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환은 그대로 무너졌고, 그의 얼굴에는 절망감 가득한 표정만이 가득 흘러 넘쳤다.사실 그가 계속 채용될 수 있었던 까닭은, 바로 어린 나이 때문이었다. 신환 은행은 승진에 대한 통제권 강화를 위해 굉장히 계약서를 까다롭게 작성하는 곳으로 유명했다. 승진과 관련된 계약 사항은 계약서에 사인을 한다면 승진이 되지만, 한 번 계약을 하면 신환 은행의 모든 요구 조건에 승인하여 모든 책임은 개인이 지는 것이다.강환은 이 승진 계약서에 이미 서명을 했다. 계약서에는 재계약을 하되, 반드시 성과가 있어야 하며 만약 근무 태도가 좋지 않거나 이직을 할 시에는 회사는 그에게 거액의 클레임을 걸 수 있다는 사항이 기재되어 있었다.따라서 현재 신환 은행에서 일하고 있는 많은 직원들이 사고를 쳐서 혹시라도 개인적인 책임을 질까 봐 두려워하고 있었다. 사실 그런 계약서에 사인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대학을 갓 졸업한 신입 사원들에게는 승진이 무엇보다 중요했기 때문에 그들은 눈을 감고 계약서를 작성하는 실정이었다.그런데, 그렇게 쓴 계약서가 자신에게 독이 될 줄이야..!땅에 무릎을 꿇고 있는 강환은 이미 제정신이 아니었다.지금껏 일해서 번 돈은 모두 신환 은행에서 받은 자신의 월급 밖에 없었다. 그런데 지금 회사가 자신에게 10억의 손해 배상을 청구할 예정이고, 동시에 로이드 그룹의 임 대표는 자신을 이곳에서 해고한다고 고래고래 소리쳤다.이렇게 되면.. 어떻게 살아 가야 하는가? 취직? 만약 취직이 안 된다고 하면 수입이 하나도 없어 생활이 매우 어려워질 것이다.게다가 10억도 보상해야 하는데, 보상을 하지 못한다면 결국 감옥에 가는 것 말고는 다른 가능성이 없어 보였다.갑자기 그는 임 대표를 향해 미친 듯이 소리를 질러 댔다. "임 대표님!!!!!! 제발!! 제발!! 한 번만 저를 용서해 주시고 기회를 주십시오!!! 제가 만약 이렇게 쫓겨난다면, 10억을 배상할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제발 기회를 주십시오!! 회사에 남아 대표님을 위해 정
유나는 한숨을 내쉬며 "요즘에는 취업이 너무 어려워서 계속 찾아보는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그리고 운도 좀 따라야 할 거구요..”시후는 "여보 혹시 엠그란드 그룹에 갈 생각은 없어요?"라고 물었다.유나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그렇게 잘 나가는 엠그란드 그룹에서 과연 날 스카우트할까요..? 엠그란드는 입사할 때 엄청 엄격한 심사제도와 등급 기준이 있다고 알고 있어요. 그러니 아마 제가 지원한다면 다시 신입 사원으로 시작해야 할 거고, 그럼 얼마나 불편하겠어요..?"시후는 한숨을 내쉬었다. "유나 씨, 그럼.. 내 생각에는 직접 사업을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자영업을 하라고요?” 유나는 놀라 말했다.시후는 "유나 씨도 이제 여러 해 동안 회사를 다니면서 인맥도 많이 쌓았고, 엠그란드 그룹의 이태리 부회장은 예전에 같이 일한 적이 있잖아요? 그리고.. 오늘 봤듯이 로이드 그룹의 임 대표님도 풍수 쪽으로 관심이 있으니 내가 나중에 좋은 정보를 알려주면 유나 씨를 도와줄 수 있을 것 같은데요..?"라고 말했다."그래도 회사를 차리는 데 최소 천만 원은 있어야 한다고요! 풉..."유나는 그럴 돈이 어디 있냐는 듯 웃음 지었다. “시후 씨, 우리가 자영업을 시작하려면 투자 비용도 들 텐데.. 우리가 이렇게 많은 돈을 어디서 구해와요..?”"자금 문제는 내가 어떻게든 해결해볼게요! 아는 사람이 조금 있으니까! 그리고 유나 씨가 회사를 차릴 생각만 있다면 자본금을 마련하는 건 나에게 문제가 되지 않아요.”유나는 뭔가 결심한 듯 고개를 들고 말했다. "시후 씨.. 사실 시후 씨가 경영 쪽에서 일하는 분들을 많이 알고 있는 걸 잘 알고 있어요.. 그러니 그 분들에게 돈을 빌리는 건 문제가 없겠지만, 남의 돈을 빌려 창업하는 건 솔직히 말해 마음 고생이 심할 거고.. 그래서 차라리 투자를 덜 하고 나만의 개인 작업실을 차린 뒤에 건설사들의 설계도를 그려주는 일을 하는 것이 더 나을 것 같은 걸요..?"그러자 시후는
시후는 유나가 자영업을 하는 것을 지원하고 응원했기 때문에, 유나는 밤새도록 사업과 관련된 생각을 하느라 잠을 이루지 못했고 다음 날 아침이 되자 매우 피곤한 얼굴이었다.시후가 깨어나자 유나는 황급히 씻기 시작했다. 그것을 본 시후는 "여보, 왜 잠을 안 자고 이렇게 급하게 일어나서 씻는 거예요??"라며 안타까워했다.유나는 "음.. 회사에 한 번 가보려고요, 그래서 늦으면 안 돼요.."라고 말했다.시후는 "에? 회사요? 또 면접 보러 가려고요?”유나는 우물쭈물 대며 “아, 아니요~ 그게 아니고... 프로젝트를 한 번 따보려고요.."라고 말했다."아~ 그래요? 좋은 생각이네." 시후는 "아내가 건축 회사를 차리면 내가 거기서 꼭 아르바이트를 해야지~"라며 웃었다."건축 회사는 차리면 차릴 수 있을 것 같지만, 지금 내 생각엔 자금과 인맥이 제일 문제인 것 같아요.. 그래서 사무실을 차릴 돈을 벌기 위해서는 건축 회사의 설계도를 그려주고, 어느 정도 인맥이 생기면 돈을 좀 더 모은 뒤에 회사를 설립할 거예요!”그러자 시후가 말했다. "돈도 인맥도 문제는 아니에요. 당신이 정말 회사를 차리고 싶다고 말하면, 내가 하나 만들어 줄 수도 있어요~ 하하..""아니에요.. 괜찮아요, 시후 씨~”유나는 남편의 호의를 거절했다. "그냥 내가 먼저 해보고 싶어요.. 내 힘으로 돈을 벌고, 인맥도 만들고.. 그리고 나서 내 손으로 회사를 세울 거예요!”"그런데 유나 씨, 회사를 차릴 만한 자금은 내가 가지고 있어요. 그리고 당신이 원하는 인맥은 나도 갖고 있다고요.."현재 엠그란드 그룹의 투자는 서울시의 70%에 육박하는 건축 사업들을 맡고 있기 때문에 관련 산업 방면에서 설계 도면 계약을 따 내기가 매우 수월할 것이었다.하지만 유나는 남편이 농담을 하고 있는 줄 알고 손사래를 쳤다. "남편, 건축업에 대해 잘 모르는 것 같은데요? 투자는 제가 알아서 할 테니 걱정 말아요!”건축 회사를 설립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의 방법이
말을 마친 시후는 재빨리 대문을 나섰고, 닫힌 문 너머로 두 사람이 싸우는 소리가 들렸다.그래도 시후는 두 사람의 말다툼에는 참견하지 않는 것이 좋아 보였다.별 일이 없던 시후는 아무 식당에나 가서, 밥을 주문한 뒤, 저녁까지 놀다가 집에 돌아갈 계획을 세웠다.시후가 들어온 곳은 잠실에서 유명한 먹자 골목이었는데 이곳은 늘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이었다.밥을 먹고 있는데, 갑자기 길 건너편에 있는 두 사람의 그림자가 눈에 띄는 것이 아닌가? 힐끔 보니 자신의 아내 유나가 서 있었다.길 건너편에는 송파 구청이 있었고 그 옆의 빌딩에는 고급 호텔이 위치해 있었다. 유리 너머 빌딩 창가에는 유나가 앉아 있었고, 그녀의 맞은편에는 양복 차림에 금테 안경을 쓴 중년 남자가 앉아 있는 것이 보였다.유나는 자료를 가지고 남자에게 쉬지 않고 설명을 하는 것 같아 보였다. 아마 앞으로 열게 될 자신의 작업실을 소개하고 있을 것이고, 상대방이 내용 설명을 듣고 투자를 유치하도록 설득 중일 것이다.하지만 그 중년 남자는 유나의 설명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그저 자료를 쥐고 있는 유나의 손을 주물럭대고 싶을 뿐이었다.다행히 유나는 눈치가 빨랐기 때문에 빠르게 손을 탁자 아래로 내렸다.시후는 중년 남성의 짓거리를 보자 분노가 머리끝까지 치솟는 것을 느꼈다!이 개 같은 놈이 감히 내 아내에게 집적거리다니..마침 그 때 종업원이 시후가 주문한 식사를 들고 다가왔다. 하지만 시후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지폐를 두고 자리를 뜨며 말했다. "잔돈은 필요 없습니다~~"......엠베서더 호텔 2층 라운지.유나는 마음속에서 솟아오르는 역겨움을 억누르며, 억지로 웃음을 짓고 있었다. 그녀는 테이블 맞은편에 앉은 남자에게 말했다. "송 대표님, 이 자료는 제가 앞으로 차릴 회사의 미래 비전을 기재해 둔 것입니다. 저를 믿고 함께 해주신다면, 앞으로 분명 놀랄 만한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니 미래의 파트너로서 최고의 프로젝트를
유나는 송 대표에게 직접 악수를 청하지 않았지만, 그가 악수를 청하는 것을 보고 거절을 하게 되면 예의 없는 사람으로 보일 것 같아 억지로 손을 내밀었다.송 대표가 유나의 작은 손을 잡을 것을 생각하며 몰래 기뻐하고 있을 때였다.갑자기 크고 긴 손이 뻗어 나와 그의 손을 쥐었다.송 대표는 순간 멍하니 있다가 화가 난 듯 고개를 들고 손의 주인을 보고 소리쳤다. "넌 누구야, 무슨 개수작이야?"유나도 고개를 돌린 뒤 잠시 당황했다."시후 씨??? 언제 왔어요?"그는 송 대표에게 "아, 안녕하세요? 저는 김유나 씨의 남편입니다."라고 설명했다.'남.편..이라..’ 시후의 입에서 나온 두 글자를 들은 송 대표의 얼굴은 어두워졌다."지금 막 도착했어요." 시후는 못 본 척, 유나에게 미소를 지었고 뒤이어 송 대표에게 물었다."어.. 혹시.. 정진 건축사 송지평 대표님 아니십니까??"송 대표는 화난 표정을 지으며 "네, 접니다. 무슨 일이시죠??"라고 말했다."별거 아닙니다.. 그런데 좀 품위가 없으시네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일부러 목소리를 높였다.송 대표는 속으로 화가 나서 빠르게 악수하고 있던 손을 거두려 했다.그런데 시후의 손바닥이 마치 쇠집게처럼 자신의 손을 강하게 쥐고 있어 꼼짝도 않는 것이 아닌가?“하앗!” 송 대표는 숨을 들이마시는 소리를 내며 손에 힘을 주었지만 오히려 그의 손바닥은 점점 아파왔고, 뼈가 부러질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너... 너 빨리 풀어!! 손!! 내 손이 부러질 것 같다고!!"보고 있던 유나가 시후의 손에 힘이 가득 실린 것을 알아채고 다급히 말했다. "시후 씨, 먼저 손을 놓아요~"시후는 그제야 손을 놓은 뒤 무표정한 얼굴로 송 대표를 바라보았다.송 대표는 아파서 얼굴빛이 일그러졌고, 분노 가득한 얼굴로 시후를 쳐다본 후 유나에게 소리쳤다."어서 남편에게 빨리 돌아가라고 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만?"유나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시후 씨는
"송 대표님, 시후 씨도 집에서 많은 일을 하고 있어요. 그리고 그냥 절 김유나 대표라고 불러주십시오. 오늘 이 자리는 그냥 이름으로 불리기에는 조금 어울리지 않는 상황 같아서요!”"하하.. 남편이 댁에서 무슨 일을 하시죠? 장을 보나..? 밥을 차리고? 아니면 빨래를 하나요??”송 대표는 "사실 남편분이 취직이 안 되면, 지금 우리 회사에서 경비원을 모집하고 있으니 한 번 해보라고 소개해주려고 했지요.. 크하하하!"라며 너털웃음을 터뜨렸다.그리고는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이렇게 말했다. "김 대표님, 제가 김 대표님과 같은 자리였으면 이렇게 직장도 번듯하지 못한 남자와는 결혼 생각도 않았을 텐데.. 어쩌다 이런 쓰레기와.. 벌써 전 이혼했을 겁니다. 하하.."유나는 표정이 어두워졌고, 반격하려는 말을 하려고 하는데 갑자기 주변의 분위기가 서늘해지는 것이 느껴졌다.그녀가 고개를 돌리자 웃는 얼굴로 서 있는 시후가 보였다. "예전부터 송 대표님이 참 유명하다고 들었는데.. 정말 제가 들은 그대로네요.. 그럼 저도 대표님께 좀 드리고 싶은 말이 있는데.."송 대표는 시후에게 물었다."무슨 말을 하고 싶으신지...?"그는 시후가 머저리 같은 인간이라고 생각하며 감히 자신을 어찌하지 못할 것이라고 짐작했다.시후는 책상에 한 손을 짚고 몸을 약간 앞으로 기울이며 미소를 지었다."내가 해주고 싶은 말은.. 사람이 무식할 수도 있고 재능이 없을 수도 있지만, 반드시 품위가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일단 인간이 되지 못하면 그건 짐승이니까요?!”말을 마친 그는 조금 전 서빙 된 갈비탕을 손에 들고 무표정으로 송 대표의 머리에 들이 부었다.송 대표는 비명을 지르며 앉은 자리에서 펄쩍 뛰었다.유나는 이 상황을 보고 충격을 받은 나머지 얼굴이 하얗게 질렸고, 잠시 어안이 벙벙해진 후 재빨리 종업원에게 냅킨을 가져오라고 요청했다.뜨거운 갈비탕 국물의 열기가 송 대표의 얼굴은 빨갛게 달아오르게 만들었고, 국물과 건더기들이 그의
시후는 뭔가 말을 하고 싶었지만, 유나의 표정이 어두워진 것을 보고 얼굴을 찌푸리고 식당 밖으로 몸을 돌려 나갔다.겨우 조그만 회사의 대표가 감히 자기 앞에서 이렇게 날뛰다니..? 아마 살고 싶지 않은 것이 분명했다.유나는 자신의 남편이 이렇게 대단한 사람이라는 것을 모르니 이렇게 구는 것이겠지?이 순간 시후는 자신의 정체를 당장이라도 유나에게 알리고 싶었다. 다시는 이런 작은 회사 대표 따위에게 무시당하는 일이 없도록 말이다. 그러나 말이 목구멍까지 차올랐지만 그는 참을 수밖에 없었다. 신분이 드러나면 자신은 정식으로 LCS 그룹으로 돌아가야 할 것이고, 그들을 인정해야 하기 때문이었다.하지만 시후는 LCS 그룹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호텔 밖으로 나온 시후는 2층을 한 번 올려다보고 나서 핸드폰을 꺼내 박상철에게 전화를 걸었다."여보세요? 아, 정진 건축사의 내막을 좀 알아봐 주시죠. 그리고 그들이 최근 어떤 고객과 협력하고 있는지, 어떤 종목에 관심이 있는지도요..”휴대전화에서 박상철의 공손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도련님, 정진 건축사의 주요 고객은 기본적으로 LCS 그룹의 소규모 기업들입니다. 그리고 올해 엠그란드 그룹에서도 지분을 조금 인수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그래요?" 상철의 말을 들은 시후는 바로 냉소를 지었다. 한참동안 무시를 당했는데, 알고 보니 송 대표 역시도 자신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없는 그런 조무래기였던 것이다.시후는 갑자기 웃음이 났다.조금 전 송 대표가 무시하던 사람이 자신의 회사를 만든 아버지와 같은 위치의, 쉽게 건들 수 없는 사람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과연 그는 어떤 감정을 느낄 것인지 궁금했다.시후는 이어 박상철에게 "그럼 정진 건축사에 교훈을 좀 주시죠..?"라고 했다."도련님, 무슨 분부이십니까?" 박상철이 공손히 물었다."음.. 이제 정진 건축사와의 제휴를 모두 철회해주세요. 내 눈에 이 병신 같은 회사가 계속 눈에 거슬려서요..”"정진이 도
송 대표는 기가 막혀 맞은 얼굴을 다른 손으로 감싸 쥐고 1초 정도 멍하니 있다가, 곧바로 분노하며 소리쳤다."이 쓰레기만도 못한 새끼가?! 네가 지금 나를 때린 거야?"시후는 아랑곳하지 않고 맞섰다. "때렸다.. 왜? 어쩌라고? 이건 다 당신이 자초한 일이야!"말을 마친 시후는 다시 한 번 손을 들어 송 대표의 반대쪽 뺨을 한 대 후려쳤다. 송지평의 양쪽 볼은 퉁퉁 부어올랐다.유나도 사실 마음 속으로 송 대표에 대한 반감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었지만 시후가 연거푸 그의 뺨을 때리는 것을 보자 그래도 좀 마음이 불편했다. 그래서 다급히 시후를 말렸다.“시후 씨!!! 이게 무슨 짓이에요...?? 제가 늘 당신에게 다른 사람에게 함부로 폭력을 휘두르지 말라고 하지 않았어요??"그녀가 지금 걱정하는 것은 자신의 협업이 아니라 시후가 혹시라도 송 대표에게 보복을 당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다. 아무리 그래도 송 대표는 유명한 사람이었고 규모도 있는 회사의 대표였다. 그런 대표가 아무것도 아닌 자신의 남편에게 뺨을 맞았으니.. 그것도 한 대가 아니라 양쪽 뺨을 맞다니... 어찌 그냥 넘어갈 수 있겠는가?아니나 다를까, 송 대표는 엄청나게 노여워하며, 더 이상 유나 앞이라고 참지 않고 자신의 본색을 드러냈다. 그리고는 유나를 가리켰다. "김유나!!! 오늘 네 남편의 빚을 네가 보상하지 않으면, 내가 저걸 죽여버릴 거야! 그리고 이 한국땅에서 사라지게 만들 거라고!!”유나는 말을 듣자, 갑자기 분노하여 말했다. “뭐라고요? 너무 파렴치 한 거 아니에요?”“뭐? 파렴치? 무슨 개소리를 하는 거야?? 어이, 지금 나를 몰라서 하는 소리 같은데? 이미 WS 그룹에서 네가 떨어져 나온 지 오래 된 걸로 알고 있구만?? 네가 아직도 WS의 빽이 있는 줄 알아? 내가 솔직히 말해 줄게!! 나, 송지평은 서울에서 있으니 말이야! 내가 재채기라도 한 번 하면, 어? 온 동네가 들썩거린다고!! 네가 너희 남편이 별 탈 없기를 바란다면 당장 내 앞에서 무
배호영은 시후의 눈에 숨김없는 살의가 가득 찬 것을 보고,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극도의 공포를 느꼈다! 그는 퍽 소리를 내며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리며 눈물을 흘리며 애원했다. “은 선생님... 저는 그저 젊은 혈기로 잠시 이성을 잃었을 뿐입니다... 저희 페이셔스 그룹이 그래도 미국에서 꽤나 잘 나가는 집안인데, 제발 이번 한 번만 저를 용서해 주십시오. 필요하신 돈이 얼마든 말씀만 하시면, 저희 아버지께서 반드시 만족시켜 드릴 겁니다... 제발 살려주십시오...” 시후는 그의 연극이 지겨워 차갑게 말했다. “배호영, 정말 돈이면 모든 게 다 된다고 생각하나? 너희 증조할아버지께서도 돈이 그렇게 많았지만, 결국 그룹 내에서 자리를 지키지 못했지 않나? 내가 분명히 말해두는데, 너 하나의 목숨과 바꾼다고 해도, 나는 페이셔스 그룹의 모든 자산을 거부할 거다! 성인이라면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져야지. 너 뿐만 아니라 네 아버지와 할아버지까지도 너의 행동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 할 거야.. 원래 자식의 잘못은 부모에게서 비롯된 것 아니겠어?”배호영은 본능적으로 반문했다. “넌 페이셔스 그룹의 복수가 두렵지도 않나?! 나의 아버지와 할아버지가 내가 죽은 걸 알면, 페이셔스 그룹 전부를 동원해서라도 반드시 복수할 거다!” “네 아버지와 할아버지..?” 시후는 이를 듣고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 “사실을 말해주지. 너희 증조할아버지 배원중과 너희 사촌 배유현은 지금 내 사람들의 보호를 받고 있다. 그래서 나는 너 뿐만 아니라 네 아버지와 할아버지도 끝장을 낼 생각이야.. 만약 네 증조할아버지가 미국으로 돌아올 기회가 생긴다면, 그가 네 아버지와 할아버지를 그냥 둘 것 같아? 그가 그들을 용서하겠다고 한다면, 난 그를 용서하지 않을 거다!” 배호영은 그 말을 듣고 극도의 공포에 휩싸였다. 그는 꿈에서도 상상하지 못했다. 그토록 찾으려 했던 증조할아버지와 사촌이 시후의 손아귀에 있을 줄이야! 그 순간, 그는 비로소 시후가 얼마나 대단한 존재인지 깨달았다.
바닥 위에는 두 개의 피 묻은 귀가 뚜렷하게 보였고, 배호영은 온 힘을 다해 두 귀를 감싸며 고통스러워 소리쳤다. 그의 손가락 사이로 피가 끊임없이 흘러나와 참혹하기 그지없었다.이때 성도민은 손짓으로 신호를 보내며 말했다. “상처를 처리해 줘.” 부하는 고개를 끄덕이며 지혈용 약병을 꺼내 배호영의 상처 부위에 소독약을 뿌렸다. 성도민은 핫토리 카즈오에게 다시 말했다. “바닥에 있는 걸 주워서 화장실로 가서 깨끗이 씻어. 아직 쓸 일이 있다.” 핫토리 카즈오는 거부하지 못하고 재빨리 바닥에 떨어진 두 귀를 주워 화장실로 가서 물로 씻어냈다. 이때, 한 대의 헬리콥터가 이곳 건물의 빈 공간에 착륙했다. 시후는 혼자 헬리콥터에서 내렸고, 곧 블랙 드래곤의 한 병사가 다가와 공손히 말했다. “은 선생님, 리더는 지하실에 있습니다. 함께 가시죠.”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병사의 안내를 따라 별장 지하실로 향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성도민이 방 중앙에 서 있었고, 배호영은 두 귀를 잘린 채 고통에 몸을 떨고 있었다. 성도민은 시후가 온 것을 보고 즉시 공손하게 말했다. “은 선생님!”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배호영을 바라보고 냉소하며 말했다. “배호영 씨, 또 만났군요.” 배호영은 그제야 시후를 보고, 귀에서 밀려오는 고통을 잊은 채 경악하여 말했다. “당... 당신은 그 풍수사 아니야?!” 시후는 미소 지으며 말했다. “왜? 날 보니 놀랍습니까?” 배호영은 혼란스러워하며 소리쳤다. “도대체 누구야?! 왜 블랙 드래곤에게 나를 여기로 끌고 오라고 했어?! 왜 내 귀를 잘라버렸지?! 대체 왜 그러는 거야?!” 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이유가 뭐 그리 많겠어? 네가 마음에 안 드니까. 그거면 되지 않나?” 배호영은 분노에 차서 외쳤다. “나랑 아무런 원한도 없잖아! 이런 짓을 하는 이유가 뭐야?! 우리 페이셔스 그룹이 복수할까 봐 두렵지도 않나?!” 시후는 그를 바라보며 점점 차가운 눈빛으로
핫토리 카즈오는 이 말을 듣고 몸이 벌벌 떨렸다. 그는 성도민이 한마디로 자신에게 배호영의 두 귀를 자르라고 할 줄은 상상도 못했다. 배호영 역시 충격에 휩싸였다. 그는 페이셔스 그룹의 도련님이기에 뉴욕에서 아무도 감히 자신을 건드릴 수 없는 존재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눈앞의 이 남자가 가차 없이 자신의 두 귀를 자르라고 하다니! 공포에 질린 배호영은 큰 소리로 외쳤다. "너희들 내가 누군지 알아? 나는 페이셔스 그룹의 도련님 배호영이다! 페이셔스 그룹의 힘이 얼마나 강한지는 굳이 내가 말하지 않아도 잘 알지? 너희가 나를 건드리기라도 하면, 내 아버지와 할아버지가 너희를 가만두지 않을 거다!" 그러자 성도민은 배호영을 바라보며 무심하게 말했다. "내가 누구인지 말해두지. 나는 성도민, 블랙 드래곤의 전주다. 네가 페이셔스 그룹 손자 정도야 아무것도 아니야. 네 아버지, 네 할아버지까지도 은 선생님의 명령이라면 다 없애 버릴 수 있다! 페이셔스 그룹을 송두리째 멸하는 것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처리할 자신도 있고." 배호영은 이 말을 듣고 감전된 듯한 충격을 느꼈다. "성도민?! 너... 네가 바로 성도민이라고?!" 그는 절망에 빠져 말했다. "성... 성도민 씨... 우리 페이셔스 그룹은 당신과 아무런 원한도 없고, 난 항상 당신을 존경했습니다. 그런데 왜 저에게 이런 잔혹한 짓을 하죠?!" 그러면서 그는 불안한 목소리로 다시 물었다. "그리고 은 선생님이라는 사람은 또 누구십니까? 난 그런 사람을 단 한 번도 건드린 적이 없습니다!" 성도민은 시간을 확인하고 냉소하며 말했다. "곧 알게 될 거다." 그리고 그는 핫토리 카즈오를 바라보며 바닥에 있는 칼을 가리키며 차갑게 말했다. "핫토리 카즈오, 이 명령은 은 선생님께서 직접 내리신 거다. 나는 그저 명령을 전달할 뿐이야. 은 선생님이 곧 이곳에 오실 거니까, 그가 오시기 전에 이 일을 끝내는 게 좋을 거다. 안 그러면 네 귀도 같이 잘릴 테니!" 핫토리 카즈오는 얼굴이 창백해졌
성도민은 남아 있는 두 명의 부하에게 말했다. "너희들은 이 쓰레기차를 몰고 가서 처리해." 그 중 금발의 백인 부하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걱정 마십시오. 이미 폐차장을 찾아 뒀습니다. 한 시간 후면 차를 완전히 분해하여, 부품을 수십 대의 차량과 함께 쇳덩이로 압축할 것입니다. 그럼 아무도 차량의 행방을 찾을 수 없을 겁니다." "좋아!" 성도민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럼 서둘러 처리하고, 시내에서 다시 만나자." "예 알겠습니다!" ....한편 경찰과 페이셔스 그룹은 쓰레기차에 대한 단서를 파악했다. 비록 핫토리 카즈오 일행이 호텔 내에서는 CCTV 기록을 남기지 않았지만, 밖의 시내 감시카메라까지는 제어할 수 없었다. 그래서 호텔에서 나오는 모든 사람과 차량은 시내 감시카메라에 포착될 수밖에 없었고, 이로 인해 쓰레기차가 경찰과 페이셔스 그룹 모두에게 동시에 발견되었다. 그들은 이 차량의 행적을 추적하기 시작했다. 경찰과 페이셔스 그룹뿐만 아니라, 뉴욕의 모든 조직원, 직업 킬러, 사설 탐정들이 상금을 위해 전부 나섰고, 뉴욕 거리는 순식간에 혼란의 장이 되었다. 하지만 아무도 성도민이 뉴욕 롱아일랜드에 있는 롱비치에 하루 렌트비만 무려 8만 달러에 달하는 럭셔리 빌라를 빌렸을 줄은 상상하지 못했다. 이 럭셔리 빌라는 롱비치에서 최고의 고급 주택 중 하나로, 주로 부호들이 뉴욕에 왔을 때 휴가를 즐기거나 영화 촬영을 위해 대여되곤 했다. 성도민은 시후의 명령을 받고 해외에서 온 영화 촬영팀을 가장해 이 빌라를 빌렸으며, 가난한 주인공이 뉴욕에서 성공하는 이야기를 담은 전기 영화의 촬영 준비를 한다고 사람들을 속였다. 게다가 가장 의외인 점은 성도민이 빌린 이 빌라가 페이셔스 그룹의 저택과 불과 500미터도 되지 않는 거리에 있다는 점이었다. 성도민의 부하들은 뉴욕 시내를 돌고 돌아 핫토리 카즈오를 포함한 닌자들과 의식을 잃은 배호영을 이 빌라로 데려왔다. 이때 뉴욕 전역에서 찾고 있는
이중열은 조금 전까지만 해도 시후가 닌자 몇 명을 시켜 배호영을 납치한 것이 자칫 시후 자신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제서야 그는 깨달았다. 시후의 눈에 페이셔스 그룹은 결코 대단한 존재가 아니었던 것이다. 오히려 그의 눈에 페이셔스 그룹은 그저 접시 위의 요리에 불과했다. 이제 그들을 어떻게 할지는 전적으로 시후의 기분에 달려 있었다. 배한빈이든 배해산이든, 시후에게는 어떠한 위협도 될 수 없었다. 시후에게는 블랙 드래곤이라는 강력한 세력이 있었고, 페이셔스 그룹과 정면 대결을 벌인다 해도 그들은 결코 상대가 될 수 없을 것이다. 또한 시후는 페이셔스 그룹의 실질적 영향력을 지닌 배원중이라는 비장의 카드를 쥐고 있었다. 만약 시후가 배원중을 미국으로 데리고 온 뒤 블랙 드래곤의 힘으로 그의 안전을 보장한다면, 배산해는 그가 차지한 자리에서 물러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배산해가 기회를 틈타 아버지의 권력을 탈취하고 미국으로 돌아오지 못하게 막았다는 사실이 전국적으로 알려지게 될 테니, 그야말로 모든 사람에게 비난 받는 존재가 될 것이다. 더 나아가 법적 조사까지 받을 가능성도 있다. 그래서 시후가 이 비장의 카드를 내놓기만 하면 배해산과 그의 아들에게는 커다란 타격이 될 것이었다. 이런 상황이라면 시후가 배호영을 그들 앞에서 죽인다 해도 그들은 감히 큰 소리 한 번 지르지 못할 터였다.그러자 이중열은 시후에게 물었다. "도련님, 이 일을 다음엔 어떻게 진행하실 생각이십니까?" 시후는 냉랭하게 말했다. "제임스가 모습을 드러내면 그와 배호영을 한곳에 모아 두고, 이 인간 말종들을 제거해야겠죠?!" 이중열이 다시 물었다. "그들의 비열한 행각을 외부에 폭로하실 계획이십니까?" 시후는 말했다. "물론이죠! 배호영을 바로 처리하지 않은 이유는 그의 행동과 제임스의 소행을 모두 파헤쳐서 공개하고, 가능하다면 이 무리의 소행을 한 번에 폭로하면 좋을 것 같아서입니다." 이중열은 고개를 끄덕이며 갑자기 좋은
이중열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일이 있고 나서야 전해 들었는데, LCS 그룹이 블랙 드래곤에 자산 절반을 넘긴 뒤 화를 피할 수 있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오늘 도련님을 만나고도 그 얘기는 꺼내지 않았습니다.” 시후는 손을 저으며 말했다. “그건 제가 일부러 흘린 소문일 뿐입니다. 실제 상황은 정반대예요. LCS 그룹은 블랙 드래곤에 자산을 넘긴 적이 없고, 오히려 블랙 드래곤 전체가 제게 충성을 맹세했죠. 다만 LCS 그룹이 너무 주목받지 않게 하기 위해 그런 소문을 낸 겁니다.” 이중열은 이 말을 듣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시후가 이전에 이런 이야기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는 그야말로 믿기 힘든 충격을 받았다. 명성이 자자한 블랙 드래곤이 이제 시후의 휘하에 있다니, 이는 LCS 그룹의 힘에 엄청난 보탬이 될 일이었다. 아무리 페이셔스 그룹의 자산이 많다고 해도 블랙 드래곤 같은 세력을 가진 용병 조직을 가질 수는 없었다.시후가 덧붙였다. “오늘 그 일본 닌자들은 제 일본 친구 집안의 세력입니다. 구름산에서 저를 본 적이 있어서 두려워했던 거예요.” 이중열은 한참 동안 시후의 말을 곱씹은 뒤 감탄했다. “도련님, 지금 당신의 힘으로 LCS 그룹은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에서도 1위를 차지할 수 있을 겁니다!” 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단지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의 1위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사우디 왕가는 글로벌 강자로 로스차일드 가문 다음 가는 수준이죠. LCS 그룹이 아시아에서 최고가 되려면 사우디 왕가를 넘어야 하고, 세계 1위가 되려면 로스차일드 가문을 넘어서야 합니다. 아직 갈 길이 멀어요..” 이중열은 고개를 끄덕이며 감탄했다. “도련님의 실력이라면.. 아마도 LCS 그룹이 세계 정상에 서는 것은 단지 시간 문제일 뿐일 것 같네요.” 시후는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가능한 빨리 그 시간이 오면 좋겠군요.” 이중열은 시후를 새롭게 보게 되었다. 처음에는 시후가 LCS 그룹을 세계 정상에 세우
제이크 한은 감시 기록이 조작된 부분이 호텔 내부에만 해당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따라서 크리스와 일본 닌자들이 호텔 외부에서 접촉한 것은 시내 감시망을 피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래서 크리스가 호텔 외부에서 닌자들과 만났던 시간과 장소를 제공하기만 하면, 제이크 한은 그들의 영상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다.제이크 한이 경찰력을 모아 크리스의 진술을 바탕으로 영상 자료를 찾는 동안, 시후는 고은서, 김지우, 이중열과 함께 WF 호텔을 떠났다. 자선 행사가 망쳐지면서 저녁 식사가 무산되자 시후는 모두와 함께 식사할 장소를 찾기로 했다. 그는 이중열이 할 말이 더 있을 거라 생각했고, 이중열이 어떤 제안을 할지도 들어보고 싶었다.이중열 역시도 시후에게 묻고 싶은 질문들이 많았다. 특히 오늘 시후가 일본 닌자들에게 페이셔스 그룹의 아들을 납치하도록 한 일은 장난으로 끝날 문제가 아니었기 때문에, 자칫 잘못되면 큰 문제가 생길까 봐 염려했다. 그래서 그는 제안했다. "제 집으로 가는 건 어떻습니까? 음식은 화려하지 않지만, 대화하기엔 편할 텐데요." 시후는 흔쾌히 동의했고, 고은서를 바라보자 그녀는 웃으며 말했다. "아저씨 댁의 삼겹살 구이가 최고죠~ 질리지도 않고요!" 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손짓했다. "좋아, 한인타운으로 가자!" 네 사람은 보디가드의 호위를 받으며 한인타운에 도착했다. 이중열의 가게는 이미 문을 닫았고, 직원들도 모두 퇴근한 상태였다. 이중열은 시후 일행을 2층으로 안내하고 직접 요리를 준비하러 갔다.그때 시후는 성도민으로부터 받은 메시지를 확인했다. 핫토리 카즈오와 그의 일행, 그리고 페이셔스 그룹의 배호영 모두 성도민의 통제 하에 있다는 내용이었다. 시후는 그들에게 절대 외부와 연락하지 못하도록 철저히 통제하라고 당부했다. 또한 시후는 성도민에게 페이셔스 그룹의 사업체 근처에 인력을 더 배치하라고 지시했다. 제임스가 지금 페이셔스 그룹에 숨어있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다만 페이셔스 그룹은 넓고
크리스는 이 상황을 경찰이나 배한빈에게 솔직하게 털어놓을 용기가 없었다. 왜냐하면 일본인들이 자신의 아내와 자식들의 생명을 쥐고 있었기 때문이다. 자신이 죽는 것은 상관없지만, 가족들을 구할 수 없다면 사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그가 불안에 떨고 있을 때, 한 경찰이 그의 앞에 다가와 말했다. "크리스 씨 입니까?" 크리스는 고개를 끄덕이며 당황한 듯 대답했다. "네... 네, 맞습니다..." 경찰은 그에게 손짓하며 차갑게 말했다. "함께 가시죠." 크리스는 더욱 불안해졌지만, 별다른 방도가 없어 무거운 발걸음을 옮겨 경찰을 따라 제이크 한의 임시 사무실로 향했다. 문을 들어서자마자 크리스는 온몸이 덜덜 떨렸다. 그는 제이크 한의 명성을 오래전부터 들어왔기 때문에 그에게서 자신의 의도를 들킬까 봐 겁이 났다. 크리스는 몸을 한껏 움츠린 채로 제이크 한 앞에 다가가서 더듬거리며 말했다. "경.. 경.. 경감님... 안녕하십니까..." 제이크 한은 그를 뚫어지게 바라보며 갑자기 냉랭하게 몰아붙였다. "크리스! 하나 묻지, 왜 일본인 닌자들과 결탁해서 페이셔스 그룹의 도련님을 납치했지?" 제이크 한의 갑작스러운 질책에 크리스는 크게 놀라며 황급히 변명했다. "저... 저는... 저는 그런 적 없습니다... 정말입니다...!" 제이크 한은 차갑게 말했다. "어디서 거짓말을 해?! 그 일본인 닌자들은 당신이 데려왔잖아! 당신이 그저 그들을 고용하기만 한 것이라면 실수라고 믿어주겠지만, 그들을 사건 현장에 배치한 것은 명백한 계획적 행동이야! 그러니 당신은 그들의 내부 협력자라고!" 크리스는 계속해서 손사래 치며 말했다. "아닙니다... 아닙니다... 저는 일본 닌자 같은 건 전혀 모릅니다..." 제이크 한은 그의 이마와 뺨에 송골송골 맺힌 땀방울을 보며 냉소를 지었다. "크리스.. 당신이 나에게 변명하는 건 상관없지만, 경고하나 할 까? 당신이 협조하지 않는다면 지금까지 내가 알아낸 정보를 배한빈에게 전달할 거야. 오늘
제이크 한은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어, 곧바로 기리시 카나드를 보며 물었다. "일본인들이라니, 무슨 이야기죠?" 기리시 카나드는 지체하지 않고 서둘러 말했다. "저는 호텔에서 임시직으로 고용된 것이고, 같은 날 고용된 임시직이 열 몇 명이었는데, 그 중에 일본인이 여러 명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사진에는 그들이 전혀 없는 것 같아요!" 제이크 한은 물었다. "당신이 말한 그 일본인들은 어떻게 생겼죠? 특별한 특징이 있습니까?" 기리시 카나드는 질문을 듣고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 "그냥 평범하게 생긴 얼굴들이었어요. 특징이라면, 전부 표정이 진지하고 웃지도 않았죠. 말은 하지 않고 눈빛으로만 서로 의사소통을 했고, 뭔가 은밀한 느낌이 들어서 좋은 사람들 같지는 않았습니다." 제이크 한은 의아해하며 물었다. "그들이 말을 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일본인인 걸 알았죠?" 기리시 카나드는 대답했다. "오가면서 우연히 그들 중 한 명의 휴대폰 화면을 봤는데, 일본어로 설정되어 있더라고요." 제이크 한은 다시 물었다. "호텔에 도착하고 나서 그들과 교류가 더 있었나요?" "없었습니다." 기리시 카나드가 답했다. "호텔에 도착하자 주방에서 일을 하도록 배정받았는데, 그들은 곧 다른 업무로 배치되더니 주방에서 나갔습니다." 제이크 한은 계속해서 물었다. "좋아. 그럼 당신이 고용된 담당자는 누구였죠? 업무를 배정해 준 사람은? 특히 그 일본인들에게 업무를 배정한 사람이 누구였습니까?" 기리시 카나드는 서둘러 대답했다. "우리를 고용한 사람은 크리스 씨인데, 구체적인 이름은 잘 모릅니다.. 주방에서 일하도록 지시한 것도 그였고, 중간에 그 일본인들에게 다른 업무를 배정한 것도 그였습니다." 제이크 한은 호텔 직원 명단을 꺼내 크리스의 이름이 적힌 페이지를 찾아 기리시 카나드 앞에 내밀며 물었다. "이 사람이 맞나요?" 기리시 카나드는 명단의 사진을 보자마자 단호하게 말했다. "네, 맞아요. 이 사람입니다!" 제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