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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로운 군신의 모든 챕터: 챕터 1811 - 챕터 1820

2419 챕터

제 1811화

다음 날 오전 9시가 조금 넘은 시각, 소민준은 예정대로 경매장에 도착했다. 소민준은 화상 그룹을 대표했다. 소민준 외에 9군데의 회사 사람들도 모두 경매장에 도착했다. 하지만 어차피 경매하는 ‘척’만 할 것이니 소민준은 이들을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모든 것이 소민준의 통제하에 있다. 시간이 지나자 진행자가 조그마한 망치를 하나 들고 무대에 올라 테이블 앞에 섰다. 잠시 후, 10시가 되었다.진행자는 사람들에게 공손히 인사를 한 뒤 마이크를 들고 말했다. “여러분, 오늘 경매에 참여해 주셔서 매우 감사드립니다. 오늘은 오하준 선생님께서 평생 모으신 귀중한 문화재로 경매가 진행됩니다.”사회자는 인사말을 끝낸 후 본론으로 들어갔다. “시작가는 5억이며, 가격은 최소 3천만 원씩 올립니다. 3초가 지나고도 다른 경매자가 없으면 경매는 끝납니다. 경매 규칙 설명은 끝났으니 이제 본격적으로 경매를 시작하겠습니다.” 이제부터 진짜 시작이다. 경매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자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무관심했다. 이들은 그저 자리만 채우러 왔을 뿐 경매에 참여할 생각 전혀 없었다. 몇 초의 침묵 끝에 소민준은 조용히 손을 들었다. “5억이요.”진행자는 미소 짓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자, 5억 나왔습니다. 또 있나요?”사람들은 쥐 죽은 듯 조용했다. 사람들은 모두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심지어 꾸벅꾸벅 졸고 있는 사람도 있었다. 어차피 대본대로 하는데 뭐 볼 게 있을까?”“자, 5억, 1초”“2초…”진행자가 마지막 3초를 외치고 오늘 임무가 완성되려는 순간! 갑자기 구석에서 누군가 손을 들고 말도 안 되는 금액을 불렀다. “40억이요.”사람들은 깜짝 놀라 모두 멍해졌다. 졸고 있던 사람들 또한 놀란 토끼 눈을 하고 누구인지 쳐다봤다. 이거 무슨 상황이지? 누가 판을 깨는 거야?다들 자리만 채워주러 온 건데 누가 경매에 참여하는 거지?경매에 참여하는 건 그렇다 친다. 하지만 5억을 불렀는데 40억을 부르다니, 돈이 남아도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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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812화

“네. 무슨 문제 있습니까?”소민준은 강책이 대답에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그렇다. 본인이 돈이 많아서 경매를 하고 싶다는데 어쩌겠는가?사실 6~7억이면 소민준도 이 악물고 뺏을 수 있다.하지만 한 번에 40억을 불렀는데 무슨 수로 뺏을 수 있을까?뺏는다고 해도 이익이 전혀 없을뿐더러 신태열에게 욕만 먹을 것이다. 게다가 소민준에게 40억이 어디 있겠는가! 구석에 있던 남자가 말했다. “진행자님, 진행하셔야죠?”진행자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말했다. “자, 40억. 1초.”40억에 화화 문물을 경매할 사람은 없어 보였다. 누가 40억을 부를까?“2초.”소민준은 화가 나 손을 부들부들 떨었다. 지금 신태열에게 전화해도 이미 늦었다.“3초!”진행자는 말했다. “자, 아무도 없습니까? 그럼 오하준 선생의 화하 문물은 8번 경매자님께서 가져가겠습니다. 축하드립니다.”잠시 후, 경매자가 경매가를 지불하고 화하 문물을 건네줄 때 불이 환하게 켜졌다.소민준은 8번 경매자의 얼굴을 똑똑히 봤다. 그런데 낯이 익었지만 누군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잔뜩 화가 난 소민준은 8번 경매자에게 다가가 말했다. “저기요. 당신 지금 사고 친 거 아세요?”“그래요?”“감히 화상 그룹에게 맞서다니, 죽음이 두럽지 않아요?”“화상 그룹이요? 하루 이틀도 아닌데 무서울 게 뭐가 있어요?소민준은 어리둥절해하며 말했다. “당신, 도대체 누구세요?”8번 경매자는 간결하게 본인의 이름을 말했다. “강책!”‘강책?’ 소민준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소민준은 갑자기 생각이 났다. 강남구에서 신태민을 체포하고 신태열을 죽이려던 강책? 강책은 연산시에 와서 소민준의 손을 두 번이나 꺾었다. 강책의 실력은 만만치 않다. 강책도 화상 그룹에게 맞서는 이유가 있다. 물론 그 이유도 있다. 소민준은 강책이 왜 경매를 망치려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그저 화상 그룹을 화나게 하려는 속셈인 건가?소민준은 경매장을 떠나는 강책과 진행자의 뒷모습을 보고 이를 악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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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813화

소민준이 돌아가려고 차에 탔을 때, 강책과 진행자가 웃으며 지나갔다. 그 모습을 본 소민준은 더욱 화가 났다. 소민준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 강책의 득의양양한 모습을 보고 어떻게 돌아갈 수 있을까?열받는다!젊은 사람들의 성격은 직설적이다. 특히 소민준처럼 고귀한 출신으로 어려서부터 남들보다 높은 위치에서 사회 경험이 없는 사람은 더욱이 그렇다. 소민준은 다른 사람을 괴롭히기만 했지 괴롭힘을 당한 적은 한 번도 없다. 이대로 그냥 넘어갈 수 없다!소민준은 운전 기사에게 말했다. “김현철한테 전화해서 보고하세요.”운전 기사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알겠습니다.”김현철은 화상 그룹의 전문 보디가드로 소민준의 전문 보디가드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수법이 악랄하다. 김현철 매번 큰 사건을 처리하며 상대는 죽지 않으면 중상을 입는다. 화가 난 소민준은 김현철에게 강책을 넘겼다. 그야말로 강책을 가만두지 않을 작정이었다. 하지만 강책은 본인이 김현철의 표적이 되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그 시각, 강책은 물고기자리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돌아가는 중이었다. 처음에는 아무 문제가 없지만 물고기자리는 운전을 할수록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총수님, 뒤에 차가 저희를 계속 따라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느낌이 안 좋습니다.”보통 이런 상황에 직면하면 뒤에 있는 차를 피하거나 가능한 사람이 많이 다니는 큰 길로 빠져나간다. 하지만 강책은 이와 반대였다. 강책은 물고기자리에게 말했다. “뒤에 차가 따라올 수 있도록 속도 줄여. 그리고 골목길로 들어가서 뒤차가 우리를 가로막을 기회를 주도록 해.”다른 사람이라면 강책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물고기자리는 강책의 마음을 아주 잘 알고 있다. 물고기자리는 강책에게 말했다. “총수님, 역살하실 건가요?”강책은 아무 말 없이 그저 창밖을 바라봤다. 상대를 집어삼키려면 자신의 실력을 가늠해야한다. 하지만 소민준은 자신의 실력을 잘 알지 못한다. 심지어 아버지가 돌아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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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814화

강책은 담배 한 개를 꺼내 불을 붙여 피우며 말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까지 데려와서 제 차를 막는 이유가 도대체 뭡니까?”소민준은 피식 웃고 옆에 있는 건장한 남자를 가리키며 말했다. “제 옆에 있는 이 분은 연산시에서 1등 보디가드 김현철입니다! 김현철 씨가 주먹을 쓰면 죽는 것 아니면 중상을 입기 때문에 평소에는 주먹을 쓰지 않죠. 강책 씨, 당신이 감히 우리 화상 그룹에 맞섰으니 쓴맛을 보여줘야죠. 오늘이 당신 마지막 날입니다.”강책은 실눈을 뜨고 앞에 있는 소민준을 쳐다보며 담배 한 모금을 피우고 말했다. “예전에 당신처럼 미쳐 날뛰는 남자 두 명이 있었어요. 한 명은 신태윤, 다른 한 명은 신태민. 이 두 사람이 저랑 싸운 후에 한 명은 죽고, 한 명은 체포되었어요. 소민준 씨라고 하셨죠? 당신이 신태윤과 신태민보다 대단하다고 생각하세요?”소민준은 기분이 언짢았다. 사실 소민준은 마음속으로 신태윤과 신태열을 업신여겼다. 소민준과 신태윤 그리고 신태열은 어렸을 때부터 같이 자랐다. 하지만 소민준은 결국 소헌의 아들이고, 신태윤과 신태민은 신태열의 아들이다. 때문에 소민준은 어렸을 때부터 하인처럼 형제의 시중을 들었다. 남들 앞에서 위세를 떨치던 소민준이 하인처럼 신태윤과 신태민을 모셔야 하니 기분이 얼마나 언짢았겠는가?더욱이 소민준이 보기에 신태윤과 신태민은 그야말로 돌대가리들이었다. 소민준은 신 씨 집안을 통틀어서 신태열과 신태희만 존경했다. 이외에 사람들은 모두 돌대가리이다!때문에 강책이 소민준에게 신 씨 형제보다 대단하다고 물어본다면 어떠하겠는가?당연히 소민준의 기분을 더욱 언짢게 하는 것이다. 소민준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신 씨 형제가 저랑 비교가 됩니까? 게다가 모략으로 두 사람을 상대한 거 아닙니까? 지금 이렇게 많은 사람들한테 둘러싸여 있는데 어떻게 모략을 부리시겠습니까? 강책 씨, 오늘 살아 돌아갈 생각 마세요!”강책은 전혀 겁먹지 않고 담담하게 말했다. “정말 저를 죽이실 겁니까?”“당연하죠!”“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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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815화

연산시에서 가장 높은 위치에 있는 ‘청년 인재’ 소민준은 이렇게 생을 마감하게 되었다.쌍둥이자리를 만난 것은 소민준의 운명이다. 쌍둥이자리는 김현철과 소민준을 죽였지만 피 맛을 더 느끼고 싶었다. 하지만 김현철의 부하들은 이미 놀라서 도망치고 없었다. 김현철의 부하들은 오늘 진짜 악마가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한편으로는 쌍둥이자리의 악랄함이 강책의 수라 군신보다 더 위협적이다. 잠시 후, 먹잇감을 찾지 못한 김현철은 푸른색 긴 머리를 쓸어올리고 손가락에 묻은 피를 핥으며 자리를 떠났다. 차 안. 물고기자리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했다. “총수님, 쌍둥이자리가 짐승이 아니라 인간인 게 확실합니까? 얼굴 생김새 빼고 어디가 인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까? 전갈자리 같은 냉혈한 프로 킬러랑은 말이라도 하겠는데 쌍둥이자리한테는 말도 못 붙이겠습니다. 쌍둥이자리는 말을 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에요.”물고기자리의 불평은 전혀 이상하지 않다. 강책 외에 황급 십이궁의 사람들도 쌍둥이자리와 교류하지 못한다. 쌍둥이자리는 유일하게 살인을 좋아한다는 인상만 가지고 있다.강책은 웃으며 간단하게 말했다. “사람마다 각자 생각이 있어. 그리고 쌍둥이자리는 네가 생각하는 것만큼 나쁜 사람이 아니야.”잠시 후, 강책은 소민준의 시체 앞으로 가 담배꽁초를 버렸다. 그리고 잘린 머리를 보고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 강책은 이렇게 젊은 소민준이 죽으니 안타까웠다. 하지만 강책은 이미 소민준에게 기회를 줬었다. 강책이 소민준에게 정말 자신을 죽일 거냐고 여러 번 물었지만 소민준은 아주 단호하게 말했다. 그렇다면 소민준과 같은 방식을 택한 강책을 탓할 수 없다.물고기자리는 강책에게 물었다. “총수님,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총수님과 소민준 사이에는 어떤 원한도 없으니 따끔하게 혼내주기만 하면 되는데 왜 쌍둥이자리까지 불러서 소민준을 죽이신 겁니까?”강책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소민준은 소헌의 아들이니까.”“네? 그게 무슨 상관입니까?”“신태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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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816화

강책의 유인작전은 실패로 돌아갔다. 경매에서 일어난 일은 신태열의 화를 돋구기는 커녕 강책의 현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해 준 셈이었다. 그 뒤로 또 하나의 작전이 따라 붙었다. 그 작전은 기술이 전혀 들어가 있지 않은 낮은 수준이다. 목적이 적나라하게 보이지만 동시에 쉽게 걸린다는 점이 있다. 신태열과 소헌이 강책을 비웃고 있을 때, 보안요원 한명이 상자를 들고 들어왔다.“회장님, 강책이라고 하는 남성분이 이 물건을 보내왔습니다.” “오?”신태열이 비아냥거렸다.“또 쓸데없는 도발이겠지? 강책아, 아무리 도발해도 내가 당할것 같아? 오히려 네가 이러면 이럴수록 더 무시할 수 밖에 없어. 이놈이 이번에는 어떤 걸 가져왔을까?” 상자를 열자 신태열의 안색이 창백하게 변했다. 곧이어 얼굴의 웃음기도 사라져버렸다. 안에 들어있던 물건때문에 신태열의 모든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옆에 있던 소헌은 신태열의 반응을 보고는 눈살을 찌푸렸다.“회장님, 대체 뭘 보신 겁니까? 강책 그 놈이 또 뭘 보내 온 겁니까?” 그가 자리에서 일어나 상자 안을 보려했지만 신태열이 재빨리 상자 뚜껑을 덮었다. 그리고는 소헌을 지그시 바라보았다. 이에 소헌은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회장님, 왜 못 보게 하시는 겁니까?” 신태열이 침을 삼켰다.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고민하는 눈치였다. 마지막으로 깊게 한숨을 내쉬고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이 안에 있는 물건은 네가 보고 싶은 게 확실해. 하지만 보기전에 나랑 약속해.” “무슨 약속이요?” “절대로 울지 않겠다고 말이야.” “네?”소헌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대체 뭐가 들었길래 울지 말라고 하는 걸까. 사실 소헌은 요 몇십년동안 눈물을 흘린 적이 없었다.“할 수 있겠지?” “회장님, 저랑 장난치시는 겁니까.” “안 울겠다고 약속해줘.”소헌은 신태열의 진지한 태도에 상황을 파악하고, 열심히 고개를 끄덕였다.“네, 약속합니다.” “그래, 그럼 와서 봐봐.”곧이어 신태열이 상자를 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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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817화

한편, 강책과 물고기자리가 식약식당으로 돌아왔다. 도착하자마자 사람들이 무리를 지어 문 앞에 서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들은 머리를 내밀면서 식당 안을 보기 바빴다. 마치 연예인을 구경 온 것 같았다.“중요한 손님이 있나봐?” 보안요원이 길을 터주고, 강책이 식당 안으로 손쉽게 들어갔다. 들어가자마자 낯익은 얼굴이 보였다. 다름 아닌 유명 푸드잡지 ‘향기’의 편집장 노문강이었다. 하지만 노문강을 보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나이를 지그시 먹은 노인네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으랴. 사람들이 주목하는 사람은 노문강 옆에 있는 한 소녀였다. 소녀는 여린 몸에 예쁘장한 외모를 가지고 있다. 10점 만점에 8점으로, 예쁘긴 하지만 완벽한 미녀라고 하기에는 어려웠다. 설마 이 소녀가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을리는 없다. 이때, 노문강이 강책을 보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를 했다.“강사장님, 드디어 오셨군요.” “네? 저를 계속 기다리신 겁니까?” “정확히 말하자면 저희 집 아씨가 기다리신 겁니다.”옆에 있는 소녀가 오늘의 주인공이었다. 노문강의 말을 통해 소녀의 신분이 결코 평범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씨’ 라고 부르는 그의 행동에 사람들의 관심이 점점 커졌다. 노문강이 다시 입을 열었다.“이 분은 엄수집안의 장유나 큰 아씨 입니다.” 강책은 ‘엄수집안’ 을 처음 들었다. 하지만 현장의 반응을 보아 대단한 집안의 자식이라는 건 파악할 수 있었다. 게다가 노문강도 장유나를 존경하는 태도를 취했었기에 연산시에서 엄수집안의 위치는 결코 낮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동시에 엄수집안과 화상그룹의 사이가 궁금해졌다. 강책이 물고기자리와 눈을 마주치자마자 물고기자리는 조심스레 자리를 빠져나와 엄수집안에 대해 정보를 수집하기 시작했다. 강책은 노문강과 악수를 나누며, 인사 몇 마디를 주고 받았다. 장유나에게도 말을 건네고 싶었지만 악수는 커녕, 강책을 쳐다보지도 않았다. 오히려 장유나는 자리에 앉아서 차갑게 말했다.“삼촌, 저 해야할 일이 남았어요, 여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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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818화

정유나는 맥을 짚는 것 조차 트집을 잡았다. 곧이어 노문강이 다가와 다급하게 말렸다.“유나야, 이건 식약식당의 규칙이야. 너의 몸상태를 알아야 제일 알맞는 음식을 내어줄 거 아니니.”장유나는 냉담한 얼굴을 계속 유지했다.“싫어요! 저 더러운 손이 제 몸에 닿는 건 절대로 싫어요.” 만약 일반인이 들었더라면 머리 끝까지 화가 올랐겠지만, 강책은 오히려 재밌는 듯 미소를 지었다. 많은 사람을 만나왔지만 이런 성격의 큰 아가씨는 처음 보았기 때문이다. 이어서 얇은 튜브관을 꺼내고는 장유나에게 말했다.“맥을 짚지 않아도 됩니다. 이 물건을 손목 쪽에 갖다 대주시면 제가 실을 통해 진찰을 진행하겠습니다.” 이 진찰 방법은 할 수 있는 사람이 극히 드물다. 하지만 장유나는 의심을 놓지 않았다.“헛짓거리 하시다가는 큰일 날거에요.” 그녀가 말하면서 튜브관을 손목에 올렸다. 강책은 얇은 튜브관의 다른 편 입구에 젓가락을 끼어 넣고 관을 직선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관을 통해 장유나의 맥을 진찰했다.“됐습니다. 장유나씨, 혀를 내밀어 보시겠습니까.” 20분 뒤, 모든 진찰 과정이 끝났다. 중간에 장유나가 생떼를 부리는 바람에 더 늦어진 것이다. 곧이어 강책이 자리에서 일어났다.“저한테 10분만 주시죠, 장유나씨가 좋아할 만한 음식으로 준비해오겠습니다.” “흥, 잘난 척하기는.”장유나는 식약식당에 있는 동안 강책의 솜씨가 뛰어나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 게다가 사기꾼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강책도 크게 신경쓰지 않고 주방으로 들어가서 요리사들과 회의를 진행하기 시작했다. 한편, 장유나는 의자에 앉아 가만히 기다렸다. 10분이 눈 깜짝할 새에 지나갔다. 이어서 강책이 주방에서 요리를 내어왔다.“장유나씨, 오래 기다리셨죠? 아씨를 위해 제가 직접 제조한 요리입니다. 드셔보시겠습니까.” 강책이 음식을 장유나 앞에 갖다 두었다. 음식의 형태가 서서히 들어나자 모든 사람의 눈이 휘둥그레 졌다. 사실, 10분만에 만들 수 있는 고급요리는 없다.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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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819화

노문강도 부끄러워서 견딜 수가 없었다. 식약식당에 오기 전, 강책을 극찬하면서 식약식당은 백년에 걸쳐 나올까말까하는 신비한 식당이라고 얘기를 해두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과는 청국장 이었다. 게다가 청국장은 고급요리도 아닌 그냥 찌개의 한 종류다. 노문강은 강책이 빈정이 상해 요리를 제대로 대접하지 않았고, 청국장의 악취를 이용해 복수를 한 것으로 생각했다. 그가 깊은 한숨을 내쉬고는 입을 열었다.“강사장님, 저희는 진심으로 해결방법을 찾으러 온 겁니다. 유나의 말이 마음에 걸리셨다면 제가 대신 사과 드리겠습니다. 너무 마음에 담지 마시고, 너그럽게 봐주세요. 하지만 이것 때문에 음식을 아무거나 내놓는 일은 없으면 합니다.” 강책이 손을 들었다.“아니요, 아무거나 내놓지 않습니다. 저도 진심 인걸요.” 노문강은 탁자 위에 올려져 있는 청국장을 바라보았다. 이게 진심일 수 있겠는 가. 한편, 장유나는 강책의 말을 들으려고도 하지 않았다. “삼촌, 더 이상 들을 필요도 없어요. 이제 그만가요, 더럽고 작은 식당에서 1초라도 있기 싫어요.” 지금까지 장유나는 5성급 호텔의 요리만 먹었었다. 화려한 인테리어와 비싼 조각상들에 둘러싸인 곳에서 식사를 하는 게 습관이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단 한번도 찌개거리 음식을 먹어 본 적이 없었고, 오늘 찾아 온 이유도 다름아닌 노문강에 대한 신뢰와 존중때문이었다. 변함 없는 장유나의 태도에 노문강은 한숨을 내쉬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때, 강책이 입을 열었다.“장유나씨, 노선생님, 저는 정말로 열심히 만들었습니다. 이 청국장은 장유나씨 현재 상황에 알맞는 ‘약’ 이 분명합니다, 믿어주세요.”근거없는 주장에 노문강은 계속 의심을 놓지 않았다. “정 싫으시면 딱 한입이라도 드셔보는 게 어떻겠습니까, 한 입 드신다고 죽지는 않으니 말입니다.” “아..”노문강은 혀를 찼다. 자신도 강책을 믿지 않고 있다가, 결국 그의 요리로 천식에서 벗어나지 않았는가. 어쩌면 눈 앞에 보이는 이 음식이 효과가 있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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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820화

“유나야?” “삼촌, 방금 내가 먹은 게 정말로 청국장이에요?” “그래, 맞아.” “에이, 그럴리가요.”장유나는 눈살을 찌푸리더니 다시 테이블로 돌아왔다. 청국장을 한 숟갈 떠서 입 안으로 넣었다. 이번에는 눈을 뜨면서 자신이 먹은 게 청국장이 맞는 지 아닌 지 확인했다. 곧이어 청국장 냄새가 입 안으로 퍼졌다. 순간, 그녀의 표정이 변했다. 악취는 사라지고, 향긋한 냄새가 입 안속에 퍼졌다. 시원한 느낌과 부드러움이 섞여서 위에는 전혀 부담이 없었다. 청국장이 반으로 줄어들었고, 장유나는 다른 사람이 말하기도 전에 또 한 숟갈 떠먹기 시작했다. 심지어 자리에 앉아서 천천히 청국장을 음미했다. 이 장면에 모든 사람들이 깜짝 놀랐다.“나 눈 먼거 아니지? 엄숙집안의 큰 아가씨가 저런 음식을 먹는 단 말이야? 말도 안돼, 이거 몰카 아니야?”“근데 되게 맛있게 먹잖아.”“나도 배고파졌어.”“장유나 아가씨가 거식증 때문에 그냥 다 토했는데, 저 청국장은 곧 다 먹을 기세야.”“그러니까 말이야. 강사장 요리는 보통 요리 솜씨가 아니야.” 강책이 미소를 지었다. 곧이어 밥 한 공기를 장유나의 앞에 두었다. “찌개만 먹지 말고, 밥이랑도 같이 드셔야 합니다.” 어느 순간부터 장유나의 말투가 온화해졌다.“밥은 못 먹어요. 밥만 먹으면 속이 안좋아서 그대로 토해버려요.” “그건 그 식당의 밥이 안 좋은 것 뿐입니다. 저희 식당의 밥은 달라요. 먹으면 또 먹고 싶어질 겁니다. 한번 드셔 보세요.” 사람들이 웃음을 터뜨렸다. 쌀밥이 무슨 차이가 있으랴, 식약식당의 쌀밥도 결국 쌀밥이 아닌가. 그들은 강책이 쓸데없는 잘난 척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장유나는 청국장의 ‘교훈’ 덕에 쌀밥에도 눈이 갔다. 손을 뻗어 공기를 가져 온 뒤, 크게 한 입 먹었다. 순간, 장유나의 두 눈이 반짝 거렸다.“맛있어요!” 그녀의 모습은 좋아하는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아이와 다름 없었다. 이미지는 신경쓰지 않고, 청국장와 쌀밥을 번갈아 가면서 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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