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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001화

제왕의 고백원용의는 화장대 앞에 앉아 온통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에 가슴도 쿵쾅쿵쾅 뛰어 댔다.작게 한숨을 쉬고 얼굴을 만지며,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설렘은 한순간일 뿐 원용의가 원한 것은 이런 느낌이 아니다.제왕에게 시집올 땐 아직 어리석고 순진해서 이 일을 마치면 세상을 자유롭게 다니며 마음대로 지낼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제왕 곁에서 많은 일을 겪으며 원용의의 마음 상태도 천천히 변해갔다.원용의는 남을 수 없는 게 아니라, 성실한 보증과 진실한 사랑이 필요했다.주명취는 그들에게 큰 난제를 남겨준 셈이다.주명취는 계속 제왕의 마음 깊은 곳에서 떠나지 않아 제왕과 원용의 두 사람은 어떻게도 할 수 없었다.원용의는 자신이 제왕에게 설레고 있는 걸 인정했다.하지만 원용의는 이성적이라 설렌다고 일생을 맡겨도 좋다는 뜻이 아니라는 건 안다. 일생을 맡기는 것은 말 그대로 평생이 달린 문제니까 말이다.원용의는 원경릉과 태자의 감정 같은 것을 지향했다. 둘의 마음속에 오직 서로만 있고 다른 누구도 용납하지 않는 것 말이다.원용의는 자신의 감정과 혼인도 이렇기를 바랬다. 제왕의 마음 속에 아주 옅게 라도 주명취의 자리가 남아있어서는 안된다.원용의의 사랑에 타협이란 없으며, 대충 참고 견디지도 않을 것이다.이때 밤바람을 몰고 커다란 사람 그림자가 성큼성큼 문을 밀고 들어왔다. 제왕이다.제왕은 밖에서 찬바람을 맞으며 한참동안 자기비하를 해도 여전히 마음이 안정되질 않는 것이 한가지 답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다.곁으로 가서 자신의 큰 그림자 안에 원용의를 가두더니 그윽한 눈초리로, “원용의, 우리 얘기 좀 해.”제왕은 그녀의 이름을 직접 부르는 경우가 매우 드물어서 이름을 부른다는 건 제왕이 심각하다는 뜻이다.원용의는 작게 고개를 끄덕이고 고개를 들어 제왕을 보지 않고 작은 소리로 “앉으세요.”제왕은 의자 하나를 옮겨와서 원용의 옆에 앉아 사람을 짓누를 기세로, “고개를 들고 나를 봐.”원용의는 무릎 위에 두 손을 비비 꼬며 천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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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002화

제왕이 무술을?원용의는 마음이 어지러워 밤새 거의 한숨도 못 자고 날이 밝아서야 까무룩 잠이 들었다.하지만 오늘 원경릉 언니와 외출하기로 해서 졸려 죽을 것 같지만 꼭두새벽부터 일어났다.아채가 들어와 시중을 드는데 이상하다는 듯이 “왕야께서 오늘 일찌감치 일어나셔서 지금 마당에서 무술 연습을 하시지 뭐예요.”원용이는 이 말을 듣고 웃음을 터트리며, “며칠이나 가는지 두고 보자, 3일을 넘기면 왕야께서 이긴 거로 하지.”절대로 제왕을 무시해서가 아니라 단지 제왕은 무술을 연마할 재목이 아니며, 고생도 못하고 과로도 못하는 체질이라 서책을 보고 시를 짓거나 산수화나 그리게 하는 편이 그나마 쉽지 계속 무공을 수련하게 하는 건 목숨을 갉아먹는 짓이다.원용의는 옷을 갈아 입고 나가보니 과연 제왕이 마당에서 권법을 연습하고 있었다.보아하니 벌써 상당 시간 수련을 해서 온몸은 땀으로 흠뻑 젖었고 이마엔 구슬땀이 배어 나와 햇살에 빛나고 있었다.주먹을 뻗는 힘이 상당해서 말뚝을 때릴 때 ‘팍팍’ 소리가 나고 주먹과 관절이 푸르스름한 흙빛에서 붉게 부어 오른 게 꽤 힘이 들었던 모양이다.원용의가 나오는 것을 보고 그녀에게 미소를 짓는데, 땀방울이 맺힌 벌건 얼굴에 하얗게 빛나는 이빨을 드러내고 웃는 것이 이상하리 만치 매력적이다.“나가는 거야?” 제왕이 무공을 거두고 물었다.“네, 초왕부에 원 언니 보러요.” 원용의가 어젯밤 얘기가 떠올라 얼굴이 살짝 붉어졌다.“그래, 그럼 조심하고, 일찍 돌아와.” 제왕이 웬일로 따라오겠다고 하지 않는다.원용의가 대답하고 제왕의 손가락을 보며 “손이 부었어요, 좀 쉬세요.”제왕이 손을 흔들어 보더니 웃으며 “괜찮아, 무공 수련이 그렇지 뭐, 안 아파, 그리고 땀을 쫙 흘리고 나니까 기분이 상쾌해지고 활력이 생기는데.”원용의가 웃으며 “그럼 계속 하세요.”“좋아!” 제왕이 원용의를 보고, “넌 먼저 가 난 네가 가는 거 볼 게.”원용이가 돌아서서 몇 걸음 가다가 뒤를 돌아 보니 제왕이 주먹에 호호 바람을 불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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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003화

문이가 수상해사식이는 오늘 오지 않고 우문호와 진정정 대장군을 모시고 원씨 집안에 인사를 드리러 갔다. 사식이는 진정정 대장군을 보는 드문 기회라 옳다구나 하고 같이 친정으로 돌아갔다.원경릉 생각에 비록 군주가 무장 출신이긴 하지만 여자는 대부분 장신구를 좋아할 것 같이 진근영과 문이를 데리고 장신구점에 갔다.주인이 열정적으로 호객을 하고, 갖가지 아름다운 상품이 가득 한데 원경릉은 어떻게 골라야 할지 몰라 진근영을 보고 “군주는 마음에 드시는 게 있나요?”하고 물었다.척 보니 진근영도 가게를 돌아다니며 쇼핑하는 것에 익숙한 사람이 아니다. 잠시 멍하니 이거 저거를 보다가 겨우 팔찌 하나를 집어 들었다.원경릉이 돈을 내고 사는데 가격을 깎으려고 100냥에서 95냥까지 깎았다. 그런데 군주와 주인이 잠깐 나갔다 오더니 주인이 50냥만 받는게 정말 이상했다.원경릉은 자신의 식견이 얄팍한 게 무안했는데 마침 그 때 문이가 진근영에게 원경릉이 깎을 줄 모른다고 하는 걸 들었다. 원경릉은 귀가 좋아서 사람들이 목소리를 낮춰 귓속말 하는 것도 들을 수 있었는데 문이의 귓속말을 듣고 나니 더 창피했다.구경하며 문이가 도자기를 보러 가고 싶다고 목소리를 낮추어 투덜거리길, “대주로 돌아가면 집에 돌아가야 하는데 만약 도자기를 몇 개 가져갈 수 있으면 부자가 될 거야, 전부 골동품이니까.” 원경릉은 이 말을 잘 기억해 두고 의아하다는 듯 문이를 몇 번 쳐다봤다. 원경릉은 이 말때문에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서 구경할 마음이 전혀 들지 않았다.도자기 가게는 사실 무슨 귀한 도자기를 파는 곳도 아니고 일반 백성이 들르는 가게지만 정교한 물건이 있는 곳이었다.문이가 들어가더니 흥분해서 도자기 그릇을 두 개 골라 들고 위쪽 무늬와 유약 색깔을 자세히 들여다보더니, “좋은 물건이네요, 정말 좋은 물건이에요.”“이 길에 있는 게 다 이런 건데 어떻게 좋은 거라고 하세요?” 원경릉이 참지 못하고 가서 문이에게 물었다.문이가 신비스런 미소를 지으며, “태자비께선 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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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004화

시공을 넘어원경릉은 문이를 데리고 소월각에 들어가 문을 닫고 아무도 들어오지 못하게 했다.문이는 눈에 띄게 긴장해서 안절부절 못하고 북당의 태자비를 바라봤다.“앉으세요!” 원경릉이 문이를 보고 작게 말했다.문이가 긴장하고 앉아 손을 배배 꼬며, “마마가 방금 얘기한 그 세 지방……을 알고 계시다니 어떻게 된 일인가요?”원경릉도 앉아서 마음의 술렁거림을 가라앉히고 한꺼번에 질문을 퍼부었다 “어느 년대에 사람이죠? 여긴 어떻게 왔어요? 집에 돌아갈 수 있다고 했는데 정말인가요?”문이는 말하고 싶은 걸 꾹 참고 솔직히 말하지 못한 채, 심사숙고 하더니 비로소 작게 고개를 끄덕이며, “사람은 누구나 집에 돌아가야 해요.”원경릉이 슬픈 목소리로 “전 못 돌아가요.”문이가 원경릉을 보고 아무 말도 못하지만 표정으로 이미 어느정도 느낌이 왔다.“당신……” 문이가 우물쭈물하며 섭정왕의 분부가 생각나 금기를 깨는 느낌이 들었지만 여기서 고향 사람을 만난 감격을 감출 수 없어 잠시 아무것도 따지지 않고, “당신은 어떻게 왔어요?” 원경릉이 쓴웃음을 지으며, “저도 몰라요, 현대에서 사고가 생겼는데 깨어나보니 여기였어요. 지금도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종잡을 수가 없어요, 당신은요? 당신은 어떻게 된 거예요? 당신은 집에 돌아갈 수 있다고 했는데 정말인가요?”문이가 고개를 끄덕이며, “전 여기 엔지니어로 불려 온 거라, 일을 마치면 돌아갈 거예요.”원경릉이 경악하며, “시공을 넘나드는 사람이 있는 거예요? 누구예요?”문이가 곤란하다는 듯이: “이건 제가 얘기할 수 없어요.”원경릉은 약간 실망했지만 이해한다고 했다. 만약 누군가 시공을 초월한다면 비범한 인물임에 틀림없고, 그런 사람이라면 분명 재앙이 닥치지 않도록 신분이 노출되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년대, 주소를 세세하게 묻고 문이는 원경릉과 같은 년대 사람으로 문이가 왔을 때 그녀 자신은 이미 죽은 지 1년이 되었다는 것을 알았다.다시 말해 원경릉과 문이는 같은 시공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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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005화

현대의 가족과 지금의 목표원경릉은 이 문제를 생각해 본 적이 없었던 게 애씨당초 돌아가는 방법을 몰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만약 정말 선택해야 한다면 원경릉은 돌아갈 수 있을까?만약 우문호와 사랑하기 전이라면 원경릉은 오매불망 돌아가길 바랐을 것이다.단지 지금 아이들까지 낳은 상황에서 부부의 정도 끊기 어려운데 어떻게 돌아갈 수 있겠어?하지만 엄마 아빠 가족들은?순식간에 그리움이 물결치고 애간장이 탔다.문이가 조용히: “가족을 잊지 못한 거 아닌 가요? 그럼 제가 돌아가서 당신께 편지 보낼까요?”원경릉이 딱 그 생각이라, “미스 문, 돕고 싶다니 정말 너무 고마워요, 당신께 사례하라고 부모님께 말씀드릴 게요.”문이가 쓴웃음을 지으며, “사례는 됐어요, 왕복 여비로 정산하면 돼요, 어쨌든 광원시까지는 멀어서 비행기로도 3시간이고, 월급도 보통인 편에 여동생이 병원에 있어서 병원비가 많이 들긴 하지만요.”문이가 이 말을 하는데 정말 부끄러워하는 모습이다.문이가 사는 세상에서 돈을 따지는 건 당연하지만 여기서는 태자비의 희망을 안고 가는 입장에서 돈 얘기는 좀 각박하단 느낌을 지울 수 없다.그러나 원경릉은 문이에게 오조 오억 번 감사해도 부족할 지경으로 마치 꿈만 같다.원경릉은 문이를 잡고 여러 얘기를 나누며 현대 상황을 묻는데, 이런 소식이 원경릉에게는 너무도 귀중한 것으로 자신과 관련이 있던 없던 중요하지 않았다.문이가 자신의 사정부터 얘기하자 두 사람은 결국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해 졌다.문이를 보내고 원경릉은 오랫동안 잠을 이루지 못하고 약상자를 꺼내 하나하나 약을 보며 이것들이 그녀와 현대를 잇는 끈이라고 생각하니 간절한 노스텔지어에 한줄기 위로가 되었다.다음날 탕양은 집을 몇 채 찾아서 원경릉에게 틈이 나면 보도록 했다.원경릉은 마음을 추슬렀다. 집이 아무리 그리워도 어쨌든 살아가야 하니까.전에 우문호에게 의대를 열 곳을 찾아 달라고 했는데 우문호는 자연스럽게 이 일을 탕양에게 맡겼다.탕양은 일 처리 수완이 좋아서 원경릉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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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006화

원경릉은 정산을 마친 후 먼저 집을 두 채를 빌렸다. 그와 동시에 초왕부의 봉토(封土)를 떼어 학교 건축을 진행했다.빌린 두 채의 집 모두 초왕부에서 멀지 않아 오고 가기 편리했다. 탕양은 남은 정산을 마쳤고, 원경릉은 가장 어려운 학교에서 의술을 가르칠 어의를 찾아야 했다.이 시대에 교육을 하려면 중의학을 전공을 한 사람이 필요하다. 우문호가 전에 말했듯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칠만한 어의들은 이미 스스로 의료관을 차린 경우가 많다. 그들을 학교로 데리고 오려거든 그들이 의료관을 차려서 버는 돈보다 훨씬 많은 돈을 지불해야 한다. 사실 금전적인 것보다 더 어려운 것은 그들을 설득시키는 것이다. 그들에게 혜민의서에서 일할 어의를 배양하기 위해 학교를 짓는다고 하면 그들은 틀림없이 반대할 것이다. 원경릉은 머리가 지끈거렸다. 학교를 짓기 위해서는 의술이 뛰어난 어의가 필요했지만, 지금까지 구한 어의라고는 조어의 뿐이었다. 원경릉은 총체적 난국에 빠져 우문호와 의논하고 싶었지만 최근 들어 우문호가 너무 바빠져서 의논할 시간이 없었다. 진대장군(陳大將軍)이 우문호를 찾아와 두 나라가 동맹을 맺어야 한다고 설득했다. 하지만 보수파의 대신들은 이를 탐탁지 않게 여겨 동맹을 반대했다. 만약 두 나라가 동맹을 맺으면 선비(鲜卑)와 북막(北漠)에게 미움을 사지 않겠는가? 우문호도 이 일을 어떻게 처리해야 좋을지 고민했다. 축전에는 여섯 개의 주변국에게 북당의 태자가 확립됐다는 것을 선포했다. 명원제는 일찍부터 축전을 위해 준비를 철저하게 했고, 그에 보답하든 축전은 평탄하게 진행됐다. 축전 후에는 태자 우문호가 대주(大周)와의 무역을 하기 위해 육로와 수로를 개방했고, 화물을 거래하는 화폐는 백은과 황금으로 정했다.신하들은 모두 우문호의 정치에 만족했고, 명원제도 북당의 백성들을 위해 애쓰는 우문호가 대견했다. 무역을 통해 북당의 경제는 큰 성장세를 보였으며, 대주와 지속적인 거래로 상업을 크게 번영시킬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이 있었다. 또 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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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007화

“북막과 선비를 얕봐서는 안됩니다. 그들은 늑대처럼 기회를 노리고 있는 겁니다. 그들은 언제든 북당을 노릴 수 있습니다. 만약 대주와 동맹을 맺는다면 양국이 무기를 공유해 국방력을 키울 수 있을 것이며, 무기로 경제 발전을 할 수도 있습니다. 이는 장기적으로 보면 북당에게 큰 이익을 가져다줄 겁니다. 태자께서는 선구안이 있으시니 백성들과 북당을 생각해서 결정을 내려주십시오.” 주수보는 말을 하다가 적위명을 바라보았다.“대장군, 만약 북당이 대주의 동맹을 거절한 것에 대주가 노하여 북막과 선비와 동맹을 하면 어떡합니까? 그럼 그 세 나라가 북당을 가만둘 것 같습니까? 설마 대장군은 전처럼 성을 하나 내어주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는 겁니까?”주수보의 가시 돋친 말에 적위명의 얼굴이 붉어졌다. 태상황이 북당을 다스릴 때, 3만 명의 장병들이 북막의 군사들에게 포위당한 적이 있다. 당시 적위명이 북막과 평화담판의 명목으로 북막에게 북당의 낙성(洛城)을 내어주고 장병들을 데리고 왔다.이는 줄곧 적위명의 수치스러운 꼬리표로 남았고, 태상황은 낙성을 되찾지 못한다면 죽어도 눈을 감을 수 없다고 말한 적이 있을 만큼 이 일을 수치스럽게 생각했다. 낙성을 빼앗긴 후, 백성들을 포함한 조정의 신하들이 쉽게 타협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당시 적위명은 조정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물이었으며, 적위명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그의 현명한 대처로 인명피해가 나지 않았다며 조정에 압력을 가했고, 조정에서도 어쩔 수없이 적위명의 공을 인정하게 됐다. 그러나 적위명은 줄곧 낙성을 빼앗긴 일을 치욕스럽게 여겼으며, 주수보가 자신의 치부를 드러내자 표정관리를 하지 못할 만큼 화가 났다. “재상, 지금 본 장군을 저격하시는 겁니까? 당시 장병 3만 명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본 장군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한 겁니다. 재상께서 본 장군이 장병들을 가엽게 생각하는 마음을 몰라주시니 참 답답합니다.”“낙성을 빼앗기지 않고도 장병들의 목숨을 지킬 다른 방법도 있었을 텐데요. 국방이 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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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008화

퇴조 후, 우문호는 찝찝한 마음으로 어서방에 있는 명원제를 찾아갔다.명원제는 매일 퇴조 후 아침식사를 시작한다. 그가 좁쌀죽과 만두을 보고 젓가락을 들고 있는데 우문호가 다급히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보고, 만두를 내려놓고 죽을 한 모금 마시며 우문호에게 말했다.“너 이 자식, 설마 대주의 진대장군(陳大將軍)과의 친분 때문에 대주와 동맹을 맺어야 한다고 것이냐?”우문호도 아침식사 전이라 배가 고팠다. 그는 명원제가 식사를 다 한 줄 알고 남은 만두를 집었다. “소자, 그게 아니라……”“내려놓아라!”우문호는 깜짝 놀라 입을 떡 벌리고 만두를 다시 내려놓았다.명원제는 만두를 후후 불더니 한입에 삼켰다. 우문호는 그에게 변명이라도 하듯 “소자도 배가 고픕니다. 오늘 아침에 유모 상궁이 찰떡이가 열이 난다고 해서 소자가 찰떡이를 간호하느라 아침식사를 하지 못했습니다.”라고 말했다.“찰떡이가 열이 난다고? 왜 열이 나는데?” 명원제는 손자가 아프다는 말에 깜짝 놀랐다.“모르겠습니다.” 우문호는 유모 상궁의 말을 듣고, 조어의를 불렀다. 조어의가 소월각으로 오기 전에 우문호가 찰떡이를 보러 가서 머리를 짚으니 열이 조금 있었다.명원제가 그 말을 듣고 화가 나서 만두를 하나 집어 우문호에게 던지자 반사 신경이 좋은 우문호가 벌떡 일어나 만두를 받아먹었다. ‘과연, 찰떡이가 아비의 아침식사를 챙겨주는구나……’ 명원제는 그 모습을 보고 기함을 토했다.“먹어라, 먹어! 아들이 아프다는데 배가 고프다니 쯧쯧…… 그나저나 찰떡이가 왜 열이 나는 건지 모른다는 게 말이 되냐? 감기에 걸린 거 아냐? 아니면 유모 상궁이 상한 걸 먹였다거나, 상궁에게 물어봤어? 찰떡이가 아프면 애 옆에 있어야지. 아침 조회는 뭐 하러 참석해!”“중요한 일을 앞두고 소자가 참석하지 않으면 되겠습니까? 찰떡이는 괜찮습니다. 조어의와 태자비가 잘 보고 있을 테니까요.” 우문호는 차가운 만두피가 입천장에 달라붙어 불편함을 느꼈다. “부황, 혹시 물이 있으십니까?”“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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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009화

명원제가 동의한 이상 조정의 신하들이 무슨 상관있겠는가? 우문호는 부황이 무엇 때문에 신하들을 설득해 동의를 얻으라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명원제는 갸우뚱하는 우문호의 표정을 보고 의미심장하게 “가보거라.”라고 말했다.우문호는 밖으로 나오면서 잠시 부황의 심리를 파악해보았다. ‘설마 부황께서는 자신의 입장을 확실피 표명하지 않고 신하들의 의견이 모이기를 기다리는 것인가?’그도 그럴 것이 최고 책임자가 입장을 내놓으면 많은 사람들의 편파적인 행동을 할 것이다. 하지만 그가 입장을 정확히 내놓지 않는다면 자연스럽게 편이 나뉠 것이고 그러면서 적위명을 지지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갈릴 것이다. *명원제는 우문호가 떠난 후 생각에 잠겼다.‘동맹을 맺는다면 득도 있겠지만 실도 있을 것인데……’명원제는 만두를 먹으면서 마음속으로 찰떡이를 걱정했다. *세 아이들이 모두 기침을 하고 있으며, 몸이 약한 찰떡이는 열을 동반한 기침을 했다. 조어의는 기침을 멎게 하고 열을 내리는 약을 처방해 아이들에게 먹였다. 아마 계절이 바뀌면서 일교차 때문에 아이들이 감기에 걸리려고 하는 것 같았다. 유모 상궁은 이틀 내내 아이들이 지내는 공간에 온도와 습도를 체크했고, 아이들이 감기에 걸리지 않게 주의했다.아이들이 아프다는 소식에 명원제는 매우 불쾌해했으며, 태후도 그 소식을 듣고 노발대발했다. 사실 이틀 동안 아이들의 병세는 매우 호전되었다. 하지만 태후는 마음이 놓이지 않아 원판은 소아 전문 어의를 초왕부로 보냈고, 명원제도 마음이 놓이지 않아 사람을 보내 아이들을 잘 돌보게 했다. 원경릉은 자꾸 왕부로 오는 외부인 때문에 아이들의 면역력이 더 떨어질까 걱정됐다. 그녀는 아이들을 데리고 입궁해 태후와 황상에게 보여주지 않으면 계속해서 외부인이 초왕부로 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녀는 유모 상궁들에게 아이들을 안게 하고 서일에게 입궁할 수 있게 마차를 준비하라고 했다. 삼둥이들이 입궁했다는 소리에 태후의 입가에 미소가 지어진 것도 잠시. 태후는 삼둥이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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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010화

원경릉은 태후의 말을 듣고 걱정이 앞섰다. 찰떡이는 열이 나고 다른 아이들도 기침이 다 떨어진 게 아닌데 지내는 거처를 옮기는 것은 맞지 않다고 생각했다.“황조모, 아이들이 어려서 성가신 일이 많을 겁니다.” 원경릉이 웃으며 말했다.그러자 태후가 기분이 언짢은 듯 원경릉을 노려보았다.“늙은이가 고생하는 게 걱정인 거야, 아니면 늙은이가 애들을 푸대접이라도 할까 걱정인 거야?”원경릉은 놀라서 손사래를 치며 “무슨 말씀이십니까? 황조모께서 얼마나 아이들을 예뻐하는지 제가 어찌 모르겠습니까?” 라고 말했다.“에이? 본후가 예뻐만 하겠어? 세 명의 계집도 아니고, 세 명의 사내인데! 본후에게는 삼둥이들이 금덩이보다 소중하다고! 이 귀여운 녀석들을 어찌하면 좋을꼬, 눈에 넣어도 안 아플 녀석들! 아무튼, 넌 걱정 말고 애들을 궁에 맡기고 가거라.”태후가 찰떡이의 코를 톡 치며 웃었다.원경릉은 태후의 단호한 태도에 당황스러움을 감출 수 없었다. 생후 한 달도 안 된 핏덩이를 어떻게 두고 갈 수 있겠는가? 설령 떼어놓고 간다고 하더라도 원경릉이 아이들을 보지 않고 살 수 있겠는가?순간 원경릉의 머리에 의학원 생각이 스쳤다. ‘그래, 이왕 이렇게 된 거. 아이들이 없는 동안 의학원을 꾸리는 데 집중하자. 유모 상궁도 입궁시켜 아이들을 돌보게 하면 되고, 태후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궁 안에는 초왕부보다 사람이 훨씬 많으니까 애들도 별일 없을 거야.’희상궁은 삼둥이들 없이 혼자 왕부로 돌아온 원경릉을 보고 기함을 토했지만, 그녀 또한 태후의 성질을 알고 있기에 태자비가 오죽했으면 아이들을 그곳에 두고 왔을까 하며 수긍했다. 만약 태자비가 태후의 말을 듣지 않고 아이들을 데리고 왕부로 돌아갔다면 태후는 직접 짐을 싸 들고 와 초왕부에 눌러붙었을 것이다.*우문호는 주수보의 강력한 지지를 받아 조정의 신하들의 지지를 얻었다. 판세가 기울자 처음에 적위명의 편을 들던 신하들도 점점 우문호와 주수보의 의견으로 마음이 기울었다. 적위명의 편에 선 신하들은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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