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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명의 왕비: Chapter 1141 - Chapter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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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141화

급박한 현비원경릉은 이 은자를 병사들에게 훨씬 값어치 있게 썼다.국가의 번영을 위해선 농지세에만 의존하기 어려우므로 역시 경제를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그래서 원경릉이 밤에 우문호에게, “우리가 대주, 대흥(大興)과 관계가 좋은 이때 기세를 몰아서 무역을 개방해서 대대적으로 경제를 진작시키는 건 어때?”우문호가, “내 생각도 계속 이렇게 가난하게 지내는 건 아니라고 봐, 반드시 상업을 진흥 시켜야 지.”우문호는 잠시 뜸을 들였다가, “상업진흥은 입으로만 부르짖는 구호로 끝나서는 안돼, 진정한 개혁을 하려면 때와 장소와 인간이 합을 이뤄야 하고 이건 단시간 내에 실행가능한 게 아니야. 결국 수상과 내각에 상정해서 회의를 해야 하고, 각 사람마다의 의견을 경청한 뒤 공통의 의견조율을 이뤄내는 일이 그렇게 만만치 않아.”원경릉은 태자와 황제의 고충을 절감한다. 우문호에 기댄 채 손가락으로 우문호 손바닥에 박힌 굳은 살을 매만지며, “능력 있는 사람이 더 일하는 거야, 아바마마를 위해 힘 좀 써봐, 집안 일은 자기가 걱정할 필요 없어, 내가 다 처리할 수 있거든!”우문호가 고개를 숙여 원경릉에게 뽀뽀하고, “내가 하는 말을 당신이 전부 이해했고, 심지어 당신의 사고방식과 내 생각이 맞추지 않아도 딱딱 들어맞는 게 우린 천생연분이야, 평생 헤어지지 말자.”갑자기 감동적인 분위기로 몰고가자 원경릉이 피식 웃으면서도 마음이 따듯해 졌다.소답화는 경조부에 끌려갔고 소씨 집안은 50만냥을 모아서 경주(瓊州)로 유배 되는 소답화의 신병을 확보했다.현비는 원래 은자를 모으는데 그다지 조바심을 내지 않았으나, 소답화가 잡혀가자 마자 바로 경주로 유배형을 받자 화도 나고 겁도 나서 그제서야 서둘러 은자를 모아 들였다.소씨 집안이 낼 수 있는 돈은 전부 소답화를 구명하기 위해 끌어 모았으나 현비에게 별로 거둔 게 없어 태후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태후에겐 자손이 많은 관계로 평상시 이것 저것 하사하느라 모아둔 은자가 어디 있겠어? 따라서 태후도 돕지 못하고 오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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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142화

돈 내놔다음날 아침 일찍 우문호가 막 경조사 관아로 가려는 찰나, 경여궁에서 사람이 와서 ‘현비 마마가 아프시니 태자는 입궁해 병문안을 오라’고 했다.원경릉이 불평해도 소용없는 게 어제 자기를 오라고 했는데 안 갔다고, 오늘 바로 아들을 오라고 부르는데 무슨 수로 막겠냐고. 이건 태후의 조령에도 어쩔 수 없는게 어머니가 아프다는데 아들 된 도리로 입궁해서 문병하는 게 도리다.원경릉은 현비가 무슨 속셈인지는 모르겠으나 어떤 수작을 꾸미든 우문호가 가서는 안되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거절하는 것도 아니고, 거절하지 않는 것도 아니게 아예 원경릉이 가기로 했다.경여궁에 도착한 원경릉을 보고 현비의 얼굴이 차가워지며, “넌 어떻게 왔니? 태후 마마의 조령이 있어서 못 오는 거 아니었어?”원경릉이 예를 취하고 현비의 도발에 응하지 않고 자신의 본문인 문안에만 치중해, “어마마마 좀 어떠신 지요?”현비는 고개를 돌리고 코맹맹이 소리를 내며, “좋은지 아닌지 보면 모르겠어?”현비가 약시중을 드는 궁녀에게 눈짓을 하니 궁녀가 예를 취하고 나갔다.현비가 원경릉에게, “어쨌든 네가 다섯째를 대신해 병수발을 들러 왔으니 와서 약을 먹여라.”원경릉이 조용히 현비를 보더니, 뜨거운 약이 담긴 그릇을 들고 가서 약을 현비에게 전해주고, “어마마마 약 드세요.”현비가 차갑게, “내가 약을 들고 마실 수 있으면 너한테 시중을 들라고 하겠니? 꿇어 앉아서 한 모금 씩 떠 넣어야지.”원경릉이 눈살을 찌푸리며, “어마마마, 말씀하시는 걸 들어보니 기력이 넘치시고, 상태를 보니 병이 심하지 않으신 걸요. 약은 내려놓을 테니 직접 드세요.”“원경릉!” 현비가 고래고래 소리지르며 따귀를 때리려고 손을 들어올리는데 마침 원경릉이 내려놓던 약사발에 부딪혀, 결국 현비 손에 약사발이 뒤집어지고 넘친 약이 원경릉 손에 흘러내렸다, “네 눈에 도대체 내가 있기나 한 거니?”원경릉의 손바닥이 뜨거운 약때문에 발갛게 부어 올랐으나 마음을 가라앉히고, 바닥에 약사발 파편을 한쪽으로 차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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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143화

원경릉 대들다현비는 음침한 눈으로 차갑게 원경릉을 노려보며, “뭐라고? 다시 한 번 말해봐!”원경릉도 현비에게 한 자 한 자 또박또박, “한 푼도 더 낼 수 없습니다. 어마마마 똑똑히 들으셨습니까?”현비는 분노가 치솟아 올라, “네가 주던 말던 네 일이고, 다섯째가 주면 됐으니 말이나 전해, 만약 안 전하면 다 네 탓인 줄 알아, 썩 꺼져!”원경릉에게 기대할 수 없다는 걸 알아버렸군!원경릉이 현비에게 착한 며느리인 척 연기할 필요도 없다고 느끼고 아무렇지도 않게, “다섯째 본인은 모아 놓은 게 없고, 어마마마께 드린 70만냥과 초왕부에 지금 있는 은자는 전부 제 겁니다. 태상황 폐하께서 저에게 주신 거로 태자와는 아무 관계가 없습니다. 내가 주겠다고 하면 주지만, 내가 주지 않겠다고 하면 태자도 가져올 방법이 없어요. 그리고 소위 고부관계라는 것이 어마마마께서 저를 존중하고, 제가 어마마마를 존중하면 모두 행복합니다. 하지만 어마마마께서 저를 존중하지 않은 게 먼저였어요, 저도 어마마마의 쌀쌀맞은 뒤꽁무니에 붙어서 살살거릴 생각 전혀 없어요. 우리 각자 알아서 잘 살도록 하죠.”현비는 이런 불효 막심한 말을 듣고 분노로 정신을 잃을 지경이라, “원경릉, 너 다섯째의 총애를 믿고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날뛰어? 50만냥은 네가 내놓고 싶어도 내놔야 하고, 내놓기 싫어도 내 놔야 해. 아니면 네……”원경릉이 갑자기 탁자를 탁 치자 현비가 깜짝 놀라서 얼른 고개를 들고 원경릉을 노려보는데, 오히려 원경릉이 날카로운 목소리로, “아니면 뭐요? 절 죽이게요? 그래요, 어디 덤벼보세요, 그 생각 하루이틀도 아니고, 제가 애 낳을 때도 절 죽이려고 했잖아요? 태자의 얼굴을 봐서 어마마마와 시비를 안 가리는 거지, 제가 인자하고 대범해서도 아니고 얕잡아볼 만큼 약해서도 아닙니다. 태자가 곤란한 게 싫어서 였어요. 하지만 사사건건 들들 볶으며 존재감을 과시하고, 며느리 안 괴롭히면 죽기라도 할 것처럼 구는데 누가 이런 시어머니를 만나도 다 재수에 옴 붙은 거고 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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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144화

바닥난 북당의 재정원경릉이 화상 연고를 꺼내 자신의 손에 발랐다. 18살 아가씨 손이라 희고 부드러운데 탕약이 꽤 뜨거웠고, 아까 제때 찬물에 담그지 못해 이미 벌겋게 부어 상당히 아팠다.한 소리 퍼부을 땐 좀 통쾌한듯 싶었으나 지금 생각하니 전혀 기쁘지가 않은 것이 그 특이하고 귀하기 그지 없는 분이 자신의 시어머니고, 남편의 어머니이기 때문이었다.사실 슬픈 일이다.그리고 원경릉을 더욱 슬프게 한 건 아바마마다. 원경릉이 70만냥을 내놨고, 소씨 집안 쪽에서 모은 것도 몇 십만 냥은 될 것이고, 아바마마가 현비에게 얘기한 금액이 결코 대충 말한 것은 아닐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현비가 원경릉에게 얘기하면서 태자에게 전하라고 까지는 못했을 테니까.아바마마는 보기에 마치 소답화를 처벌할 것처럼 하지만 사실 돈을 갈취하는 것에 가깝다.갈취의 목적이 나라를 위해서지만.이게 원경릉의 가슴 속에 납덩이처럼 탁 내려앉아 묵직하니 괴롭다.더욱 괴로운 건 원경릉이 어찌 할 수 없다는 것으로, 110만냥으로 해결할 수 있는 레벨의 문제가 아니라 황제의 상태가 몇 십만 냥이든 110만냥이든 우선 챙기고 봐야할 정도로 절박하다는데 있다.원경릉이 처한 시대에 대응할 역사상의 왕조도 이런 상황에 놓인 적이 있다. 나라가 가난해 매관매직을 하거나 돈으로 형벌을 대신하는 방식이 시행되곤 했으나 대부분 개국 초기였다. 그러나 지금 북당은 안정기에 접어든 지 오래다.그럼 제일 큰 가능성은 북당이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는 말이고, 이변이 없는 한 우문호가 될 다음 황제는 이런 누더기 같이 어려운 정국을 이어받아야 한다는 것으로, 지금 황제보다 더 수렁에 빠진 황제가 된다는 소리다.여기까지 생각하니 원경릉의 마음이 더욱 괴로워졌다.초왕부로 돌아온 뒤 현비가 경조부로 사람을 보내 우문호에게 입궁하도록 전했다는 걸 몰랐다.하지만 저녁에 서일이 먼저 돌아와 원래 말 전하길 좋아해서 입이 근질근질 한지 사식이에게 오늘 태자가 입궁했다가 나올 때 엄청 화를 내는 바람에 마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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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145화

소홍천과 우문호사식이가, “그럼 됐어요, 태자비 마마도 걱정 안하시는 데 우리가 걱정할 게 뭐 있어요, 어서 쉬세요.”“아이들 좀 보고.” 아가들의 천진무구한 웃은 얼굴을 보고 있으면 세상의 온갖 시름이 사라진다.홍매원(紅梅苑)!소홍천은 홍매문의 문주로 경성에 분파 하나없이 그녀 본인도 사는 곳이 홍매원이다.오늘은 홍매원 대문을 걸어 잠그고 밖에 문지기가 지키고 있다.안은 소홍천이 특히 좋아하는 붉은 초가 일렁이는 것이 우문호도 익숙하지만 오늘밤 상처를 싸매 준 뒤 보니 혼례식 초에 불을 붙여 놓은 것이라 끓어오르는 분노는 잠시 눌러 놓고 소홍천에게, “왜 또 혼례식 초를 붙여 놨어? 오매불망 시집가길 바라는 거야?”소홍천이 피로 얼룩진 솜과 수건을 한쪽으로 치우고 우문호에게 차를 따라주며 눈을 흘기더니, “남이사!”우문호가 진지하게, “그런데 너, 목 매고 죽을 생각대신 왕강 생각도 좀 해.”“험한 말 하게 하지 맙시다.” 소홍천이 새침한 얼굴로 찻잔도 빼앗아가며, “이런 얘기 한 번만 더 했다 가는 앞으로 여기 오지마요.”“널 위해서 라니까!”“절 위해서면 절 아내로 데려가든 지요, 저랑 태자비 마마랑 ‘용쟁호투’하게 만드시면, 전하는 하루도 편한 날이 없을 겁니다.” 소홍천은 붉은 밧줄을 손에 쥐고 천천히 손목에 두 번 감더니 숙련된 솜씨로 동심결 매듭으로 묶는데 끝을 마무리하지 않고 우문호에게 내밀며, “대신 매듭 좀 지어줘요.”우문호가 매듭을 지어주고 답답하다는 듯, “혼자 동심결 매듭 묶을 수 있으면서 왜 마지막 한 매듭은 묶지 않았어?”소홍천이 눈을 굴리며 애교가 넘치는 미소를 짓더니, “행운을 나눠 받게요, 전하는 지금 최고로 복이 넘칠 때잖아요, 저한테 좀 나눠 주시면 안돼요? 어쩌면 전하의 이 매듭 덕에 제가 소원성취할지도?”우문호가, “사람이 물러설 줄을 알아야지, 죽자고 쥐고 있는 시답잖은 거 내려 놔, 다른 사람들한테는 통할지 몰라도 나한테는 안 통해, 난 진상을 알잖아, 단순히 감정이 식은 거라고? 그 사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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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146화

원경릉을 노린다고?우문호가 눈살을 찌푸렸다. 태자비를 바꿀 수 있다는 건, 우문호가 태자가 아니라는 전제다.우문호의 아내는 오직 원경릉만 가능하기 때문이다.“만일 늑대파가 이 일을 맡으면 알거나 저지할 방법이 있을까?”소홍천이, “알 수 있죠, 늑대파에서 자객을 보낼 때 바로 알죠, 저지하는 거까지는……” 그녀가 한숨을 쉬고, “막는 건 불가능해요, 지금까지 늑대파가 마무리하지 못한 임무가 없거든요, 은자를 받기만 하면 세상 끝까지 가서라도 목을 따서 가져 올 거예요.”우문호의 안색이 살벌 해졌다.소홍천이 우문호에게, “정말 전하 어마마마께서 태자비를 죽이려고 하는 게 확실한가요?”우문호가 어두운 목소리로, “오늘 궁에서 어마마마와 한바탕 싸웠어, 마지막에 한마디 하더군, 내가 지금 이렇게 불효자가 된 건 전부 원 선생이 망쳐 놓은 거라고, 당초에 원 선생이 아이를 낳을 때 즉시 결단을 내렸 어야 했다고. 이 말을 하는데 눈에 원한이 가득 차서 사람을 꽁꽁 얼려버리는 눈빛이었어.”“그건 태자비 마마를 죽이겠다고 말한 건 아니네요, 지나치게 생각하는 거 아닐까요?” 소홍천은 여전히 생각하길, 현비가 이렇게 비이성적일리가? 황태손의 생모를 죽이다니 여파가 얼마나 큰데!우문호가 재론의 여지도 없는 원망과 분노로, “내가 만약 쓸데없이 걱정하는 거면 이 밤중에 널 찾아 왔겠어? 모자는 생각이 통해. 내가 마음 속으로 생각하는 걸 어마마마는 알고, 똑같이 어마마마 생각을 나도 알아. 지금 아바마마와 태상황 폐하 모두 원 선생에 대한 신임이 두터운데다 황실에 세 아들을 낳아주었지. 천신만고 끝에 큰 공을 세웠으니 어마마마는 원 선생의 털끝 하나도 건드려서는 안돼, 없애려면 몰래 하는 수밖에 없지. 자객을 고용하는 게 제일 편하고. 홍천, 이 일에 네가 신경 좀 써줘, 예사로 여길 수 없는 게 조금도 실수해선 안돼, 지난 두 번을 겪어서 내가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도 놀란다’고 그런 거면 다행이지만, 아니면 미리 대책을 세워 두는 게 맞다고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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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147화

우문호의 상처를 봐주는 원경릉우문호가 소홍천에게, “홍천, 다른 방법은 소용없으니 늑대파 사람에게 연락할 수 있게 날 도와줘, 아니면 늑대파가 이 일을 받아들였는지 확인해줘.”백사문 문주가, “전하, 늑대문이 이 일을 맡았는지 여부를 아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허나 만약 일을 수락했다면 포기하게 하는 건 하늘에 오르는 것보다 어렵습니다.”우문호가 예를 취하며, “우선 귀찮으시겠지만 확실한 정보를 물어봐 주세요.”“전하 걱정 마세요, 이틀 내에 분명 소식이 있을 겁니다. 늑대문은 일을 맡기 전에 우선 조사를 한 뒤 심사를 거치기 때문에 일을 맡고 열흘 내에 행동에 들어갈 것이 틀림없습니다.”열흘!우문호의 마음이 막막하고 초조 해졌다. 시간이 촉박하다.곧 날이 밝을 즈음 우문호는 초왕부로 돌아왔다.원경릉은 깊이 잠들어 있고 우문호는 침대 가에 앉아 쌔근쌔근 잠든 그녀의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는데 가슴이 타 들어가는 것이 어째 딱 이 시기인지, 스스로가 무용지물처럼 느껴졌다.원경릉이 곁에 누가 있다고 느끼고 몽롱하게 눈을 뜨더니, 옷을 입은 채로 침대 곁에 앉아 있는 우문호에게서 실낱 같은 피비린내가 나는 것을 맡고는 잠이 확 깼다.“일어나지 마, 계속 자.” 우문호가 몸을 숙여 원경릉의 볼에 뽀뽀하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원경릉이 우문호의 손을 잡고 천천히 일어나 앉으며 숙면 뒤에 오는 쉰 목소리로, “상처는 어때?”우문호가 원경릉을 안고, “괜찮아, 작은 상처야.”“봐봐!” 원경릉은 안심이 되지 않았다.“됐어, 괜찮아, 당신은 계속 자.” 우문호가 원경릉의 손을 끌어당기자 원경릉이 통증으로 작게 신음하며 미간을 찌푸렸다.“왜 그래?” 우문호가 꼭 쥐었던 손목을 살살 펴서 원경릉의 손바닥을 보니 벌겋게 부어 있고, 한쪽엔 물집이 잡혀 있는 게 우무호의 미간도 찌푸려지며, “어떻게 된 거야?”원경릉은 현비의 일을 감추지 않고, “자기 어마마마 탕약 드시는 거 시중 들 때, 탕약을 엎으셨어.”“일부러?” 우문호의 눈빛이 삼엄해 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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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148화

늑대파 이리 나리늑대파의 총본산은 수도권에 있지 않고 천자의 주변에 있다.하지만 늑대파의 총본산이 어디 있는지는 아는 사람이 거의 없고 다녀갔거나 들어가더라도 이곳이 원래 이름 높은 늑대파인 줄 알 수가 없다.왜냐면 늑대파의 총본산은 기루 안에 있고, 그것도 수도권에서 제일 큰 기루로, 여기는 흥청거리며 휘황찬란해서 매일 밤 귀족과 부한 상인 및 부유한 시인 묵객들이 드나들며 돈을 쓰는 곳이다.기루의 이름은 초두취(梢頭醉)로 사장은 세칭 ‘이리 나리’라 불리는데 이름은 모르고 단지 검은 돈이 상당하고, 초두취 말고도 각 지역에 기루와 유곽, 기름집과 싸전, 비단 가게를 열어 장사를 하는데 안 하는 일이 없다고 한다.제일 중요한 건 이리 나리가 올해 갓 서른이 된 미혼의 젊은 사람으로 명실상부한 다이아몬드 ‘미중년’이란 사실이다.이리 나리는 수도권 최고의 미남인데 어느 정도 아름답냐고? 그가 만약 여장을 하면 초두취의 명기들이 빛을 잃고 꼬리를 내릴 정도다.하지만 다들 ‘남자가 이렇게 유약해서 쓰나’ 생각한다. 강인함이 없고 겉으로 부드러우나 속은 알 수 없을 뿐더러 종일 서시(西施)처럼 아픈 심장을 부여잡고 병약한 모습이다.이리 나리를 자주 본 사람들은 이리 나리가 불치병에 걸려 얼마 못 살 거라 생각했지만 스무 살 때 초두취를 열어 지금까지 십년이 지나도록 멀쩡하게 살아있고 병약하긴 병약하지만 나날이 유유자적 하게 지내고 있다. 그리고 초두취에 없는 미인이 있을까? 그러니 이리 나리가 결혼을 안하고 천하의 모든 남자가 꿈에도 그리는 생활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돈이며 외모에 여자까지 다 있으니 인생에 무슨 여한이 있을까?이리 나리의 거침없고 멋스러운 모습은 북당 남자들이 일생동안 궁극으로 추구하는 모습이었다.이리 나리는 별도의 저택이 없고, 초두취 후원에 살았다.초두취는 매우 커서 경성에 있는 왕부의 2배 정도 되고 후원과 앞쪽이 나뉘어져 있어 앞쪽에서는 장사를 하고 후원에서는 이리 나리가 살지만 사치스럽고 화려한 측면을 논하자면 후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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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149화

태자비를 없앤다고?“왜 말이 없어? 어!” 이리 나리가 다시 무겁게 침향목 차탁을 두드리자 최상품의 침향목에 한 줄기로 금이 갔다.“나리……” 네모난 얼굴의 부하가 염치 불구하고 앞으로 나와, “아니면 물릴 까요?”이리 나리가 이 말을 듣고 하마터면 피를 토할 뻔, “물려? 우리 늑대파가 성립된 이래 지금까지 실패한 적이 있어? 거래를 물린 적이 있어?”“그건……” 네모난 얼굴의 부하가 어찌할 바를 모르고, “나리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이리 나리는 냉랭하게, “거래를 이미 받아들였으니 물릴 수는 없지만, 늑대파의 규칙을 깰 수는 없어.”정말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태자비는 정말 무공을 모른다고.수하들이 서로 얼굴만 멀뚱멀뚱 바라보며 어째야 좋을지 모른다.“태사부!” 이리 나리가 목청을 울리며 소리치자 목의 파란 힘줄이 드러나며 확실히 분노했음을 알 수 있다.염소 수염을 기르고 태사부 분위기를 풍기는 태사부가 문에서 줄달음쳐 오며 입으로, “나리, 소인 여기 있습니다.”“이 일은 어떻게 했으면 좋겠느냐?” 이리 나리가 튀어나온 이마를 주무르며 상당히 걱정했다. 진짜 너무 걱정이 됐다.태사부는 계속 문 가에서 듣고 있어서 이리 나리가 어느 대목에서 화가 났는지 알고, “나리, 지금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하나는 이 목표인물에게 무공을 가르쳐서 100등 안에 들어오면 그때 손을 쓰는 것이고, 두번째는 저희 늑대파 규칙에 이런 조항이 있지요, 만약 이 여자가 남편을 배신하고 아이를 버리면 죽일 수 있다.”이리 나리의 얼굴에 화색이 돌며, “응, 응, 무공을 가르치는 건 시간이 너무 걸려, 안되지 싶다. 두번째는 가능하군.”태사부가 음산하게 웃으며, “나리, 사실 두번째가 더 어렵습니다. 목표인물은 태자비예요, 미래의 황후인데 어떻게 남편과 자식을 버리겠습니까? 천하의 남자는 다 태자보다 못한 것을…… 그야 당연히 이리 나리께서는 예외로 하늘에서 유배 온 신선 같은 분이시니 태자와 비할 바가 아니지요, 하지만 나리께서 나서실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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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150화

미색은 어떤 여자?미색(美色)은, 천하의 미색이란 말이 조금도 과장이 아니었다. 경성에 전에 두 미녀가 미모로 사람을 압도했다고 하는데 미색과 비교하면 역시 한끝발은 뒤쳐진다.그리고 그 경성의 두 미녀는 바로 주씨 집안의 자매 주명취와 주명양이다.지금 한 명은 황천으로 갔고, 한명은 기왕부에 시집가서 철 지난 첩으로 살고 있다.이리 나리는 만족한 얼굴로 미색에게, “응, 태자 전하는 북당을 위해 전쟁에서 큰 공로를 세우셨으니 이정도 절세 미녀와 어울리는 유일한 분이 아니겠나.”이리 나리는 사람됨이 초지일관 공평해서, 누군가의 부인을 죽이는 이상 다른 더 좋은 사람을 찾아줘야 했다.“나리, 부르셨어요?” 미색의 붉은 입술이 살짝 벌어지자 완벽한 미소가 떠올랐다.이리 나리가 다리를 쭉 펴고 일어서서, “짐을 챙겨라 날 따라 경성으로 들어갈 것이다. 너에게 시댁을 마련해 주마!”미색이 살짝 놀라더니, 쏜 살 듯이 밖으로 뛰어 가며, “나리 잠시만 기다리세요, 금방 짐 챙길 게요.”나리의 마음은 하루에도 열 두번씩 변해서 서두르지 않으면 금방 마음이 바뀌곤 했다. 미색은 두 달만 있으면 만 스무 살이라, 두 달 내에 혼사길을 찾지 못하면 이제 스무 살을 넘는 노처녀가 되고 만다.이리 나리는 눈웃음을 지으며 감개무량한 태사부에게, “미색이 왜 저렇게 좋아해? 남편 찾아주는 건데?”태사부가 염소수염을 말아 쥐며, “나리, 식욕과 성욕은 본능입니다. 이 말은 남녀 모두에게 적용되지요.”늑대파 사람들 모두 미색이 시집가고 싶어 안달인 걸 알지만, 도대체 어느 정도 안달이냐고? 늑대파에 거시기가 달린 50세 이하의 모든 남자에게 미색이 물어봤다.미색은 늑대파를 통틀어 가장 아름다운 여인인 데다 장문인의 측근 대호법(大護法)으로 본시 미색이 원하기만 하면 늑대파의 자제라면 누구든 거절할 수 없을 뿐더러 간절히 원할 지경이다.하지만 아무도 미색과 혼인하길 원하지 않는 것은 아이들도 다 알다시피 예쁜 것일 수록 독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미색은 독을 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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