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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71화

깔끔한 건물, 제일 높은 층 안에서 한 남자가 커다란 창문 앞에 서있다. 담배를 손에 쥐고 풍경을 바라보는 그 남자는 막대한 금액으로 천정그룹을 매수한 유사였다. 매수한 뒤, 모든 자원을 통해 ‘아르아’ 라는 주얼리 브랜드를 만들어 강남구에 20여 곳 체인점을 차렸다. 유사는 길게 담배연기를 내뿜으며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강남구에 온지도 꽤 됐는데 말이야. 수라전쟁의 신 강책이랑 한번 만나봐야 겠는데?” 이때까지 강책을 경계한 사람들과는 다르게 유사는 정확히 자신이 무엇을 해야하는 지 파악하고 있었다. 강남구에 도착하자마자 강책에게 덤비는 게 아닌 충분한 내공을 쌓아 자신의 쥬얼리 브랜드를 만들었다. 강남구에 해박한 강책에 비해서 자신은 부족하던 것을 깨닫고 천천히 준비하여 강책과 맞붙을 생각을 한 것이다. 유사는 계속 담배를 피며 밀란에 있을 때를 떠올렸다. 강책에 의해 큰 기회를 날려버리고, 일생에 있어 처음으로 실패의 맛을 맡보았다. 남자의 자존심을 걸고, 다시 강책에게 복수를 하고 싶었다. 이때,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들어오세요.”문이 열리고 안경을 낀 점잖은 남자가 들어왔다. 유사의 비서 단태오이다. 그는 손에 노트북을 들고 빠른 걸음으로 유사 앞에 멈추었다.“회장님, 강책한테 무슨 일이 생긴 것 같습니다.” “얘기해봐요.” “며칠 전, 강책의 오래 된 비서 정해가 주윤강에 의해 살해됐습니다. 강책은 주윤강에게 직접 벌을 내리겠다고 일러두었습니다만 오늘 주윤강이 주변에 자신의 재산을 내밀어 구조 요청을 했다고 합니다.” 유사는 실눈을 뜨며, 새로운 소식에 흥미를 느꼈다. 단태오가 다시 질문을 던졌다.“회장님, 강책과 겨루기로 했지 않습니까? 이번에 한번 시도해보시는 게 어떠실지요?” “네, 좋은 기회인 것 같네요.” “그럼, 지금 가서 바로 실행하겠습니다.” “너무 조급해하지는 마세요. 일단 강책이 주윤강을 처리하고 나서 움직이죠.” “네?” “주윤강이랑 같은 편이라고 손가락질 받고 싶지 않아요. 그냥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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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72화

정몽연이 그에게 다가갔다. “정삼촌이 생각 난 거야?” “응.” “당신이 몸만 잘 챙기면 정삼촌께서 걱정 안 하실거야.”정해가 살아있을 때, 제일 사랑했던 건 강책과 강모, 강씨 형제였다. 심지어 자신의 친손녀 정단정 보다 더 아꼈다. 그와 마찬가지로 강책도 정해를 친할아버지처럼 대했다. 그 탓에 정해가 다른 사람에게 살해됐다는 사실을 좀처럼 받아들이지 못했다. 주윤강, 염강호 두 사람을 절대로 용서하지 못했다. 그 다음 날, 강책은 검은 색 정장 차림을 하고 집을 떠났다. 마치 그의 표정을 나타내는 듯 했다. 정가의 장례식 안은 비통함으로 가득했다. 시간이 지나도 상처는 아물지 못했다. 많은 시선 아래, 강책은 빈소 안으로 들어와 검은 색 관을 지켜보았다. 심장이 찢기는 듯 아팠다. 철푸덕-이라는 소리와 함께 강책은 정해의 관 앞에서 여러번 절을 했다.“정삼촌, 잘가요.” 7재가 되는 날에는 영혼이 직접 가족에게 다가가 일의 상황을 살피고, 마음 편히 세상을 떠난다고 했다. 만약 한을 제대로 풀지 못하고 가족 주변에 남는 다면 결국 악귀가 된다. 정해는 살해가 됐기 때문에 강책은 그를 죽인 사람에게 복수를 해야만 정해가 편안히 떠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데리고 와!” 두 남자가 빈소 앞에 강제로 도착했다. 두 남자는 정해를 살해한 범인, 주윤강과 염강호였다. 강책,검은색 관짝을 본 두 사람은 심장이 멈출 것만 같았다. 염강호는 바로 무릎을 꿇으며 울면서 말했다.“강책, 내가 잘못했어. 정해한테 그렇게 하면 안됐어. 진짜 반성하고 있어. 다시 갱생할 기회를 줄 수는 없을까? 용서해 주면 앞으로 똑바로 살겠다고 약속할게! 재단을 만들어서 노인이나 어려운 사람들도 도와주면서 살게. 응?” 정해가 아닌 다른 사람이였다면 다시 생각해보겠지만 강책의 친할아버지와 같은 사람을 죽이고, 몇 마디의 말로 단호한 그를 움직일 수는 없었다. 염강호는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강책, 말이라도 좀 해줘. 제발!” 옆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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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73화

”한 사람에 절 천 번하라고 해. 제대로 후회할때 까지.”강책의 지시가 떨어지자 부하 2명은 주윤강, 염강호의 머리와 목을 잡고 바닥으로 짓눌렀다. 시간이 흐르고 두 사람 각자 1000번 넘게 바닥에 머리를 박았다. 바닥에는 피로 흥건했고, 두 사람 모두 어지러워서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염강호는 끝까지 용서를 빌었다.“입도 때리셨고, 절도 했으니 벌도 다 받은 거 아닙니까? 이제 그만 풀어주세요!” 옆에 있던 주윤강도 늙은 닭처럼 힘이 없었다. 방금 전 거만한 태도가 시간이 지나 바뀐 것이다. 죽음 앞에서 완강한 태도를 보일 사람은 거의 없다. “살,,살려줘, 다 염강호가 낸 의견이야. 정해를 죽인 진짜 범인은 이 녀석이라고! 죽일 거면 염강호만 죽여. 살려만 준다면 내 모든 재산을 너한테 줄테니까, 제발.” 염강호는 주윤강을 노려볼 뿐 싸울 힘은 없었다. 하지만 강책의 표정에는 아무변화 없이 두 사람을 바라볼 뿐이였다. “왜 이제와서 후회하는 거야? 그때, 정삼촌이 너희 앞에서 어떻게 죽었는 지 기억이 안나나봐? 복용하는 약만 넘겨줬어도 살 수 있을텐데 말이야. 사람이 눈 앞에서 서서히 죽어가는 데 히죽 웃고 있는 너희들한테는 이 공기 조차도 아까워. 사형 집행해!” 그의 지시에 정장을 입은 건장한 두 남자가 들어오더니 주윤강과 염강호 옆에 섰다. 이어서 익숙하게 총을 꺼내 그들의 관자놀이에 갖다댔다. 총의 차가운 온도를 느끼자 그제서야 죽음이 얼마나 가까이 왔는 지 깨달았다.“싫어, 죽고 싶지 않아. 제발..” “있는 돈 다 줄게! 제발 살려만 줘!” 두 사람은 끝까지 필사적이였지만 강책은 조금의 머뭇거림도 없이 “실시.” 라고 외쳤다. 펑! 펑! 이라는 소리와 함께 피가 사방으로 터졌고 두 시신은 바닥으로 쓰러졌다. 정해에게 복수를 했다는 생각에 강책은 관짝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관짝 이동!” 정가의 사람들 모두 관짝이 묻는 곳으로 이미 이동을 마쳤다. 주윤강과 염강호를 죽이는 장면 때문에 정몽연이 트라우마가 생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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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74화

강책은 차 안에서 나온 뒤, 그 사람들에게로 다가갔다.“돈이 목적이면 당장 떠나야 할거야.” 그들은 조용해지기는 커녕 강책의 말에 바닥에 뒹굴고, 더 크게 울기 시작했다. 보아하니, 그들의 목적은 돈이 아니라 일부러 강책을 괴롭히기 위해 온 것처럼 보였다. 이때, 목양일이 다가와 작게 말했다.“형님, 10분만 주십시오. 조사해오도록 하겠습니다.” “빠르게 부탁할게요.”강책은 주변을 둘러보며 골똘히 생각에 빠졌다. 강책에게 큰 영향을 주지 않겠지만 그를 괴롭힐 수 있는 수단을 쓴 것이다. 강책은 목숨도 아끼지 않고 그의 특별한 날을 노려 강책에게 ‘도전장’을 내민 배후가 궁금해졌다. “형님, 찾았습니다. 이 사람들 모두 돈에 관련해서 전과가 있는 자들 입니다. 그리고, 주윤강과는 아무런 관계가 아닌걸로 밝혀졌습니다. 친척, 지인도 아니에요.” 강책은 고개를 끄덕거리며 소란을 만들기 위해 계획한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만 일어나지?” 10분조차 되지 않아 자신들의 신분을 정확히 파악한 강책 무리의 실력에 그들의 눈이 휘둥그레 졌다. 강책 무리에 대한 궁금증과 두려움이 동시에 밀려왔다. 몇 명은 눈물을 닦고 벌벌 떨면서 말했다.“저, 저희랑은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저희도 이러고 싶지 않았어요. 한 사람당 900만원 준다고 해서 억지로 끌려온 거에요. 그쪽한테 아무런 원한을 품고 있지 않아요.” “누가 준다고 그랬지?” “아르아 주얼리의 단태오라는 사람입니다.”강책은 아르아 주얼리와의 접촉이 전혀 없었으며, 단태오라는 이름도 처음 들었기에 더욱 의아했다. 자신에게 도전장을 내민 그가 전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일단 데려가도록 해요. 천천히 심문해서 밝혀내도록 하죠.” 무리는 눈을 휘둥그레 떴다.“아니요, 그냥 지금 바로 가겠습니다. 돈도 필요없습니다. 지금 당장 갈게요.” 하지만 강책의 부하들이 그들에게 수갑을 채우고 연행했다. 강책은 다시 차로 돌아갔다. 장례는 다시 진행에 들어갔다. 강책은 눈을 질끈 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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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75화

정오가 되어서야 차 무리가 묘지구역에 도착했다. 전문가들이 관짝을 들고 묘지로 향했다. 정단정은 마지막으로 한 번 바라보다가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를 표했다. 유골함을 꺼내고는 꼼꼼히 봉했다. 옆에는 강모의 묘지였다. 이웃 지간이 된 그들을 강책은 아무 말 없이 바라보았다. 이어서 정해를 드디어 편하게 보냈다는 마음에 안도하며 하늘을 다시 바라보았다.“정삼촌, 조심히 들어가세요.” 강책과 정단정은 정해의 무덤 앞에 무릎을 꿇고는 절을 했다. 옆에는 스님이 목탁을 치며 경을 읽었다. 7재에 정해와 강모를 죽음으로 내몬 가해자들에게 복수를 하였음으로 둘은 편하게 저승에 도착했을 거라고 강책은 믿어 의심치 않았다. 정해의 배웅길은 강남구 전체지역에서도 보기 드문 케이스로, 기사에 실리기까지 했다. 그제서야 시민들은 죽은 자가 침몽 하이테크의 총지배인 정해라는 사실을 알았다. 강책은 하루종일 정해와 관련 된 일을 처리하고 밤이 되어서야 집에 도착했다. 안으로 들어가자 낯익은 모습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소파에 앉아있는 사람은 정몽연의 언니 정자옥 였다. 왜 온거지? 지난 번 정봉성과 함께 화해를 하기위해 찾아왔지만, 사실 정몽연을 곤경을 빠뜨리기 위한 속셈에 불과했다. 강책은 정자옥을 굉장히 싫어했으며, 오늘 일어난 일들을 생각하며 머리가 아파오기 시작했다. “여보, 왔어? 정삼촌 일은 어떻게 됐어?”정몽연이 강책에게 다가가 정해의 일에 관련해 물었다. “잘 해결했어. 근데, 처형이 무슨 일로 오신거야?” 그의 질문에 정몽연의 안색이 살짝 나빠졌다. 강책은 정자옥이 정몽연에게 안 좋은 말을 했을 것이라고 빠르게 눈치챘다. 정몽연이 입을 열기도 전에 강책이 꾸짖었다.“오신 이유가 뭡니까?” 정자옥은 억울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매부, 너무 화내지는 마시고요. 다른 게 아니라 그냥 도와줬으면 하는 일이 생겨서요.” 정자옥의 남편 당문호는 동쪽에서 큰 지위를 차지하고 있었기에 강책은 그녀의 도움에 의구심이 생겼다. 정몽연은 큰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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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76화

정자옥은 눈을 휘둥그레 떴다.“몽연아, 괜찮겠어?” “당연하지.” “몽연아, 고마워. 그럼 지금 가서 처리할까? 일단 먼저 나한테 주식을 넘겨줘. 그럼 내가 봉성이 집에 가서 15%의 주식을 다시 넘길께.” 그녀의 말에 정몽연과 정봉성은 서로를 바라보았다. 정봉성에게 주식을 넘기지 않을 수도 있다. 정몽연은 입술을 깨물고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좋아. 지금 가서 처리하자.” 정몽연도 의심을 품고 있었지만 정자옥의 말을 받아들이는 듯했다. 30분도 되지 않아 정몽연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주식을 모두 넘겨주었다. 정자옥은 만족한 듯 “이제 봉성이 만나러 가면 되겠다. 15%주면 마음이 조금 놓이겠지?” 라며 말했다. “언니, 빨리 가요.” “응.” 그녀는 마치 정몽연이 후회 할까봐 도망치는 사람처럼 빠르게 현장을 떠났다. 멀어져가는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강책은 “발연기네.” 라며 입을 열었다. 강책은 정몽연에게 말했다.“진짜 정봉성을 도우러 가는 게 아닌 거, 너도 알고 있지?”“응.” “근데 왜 도와준거야?” “이제 싸우기 지쳤어. 그리고 피를 나눈 가족 이잖아.”정몽연은 말을 하면서 강책의 허리를 잡고는 그의 가슴팍에 얼굴을 파묻었다. “언니가 나쁜 사람 역할 하라고 해. 진짜 둘째오빠를 도와주는 거면 상관 없겠지만, 나를 속인거라면 언니, 둘째오빠, 할아버지의 싸움이 되는 거겠지. 나 더 이상 싸울 힘이 없어.” 정가는 오랜시간 정몽연에게 모함과 부담감을 던졌다. 할아버지인 정중은 직접 나서서 자신의 손녀를 해칠려고 했다. 이 사실은 정몽연을 큰 회의감에 빠지게 했다.“모레에 있을 회의에서 퇴사 발표하려고 생각중이야. 이제 정가와 더 이상 섞이고 싶지 않아.” 작은 이익을 위해 서로를 할퀴는 길에서 정몽연은 더 이상 나아갈 힘이 없었다. 강책은 그런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일이 커지지 않길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 정자옥은 정봉성 집이 아닌 교도소 앞에 서있다. 오늘은 그녀의 오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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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77화

시간은 지나 어느 덧 정가의 주식관련 회의 날이 다가왔다. 정가 모든 사람들이 참석하는 날이며, 정계산 처럼 정가와 관련이 없는 사람도 회의에 필참해야했다. 거대한 회의실은 사람들로 빡빡히 채워졌다. 엄숙한 분위기가 맴돌았다. 매년 열리는 의식 같은 회의이지만 사실 험악하기 그지 없었다. 정계산은 하품을 내쉬며 속삭였다.“나한테 조금의 주식도 주지도 않고, 후계자에도 올리지 않을 거면서 내가 회의를 왜 참석해야하는 건데?” 정중은 정계산을 바라보며 “조용!” 이라며 소리쳤다. 그의 외침에 회의실은 바로 조용해졌다. 그는 주위를 빙 둘러보고는 큰 소리로 말했다.“오늘은 정가의 일년에 한번 있는 주식 회의가 있는 날로, 지금까지 해온 대로...” 회의실 안에 있는 사람들 모두 눈에 초점이 없었다. 매년마다 똑같은 결과에 지루함을 느꼈다. 20분이 지나고 후계자 변경에 대한 주제로 바뀌었다. 정중은 헛기침을 하며 주의를 끌었다.“오늘 회의에서 제일 중요한 건 회장 변경에 대한 문제입니다. 혹시 추천하시는 분이 있을 까요?” 모두 서로만 바라볼 뿐, 입을 열지 알았다. 상황의 흐름으로 보아 이번 년도도 정중이 회장자리를 차지 하는 듯했다. 정계산은 웃음을 터뜨렸다.“내가 뭐랬어요? 결국 아무것도 변하는 게 없다고 했죠? 나이 그렇게 많이 먹고 아직도 욕심을 버리지 못한거 겠죠?” 정몽연은 정계산의 옷길을 잡으며 “아빠, 하지마요.” 라며 그를 말렸다. 정중은 인상을 찌푸리며 정계산을 노려보았다.“셋째. 똑바로 말해. 잘 되는 꼴에 배 아파 하지말고.””제가요? 내가 회장이 되겠다고 하면 시켜주실 거도 아니잖아요.” 정중은 코웃음을 쳤다. 이어서 정계산을 무시하는 듯한 눈빛으로 말했다.“회장? 주식을 가지고 있는 정가 친척들이 너를 지지하겠다고 하면 그때 회장 자리를 너에게 주마.” 정계산은 어이가 없는 듯 “네네, 감사하네요.” 이라며 답했다. 정중은 고개를 돌려 다시 질문을 던졌다.“더 없습니까?” 그의 질문에도 여전히 답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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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78화

그녀는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할아버지, 아직 판단력과 사업 쪽에서 뚜렷한 의식을 가지고 계시지만 할아버지 연세도 생각하셔야 해요. 몸이 따라가지를 못할 겁니다. 게다가 너무 올드한 사상으로는 회사를 키울 수 없어요. 요 근래 회사의 성적을 보시면 알 수 있을 겁니다. 자리에서 물러나 주시는 게 회사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씀드립니다.” 그녀의 말에 회의실 안 모든 사람들의 눈이 휘둥그레 졌다. 말 장난만 치던 정계산과는 다르게 정자옥은 진심어린 말에 정계산은 웃음을 터뜨렸다.“자옥아, 노인네랑 한 편 아니였어? 노인네가 빨리 내려오기를 바란거야?” 정자옥은 미소를 짓고는 “셋째 삼촌, 저는 어느 한 편도 아니였어요. 그냥 회사 발전을 위해 사실 그대로를 말씀 드렸을 뿐 입니다.” 라며 말했다. 항상 자신의 편에 서있던 정자옥의 돌변한 태도에 정중의 안색이 새파랗게 변했다. “자옥아, 네 뜻은 잘 알겠구나. 그렇다면 누구에게 이 자리를 물려주어야 할까?” 정중은 말하면서 정봉성을 바라보았다. 그는 정봉성과 정자옥이 서로 말을 맞추어 자신을 끌어내리는 수작을 부린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정봉성은 억울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할아버지, 나랑은 상관 없는 일이에요.” 정중은 코웃음을 쳤다. 여자인 정자옥의 신분은 정가들의 허락을 받지 못한다. 강책도 떠올렸지만 외부인으로 허락을 받지 못한다는 것을 떠올리며 생각을 지웠다. 정자옥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오빠, 들어와.” 그녀의 말에 정중은 불안감에 휩싸였다. 이어서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회의실 문으로 향하고 문이 열리자 들어온 사람은 정장을 입고 있으며, 얼굴에는 엄숙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다름 아닌 정홍민이였다. 정가의 모든 사람들은 그의 등장에 벌린 입을 다물지 못했고, 정중도 깜짝 놀라 자리에서 일어났다. 정중을 낮밤으로 괴롭히던 정홍민의 재등장이였다. “정..홍민?” “할아버지, 오랜만에 뵙습니다.”정홍민은 사람들 앞에서 차가운 눈빛으로 정중을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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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79화

정홍민의 등장은 마치 조용한 연못에 돌덩이를 던진 것 같았다. 정자옥과 소수 사람들을 제외하면 그의 등장을 아는 사람들은 거의 없었다. 정중의 손에서 회장 자리를 눈 앞에서 놓쳤었다. 예전의 그와 다르게 지금의 정홍민은 자신의 약점을 채우고 꼼꼼히 준비 한 뒤, 그의 눈 앞에 나타난 것이다. “할아버지, 이게 얼마만이에요.” 정중은 환영을 보는 것 같았다. “어, 어떻게 온거야?” “할아버지는 제가 반갑지 않나봐요.” “1년은 더 있어야 할 놈이..어떻게..” “할아버지, 교도소에서 열심히만 되면 모범죄수라는 이름을 지어줘요. 그럼 빨리 나올 수 있고요.”정홍민의 말에 정중은 큰 충격을 받았다. 강책은 정중이 두려워하는 모습을 보며 궁금한 듯 정몽연에게 정홍민의 신분에 대해 물었다. 정몽연은 작은 목소리로 정중과 정홍민 사이에서 일어난 일들을 대략 설명했다. 강책은 미소를 지어 보이며 정자옥이 찾아온 목적은 정홍민을 회장자리에 올리기 위한 것이라고 그제서야 제대로 깨달았다. 정적이 흐르고, 정중이 코웃음을 쳤다.“추천한 사람이 정홍민이냐?” 정자옥은 고개를 끄덕였다.“제 오빠는 할아버지의 장남장손으로, 지혜나 용기는 정봉성과 천차만별이라고요. 제 오빠 정홍민을 그 다음 후계자에 추천합니다!” 신분으로 보아 정홍민에게 회장 자리를 물려 주는 건 아무런 문제가 없다. 능력에서도 정홍민을 이길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문제는 정중이 그를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다. 자리에 있는 사람들 모두 멀뚱멀뚱 서로를 쳐다만 볼 뿐이였다. 정중은 코웃음을 쳤다.“좋아. 정자옥, 내 옆에 꼭 붙어서 양 처럼 내 말을 잘 따르더니 이제와서 내 뒷통수를 쳐? 그래, 네 핏줄이 어디 가겠어? 하지만 네 뜻대로 되지는 않을 거다. 너만 추천한다고 해서 올라 갈 수 있는 게 아니야!” 정자옥은 고개를 끄덕였다.“할아버지 말이 맞아요. 제가 추천하다고 해서 다 올라갈 수 있는 건 아니죠. 하지만 주식 분배에 관해 잊으시진 않으셨겠죠? 저 10%, 저희 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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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80화

정중은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자옥아,홍민아. 여기까지 생각해 온 게 대단하구나. 하지만 너희들이 놓친 게 있어. 40%의 주권을 가지고 있다면 아직 회장자리에 오르기 어려워.” 정홍민은 고개를 들어 정중을 바라보며 침착한 말투로 말했다.“할아버지, 저를 바보로 보시는 거에요? 제가 준비를 안 한 것 같으세요?” 정홍민의 일처리 방식은 꼼꼼했다. 그가 손을 흔들자 또 다른 남자가 회의실로 들어왔다. 그는 오락장의 사장 중 한명인 해민 형님이였다. 해민 형님이 정가의 주식을 갖고 있다고? 모든 사람들이 의아해 할때, 유일하게 정봉성만이 표정이 굳어졌다. 그는 그제서야 자신이 정자옥의 함정에 빠졌다는 것을 깨달았다. 같이 정몽연을 해하자고 했지만 사실 정몽연이 아니라 자기 자신 이였던 것이다. 정봉성은 후회하기 시작했다. 아무것도 모르는 정중은 해민 형님을 보고 하찮은 듯 말했다.“누구신지요? 그쪽은 저희 정가 회의에 참가 하실 수 없습니다.” 해민형님은 헛기침을 했다.“제가 정가의 15%의 주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근데 제가 왜 정가 주식 회의에 참가하지 못합니까?” “네?”15%는 정봉성 외에 가지고 있는 사람이 없었다. 정중은 다시 그에게 물었다.“무슨 말씀을 하시는 겁니까? 15%의 주식이라니요?” “손자가 아무말 하지 않던가요? 제 구역에서 놀다가 돈을 다 잃고 마지막으로 15%의 주식을 저한테 넘겼어요.” 그의 말에 정중은 자신의 가슴팍이 망치에 때려 맞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 어이없는 말에 그는 고개를 돌려 정봉성을 바라보았다. “사실이냐?” 정봉성의 안색이 새파랗게 질렸다. 그리고는 아무 말도 꺼내지 못하고 고개만 끄덕였다. 정중은 정봉성에게 다가가 뺨을 내려쳤다.“내가! 짐승을 키웠어!” 뺨 맞는 소리가 회의실 곳곳에 퍼졌다. 정중은 그제서야 정봉성을 안쓰러워하며 그에게 도움을 주었지만 결국 주식까지 판 손자의 행동에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컥- 정중의 입에서 새빨간 피가 흘러나왔다. 그대로 정중은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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