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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145화

소홍천과 우문호

사식이가, “그럼 됐어요, 태자비 마마도 걱정 안하시는 데 우리가 걱정할 게 뭐 있어요, 어서 쉬세요.”

“아이들 좀 보고.” 아가들의 천진무구한 웃은 얼굴을 보고 있으면 세상의 온갖 시름이 사라진다.

홍매원(紅梅苑)!

소홍천은 홍매문의 문주로 경성에 분파 하나없이 그녀 본인도 사는 곳이 홍매원이다.

오늘은 홍매원 대문을 걸어 잠그고 밖에 문지기가 지키고 있다.

안은 소홍천이 특히 좋아하는 붉은 초가 일렁이는 것이 우문호도 익숙하지만 오늘밤 상처를 싸매 준 뒤 보니 혼례식 초에 불을 붙여 놓은 것이라 끓어오르는 분노는 잠시 눌러 놓고 소홍천에게, “왜 또 혼례식 초를 붙여 놨어? 오매불망 시집가길 바라는 거야?”

소홍천이 피로 얼룩진 솜과 수건을 한쪽으로 치우고 우문호에게 차를 따라주며 눈을 흘기더니, “남이사!”

우문호가 진지하게, “그런데 너, 목 매고 죽을 생각대신 왕강 생각도 좀 해.”

“험한 말 하게 하지 맙시다.” 소홍천이 새침한 얼굴로 찻잔도 빼앗아가며, “이런 얘기 한 번만 더 했다 가는 앞으로 여기 오지마요.”

“널 위해서 라니까!”

“절 위해서면 절 아내로 데려가든 지요, 저랑 태자비 마마랑 ‘용쟁호투’하게 만드시면, 전하는 하루도 편한 날이 없을 겁니다.” 소홍천은 붉은 밧줄을 손에 쥐고 천천히 손목에 두 번 감더니 숙련된 솜씨로 동심결 매듭으로 묶는데 끝을 마무리하지 않고 우문호에게 내밀며, “대신 매듭 좀 지어줘요.”

우문호가 매듭을 지어주고 답답하다는 듯, “혼자 동심결 매듭 묶을 수 있으면서 왜 마지막 한 매듭은 묶지 않았어?”

소홍천이 눈을 굴리며 애교가 넘치는 미소를 짓더니, “행운을 나눠 받게요, 전하는 지금 최고로 복이 넘칠 때잖아요, 저한테 좀 나눠 주시면 안돼요? 어쩌면 전하의 이 매듭 덕에 제가 소원성취할지도?”

우문호가, “사람이 물러설 줄을 알아야지, 죽자고 쥐고 있는 시답잖은 거 내려 놔, 다른 사람들한테는 통할지 몰라도 나한테는 안 통해, 난 진상을 알잖아, 단순히 감정이 식은 거라고? 그 사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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