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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 왕비의 모든 챕터: 챕터 991 - 챕터 1000

3215 챕터

제 991화

불길하고 아픈 꿈“그건 분명 악몽이야, 생각하지 마.” 우문호가 얼른 말했다.원경릉이 ‘응’하더니 이불을 젖히고 침대에서 내려와서, “가서 우리 떡들 좀 보고 올 게.”“나도 같이 가.” 우문호도 얼른 내려와서 한 손으로 원경릉 팔을 잡고, “기다려.”원경릉이 이상하다는 듯 고개를 돌리고 우문호에게, “자기를 또 기다려야 해? 그냥 오면 되잖아, 바로 옆방인데.”우문호가: “그래도 같이 가, 너 아직 세수도 안 했잖아, 당신 몸에 술냄새때문에 우리 떡들 훈제 되겠어.”원경릉이 웃으며: “그렇기는 하네, 당신은 어젯밤 어떻게 참았어? 취했던 거야?”“반쯤, 괜찮아.” 우문호가 말했다.만아가 문을 두드리며, “전하, 태자비 마마, 시중들어 드릴까요?”“가서 물 좀 길어다 줘.” 우문호가 말했다.“예!” 만아가 물러났다.원경릉의 습관에 따르면 옷을 입을 때는 시중들 필요가 없어서, 우문호 이 쟁쟁하신 분도 혼자 옷을 입으시는데 오늘따라 헤롱헤롱 해서 입는데 오래 걸리고 심지어 속옷도 입지 않았다.원경릉이 웃으며 다가와, “그러고도 안 취했다고 할 거야, 어젯밤에 나보다 더 심하게 취했나 봐? 옷도 제대로 못 입고.”원경릉이 우문호의 속옷 끈을 매 주고 겉옷을 걸쳐 주는데 비단 옷감에 우문호의 쭉 뻗은 몸매가 드러나고 조각 같은 얼굴로, “왜 계속 날 봐? 내 얼굴에 뭐 묻었어?”원경릉이 우문호의 눈빛이 또렷한 것을 보고 무의식적으로 자기 얼굴을 더듬어 봤다.우문호가 고개를 가로 젓더니 원경릉을 안으며 작은 소리로: “자기야, 약속해, 무슨 일이 있어도 누가 널 불러도, 아니 네가 어디 있어도 반드시 무슨 수를 써서라도 내 곁으로 돌아오기로, 우리 아이들 곁으로 돌아오기로 말이야.”“내가 어디를 가는데 어디?” 원경릉이 어이가 없는듯 웃었다.“어디를 가든.” 우문호가 강조하며, “반드시 무슨 수를 써서라도 내 곁으로 돌아와야 해. 난 당신 없으면 안돼.”원경릉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더니, “알았어, 술 좀 취했다고 어떻게 바로 들러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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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992화

정정 대장군을 만나러원경릉의 머릿속에 꿈속의 광경이 천천히 떠올랐고, 한마디 한마디가 전부 또렷해 지더니 꿈이 아닌 것처럼 느껴졌다.오히려 지금이 꿈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어쩌면 숙취때문에 몽롱해서 그런지 땅을 밟고 있는게 구름이나 안개를 밟고 있는 것처럼 붕 뜬 느낌이다.우문호를 대하는 원경릉의 미소는 전부 생기 없이 창백했다. 억지로 만들어내서 어색할 수밖에.문득 귓가에 엄마의 애끓는 부르짖음이 들리면 마음이 찢어지는 듯한 고통으로 허리를 숙이고 가슴을 감싸 쥐어야 겨우 멈췄다.그리고 그런 원경릉을 우문호는 쭈그리고 앉아 살포시 안고, 아무 말 없이 그저 침통한 눈빛으로 바라봤다.원경릉은 우문호가 다 알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 꿈 속에 다시 꿈이 있고 그녀가 엄마를 찾아 뛰어내렸지만 우문호가 원경릉을 안고 죽는 한이 있어도 그녀가 가도록 보내지 않았다.우문호는 두려워하고 있었다. 그의 눈에서 경악을 발견하고 원경릉은 아픔과 그리움을 마음속 깊이 묻어두기로 했다.우문호도 원경릉도 아무 말이 없다. 마치 그렇게 술이 취한 적이 없었다는 듯.하지만 원경릉은 이날 저녁 우문호에 기대 정자에서 별을 보며, 작은 소리로 말했다: “자기야, 자기가 전에 그랬지 내가 만약 당신 곁을 떠나가게 되면 자기를 찾아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그럴 게. 내가 어떤 상황에 처해도 난 만드시 자기와 아이들을 찾아 돌아 오고 말 거야. 절대로 당신과 아이들을 포기하지 않아.”우문호가 원경릉을 꼭 끌어 안고 목이 메어 그저 몇 번이고 ‘응’하고 말했다.원경릉의 마음은 여전히 묵직하게 아프지만 어떻게 이 마음을 가눠야 하는지 배웠다.아이들의 한달 축하를 마친 다음은 북당의 태자 책봉 의식이다.명원제는 전에 국서를 보내 각국의 사신들을 초대했고, 지금 사신들이 줄지어 도착하고 있다.우문호도 기쁜 것이 파견 갔던 사람들이 돌아와 보고하길 정정대장군이 내일 경성에 도착한다는 것이다.우문호는 들뜬 나머지 밤새 잠을 이루지 못하는데 원경릉을 안고 계속 자신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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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993화

정정대장군을 기다리며원경릉이 사기이 말에 웃으며, “사람이 어떻게 초능력이 있어? 너무 과장한 거 아냐?”“초능력까지는 아니어도 분명 체격이 건장하고 무공이 느껴질 거예요. 생각해보세요, 여 장군이라니 까요.” 사식이가 받아 치며 말했다.원경릉이 ‘풉’하고 웃으며, “사식아, 너희 원씨 집안도 여장부 집안이라고 하던데 원씨 집안 사람도 다들 체격이 건장하고 무공이 느껴지는가 보지?”자기 집안 얘기를 하니 사식이도 자랑스럽지만: “우리 원씨 집안은 당연히 대단하죠. 하지만 진근영 군주만큼은 아니예요. 진근영 군주는 직접 병사를 데리고 내란을 평정했을 뿐 아니라, 여러차례 선비족과 싸우는 지휘관이 여장군인 거니까요. 그리고 단번의 전투로 이름을 날리다니 남자들도 못하지 않을까요?”단번의 전쟁으로 명성을 얻는 것은 확실히 대단하다. 원경릉도 능력 있는 사람을 존경하기 때문에 진대장군 부인에게 상당히 기대하는 것도 사실이다.성문 입구에 도착하자 예부의 영접 인력들이 이미 대기하고 있었다. 요 며칠 타국의 사신들이 줄지어 도착하므로 영접을 담당하는 예부는 일찍부터 나와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파견했던 사람의 보고에 따르면 오늘 도착하는 사람은 대주의 사신이라고 한다.우문호가 오자마자 예부 시랑에게: “오늘 사신단은 내가 맞으면 되니 다들 돌아가시게.”시랑 대인이 웃으며: ‘태자 전하, 같이 맞으시지요. 소신은 사절을 접대하러 보내야 하거든요.”우문호가 고개를 돌려 원경릉을 보고 말하려다 말고 우물쭈물했다.원경릉이 보고: “무슨 얘기를 하고 싶은데요?”우문호가 원경릉을 끌고 한쪽으로 가더니 작은 목소리로: “만약 내가 정정을 초왕부에 초대해도 당신 괜찮겠어? 싫지 않을까?”원경릉이, “싫지 않아요. 초왕부에 머물 곳도 있잖아요. 만약 초왕부로 초대하고 싶으면 초대하면 되죠.”가까이 있으면 더 좋지, 적어도 좀더 볼 수 있고.우문호가 뛸 듯 기뻐하며, 좋아서: “원 선생, 진짜 최고야.”원경릉은 우문호가 이렇게 좋아하는 것을 보고 자기도 모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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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994화

정신차려 정후원경릉이 의아해하며 고개를 돌려 사식이에게, “왜 그렇게 생각해?”사식이가: “그냥 느낌이요, 지금 정화군주의 유일한 짐이라면 위왕 전하일텐데, 정말 다 벗어 던지려면 위왕 전하를 찾아가서 얘기부터 해야 하지 않을까요?”“얘기할 게 뭐가 있다고?” 원경릉은 위왕이 그녀를 죽이려 했던 것을 생각하고 위왕이 정화군주의 인생에 더이상 얽히지 말기를 바랬다.“모르죠.” 사식이는 남녀 간의 사랑을 모르고 그저 생각하길, 여자 혼자 갈 데가 어디 있어?원경릉이 한걸음 앞으로 나가자 사식이가 얼른: “원 언니, 앞으로 가시면 안돼요, 위험해요.”원경릉이 사식이를 돌아보며, “괜찮아, 바람 좋아, 바람 좀 맞고 싶어.”“희상궁이 있으면 분경 또 그랬을 거예요, 이제 막 산후조리하고 나왔는데 바람 맞으시면 안된다고.” 사식이가 말했다.“괜찮아, 날씨가 따듯해.” 원경릉이 말했다.사식이가 웃으며, “따듯한 것까지는 아니죠, 어제 탕대인이 옥중에 이불 넣어드렸다고요, 정후께서 감옥이 춥다고.”황제는 계속 조사중이다. 정후가 최선을 다해 변명을 했지만 어디 황제를 속여 넘길 리가 있나? 황제는 일단 정후를 경조부 관아에 있는 감옥에 투옥 시켰다. 하지만 황제가 깊이 파고들 리가 없다는 게 우문호 생각이다. 혜선생(惠先生)이 혀를 깨물고 죽은 것은 자신의 의사였다는 조사결과 때문이다. 그리고 혜선생이 날조하길 우문호에게 개인적인 복수를 하고 싶어서 안왕의 말투를 흉내내 정후와 연락을 취하고. 관직을 미끼로 찰떡이를 안고 나오라고 했다는 것이다.황제가 정후를 압송해 투옥한 이유는 아마 그게 본인에게 교훈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천자의 어심을 감히 누가 가벼이 속여넘길 수 있을까? 철저히 조사하라는 성지를 내리지 않았지만 안왕이 이미 남영(南營)까지 조사했으나, 정후의 꺼림칙한 일이 황제의 귀에 들어가서 좋을 게 뭐가 있을까? 정후는 태자비의 친정이고, 태자비가 되자마자 친정에서 문제가 터지면 보기 좋지 않다. 이것도 다 원경릉의 체면을 봐서 넘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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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995화

정정 대장군의 첫인상엄마 같은 사람이 곁에 있으면 친 엄마를 그리워할 필요가 없다.하지만 이건 다르지.“온 거 아닌가요?” 사식이가 갑자기 말했다.두 사람은 얼른 고개를 들어 멀리 내다보니 과연 도로에 말과 마차를 이끈 무리가 서서히 오는게 보인다. 앞에서 말을 달리는 것은 척 보니 팔기군(八騎軍)이고, 뒤에 마차 2대를 끌고 오는데 대주(大周)의 기치를 내걸고 있다. “진짜 왔어!” 우문호가 기뻐하며 말했다.우문호는 원경릉을 내버려두고 혼자 ‘두다다다’ 달려가서 아래에 있는 예부 사람들에게 “왔네, 왔어. 붉은 양탄자 준비하고 귀빈을 맞을 예포를 준비하라.”원경릉은 우문호가 아이처럼 폴짝폴짝 신난 걸 보고, “저 사람이 정정 대장군이야? 태자는 어째서 갈수록 ‘바부탱’ 같아 질까?”“바부탱이 뭔데요?” 사식이가 물었다. 원경릉이 재밌다는 듯이 “바부탱은 말이야, 귀엽기도 하고 바보짓도 하는 사람이란 뜻이야.”사식이 생각에 바부탱은 구체적인 느낌이라 원경릉과 같이 내려가면서 “정사를 보실 땐 ‘바부탱’이신 걸 본 적이 없으니 우리 태자 전하는 역시 총명하세요.”원경릉이 성문으로 내려가자, 사식이가 총명하다고 했던 그 태자 전하께서 말을 달려 맞으러 가셨다. 말발굽이 ‘다다다’ 울리고 하늘이 온통 모래바람으로 가득해서 우문호와 말이 거의 모래 바람에 가려 보이지도 않는다.거의 도착할 무렵 우문호는 이젠 아예 말에서 뛰어 내려 곧바로 달려갔다.원경릉이 얼굴을 가리며, 맙소사, 자기는 좀 자중하면 안돼?하지만 손가락 사이 벌어진 틈사이로 똑같은 모습으로 진중하지 못하게 말에서 뛰어내려서 우문호에게 달려가는 사람이 보였다.원경릉은 순식간에 둘이 끌어 안는 줄 알았다.다행히 끌어안지는 않고 그저 서로 어깨를 부여잡고 이글이글 쳐다봤을 뿐이다.사식이도 감동해서, “태자 전하와 정정 대장군이 정말 이렇게 사이가 좋으셨군요?”원경릉이 한숨을 쉬며, “보아하니 적어도 나랑 보다는 좋은 거 같네.”사식이가 원경릉을 의식하며 솔직하게: “확실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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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996화

진근영과 일행의 첫 인상마차에 탄 여인도 내렸는데 아름답고 영웅의 기세가 얼굴에서 풍겨 나왔다. 헐렁한 비단 옷을 입고 있는 게 배가 불러 있는 듯 했고 자기가 스스로 마차에서 뛰어 내리더니 여전히 멍하니 대장군을 바라봤다.마차에서 한 명 더 내렸는데 대략 스무 살 남짓 된 여자로 포니 테일 머리에 입고 있는 옷도 비교적 헐렁하고 허름한 것이 약간 피곤한 기색이다.원경릉의 눈은 두번째로 내린 여자에게 쏠렸는데 특히 그녀의 머리스타일이나 옷, 그리고 마차에서 내리는 걸 자세히 보니 긴 치마 밑에 드러난 그녀의 구두는 무려 토오픈 슈즈다.원경릉은 그녀의 전체적인 차림을 보니 야릇한 기분이 들어서 자기도 모르게 몇 번이고 보게 되었다.이 사람은 예쁘게 생긴 건 아니지만 깔끔하고 시원스런 느낌으로, 이런 느낌은 진정정 부인 진근영에게서도 느껴졌지만 약간 다르다.일종의 말할 수 없는 친숙한 느낌이다.“진근영이 태자비를 뵙습니다!”원경릉이 넋을 놓고 있는 사이 진근영이 나와서 예를 취하자 원경릉도 얼른 답례하며 진근영의 손을 잡고, “군주 예는 됐어요, 오시느라 고생이 많으셨죠?”진근영도 원경릉을 훑어보고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는, “아뇨, 태자비를 만나 뵈니 기뻐요.”“군주를 뵙게 돼서 저도 기뻐요.”두 여인은 서로 바라보며 웃었다.일행은 우문호가 앞장을 서서 위풍 당당하게 입성하여 바로 초왕부로 갔다.예부에서 원래 객잔을 마련해 사람들이 도착하자 마자 우선 객잔에서 쉬게 하려고 했으나 태자가 조급하게 초왕부로 이끌고 가니 예부에서도 대처하기 난감해서 우문호를 쫓아가 물어보는 수밖에 없었다.우문호가 크게 손을 흔들며: “우선 초왕부로 모셔갈 테니 자네는 입궁해서 그렇게 보고하도록.”예부 시랑은 그저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어: “예!”우문호는 오늘 나오면서 탕양에게 대장군이 여독을 풀도록 연회를 준비하라고 시켜 놨다.그래서 초왕부에 도달하자 음식이 이미 준비되어 있었다.아직 점심때라 일단 술은 마시지 않기로 했는데 이는 우문호가 상당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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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997화

질투에 불타는 제왕“사람은 계속 그 사람인데……” 우문호가 이리저리 생각하더니, “하지만, 그 사람이 아니기도 해.”진정정이 웃으며, “우문 형(宇文兄), 그게 도대체 무슨 소리야?”우문호가 웃으며 손을 내젓더니, “나중에 다시 이 일에 대해 설명할 게. 이리 와, 우리 아들 보러 가자.”진정정이 흥미롭다는 듯 기뻐하며: “그래.”그리고 이때 원경릉도 진근영을 데리고 아이를 보러 가서 네 사람이 같이 똑같은 세 녀석을 보더니 대주의 진정정 부부는 경탄을 금치 못했다.세 아가도 대주의 손님을 보고도 표정이 별로 달라지지 않는 것이 이렇게 사람들이 들여다보는 것에 익숙해져서 신경이 쓰이지 않는 모양이다.저녁 연회 때 제왕 부부가 왔다.원용의가 오고 싶다고 해서 제왕은 하는 수없이 따라온 거지만 말이다.원용의는 진근영을 존경해서 자연스럽게 와서 봤다.서로 안면을 트고 원용의가 계속 정정 대장군을 바라보며 개인적으로 제왕에게 “대장군이 이렇게 젊고 잘생기셨을 줄 몰랐어요, 우리 북당에도 대장군에 견줄 만한 남자가 드물 거 같은데요? 잘 사귀어 두셔야 할 거예요.”제왕이 삐쳐서 입을 실룩거리며, “누가 젊지 않다는 말 같네, 잘 생긴 것도 남자한테는 절대 칭찬이 아니거든. 난 오히려 저 사람 여자 같기만 하네.”원용의가 의아하다는 듯 제왕에게, “여자 같다고요? 뭘 어떻게 보면 그렇게 보여요? 심지어 당신보다 키도 크고, 당신보다 건장한데. 숨소리 좀 들어보세요, 침착하고 내향적인 것이 딱 봐도 내공의 고수인 데다 이 뿐만이 아니에요, 저 무쇠 같은 팔뚝 봐요, 무공이 얼마나 높은 지 알 수 있잖아요.”제왕이 비웃으며, “무공이 높으면 팔이 잘리지 않았겠지, 무공이 안되니까 잘린 거 아냐.”원용의는 그 말이 듣기 싫어서, “그건 저 사람이 그만큼 많은 전쟁을 겪어왔다는 거예요, 듣자 하니 아주 어릴 때부터 전장에 나가기 시작해서 수십 차례 전투에서 이겼다고 하더라고요. 진짜 대단해요.”“다섯째 형도 아주 어릴 때부터 전장을 누볐잖아? 왜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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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998화

대장군 환영 술자리그리고 제왕이 도발하며 지켜보는 가운데 진정정이 힘도 들이지 않고 대충 한 사발을 마셨다.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은 게 물 한 사발 들이킨 것 같다.제왕이 입술을 깨물며 진정정이 겉으로만 그렇게 꾸미는 거라고 생각하고 다시 한 사발을 따라, “존경의 의미는 자고로 세 잔 아니겠습니까, 또 마십니다!”말을 마치고 고개를 들더니 또 꿀떡꿀떡 한 사발을 마셨다.진정정은 제왕을 칭찬하며, “제왕 전하 주량이 좋으십니다!”제왕은 약간 비틀거린 게 너무 급하게 마셔서 벌써 하늘이 뱅뱅 돌았지만 사발에 술을 가리키며, “대장군 차례입니다, 제 체면을 봐서 드시지요.” “제왕께서 정성을 다해 주시는데 어찌 감히 거절하겠습니까?” 진정정이 또 술 한사발을 마셨지만 여전히 얼굴색도 안 변하고 심지어 실실 웃고 있다.제왕은 이번엔 자신이 경솔했음을 깨달았다. 자만심에 차서 상대방의 주량이 이렇게 센 줄 상상도 못했다.하지만 방금 세 잔을 약속했으니 아직 한 사발 남았다. 그러나 그 한 사발을 마시면 취할 게 틀림없다. 사내대장부는 눈 앞에 손해를 절대 보지 않는 법이라고, 제왕은 눈을 굴리더니 우문호에게 “다섯째 형, 와서 대장군에게 건배 안하고 뭐해.”제아무리 진정정도 건배를 돌다 보면 취하지 않을 리 없다.우문호가 어찌 제왕의 꿍꿍이를 모를 수가 있을까? 곧 아무렇지도 않게 “술은 천천히 마셔야 제 맛이지. 넌 술고래라 밑 빠진 독에 술 붓기도 아니고. 우선 요리부터 먹고 있다가 다시 마시자.”“그건 안 돼지, 세 잔이라고 약속했으니 한 잔이라도 빼 먹으면 쓰나.” 제왕이 고집을 부렸다.진정정이 이 말을 듣고 스스로 술을 따르니 맑은 액체가 잔에 가득한 게 반 근은 족히 넘을 양이다. 웃으며 사발을 들더니, “제왕 전하의 보살핌을 받았으니 소장이 왕야께 한 잔 올립니다!”진정정은 말을 마치고 단숨에 비우고 술잔을 아래로 털더니 웃으며 제왕을 바라봤다.제왕은 순간 경악해서 어쩔 줄 몰라 하더니: “그…..그 너무 급하게 드시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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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999화

주연의 하이라이트말하는 사람이 더 흥분해 있고, 듣는 사람은 귀에 못이 박힐 지경이다.진근영이 아예 “두 분이 싸우기 전엔 몰랐다가 맞서 싸운 뒤 서로를 알아보게 되셨으니, 그때 기분을 되살려 한바탕 싸워 보시는 게 어떠 신지요.”우문호와 진정정이 듣더니 안성맞춤 제의라는 생각에 얼른 마당을 치우고 장검 두 개를 가져오라고 해서 옛날의 꿈을 되살리고자 했다.마당에는 풍등이 여럿 걸려 있어 몽롱하고도 부드러운 분위기를 연출했다.우문호는 흰색 옷을 입었고 진정정은 푸른 색 옷을 입었는데 두 사람이 날아올라 장검이 허공에서 아름다운 소리를 내고 검무가 꽃처럼 피어나는 가운데 살기는 한 가닥도 없이 오직 말할 수 없는 진심만이 오고 갔다.원경릉이 나지막하게, “그만 좀 하라고!”마침 진근영이 쳐다보자 원경릉은 뻘쭘한데 진근영은 오히려 회심의 일소를 날리며, “진짜 그만 좀 하라고.” 사식이와 원용의는 평생에 한 번 볼까 말까 한 엄청난 비무를 볼 수 있을 거라 기대했는데 어라, 줄곧 두 사람의 검무를 봐도 누가 더 우아하게 춤을 추나 같은 느낌이라 전혀 흥이 나질 않았다.결국 진근영이 참다 못해 탁자를 치고 일어나 사식이의 허리에 찬 칼을 들고 날아오르며, 두 사람을 떼어놓고 낭랑하게 “제가 어떻게 싸우는지 두 분께 알려드리죠.”진근영의 장검이 우문호를 향하자 진정정이 얼른 칼을 뻗어 막아 서고 진근영이 뒤를 돌아 진정정을 찌르려고 하자 우문호가 얼른 앞으로 나와 진정정을 돕는데 이렇게 주고 받는 게 오히려 두 사람과 진근영이 대결하는 것처럼 보였다.진근영이 화가 치밀어서 한풀이라도 하듯이 아이를 벤 것도 잊고 입신의 경지로 검을 휘두르는데 두 사람은 그저 피하기만 할 뿐이라 진근영은 우위를 점했다.이렇게 몇 초식을 하다 보니 흥이 올라서 두 사람이 실력 발휘를 시작해 맹렬한 검법과 내공이 넘쳐흘렀다. 검법이 스쳐지나는 곳마다 낙엽이 미친듯이 춤을 추고 검에 차가운 빛이 섬광처럼 번뜩이며 순간 오르락 내리락 했다.진근영이 칼을 거두고 내려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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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000회

썸 타는 두 사람제왕은 두 사발을 마신 후 사실 밤새 골아 떨어졌다.원용의는 제왕을 마차에 태우고 “마차에 타세요, 제가 말 탈 게요.” 둘이 외출할 때는 대체로 이렇다. 원용의는 말 타는 걸 좋아하지 막힌 마차안에 갇혀 있는 건 질색이다.원용의가 가리개를 젖히고 나가려 하자 제왕이 갑자기 그녀의 손목을 잡아 끌고, “기다려.”원용의가 고개를 돌려, “왜요?”원용의는 빛을 등지고 있어 얼굴이 잘 보이지 않고 그저 어슴푸레 눈빛만 반짝였다. 제왕은 용기를 끌어 모았지만 순식간에 푸시시 꺼지며, “아, 아니 그냥 좀 어지러워서.”원용의가 어이없다는 듯 웃으며, “누가 그렇게 마시라고 했어요? 세 사발 권한다고 큰 소리 치더니, 만약 제가 대신 한 사발 안 마셨으면 당신은 오늘밤 업혀갔어요.”“넌 왜 내 대신 마셨어?” 제왕이 원용의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물었다.원용의가 손을 펼치며, “어쨌든 당신이 취해서 쓰러지는 걸 볼 수 없으니까요, 당신은 진대장군의 적수가 아닌 게 분명하거든요.”제왕이 욱해서, “넌 왜 항상 날 무시해?”원용의가 놀라며, “그랬다고요? 제가 언제 무시했는데요?”“그럼 아니야?” 제왕이 반문했다.원용의가 “당연이 아니죠, 제가 어떻게 당신을 무시해요?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할 수가 있죠?”제왕이 옆에 빈 자리를 툭툭 치며, “여기 앉아 봐, 오늘밤 너랑 얘기하고 싶으니까.”원용의는 술을 마셔서 바람을 쐬며 술기운을 좀 날리고 싶어서 “제왕부 가서 얘기해요, 저 답답해요.”말을 마치고 바로 말을 타려고 마차에서 뛰어 내렸다.제왕은 자기가 성심성의껏 오라고 했는데, 원용의가 조금도 체면을 살려주지 않은 점에 화가 나서 씩씩거리며 “얘기 하기 싫으면 하지 마, 누가 신경 쓴데.”마차가 움직이자 휘날리는 가리개 사이로 말을 달리는 원용의의 자태가 보이는데, 자세에서 영웅의 기백이 느껴지는 것이 제왕의 마음이 두근거렸다. 제왕은 화난 것도 잊고 몰래 가만히 원용의의 뒷모습을 바라봤다.그러다 원용의가 부득부득 가려고 한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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