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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008화

퇴조 후, 우문호는 찝찝한 마음으로 어서방에 있는 명원제를 찾아갔다.

명원제는 매일 퇴조 후 아침식사를 시작한다.

그가 좁쌀죽과 만두을 보고 젓가락을 들고 있는데 우문호가 다급히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보고, 만두를 내려놓고 죽을 한 모금 마시며 우문호에게 말했다.

“너 이 자식, 설마 대주의 진대장군(陳大將軍)과의 친분 때문에 대주와 동맹을 맺어야 한다고 것이냐?”

우문호도 아침식사 전이라 배가 고팠다.

그는 명원제가 식사를 다 한 줄 알고 남은 만두를 집었다.

“소자, 그게 아니라……”

“내려놓아라!”

우문호는 깜짝 놀라 입을 떡 벌리고 만두를 다시 내려놓았다.

명원제는 만두를 후후 불더니 한입에 삼켰다.

우문호는 그에게 변명이라도 하듯 “소자도 배가 고픕니다. 오늘 아침에 유모 상궁이 찰떡이가 열이 난다고 해서 소자가 찰떡이를 간호하느라 아침식사를 하지 못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찰떡이가 열이 난다고? 왜 열이 나는데?” 명원제는 손자가 아프다는 말에 깜짝 놀랐다.

“모르겠습니다.”

우문호는 유모 상궁의 말을 듣고, 조어의를 불렀다.

조어의가 소월각으로 오기 전에 우문호가 찰떡이를 보러 가서 머리를 짚으니 열이 조금 있었다.

명원제가 그 말을 듣고 화가 나서 만두를 하나 집어 우문호에게 던지자 반사 신경이 좋은 우문호가 벌떡 일어나 만두를 받아먹었다.

‘과연, 찰떡이가 아비의 아침식사를 챙겨주는구나……’

명원제는 그 모습을 보고 기함을 토했다.

“먹어라, 먹어! 아들이 아프다는데 배가 고프다니 쯧쯧…… 그나저나 찰떡이가 왜 열이 나는 건지 모른다는 게 말이 되냐? 감기에 걸린 거 아냐? 아니면 유모 상궁이 상한 걸 먹였다거나, 상궁에게 물어봤어? 찰떡이가 아프면 애 옆에 있어야지. 아침 조회는 뭐 하러 참석해!”

“중요한 일을 앞두고 소자가 참석하지 않으면 되겠습니까? 찰떡이는 괜찮습니다. 조어의와 태자비가 잘 보고 있을 테니까요.”

우문호는 차가운 만두피가 입천장에 달라붙어 불편함을 느꼈다.

“부황, 혹시 물이 있으십니까?”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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