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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재벌가 사위다의 모든 챕터: 챕터 221 - 챕터 230

4266 챕터

221장

임 대표는 “선생님, 지금은 러시 아워라 아마 택시를 잡기 어려우실 것 같은데... 혹시 실례가 안 된다면 제가 바래다 드리죠.”라고 말했다. 유나는 임 대표가 바로 온 것이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임 대표님께서 귀찮지 않으실까요..?”라며 겸연쩍게 말했다. “귀찮기는요~” 임 대표는 얼른 차에서 내려 두 사람에게 타라며 문을 열어주었다. 은시후는 이를 보고 코를 만지작거리며 말이 없었다. 임 대표가 막 무릎을 꿇고 자신을 핥을 기회를 잡았으니 놓치지 않을 것이 분명했다. 마침 자신도 필요했다. 그를 쓰는데 거절할 이유가 없다. 운전사가 앞에서 차를 몰자 임 대표는 조수석에 앉아 시후와 잡담을 나눴다. 차에 오른 유나는 두 사람의 대화를 들으며 의심스러워했다. 이 임 대표라는 사람은 성공한 재벌 대표로 자신의 할머니인 신 회장보다 훨씬 더 잘나갔다. 평소에는 침착한 성격으로 일처리도 분명하고 똑 부러지는 것으로 유명했다. 그런데 지금 임 대표는 은시후에게 조금 오글거릴 정도로 아첨을 해대고 있는 것 같았다. 그녀는 은시후를 슬쩍 보았지만, 남편의 안색이 자연스럽고 비굴하지도 거만하지도 않아 보이자 더욱 이상하다고 느껴졌다.왜냐면 일반인들은 임 대표와 같은 사람 앞에서, 모두 설설 기며 애써 비위를 맞추려고 하지만 시후는 오히려 별로 신경도 쓰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고 심지어는 아무렇지도 않게 임 대표를 별로 상대하지도 않았기 때문이다.더욱 이상한 점은 임 대표가 로이드 그룹의 대표로 은시후에게 그 비싼 별장 한 채를 선물했다는 것이다.그러나 유나는 일찍이 임 대표가 도술이나 풍수 등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들었다. 마침 자신의 남편이 그쪽에 조금 지식이 있어 아마 임 대표가 시후에게 이렇게 정중하게 대하는 것이 분명했다.하지만 유나는 이런 미신을 절대 믿지 않았다.10여 분 뒤 차는 신환 은행 입구에 도착했고 이미 주차가 되었다. 차가 정차하자 임 대표는 얼른 차에서 내려 직접 두 사람을 대신해 차 문을 열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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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2장

책상에 앉은 한강환은 책상 위에 다리를 얹은 채 흥겹게 콧노래를 부르며 소개팅 어플에서 만난 여러 여성들과 채팅을 주고받고 있었다. 바로 그때 ‘윙’ 소리가 나며 진동이 울렸고, 문자메시지 한 통을 받았다. 강환은 짜증스럽게 문자를 읽었는데, 그 내용은 바로 인사부에서 보내온 면접 계획이었다.문자 메시지를 읽던 강환은 이내 얼굴을 찡그리며 경악했다.그리고 그는 곧 빈정거리듯 “하핫.. 이거 재밌네..”라며 휴대폰을 들어 앞에 앉아있는 사람들에게 “얘들아~ 무슨 문자가 왔는지 알아맞혀봐!”라며 말했다. 강환 앞에 놓인 소파에는 그에게 아부를 하러 온 김지연과 류영준이 앉아 있었다. 김지연은 가슴이 거의 드러날 것 같은 원피스를 입고 있었는데, 온몸으로 섹시함을 뿜어내고 있었다. “누가 연락 왔는데?” “김유나!” 강환은 “김유나가 여기에 지원했다고 하네.. 정말 신기한 일도 다 있군..”이라며 흥분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류영준은 “아.. 걔는 또 왜 왔대?”라며 불만을 터뜨렸다. 김지연은 “어제 들었잖아.. 김유나랑 은시후가 WS 그룹에서 쫓겨났으니, 이제 일자리를 다시 구해야지.”류영준은 “강환아, 그 새끼가 어제 나와 지연이에게 무슨 짓을 한지 알아? 네가 오늘 좀 도와줘! 우리 대신에 복수 좀 해줘라!” 강환은 “안 그래도 대학 다닐 때 그 은시후 그 새끼 진짜 마음에 안 들었었는데.. 감히 집사람을 여기에 보내려고 해? 꿈도 크네?!” 강환은 옷 매무새를 가다듬고 말했다. “자, 그럼 이제 돌아가 봐! 내가 좀 상대해야겠다..” 김지연과 류영준은 그의 말을 듣고, 웃음을 지었다. 이제 김유나와 은시후가 어떻게 될지는 재미있게 구경만 하면 될 듯싶었다.강환은 자신의 사무실을 나와 면접실로 향했다. 이때 회의실에는 세 명의 면접관이 앉아 있었고, 유나가 면접을 보고 있었다. “한 이사님, 안녕하십니까?!” 세 명의 면접관은 강환이 들어오자 얼른 일어나 90도로 인사를 했다. 강환은 일부러 유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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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3장

유나는 이때도 한강환이 나쁜 의도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했다.그저 겉으로 정중해 보이자, "강환아, 넌 지위도 높은데 겸손하기까지 하구나.."라며 그를 칭찬했다.그러자 강환은 애써 상냥한 척 얼굴에 미소를 지으며 탁자에서 유나의 이력서를 꺼낸 뒤 능청스럽게 뒤적거렸다."유나야, 그런데 말이야.. 네가 이력서에 기재한 스펙은 우리 신환 은행이 필요한 인재상의 스펙과는 조금 맞지 않아... 내가 보니까, 능력이나 스펙이 다른 사람들에 비해 좀 떨어지는 것 같아~"그렇게 말하면서 강환은 한숨을 쉬며, "유나야.. 미안하지만.. 면접에서는 탈락했으니, 다른 회사에 가서 다시 한 번 도전해보는 것을 권할게.."라고 말했다.유나는 순간 벙 찌고 말았다. "아.. 아니.. 나도 우리 WS 그룹에서 경영 이사로 일했던 경험이 있고, 전문성에서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데.."강환은 유나의 이야기를 듣고 고개를 저으며 진지한 표정으로 답했다. "아니, 아니, 아니.. 네가 쌓은 스펙과 능력은 말이야 유나야~? 네가 WS 그룹의 사람이었기 때문에 얻을 수 있었던 기회야, 그런데 지금 어때? WS 그룹을 나왔잖아? 그러니 넌 지금 뭐 아무것도 아닌 그런 상황인 거야!""아.. 그래..? 내가 처한 상황을 덕분에 잘 알았네." 유나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강환은 분명 자신을 겨냥해 비아냥 대고 있었던 것이다.그의 태도가 얼마나 분했던지, 그녀는 신환 은행에 입사하는 것이 그저 사치스러운 자신의 욕심이었던 것을 알고는 더 이상 기대하는 기색 없이 면접장에서 걸어 나갔다.강환은 유나의 등 뒤에서 활짝 웃으며 "유나야! 내가 신환 은행에 있는 동안에는 여기에 입사할 생각은 꿈에서도 하지 마!"라고 소리쳤다.그동안 시후는 차를 대놓고 맞은 편 카페에서 아내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유나가 죽상을 한 채 건물 밖으로 걸어 나오는 것이 보였다.그는 부랴부랴 마중을 나가며 "여보? 왜 그래요? 지원한 것이 잘 안 된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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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4장

강환은 하하 웃으며, "좀만 기다려, 내가 신환 은행의 이사회에 들어가기만 하면 사람들은 더욱 날 우러러보며 경이로운 눈빛을 보낼 테니까!"라고 말했다.영준은 다급히 “어.. 그럼 강환아 너, 이사회에 들어가는 거야?”라고 물었다.강환은 "아마.. 지금 내가 이사니까.. 이변이 없는 몇 달만 있으면 자동으로 임원 자격이 주어지는 걸로 알고 있어!"라며 껄껄 웃었다.“정말 대단하다..” 영준은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한 이사님! 내가 앞으로 형님으로 모시겠습니다!"라며 감탄했다.강환은 고개를 끄덕이며 "큭큭.. 그래 그래, 내가 잘 봐줄 게~"라고 답했다.세 사람은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자축을 하며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데, 별안간 ‘콰앙!’ 하는 소리와 함께 강환의 사무실 문이 벌컥 열렸다."누가 감히 내 문을 걷어차는... 어?!"강환은 깜짝 놀라는 바람에 욕설을 퍼부을 뻔했지만, 옆을 돌아보니 이사회의 임원들이 양복 차림의 중년 남성과 함께 서 있는 것을 보았다. 임원들은 그 중년 남성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었기에 강환은 얼른 혀끝까지 나온 말을 속으로 집어삼켰다.임 대표는 어두운 눈빛으로 강환을 노려보며 "자네가 바로 그 한강환이라는 친구인가?"라고 말했다."아, 예! 제가 한강환입니다만..?!"강환은 화들짝 놀라며 고개를 끄덕였다.임 대표는 두말 않고 강환의 앞으로 간 뒤 바로 그의 오른쪽 뺨을 후려갈겼다."너, 이 새끼! 죽고 싶어 환장했어? 누가 너에게 면접 보러 온 김유나 씨의 입사를 거절할 권한을 준 거야?!!!""지금 대체 누구신데 다짜고짜 남의 뺨을 때리는 겁니까?!"라며 소리쳤다.“뭐? 나는 너 같은 놈 뺨도 때릴 수 있고, 네 목숨도 쥐고 있는 사람이다 왜?"임 대표는 강환을 발로 걷어찬 뒤 그의 머리를 짓밟았다. “은 선생님께서 오늘 아내분이 면접을 잘 통과했는지 확인하라고 했는데, 너 같은 쓰레기 때문에 망쳐버렸다고!! 오늘 이 사건에 대한 대가를 치르지 않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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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5장

강환은 그대로 무너졌고, 그의 얼굴에는 절망감 가득한 표정만이 가득 흘러 넘쳤다.사실 그가 계속 채용될 수 있었던 까닭은, 바로 어린 나이 때문이었다. 신환 은행은 승진에 대한 통제권 강화를 위해 굉장히 계약서를 까다롭게 작성하는 곳으로 유명했다. 승진과 관련된 계약 사항은 계약서에 사인을 한다면 승진이 되지만, 한 번 계약을 하면 신환 은행의 모든 요구 조건에 승인하여 모든 책임은 개인이 지는 것이다.강환은 이 승진 계약서에 이미 서명을 했다. 계약서에는 재계약을 하되, 반드시 성과가 있어야 하며 만약 근무 태도가 좋지 않거나 이직을 할 시에는 회사는 그에게 거액의 클레임을 걸 수 있다는 사항이 기재되어 있었다.따라서 현재 신환 은행에서 일하고 있는 많은 직원들이 사고를 쳐서 혹시라도 개인적인 책임을 질까 봐 두려워하고 있었다. 사실 그런 계약서에 사인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대학을 갓 졸업한 신입 사원들에게는 승진이 무엇보다 중요했기 때문에 그들은 눈을 감고 계약서를 작성하는 실정이었다.그런데, 그렇게 쓴 계약서가 자신에게 독이 될 줄이야..!땅에 무릎을 꿇고 있는 강환은 이미 제정신이 아니었다.지금껏 일해서 번 돈은 모두 신환 은행에서 받은 자신의 월급 밖에 없었다. 그런데 지금 회사가 자신에게 10억의 손해 배상을 청구할 예정이고, 동시에 로이드 그룹의 임 대표는 자신을 이곳에서 해고한다고 고래고래 소리쳤다.이렇게 되면.. 어떻게 살아 가야 하는가? 취직? 만약 취직이 안 된다고 하면 수입이 하나도 없어 생활이 매우 어려워질 것이다.게다가 10억도 보상해야 하는데, 보상을 하지 못한다면 결국 감옥에 가는 것 말고는 다른 가능성이 없어 보였다.갑자기 그는 임 대표를 향해 미친 듯이 소리를 질러 댔다. "임 대표님!!!!!! 제발!! 제발!! 한 번만 저를 용서해 주시고 기회를 주십시오!!! 제가 만약 이렇게 쫓겨난다면, 10억을 배상할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제발 기회를 주십시오!! 회사에 남아 대표님을 위해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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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6장

유나는 한숨을 내쉬며 "요즘에는 취업이 너무 어려워서 계속 찾아보는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그리고 운도 좀 따라야 할 거구요..”시후는 "여보 혹시 엠그란드 그룹에 갈 생각은 없어요?"라고 물었다.유나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그렇게 잘 나가는 엠그란드 그룹에서 과연 날 스카우트할까요..? 엠그란드는 입사할 때 엄청 엄격한 심사제도와 등급 기준이 있다고 알고 있어요. 그러니 아마 제가 지원한다면 다시 신입 사원으로 시작해야 할 거고, 그럼 얼마나 불편하겠어요..?"시후는 한숨을 내쉬었다. "유나 씨, 그럼.. 내 생각에는 직접 사업을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자영업을 하라고요?” 유나는 놀라 말했다.시후는 "유나 씨도 이제 여러 해 동안 회사를 다니면서 인맥도 많이 쌓았고, 엠그란드 그룹의 이태리 부회장은 예전에 같이 일한 적이 있잖아요? 그리고.. 오늘 봤듯이 로이드 그룹의 임 대표님도 풍수 쪽으로 관심이 있으니 내가 나중에 좋은 정보를 알려주면 유나 씨를 도와줄 수 있을 것 같은데요..?"라고 말했다."그래도 회사를 차리는 데 최소 천만 원은 있어야 한다고요! 풉..."유나는 그럴 돈이 어디 있냐는 듯 웃음 지었다. “시후 씨, 우리가 자영업을 시작하려면 투자 비용도 들 텐데.. 우리가 이렇게 많은 돈을 어디서 구해와요..?”"자금 문제는 내가 어떻게든 해결해볼게요! 아는 사람이 조금 있으니까! 그리고 유나 씨가 회사를 차릴 생각만 있다면 자본금을 마련하는 건 나에게 문제가 되지 않아요.”유나는 뭔가 결심한 듯 고개를 들고 말했다. "시후 씨.. 사실 시후 씨가 경영 쪽에서 일하는 분들을 많이 알고 있는 걸 잘 알고 있어요.. 그러니 그 분들에게 돈을 빌리는 건 문제가 없겠지만, 남의 돈을 빌려 창업하는 건 솔직히 말해 마음 고생이 심할 거고.. 그래서 차라리 투자를 덜 하고 나만의 개인 작업실을 차린 뒤에 건설사들의 설계도를 그려주는 일을 하는 것이 더 나을 것 같은 걸요..?"그러자 시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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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7장

시후는 유나가 자영업을 하는 것을 지원하고 응원했기 때문에, 유나는 밤새도록 사업과 관련된 생각을 하느라 잠을 이루지 못했고 다음 날 아침이 되자 매우 피곤한 얼굴이었다.시후가 깨어나자 유나는 황급히 씻기 시작했다. 그것을 본 시후는 "여보, 왜 잠을 안 자고 이렇게 급하게 일어나서 씻는 거예요??"라며 안타까워했다.유나는 "음.. 회사에 한 번 가보려고요, 그래서 늦으면 안 돼요.."라고 말했다.시후는 "에? 회사요? 또 면접 보러 가려고요?”유나는 우물쭈물 대며 “아, 아니요~ 그게 아니고... 프로젝트를 한 번 따보려고요.."라고 말했다."아~ 그래요? 좋은 생각이네." 시후는 "아내가 건축 회사를 차리면 내가 거기서 꼭 아르바이트를 해야지~"라며 웃었다."건축 회사는 차리면 차릴 수 있을 것 같지만, 지금 내 생각엔 자금과 인맥이 제일 문제인 것 같아요.. 그래서 사무실을 차릴 돈을 벌기 위해서는 건축 회사의 설계도를 그려주고, 어느 정도 인맥이 생기면 돈을 좀 더 모은 뒤에 회사를 설립할 거예요!”그러자 시후가 말했다. "돈도 인맥도 문제는 아니에요. 당신이 정말 회사를 차리고 싶다고 말하면, 내가 하나 만들어 줄 수도 있어요~ 하하..""아니에요.. 괜찮아요, 시후 씨~”유나는 남편의 호의를 거절했다. "그냥 내가 먼저 해보고 싶어요.. 내 힘으로 돈을 벌고, 인맥도 만들고.. 그리고 나서 내 손으로 회사를 세울 거예요!”"그런데 유나 씨, 회사를 차릴 만한 자금은 내가 가지고 있어요. 그리고 당신이 원하는 인맥은 나도 갖고 있다고요.."현재 엠그란드 그룹의 투자는 서울시의 70%에 육박하는 건축 사업들을 맡고 있기 때문에 관련 산업 방면에서 설계 도면 계약을 따 내기가 매우 수월할 것이었다.하지만 유나는 남편이 농담을 하고 있는 줄 알고 손사래를 쳤다. "남편, 건축업에 대해 잘 모르는 것 같은데요? 투자는 제가 알아서 할 테니 걱정 말아요!”건축 회사를 설립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의 방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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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8장

말을 마친 시후는 재빨리 대문을 나섰고, 닫힌 문 너머로 두 사람이 싸우는 소리가 들렸다.그래도 시후는 두 사람의 말다툼에는 참견하지 않는 것이 좋아 보였다.별 일이 없던 시후는 아무 식당에나 가서, 밥을 주문한 뒤, 저녁까지 놀다가 집에 돌아갈 계획을 세웠다.시후가 들어온 곳은 잠실에서 유명한 먹자 골목이었는데 이곳은 늘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이었다.밥을 먹고 있는데, 갑자기 길 건너편에 있는 두 사람의 그림자가 눈에 띄는 것이 아닌가? 힐끔 보니 자신의 아내 유나가 서 있었다.길 건너편에는 송파 구청이 있었고 그 옆의 빌딩에는 고급 호텔이 위치해 있었다. 유리 너머 빌딩 창가에는 유나가 앉아 있었고, 그녀의 맞은편에는 양복 차림에 금테 안경을 쓴 중년 남자가 앉아 있는 것이 보였다.유나는 자료를 가지고 남자에게 쉬지 않고 설명을 하는 것 같아 보였다. 아마 앞으로 열게 될 자신의 작업실을 소개하고 있을 것이고, 상대방이 내용 설명을 듣고 투자를 유치하도록 설득 중일 것이다.하지만 그 중년 남자는 유나의 설명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그저 자료를 쥐고 있는 유나의 손을 주물럭대고 싶을 뿐이었다.다행히 유나는 눈치가 빨랐기 때문에 빠르게 손을 탁자 아래로 내렸다.시후는 중년 남성의 짓거리를 보자 분노가 머리끝까지 치솟는 것을 느꼈다!이 개 같은 놈이 감히 내 아내에게 집적거리다니..마침 그 때 종업원이 시후가 주문한 식사를 들고 다가왔다. 하지만 시후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지폐를 두고 자리를 뜨며 말했다. "잔돈은 필요 없습니다~~"......엠베서더 호텔 2층 라운지.유나는 마음속에서 솟아오르는 역겨움을 억누르며, 억지로 웃음을 짓고 있었다. 그녀는 테이블 맞은편에 앉은 남자에게 말했다. "송 대표님, 이 자료는 제가 앞으로 차릴 회사의 미래 비전을 기재해 둔 것입니다. 저를 믿고 함께 해주신다면, 앞으로 분명 놀랄 만한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니 미래의 파트너로서 최고의 프로젝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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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9장

유나는 송 대표에게 직접 악수를 청하지 않았지만, 그가 악수를 청하는 것을 보고 거절을 하게 되면 예의 없는 사람으로 보일 것 같아 억지로 손을 내밀었다.송 대표가 유나의 작은 손을 잡을 것을 생각하며 몰래 기뻐하고 있을 때였다.갑자기 크고 긴 손이 뻗어 나와 그의 손을 쥐었다.송 대표는 순간 멍하니 있다가 화가 난 듯 고개를 들고 손의 주인을 보고 소리쳤다. "넌 누구야, 무슨 개수작이야?"유나도 고개를 돌린 뒤 잠시 당황했다."시후 씨??? 언제 왔어요?"그는 송 대표에게 "아, 안녕하세요? 저는 김유나 씨의 남편입니다."라고 설명했다.'남.편..이라..’ 시후의 입에서 나온 두 글자를 들은 송 대표의 얼굴은 어두워졌다."지금 막 도착했어요." 시후는 못 본 척, 유나에게 미소를 지었고 뒤이어 송 대표에게 물었다."어.. 혹시.. 정진 건축사 송지평 대표님 아니십니까??"송 대표는 화난 표정을 지으며 "네, 접니다. 무슨 일이시죠??"라고 말했다."별거 아닙니다.. 그런데 좀 품위가 없으시네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일부러 목소리를 높였다.송 대표는 속으로 화가 나서 빠르게 악수하고 있던 손을 거두려 했다.그런데 시후의 손바닥이 마치 쇠집게처럼 자신의 손을 강하게 쥐고 있어 꼼짝도 않는 것이 아닌가?“하앗!” 송 대표는 숨을 들이마시는 소리를 내며 손에 힘을 주었지만 오히려 그의 손바닥은 점점 아파왔고, 뼈가 부러질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너... 너 빨리 풀어!! 손!! 내 손이 부러질 것 같다고!!"보고 있던 유나가 시후의 손에 힘이 가득 실린 것을 알아채고 다급히 말했다. "시후 씨, 먼저 손을 놓아요~"시후는 그제야 손을 놓은 뒤 무표정한 얼굴로 송 대표를 바라보았다.송 대표는 아파서 얼굴빛이 일그러졌고, 분노 가득한 얼굴로 시후를 쳐다본 후 유나에게 소리쳤다."어서 남편에게 빨리 돌아가라고 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만?"유나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시후 씨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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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장

"송 대표님, 시후 씨도 집에서 많은 일을 하고 있어요. 그리고 그냥 절 김유나 대표라고 불러주십시오. 오늘 이 자리는 그냥 이름으로 불리기에는 조금 어울리지 않는 상황 같아서요!”"하하.. 남편이 댁에서 무슨 일을 하시죠? 장을 보나..? 밥을 차리고? 아니면 빨래를 하나요??”송 대표는 "사실 남편분이 취직이 안 되면, 지금 우리 회사에서 경비원을 모집하고 있으니 한 번 해보라고 소개해주려고 했지요.. 크하하하!"라며 너털웃음을 터뜨렸다.그리고는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이렇게 말했다. "김 대표님, 제가 김 대표님과 같은 자리였으면 이렇게 직장도 번듯하지 못한 남자와는 결혼 생각도 않았을 텐데.. 어쩌다 이런 쓰레기와.. 벌써 전 이혼했을 겁니다. 하하.."유나는 표정이 어두워졌고, 반격하려는 말을 하려고 하는데 갑자기 주변의 분위기가 서늘해지는 것이 느껴졌다.그녀가 고개를 돌리자 웃는 얼굴로 서 있는 시후가 보였다. "예전부터 송 대표님이 참 유명하다고 들었는데.. 정말 제가 들은 그대로네요.. 그럼 저도 대표님께 좀 드리고 싶은 말이 있는데.."송 대표는 시후에게 물었다."무슨 말을 하고 싶으신지...?"그는 시후가 머저리 같은 인간이라고 생각하며 감히 자신을 어찌하지 못할 것이라고 짐작했다.시후는 책상에 한 손을 짚고 몸을 약간 앞으로 기울이며 미소를 지었다."내가 해주고 싶은 말은.. 사람이 무식할 수도 있고 재능이 없을 수도 있지만, 반드시 품위가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일단 인간이 되지 못하면 그건 짐승이니까요?!”말을 마친 그는 조금 전 서빙 된 갈비탕을 손에 들고 무표정으로 송 대표의 머리에 들이 부었다.송 대표는 비명을 지르며 앉은 자리에서 펄쩍 뛰었다.유나는 이 상황을 보고 충격을 받은 나머지 얼굴이 하얗게 질렸고, 잠시 어안이 벙벙해진 후 재빨리 종업원에게 냅킨을 가져오라고 요청했다.뜨거운 갈비탕 국물의 열기가 송 대표의 얼굴은 빨갛게 달아오르게 만들었고, 국물과 건더기들이 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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