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책은 유치장 의자에 앉아 눈을 감고 명상을 하고 있었다. 밖에서 직원이 애걸복걸하는 소리도 못 들은 척했다.잠시 기다리던 직원은 강책이 아무런 반응이 없지 인상을 확 썼지만 이내 억지 미소를 지으며 강책에게 다가가서 말했다.“강 선생님, 제가 잘못했어요. 강 선생님 같은 분을 이런 곳에 가둔 제가 잘못이죠. 저를 때리든 욕하든 화 푸시고 저랑 가시죠. 여기서 억지 부리지 마시고요.”억지를 부려?진짜 억지 부리는 모습 보여줘?강책은 못 들은 척, 여전히 눈을 감은 채로 꿈쩍도 하지 않았다. 얼핏 보면 잠든 것 같기도 했다.직원은 그가 움직임이 없자 다급한 나머지 손으로 그를 살짝 밀쳤다.“강 선생님, 강 선생님? 혹시 주무시나요? 강 선생님!”강책은 천천히 손을 들어 직원의 손을 툭 쳤다.“강 선생님, 깨어 있었네요.”직원은 억지로 웃으며 계속해서 말했다.“그럼 저랑 같이 가시죠?”하지만 강책은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직원은 그제야 자신이 곤란한 처지에 처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윤 구청장은 식당에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고 강책은 그를 완전히 무시하니 이를 어떡해야 하지?강책이 일부러 자신을 무시한다는 건 알고 있었다.여기 보내기 전, 강책이 한 말이 떠올랐다. 보내기는 쉬워도 다시 모셔가기는 어려울 거라고 했던 말.그때는 별 이상한 소리를 한다고 생각하고 10년 이상 여기서 썩을 거라고 호언장담했었는데 지금 상황을 보니 무릎 꿇고 사정해도 모자랄 판이었다.“강 선생님, 장난치지 마시고요. 이렇게 무릎을 꿇으면 될까요?”조급해진 직원은 강책 앞에 무릎을 꿇고 연신 고개를 조아렸다.강책이 스스로 일어서서 나간다면 뭘 해도 상관없었다.하지만 강책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그렇게 실랑이를 벌이는 사이, 30분이 지났다. 기다리다 지친 윤병철의 경호원이 입구에서 말했다.“뭘 꾸물거리고 있어요? 빨리 강 선생님 모시고 나오라니까요?”직원은 울상이 된 얼굴로 말했다.“저도 이러고 싶지 않은데 강 선생님이 제 말을 안 들어요.”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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