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문호도 원경릉의 말에 동의했다. 하지만 옆에 있던 서일이 고개를 갸우뚱하며 그들에게 말했다.“이 늑대들은 세 도련님의 것인데 왜 세 도련님 가까이에 두지 않는 겁니까? 이 늑대들은 작은 주인님의 것이지 두 분께 아니잖아요?“……”“혹시 이 새끼 늑대들과 작은 주인님들이 무슨 인연이라도 있는 게 아닐까요? 설마 이 늑대들이 나중에 사람으로 변해 도련님들과 혼인을……”서일은 말을 한 후 자신이 실수를 한 게 아닌가 입을 틀어막고 눈치를 보았다.우문호는 서일의 머리를 한 대 쥐어박았다. “잡소리 하네! 너 하라는 일은 안 하고 쓸데없는 소설만 본 거 아니야? 머리에 도대체 뭐가 들었길래 그런 이상한 생각을 하는 거야?”서일은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억울하다는 표정으로 우문호를 보았다. 그러자 세 작은 늑대가 우르르 달려들어 서일의 옷자락을 물어뜯었다. 서일은 비틀거리며 뒷걸음질 치게 됐고 그는 이내 화가 나서 늑대들을 보고 소리를 질렀다. “내가 너희들 밥도 챙겨줬는데 그 은혜는 잊은 거야!” 서일은 주먹을 휘두르며 늑대들을 겁주었다.그것도 잠시 우문호와 원경릉은 공포에 질렸다. 세 늑대가 모두 하늘을 올려다보며 큰 소리를 냈다.서일은 처음 들어보는 기이한 소리에 우문호 뒤에 바짝 붙어 공포에 질린 얼굴로 늑대들을 바라보았다. 그 순간 다바오가 달려와 세 늑대를 향해 짖었다. 그러자 세 놈이 넙죽 엎드려 겁에 질린 표정으로 입을 다물었다.“늑대가 개를 무서워해? 이게 어찌 된 일이야?” 우문호가 이상하다는 듯 고개를 갸우뚱했다.서일이 다바오를 보며 떨리는 목소리로 “혹시 다바오도 늑대가 아닐까요? 이 뾰족한 귀를 보세요.” 라고 말했다.다바오는 꼬리를 흔들며 원경릉 발아래에 턱을 괴고 혀를 내밀었다. 그녀는 다바오를 쓰다듬으며 웃었다.“아니, 다바오는 늑대가 아니고 개야. 하지만 다바오가 지금은 덩치도 크고 세 늑대들을 돌보았으니 늑대들이 다바오의 말을 듣는 것 같아.” 원경릉이 말했다.“그럼 저를 왜 괴롭히는 겁니까?” 서일
원경릉과 우문호는 태후에게 정중하게 인사를 하고 바로 작전에 개시했다. 우문호는 태후의 어깨를 주물렀고 원경릉은 태후에게 상냥한 목소리로 아양을 떨었다. “태후 마마, 애들이 말썽을 부리지는 않았습니까?” 원경릉이 말했다.“황조모 최근에 아이들을 보느라 힘드셨죠?” 우문호도 미소를 지으며 태후를 보았다.“하나도 안 힘들어. 너무 즐겁고 재밌다!” 태후는 두 사람의 속내가 뻔히 보여서 일부러 큰 소리로 말했다. “아이들도 말을 너무 잘 듣고 가끔 황조부도 와서 아이들을 보는데 너무 좋아하신다! 작은 찰떡이의 병도 다 나았고 만두와 경단이도 기침이 그쳤어. 너희들이 왕부에서 돌볼 때보다 훨씬 좋아졌어!”우문호는 고개를 들어 원경릉을 보고는 도와달라는 표정을 지었다.“태후 마마께서 잘 돌봐주신 덕분입니다. 전에 주지스님이 아이들이 왕부에서 태어났으니 왕부의 기를 받아야 한다고 신신당부를 했었는데, 스님께서 허튼소리를 했지요. 아이들이 입궁하니 상태가 훨씬 좋아졌지 않습니까? 그렇죠 태후 마마?”태후는 원경릉의 말을 듣고 우문호에게 그만 주무르라고 손등을 때리더니 아미타불 구절을 읊었다.“나무 아미타불 관세음보살…… 부처님이나 보살을 의심하는 말을 해서는 안 돼. 빨리 눈을 감고 용서를 구하거라!”“그럼 주지의 말이 사실이라는 겁니까?” 우문호는 이때가 기회라고 생각해 태후에게 조용히 속삭였다.“주지가 왜 헛소리를 하겠는가?” 태후가 화를 냈다.“그렇다면…… 삼둥이들은 왕부에서 살아야 하는데, 입궁을 해서 어쩌죠? 어쩐지 태상황님께서 삼둥이에게 하사한 새끼 늑대들이 삼둥이가 입궁한 이후로는 고기를 먹지도 않고 3일 내내 기운이 없습니다. 오늘 보고 왔는데 뱃가죽이 등에 붙어서 며칠 못가 죽을 것 같더라고요.” 우문호가 말했다.우문호의 말을 듣고 태후의 표정이 굳었다. “정말로? 그럼 삼둥이들을 왕부로 보내 이틀 정도 지내다가 다시 입궁하면 되겠네. 너희들의 생각은 어때?”“네! 그러는게 좋겠습니다!” 우문호가 말했다.원경릉은 그런 두 사
태후는 아이들의 삐죽거리는 입을 보고 가엽다는 듯 머리를 쓰다듬었다.“태자비, 왜 애들한테 소리를 질러! 얘들아, 울지 마라. 충분히 놀지 못해서 그러는 거지? 그래, 다시 나가서 놀자!”아이들은 태후의 말을 알아듣는 듯 입을 우물거렸지만 태후와 원경릉을 번갈아보며 눈치를 보았다.우문호는 그런 아이들을 보고 의아한 표정으로 원경릉에게 말했다.“아이들이 눈치를 보는 거 맞지? 그렇지 않으면 네가 소리 한 번 질렀다고 울음을 뚝 그치는 거야?”원경릉은 찰떡이를 안으며 웃었다.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애들이 어떻게 눈치를 보겠어? 어쩌면 우리 몸에서 나는 익숙한 냄새 때문에 울음을 그친 걸 수도 있잖아.”원경릉은 애들이 보통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억지로 대화 주제를 돌렸다.그녀는 가능만 하다면 아이들을 데리고 현대로 돌아가 두뇌를 연구해 보고 싶었다. 태후는 찰떡이가 원경릉 품 안에서 고물고물 노는 것을 보고 매우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본후가 아무리 잘해줘도 어미 품이 좋긴 하구나.’*초왕부.아이들이 왕부로 돌아오자 세 마리의 늑대들이 기뻐하며 고기를 먹었다. 우문호는 진정정과 그의 아내를 데리고 그 모습을 보며 늑대들이 왜 저러는지 대화를 나누었다. 진정정의 아내인 진근영은 전에 새끼 늑대를 키워본 경험이 있기 때문이었다. 저녁을 먹고 난 후, 우문호는 진정정을 데리고 소요공부로 갔다. 황상이 주국공을 설득시키라고 했으니 우문호는 소요공과 주국공 사이에 어떤 원한이 있는지 자세히 알아야만 했다. 소요공부에 도착하니 주국공부에서 뜯어온 대문이 대청에 버젓이 노여있었다. 소요공은 대청을 드나들 때마다 주국공부의 대문에 발길질을 했다. 그리고 키우는 늑대를 데리고 와 대문에 오줌을 누게 했다. “태자. 내일 주국공부에 가거든 댁네 대문이 늑대의 변기로 쓰이고 있다고 꼭 좀 알려주게. 그러니 그만 설치고 다니라고!” 소요공이 말했다.우문호는 소요공의 득의양양한 표정을 보고 한숨을 내쉬었다. “소요공, 주국공과 도대
“자네 집에도 늑대를 키우지 않는가?” 소요공이 진정정을 보았다.“어떻게 아시죠?” 진정정이 눈을 크게 떴다. “그렇다면 늑대에 대해 모르는 게 없을 텐데?”“늑대를 많이 좋아하십니까?”’“내 스승이 늑대 무리를 이끌었던 수장이야.”우문호는 이해가 가지 않는 듯 “스승이 있다고요?”라고 물었다.“스승이 있는 게 뭐가 이상해?” 소요공이 되물었다.진정정은 그것보다 늑대의 수장이라는 게 더 신기했다.“늑대의 수장이라면…… 늑대족의 수장을 말하는 겁니까? 그럼 설마 늑대라는 겁니까? 그럼 소요공께서는 사람이 아니라는 겁니까?” 소요공은 화가 난 얼굴로 진정정을 노려보았다.“왜 나를 모욕하는 것인가! 나보고 사람이 아니라니? 그럼 내가 뭐 늑대나 짐승이라는 뜻인가?” “아닙니다 어르신! 제가 실례했습니다. 제가 배움이 짧아서 어르신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화를 푸십시오. 설랑은 정말 대단하군요!” 진정정이 다급히 소요공에게 사과했다.소요공은 우문호와 진정정을 보며 고개를 저었다.“설랑들은 매우 감정적인 동물로 한 번 섬긴 주인은 죽을 때까지 섬기는 늑대 중에서도 가장 충성심이 강한 늑대네.” 말을 마친 소요공은 자신이 키우는 늑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끌끌 혀를 찼다.“에휴, 내가 죽고 나면 우리 늑대 공주도 스스로 죽을 것이야…… 가엾어라……”“그럼 모시는 스승님께서도 설랑을 키우고 계십니까?” 우문호가 물었다.“응, 그렇지. 스승님께서 키우는 설랑은 온몸이 흰 늑대족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설랑이라네.”“그럼 스승님께서 돌아가신 후에 그 설랑도 죽었겠네요. 그렇게 아름다운 설랑이 죽다니, 정말 안타깝습니다.” 우문호가 말했다.그 말을 들은 소요공이 분노해서 탁상을 내리쳤다.“태자, 아까부터 도대체 나한테 왜 그러는 거야? 오늘 나랑 한 판 하자고 하는 건가?”우문호는 화가 잔뜩 난 소요공의 목소리에 움찔했다. 소요공의 얼굴은 자줏빛으로 변했고 눈에는 실핏준이 바짝 섰다. “소요공, 왜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아까도 말
“밖에 아무도 없느냐? 손님들을 배웅해 드리거라!” 소요공은 우문호와 진정정에게 화가 단단히 난 모습이었다.“아닙니다! 제가 오해를 했습니다!” 우문호가 말했다. 우문호의 말은 묵살됐고, 두 사람은 소요공부의 하인의 안내를 따라 밖으로 쫓겨나듯 나왔다. 그 둘은 소요공부의 대문이 굳게 닫히는 것을 보고 한숨을 내쉬었다. ‘늙은이 성질 한 번 고약하네, 비위 맞춰주기 여간 힘든 게 아니야……’진정정은 근심이 가득 찬 우문호의 얼굴을 보고 걱정이 됐다. “이제 어쩌지?” “두 사람을 잘 아는 사람에게 두 사람의 관계가 왜 틀어졌는지 물어봐야지.” 우문호가 말했다.“그 사람이 누군데?”“수보, 아니면 태상황님이지. 근데 이런 사소한 일로 태상황님을 찾아가는 건 좀 그러니…… 일단은 재상께 물어봐야겠어.”진정정은 우문호의 말을 듣고 내심 기뻐했다. 그는 재상을 매우 좋아했는데, 그 이유는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재상은 성숙한 느낌이 물씬 풍겼기 때문이다.우문호는 재상에게 술을 대접하겠다고 했지만, 재상은 바쁜지 술집으로 오지 않았다. 그는 이틀 연달아 재상에게 편지를 보냈고, 재상 쪽에서는 늘 바쁘다고 하며 얼굴을 비추지 않았다. 이틀 내내 재상의 거절을 받은 우문호가 수심에 찬 얼굴로 왕부로 돌아오자 원경릉은 우문호에게 왜 그러냐고 물었고, 그는 지금까지 있었던 일을 그녀에게 모두 털어놓았다. “내 생각엔 재상이 너를 꿰뚫어보고 있는 것 같은데?” 원경릉이 말했다.“재상은 내 편이니까, 나와 머리를 맞대고 이 일을 어떻게 처리할지 궁리를 해야 하는 거 아냐?”“아무리 네 편이라고 해도 재상은 주국공과 비슷한 연배잖아. 그런 재상이 대놓고 너와 만나면 주국공이 재상을 뭐라고 생각하겠어? 당연히 재상 입장에서는 주국공이 신경 쓰이지!”우문호는 이제야 주수보가 거절했는지 이해가 갔다.“그럼 이제 어떡해?” “술집으로 모시려고 말고, 네가 직접 주씨 집안으로 찾아가.”우문호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맞다! 최근에 희상궁님께서 몸이
희상궁의 감기원경릉이 그 문제를 물어보려는 순간 사식이가 들어와 말을 멈췄다.사식이가 ”태자비마마, 희상궁이 저한테 가서 약 좀 가져 오래요.”“무슨 약?” 원경릉이 물었다.사식이가 “희상궁이 계속 재채기를 하고 콧물을 흘려요, 희상궁 말이 언니 약은 효과가 빠르니 가서 가져오라고.”원경릉이 놀라며, “정말 아프셔?”사식이가 “누가 이런 걸로 거짓말 해요? 오늘 희상궁을 못 보셨죠? 아파서 그런 거예요.”“난 또 다른 일로 바쁘신 줄 알았지. 내가 가서 좀 볼 게.” 원경릉이 일어나 병풍 뒤에서 약상자를 꺼내 사식이, 만아와 같이 희상궁에게 갔다.희상궁은 방에서 침대에 모로 누워 쉬고 있는데 기침 소리가 들렸다.“어머나,” 원경릉을 보고 희상궁이 얼른 땅에 엎드리며, “어찌 태자비 마마께서 직접 오셨습니까?”원경릉이 희상궁을 부축하며, “됐어요, 희상궁은 누워요, 환자가.”희상궁이 웃으며 “괜찮아요, 무슨 대단한 병도 아니고 아마 이틀전에 옷이 젖었을 때 감기가 들었나 봅니다. 하여간 나이가 들면 쓸모 없다니 까요, 별 일 아닙니다.”원경릉이 희상궁의 손바닥과 이마를 만져보더니 꽤 뜨겁다. “열나네요, 콧물이랑 재채기 말고 또 어디가 불편해요?”“전신에 뼈마디가 쑤시고 오한이 들어요.” 희상궁이 말했다.원경릉이 체온을 재어보니 39도라서 “해열제를 지어드릴 게요, 우선 열부터 떨어뜨리도록 해요. 물 많이 드시고, 있다가 좁쌀 죽 끓여드리라고 할 테니 죽 드시고 약 드세요. 만약 그래도 불편하면 저한테 얘기하는 거 잊지 마시고요.”“예, 태자비 마마 걱정 마세요, 괜찮아요.” 희상궁이 오히려 원경릉을 위로했다.원경릉이 희상궁에게 “희상궁, 오늘 태자 전하께서 주재상과 상의할 일이 있으니 오시라고 했는데 재상이 오지 않으셨거든요. 그래서 희상궁이 아프다고 하라고 제가 태자에게 귀띔했어요. 그런데 희상궁이 정말 아플 줄이야. 진짜 이 놈의 입이 방정이예요.”희상궁이 웃으며 “그게 태자비 마마와 무슨 상관이라고요? 나이가 많으면 아프기
주국공과 소요공은 왜 원수가 되었나?주재상은 우문호가 이걸 물을 줄 알았다는 듯 옷 매무새를 가다듬고 몸을 뒤로 젖히더니 손에 찻잔을 든 채 천천히 찻잔 뚜껑으로 차거품을 걷어내며 기억에 잠겼다. 웃음기 어린 입꼬리로 “이 일은 다른 사람들이 보면 그저 웃어 넘길 수준이지만, 두 사람은 당시에 고집 센 풋내기여서 한 걸음도 양보하려고 하지 않는 바람에 결국 지금의 화해할 수 없는 단계까지 이르고 말았습니다.”우문호가 “그럼 도대체 어떤 일이었습니까? 듣기론 두 분이 절친이셨다고 하던데, 그 지경에 이르도록 싸운 게 작은 오해 때문일 수 있을까요?”주재상이, “당시 둘은 회안(淮安)에서 비적을 토벌했습니다. 사실 비적 토벌은 원래 주국공의 임무였지요. 그런데 마침 소요공이 그 일대를 지나다가 주국공을 찾아가서 술을 얻어 마시게 되었습니다. 비적토벌 자체는 어려운 일이 아닌데 비적이 숨은 위치가 후미져서 공격이 쉽지 않았지요. 주국공은 산길을 막고 비적들의 군량을 끊어 독 안의 쥐를 만들겠다는 작전이었습니다. 두 사람 술자리에서 이 비적 토벌 건을 얘기하는데, 소요공이 듣기에 비적은 고작 이백 명 뿐으로 주국공의 오백명 군사가 공격은 하지 않고 감나무에서 감 떨어지길 마냥 기다리고 있으니 낭비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소요공은 술기운을 빌려 혼자 산에 올라가서 비적을 섬멸하겠다고 했지요, 주국공도 반쯤 취해서 칼을 빼 들고 소요공과 같이 갔습니다. 단 둘이 술기운에 산을 오른 거지요, 병졸 하나 없이 말입니다.”주재상이 여기까지 말하더니 잠시 멈추고 헤벌쭉하게 웃더니 차를 한 모금 마셨다.정정 대장군이 주재상의 얘기를 듣고 상당히 놀라며, “당시 주국공과 소요공은 모두 대장 아니셨습니까? 어떻게 그렇게 무모하실 수가?”주재상이 “맞습니다, 그 때 두 사람은 이미 명성이 자자했지요. 하지만 술과 놀이에 일생을 탕진하는 소요공은 용맹하고 무공이 강했으며, 책략이 뛰어난 주국공이 합류했으니 두 사람은 전장을 풍미했습니다. 비적을 토벌하던 그때 주국공은 소요공과
주국공 공략법우문호가 눈을 크게 뜨고, “주재상께선 언제부터 이렇게 말수가 많아 지졌습니까? 아주 수다쟁이가 되셨군요. 지금 모습이 재상이란 직분과 맞다고 느끼십니까?”주재상이 우문호에게 눈을 흘기더니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주국공이 아내를 목숨처럼 사랑한다는 건 들어 알고 계시지요? 그 부인이 3년전 병으로 쓰러졌습니다. 만약 태자비 마마께서 부인의 병을 낫게 하실 수만 있다면 전하께서 주국공을 손자로 대한다고 해도 그러겠다 할 판인데, 전하의 정치적 의견을 지지하는 건 일도 아니지요.”우문호가 이 얘기를 듣고, “주국공의 부인은 무슨 병입니까?”“모릅니다, 폐하께서 은혜를 베푸시어 어의를 보내신 적이 있는데 낫게 하지 못하고 듣기론 병명조차 알아내지 못했다고 합니다.”우문호가 낙심해서, “병의 원인도 모르는데 원 선생에게 어떻게 치료해보라고 하겠습니까? 굳이 남의 집을 찾아가서 치료 못하겠다고 하면 오히려 더 사람 마음을 다치게 하는 게 아닙니까?”“그래도 해보는 수밖에요. 만약 치료를 못해서 사이가 나빠져도 지금보다 더 나빠질 수도 없지 않습니까.” 주재상이 말했다.우문호가 생각해보더니 이것도 기회라면 기회다. 이 일은 우선 원 선생과 상의해 봐야겠다.우문호는 눈늑대와 소요공 사부의 일이 생각나서 묻는 김에 “맞아요, 주재상, 소요공 사부 일 아십니까? 소요공께서 당신 사부님이 무슨 늑대족 사람이라며 우리 떡들에게 눈늑대 세 마리를 보내셨는데 정말 기이한 것이 심지어 주인도 알아본다고 하니 특별한 것이 도리어 걱정 됩니다.”주재상의 안색이 순식간에 공손해 지며, “알지요, 루신(落神)이지 않습니까, 그녀는 늑대족의 젊은 지도자로 그녀가 기른 눈늑대는 충성심이 지극해 주인을 지킵니다. 태자 전하께서는 마음 푹 놓으세요. 이건 큰 예물로 평생을 두고 도움이 될 겁니다. 사람들이 아무리 원해도 구할 수 없는 거지요. 아마 태상황 폐하를 봐서 증손자들에게 주신 걸 겁니다.”“정말 입니까?” 우문호가 주재상의 이 말을 듣고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