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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461화

강책이 잠시 눈을 붙인 후, 기윤미가 곧바로 모리 하이테크로 찾아왔다. 기윤미는 사무실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환한 표정으로 말했다.“강 회장님, 오늘 제가 좋은 소식을 들고 왔습니다!” 요며칠동안 일어난 일이 많았기에 희소식이라는 말에 강책도 그녀에게 질문을 던졌다.“무슨 소식이시길래 아침부터 오셔서 말씀해주시는 겁니까?” 기윤미는 데이터 분석표를 꺼내 부하를 통해 강책에게 넘겨주었다. “들어온 광고회사들의 투자 데이터에요. 약속대로 돈을 전해드리기 위해 왔습니다. 어때요, 좋은 소식이죠?” 돈 받는 것 보다 더 좋은 일은 없다. 게다가 강책은 돈이 필요했기에 딱 좋은 타이밍에 기윤미가 돈을 전해주러 온 것이다. 강책은 서류를 꺼내 살폈다. ‘10억’ 이라는 돈이 적혀져 있었다. 막대한 숫자를 바라보며 강책은 미소를 지어보였다.“이 짧은 시간에 10억이라는 이익분배를 받을 수 있었던 것 보면 프로그램이 아주 좋은 홍보가 되었겠어요. 계속 하다보면 이익이 더 높아 질겁니다.” “당연하죠, 모두 강 회장님 덕분이에요. 회장님께서 자객열전을 처리해주시고 나니까 광고사에서도 머뭇거리지 않고, 바로 투자를 해주더라고요.” 이어서 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는 도중, 강 씨 집안의 강예리가 도착했다. 사무실 안으로 들어서자 기윤미와 마찬가지로 환한 표정을 지으며 “강 회장님, 제가 희소식을 들고 왔습니다.” 라고 말했다. 아침부터 좋은 일들이 연속으로 생기자 강책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강예리는 기윤미를 발견하고는 다가가서 악수를 청했다.“아이고, 기윤미 씨도 계셨네요.” “저도 온 지 얼마 안됐습니다. 강여사님께서 기뻐하시는 모습을 보아 강 회장님께 좋은 소식을 알려주러 오신 것 이겠지요?” “네 그렇습니다!”곧이어 강예리가 서류를 꺼내 강책에게 건네었다.“강 회장님, 강 회장님의 리바이탈라 크림의 후기가 매우 좋습니다. 그 덕분에 제품을 올리자마자 완품됐어요. 지금 저희 쪽에서는 야근까지 해가면서 제작 작업에 들어가고 있습니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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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462화

만약 로형민이 직접 밝히지 않았다면 한승재가 그의 부하라는 것은 아무도 몰랐을 것이다. 공개적으로 한승재는 한광 하이테크의 소지인이지만, 사실상 그는 대리 소지인으로 한광 하이테크의 진정한 소지인은 로형민이다. 한승재는 오랜 시간동안 로형민의 지시대로 항상 긍정적이고, 선한 영향을 펼쳤다. 사실 모두 이미지메이킹으로 로형민에게 막대한 이점을 가져다 주기 위함이였다. 로형민은 이번에도 같은 방법으로 한승재의 이미지를 이용해 강책에게 미끼를 던지려고 준비를 한 것이다. 하지만 여동생인 로라가 자신을 배신해 강책에게 이 모든 걸 알렸다는 사실은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드디어 온건가?” 강책은 자리에서 일어나 기윤미와 강예리에게 공손히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다른 손님이 와서 마중 나가야 할 것 같습니다. 먼저 실례하겠습니다. 조심히 들어가십시오.” 강책은 사무실에서 나와 대기실로 향했다.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한승재의 모습이 보였다. 상대의 속셈을 알고 있지만 미소를 지어 로라의 지시대로 환영하는 연기를 펼쳤다.“한 선생님, 어떻게 저희 모리 하이테크를 방문해 주셨습니까?” 한승재는 손을 모아 강책에게 인사를 하고는 “강 회장님, 통보도 없이 너무 갑작스럽게 찾아온 게 아닌가 싶어 죄송스럽습니다. 회장님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해서 무작정 달려왔습니다. 넓은 아량으로 베풀어 주십시오.” 라며 말했다. 강책은 손을 저으면서 “아닙니다. 제가 도울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돕겠습니다. 말씀 해주시죠.” 라고 답했다. 이어서 한승재는 주위를 둘러보고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강 회장님께서 저희 한광 하이테크를 매수해주십시오.” 한승재의 부탁에 강책의 눈살이 자연스럽게 찌푸려졌다. 그는 대기실의 문을 잠구고는 한승재의 옆 자리에 앉아 물었다.“한 회장님, 지금 저랑 장난 하시는 겁니까?” “장난이라니요, 진지하게 말씀 드리는 겁니다!” “이유가 궁금합니다. 제가 알기론 한광 하이테크는 경성에서 대기업이라고 불릴 정도의 큰 규모를 가진 회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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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463화

강책은 여전히 믿기지 않는 다는 표정을 하며 다시 물었다.“그래도 한광 하이테크 같은 우수한 회사를 매수하려는 사람이 저 말고도 다른 사람이 있을 텐데요?” 한승재가 다시 한숨을 내쉬었다.“네, 그렇습니다. 지금 많은 회사들이 저희 회사를 매수하려고 온갖 방법을 써가면서 저희 회사 내부 상황을 파악한 뒤에 가격을 깎으면서 매수하려고 달려들고 있어요. 제일 중요한 건 이게 아니라 그 사람들은 기술의 ‘기’ 자도 모르는 사람들입니다! 강 회장님도 아무것도 모르는 외문한 기업에게 자신의 회사를 넘겨 주지는 않으실 거 아닙니까? 한광 하이테크의 신뢰는 제가 어렵게 쌓아온 것입니다, 지금까지 출시한 제품도 마찬가지고요. 저는 이 회사가 아무것도 모르는 놈들한테 매수당해서 오로지 돈의 도구로만 쓰이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아요.” 한승재는 진심 가득한 눈빛으로 강책을 바라보았다. 그의 눈에는 눈물이 고여있었다. “강 회장님, 경성에서 기술 업계라고 하면 모리 하이테크가 제일 잘 알고 있을 겁니다. 그게 오늘 제가 찾아와서 매수를 부탁한 이유이기도 하고요. 한광 하이테크는 이제 더 이상 가망이 없으니, 다른 회사를 찾아주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강 회장님이 계신 모리 하이테크면 소원이 없습니다.” 한승재의 성실한 답변에는 전혀 꿍꿍이가 없어 보였다. 만약 평범한 사람이였다면 큰 감동을 얻었을 것이다. 특히 강책처럼 마음이 여리고, 열정적인 사람이라면 더욱 더 도울 것이다. 강책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답했다.“네, 제가 매수하도록 하겠습니다. 근데 지금 한광 하이테크의 시장가치가 어느정도 되는 지 잘 모릅니다. 사실 저희 모리 하이테크도 도가집안을 벗어나기 위해 배상을 많이 한터라 큰 돈이 있는 건 아닙니다.” 한승재는 계산을 하고는 “만약 지금 시가라면 50억 정도 됩니다.” 라며 답했다. 강책은 마음 속으로 헛웃음을 지었다. 절묘한 타이밍이였다. 도국영에게 30억을 받고, 아침에 조가집안과 강 씨 집안에 각각 10억을 받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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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464화

두 사람은 동시에 웃음을 터뜨렸다. 이어서 강예리가 먼저 입을 열었다.“강 회장님께서 돈이 많이 급하실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사실 한광 하이테크를 매수하려 급하게 준비 중에 있습니다. 그래서 50억이 필요한 거고요.” 강예리는 깜짝 놀라고는 “한광 하이테크는 꾸준하게 높은 이익을 유지하고 있는 회사에요, 근데 매수를 한다고요? 문제 있는 거 아닙니까?” 라며 물었다. 옆에 있던 기윤미가 “강 회장님, 조심하세요.” 라며 말했다. 강책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걱정 마세요, 별 일 없을 겁니다.” 한편, 한승재가 돌아가는 길에 로형민에게 전화를 걸었다.“여보세요, 회장님. 성공했습니다! 강책 그 놈 바보같이 한번에 걸리던데요? 한광 하이테크가 정말로 파산 위기인 줄 아는 것 같아요.” 전화기 너머로 로형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계약하기로 한거야?” “네, 내일 한광 하이테크로 와서 계약서에 사인 하기로 했습니다. 회장님 말씀처럼 시가 50억으로, 강책이 딱 맞출 수 있는 숫자로 불렀어요. 아마 속으로는 기뻐하고 있겠죠? 자기가 파놓은 함정에 빠진 줄도 모르고 말이죠, 하하하하!” “잘했어, 하지만 끝까지 긴장을 놓치 말아야 할거야. 그리고 강책 그 놈은 그렇게 쉬운 놈이 아니야. 아직 정식으로 계약하기 전에는 확실하지 않아.” “저도 알고 있습니다! 내일 끝까지 연기해서 강책이 계약서에 사인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그래, 좋은 소식 기다릴게.”통화가 끝나고 로형민의 기분이 한결 좋아졌다. 곧이어 기쁜 마음으로 담배를 피면서 콧노래를 흥얼거렸다. 이때, 로라가 다가왔다.“오빠, 무슨 좋은 일 있어?” “계획이 아주 순조로워, 강책이 내일 의향 계약서에 사인하러 온데. 이제 미끼 한번 물면 절대로 빠져나오지 못할거야!” 로라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강책 그 새끼가 유사와 아버지를 죽이더니 이제 우리 남매 손으로 직접 복수를 할 수 있겠어. 때가 되면 실컷 괴롭힐 수 있겠어.” 라며 답했다. 로라의 반응에 로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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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465화

한승재는 한광 하이테크의 현상황에 대해 소개했고, 시장가치를 계산하며 50억이라는 수치를 내놓았다. 이어서 한승재는 의향 계약서를 가져와 강책에게 보여주었다. 매 문장마다 한승재의 진심을 느낄 수 있었다. 계약서에서는 조금의 가식도 보이지 않았으며, 다른 사람이라면 분명히 속아 넘어갔을 것이다. 강책은 계약서를 살피고 아무런 문제가 없음을 확인하고 입을 열었다.“한 회장님께서는 정말 믿음직스러운 파트너입니다. 걱정 하지마세요, 한광 하이테크를 매수하게 되어도 회장님께서는 여전히 한광을 지키고 계시게 될겁니다.” 한승재는 감동한 표정을 짓고는 “강 회장님께 너무 감사드립니다.” 라며 말했다. 그리고 이어서 의향 계약서 작성이 정식으로 시작되었다. 법적 규정으로 강책은 시가의 5분의 1인 10억을 계약금으로 선불해야하며, 매수 절차에 따라 2주 안으로 남은 돈을 지불해야한다. 2주라는 시간동안 매수를 원하지 않는다면 계약 파기가 가능하지만 계약금은 환불이 불가능하다. 계약 기간 동안 한광 하이테크는 강책에 맞춰 절차를 진행해야하며, 다른 어떠한 회사에게도 매수건을 넘길 수는 없게 된다. “베르 하이테크로 한광 하이테크를 매수하겠습니다.” 한승재는 처음 듣는 회사에 잠시 멈칫했다.“잠시만요. 회장님, 베르 하이테크라면 어떤 회사인지요? 모리 하이테크가 매수하는 거 아니였습니까?” “모리 하이테크가 매수하는 거 맞습니다. 베르 하이테크는 모리 하이테크의 종속 기업입니다. 회사의 지분 또한 모두 제 명의입니다. 찾아보셔도 좋습니다.” 한승재는 “아, 그래요?” 라며 부하에게 조사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그 결과, 베르 하이테크는 강책의 소유로 밝혀졌다. 한승재는 그제서야 마음을 놓았다. 모리 하이테크가 아니여도 크게 상관이 없었다. 모든 조사가 끝나고 한승재와 강책은 마지막 계약을 완료했다. 계약서에 사인을 하고, 서로의 지장을 찍었다. 이제 두 회사 모두 무작정 계약을 파기할 수 없다. 한승재는 강책을 향해 미소를 지어 보이며 악수를 청했다.“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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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466화

돈이 채워지니 일 실행도 훨씬 쉬워졌다. 사람들은 로형민의 지시대로 각자 분배받은 돈으로 한광 하이테크의 주식을 무작정 사들였다. 3일 이라는 짧은 시간내에 50억이라는 시가에서 80억까지 빠르게 올라갔다. 돈을 쓰면서 자신의 회사를 사는 것 같아보이지만, 사실 한승재는 대리 소지인으로 사실상 한광 하이테크의 회장은 로형민이기 때문이다. 한광 하이테크의 주식을 사들인다고 해도 한승재가 아닌 로형민의 주머니 안 속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이어서 한광 하이테크의 시가는 오르고, 다시 돈을 나눠 똑같은 방식으로 사람들에게 한광 하이테크의 주식을 사도록 지시했다. 즉, 로형민은 자신의 돈을 가지고 놀면서도 한광 하이테크의 시가가 올라가는 방법을 선택했다. 시가가 80억까지 오르고 곧이어 130억까지 도달했다. 열흘 뒤, 시가는 몇 배로 늘어나 200억까지 상승했다. 로형민은 사람들에게 들킬까 싶어 초반에는 부하들에게 주의를 줬지만, 후반에는 사람들의 시선은 신경도 쓰지 않은 채 계속 돈을 굴렸다. 한 순간, 한광 하이테크의 시가는 업계에서 큰 뉴스가 되었다. 높은 가치를 자랑하고 있는 듯 하지만 사실상 다른 수단을 쓴 ‘빈털털이’ 라는 것은 모두가 눈치를 채고 있었다. 그리고 큰 돈을 들여 한광 하이테크를 매수하게 된다면 빠른 시일 안으로 주식이 바닥으로 떨어지게 될 것이다. 100억이라는 돈을 낭비하고 싶지 않은 이상, 다른 회사들은 그저 가만히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모리 하이테크는 달랐다. 강책은 이미 한광 하이테크에 대한 매수 의향 계약서에 사인을 한 상태였다. 만약 구매를 원하지 않는 다면 10억이라는 계약금은 환불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법적 다툼이 일어나게 된다면 규정 위반으로 법에 심판을 받게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경성 같은 지역에서 무작정 계약을 파기하게 된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 지 모른다. 모리 하이테크는 더 이상 물러날 곳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곳도 없었다. 이번 매수로 인해 모리 하이테크는 또 한번 더 위험한 상황에 놓이게 되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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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467화

어게인 하이테크 사무실 안.로형민은 샴페인을 들고는 자신의 부하들을 향해 “사흘 뒤에 저희가 원하는 결과가 나올 겁니다! 자, 한잔 합시다!” 라며 외쳤다. 그리고 샴페인을 열어 파티같은 분위기를 즐겼다. 사람들 모두 기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요며칠동안 여러분들의 도움 덕에 강책을 낭떠러지까지 몰아갈 수 있겠어요. 걱정하지마세요, 만약 강책을 처리만 한다면 보너스 두둑하게 챙겨드리겠습니다! 특히 한승재 씨는 회사의 부회장 자리에 앉게 될 겁니다!” 한승재는 잔을 들어 로형민의 말에 답했다.“회장님의 무한한 신뢰에 감사 인사드립니다. 사실 저는 그저 회장님께서 시키신 지시대로 실행했을 뿐 입니다. 모두 회장님의 철저한 계획 덕분입니다!” 이어서 사람들은 술을 계속 퍼마시면서 분위기를 즐겼다. 잠시 뒤, 로라가 사무실에 도착했다. 곧이어 그녀에게도 술잔이 생겼다.“오빠, 대단하던데? 강책 같은 놈을 겨우 10일 안에 무너뜨리게 하고 말이야. 지금 강책은 증발 한 것 처럼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어, 모리 하이테크 안에서 쥐새끼처럼 숨어있는 모양이야.” 한승재가 답했다.“무슨 수가 있겠습니까? 하루하루 겨우 버티는 거겠지요.” 로라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술잔을 올렸다.“강책 그 놈을 꼭 처리하겠다는 오빠의 계획에 성공을 축하하며!” 사무실 전체의 분위기가 다시 한번 더 후끈 달아올랐다. 어게인 하이테크는 항상 강책에 의해 압박을 느끼고 있었기에 모두 시원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도가집안의 별장 안.도영승과 도국영도 마찬가지로 미소를 짓고 있다. 도영승이 먼저 입을 열었다.“로형민도 대단해. 정말로 해낼 줄은 꿈에도 몰랐어, 주식공격으로 강책을 궁지에 몰아 넣다니 말이야. 간이 크지 않고서야 이 계획을 해낼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어.” 도국영이 답했다.“게다가 저희에게 30억을 빌려갔다고 하지만 사실상, 단 한푼도 쓰지 않고 강책을 처리할 수 있는 거잖아요? 저희도 손해는 없어요.” 두 사람 모두 기뻐했다. 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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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468화

한편, 조가 집안 별장 안.조가 집안의 아들 조해인이 뒷짐을 지고는 로비에서 계속 왔다갔다 거렸다. 기뻐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고, 고민에 빠진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조해인의 아내 기윤미가 참지 못하고 소리를 질렀다.“당신 뭐하세요? 왜 이렇게 안절부절해요? 그리고, 좋은 소식이에요? 왜 한시도 가만히 있지를 않아요.”조해인은 입술을 쭉 내밀고는 “강책 때문에 생각이 많아졌어요!” 라며 그녀에게 다가왔다. 기윤미는 조해인을 째려보고는 “당신이 왜요?” 라며 물었다.“지금 누구라도 강책이 위험한 상황이라는 거 알고 있을 거에요. 그 놈은 분명히 자기가 싼 값에 이익을 얻었다고 생각하면서 계약했겠지만 결국 폭탄이라는 걸 깨달았을 거에요. 게다가 한광 하이테크에 로형민이 뒤에서 조종을 할 지 어떻게 알았겠어요? 사실, 예전에 강책이랑 사이가 별로 안 좋아서 시원하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근데 지금 강책은 조가집안이랑 같이 편을 먹고 도가집안을 상대하는 중이잖아요, 자칫하다 정말로 파산하게 되면 저희도 손해보는 거라고요! 그리고 연진이를 생각해서라도 강책을 이대로 냅둘 수는 없어요. 근데 또 다른 방법이 생각 안나요, 당신이라면 어떻게 빠져나갈 생각이에요?” 기윤미는 고개를 저었다.“저도 잘 모르겠네요. 사실, 이번 판은 이미 승패가 정해져있어요. 강책이 초반에 구매 의향 계약서를 썼을 때 부터 이미 끝난 거라고 보면 돼요. 저도 강책한테 조심하라고 주의를 줬어요. 그 좋은 회사가 왜 매수를 하겠다고 강책을 찾아왔겠어요? 근데 강책은 좋은 사람하려고 억지로 계약을 하다가 이 사단이 난거에요. 아, 로형민이 강책의 약점까지 모두 파악해서 일을 저지른 거 보니 계획을 철저하게 준비했나봐요. 이번 판은 강책이 졌어요.” “계약 파기도 안되는 거겠죠?” 기윤미가 조해인의 질문에 미소를 지었다.“가능하죠, 근데 만약 계약을 파기한다면 5년동안 매수금지령이 떨어져요. 그리고 머지않아 모리 하이테크는 경성을 떠나야할지도 모르고요. 이게 더 잔인할 지도 모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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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469화

정단은 사무실 문 앞에서 계속 발을 굴렀다. 초인종과 노크에도 아무런 반응이 없었고, 억지로 문을 열려고 해도 문 안에서 잠구는 바람에 꼼짝도 하지 않았다. 양자리가 강책에게 식사를 전해주는 시간 외에는 어느 누구도 강책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이로 인해 이번 사건이 강책에게 얼마나 큰 충격을 가져다 주었는 지 알 수 있었다. 정단은 강책의 건강과 정신상태를 걱정하며 한편으로는 강책이 안 좋은 선택을 할까 두려웠다. 많은 회장들이 회사가 파산위기에 처하면 자살을 선택하듯이, 강책이 사무실 안에 있는 창문을 통해 자살을 선택할까봐 초조했다. 결국 울음을 터뜨렸고, 그때 한승재와 강책의 면담을 안내한 것이 후회가 되었다. “만약 강 회장님이 죽는다면 나도 같이 따라갈래.” 이때, 양자리가 남은 밥을 가지고 사무실에서 나왔다. 정단은 건든 흔적이 없는 밥과 반찬들을 발견했다. 그게 강책의 심리가 불안정하여 입맛이 없다는 걸 의미한다.“양자리 씨!” 정단이 양자리에게 뛰어가 물었다.“강 회장님 지금 어떠십니까? 많이 불안정하시나요?” 양자리는 한숨을 내쉬었다.“그냥 그렇습니다.” “뭐가 그냥 그렇다는 겁니까? 양자리 씨, 저희는 강 회장님을 잘 돌봐드려야하는 의무가 있어요. 절대로 다른 일이 생기면 안된다는 겁니다. 아니면 정신과 의사라도 불러볼까요?” 양자리는 고개를 젓고는 손가락으로 문을 가리켰다.“정신과 의사를 찾는 다고 해도 저 문 안으로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아요?” 지금 상황에 강책은 그 누구와도 만나지 않을 것이다. 양자리는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지금은 회장님께서 혼자 회복하실때 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다른 사람이 무슨 말을 해도 들으려 하지 않을 거에요.” 정단은 굳게 닫힌 문을 바라보며 마음 속으로 강책의 아내에게 전화를 걸 생각까지 하고 있었다. 하지만 강책의 아내가 임신 중에 있으니, 쉽게 건드렸다가는 더 안좋은 일이 생길 수도 있다는 생각에 머리가 더욱 복잡해졌다. 시간은 빠르게 흘러가 남은 금액을 청산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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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470화

모두의 예상외로 강책은 멀쩡했다. 수염이 자라고, 정리 안된 모습이 아니라 깨끗한 모습으로 그들 앞에 섰다. 하지만 이 일을 겪고 얼굴에 안색은 딱히 좋지 않았다. 곧이어 양자리와 함께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1층 로비로 내려갔다. 정단은 강책을 바라보며 마음이 아파왔다. 강책의 비서 역할을 하며 지내온 시간들을 즐겼던 그녀로써 강책의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기뻤다. 정단은 이 순간 조차도 자신의 말을 들어주지 않는 신이 참 미웠다.“강 회장님!” 정단은 눈물을 흘리며 크게 강책을 불렀다. 회사에 남은 직원들도 모두 눈물을 머금었다. 사실 이 모든 건 강책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을 그들도 알고 있었다.“강 회장님, 저희가 응원하겠습니다!”“포기하지 마시고, 꼭 일어나셔야 합니다.”“따가운 시선에도 넘어지지 마세요, 저희가 끝까지 함께 가겠습니다!” 직원들은 강책에게 하나둘씩 따뜻한 응원의 한마디를 꺼냈다. 강책은 옆으로 보지도 않은 채 귀가 안들리는 사람처럼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았다. 직원들은 모두 강책이 충격 때문에 반응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회사를 나오고, 강책은 차에 탔다. 어떠한 사람도 데려가지 않고, 그저 양자리만이 한광 하이테크로 가는 길을 함께했다. 만약 매수를 하겠다고 결정을 내렸더라면 재무부서 직원이 적어도 한명은 따라가야 했다. 하지만 단 한명도 따라가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강책은 계약 파기를 결정한 것이 분명했다. 매수를 한다고 해도 결국 로형민의 돈장난에 속아 220억이라는 막대한 손해를 입게 될 것이다. 게다가 모리 하이테크도 겨우 6-7억 정도 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270억을 감당할 수 없었다. 결국 계약 파기가 제일 정확한 선택이다. 하지만 계약 파기로 인해 매수가 무산된다면 5년동안 매수금지령이 떨어질 것이고, 경성에서 쫓겨나 다른 곳에서 모리 하이테크를 키워야 한다. 파산은 곧 웃음거리가 되어버렸다. 직원들 모두 로비로 달려갔다. 멀어져가는 강책을 바라보며 억울한 감정이 그들을 휘감았다. 좋은 인품을 가진 회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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