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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3장

유나는 이때도 한강환이 나쁜 의도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했다.

그저 겉으로 정중해 보이자, "강환아, 넌 지위도 높은데 겸손하기까지 하구나.."라며 그를 칭찬했다.

그러자 강환은 애써 상냥한 척 얼굴에 미소를 지으며 탁자에서 유나의 이력서를 꺼낸 뒤 능청스럽게 뒤적거렸다.

"유나야, 그런데 말이야.. 네가 이력서에 기재한 스펙은 우리 신환 은행이 필요한 인재상의 스펙과는 조금 맞지 않아... 내가 보니까, 능력이나 스펙이 다른 사람들에 비해 좀 떨어지는 것 같아~"

그렇게 말하면서 강환은 한숨을 쉬며,

"유나야.. 미안하지만.. 면접에서는 탈락했으니, 다른 회사에 가서 다시 한 번 도전해보는 것을 권할게.."라고 말했다.

유나는 순간 벙 찌고 말았다.

"아.. 아니.. 나도 우리 WS 그룹에서 경영 이사로 일했던 경험이 있고, 전문성에서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데.."

강환은 유나의 이야기를 듣고 고개를 저으며 진지한 표정으로 답했다.

"아니, 아니, 아니.. 네가 쌓은 스펙과 능력은 말이야 유나야~? 네가 WS 그룹의 사람이었기 때문에 얻을 수 있었던 기회야, 그런데 지금 어때? WS 그룹을 나왔잖아? 그러니 넌 지금 뭐 아무것도 아닌 그런 상황인 거야!"

"아.. 그래..? 내가 처한 상황을 덕분에 잘 알았네."

유나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강환은 분명 자신을 겨냥해 비아냥 대고 있었던 것이다.

그의 태도가 얼마나 분했던지, 그녀는 신환 은행에 입사하는 것이 그저 사치스러운 자신의 욕심이었던 것을 알고는 더 이상 기대하는 기색 없이 면접장에서 걸어 나갔다.

강환은 유나의 등 뒤에서 활짝 웃으며 "유나야! 내가 신환 은행에 있는 동안에는 여기에 입사할 생각은 꿈에서도 하지 마!"라고 소리쳤다.

그동안 시후는 차를 대놓고 맞은 편 카페에서 아내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유나가 죽상을 한 채 건물 밖으로 걸어 나오는 것이 보였다.

그는 부랴부랴 마중을 나가며 "여보? 왜 그래요? 지원한 것이 잘 안 된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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