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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001화

제왕의 고백

원용의는 화장대 앞에 앉아 온통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에 가슴도 쿵쾅쿵쾅 뛰어 댔다.

작게 한숨을 쉬고 얼굴을 만지며,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설렘은 한순간일 뿐 원용의가 원한 것은 이런 느낌이 아니다.

제왕에게 시집올 땐 아직 어리석고 순진해서 이 일을 마치면 세상을 자유롭게 다니며 마음대로 지낼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제왕 곁에서 많은 일을 겪으며 원용의의 마음 상태도 천천히 변해갔다.

원용의는 남을 수 없는 게 아니라, 성실한 보증과 진실한 사랑이 필요했다.

주명취는 그들에게 큰 난제를 남겨준 셈이다.

주명취는 계속 제왕의 마음 깊은 곳에서 떠나지 않아 제왕과 원용의 두 사람은 어떻게도 할 수 없었다.

원용의는 자신이 제왕에게 설레고 있는 걸 인정했다.

하지만 원용의는 이성적이라 설렌다고 일생을 맡겨도 좋다는 뜻이 아니라는 건 안다. 일생을 맡기는 것은 말 그대로 평생이 달린 문제니까 말이다.

원용의는 원경릉과 태자의 감정 같은 것을 지향했다. 둘의 마음속에 오직 서로만 있고 다른 누구도 용납하지 않는 것 말이다.

원용의는 자신의 감정과 혼인도 이렇기를 바랬다. 제왕의 마음 속에 아주 옅게 라도 주명취의 자리가 남아있어서는 안된다.

원용의의 사랑에 타협이란 없으며, 대충 참고 견디지도 않을 것이다.

이때 밤바람을 몰고 커다란 사람 그림자가 성큼성큼 문을 밀고 들어왔다. 제왕이다.

제왕은 밖에서 찬바람을 맞으며 한참동안 자기비하를 해도 여전히 마음이 안정되질 않는 것이 한가지 답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곁으로 가서 자신의 큰 그림자 안에 원용의를 가두더니 그윽한 눈초리로, “원용의, 우리 얘기 좀 해.”

제왕은 그녀의 이름을 직접 부르는 경우가 매우 드물어서 이름을 부른다는 건 제왕이 심각하다는 뜻이다.

원용의는 작게 고개를 끄덕이고 고개를 들어 제왕을 보지 않고 작은 소리로 “앉으세요.”

제왕은 의자 하나를 옮겨와서 원용의 옆에 앉아 사람을 짓누를 기세로, “고개를 들고 나를 봐.”

원용의는 무릎 위에 두 손을 비비 꼬며 천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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