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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명의 왕비: Chapter 1011 - Chapter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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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011화

기왕비와 장군들이 있던 자리에는 수(隋)씨 성을 가진 장군도 있었는데, 그는 바로 다음날 적위명 장군을 만날 예정이었기에 기왕비의 말을 듣고 조용히 그녀에게 말을 했다.“태자가 대주와 동맹을 맺자고 한 것은 겁쟁이의 소행일 뿐입니다. 대주와 동맹을 맺는다면 앞으로 북당은 대주를 섬겨야 할 것이고 먼 미래에는 대주 없이는 아무것도 못하게 될 것입니다. 왕비는 북당이 만사(萬事) 대주의 눈치를 보게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까?” “수 장군, 본비는 비록 여인이지만 태자가 대주에게 숙이고 들어간다는 것이 아니라는 것쯤은 알고 있습니다. 수 장군은 어딜 봐서 북당이 대주를 섬겨야 한다는 겁니까? 장군은 왜 태자께서 대주와 동맹을 맺는 것이 왜 주종 관계라고 여기십니까?”“왕비는 참 어리석네요. 겉으로만 동맹이지 군사적으로 제약을 하는 거라고요. 분명 제약이 있을 겁니다.”기왕비는 수 장군을 보고 훗 소리를 내며 웃었다.“그래요? 본비가 알기로는 군사적 제약이 서로 침략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알고 있는데, 설마 수 장군은 다른 나라를 침략할 생각을 하고 있습니까?”기왕비의 말에 수 장군이 놀란 표정으로 “그…… 그럴 생각은 없습니다.”라고 말했다.“그럴 생각이 없으시다면서 뭐가 그리 걱정되십니까?” 기왕비가 물었다.수 장군은 굳은 표정으로 기왕비를 보며 “그냥 앞으로 북당이 걱정되어 그럽니다.”라고 말했다.기왕비는 차갑게 웃으며 자리에 있던 사람들을 보았다.“조정의 일에 여인이 끼어드는 것이 좋지 않다고 하니, 참으려고 했건만…… 북당의 미래를 걱정하신다니 한 말씀드립니다. 언제부터 북당의 장군들이 이렇게 나약해졌습니까? 도대체 대주와의 동맹을 반대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혹시 북막과 선비가 북당이 대주와 동맹을 맺은 것에 화가 나서 북당을 칠까 봐 그러십니까? 옛말에 ‘백성은 옥을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 죄가 되다’라는 말이 있지요. 오래전부터 북당은 토양이 비옥하고 자원이 많아 북막과 선비가 일찍이 탐내는 땅이었습니다. 사실 그 두 나라가 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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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012화

기왕비는 말을 마치고 의자에 앉았다.그녀는 오랫동안 병을 앓은 탓에 몸이 야위어 앉은 의자의 공간이 절반이나 남았다. 그런 작고 야윈 여자가 차갑게 굳은 표정으로 십여 명의 관원들을 노려보자 다들 하나같이 그녀의 시선을 피해 요리조리 눈을 굴렸다. 특히 수 장군은 아까와는 상반되는 태도로 조용히 입만 삐죽거렸고, 나머지 사람들은 입을 다물고 고개를 숙였다. 기왕비는 한참 뒤 헛기침을 하며 말을 시작했다.“태자(太子)의 자리는 하늘의 명을 받은 자리입니다. 여러분들은 그런 태자를 잘 따르기만 하면 후일 부귀영화를 누리게 될 겁니다. 그러니 다들 잘 생각해 보세요. 오늘은 이만 파하죠. 다들 조심히 가십시오.”기왕비는 말을 마치고 뒷짐을 지고 밖으로 향했다. 그녀의 가냘픈 뒷모습은 마치 종이처럼 나풀거렸고 금방이라도 바람을 타고 하늘로 승천이라도 할 것 같았다.*우문호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날이 갈수록 많아졌지만 한 사람만이 우문호의 의견에 강력하게 반대하며 당전에서는 대놓고 질책까지 하였다. 그날 분위기가 얼마나 험악했는지 명원제의 얼굴까지 어두워졌다.그 사람은 바로 적위명의 장인인 주국공(朱國公)이었다.주국공은 소요공과 일찍부터 호형호제하는 사이였으나 후에 무슨 사건이 있었는지 원한관계가 되어 몇 년간 소요공이 지지하면 반대하고 소요공이 반대하면 지지하는 청개구리 같은 행동을 했다.주국공은 나이가 많지만 아직도 조정에서 영향력이 매우 크다. 만약 그가 우문호가 제기한 동맹 제의를 지지한다면 연맹은 바로 추진되었을 것이다. 이를 알고 있는 우문호가 진정정을 데리고 세차례나 주국공을 만나기위해 찾아갔으나 그때마다 주국공은 몸이 좋지 않다면 나타나지 않았다.우문호는 주국공이 소요공에게 느끼는 사사로운 원한으로 조정의 일을 망치려 들자 화가 났다.소요공도 이를 보고 화가 나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는 당장 주국공부로 가서 그에게 시시비비를 따지려고 했으나 뜻밖에도 문전 박대를 당했고, 주국공의 명령으로 하인들은 대문에 소금을 뿌리기도 했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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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013화

우문호가 씩씩거리며 왕부로 돌아오자 원경릉은 그를 위로해 주었다. “부황께서 일부러 나를 괴롭히려고 그러시는 거야. 만장일치로 통과되는 안건이 어디 있겠어? 주국공이 동의하지 않는 게 뭐가 그리 중요하다고!” 우문호가 말했다.원경릉은 웃으며 “부황께서는 적위명을 견제하기 위해 주국공을 네 편으로 만들라는 뜻이 아닐까? 어쨌든 적위명이 무서워하는 사람이 주국공인건 확실하잖아. 지금은 힘들어도 주국공을 네 편으로 만들면 앞으로가 쉬워질 거야.” 라고 말했다.우문호는 놀란 눈으로 원경릉을 보았다. “네 말은 부황께서 적위명을 꿰뚫어 봤다는 얘기야?”“부황께서는 너보다 조정에 오래 계셨고, 사람들도 많이 접하셨어. 부황께서 아무 의미 없이 너를 힘들게 하겠니? 부황께서는 네가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아시고, 예측하고 계실 거야. 그러니 넌 부황의 뜻을 따라서 주국공을 설득하는 데 힘을 써 봐.”우문호는 고개를 끄덕이며 “걱정 마, 내일부터 진정정과 함께 그를 설득해 볼 테니까.” 라고 말했다. 원경릉은 그의 손을 잡으며 “아 그리고! 기왕비가 이번에 큰 도움을 주셨으니, 내가 기왕비에게 고마움을 표시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라고 말했다.“아냐, 마음으로만 고마움을 가지고 있으면 돼. 우리가 뭘 해주면 기왕비 쪽에서는 부담스러워 할 수도 있어. 그리고 네가 태자비가 된 이상 기왕비의 일에 너무 많이 관여해서는 안 돼. 기왕비는 걱정 마, 수년간 그녀는 사람들을 다루는 데 익숙해졌을 테니까. 기왕비에게 갚아야 할 은혜는 나중에 기왕비와 군주에게 갚아주면 돼.” 우문호가 말했다.“그래, 그렇게 하자.”원경릉은 기왕비를 오래 보며 기왕비의 진면모를 확인했다. 그녀는 기왕비의 성격이 말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주며 일을 실속 있게 처리하는 사람이라고 여겼다.우문호는 그녀를 안으며 그녀의 목에 얼굴을 묻었다."됐어, 이 얘기는 그만하고 애들이나 보러 가자."원경이 고개를 들어 그를 빤히 쳐다보았다."애들이 입궁한지 3일이나 지났는데 몰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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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014화

우문호는 진정정을 대신해 말했다.“그가 왕부에 남아있는 동안 눈을 똑바로 뜨고 잘 지켜봐. 그렇게 의심이 된다면 그가 어떤 사람인지 보고 스스로 판단해야지.”우문호의 말투는 불쾌한 기색이 가득했다. 원경릉은 그를 보며 그가 얼마나 진정정을 아끼는지 알 수 있었다. 원경릉이 군주와 며칠 동안 지내다 보니 군주가 됨됨이가 좋은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됐고, 그녀 같은 사람이 교활한 남편을 얻었을 리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우문호, 내가 생각이 짧았어. 앞으로는 절대 그를 의심하지 않을게.” 원경릉이 우문호에게 사과했다.우문호는 손을 뻗어 그녀의 턱을 살며시 잡고 그녀의 얼굴을 보았다.“경릉아, 난 네 이런 모습이 참 좋아. 가끔은 바보 같고 쓸데없는 생각도 많이 해서 골치가 아프지만, 자신이 틀렸다는 것을 알면 바로 인정하고 사과를 하는 거 말이야. 나뿐만 아니라 하인들에게도 마찬가지잖아. 넌 마음이 여리고 착해.”“내가 언제 바보 같고 쓸데없는 생각을 했다고 그래? 그리고 칭찬을 하려면 칭찬만 해! 왜 애매하게 나를 깎아내리는 거야?” 원경릉이 웃으며 말했다.“상과 벌을 분명하게 줘야지. 잘한 건 칭찬을 해야 마땅하고 잘못한 건 꾸짖어야 다음에 안 그러지.”“너나 잘해! 너는 이 왕부에서 존재감이 손톱만큼도 없거든? 삼둥이들이 입궁한 것도 모르고! 아빠로서 부끄럽지도 않아?”“그나저나 삼둥이들은 왜 입궁을 한 거야? 찰떡이는 열까지 난다면서…… 게다가 3일이나 지났는데 왜 아직도 오지 않은 거야?”“열이 난다고 해도 소용없었어. 태후께서 입궁시키라고 닦달을 하셔서…… 우리 보고 애들을 잘 못 본다며 자신이 직접 돌보시겠대.” 원경릉이 한숨을 쉬었다.“그럼 삼둥이들의 병은 괜찮아졌어?”“응, 희상궁님께서도 마음이 놓이지 않아 매일 들여보고 계시거든. 괜찮아졌다는데, 하나 걱정이 있어.”“뭔데?”“모비께서 애들을 찾아갈까 두려워……”원경릉의 말을 들은 우문호는 조용히 대답했다.“이번엔 걱정 마. 조모께서 삼둥이들을 지키고 있으니 모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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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015화

서일은 늑대 집에 머리를 넣고 있었다가 인기척에 놀라 머리를 빼고 두 사람을 올려다보았다. “태자, 태자비, 새끼 늑대들이 아무것도 먹지 않습니다. 어의라도 불러와야 하는 거 아닙니까?”우문호는 서일을 보고 웃으며 “걔들이 사람도 아닌데 어의가 무슨 소용이 있어?” 라고 물었다.그는 별일 아니겠지 하고 왔다가 세 늑대가 작은 침상에 몸을 웅크리고 누워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정말 많이 야위었네? 늑대는 배고픈 걸 모르나?”“다 큰 늑대는 배고픔을 참을 수 있어서 한 끼를 많이 먹으면 보름 정도 버틸 수 있지만 새끼 늑대들은 그런 능력이 없어서 매일같이 고기를 먹어야 합니다.” 서일은 늑대를 키우면서 꽤나 공부를 한 모양이었다. 우문호가 그중 한 마리를 안아들었다. 늑대는 전과 달리 목화솜처럼 가벼웠고 머리가 축 늘어져있었다. “얘가 누구 늑대야?”“찰떡이. 가장 작은 늑대가 찰떡이. 만두의 늑대는 입이 뾰족하고 경단이 것은 얼굴이 둥근 모양이야. 이렇게 말하기는 이상하지만 늑대들의 성격과 외모가 다들 삼둥이들과 닮아가는 것 같아.” 원경릉이 말했다.우문호는 손안의 새끼 늑대를 바라보았다. 순진한 눈망울이 정말로 작은 찰떡이 같이 느껴졌다. 그는 찰떡이 늑대를 내려놓고 만두 것을 들어보았다. 교활한 눈빛에서 만두의 모습이 보였다. “고기를 갖다 줘도 먹지 않는 이유가 뭐야? 아픈가?”우문호는 늑대들의 배가 홀쭉하게 들어가 있는 것을 보고 의아해했다.그가 늑대들을 다시 눕히자 모두 축 늘어져 목도 가누지 못하는 상태였다. “작은 주인님들이 보고 싶어서 그런 거 아닐까요?” 서일이 늑대들을 바라보며 조용히 말했다.원경릉은 웃으며 “작은 주인님이라니, 늑대들은 삼둥이들을 주인으로 여기기보단 서일을 주인으로 생각할 텐데?”라고 말했다. “그럴 리가요. 저번에 이 늑대들이 제가 뭐라고 할 때는 귓등으로도 듣지 않더니, 작은 주인님들이 울기 시작하니까 말을 듣더라고요!” 서일이 흥분해서 말했다.“정말? 삼둥이들을 빨리 데리고 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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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016화

우문호도 원경릉의 말에 동의했다. 하지만 옆에 있던 서일이 고개를 갸우뚱하며 그들에게 말했다.“이 늑대들은 세 도련님의 것인데 왜 세 도련님 가까이에 두지 않는 겁니까? 이 늑대들은 작은 주인님의 것이지 두 분께 아니잖아요?“……”“혹시 이 새끼 늑대들과 작은 주인님들이 무슨 인연이라도 있는 게 아닐까요? 설마 이 늑대들이 나중에 사람으로 변해 도련님들과 혼인을……”서일은 말을 한 후 자신이 실수를 한 게 아닌가 입을 틀어막고 눈치를 보았다.우문호는 서일의 머리를 한 대 쥐어박았다. “잡소리 하네! 너 하라는 일은 안 하고 쓸데없는 소설만 본 거 아니야? 머리에 도대체 뭐가 들었길래 그런 이상한 생각을 하는 거야?”서일은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억울하다는 표정으로 우문호를 보았다. 그러자 세 작은 늑대가 우르르 달려들어 서일의 옷자락을 물어뜯었다. 서일은 비틀거리며 뒷걸음질 치게 됐고 그는 이내 화가 나서 늑대들을 보고 소리를 질렀다. “내가 너희들 밥도 챙겨줬는데 그 은혜는 잊은 거야!” 서일은 주먹을 휘두르며 늑대들을 겁주었다.그것도 잠시 우문호와 원경릉은 공포에 질렸다. 세 늑대가 모두 하늘을 올려다보며 큰 소리를 냈다.서일은 처음 들어보는 기이한 소리에 우문호 뒤에 바짝 붙어 공포에 질린 얼굴로 늑대들을 바라보았다. 그 순간 다바오가 달려와 세 늑대를 향해 짖었다. 그러자 세 놈이 넙죽 엎드려 겁에 질린 표정으로 입을 다물었다.“늑대가 개를 무서워해? 이게 어찌 된 일이야?” 우문호가 이상하다는 듯 고개를 갸우뚱했다.서일이 다바오를 보며 떨리는 목소리로 “혹시 다바오도 늑대가 아닐까요? 이 뾰족한 귀를 보세요.” 라고 말했다.다바오는 꼬리를 흔들며 원경릉 발아래에 턱을 괴고 혀를 내밀었다. 그녀는 다바오를 쓰다듬으며 웃었다.“아니, 다바오는 늑대가 아니고 개야. 하지만 다바오가 지금은 덩치도 크고 세 늑대들을 돌보았으니 늑대들이 다바오의 말을 듣는 것 같아.” 원경릉이 말했다.“그럼 저를 왜 괴롭히는 겁니까?” 서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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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017화

원경릉과 우문호는 태후에게 정중하게 인사를 하고 바로 작전에 개시했다. 우문호는 태후의 어깨를 주물렀고 원경릉은 태후에게 상냥한 목소리로 아양을 떨었다. “태후 마마, 애들이 말썽을 부리지는 않았습니까?” 원경릉이 말했다.“황조모 최근에 아이들을 보느라 힘드셨죠?” 우문호도 미소를 지으며 태후를 보았다.“하나도 안 힘들어. 너무 즐겁고 재밌다!” 태후는 두 사람의 속내가 뻔히 보여서 일부러 큰 소리로 말했다. “아이들도 말을 너무 잘 듣고 가끔 황조부도 와서 아이들을 보는데 너무 좋아하신다! 작은 찰떡이의 병도 다 나았고 만두와 경단이도 기침이 그쳤어. 너희들이 왕부에서 돌볼 때보다 훨씬 좋아졌어!”우문호는 고개를 들어 원경릉을 보고는 도와달라는 표정을 지었다.“태후 마마께서 잘 돌봐주신 덕분입니다. 전에 주지스님이 아이들이 왕부에서 태어났으니 왕부의 기를 받아야 한다고 신신당부를 했었는데, 스님께서 허튼소리를 했지요. 아이들이 입궁하니 상태가 훨씬 좋아졌지 않습니까? 그렇죠 태후 마마?”태후는 원경릉의 말을 듣고 우문호에게 그만 주무르라고 손등을 때리더니 아미타불 구절을 읊었다.“나무 아미타불 관세음보살…… 부처님이나 보살을 의심하는 말을 해서는 안 돼. 빨리 눈을 감고 용서를 구하거라!”“그럼 주지의 말이 사실이라는 겁니까?” 우문호는 이때가 기회라고 생각해 태후에게 조용히 속삭였다.“주지가 왜 헛소리를 하겠는가?” 태후가 화를 냈다.“그렇다면…… 삼둥이들은 왕부에서 살아야 하는데, 입궁을 해서 어쩌죠? 어쩐지 태상황님께서 삼둥이에게 하사한 새끼 늑대들이 삼둥이가 입궁한 이후로는 고기를 먹지도 않고 3일 내내 기운이 없습니다. 오늘 보고 왔는데 뱃가죽이 등에 붙어서 며칠 못가 죽을 것 같더라고요.” 우문호가 말했다.우문호의 말을 듣고 태후의 표정이 굳었다. “정말로? 그럼 삼둥이들을 왕부로 보내 이틀 정도 지내다가 다시 입궁하면 되겠네. 너희들의 생각은 어때?”“네! 그러는게 좋겠습니다!” 우문호가 말했다.원경릉은 그런 두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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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018화

태후는 아이들의 삐죽거리는 입을 보고 가엽다는 듯 머리를 쓰다듬었다.“태자비, 왜 애들한테 소리를 질러! 얘들아, 울지 마라. 충분히 놀지 못해서 그러는 거지? 그래, 다시 나가서 놀자!”아이들은 태후의 말을 알아듣는 듯 입을 우물거렸지만 태후와 원경릉을 번갈아보며 눈치를 보았다.우문호는 그런 아이들을 보고 의아한 표정으로 원경릉에게 말했다.“아이들이 눈치를 보는 거 맞지? 그렇지 않으면 네가 소리 한 번 질렀다고 울음을 뚝 그치는 거야?”원경릉은 찰떡이를 안으며 웃었다.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애들이 어떻게 눈치를 보겠어? 어쩌면 우리 몸에서 나는 익숙한 냄새 때문에 울음을 그친 걸 수도 있잖아.”원경릉은 애들이 보통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억지로 대화 주제를 돌렸다.그녀는 가능만 하다면 아이들을 데리고 현대로 돌아가 두뇌를 연구해 보고 싶었다. 태후는 찰떡이가 원경릉 품 안에서 고물고물 노는 것을 보고 매우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본후가 아무리 잘해줘도 어미 품이 좋긴 하구나.’*초왕부.아이들이 왕부로 돌아오자 세 마리의 늑대들이 기뻐하며 고기를 먹었다. 우문호는 진정정과 그의 아내를 데리고 그 모습을 보며 늑대들이 왜 저러는지 대화를 나누었다. 진정정의 아내인 진근영은 전에 새끼 늑대를 키워본 경험이 있기 때문이었다. 저녁을 먹고 난 후, 우문호는 진정정을 데리고 소요공부로 갔다. 황상이 주국공을 설득시키라고 했으니 우문호는 소요공과 주국공 사이에 어떤 원한이 있는지 자세히 알아야만 했다. 소요공부에 도착하니 주국공부에서 뜯어온 대문이 대청에 버젓이 노여있었다. 소요공은 대청을 드나들 때마다 주국공부의 대문에 발길질을 했다. 그리고 키우는 늑대를 데리고 와 대문에 오줌을 누게 했다. “태자. 내일 주국공부에 가거든 댁네 대문이 늑대의 변기로 쓰이고 있다고 꼭 좀 알려주게. 그러니 그만 설치고 다니라고!” 소요공이 말했다.우문호는 소요공의 득의양양한 표정을 보고 한숨을 내쉬었다. “소요공, 주국공과 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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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019화

“자네 집에도 늑대를 키우지 않는가?” 소요공이 진정정을 보았다.“어떻게 아시죠?” 진정정이 눈을 크게 떴다. “그렇다면 늑대에 대해 모르는 게 없을 텐데?”“늑대를 많이 좋아하십니까?”’“내 스승이 늑대 무리를 이끌었던 수장이야.”우문호는 이해가 가지 않는 듯 “스승이 있다고요?”라고 물었다.“스승이 있는 게 뭐가 이상해?” 소요공이 되물었다.진정정은 그것보다 늑대의 수장이라는 게 더 신기했다.“늑대의 수장이라면…… 늑대족의 수장을 말하는 겁니까? 그럼 설마 늑대라는 겁니까? 그럼 소요공께서는 사람이 아니라는 겁니까?” 소요공은 화가 난 얼굴로 진정정을 노려보았다.“왜 나를 모욕하는 것인가! 나보고 사람이 아니라니? 그럼 내가 뭐 늑대나 짐승이라는 뜻인가?” “아닙니다 어르신! 제가 실례했습니다. 제가 배움이 짧아서 어르신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화를 푸십시오. 설랑은 정말 대단하군요!” 진정정이 다급히 소요공에게 사과했다.소요공은 우문호와 진정정을 보며 고개를 저었다.“설랑들은 매우 감정적인 동물로 한 번 섬긴 주인은 죽을 때까지 섬기는 늑대 중에서도 가장 충성심이 강한 늑대네.” 말을 마친 소요공은 자신이 키우는 늑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끌끌 혀를 찼다.“에휴, 내가 죽고 나면 우리 늑대 공주도 스스로 죽을 것이야…… 가엾어라……”“그럼 모시는 스승님께서도 설랑을 키우고 계십니까?” 우문호가 물었다.“응, 그렇지. 스승님께서 키우는 설랑은 온몸이 흰 늑대족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설랑이라네.”“그럼 스승님께서 돌아가신 후에 그 설랑도 죽었겠네요. 그렇게 아름다운 설랑이 죽다니, 정말 안타깝습니다.” 우문호가 말했다.그 말을 들은 소요공이 분노해서 탁상을 내리쳤다.“태자, 아까부터 도대체 나한테 왜 그러는 거야? 오늘 나랑 한 판 하자고 하는 건가?”우문호는 화가 잔뜩 난 소요공의 목소리에 움찔했다. 소요공의 얼굴은 자줏빛으로 변했고 눈에는 실핏준이 바짝 섰다. “소요공, 왜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아까도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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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020화

“밖에 아무도 없느냐? 손님들을 배웅해 드리거라!” 소요공은 우문호와 진정정에게 화가 단단히 난 모습이었다.“아닙니다! 제가 오해를 했습니다!” 우문호가 말했다. 우문호의 말은 묵살됐고, 두 사람은 소요공부의 하인의 안내를 따라 밖으로 쫓겨나듯 나왔다. 그 둘은 소요공부의 대문이 굳게 닫히는 것을 보고 한숨을 내쉬었다. ‘늙은이 성질 한 번 고약하네, 비위 맞춰주기 여간 힘든 게 아니야……’진정정은 근심이 가득 찬 우문호의 얼굴을 보고 걱정이 됐다. “이제 어쩌지?” “두 사람을 잘 아는 사람에게 두 사람의 관계가 왜 틀어졌는지 물어봐야지.” 우문호가 말했다.“그 사람이 누군데?”“수보, 아니면 태상황님이지. 근데 이런 사소한 일로 태상황님을 찾아가는 건 좀 그러니…… 일단은 재상께 물어봐야겠어.”진정정은 우문호의 말을 듣고 내심 기뻐했다. 그는 재상을 매우 좋아했는데, 그 이유는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재상은 성숙한 느낌이 물씬 풍겼기 때문이다.우문호는 재상에게 술을 대접하겠다고 했지만, 재상은 바쁜지 술집으로 오지 않았다. 그는 이틀 연달아 재상에게 편지를 보냈고, 재상 쪽에서는 늘 바쁘다고 하며 얼굴을 비추지 않았다. 이틀 내내 재상의 거절을 받은 우문호가 수심에 찬 얼굴로 왕부로 돌아오자 원경릉은 우문호에게 왜 그러냐고 물었고, 그는 지금까지 있었던 일을 그녀에게 모두 털어놓았다. “내 생각엔 재상이 너를 꿰뚫어보고 있는 것 같은데?” 원경릉이 말했다.“재상은 내 편이니까, 나와 머리를 맞대고 이 일을 어떻게 처리할지 궁리를 해야 하는 거 아냐?”“아무리 네 편이라고 해도 재상은 주국공과 비슷한 연배잖아. 그런 재상이 대놓고 너와 만나면 주국공이 재상을 뭐라고 생각하겠어? 당연히 재상 입장에서는 주국공이 신경 쓰이지!”우문호는 이제야 주수보가 거절했는지 이해가 갔다.“그럼 이제 어떡해?” “술집으로 모시려고 말고, 네가 직접 주씨 집안으로 찾아가.”우문호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맞다! 최근에 희상궁님께서 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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