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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022화

주국공과 소요공은 왜 원수가 되었나?

주재상은 우문호가 이걸 물을 줄 알았다는 듯 옷 매무새를 가다듬고 몸을 뒤로 젖히더니 손에 찻잔을 든 채 천천히 찻잔 뚜껑으로 차거품을 걷어내며 기억에 잠겼다. 웃음기 어린 입꼬리로 “이 일은 다른 사람들이 보면 그저 웃어 넘길 수준이지만, 두 사람은 당시에 고집 센 풋내기여서 한 걸음도 양보하려고 하지 않는 바람에 결국 지금의 화해할 수 없는 단계까지 이르고 말았습니다.”

우문호가 “그럼 도대체 어떤 일이었습니까? 듣기론 두 분이 절친이셨다고 하던데, 그 지경에 이르도록 싸운 게 작은 오해 때문일 수 있을까요?”

주재상이, “당시 둘은 회안(淮安)에서 비적을 토벌했습니다. 사실 비적 토벌은 원래 주국공의 임무였지요. 그런데 마침 소요공이 그 일대를 지나다가 주국공을 찾아가서 술을 얻어 마시게 되었습니다. 비적토벌 자체는 어려운 일이 아닌데 비적이 숨은 위치가 후미져서 공격이 쉽지 않았지요. 주국공은 산길을 막고 비적들의 군량을 끊어 독 안의 쥐를 만들겠다는 작전이었습니다. 두 사람 술자리에서 이 비적 토벌 건을 얘기하는데, 소요공이 듣기에 비적은 고작 이백 명 뿐으로 주국공의 오백명 군사가 공격은 하지 않고 감나무에서 감 떨어지길 마냥 기다리고 있으니 낭비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소요공은 술기운을 빌려 혼자 산에 올라가서 비적을 섬멸하겠다고 했지요, 주국공도 반쯤 취해서 칼을 빼 들고 소요공과 같이 갔습니다. 단 둘이 술기운에 산을 오른 거지요, 병졸 하나 없이 말입니다.”

주재상이 여기까지 말하더니 잠시 멈추고 헤벌쭉하게 웃더니 차를 한 모금 마셨다.

정정 대장군이 주재상의 얘기를 듣고 상당히 놀라며, “당시 주국공과 소요공은 모두 대장 아니셨습니까? 어떻게 그렇게 무모하실 수가?”

주재상이 “맞습니다, 그 때 두 사람은 이미 명성이 자자했지요. 하지만 술과 놀이에 일생을 탕진하는 소요공은 용맹하고 무공이 강했으며, 책략이 뛰어난 주국공이 합류했으니 두 사람은 전장을 풍미했습니다. 비적을 토벌하던 그때 주국공은 소요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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