 적이 있지요, 나리께서 기억을 못하실 만도 합니다. 벌써 이삼 년 전에 일이니까요.” 탕양이 웃으며 말했다.“오, 기억났어, 탕선생이군.” 이리 나리는 상황을 눈치채고 눈을 가늘게 뜨고 웃음을 머금은 채, “헤어진 지 이삼 년전이군, 선생은 잘 지내셨는가?”이 사람 누구지? 왜 모르겠지? 이리 나리는 얼른 머리속의 정보를 검색해 봤지만 최근 몇 년을 소일하고 노느라 머리는 거진 못 쓰게 됐고 이 사람을 만난 적이 있는지 도무지 기억나질 않는다.탕양은 이리 나리를 보고 감격해서 얼른 안부부터 물은 것이다. 서일은 탕양이 이 사람들을 잘 알고 있는 것을 보고 안심하고, 일의 자초지종을 얘기한 뒤 어의가 진찰하도록 했다.이러는 와중에 원경릉이 탕양을 밖으로 불러, “저 사람들 알아요?”탕양이 여전히 감격에 사로잡힌 채 원경릉의 질문을 듣고 정색하더니, “태자비 마마, 저 사람이 바로 명성이 자자한 이리 나리예요, 우리 북당 최고의 부자로 부로 따지면 이 나라도 당하지 못합니다. 저 사람 집의 은자는 아마 집 두 채에 가득 채워도 다 넣지 못할 겁니다.”원경릉이 눈이 동그래져서, “정말? 그럼 저 사람을 어떻게 알게 된 거예요?”“당연히 진짜지요, 저 사람을 어떻게 만났는지 얘기하자면 3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탕양이 먼 곳을 응시하는듯, “당시 제가 일로 수도권을 지나게 되었는데 저녁이라 경성에 시간 전에 도착하지 못하게 되어 수도권의 한 숙소에서 일박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게 마침 이리 나리의 초두취였는데 곤드레만드레 취하도록 마시는 바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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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155화

이리 나리 살려만약 탕양의 말대로면 이리 나리는 북당을 능가할 부의 소유자로 그가 원하기만 하면 소의 몸에서 잔털 딱 두 가닥만 뽑아도 원경릉은 굉장히 많은 일을 할 수 있다.국고의 상황을 알게 된 이래 원경릉은 계속 북당이 가난하다고 구시렁거렸는데 이런 해법을 만나게 될 줄이야.왜 조정은 저 사람과 프로젝트를 공동으로 개발하지 않는 거지? 국영기업의 분위기만 좀 내도 괜찮지 뭐, 적어도 국가가 정부 수입을 늘릴 수 있고 이렇게 가난하진 않을 테니까.“이번에 이리 나리께서 오셨으니 제가 극진히 보답해 드리는 게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탕양이 기쁨이 가득해서 말했다.안에서는 어의가 다리의 상처를 치료하고, 이리 나리는 이를 악물고 고통을 참고 있다. 고통 중에 한참을 생각하다가 마침내 탕양이 누구인지 떠올랐다. 바로 세상 모르는 티가 풀풀 나게 큰소리 땅땅 치던 손님으로, 강도를 당해서 돈을 치르지 못하고 있었는데, 초왕부 요패를 차고 있는 것을 보고 그 돈을 대신 치러 주었다.조어의가 이리 나리를 칭찬하며, “나리, 정말 고통을 잘 참으시는 군요, 뼈가 부러진 고통은 폐부에 스미는데 비명 한 번 지르지 않으시 다니 참으로 존경스럽습니다.”이리 나리가 옥처럼 잘 생기고 아름다운 얼굴을 들고 고통을 참아내는 남자 최후의 고집이자, 일파의 장문인으로 당연히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약점을 간파하게 할 수 없었다.“나리께서는 혼인 하셨습니까?” 조어의가 갑자기 물었다.이리 나리는 조어의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싹 가신 것을 보고 이상한 마음이 들었을 때 엄청난 고통이 종아리로부터 전해져서 전신에 몸서리가 쳐지고 하마터면 두손으로 의자 손잡이를 박살낼 뻔 했다.굵은 식은땀이 이마를 타고 흘렀다.어의가 만족한 듯, “좋아요, 뼈를 바로 끼웠으니 잘 싸매서 고정한 뒤 한달 정도 지나면 아물 겁니다. 나리 대단하셔요. 진짜 남자십니다!”이리 나리는 방금 엄청난 고통때문에 홀랑 빠져나간 영혼이 다시 집을 찾아 들어와서, 진통으로 인한 광분도 서서히 사라지고 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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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156화

결국 원경릉은 그가 말을 꺼내기 전에 언제 문둥산에 갈 수 있느냐고 물었다. 우문호는 밥을 씹지도 않고 삼키더니 소매로 입을 닦고 근엄한 표정으로 원경릉을 보았다.“일단 식생활 개선부터 하자. 이번엔 내가 식량 수송하는 사람들을 따라 문둥산 어귀까지 갔으니 조정의 사람들이 이 일에 대해 어떻게 반응하는지 살펴보자.”그녀에게 문둥산이 의학원 설립보다 급한 일이었다. 하산한지 이미 열흘이 다 되어가는데 아직도 진행된 게 없다니 원경릉은 마음이 조급했다.“너무 조급할 필요 없어. 게다가 지금 넌 태자비 신분이야. 모든 이들이 반대하고 꺼려 하는 곳에 네가 굳이 가야 한다면 그만한 이유를 만들어야 해.” 우문호가 말했다.“일단 식사부터 개선이 되어야 그다음을 생각할 텐데…… 만약 3일 안에 이 일이 조정에서 거론되지 않거나 부황께서 허락하지 않으신다면 다른 방법을 생각해 보자. 몰래라도 좋으니 문둥산에 가봐야겠어.”“그래, 그렇게 해야 네 마음이 편하다면 그렇게 해.” 우문호도 문둥산의 일을 질질 끌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는 하인을 불러 그릇을 치우게 한 후 원경릉과 함께 아이들을 보러 갔다.우문호는 그제야 이리 나리에 대한 일이 생각나서 원경릉에게 말했다.“우리 왕부의 마차가 그 사람을 쳤다면, 당연히 우리가 치료해 줘야지.”“탕양이 말하길 이리 나리가 돈이 많아서 경중 곳곳에 여인숙을 차렸다며? 탕양도 전에 그 여인숙에 묵었는데, 지갑을 도둑맞아서 숙박비 계산을 못하고 있었대. 근데 이리 나리가 그의 상황을 듣고 너그럽게 봐줬다고 하더라고.”“전에 탕양이 말했던 기억이 있어. 근데 탕양이 여인숙이래? 하하. 너한테 진실을 말하지는 않았구나? 아무튼 거긴 여인숙이 아니야. 이리 나리가 가장 많이 소유하고 있는 것은 기루야.”“뭐? 기루라고? 상상도 못했어!” 원경릉은 이리 나리 같은 얼굴로 기루를 운영하고 있다는 게 놀라웠다.“왜? 기루가 불법도 아니고. 성매매만 하지 않으면 돼.” 우문호는 그녀의 반응에 곁눈질을 했다.“아무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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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157화

이리 나리가 미색에게 무슨 말을 했는지 미색이 놀란 표정으로 머리를 쳐들었다. 미색은 우문호를 한참 동안 뚫어지게 쳐다보더니 고개를 숙이고 이리 나리에게 다시 귓속말을 했다. 이리 나리는 불만스러운 얼굴로 우문호를 차갑게 한번 훑어보더니 한숨을 푹 쉬며 고개를 휙 돌렸다. 원경릉은 우문호가 두 사람을 보고 깜짝 놀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우문호는 전혀 놀라지 않았다. “저 두 사람이 이리 나리랑 시녀인가?”우문호가 물었다.“응. 가서 인사를 하자.”두 사람은 회랑을 지나 이리 나리와 미색을 마주했다.“태자 전하를 뵙습니다.”이리 나리가 원기둥에 반쯤 기대어 있다가 두 사람이 걸어오는 것을 보고 두 손을 뻗어 우문호의 손을 맞잡았다. ‘세상에 이렇게 잘 생긴 태자가 저런 추녀와 혼인을 했다니……’이리 나리가 속으로 생각했다. 이리 나리는 우문호의 옆에 있는 원경릉을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맨얼굴의 원경릉은 약간의 홍조를 띠고 있었고 수수해보였다.우문호는 이리 나리의 얼굴을 보며 온화한 목소리로 물었다.“이리 나리 크게 다치시진 않으셨나요? 본왕의 가신이 나리를 다치게 했다니 참으로 죄송합니다.”“전하께서 사과할 필요 없습니다. 아랫사람이 잘못한 것이지 전하께서는 잘못하신 게 없습니다. 그리고 며칠 몸조리를 하면 괜찮을 것 같습니다.”서일은 회랑 끝에서 그들의 대화를 들으며 화가 났다. ‘저 사람…… 태자 전하에게 고자질을 하다니! 있는 것들이 더 한다더니!’우문호는 그들을 데리고 본관으로 들어가더니 아침식사를 같이 하자고 했고 두 사람도 사양하지 않았다. 이리 나리는 자리에 앉은 후 미색을 소개했다.“이 사람은 제 의매(義妹)인 미색입니다. 미색아, 넌 태자 전하를 본 적이 있지?”미색은 이리 나리의 말을 듣고 합장을 하더니 서먹서먹한 얼굴로 인사를 했다.“미색 태자 전하와 태자비를 뵙습니다.”“아 이리 나리의 누이동생이시구나. 지금까지 이리 나리의 시녀인 줄 알았네요. 미색, 너무 예의를 차릴 필요 없습니다. 어서 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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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158화

우문호가 간 뒤이 이리 나리와 미색도 방으로 돌아갔다. 이리 나리는 미색에게 문을 닫게 하고는 씩씩거리며 말했다.“태자를 봐! 얼마나 좋은 신랑감이야? 너도 나이가 그만큼 먹었으면 생각을 해야지! 그러니 아직도 시집 못 가고 있지!”“나리, 다 좋지만 딱 하나 마음에 걸리는 게 있습니다. 태자에게는 태자비가 있지 않습니까?”“그럼 두 사람을 갈라놓으면 되잖아.”“그건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만……”미색은 오늘 태자가 관아로 가기 전에 태자비의 이마에 입을 맞추던 장면이 떠올라 고개를 저었다. 이리 나리는 소극적인 그녀의 태도에 화가 나서 탁자를 내리쳤다. “네가 그러니 시집을 못 갔지! 아이고!”“그럼 나리는요? 나리는 장가들었습니까? 재산이 그렇게 많으면 뭐 합니까? 시집을 오겠다는 여자가 없는데.”“지금 나를 걸고넘어지겠다? 남자는 나이가 들수록 값어치가 올라간다고! 네가 그걸 알기나 해? 그리고 나같이 완벽한 남자에게 어울리는 여자가 어디 있단 말이야?”“아이고……”“그나저나 저렇게 잘생긴 태자가 왜 저런 여인을 아내로 삼은 거지? 태자비의 집안이 좋은 것도 아니고 인물도 썩 별로인데, 도대체 이해가 되지 않네……”“태자비의 얼굴도 그리 나쁘진 않던데요? 뽀얀 얼굴에 불그스름한 볼이 수수해 보이고 성격도 온화하니 좋던데요.” 미색은 찻잔에 차를 따르며 그의 말에 반박했다. “성격이 좋다고? 네가 태자비를 얼마나 봤다고 성격이 좋대?”“딱 보면 알죠. 얼굴에 귀티가 흐르는 것이 배운 것도 많고 똑똑해 보이던데요. 그리고 제가 낯선 환경에 어색해하는 것 같으니 저를 보며 웃어주기도 했잖아요. 그런 걸 보면 성격이 보이죠.”이리 나리는 자신의 생각과 전혀 다른 미색을 보고 화가 치밀어 그녀를 밖으로 쫓아냈다. 이리 나리와 미색은 그날 이후로부터 3일을 더 지냈다. 그동안 두 사람은 격일로 아침에 많은 사람들이 초왕부로 찾아와 약을 받는 것을 발견했다. 이리 나리는 왕부에도 어의가 있으니 입궁해서 약을 처방받는 것보다 왕부에서 받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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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159화

우문호는 고민하는 원경릉을 보고 통쾌한 답을 내었다.“그럼 팔자! 설랑들은 주인을 잊지 않으니 판다고 하더라도 금방 아이들 곁으로 돌아올 걸?”원경릉은 그의 말을 듣고 놀란 눈빛으로 “정말로? 설랑들이 돌아올까?” 라고 물었다. “물론이지 설랑들은 한번 주인으로 섬기면 죽을 때까지 주인의 곁을 지키거든. 지능이 높고 충성심이 강하니 팔려가도 스스로 돌아올 거야.”우문호의 말을 듣고 원경릉은 마음이 흔들렸지만, 이런 사기 행각에 발을 담그면 안 된다는 생각에 고개를 이내 마음을 접었다.“그나저나 문둥산 얘기는 부황께 말씀드렸어?”“부황께서 딱 한 마디 하셨어.”“뭐라고? 안된다고 하신거야?”우문호는 원경릉의 코앞까지 얼굴을 들이밀고 조용히 말했다.“꺼지라고.”“그럼 어떡하지? 지금도 시간이 많이 지체됐는데 말이야. 이렇게 시간을 계속 끌 수는 없어.”우문호는 조급해하는 그녀의 어깨를 토닥이며 “조급해 하지 마. 이미 재상에게 말을 해두었으니 재상이 추후에 부황을 설득하기만 하면 돼. 정 안되면 몰래라도 문둥산에 올라가지 뭐.”라고 말했다. 원경릉은 문둥산에 있는 환자들이 죽을 날만 기다리는 것을 더 이상 지켜볼 수 없었다. “하지만, 부황의 뜻을 어기고 몰래 문둥산에 올라가서는 안 돼.”“사람의 목숨이 더 중요하지 죗값은 그 이후에 치르면 돼.”“일단 저지르고 보자는 거야?” 원경릉이 웃었다.“아 맞다! 이리 나리가 부중에 나흘이나 계셨는데 아직 정식으로 대접한 적이 없잖아. 내가 내일 연회를 열 생각인데 어때?”우문호가 말했다.“그래. 그 일은 탕양에게 부탁하자.”원경릉은 당장 내일 열릴 연회보다 문둥산의 일이 더 걱정됐다. “어제 부황께서 내년부터는 고복원(孤福院)으로 보내는 은화를 삭감하기로 하셨어. 그래서 난 민간에 부유한 상인들을 선동해 기부를 하게끔 유도하려고 해. 지금 북당의 경제가 암울하지만, 아마 내년부터 경제가 나아지기 시작할 거야. 후년엔 정상적으로 돌아오겠지.”“너 설마 이리 나리에게 접근하려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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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160화

이리 나리는 여자들을 잘 알았다. ‘여자들은 선물 몇 개 주고, 듣기 좋은 말로 아첨 몇 번 하면 바로 넘어오게 되어있어.’왕부에 있는 동안 부상 때문에 많이 돌아다니지는 못했지만 지금은 상처가 많이 나아서 계획을 진행하는 데는 지장이 없었다. 다음날 아침, 그는 미색을 불러 초두취(梢頭醉)를 시켜 귀한 선물을 가져오라고 했다.미색은 번쩍거리는 비단함을 들고 들어와 탁자 위에 놓고는 웃으며 말했다.“이 유월검(流月劍)은 한 번도 꺼낸 적이 없으니 그대로 선물로 드리면 되겠네요.”“이 검은……” 이리 나리는 그 자리에서 검을 뽑아 들었다. “왜요? 태자비에게 주려니 아깝습니까?”“이건 당숙이 내게 준 청망검인데…… 이 검을 값으로 따지자면 천금이 넘어! 근데 이걸 원경릉에게 주자니 참으로 아깝구나.”“그럼 다른 걸 줘요.”“다른 적당한 게 있느냐?”미색은 고개를 저었다.“여기엔 없죠. 금 몇 상자와 무기를 제외하고는 없습니다.”“그럼 금을 주는 게……”“에이, 선물인데 금을 주면 너무 속이 보이잖습니까?”이리 나리는 원경릉을 남편과 아이 곁에서 떼어놓게 할 심산이었기에 그냥 유월검을 그녀에게 선물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래, 그냥 이 검을 주자.”“맞다! 듣자 하니 왕부에서 우리 둘을 위해 오늘 밤 연회를 연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밖이 아주 시끌벅적합니다.”“정말로? 그거 잘 됐네! 안 그래도 이곳은 너무 지루했거든. 연회라면 좋은 술도 있겠지?”“하인들이 옮기는 술을 보니 그리 질 좋은 술이 아니더라고요. 아니면 나리, 저장고에 있는 술을 꺼내는 건 어떠십니까? 하인들 보고 몇 개 나르라고 할까요?”이리 나리는 연회가 열린다는 생각에 들떠 아무것도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는 화려한 장식과 맛있는 음식 시끌벅적한 분위기를 좋아하는 사람으로 따분한 것은 못 견디는 사람이었다. 그에게 늑대파의 규율이 있어 망정이지 늑대파가 없었으면 그는 방탕한 삶을 살았을 것이다.그는 비단함을 안고 한 손에는 지팡이를 들고 절뚝거리며 밖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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